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빵긋 웃으며 거절했다. 저쪽이 선약 같은데 끼기 쪼금 그래. 두 사람이 있는 거 방해하기 싫기도 하고. 방해자가 된 기분을 느끼고 싶지도 않고오.
“ 왕자님은...? ”
이미 있는데, 라고 말할까 하던 찰나에 상어강아지 인형을 들어 ‘얘?’ 라고 한다.
....나 인형 취급 별로-별로 수준이 아니라 hate에 들어간다-인데, 이걸 인형 취급이라고 해야할지. 인형의 짝이 되었다고 해야할지. 기가 막힌다, 라고 생각하지만 빵긋 웃는 얼굴로 티내진 않는다. 음, 나 아마 화가 나도 비교적 표정 관리 잘 하겠다. 그리고 인형 취급까진 아직 아니기도 하고.
- 내가 나보고 왕자라고 하면 너무 자의식 과잉이잖아...
자신감 없는 말치고 뭔가 모종의 확신이 서 있고, 지나치게 해맑은 게 조금 수상쩍은데, 생각하며 아랑이 고개를 기울였다.
- ? 뭣! 그걸 거기에 쓰면 어떡해!!
“ 쓸 수도 있지이~ ”
가볍게 웃는다. 인정 못해, 라며 가방에 집어넣어 버렸지만, 연호의 얼굴을 보는 대신. 상어강아지 인형이 들어간 가방을 빠안히 보았다.
-너의 왕자님이지만 내가 납치할거야.
“ 내 왕자님 정도는 내가 정하고, 납치당하게 내버려 두지도 않아. ”
피식 웃는 얼굴이 여유로워 보였을까. 아빠한테 배운 얼굴일까, 싶었다. 여유 있는 포식자의 미소 같은 거. 아마 귀여운 얼굴이라 그다지 효과는 없고, 포식자의 미소처럼도 안 보였겠지만. 근사하다고 느낄만큼은 되었을지도.
- 왕자님은 나 안쓰다듬어 줄 걸...
글쎄, 쓰다듬어 달라고 하면 쓰다듬어 줄지도 모르는데.
- 왕자님보단 너한테 쓰다듬 받는게 좋을것 같아.
“ 쓰다듬보다 좋은 걸 줄까. ”
아랑은 가방에서 포장된 것을 꺼냈다. 손 내밀어 봐, 라는 말에 연호가 순순히 응해줬다면 그것을 연호의 손바닥 위에 조심스레 올렸을 것이다.
//주고 싶었던 선물 드디어 줬네요! >:3 지금 이 자리에서 풀어봐도 좋고, 그냥 연호가 가방에 넣어 가져가도 좋아요!
생각 외로 간단한쪽으로 받아들여주는 당신의 모습에 괜한 걱정을 했다는듯 웃어보였을까, 역시 평소에도 온갖 비상한 행동을 보인 그였던만큼 사실은 큰 걱정 없이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그럴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가 보는 시점에선 그러하니까.
다만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의 말도 있었는지 가만히 굳어있던 당신이 당차게 내뱉은 말에는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내키는 일을 해야 뭘 하든 즐거운 법이니까. 그런 의미에서도 미래의 그가 무슨 일을 하던지 좋게 해결되길 바랄 뿐이었다.
"으음...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요...?"
셰이커로 캐치볼, 과연 그걸 그정도로 던지고 놀 있긴 한걸까? 아니, 최소한 그가 던진 것을 받을 사람이 있긴 한걸까? 캐치볼이라 함은 공을 주고받는 것이기에 다른 누군가가 있어야 하니... 거기까지 생각했던 그녀도 어쩌면 잠깐 고장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후후후후... 아무리 고양이 확대범이라도 대형견만큼 고양이를 키워놓진 않는다구요~? 음... 그렇네요. 생각해보면 저희집 고양이가 동종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서 성장속도가 느린만큼 더 커지는것 같지만요..."
기분 탓인가 생각해도, 글쎄는 분명 여느 메인쿤들에 비해서 꽤 큰 아이였을까? 가끔은 동물옷을 입은 초등학생으로 보일 때도 있으니 말이다.
"어라~? 선물이란건 원래 주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 거지 값어치가 중요했던가요~?"
이상한 부분에서 트집을 잡는 그녀였다. 방금 본인의 입으로 '내가 준 것이 그런 호의를 받을만한 선물이었는가' 라고 물었는데도 정작 이렇게 돌려말해버리니,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별것 아닌 선물에도 감사해하는 사람에게 더 호기심을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VIP쿠폰쯤이야 얼마든지 제공해드릴 수 있는 걸요~ 남용한다고 혼나진 않을테니까요~"
금아랑이 설레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아랑주를 설레게 했다... ㅇ<-< (금아랑의 아버지 닮은 모먼트&대사에 두근함) 제 캐에 설레는 건 이런 기분이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29 >>530 캐붕시켜도 ok 입니다 ㅇ.< 쓰기 전만 하더라도 아랑이가 설레어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랑주를 설레게 해씀...) 죄송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 악당 취향... 이라고 보단, 으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Q....?? (아랑주는 악당도 히어로도 모두 취향이긴 해) 포크 댄스 이후라면 상댕이를 질투하겠죠 ㅎㅁㅎ (답변 호로록) 감사합니다! >:D
>>533 3회차 돌리면 해금이군요! >:D (아님 4회차!) 공평하게 0~2회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랑주는... 이벤트 과금했으니까 하늘이랑 1.5회차라는 느낌이에요... <:3 (선관까지 합치면 2회차 느낌인가...???) 앗... 먼저 권하는 사람이 있으면 생각은 해보시는 군요.... >:D (아랑주는 과거 짜면서 소꿉친구 그런 거 있을 수 없음이 되었스빈다.... ㅎㅁㅎ...)
>>534 글쎄 키우는 게 육아인가요....? (글쎄 업고 다니면 육아에 지친 가장 표정 나올 것 같긴 해...) 서로 반대잖아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쎄 뇌를 슬혜에게, 슬혜 뇌를 글쎄에게 주면 전혀 다른 캐릭터가 탄생할 거 같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엇... 입히시려구요....???? (상상 안 됨)
>>535 시아주 어서오세요~~~~~~~~~~~~ >:D 시아는 코디 다양하게 하는 편이니까 스타킹도 양말도 맨다리도 전부 할 거 같아요...! >:D (잘못된 궁예..?)
>>550 하고 싶다고 한다면 일단 생각 정도는 할 수 있는 거니까! 하늘이는 친하면 친할수록 뭔가 좀 더 이것저것 오픈되는 느낌이니 그 주의점은 늘 말할테고! 사실 지금까지 없었으니 별 생각은 안하는 것에 가까울 것 같네! 3회차에 대체 뭐가 해금되는거야? (동공지진) 허들이라면 그냥 일상 많이 돌리면 돌릴수록 좀 더 친근해진다에 가까워지는거니 해금이라기보단 그냥 특성일지도!
금아랑 은(는) 공주이며, 연하의 히키코모리 마왕에게 인질로 납치당해 구하러 온 용사를 살해합니다
https://kr.shindanmaker.com/6759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용사는 왜 살해하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 아랑 은(는) 평범한 인간이며, 자안의 귀차니스트 마왕에게 자진해서 납치당해 그를 살해하고 새 마왕이 됩니다. https://kr.shindanmaker.com/67591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띠어쓰기를 했더니 이번에는 마왕을 살해하고 새 마왕이 되었다....
>>544 ((전 문하주가 돌리는 일상이 보고 싶은데요)) 문하도 아주 살짝 맬렁해져서 사람한테 더 다가갈 것도 같은데... >:3 (잘못된 궁예일까...?)
>>552 친할수록 이거저거 오픈... 몇회차쯤 되어야지 바다랑 비슷한 친근함을 가지게 될지 궁금하네요 >:3 3회차엔 뭔가가 해금될 거 같아요 >:D (근데 뭐가 해금되는지는 하늘주가 아시지 않을까?!?!) 일상 많이 돌릴수록 친근해짐.... (다른 캐들도 같은 특성일까...?)
>>554 앜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비밀로 해두려고 했는데... (아랑이 첫 일상 때 연호가 뽀뽀해줬을 때 이성으로 인식하긴 했어요... 근데 그거 애써 기억 한 켠으로 밀어두고 꺼내진 않음....ㅋㅋㅋㅋㅋㅋ) (이미 1회차 때 설레게 하긴 하셨습니다... 아랑이(주)가 그걸 묘사하지 않을 뿐이지 <:3) 늦어도 괜찮아요! 천천히 느긋하게 주십시오 >:3
아잇... 모기가 저공비행하면서 자꾸 무네요... 눈에 보이는데까지 높이 올라오지 않아요... >:ㅁ (화남) 모기랑 좀 싸우다 오겠습니다.. 다들 미리 굿나잇... 굿밤.... ㅇ<-<
>>556 대체 하늘이 3회차때는 뭐가 개방되는거지? 나도 모르는 뭔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해진 것 같은 느낌인데?! 바다에게 보이는 친숙함은... 어. 글쎄. 그건 누구냐에 따라서 다른 것으로!! 뭔가 성격이 잘 안 맞으면 10회차를 돌려도 어림도 없을테고 정말로 잘 맞는 누군가라면 5회차만 해도 나올 것 같고. 결론은 캐바캐다!! 아무튼 다녀오라구!
>>557 ㅋㅋㅋㅋㅋㅋㅋㅋ 탈출 성공이구나!! 슬혜가 무사히 탈출했으니 마왕님은 저리 가라구!
아랑이 만약 정말 오겠다고 말하면 환영하겠지. 하지만 오지 않겠다고 해도... 그걸 말리지는 않을테다.
" 음? 왜 그렇게 봐? "
고개를 살짝 기울인 아랑을 따라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아랑이 그렇게 보는 의도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 그치만 받겠다고 말한건 나인데! "
쓸 수도 있지, 라는 말을 납득하지 못한듯 하다. 연호의 입장에서 서술해보자면, 상댕이는 아랑과 만난지 이제 몇분정도 되었는데 만난지 꽤나 오래된 자신보다 쓰다듬이 우선된다니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 흠. 네 왕자님은 좋겠는걸. "
있지도 않은 대상을 질투한걸까... 싶었지만 이내 그 표정을 지우고 잠시 생각하던 연호는 가방에 쏙 들어갔던 상댕이를 꺼내서 마주보았다. 그러고는 실실 웃으며
" 야, 너 왕자 아니래. "
라며 키득키득 웃는 것이다. 어쩐지 기분 좋아보이는 미소가 걸쳐져있는건 기분탓이었을까?
" 쓰다듬보다 좋은거? "
아랑이 손을 내밀라고 하자 순순히 자신의 양 손을 공손히 모아서 아랑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올라온 포장된 무언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연호는, 즉시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를 모르니까 조심조심 뜯어보는게, 어쩐지 대상을 경계하면서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늑대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마음이 바뀔까? 그건 잘 모르겠다. 어지간해선 바뀔 것 같진 않아서, 아랑은 그냥 “ 그래애. ” 라고 말하고 입매를 끌어올려 미소지었을 것이다.
“ 방금 네 표정이... 조금 수상해서~? 근데 왜 수상했는지는 모르겠어~! ”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여주네, 조금 귀엽다. 생각하며 아랑이 웃으며 대답했다.
“ 그건 그러네에. ”
받겠다고 말한 건 연호인데, 상어강아지가 대신 받긴 했다. 의외로 논리적인 걸? 아랑은 고민에 잠겼다. 연호도 쓰다듬는 게 좋을까? 하지만 낮에 너무 쓰다듬어서 지겹지 않을까? 쓸 데 없는 고민에 잠깐 빠져봤지만, 이따 쓰다듬고 싶어지면 그때 쓰다듬는 걸로 하고 싶다. (연호가 그걸 허락해줄진 모르겠지만.)
“ 네... ”
뭐라고 하지. 이미 연호가 공주님이고 왕자님도 있으니까, 공주님이라고 하면 공주님의 공주님이 되어버리는데. 짧지만 곰곰이 생각해본 아랑이.
“ 네 소중한 사람도, 좋을 거야. 너는 솔직하고, 상냥하고, 다정한 데가 있으니까. 같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겠지. ”
소중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아가씨나 도련님도 생각해 봤지만, 사람인 쪽이 모든 성별을 아우를 수 있고 좀 더 넓은 표현이니까. 아랑이 눈을 둥글게 휘었다. 그 휘는 눈동자에 담긴 파랑이 다정하게 느껴졌을까. 아니면 쓸쓸하게 느껴졌을까.
왕자가 아니라며 상어강아지를 꺼내 보며 웃는 게 또 조금 귀엽다. 음, 조금보다 살짝 더 귀여운가?
“ 응, 좋은 거. ”
였으면 좋겠다. 감사의 마음을 담았으니까. 조심조심 포장을 벗겨 드러난 것은 흰색의 손목 보호대다. 뭐로 할까 고민했지만, 바깥에서 많이 활동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게 있어도 좋을 것 같았어.
“ 봄부터 주고 싶었는데에, 지금에서야 주게 됐네. ”
마니또 선물 준비하면서, 너한테도 주고 싶은 게 생겼다. 억제되지 않은 달밤에, 네가 상냥하게 대해주었기 때문에. 다른 늑대들에게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은 더 용기를 내서 다가갈, 작은 계기 같은 게 생겼으므로. 과자로는 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엔 모자랐어.
“ 과자도 줬지만, 그걸로는 모자라다고 생각해서. 더 주고 싶었어. 고민하면서 골랐는데, 네 마음에 들까? ”
서랍 속에 넣어둔 과자와 ‘ 고마워. ’ 라는 포스트잇을 너도 떠올리고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아. ”
덧붙인 말과 조금 쑥스럽고 수줍은 미소를 걸쳤다. 응, 이거 어쩐지 조금 부끄럽다고 해야할까, 쑥스럽네에.
>>57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튕기는 아랑이... 상관은 없지만 연호가 밀당에 잘 휘둘려서 금방 시무룩해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3 아무튼 원하시는대로 써주세요!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저때까지만 해도 연호가 아랑이한테 붙잡힐줄은.... (일부러 설레라고 쓴 뽀뽀긴 했지만) (제가 먼저 잡힌것 같아요)
다만 죽을만큼 아플 수도, 어찌되었건 그녀에게 살다가 셰이커에 맞아 쓰러지는 불상사는 어지간해선 없을테니 크게 개의치 않아했다. 다른 사람이 맞는건... 어떨진 모르겠지만,
"음~ 너무 커서 집안에서 운동시키는 것으론 부족하니 산책을 나가는 느낌일까요? 뭐, 확실히 리트리버나 하운드 종보다는 작겠네요~"
경우에 따라선 하운드보다 클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아프간하운드만큼 체고가 크진 않으리라, 이러나저러나 고양이는 다리가 긴 종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역으로 짧으면(먼치킨) 모를까, 그런면에서도 일반적인 강아지들처럼 자주 산책을 나가는 편이었다. 적어도 고양이는 강아지들에게 상관없단 시선을 보여도 그녀는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아, 마침 여기도 있네요!"
무언가 생각이 난건지 그녀는 한켠에 내려놓았던 크로스백을 뒤적거리다 자신의 휴대폰을 몇번 터치하고선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뒷태가 매우 위풍당당한 거대고양이였다. 마치 의자에 앉아있는 어린아이처럼... 까만 꼬리도 먼지떨이와 비슷한 크기였을까?
"후후후~ 세상에 안어울리는 장소는 그렇게 생각만큼 많지 않답니다? 레스토랑은 무조건 정숙해야 한다는건 아니니까요~ 대개 아이들의 휴식공간도 겸하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물론 그렇다고 당신이 색색깔 공들이 가득한 풀장에 뛰어들... 사람인지 아닌지는 확증할순 없겠지만 그래도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당신에게 살풋 웃어보였다.
"오히려... 너무 조용하면 사람 사는 맛이 안나니 음식도 먹을 맛이 안난다고들 하잖아요?"
솔직히 연호는 고양이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냐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커봐야 중형견보다는 작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슬혜의 말을 들어보자면 대형견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인것 같았다. 그나저나 고양이들도 산책을 좋아하는구나. 고양이들이라면 주인(집사)과 나가는 산책 보다는 혼자서 밖이 나갔다 오는 산책을 더 좋아하는 줄로 알고있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주인이 많이 사랑해줘서 그런걸까?
" ......어, 그러니까, 고양이? 누가 변장한게 아니고? "
변장했다기엔 너무나 완벽한 고양이의 자태였다. 저런 퀄리티의 코스프레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기네스북에도 오르겠지. 아무튼 그만큼 고양이는 사진으로만 봐도 커보였다. 히엑 꼬리봐 꼬리. 저게 고양이 꼬리야?
" 내가 알던 고양이는 전부 다 새끼들이었어... "
머릿속에 존재했던 고양이의 고정관념(?)들이 깨지는 기분이었다.
" 으음... 그럴까... "
그치만 이렇게 비싼 레스토랑이라면 다른곳과는 다르게 엄숙한 분위기를 요구하는게 아닐까.. 하고 뇌내 편견이 작동해버린다. 아무튼 자신 나름대로 최대한 예의를 한껏 차려보자고 생각했다. 그래도 뻘짓하면서 남에게 민폐를 끼칠 수야 없는 노릇이니까.
" 음, 그건 맞지! 너무 조용히 먹으면 맛없게 먹는것처럼 보이기 마련이야. "
그는 자신감이 조금 돌아온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리고는 슬슬 돌아갈 채비를 했다.
" 난 이제 가봐야겠다. 이제 슬슬 졸려서 잠들 준비를 하고있는 친구들을 깨워야 하거든! 너는 계속 여기 있을거야? "
자신의 표정이 수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이상해보였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밖에 없었다. 연호가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있는 모습. 자기 자신은 악당이며, 악역이며, 또 언젠가는 사냥꾼에게 사냥당할 늑대라는 사실을. 말해달라고 하면 숨기지는 않을테다. 그는 빙긋이 웃어보였다. 그것은 어찌보면 밝아보이기도 했지만, 또 어딘가는 슬퍼보이기도 했다.
" 그래! 그러니까 나중에 쓰다듬어! "
지금은 아니다. 그야 쓰다듬은 아까도 받았고, 지금 아랑은 상댕이를 쓰다듬었으니까. 쓰다듬과 쓰다듬의 사이에는 짧게나마 쿨타임(?)이 존재해야 한다고 이상한 생각을 하는 연호였다.
" ....내 소중한 사람? "
누구를 말하는걸까? 연인? 아니면 친우? 가족? 어쩌면 모두를 포괄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 그랬으면 좋겠다. "
가라앉은 미소를 아랑에게 보여주었다. 말의 의미는, 소중한 사람들이 자신과 있을때 안심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소중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도 포함되어있을테다. 아랑의 눈에 담긴 다정함처럼, 또 쓸쓸함 처럼. 연호도 비슷하게 미소지었다.
" 응? 봄 부터...? 아, "
말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아, 하고 짧게 탄식했다. 그는 그때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만월이 장난을 친 날. 아랑과 밤에 만났던 것을. 이런저런 일들이 있은 뒤에, 아랑이 자신의 서랍 속에 넣어둔 과자와 쪽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 솔직히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조금 놀랐어. 난 너한테 민폐만 끼친것 같아서, 조금 미안해 하고 있었거든. "
허락을 받았다곤 하지만 너를 깨문 일이나, 또.... 뽀뽀한거. 라고 덧붙이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그 때의 자신은 적당히 멈춘다는 단어를 잊어버렸었으니까. 그래서 아랑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 그래도... 응. 고마워. 진짜 마음에 들어. "
그는 손목보호대를 손목에 끼웠다가, 잠시 이리저리 돌려보고는 다시 빼서 가방에 넣었다. 지금부터 차고다니면 좋겠지만 일단 지금은 고기를 먹는 중이다. 잘못해서 기름이라도 튄다면 아랑에게의 미안함에, 또 선물을 간수하지 못한 마음에 며칠간 밤잠을 설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손목보호대는 특별히 상댕이의 옆자리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