>1596306068> 자유 상황극 스레 3 :: 1001

이름 없음

2021-09-13 08:11:25 - 2022-12-20 23:06:42

0 이름 없음 (wSjOpuFcMU)

2021-09-13 (모두 수고..) 08:11:25

이 상황극은 5분만에 개그로 끝날수도 있고, 또다른 장편이야기가 될수도 있습니다.(물론 그때는 다른 스레를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다른 스레의 자캐가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도 상관없습니다.

자유 상황극 스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676 이름 없음 (PGxRKvwxzk)

2022-08-17 (水) 21:18:19

>>674-675 링크 뒤에가 참치에 먼가 걸리나보네... 이거도 걸리면 나 잠깐 울러 갈게...
https://postimg.cc/gnK5Ny1F

677 이름 없음 (yB1mmURwQE)

2022-08-17 (水) 21:18:56

>>673

"이제와서 사과할 필요는 없단다. 두려움의 대상보다는 훨씬 낫지 않니. 나는 그런 당돌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단다. 상대가 누구라도 할 말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니. 물론 장소와 때는 가려야할지도 모르지만 눈치를 보고 비굴하게 나서는 이보다는 당당하고 할 말은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이가 나는 더 좋다고 생각한단다."

당돌하다는 것이 예의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며 건방지다와 동의어도 아니었다. 아니. 물론 드래곤 중에서는 그녀를 상당히 건방지게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야말로 인간을 얕잡아보는 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허나 적어도 자신은 인간을 적대하지도 않으며 얍잡아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말로 가끔 마을로 찾아갔을 때 보는 인간들은 신기한 것이 많았다. 그리고 절대 얕잡아볼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하나는 약할지도 모르나 단체로 모이면 정말로 강하며, 그 지혜는 빈약할지도 모르나 결국엔 자신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며, 위험에도 맞서는 강한 용기를 품은 이도 많았다. 눈앞의 여성도 별 다를바 없지 않은가. 드래곤을 앞에 두고서도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용기가 아니면 무엇일까.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여기까지 꼬박 걸어 하루는 걸릴텐데, 갑옷을 입지 않고 오면 네 목숨이 위험하지 않겠니? 몬스터가 잘 없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란다. 그러니까 안전을 중시하렴. 우리 드래곤도 어느 순간, 인간의 손에 죽을 때가 있는데 인간이라고 어디 다를까.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란다."

물론 제 눈에는 저 갑옷이 얼마나 단단한진 모르겠지만 여기저기에 모험을 떠나는 이라면 약한 것을 쓰진 않을테니 적어도 인간 기준으로는 상당히 강하지 않을까 싶어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다음에 언제 인간의 마을에 갈 일이 있으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비슷한 갑옷이 있으면 하나 구입해봐야겠다고 드래곤은 생각했다. 인간의 형태라면 자신도 입어볼 수 있을테니까. 아무튼 그녀의 이름. 리나 폰 샤로시아레스라는 말과 10좌 중 3좌라는 말이 나오자 드래곤은 가만히 입을 다물고 방금 들은 정보를 생각했다. 10좌 중 3좌. 모험가 중 3번째로 강한 이라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인간 중에서는 꽤 거물이 아닐까 생각하며 드래곤은 말을 이었다.

"폰. 인간의 신분 중 귀족에 속하는 인물이었느냐. 그렇다면 이제 너를 지칭하는 이름을 들었으니 리나..라고 부르면 되겠느냐? 아니면 가을매 린이라는 호칭이 편하더냐? 아무튼 내 이름이라. 보통은 골드 드래곤이라고 불리지만 드래곤들 사이에선 '라인하트'라고 불린단다."

자신의 앞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한 후 개구진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라인하트는 낮은 톤의 웃음소리를 동굴 속에서 조용히 울렸다.

"인간들의 관습. 그 중에서도 귀족의 몸가짐이나 예의는 잘 모르기 때문에 잘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우아하구나. 모험을 떠난 햇수가 적은 것 같지 않은데 몸에 잘 녹아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니 나도 예법은 맞춰주고 싶구나. 잘 아는 것은 아니나..."

이내 라인하트는 발을 옮겨 그녀 앞에 섰고 그녀의 오른손을 살며시 쥐려고 했다. 만약 피하지 않았다면 살며시 잡았다가 고개를 살짝 숙이다가 다시 놓아주며 고개를 올렸을 것이다.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닌 조금은 어설픈 몸동작이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더냐. 서투르다면 이해해주길 바란다. 우리 드래곤에겐 이런 예법은 없단다."

/여캐야말로 진짜 너무 우아한데. 처음에는 되게 당돌했다가 뭔가 높은 신분이라는 떡밥이 계속 보이긴 했는데 정말로 높은 집안 따님이었구나. 와아.

678 이름 없음 (0uFLnplDK.)

2022-08-17 (水) 22:04:55


>>677

용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듯 그녀가 살풋 미소를 머금는다. 평소에도 웃음에는 헤픈 그녀였으나, 지금만큼은 여자다운 미소를 지어보고 있었다. 아마 지금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모습을 본다면 '쟤가 저런 표정을 짓는다고?', '해가 내일은 한가운데에서 뜨는구나.' 이런 말을 한마디씩 내뱉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미소와는 정 반대로 타오를정도로 익은 얼굴은 잘 익은 한떨기 장미를 보는 싶을 정도로 빨개진 상황이었다. 그렇게 용의 말에 그녀는 샐쭉 웃으며 장난스럽게 대꾸하였다.

"에헤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그래도 제 몸 하나 지키지 못할 정도로 약하지 않답니다."

실제로도 그녀는 가문에서 온갖 기예를 배웠다. 검을 겨우 들수 있게된 7살부터 18살까지 그녀는 쉴새 없이 가문의 예법은 물론이요, 온갖 검술을 섭렵해야만 했고, 그 결과 지금의 상황에서도 오만갖 기예를 구사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 아니 가주는 그녀를 그저 한낱 도구로만 취급하였고, 그렇게 그녀는 야밤을 틈타 도주를 감행하였다. 그렇게 5년의 도피 생활을 하면서 모든 신분을 버리는데 성공하고, 찬란한 은빛 머리카락은 아는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연보랏빛으로 염색하였다. 눈동자색만은 어찌 할 수 없었으나, 결국 그녀는 완벽히 자신을 감추는데 성공하고, 샤로시아레스라는 성을 버리고 지금 가을매 린으로 자리잡은 것이었다.

"옛날이에요. 전부 잊고 싶은 과거고요. 지금은 '가을매'나 '린'쪽이 저 답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신가요?"

정말로, 그 인간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저리가 쳐질 정도였다. '결함품', 가주가 자신을 지칭하는 말, 그렇기에 그녀는 어렸을 시절 10년 동안 단 한번이라도 그가 자신을 다시 봐주길 바랬으나, 그것은 전부 허상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가주와 현실을 버리고 도망쳤고, 가장 자신다운 자신을 찾아 이곳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부드러운 미소가 찬찬히 울려퍼져, 그녀의 하늘에 파문을 일게 하였고, 자유로이 날던 매 한마리는 어느 순간 달콤한 모습에 취해 가만히 체공하며 순수하고도 따스한 그 목소리에 몸을 맡긴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서투르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려하고도 부드러운 자태에 그녀가 살짝 탄성을 내지른다. 그 어떤 복장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수한 모습이었지만, 기품이라는 것은 복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듯한, 가장 교과서적이고도 그 누구에게도 비견할 수 없을 그 자태에 여인은 한순간이나마 예전 자신의 영애 시절 모습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손으로 가볍게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이 서투른 것이라면 제가 여지껏 봐온 그들의 행태는 그저 어린아이 소꿉장난이랍니다. 너무나도 멋있었어요."

잠시간 호칭을 정해야 한다는 듯이 아주 잠깐 동안 그녀의 말이 멎는다. 하지만 이내 장난기가 돈 것일까? 그녀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입을 열었다.

"정말로 훌륭했다고요? Your majesty(나의 군주시여)."

진심이 담긴 호칭이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녀는 그 긴세월을 지낸 용의 모습에서 군주의 상을 비춰보고야 말았고, 그 마음이 투영된 호칭이 바로 그것이었다.

"라인하르트.... 절대로 잊지 못할 이름이네요. 이름엔 강한 힘이 있다고들 하는데, 위대하신 분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강인하고도 의지가 될 듯한 이름, 혹시 같은 동족들에게 상담같은거 많이 받지 않으신가요?"

장난기가 감도는 말이었다.

/나름 공작가 집안 출신이에요!! 다만 전술했다 시피..... 아버지라는 양반이 너무 쓰레기라 도망쳤습니다!!
/같이 올린 노래는 진짜 테마곡!! 입니다!!

679 이름 없음 (gSpPMfjKpM)

2022-08-17 (水) 22:06:35

>>674
(인어가 목걸이를 순순히 받아주면 여자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맴돈다. 이 신비한 목걸이가 저를 지켜주었던 것처럼, 당신도 다시 지켜주길. 하지만 여자는 인어의 바람 중 한 가지만큼은 들어줄 수 없었다. 제 탓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만큼은.) .....아... (한 번의 잠수 후 다시 올라와 바위로 다가온 인어. 그런 인어를 시선에 담은 여자의 눈이 놀람으로 크게 뜨여진다. 바위 아래 다시 몸을 내민 인어의 모습은 더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들려오는 목소리조차 성인 특유의 부드럽게 가라앉은 중저음의 미성이었다. 남성의 다부진 상체와 아름다운 비늘로 둘러싸인 물고기의 하반신. 좀 더 깊어진 바다가 담긴 것 같은 긴 머리카락에, 말 그대로 조각 같은 얼굴. 여자는 순간 생각했다. 인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인어에게 홀려 바다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저... (정말로 모습이 변화한 인어를 보자, 놀람과 당황스러움, 알 수 없는 부끄러움 등으로 이번에는 처음으로 여자가 시선을 피한다. 가슴이 술렁이고 생각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기분 탓일까. 성인이 된 인어는 성격마저도 조금 바뀐 것 같아서, 여자는 다시 인어를 바라보기 위해 알 수 없는 용기마저 내어야 했다.) ....어느 모습이.. 진짜 당신인 건가요? (묻고 싶은 것은 많았다. 어쩌다 다친 건가요? 그 목걸이는 무엇이었던 건가요? 별을 좋아하나요? 등. 그러나 여자는 무심코 그 질문을 먼저 물어버린다.)

/다행이다! 인어씨와 여캐도 서로 더 알아갔으면 좋겠네 ㅎㅎ 어른이 인어 보고 여캐도 나도 심장 홀려버렸당....... 너참치 묘사도 완벽하게 설레는데 짤 보니 더 설레버렸어! 짤 고마워!
/여캐는 외양 아직 못 정했는데, 인어씨가 붉은 별님이라고 불러주는 거 보고 인어씨와 반대로 웨이브가 들어간 긴 붉은 머리칼에 붉은 눈으로 설정 할까 해.

680 이름 없음 (yB1mmURwQE)

2022-08-17 (水) 22:37:35

>>678

"옛날로 돌려도 전부 잊고 싶어도 과거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단다. 지금 네가 몸에 익히고 있는 그 예법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그 과거를 잊지도 말고 옛날 일로 치부하지 말고 그런 환경이 있었기에 지금의 네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렴. 물론 이미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니 넘겨도 된단다. 네 가치관이 모든 것을 잊는 것이라면 그것도 좋겠지. 린."

잠시 호칭을 고민했으나 라인하트는 그녀의 이름을 린으로 칭했다. 자신의 말을 어떻게 들어도 별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냥 자신이 하는 말은 약간의 조언이었을 뿐, 그것을 취할지, 버릴지는 오로지 그녀의 자유였으니까. 정말로 끔찍한 과거이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라면 어쩌면 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라인하트는 굳이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럴리가 있겠니. 나도 살면서 들은 지식으로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는데 너무 과찬이로구나. 허나 칭찬은 들어서 나쁠 것이 없으니 고맙게 받아들이마."

나의 군주. 그 호칭에 라인하트는 굳이 말을 꺼내진 않았다. 인간의 눈에 자신은 그렇게 보이는가. 자신은 그저 둥지에서 뒹굴거리고 싶은 드래곤일 뿐인데. 자신이 군주라고 불릴 정도의 드래곤인진 모르겠지만 역시 들어서 나쁠 일은 없었다. 그렇게 미소로 화답하며 라인하트는 따라오라는 말을 하며 맨 처음 그녀와 마주했던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향했다.

"너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구나. 다른 이를 기분 좋게 하는 재능이 있는 것을 보아 주변 인간들에게 좋은 평을 많이 받았을 것 같구나. 나 말이냐? 상담보다는 같이 놀자고 찾아오는 이는 많단다. 정말로 현명한 동포는 나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기에 보통 그 분에게 많이 가서 상담을 받고는 하지. 애초에 백여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 나는 드래곤 중에서는 그렇게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란다."

정확히 100년은 아니고 그보다는 조금 길게 살았지만 그럼에도 더 오래 산 드래곤들의 수명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었기에 라인하트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뒤이어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 처음 그녀와 마주했던 그 공간에 도착한 라인하트는 뒤돌아서 그녀를 마주하면서 이야기했다.

"아무튼 묵을 장소는 이 공간을 사용하렴. 아까도 말했다시피 인간이 찾아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인간이 사용하는 푹신한 천은 없지만 혹시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안쪽에 공간이 있으니 얼마든지 찾아오거라. 그러고 보니 인간은 목욕을 자주 해야 했었지. 아까 물을 마시는 공간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동굴 안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있는데 그곳의 물을 사용하면 될 것 같구나. 혹시 더 필요한 것이 있니?"

/테마곡은 아주 잘 들었어! 좋은 곡인걸? 공작가 집안이면 완전 높잖아! 아버님..대체 어쩌자고 이런 어여쁜 딸을... 아무튼 라인하르트가 아니라 라인하트야. 혹시나 그렇게 착각하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
아무튼 슬슬 막레 쪽으로 가는 것이 좋으려나. 물론 좀 더 잇고 싶다면 이어도 괜찮아!

681 이름 없음 (0uFLnplDK.)

2022-08-17 (水) 22:43:47

>>680

/더 잇고 싶을때 끊어야 딱 알맞죠!!
/버드 키스로 끝내볼께요!! 는 내일에나 올라올거 같....

682 이름 없음 (yB1mmURwQE)

2022-08-17 (水) 22:53:38

>>681 물론 괜찮아! 편할 때 잇는 것이 맞는 거니까. 그 와중에 버드키스 시전 하는거야? ㅋㅋㅋㅋㅋㅋ
진짜 린 너무 귀엽다. 당돌한 매력이 제대로야.

683 이름 없음 (PGxRKvwxzk)

2022-08-17 (水) 23:00:04

>>679
(성인의 모습으로 나온 인어는 여자가 놀라거나 시선을 피해도 담담했다. 완전히 차분한 건 아니고 머리를 살짝 기울이며 여자가 피한 시선을 맞추려 하거나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웃음을 짓는 것처럼 눈매가 호선으로 접혔다. 이제는 검푸른 눈동자가 부드러운 시선으로 여자를 응시한다. 물살도 조용조용 오가는 와중, 여자가 다시 인어를 보자 인어의 눈매가 조금 더 휘었다. 비스듬히 기울인 머리 탓에 물방울 하나가 턱 끝에서 똑.. 떨어졌다.) 진짜, 나? 어느 모습이? (인어는 여자의 물음을 확인하듯이 중얼거렸다. 어느 모습이 진짜인가. 인어는 바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가 천천히 되돌아와 다시 여자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대답은 곧 나왔다.) 어느 모습도, 다 나야. 붉은 별님아. 너를 구해준 나도. 너를 기다린 작은 나도. 지금도.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 줄곧 고독했던 인어도. 전부 인어이며 인어였다. 인어는 몸을 기울여 여자가 앉은 가까이에 엎드려 기대었다. 나른한 듯 안심한 듯 늘어져 줄곧 시선은 여자에게 두고서, 특튜의 미성을 여자에게 들려주었다.) 궁금한 건, 그것 뿐? 다른 거, 얼마든지 물어도 돼. 붉은 별님아. (인어의 시선이 여자의 붉은 머리칼을 따라 도르륵 구르고, 다시 여자의 붉은 눈에 촛점을 맞추었다. 지그시.)

/ㅎㅎㅎ 여캐도 여캐주도 반응이 너무 좋다~~ 즉흥으로 생각난게 많은데 마음에 들어해서 다행이야! 눈동자만으로 붉은 별님이라 한 건데 머리색도 맞춰주는거 너무 센스있구! 즐겁다!

684 이름 없음 (Xs0d6.KGmA)

2022-08-17 (水) 23:03:30

>>682

/사실 억지 설정이 조금 있는거 같은데..... 그래도 만족하셔서 다행이에요! 여담으로 아빠라는 인물이 진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쓰레기라.... 괜히 그런 양반 밑에서 컸다는 거 자체를 수치스러워 하는게 아니랍니다 헿
/왈가닥 여 모험가라는 설정에 귀족 영애라는 반칙 설정을 섞었으니 치트키급 캐릭터가....!!

685 이름 없음 (yB1mmURwQE)

2022-08-17 (水) 23:07:22

>>684 그건 확실히 느껴진 것 같아. 진짜 아빠를 싫어한다는 묘사가 계속 나오기도 했고 말이야. 억지 설정이라고 느껴질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애초에 1:1 상황극인데 그렇게까지 깐깐하게 봐야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해서!
아무튼 여기서 계속 잡담을 하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가 될 것 같네. 우선 여캐주는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 아니면 내일 막레로 끝내는 것을 원해?

686 이름 없음 (Xs0d6.KGmA)

2022-08-17 (水) 23:09:43

>>685

/편하신 방향으로 괜찮으시다면야 하루에 1-2레스씩 이어가도.... 헤헿 :)
/아니면 제가 내일 막레로 이어올께요! 오히려 이건 처음 제시하신 드래곤분에게 권하고 싶어요!!

687 이름 없음 (yB1mmURwQE)

2022-08-17 (水) 23:25:42

>>686 하루에 1~2레스씩 이어가는 거야 크게 어려울 것은 없으니까 괜찮아.
음. 원래는 그냥 드래곤이 인간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생각하고 썼기 때문에 별로 일댈 생각은 없긴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매력적인 캐릭터와 만나게 되어서 조금 더 이야기를 즐겨보고 싶기도 해.
물론 연애나 그런 쪽은 아무래도 캐입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확정을 짓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일단 여기서의 상황극이 끝나면 일댈에 가서 이야기 나눠볼래? 물론 여캐주가 괜찮다고 한다면!

688 이름 없음 (VlDI6CGTxE)

2022-08-17 (水) 23:30:48

>>683
(성인이 된 인어의 눈동자는 깊은 심해를 닮았다. 그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가버릴 것만 같아서, 그리고 인어는 더이상 여자의 눈을 피하지 않아서, 시선을 피하게 된 건 이제 반대로 여자였다. 용기내어 다시 마주본 인어는 눈웃음마저 짓는 것 같아, 여자의 가슴은 더 술렁여버린다.) 네. 어느 모습이 진짜 당신인 건가요? (여자는 혼란을 품고 한번 더 같은 물음을 전한다. 생각보다 길지 않은 기다림 끝에 인어의 대답이 나온다.) ....모두가 당신이군요. (겉모습이 달라져도, 목소리가 달라져도, 성격이 달라져도, 그 모든 것들은 모두 다 인어. 여자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자에게 전해지는 인어의 선한 마음만큼은 변화 없이 그대로였으니까.) .....저.... (그러나 역시 지금의 인어는 죽음에도 덤덤하던 여자의 가슴과 머리를 어지럽혔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겁 먹은 모습은 간 데 없이 가까이 엎드려 기대는 인어는 정말로 홀리는 것처럼 아름다웠고, 그 목소리마저도 달콤한 속삭임처럼 들려와 거역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여자는 지그시 바라보는 인어의 시선을 마주보다 못해 시선을 내린다.) ..어쩌다 다친 건가요? 그 목걸이는 무엇이었던 건가요? 그리고.... (여자는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다.) ....예전에도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준 적이 있나요? (무심코 또 다른 물음이 나온다.)

/ㅎㅎㅎ 인어씨도 인어주도 매력적으로 이어줘서 그래~~ 즉흥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마음에 들어! 바다에 빠지면 눈동자도 눈동자지만 머리카락이 제일 눈에 들어올 것 같아서~~ 고마워! 인어주도 좋아하고 즐거워해줘서 다행이야!

689 이름 없음 (n3D5pN2ABA)

2022-08-18 (거의 끝나감) 00:31:23

>>688
(모두가 인어. 모든 모습이 인어라는 추상적인 대답을 여자가 읊조리자 인어는 그렇다는 듯이 끄덕였다. 인어로서는 그 대답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본질만 같다면 외모는 어떻게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단지 약해지고, 그만큼 살아남기 힘들 뿐.) 응? (여자의 마음이 얼마나 떨리고 소란스러운지 인어는 알지 못 하니. 시선을 피해도 계속 바라보고 있고, 작은 목소리만 들려도 은백색 갈퀴를 살짝 움직이며 반응한다. 인어는 여자가 말을 꺼낼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질문을 들은 인어는 그게 궁금했던 거냐고 말하듯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대답을 해주었다.) 이 목걸이는, 내 근원. 영혼, 일지도 몰라. 가지고 있으면 다치지도, 위험하지도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점점 약해져. 그래서 다치고, 약해지면 죽을 지도. (인어는 목걸이를 근원 혹은 영혼에 가까운 것이라 했다. 그렇게 중요한 걸 기약 없는 바람을 위해 여자에게 주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인어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말투도 차분했다. 그 모습은 행여나 여자가 오지 않아 사라졌더라도 아무런 미련도 없을 것처럼 보였다.) 예전, 이면... (대답을 하던 중 여자가 말하는 예전이 언제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인어는 조금 말끝을 늘였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동자가 아래로 향했다. 두어번 깜빡일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인어는 다시 여자를 바라보았다.) 붉은 별님아. 예전이면, 언제? 잘 모르겠어. (인어는 여자와 사는 시간의 흐름이 달랐다. 어긋난 흐름 사이에 접점이 있는 것이 되려 별난 일인 것이다. 인어는 천천히 눈을 내리 감았다 뜨며, 여자의 말을 기다렸다. 다른 질문 혹은 다른 말을.)

/오오 여캐주 싱크빅이 남달라! 인어씨 이만큼 진화(?)한 건 여캐의 호응 덕분인것~~ 그나저나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냐고 물어보는 건 떡밥 같은데?! 혹시 몰라 대답을 한턴 미뤘다! 인어씨는 몰?루를 시전했다!!

690 이름 없음 (a4CJbD0Cj.)

2022-08-18 (거의 끝나감) 01:17:37

>>689
(인어는 알지 못할 것이다. 본능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당신의 매력을. 성인이 되자 수줍음마저 없어진 것 같은 당신은 귀여웠던 소년 때와는 또 다른 성숙한 매력을 한 층 더 돋보이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여자는 시선을 피해도 인어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갈퀴가 반응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여자의 마음만큼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어의 대답이 들려오면 소란은 잠재워지고, 여자는 인어를 바라본다.) 그거, 당신의 근원, 영혼이었어요..? (놀라서 크게 뜨여진 눈. 생각보다도 더 중요한 발언에, 여자는 다급히 몸을 기울여 인어에게로 얼굴을 바짝 가까이 하고서 말을 잇는다.) 그렇게 중요한 걸 저에게 주면 어떡해요! 다시는 아무에게도 주지 말고, 오로지 당신이 가지고 있으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당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처음으로 커진다. 여자의 표정도 화남, 슬픔, 걱정 등으로 얼룩진다. 역시 돌려주는 것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고, 인어가 다친 것은 저 때문이라고, 여자의 자책감이 여자에게 속삭인다. 여자는 가까워졌던 얼굴을 다시 뒤로 물린다.) ........잘 모르는군요. (인어의 대답을 말 없이 기다리던 여자는 덤덤하게 반응한다. 여자의 입술이 살짝 벌어져 물음을 더 자아내려다, 다시 닫히며 그만둔다. 여자는 인어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밤의 바다를 응시한다. 여자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둠은 밤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잠시 바다를 보던 여자의 시선이 다시 느리게 인어에게로 향한다.) .....별, 좋아해요? (여자는 대신 다른 질문을 한다.) 당신의 눈에는 인간들이 별로 보이나요? (인어인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붉은 별님이 된 여자는 다시 옅게 웃어본다.)

/인어주야말로! 인어씨 진화(?)라고 하니 웃긴데 멋있어 ㅋㅋㅋㅋㅋㅋ 떡밥일까 아닐까! 여캐주도 즉흥으로 생각해내는 중이지~~ ㅎㅎ 여캐씨는 말 돌리기를 시전했다!!

691 이름 없음 (n3D5pN2ABA)

2022-08-18 (거의 끝나감) 02:23:06

>>690
(그저 사실대로 대답했을 뿐인데, 여자가 몸을 숙여 얼굴을 가까이 할 정도로 놀라자 인어의 눈도 덩달아 커진다. 깜빡이는 것도 잠시 잊은 인어의 눈이 가까이 온 여자의 붉은 눈을 거의 제로 거리에서 마주한다. 심해를 닮은 인어의 눈동자는 곧 스르르 접히는 눈매에 가려 반달 모양이 되었다.) 그래도, 네가 달라면 줄 수 있어. 붉은 별님에게라면. (인어의 대답이 여자의 마음을 얼마나 애태우는지도 모르는지. 순진하게, 순수하게 인어는 말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는 여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 (인어는 여자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왠지 말하고 싶지 않아보인다. 물어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여자는 새로운 질문을 인어에게 주었다. 아, 별. 그건 한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응. 별 좋아.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늘 하늘에 있어. 보이지 않아도, 알아. (인어는 여자의 물음에 답을 하며 바다를 잠시 보았다. 오늘 밤은 하늘이 흐려 수면이 잔잔한데도 별이 거의 비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여자의 얼굴도 어두워보인다. 어느샌가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인어는 머리를 기웃 했다.) 아니. 너 뿐이야. 붉은 별님아. 다른 인간은, 잘 몰라. 하지만 별은 너 뿐이야. 그건 알아. (인어는 엎드려있던 상체를 천천히 일으켰다. 일어나 손을 들어 여자의 얼굴에 가까이 하려다가, 중간에 멈추고 내려 여자의 손 위를 살짝 건드리려 했다. 손끝으로만 아주 약하게 토닥이듯이. 조심스러운 손짓만큼 인어의 목소리도 다정했다.) 붉은 별님아. 그런 얼굴, 하지 말아. 이걸 네게 준 것도, 너를 기다린 것도, 다 내가, 원한거야. 별님은, 잘못 없어. 괜찮아. (인어를 바라보면, 살며시 휘어진 검푸른 눈이 선한 시선을 보내온다. 괜찮다고 다시금 말해주는 것처럼.)

/무려 이로치 진화(?)일지도?! ㅋㅋㅋㅋ 아앗 답을 회피하다니! 하지만 인어씨 다시 캐물을만큼 똑똑하지 않은 걸! 몽총한 걸! 별님이랑 있어서 마냥 좋을 뿐인 걸! 이렇게 되면 좀더 강력한 미인계를!!!

692 이름 없음 (9kY1dsT/G.)

2022-08-18 (거의 끝나감) 05:56:59

>>687

/확인 되었어요!! 그럼 저녘에 뵐께요!! 뿅!!

693 이름 없음 (Vl0MuqQOcw)

2022-08-18 (거의 끝나감) 11:46:04

>>691
..그러니까, 그러면 안된다니까요.. (여자는 하고 싶은 말을 넘기고 한숨 비슷한 말을 읊조린다. 그 목걸이는 당신의 근원, 영혼. 그것이 없으면 점점 약해져 죽을지도 모른다면서, 왜 당신은 그것을 저에게 주려 하시나요. 여자는 절대로 그것을 달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순진하고 순수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어를 죽일 수는 없다. 심해 같은 인어의 눈을 얼굴이 닿을 듯 마주하던 여자의 눈이 복잡한 마음을 내보이다가 느리게 뒤로 물러난다. 여자는 인어가 목걸이를 감아주었던 손목을 만져본다.) 맞아요. 별은 예쁘죠. 역시 당신은 별을 좋아하는군요. (그런데도 그런 예쁜 별의 호칭을 정말로 제가 들어도 되는 걸까요. 여자는 옅게 웃어본다. 하지만 오늘은 보름달만이 밝을 뿐, 흐린 하늘 때문에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여자의 얼굴은 달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잠시 어둠이 드리웠다 사라진다.) ....... (인어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인어의 손이 얼굴로 다가오다 멈추더니 아래로 내려간다. 여자의 시선이 인어가 손을 움직이는 것에 따라, 살짝 맞닿은 서로의 손에 내려앉는다. 토닥이는 손짓도, 다정한 목소리가 전하는 말도, 시선을 올리면 보이는 선한 눈동자도, 모두 여자의 가슴과 머리를 술렁이게 했다. 여자는 다시 가만히 시선을 내린다. 설사 상처가 나도 상관 없다는 듯 여자의 손이 인어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보려 한다.) ....당신은 왜 이렇게 저에게 다정한가요? 어떤 인어들은 인간을 무서워하거나 증오하기도 한다던데요. (대답 대신 여자의 질문이 이어진다. 혹시 일부러 저를 홀리려는 건가요? 여자는 묻고 싶었다. 하지만 저를 홀려도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서 당신에게 득 될 것이 없는 걸요. 여자는 인어의 선한 호의가 고마우면서도, 어지러운 마음이었다. 저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차라리 당신도 처음부터 저에게 이렇게 다정하지 않았다면, 저도 이렇게 흔들리지 않았을까요.)

/무려 이로치 진화(?)! 역시 목걸이를 돌려주는 것이 답이었나! ㅋㅋㅋㅋㅋ 몽총해도 별님이랑 있어서 마냥 좋아하는 인어씨는 귀여우니까 괜찮아~~ 이미 홀려지고 있는데 좀더 강력한 미인계라니! 여캐도 여캐주도 심장 흔들려!!!

694 이름 없음 (n3D5pN2ABA)

2022-08-18 (거의 끝나감) 18:00:43

>>693
(여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해도, 인어는 정말 달라고만 하면 줄 것이다. 목걸이가 없으면 반영생을 사는 인어도 죽어버리지만 여자에게라면 주어도 좋다. 비록 육신은 없어져도 근원은, 영혼은 여자의 곁에 남을 테니까. 그렇지만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기엔 인어의 표정이 너무 순수했을 것이다.) 응. 별 좋아. 그리고 너도 좋아. (좋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인어가 여자에겐 어떻게 비췄을까. 성인의 모습이 되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여자를 바라보며 다정한 말들을 건네는 인어가 어떻게 보였을까. 인어는 여자가 손을 잡으려 하자 움찔 했지만, 곧 뾰족한 손톱을 감추듯 손을 오므렸다. 소년일 때처럼 거칠진 않지만 단단하고 차가운 손이 여자의 손에 가만히 잡혀졌다.) ...잘, 모르겠어. (손을 내어준 인어는 잠시 생각한 끝에 대답했다. 잘 모르겠다고.) 인간은 무서워. 미워.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너는 달라. 붉은 별님아. 너는, 별님 같아. 별님이었으면, 좋겠어. (여자를 별님이라 부르지만, 별님이 아닌 건 인어도 인지하고 있었다. 여자는 인간이다. 때때로 동족들을 위협하며 아프고 무서운 것들로 동족들을 잡아가는, 죽이는, 그 인간이다. 하지만 여자는 바다에 떨어졌었고, 목걸이를 다시 주기 위해 와 주었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인어에게는.) 예쁜, 붉은 별님아. (인어가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왜, 목걸이를 가지지 않았어? 왜, 다시 주려고 왔어? (인어의 시선은 여전히 다정했다. 무슨 대답을 해도 받아들여줄 것처럼.)

/여캐주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인계는 쓰다보니 이건 아닌거 같아서 대신 왜? 를 시전했다!

695 이름 없음 (nVj89bQrew)

2022-08-18 (거의 끝나감) 18:42:17

>>680

"알아요. 그렇기에 어차피 살아 가는 거 즐기면서 살아가는거겠죠. 저도, 다른 사람들도."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안에있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증오는 사그라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표출해내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직 자신이 안고 가야할 짐이었으니까, 그 짐을 다른 이들에게 굳이 알릴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 짐이 무겁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10년이나 지나지 않았는가. 그 직후의 문제들은 전부 그녀에게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았고 10년간 돌아다니면서 사귄 인연들은 그 짐의 무게를 잊을만큼 너무나도 소중하고 찬란한 것들이었으니까.

"그렇기에 과거는 부정하지만, 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어쩌면 괜히, 버리고서 후회할 바에야 끝까지 안고 가야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그녀는 깊은 호수같은 눈동자를 응시하며 가볍게 웃었다. 어쩌면 당신에게 있어서 나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바람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한순간 만큼은, 지금 이렇게 둘이 마주보는 순간 만큼은 그 넓은 호수가 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요. 그녀는 그렇게 되뇌였다. 욕심 내지 않는거야, 그에게는 한순간일지 몰라도 그에게 매일 같이 새로운 기억을 남기자, 나라는 바람을 잊지 않도록, 그의 마음속에 깊고 깊게 새겨놓는거야. 그녀는 그렇게 천천히 미소를 지은채 그를 따라 들어갔다.
처음의 그 곳이다.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이곳은 그녀가 이제 찾은 보금자리였다. 많은 것이 필요했다. 모포부터 접이식 침대, 각종 편의성 가재도구들과 필요하다면 조립식 옷장에 각종 여벌 옷까지, 앞으로 어디를 다녀오건간에 더이상 그녀가 돌아갈 곳은 길드나 주점, 여관이 아닌, 바로 이 장소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아뇨, 넘치게 충분해요. 제가 씻느라 물을 더럽히는 건 조금만 용서 해주세요."

가볍게 눈을 찡긋이면서 개구진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와 자신의 미적감각은 다르겠지만, 만에하나 그가 자신의 씻는 장면을 본다면.... 오, 그것도 괜찮을지도, 라고 가볍게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무슨 상상을 한 것인지는 아마 그녀만이 알겠지. 그 순간이었다, 자신만 이렇게 부끄러운 상상에 부끄러워 하는데, 상대방은 전혀 그런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심술이 샘솟은것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에메랄드빛 눈동자로 가만히 자신의 군주를 올려다 본다.

"에잇."
-쪽

순식간에 부드러운 감촉이 그녀의 입술에 닿는다. 아주 잠깐사이에 그가 방심한 틈을 타 볼에다가 가벼운 버드키스를 남긴 그녀는 히쭉 웃은채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혀를 빼어 물며 순식간에 거리를 벌렸다.

"헤헤, 저만 부끄러울수는 없다고요! 그럼, 저는 제 짐을 가지러 다녀오겠습니다!! 앞으로는 계속 여기 있을꺼니까, 3일이란 약속은 파기하는걸로!!"

그렇게 그녀가 출구를 향해 달려나간다. 마치 처음과 마찬가지로 상쾌한 바람과 청아한 내음을 남긴채 그녀는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다리에 힘을 주었다.

/일단 이걸로 막레에요!!
/나중에 보신다면 1:1 어장으로 와주시면 됩니다!! :)

696 이름 없음 (E1HKPcpdAA)

2022-08-18 (거의 끝나감) 19:36:27

>>695 막레 아주 잘 받았어! 마지막까지 정말로 귀엽구나!
그리고 어제 그렇게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여캐주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오늘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상거리를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뭔가 뭔가 그다지 떠오르는 것이 없더라. 흑흑.
진짜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이후의 이야기를 떠올리려고 해도 일상 소재가 그렇게 막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면 시작을 해도 뭔가 좋게 가진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물론 여캐주의 여캐가 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야. 진짜 너무 귀여워서 지금도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레스를 쓰는 중..이야.
정말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그래도 아마 저 이후에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라인하트는 린에게 결국 함락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 원래 작은 바람이 스며들면 순식간에 물들어버린다고 하니 말이야. 그래서 아마 영생은 아니어도 정말로 오래 살 수 있도록, 하지만 그 대신 자신에게 영혼의 한조각까지도 속하게 되는 그런 계약을 제안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 드래곤식 결혼법? 대충 그런 느낌?

아무튼 어제 일댈을 얘기했지만 이렇게 얘기해서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말 전해. 흑흑. 그래도 돌리면서 린 너무 귀여웠다..미련 뚝뚝 떨어지네..

697 이름 없음 (9kY1dsT/G.)

2022-08-18 (거의 끝나감) 19:49:47

>>696

/현실에 치이는 것도 결국 비슷하네요 :) 괜찮아요!! 그럴수 있어요!!
/결혼이라니 린이라면 눈물 펑펑 쏟으면서 기뻐할 지도 몰라요! 한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가려고 했는데 순식간에 가족계획에 얘이름까지 상상했을지도요!!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씀드릴께요!! 그만큼 요 몇일간 돌리면서 린은 행복했을테고 말씀하신대로라면 또 행복하게, 또 자기 아빠랑 결국 결자해지를 했을테니까 경사에 겹경사엮겠죠!! 고마워요!! 몇일간이나마 재밌게 돌리고 가요!! 다음번에 만난다면 다른 모습 다른 캐릭으로 만나는걸로 해요!! ;)

698 이름 없음 (E1HKPcpdAA)

2022-08-18 (거의 끝나감) 19:52:55

>>697 이해해줘서 고마워! 린이 기뻐하는 모습이 절로 머릿속으로 떠오르네. 아마 그때부터는 라인하트도 용의 모습으로 지내기보다는 인간의 모습으로 아예 고정해서 지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 가족계획에 애 이름까지라니. 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귀엽다. 린..으앙.
아무튼 나 역시도 돌리면서 정말로 재밌었어. 만약에 또 어딘가에서 볼 수 있다면 그땐 다른 캐릭터와 다른 이름으로 보자! 하루 잘 보내!!

699 이름 없음 (f0GOzYlYpA)

2022-08-18 (거의 끝나감) 20:11:10

>>694
(인어는 너무 순수해 보였다. 보여지는 모습은 성인인데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처럼. 좋다는 말조차 아무렇지 않게 꺼내버리는 인어를 담던 여자의 눈동자가 움찔 떨리다 슬며시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말도 그렇게 쉽게 하면 안되는 거예요. (한숨처럼 읊조리던 여자는 생각했다. 이것은 홀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당신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인어인 당신은 타고난 매력을 흘리고 있었고, 그 어떤 인간이 오더라도 다정하고 아름다운 당신을 좋아하게 되어버릴 거라고.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하자, 약간 상기되었던 여자의 얼굴이 다시 원래의 색을 되찾는다.) ....... (오므려진 인어의 손을 가만히 잡는다. 부드럽고 따스한 여자의 손과, 단단하고 차가운 인어의 손. 여자를 구해주었던 손. 맞닿은 손을 내려다 보던 여자의 붉은 눈이 천천히 인어에게로 올라온다. 인어가 붉은 별님을 불렀기에. 이제 인어가 질문하고 여자가 답할 차례였다.) 그건, 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여자는 다정한 인어의 시선을 받으며 대답한다.) 그때 바닷속에서 보았던 당신을 잊을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목걸이는 마치 지켜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원래의 주인에게 꼭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인어가 미워하는 인간들이었다면 목걸이를 얻은 순간 비싼 값에 팔아넘기거나 더 많은 목걸이들을 빼앗으려 혈안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어는 알고 있을까. 여자도 인간이지만, 그런 인간들을 싫어한다는 것을. 인어가 바라는 예쁜 별님이 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여자의 손 끝이 인어의 손등을 느리게 쓸어내려주다 서서히 멀어진다.) 당신에게 돌려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붉은 눈이 휘어지며 선명한 웃음을 인어에게 처음으로 보인다. 인어가 보아왔던 별님처럼,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예쁜 미소를.)

/인어주가 더 귀여운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미인계(?)는 여캐가 시전한다! 인어가 여캐의 심장을 홀리니 여캐도 인어의 심장을 홀린다!!

700 이름 없음 (n3D5pN2ABA)

2022-08-18 (거의 끝나감) 21:34:31

>>699
(좋다는 말도 쉽게 하면 안 된다고 여자가 말하자 인어는 모르겠다는 듯이 머리를 기울인다. 좋아서 좋다고 말한건데. 왜 쉽게 하면 안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여자의 말은 어렵지만 그래도 좋다. 한결같은 인어의 푸른 눈동자가 천천히 깜빡였다.) 따뜻해. (여자의 손이 인어의 손을 감싸자 오므려진 손이 살짝 풀어졌다. 차가운 인어의 손에 비하면 여자의 손은 정말 따뜻했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예쁜 별님은 손도 예쁘다. 인어의 손이 덜 차갑고 딱딱하지 않았으면 저 손을 꼬옥 잡을 수 있었을까. 같은, 인간의 손이었다면.) 응. 그래도 내가, 별님에게 준 거니까, 가졌어도 좋았을 거야. (인어는 왜, 라는 물음에 여자가 해준 답을 들었다. 그리고 다시금 말했다. 여자가 돌려주지 않았어도, 그대로 가졌어도 좋았을 거라고. 인어는 여자의 손이 물러나는 걸 보고, 인어를 향해 지어주는 예쁜 미소를 바라보았다. 어스름한 달빛 속에서도 살며시 빛을 내는 듯한 미소는 인어도 같이 웃게 만들었다. 눈이 가늘어지도록 접히고, 입술 역시 고운 호선이 그려지며 마주 방긋 웃는다.) 별님, 웃으니까 더 예뻐. 반짝반짝, 빛나. (인어는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여자의 손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또 조심히 들어 손만을 가까이 가져온다. 잠시 여자의 손을 바라보다가, 머리를 숙여 손등에 이마를 댄다. 차갑지만 매끈한 머리칼이 살짝 닿고 떨어지면 다른 감촉이 닿는다. 인어의 푸르스름한 입술이 여자의 손등을 스치며 지나가고, 시선을 든 인어는 여자를 바라보며 다시 웃었다.) 나도, 별님이 별님이라서, 다행이야. (인간이지만 별님이라서. 예쁜 웃음을 보여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인어는 생각했다.)

/여캐주와 여캐의 협공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반격이다! 가라 댕청인어!

701 이름 없음 (blxcW4.WSs)

2022-08-18 (거의 끝나감) 22:50:26

>>700
그러니까, 어떤 인간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더 나쁜 마음을 품고 당신을 맹목적으로 잡아가려고 하거나 해치려고 할 지도 모른다고요. 조심해야 해요. (여자는 어린 아이를 다루는 것처럼 조곤조곤히 설명한다. 광기 어린 사랑은 무서운 거에요. 사랑이라는 말조차도 붙이기 싫지만. 하지만 순수한 인어가 그것을 알고나 있을까.) 뜨겁지는 않나요? 다행이네요. (여자는 옅게 웃는다. 물 속에 사는 당신이니, 제 손이 화상이라도 입힐까봐 걱정했어요. 여자의 손이 살짝 풀어진 인어의 손을 더 부드러이 감싼다.) 그래도 저는 돌려주는 것이 더 좋아요. 당신이 다치거나, 죽거나 하지 않았으면 해요. (여자의 목소리는 나긋하게 속삭였고, 여자의 손은 천천히 물러난다. 처음으로 서로를 향한 웃음이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빛난다.) .....네? (그러나 인어의 다정한 말과 행동은 다시 여자의 가슴이 소란스러워지게 만들어 버린다. 조심스레 감싸 잡혀 인어에게로 향하는 손. 이윽고 손등에 인어의 머리칼이 닿고 푸르스름한 입술이 닿으면, 여자의 눈이 크게 뜨여진다.) 아... 저.... (다시 상기된 얼굴. 여자는 처음 인어가 그랬듯, 부끄러워 하는 소녀처럼 시선을 피한다.) ....인어는, 원래 다 그러나요? 저는 아직 당신 말고는 다른 인어를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인간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좋아한다고 말한다던가, 손등에 입을 맞춘다던가 하는 것은 정말로 소중한 사람.. 그러니까, 연인처럼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고요. (한참을 쉽게 말을 자아내지 못하던 여자는 한숨을 섞으며 설명해준다. 인어는 별 뜻이 없을텐데도 혼자 홀려지는 것 같은 제 모습이 한심스러웠다.) 그러니까, 아무에게나 그러면 안 돼요. (여자는 생각했다. 당신이 저를 특별하게 여겨주는 것 같은 이 착각에 익숙해지면 안된다고.)

/인어주와 인어씨의 반격으로 여캐주와 여캐는 KO패 되었다.. 여캐도 반격하고 싶지만 여캐는 인어씨처럼 순수하지 못해 그건 아닌 것 같아서, 대신 인어씨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시전했다! 가라!

702 이름 없음 (n3D5pN2ABA)

2022-08-18 (거의 끝나감) 23:36:40

>>701
(인어는 여자의 설명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여자가 인어를 걱정해준다는 것과 '나쁜 인간'이 인어에게 아픈 짓을 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아들었다. 좋아하는데 어째서 나쁜 짓을 하는 걸까. 여자가 하는 말보다 더, 인간은 어렵다. 인어의 가지런한 눈썹이 살짝 쳐졌지만, 금방 원래대로 돌아온다. 뜨겁지 않냐는 물음에 도리도리 고갯짓을 한다.) 응. 이제 다치지 않아. 죽지도 않을 거야. (인어가 목걸이를 받았으니 여자의 바람대로 될 거라고 인어는 말했다. 그건 곧 인어와 여자의 시간이 어긋남을 의미하지만. 인어는 잘 몰랐다.) 별님, 얼굴도 별빛이 됐어. 예뻐. (인어의 행동에 붉어진 여자의 얼굴을 보고 붉은 별님의 색이 되었다며, 예쁘다며 웃었다. 웃는 얼굴도 좋지만 빨갛게 반짝반짝하는 얼굴도 예쁘다. 싱긋 웃고있던 인어는 여자가 입을 열자 조용히 그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소중한 사람, 연인,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해주는 것. 좋아한다는 말도 손등에 입을 맞추는 것도. 멀뚱히 머리만 기울이던 인어는 아무에게나, 라는 말에 얼른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무한테나 하는 거 아니야. 나, 너 말고 이런 적 없어. 붉은 별님한테만, 보고 있으면 이러고 싶어지니까. 좋아한다고 말도 하고 싶어지니까, 너한테만. (인어는 뜻밖에도 진지한 표정에 진지한 눈빛으로 얘기하더니, 폭탄과도 같은 발언을 참 쉽게도 내놓는다.) 나.. 별님을, 사랑, 하는 걸까? (너무 오랜 시간을 고독하게 지낸 인어는 알 수 없었다. 대답을, 해답을 구하듯 여자를 바라보는 인어의 뒤로, 저 멀리 수평선부터 빛이 떠오른다. 새벽이 옷자락을 거두고 아침이 찾아올 시간이 곧이었다.)

/인어씨 능지는 인어주도 이마를 팍팍 치게 만들었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답을 어떻게 해줄지는 여캐주에게 맡기며! 슬슬 마무리도 해보자구!

703 이름 없음 (3GUjn1cAzw)

2022-08-19 (불탄다..!) 00:13:13

>>702
다행이에요, 정말. 앞으로도 다시는 다치거나 죽으면 안 돼요. (여자의 목소리가 나긋한 속삭임을 전한다. 다치지도 죽지도 않는다는 것은, 이제 정말로 당신과 저는 살아가는 길이 달라졌다는 뜻이겠죠. 여자는 어긋나버린 인어와 여자와의 시간을 어렴풋이 느꼈다. 하지만 말 대신 옅은 미소만을 인어에게 보여준다.) .....보지 마세요. (인어는 순수하게 보이는 그대로를 말했을 뿐일테지만, 여자에게는 그것조차 큰 파동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뒤늦게나마 여자는 고개를 돌려 머리카락으로 상기된 얼굴을 가려버린다.) .......저.. 잠시만요, 당신.... (당신,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고는 있나요? 여자는 묻지 못했다. 진지한 인어의 표정과 눈빛을 마주한 여자의 붉은 눈이 크게 뜨여지고, 입술은 말을 자아내지 못한다. 여자는 인어의 질문에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여자의 마음이 소란스럽다. 심장 소리가 시끄럽다. 당신이, 들어버릴 것만 같아요.) ........ (인어의 뒤로, 아침 해의 빛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둠이 천천히 걷히려 하자 인어의 말대로 별빛처럼 붉게 상기된 여자의 얼굴이 선명히 드러난다.) .....사흘 뒤. (잠시 후, 여자는 대답 대신 다른 말을 꺼낸다.) 그 때까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로 생각해보도록 해요. 저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여자는 인어의 손을 조심스레 들어올린다. 나긋히 말하던 여자의 붉으스름한 입술이 인어의 손등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멀어진다.) .....이제 아침이에요. (이별의 시간. 여자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인어의 손을 따스히 감쌌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요. 당신. (몸을 기울인 여자는 인어에게 인어가 좋아하던 별님 같은 얼굴로 웃어준다. 아침이 찾아와도 잊혀지지 않을, 인어만의 붉은 별님처럼.)

/여캐주도 인어씨의 순수함과 진지함에 홀려서 이마 팍팍 치다가 여지를 남기는 대답을 했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무리도 자연스럽게! 인어주가 막레 주면 될 것 같아!

704 이름 없음 (UTUplSJPuI)

2022-08-19 (불탄다..!) 00:58:02

>>703
(여자가 보지 말라고 하고 고개를 돌려도 인어는 줄곧 바라보았다. 가리지 말고 더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예쁜데. 인어가 움직이면 보일까 싶던 여자의 얼굴은 상기된 채 눈동자를 동그랗게 띄운 모습으로 다시 보였다.) 눈도 반짝반짝해. 예쁘다. 붉은 별님아. (인어는 여자의 표정이, 그 반응이, 인어가 던진 말 때문인 줄도 몰랐다. 그저 예쁘게만 보였다. 예쁜 얼굴에 서서히 비춰오기 시작한 아침 햇살이 조금은 반가울 만큼.) 응. 달이 세 번, 뜨고 지면, 다시 만나자. 다시 얘기하자. (여자는 대답을 보류, 혹은 얼버무렸지만 인어는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으로도 좋았다. 알겠다고 대답을 하던 인어에게 여자가 손등에 입 맞추는 모습이 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입술이 닿을 때 조금 뜨거웠다. 하지만 싫지 않다. 인어는 여자가 놓아준 손을 거둬 그 손등에 얼굴을 댔다. 여자의 온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붉은 별님도, 아프지도 다치지도 말아. 예쁜 별님으로 다시 만나자. (인어는 여자를 바라보며 같이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성큼 다가온 햇살이 인어의 얼굴을 비춰 미소는 더욱 선명해진다. 서로 나중을 기약하고, 인사를 한 후엔, 인어도 바위에서 훌쩍 몸을 내려 물 속으로 잠겼다. 참방이는 작은 물살 아래로 은빛 비늘이 한참을 반짝거렸다. 여자가 바위를 떠나고 해변을 떠날 때까지, 언제까지고 그 자리를 맴돌다가 어느 순간 깊숙한 곳으로 사라졌다. 사흘 뒤를 기약하며.)

/막레 대령이오~~~~ 여캐주 정말 수고했어! 가볍게 시작했었는데 엄청 재밌었어!!!

705 이름 없음 (OueXbXHMv6)

2022-08-19 (불탄다..!) 01:00:36

야! 너 죽기 전에 연애 고수였다며. 네 조언만 믿으라며! 이게 뭐냐고, 소개팅 나온 사람 표정이 그렇게 겁에 질리는 건 난생 처음 봤다. 경찰에 신고하려던걸 간신히 막았다고. (추천 받아 산 화려한 형형색색의 하와이안 셔츠에 선글라스, 그것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흉악한 얼굴로 이미 죽어 영혼만 남은 당신에게 역정을 낸다. 사실 화를 내기보다는 기운이 없어 보이지만.)

#퇴마사와 귀신! 그 외에 세세한 설정은 얼마든지 ok! 맥커터만 사절이야~

706 이름 없음 (5en.XDJs6g)

2022-08-19 (불탄다..!) 01:13:44

>>704
/고마워! 인어주도 정말 수고했어! 나도 가볍게 시작했었는데 인어주와 인어씨 덕분에 너무 재밌었어!!!
/인어주만 괜찮다면 1:1로 이야기 더 이어가보고 싶은데 인어주는 어떻게 생각해? 부담스러우면 이대로 끝내도 괜찮으니까 편히 말해줘~~

707 이름 없음 (UTUplSJPuI)

2022-08-19 (불탄다..!) 01:28:27

>>706
/응응! 같이 즐겨서 정말 기쁘구 다행이구~~ ㅎㅎㅎㅎㅎ
/일댈은 나두 살짝 생각해봤는데~ 앞으로의 돌릴거리도 애매하고 그러니 이대로 마무리하는게 제일 좋을 거 같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그만큼 즐겁게 돌렸던 기억으로 남는게 더 좋기도 하구!

708 이름 없음 (QPJSSKvOsw)

2022-08-19 (불탄다..!) 01:45:49

>>707
/알았어! 인어주가 그렇다면 이대로 마무리하자~~ 인어씨의 질문도 그렇고 대답에 대한 여지가 남아서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며칠 동안 인어씨 보면서 정말 재밌고 즐거웠어~~ ㅎㅎㅎㅎㅎ
/같이 즐겨줘서 고마워~~ 행복했어! 인어주도 좋은 밤 보내!

709 이름 없음 (UTUplSJPuI)

2022-08-19 (불탄다..!) 01:50:21

>>708
/나도 정말 정말 재밌었어! 여캐주도 좋은 밤! 그리고 매일 행복하길!

710 이름 없음 (DVq2tD3sU.)

2022-08-19 (불탄다..!) 06:56:13

>>705
엄밀히 말해서 소개팅 상대가 신고까지 하려 들 정도로 안전감을 못 느낀 걸 내 잘못이라고 하면 안되지. 그 친구가 네가 진짜 마음에 들었으면 아보카도 티셔츠에 호박바지를 입고 있었어도 개의치 않았을 걸? (하늘색 바탕에 흰 꽂무늬가 그려진 하와이안 셔츠에 청반바지를 입은 귀신이 뚱한 얼굴로 대꾸한다.) 애초에 난 내 애인과의 연애는 잘 해냈다고 했지 패션 고수란 소리는 안 했다. 생전에 패션과는 1도 상관 없이 취향껏 입고 살았던 일반인 귀신한테 뭘 바래? 어쨌거나 일 끝났으니 난 그만 성불하련다. 담당 사자 양반이 더 지체되면 못 간다고 난리라고. 그럼 간다.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저승사자를 따라 훌훌 간다.)

711 이름 없음 (C2XgoLWVZ.)

2022-08-21 (내일 월요일) 00:10:04

오랜 전쟁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오랫동안 세계 뒤에서 혼란과 혼돈을 조장하며 그것을 즐기던 사악한 존재가 있었고 그 때문에 세계에 살아가던 수많은 종족들은 교묘하게 유도되어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하고 치열하게 싸우며 다른 종족을 서로 멸하려고 했다. 자신들이 멸망할 위험에 놓였을 때, 인간족들은 오랜 전설로 내려오던 의식을 시도했고 그 의식에 따라 다른 세계에서 선택받은 존재를 소환하는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내였으나 곧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는 인간족을 위해서 싸웠다.

처음에는 대립하고 못 잡아먹던 분위기였으나 이세계에서 소환된 사내의 활약으로 점점 그 오해가 풀리면서 싸움은 사그라들었고 마침내 전 종족들은 자신들을 뒤에서 교묘하게 조종하던 사악한 존재를 알게 되었다. 각자의 종족을 대표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종족에서 전해지는 시련을 극복하여 그 종족에게 이 세계를 창조한 창조주가 내렸다고 하는 전설의 무기를 손에 넣었고, 그 무기를 이용해 마침내 사악한 존재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 이후에 종족간의 싸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었으나 적어도 서로를 멸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주 먼 훗날이 될 것이 분명했다. 아니. 어쩌면 아예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었고. 어쨌든 종족이 하나가 되어 길고 긴, 서로를 멸하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는 것을 상당히 기뻐했다.

허나 온전히 지금 이 상황을 기뻐하기 힘든 사람도 한 명 있는 법이었다.

'...일단 다 끝난 것 같긴 한데, 돌아가지 못하겠지. 난. 사고에 휘말렸다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여기로 왔고...'

보름달이 뜨는 밤 시간, 축제 소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한적한 담벼락에 사내는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봤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2개의 원이 겹쳐진 형태였기에 상당히 이질적인 것이었으나 이 세게에 온지 여러해가 지난 사내에게 있어서는 그리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허나 그 달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다른 세계에 왔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원래 살던 세계는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난 죽은 것으로 처리 되었을까. ...궁금해지네. 여러모로.'

물론 부모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내는 고아였으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어떻게든 들어갔고 학비를 모으기 위해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차량이 들이닥쳤으니까. 반사적으로 몸을 가리면서 방어자세를 취하다가 갑자기 눈이 번쩍했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다가 무슨 목소리가 들렸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컴컴한 성의 지하실 안이었다. 그 이후에 이 나라의 왕에게 불려가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뭔가 이런저런 사명을 맡게 되었던가. 자신이 이 세계에 처음 왔을 때를 떠올리며 사내는 쓴 표정을 지었다.

'아무튼 이제 어쩌면 좋으려나. 내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이젠 없지 않나. 그렇다고 돌아갈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막막하네.'

/아주 흔한 이세계물로 이세계에 와버린 사내가 자신의 사명을 다 했지만 돌아가지 못하고 이세계에서 달을 보면서 생각에 빠진 그런 상황이야. 어떤 캐릭터로 이어줘도 상관없지만 뜬금없이 전쟁 분위기를 또 만들거나 막 뜬금없이 이상한 것으로 꼽을 주는 맥커터만 아니면 어떻게 이어도 오케이!

712 이름 없음 (P5rCANLTEM)

2022-08-21 (내일 월요일) 14:09:40

>>711

"어이!!"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하지만 용자가 두리번 거려봤자 아마 찾을수는 없을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저 위의 상공으로 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였으니까,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져가고 이내 목소리가 점이 되어가며 사내의 시야로 들어온다. 그것은 다름아닌 와이번 라이더, 전쟁 내내 그와 전선이 겹치지는 않았으나, 나름 인족 사이에서 인망이 두터운, 전쟁 후반에는 그의 의견에 동조해서 이야기를 끝맺는데 열심히였던 인물이었다.
각 종족 내에서 와이번 라이더들은 정말 드문 개체들이었다. 그마저도 각종 무기들을 다룰수 있고 전선 주파 능력이 뛰어났던건 인족의 와이번 라이더였던 그녀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순식간에 활강을 하며, 평범하고도 비범한 용기사는 은색 빛의 와이번을 능숙하게 조절해 유려하고도 부드럽게 바람 한점 없는 기세로 와이번을 내려 앉히고는 그대로 지상에 착지, 고생했다는 듯이 냉동보존 마법이 걸린 사슴고기 한덩어리를 와이번의 입에 물린 뒤 가만히 그에게 다가갔다.

"승리의 주역이자 종지부의 쐐기께서 왜 그렇게 죽상이야?"

만난적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마냥 기쁘게 그의 등을 토닥이면서 낄낄 웃었다. 물론 그녀도 대강은 짐작하고 있었다. 전선에서 있다보면 온갖 소문이 들렸으니까, 그 중에는 암암리에 용사가, 지금 이 눈앞에 있는 남자가 자기들과 사는 곳이 다른 곳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같이 전장에 서서 선봉장을 맡고, 탐색과 보급을 맡았던 같은 전우로서 그저 조금 짐이 무거워 보여서 말을 걸은 것 뿐이니까. 그녀는 천천히 은색 수통을 집어 들었다. 망설이지 않고 수통을 개봉하는 순간 알싸한 알코올 내음과 함께 특유의 기포가 올라온다. 냉장 보존 마법이 걸린 수통에 물 대신 맥주를 집어 넣었다니, 전시라면 백타 걸려서 경을 칠 일이었으나, 이미 그런걸 신경쓸 상황은 멀리 날아간지 오래였다.

"마실래?"

/지역 순찰 중인 와이번 라이더 여기사라는 설정이야!! 종족 대표전에서는 선발되지 않았지만 각 전역에서 소수의 와이번 라이더들을 이끌고 사상자 한명 없이 완벽히 임무를 수행해낸 베테랑중의 베테랑 드라이버라고 보면 되!! 용사하고는 직접적인 안면 인식은 없지만, 소문이나 실제 전장상에서 보고 도중에 용사 소식을 알음알음 접해왔고 이번에는 진짜 우연히 만나게 됐다는 걸로 내용 가닥을 잡았어!

713 이름 없음 (C2XgoLWVZ.)

2022-08-21 (내일 월요일) 14:37:43

>>712

"너는?"

목소리가 난 상공을 바라보자 뭔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것은 와이번. 아니. 정확히는 와이번에 타는 전사, 와이번 라이더의 모습이었다. 물론 딱히 안면이 있는 이는 아니었다. 물론 상당히 실력 좋은 와이번 라이더들이 있었고 그 중에 정말로 실력이 좋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인간인 와이번 라이더가 있다는 것은 사내도 들은 적이 있었기에 대충 어떤 이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름다은 은색 빛의 와이번이 고기를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사내는 여성을 바라봤다. 자신의 등을 토닥이면서 껄껄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내는 쓴 미소를 지었다. 승리의 주역이자 종지부의 쐐기. 자신을 그렇게, 혹은 비슷하게 부르는 이를 꽤 많이 만났지만 역시 익숙하지 않은 호칭이었다.

"그 싸움은 내가 주역이라기보다 모두가 함께 했기에 끝낼 수 있었던 싸움이야. 그러니까 승리의 주역이라고 하면 너도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름은 모르지만... 상당한 엘리트이자 베레탕인 인간 와이번 라이더 씨."

함께 생사를 같이 한 동료는 아니긴 했으나 그럼에도 한 번은 마주하고 싶었던 인물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 이가 술을 권하고 있었고 그는 그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오늘은 조금 마시고 싶었으니까. 딱히 미성년자도 아니었으니 술을 먹는다고 해도 크게 마음에 찔리는 것이 없었다. 오히려 이곳 술은 이곳 술대로 특유의 향과 맛이 있어서 마음에 들기도 했고.

"괜찮다면 한 잔 받아도 될까? 그것도 그런데 그렇게 죽상이었나? 혼자 조용히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말이야. 너무 못 난 표정이었다면 못 본 척 해줄 수 있을까? 다른 이에게는 비밀로."

딱히 다른 이와 벽을 두고 사는 성격은 아니었으나 아직은 모든 전쟁이 끝이 나고 세계에 평화가 온 것을 기뻐하고 축하할 시기였다. 그렇기에 사내는 자신의 사정은 아주 살짝 미뤄두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너는 여기엔 무슨 일로? 축제 거리와는 조금 떨어진 곳인데."

/설정 잘 읽었어!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일단 사내 쪽에서도 그 여기사의 이야기는 듣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 물론 딱히 마주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이름이 있고 유명한 여기사인 모양이니 말이야. 그렇기에 사내 쪽에서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었다는 설정으로 잡아봤어.

714 이름 없음 (C1qop2E3jc)

2022-08-21 (내일 월요일) 14:39:12

(명찰 달린 하얀 블라우스, 에어컨은 틀어주질 않아 활짝 열린 창문들. 주인 없는 창문가 자리에 앉아 날리는 커튼을 보며 멍때린다. 입에는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있고, 머리카락 몇 가닥은 땀에 달라 붙었다.) 여름 지옥 겨울 천국... (넋 나갔나?)

715 이름 없음 (P5rCANLTEM)

2022-08-21 (내일 월요일) 15:08:06


>>713

"아아, 괜찮아 괜찮아. 그런거 이야기 할 정도로 입은 싸지 않아."

금발에 잡티없는 전형적인 고양이 상의 미인이 입가로 씨익 호선을 그린다. 얼음장 같은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털털한 성격을 자랑하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경장차림 그대로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찬합을 꺼내 술을 따라 건네었다. 조금은 미안한 것인지 그녀는 머쓱한 듯 술이 가득 담긴 찬합을 남자에게 건네며 살짝 떨떠름한 웃음을 그렸다. 뭐랄까, 다른 의미는 없이 잔을 안챙겨왔다는 그런 미안한 표정이 담긴 웃음이었다.

"예로부터 상관이 고생해야 아랫사람들이 편하다고 했어, 오늘 당직 겸 초계 근무 1~2번은 나거든. 최소한의 인원은 빼고 전부 휴식 보냈어. 경사고 오랜 기간동안 싸웠던 아이들이잖아. 좀 쉬어야지."

그렇게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상황을 이야기 해준 뒤, 수통에 입을 대고 술을 들이킨다. 과실주도 조금 섞인 탓일까, 맥주의 알싸하고 강렬한 목넘김 뒤로 사과향이 톡 쏘듯 감칠맛을 더해준다. 이런 밤 하늘 분위기에는 최고의 반주가 아닐까, 그녀는 살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당장 2년전만 하더라도 정말로 미친듯이 날아다녔다. 그렇게 종족 연합군으로 이뤄져서 편제에 대해 고민하고 또 각종 초계 근무까지 몸을 갈아넣는 업무는 그녀에게 있어서 그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달려나가는, 맹목적인 달리기였다.
때로는 힘들었고 때로는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종족을 넘어서서 자신을 믿은 그들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재 무장을 하고야 말았고, 그들의 단결력은 전 군의 귀감이 되어서 결국 초창기 제압당했던 제공권을 다시 찾아오는 혁혁한 공을 세움으로서 하늘 길을 열어내었고, 그들의 대장이었던 그녀는 그 공을 부하들에게 전부 돌림으로서, 자신의 이름보다는 부하들의 이름이 빛나게 하여,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내고 종전인 지금에서도 휘하 장병들의 존경이 되고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너도 참 꽉 막힌거 같아."

동류를 만났다는 듯한 그녀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툭 치며 말했다. 경장 속에 체인메일이 입혀져 있기 때문일까? 살짝 쩔그럭 소리가 가볍게 울려퍼진다.

"막막하지 않냐. 사실 나도 그렇거든, 전쟁 끝나고 이제 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말이야."

그녀가 살짝 윙크를 보내며 용사, 아니 그저 평범한 사내를 바라보았다. 세간은 단합을 이뤄낸 자, 주역, 등등으로 칭송하기 바빴지만 지금 그녀가 보기에는 그저 남들과 비슷하지만, 그저 조금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내일 뿐이었다.

/오히려 받아줘서 고마워!! 사실 엄청난 일이지, 따지자면 대령급이 지금 초계 근무를 읍읍....
/전역 직전의 군인들끼리의 대화는 남녀 상관없이 막막하다 카더라요

716 이름 없음 (C2XgoLWVZ.)

2022-08-21 (내일 월요일) 15:48:02

>>715

그녀가 내민 찬합을 받아들며 사내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쭈욱 들이켰다. 역시 자신이 원래 세계에서 먹던 맥주와는 다른 맛과 향이었다. 언제 먹어도 이쪽이 조금 더 취향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찬합을 입에서 떼어냈고 입가에 묻어있을 술을 입고 있는 옷 소매로 닦아냈다. 그러다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사내는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렇게 술을 먹어도 되는 거야? 그것도 이렇게 구석진 곳에 와서 말이야.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 말하진 않겠지만 조심해. 물론 나라면 적어도 요 며칠 동안은 조금 봐주고 그럴 것 같지만 윗분들 중에서는 묘하게 딱딱한 이들도 있잖아? 여기서도 말이야."

동료들과 길을 떠난 후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을 떠올리며 사내는 쓴 웃음소리를 냈다. 상황을 잘 모르면서 무작정 좋은 결과만 가지고 오라고 달달 볶는 왕가의 사람들부터 포함해서 귀족가의 사람들까지. 모두 한때는 참으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모든 것이 끝나고 사명을 마친 지금에서는 다 지나간 추억일 뿐이었기에 그는 그저 그런 웃음소리로 넘길 수 있었다.

꽉 막혔다는 그 말에 사내는 무슨 말인가 싶어 그녀를 바라봤다. 이어 들려오는 말은 막막하지 않냐는 물음이었다. 그 말에 사내는 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너 정도라면 여기저기서 불러주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다른 일들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치안을 지키는 기사 일을 계속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물론 내 쪽은 확실히 막막하지만 말이야."

다른 세계에서 소환되었고 그야말로 갈 곳 없는 처지였다. 물론 한동안은 영웅이라면서 여기저기서 혜택을 많이 주고 이런저런 특혜를 줄지도 모르나 그게 과연 얼마나 갈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그 모든 것이 잊혀지기 마련이었고 자신 역시 그저 갈 곳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던가.

"고향으로 돌아갈까 싶어도 돌아갈 수도 없거든."

/대령급이 초계 근무라니. 대체 얼마나 솔선수범한 지휘관인거야! 저런 지휘관이 많아져야 하는데 말이야. 물론 사내는 전역 때문에 막막한 것만은 아니지만 비슷한 처지긴 하네.

717 이름 없음 (rpkJJwj1S6)

2022-08-21 (내일 월요일) 22:28:59

>>716

"오오오오, 잘 마시네. 그래, 그래. 쭉쭉 들이켜."

생각보다 어리다고 생각해서 잘 못 마실줄 알았는데 마시는 폼이 제법이다. 다행히 초계비행이 아직 안끝난 상태라 약한 술로 가져 왔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그녀도 재차 술을 한모금 들이킨다. 재차 알코올의 씁쓰름함이 다시 한번 사과향에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어내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며 웃음을 터트리고는 말했다.

"상관 없어. 어차피 지휘관도 나고, 높으신 분들이 뭐라해도 어차피 너나 나나 공적은 많아서 이정도 땡땡이는 껌이야 껌, 게다가 다들 지금쯤이면 골아떨어졌을텐데, 안 들키면 블랙잭 19번패지 뭐. 게다가 시간 많아. 2번초까지 내 근무고, 어차피 3번초부턴 다시 당직 사령으로 들어간뒤 근무 끝나자 마자 3박 4일 휴가, 완벽한 시나리오지."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간 본인이 날면서 본 하늘은 검은 구름과 매캐한 연기로 가득찬 전장의 하늘뿐이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올려다본 하늘은 이렇게 청아할 수 있을까, 라고 느낄 정도로 아름다웠고, 이 하늘 길을 열어낸게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일말의 뿌듯함 마저도 느껴지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어지는 용사라고 불리우는 사내의 말에 그녀는 끌끌 웃으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볍게 먼지를 털어낸 다음 천천히 자신의 애룡, 은빛 여왕의 고삐를 잡아채고는 가만히 용사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 또한 답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인지, 그녀는 천천히 투구를 다시 쓰며 입을 열었다.

"그럴때, 난 가끔씩 이 아이랑 날았어. 아무리 피곤한 때라도 하늘을 날고 있는 동안에는 많은걸 잊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히려 답을 알려 줄때도 많았어. 그러니까...."

그녀가 투구의 얼굴 가리개를 내리고 웃음기 어린 목소리를 담아 비룡에 올라탔다.

"자, 어서 타. 같이 초계 근무나 한판 뛰자고, 아 설마.... 용사 씩이나 되서 하늘이 무서운건 아니지?"

명백한 도발이었다.

/많이 늦었다아아아아아!!

718 이름 없음 (C2XgoLWVZ.)

2022-08-21 (내일 월요일) 23:02:55

>>717

"정말로 완벽하네. 그 정도 계획은 짤 줄 알아야 지휘관을 하는구나."

물론 칭찬할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굳이 그는 세세하게 더 말을 하진 않았다. 지금은 전쟁이 끝났고 모든 종족들이 하나가 되어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당장 위험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테고 하루 정도 눈감아준다고 당장 큰일이 일어나진 않을테니까. 사악한 존재가 온전히 사라져버린 것은 이미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했었으니 의심할 여지조차 없었다.

한편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단순히 하늘을 날고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잊을 수 있다면 좋기야 하겠지만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진 알 수 없었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세계 자체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자신이 알기로는 여기에 없었다. 자신이 이곳에 올 때 들려오던 목소리가 또 들려온다면 모를까. 그 날 이후, 그는 단 한 번도 그 목소리를 듣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도발하듯이 올라타라고 하는 그 말에 사내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늘이 무섭냐고? 천만에. 여기에 막 왔을 때라면 모를까. 이 세계에 와서 별별 체험을 다 했었다. 고작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 무서울리가 있을까.

"누가 무섭대? 와이번은 아니어도 하늘을 나는 다른 생명체를 탄 적도 많거든? 좋아. 할 것도 없고 지금은 축제에 끼일 기분은 아니기도 했으니까."

이내 그는 가만히 바라보다 와이번의 뒤에 조심스럽게 올라탔다. 그러고 보니 이거 두 명이 타도 괜찮은건가? 보통은 한 마리당 한 명만 올라타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늦게나마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와이번. 두 명이 타도 괜찮은거야? 물론 와이번이나 되었으니 갑자기 무거워하진 않겠지만..."

/괜찮다아아!

719 이름 없음 (W6/qDOeb7o)

2022-08-22 (모두 수고..) 01:07:50

>>714
악마 어서오고. (당신의 앞자리 의자를 드르륵 끌어 안고는, 타올로 감싼 얼음이 든 봉투를 볼에 가져다대준다. 머리카락이 전부 젖어있지만, 땀이 아니라 물로 한 번 씻고온 듯 하다.) 2반 애들 상대로 삼 대 떡으로 이기고 왔다. 감상은?

720 이름 없음 (W6HrmHXw8Y)

2022-08-22 (모두 수고..) 07:10:39

>>718

"오? 걱정해주는거야?"

은빛 여왕을 걱정해주는 모습에 그녀가 의외의 표정을 지어보인다. 용기사들이 타고 다니는 와이번들은 전부 그 힘이 무지막지 하기로 유명했다. 실제로도 그녀가 꾸린 용기사 편대가 중간 보급로에서 긴급한 최전방 부대까지 모든 장구류를 벗어 경량화 한 직후 2일에 걸쳐서, 한달은 족히 견뎌낼 보급품을 투하하는데까지 성공했으니까.
게다가 은빛 여왕은 그 와이번들 중에서 정점에 속해있었다.현대로 따지자면 최신예 전투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강함을 지닌게 은빛 여왕이었다. 자리를 잡은 용사의 말에 그녀는 아주 잠깐 동안 투구가리개를 벗고 믿음직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는, 아니 우리는 베테랑이야. 한번 믿어봐."

그녀가 여분 투구를 건넨다. 용기사 투구는 날카로운 곡선형 디자인이었다, 최대한 바람 저항을 견뎌내고 사용자의 안전을 생각한 디자인, 안쪽으로는 방풍마법과 보온 마법이 걸려 있어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는 필수품을 증명하고 있었다.

"너, 하늘길 열린 이후 제대로 안날아봤지? 전장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꺼야. 그러니까 네가 한걸 보러가보자."

그 말을 끝으로 그녀가 투구 가리개를 가리고 고삐를 힘껏 움켜쥐었다. 그녀의 뜻을 안 것일까, 은빛 여왕은 거세게 날개를 친다음 가벼운 목울림을 내며 순식간에 급상승을 해보인다. 찬 바람이 몸을 그대로 강타하는 느낌과 함께 순식간에 고도가 올라가자 풍경이 바뀌어간다.

"꽉 잡아, 속도 올라간다."

그 말을 끝으로 은빛 여왕이 낼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하늘을 누비기 시작한다.

721 이름 없음 (2x5H6N//yE)

2022-08-22 (모두 수고..) 07:58:04

>>719
염라대왕 어서오고. (볼에 가져다대준 것이 무엇인지 확인치는 않고 그저 시원한 느낌에 기댄다.) 오~ 이겨서 기분 좋겠네. 아이스크림 사줘. (이미 손에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숨기지도 않는다. 아니, 대놓고 한 입 물었다.)

722 이름 없음 (W6/qDOeb7o)

2022-08-22 (모두 수고..) 11:49:58

>>721
사탄아 물럿거라. (당신의 땀에 젖은 앞 머리카락 몇올을 집어 빙글빙글 꼬아본다.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오자 제 몸에 손부채질을 하며 의자에 등을 기댄다.) 예의 상 먹고 있는 건 좀 숨겨라. 또 배탈나서 엉엉 우려고? 유치원 때 처럼?

723 이름 없음 (TehfYNC4bk)

2022-08-22 (모두 수고..) 14:18:32

>>722
아이스크림을 제물로 바치면 물러가주마~ (몇 가닥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갖고 장난치자 흘끗 쳐다본다. 그래도 너에 비해서는 뽀송했다.) 내가 왜. 그리고 그 때 운 건 너였거든? 더위 먹었나 이게. (손부채질하는 게 안쓰러워 손을 보태준다.)

724 이름 없음 (W6/qDOeb7o)

2022-08-22 (모두 수고..) 15:51:25

>>723
항상 거짓말하잖아, 너. 저번에 사달라했던거 진짜 마지막이라고 한 거 기억안나?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말아 파마한 사람처럼 만드는 것을 반복한다.) 오케이, 인정. 근데 내가 운 이유는 너가 화장실에서 안나왔기 때문이다. (당신의 손부채질로도 감질이 나는 지, 서랍에 마음대로 손을 넣어 당신의 교과서를 꺼내 부채질을 한다.)

725 이름 없음 (FQF1oPVZjs)

2022-08-22 (모두 수고..) 16:15:53

>>724
어떻게 알았냐? 기억 안 나. (머리카락 장난질은 한두번하고 말겠거니, 시큰둥하게 바라봤는데 계속 반복하자 입을 열었다.) 야아, 그러다 엉키면 네가 곱게 빗어둬라? (인정하자마자 부정이라니, 어이가 없어 코웃음 쳤다.) 아이구, 보고 싶어서 울었어요~? (교과서를 꺼내가자 아이스크림을 마지막으로 문다. 막대만 남았다.) 교과서 대혀비는 아이흐크림으로 받겟흡니다.

726 이름 없음 (W6/qDOeb7o)

2022-08-22 (모두 수고..) 16:33:21

>>725
또, 또 거짓말. 이 입이 문제냐? (모르고 한 올 뽑아버린 머리카락으로 당신의 입술을 쿡쿡 찌른다.) 뭐 어때. 내츄럴하고 좋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슥슥 앞머리를 깔끔하게 정돈해준다.) 미쳤냐? 내가 연 화장실 문으로 너가 들어갔잖아. (이쪽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신이 물고있는 막대를 뽑아 쓰레기통을 향해 던진다.) 아무래도 아이스크림 귀신이 들러붙었나보다. 언제 갈건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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