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진지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당신이 기이한 행동을 할지언정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만한 무언가를 일부러 할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렴, 장난끼 많은 대형견이라고 해도 자기가 잘못한걸 알면 가만히 웅크린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라고 그정도의 생각이 없을까?
"가볍게 생각하자구요, 가볍게~ 인생이란거 결국 즐기려고 사는 거잖아요?"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감이 돌아온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에게 한껏 웃어보이던 그녀는 돌아갈 채비를 하는 당신이 어차피 돌아갈 거라면 같이가지 않겠냐 하자 두어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곤 가지고온 것들을 챙겨 고쳐매기 시작했다.
"후후후~ 청춘이네요~ 잠자리에 들려는 친구들을 깨워서 노는 것도 하나의 재미 아니겠어요? 저도... 슬슬 들어가야겠죠? 아무리 그래도 걱정할 사람이 있긴 하니까요~"
/#/ 흑흑 연호댕댕이 귀엽다... 연호주 최근엔 일에 시달리기도 하니 되도록 짧게 하는게 좋겠지만 이을수 있다면 잇는 것이야! 멀티 한다고 현생일이 브레이크 걸리면 안되는 법!
애교 있는 말투로 말하고 빵긋 웃는다. 이유를 말하고 싶으면 말해도 좋고, 그러지 않으면 말 안해도 좋다는 뜻이다. 밝고 슬픈 면을 동시에 보여줘도,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본인이 정하는 거기로 하고, 더 보이고 싶지 않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다.
“ 그으래. ”
나중이란 건 내가 정해도 되는 거겠지? 생각하며 아랑이 빵긋 미소했다.
....내 소중한 사람? 그랬으면 좋겠다.
소중한 사람들이 자신과 있을 때 안심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소중한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의미일까. 솔직하게 물어보면 대답해주겠지만, 물어보면 안 될 것도 같아서. 아랑은 그냥 고개를 한 번 크게 끄덕였다.
“ 미안해 할 필요는 없는데에, ...뽀뽀한 건 서로 잊는 게 좋지 않을까~? ”
다음날 이성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서로 민폐까진 아니었다. 좀 지나친...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서로 그랬으니 미안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뽀뽀는... 별로 의식하고 싶지 않은데에. 나는 또래에게 별로 이성으로 의식되는 타입은 아니니까아. 서로 잊는 게 좋지 않을까~? 물어보면서 고개를 기울였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걸 받았으니까, 난 그걸로 충분해~ ”
빵긋 웃으며 대답했다. 고마워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는 것도 기쁘지만, 이미 돈으로 살 수 없는 –성장의 작은 계기- 걸 받았는데 굳이 뭘 더 받을 필요가 있을까?
“ 그럼 마저 먹을까아? 음식 식겠다~ ”
주고 싶은 것도 줬고, 고맙다는 마음도 전했겠다. 마음이 살짝 편해진 아랑이 미소하며 남은 음식을 확인했다. 음, 나 혼자 먹기엔 많이 남았다 싶은데. 연호가 먹어주면 어떻게든 되겠지이. 생각하며 자기 앞에 있는 음식을 냠냠 먹기 시작했다.
//슬슬 막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3 (이번주 일요일이 마지막 바다기도 하고!) 이걸 막레로 받고, 대강 밥 먹고 짐 정리해서 콘도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번호 교환도 했다) 라고 생각해주셔도 좋고, 막레를 주셔도 좋아요!
어떤 고정관념은 깨어졌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고양이들은 대부분 얌전할거라는 고정관념. 슬혜가 키우는 고양이가 어떤 성향일지는 모르지만 커다랗다면 다른 고양이들과 비슷하게 얌전한 아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을테다.
" 배 위에 올라타서 꾹꾹이라도 하는 날에는 알이 배겨버리겠는걸... "
배에 알배기는건 생각보다 큰일이다. 웃을 때도,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도, 시도때도 없이 배에 알이 배겼다는걸 알려오니까. 요새는 안그러지만 연호도 신체를 단련하기 전에는 자주 알이 배겼었더랬다. 사실 슬혜도 고양이 덕분에 엄청난 복근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 음, 그것도 그렇지. 언젠가 그 녀석들에게 일기토를 신청할거야. "
자이언트 래빗들과 일기토라.... 꽤나 진귀한 풍경일테지만, 인간인 주제에 토끼에게 싸움을 걸다니. 이 얼마나 정신나간 이야기인가.... 하지만 연호의 머릿속에서 이미 자이언트 래빗들이란 무술의 고수쯤으로 여겨지는 모양이었다.
" 좋아. 앞으로 훨씬 더 재밌게 즐겨주마. "
머릿속으로 '지금보다 더 즐거운 인생' 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면서 슬혜가 갈 채비를 하는것을 기다렸다. 좋아, 기다려라 애송이들. 졸리다고 꿀잠을 청하고 있을 너희들에게 차라리 지옥으로 보내줬으면 하고 바라게 할만한 천국을 보여줄테니까.
" 청춘, 청춘이라... "
그는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앞서걷다가, 슬혜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쯤 고개를 슬쩍 뒤로 돌리며,
" 그러는 너도 청춘이야. 알고있지? "
웃음지으며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면서 천천히 숙소 방향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막레로 받아주셔도 괜찮고, 더 이어주셔도 좋습니다!! 흑흑 핵멍청이 제멋대로 연호랑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슬혜주 8ㅁ8 미리 수고하셨어요!! ㅎㅁㅎ
이건 과연 알려준게 맞는걸까? 싶지만 그의 생각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말이었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자신은 용사가 될 수 없으니, 악당이라도 되어 세상에 자신을 어필하겠다' 라는건 그런거였다. 중2병적인 마인드기도 하지만, 또 어딘가 슬픈 이야기이기도 할까?
" 응? 그건 왜? "
그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다. 뭐 물론 그 기억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간질간질거리기도 하는 기억이었지만 그렇다고 잊을 이유는 딱히 찾지 못한 것이다. 사실, 생각하지 않고있어도 문득문득 기억나곤 했다.
" 그치만 넌 나한테 충분히 이성으로 의식되는걸. "
.....아마, 연호는 아랑이 여자니까 그렇게 말했을 뿐일테다. 그랬어야 할테다. 연호 본인의 속마음으로도 '아랑이는 여자니까. 나한텐 이성이 맞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조금 열이 올라서 귀가 살짝 붉어진것은 어째서일까? 연호 본인도 그것에 대한 답을 내지 못했다. 괜히 뒷머리만 조금 긁적였을 뿐이다.
" ...돈으로 살 수 없는거? "
그건 뭘까? 아랑에게 그만큼 중요한거겠지? 하지만 물어보지는 않기로 했다. 그만큼 중요한거라면 사람들은 숨기고 싶어하는 성향을 보이니까. 그런게 아니라면 언젠가 아랑이 직접 말해주겠지.
" 아, 응. 남기면 큰일이지. "
'하늘이 무너져도 밥은 먹되, 절대 남기지 마라' 라고, 아버지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아버지치고 좋은 말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남은 음식들을 입 안으로 빠르게 집어넣었다.
남은 음식들을 모두 해치우고, 쓰레기들을 모두 처리하고 나니 벌써 시간이 엄청 늦었다. 슬슬 돌아가기로 하고서 챙길것들을 모두 챙겨 숙소로 향하는 와중에 문득 생각난게 있어서 휴대폰을 꺼내 아랑에게 건네주었다.
" 그러고보니까 우리 번호도 교환 안했어. "
만난 시간은 꽤나 오래된것 같은데, 아직까지 번호 교환도 안했다. 뭐, 그럴 시간이 없기는 했다. 만월이 끝난 때에는 서로 정신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쳤고, 그 이후에는 그냥 학교에서 장난치고 놀았을 뿐이니까. 아랑이 번호를 찍어줬다면, 그 번호로 전화를 한번 걸고서 자기 번호를 저장하라고 했을테다. 이름 뒤에 네잎클로버 하나 붙여놓으라고 일러두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랑의 번호에 특별히 네잎클로버를 2개 붙여주고서, 숙소 앞에서 손을 흔들며 들어갔을 테다. 번호를 주지 않았다면 '그럼 다음에.' 라면서 먼저 숙소로 들어갔을테다. 손 흔드는건 당연히 잊지 않았겠지.
“ 미안해 할 필요는 없는데에, ...뽀뽀한 건 서로 잊는 게 좋지 않을까~? ” 만 대사고 <다음날 이성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서로 민폐까진 아니었다. 좀 지나친...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서로 그랬으니 미안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뽀뽀는... 별로 의식하고 싶지 않은데에. 나는 또래에게 별로 이성으로 의식되는 타입은 아니니까아.> 이건 생각 부분이고, 서로 잊는 게 좋지 않을까~? 이 부분만... 위에 따옴표 대사에서 따온 거예요... ^.ㅜ.... (아랑주가 헷갈리게 썼구나...) 다시 답레 써오실 필요는 없구, 그냥 대사 처리한 걸로 칠까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