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평소와 다른 어떤 행동이나 말투 등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보통 영상매체에서 배운 것이다. 그 자신이 지금 하고있는 행동이 작업과 관련된 행동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있을까? 뭐, 어차피 알고있던 알고있지 않던 문제되는것은 매한가지다.
It's a coincidence. 번역해보자면 '우연의 일치야' 일테다. 하지만 우리의 연호가 그런 고급단어를 알고있을리가 만무했다. 같은 이유로 아랑이 덧붙이려 했던 독일어도 모를 확률이 100에 수렴한다. 아무튼 뜻을 모르는 그로써는 그저 고개를 살짝 옆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 Did it hurt when you fell from heaven? "
라는 말이나 뱉어대고 있다. 더없이 재밌는 점이라면 발음은 유창했다는 점과, 본인은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도 모른채 그저 웃음짓고 있다는 점일까. 혹시나 외국인을 만난다면 연호가 입을 열지 않게 하도록 주의하는 노력이 필요할테다. 잘못하면 그의 뺨이 올려쳐질지도 모르니까.
" 좋아. 그럼 여기에서. "
아랑의 말을 듣고서 밝은 곳으로 움직이려던 발이 방향을 틀었다. 춤을 추듯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움직인 몸은 아랑과 마주보는 곳에서 척, 하고 멈추어섰다. 그의 얼굴과 아랑의 얼굴이 멀지는 않은, 그렇다고 또 가깝지는 않은 곳에서 피어나는 캠프파이어의 불빛과, 하늘에서 빛나고있는 달빛을 받아 옅게 빛나고 있었다. 문득 연호는 이렇게 옅은 빛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 랑, 오늘은 조금 차분한 느낌이네? "
평소의 아랑, 이라고 생각하면 밝고 귀여운 느낌이랄까. 그런 것이 강했으니까. 오늘의 아랑은 평소보다는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연호 자신도 그런 날이 있었다.
누가 이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왜 추었는가는 몰랐다.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옛날 이 춤을 추기 시작했던 누군가도, 자신처럼 조용히 떠돌다가 같이 춤 출 상대를 만나 어느 순간 이렇게 마법에 걸려버렸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표면에 물기가 희박해, 무언가 맺히거나 반사되지 않아 생기가 없어보이는 것이었다. 어느 겨울부턴가, 더 이상 눈물도 흐르지 않게 돼서. 그의 이야기는 항상 변변한 여름나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 그의 눈에 새슬이 비쳐보이는 것은 새슬이 닦아낸 그것, 새슬이 그에게 되찾아준 그것 때문이었다. 네가 돌려주었으니 네가 비치는 게 당연한 거야. 새슬이 눈을 감자, 문하도 눈을 따라 감았다.
발걸음은 멈췄다. 그러나 바다 쪽으로 청량하게 흘러가는 밤바람이, 이 고요한 순간이야말로 이 곡의 클라이막스라고 말해 주는 것만 같다.
문하는 새슬의 손길을 거역하지 않았다. 늘 그랬다. 그는 새슬의 뺨 위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정말이지 변함없이 단단하게 굳은 가죽과 근육과 뼈뿐인 손아귀였지만,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약간 시원하고 단단해서, 달아오른 뺨을 기대기 좋은 손이었다. 문하도 그것을 잘 아는지, 새슬이 손목과 그 위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살며시 쥐어오는데도 저항이나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그 흔적이 아무 이유 없이 쓰라리고 차가운 순간이 있었으나, 새슬이 그것을 붙들고 있는 동안은 어떤 고통도 없이 평범하게 손목을 쥐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좋았다.
"꿈..."
문하는 나직이 새슬의 말을 되뇌었다.
"꿈이건, 어디건, 네가 나와 같이 있고 싶다면 어디든 따라갈게."
온기가 너무 가까이서 느껴진다. 희미한 냄새가- 양의 냄새가 아닌 새슬의 냄새가 너무 가까이서 느껴진다. 눈을 감고 있어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이제 와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져 버리고 말았다.
그는 조심스레 고개를 조금 더 숙였다. 그리곤 새슬의 뺨 한쪽에 작은 입맞춤을 남겼다. 어디건 쫓아갈 수 있도록 표시해 두겠다는 것처럼.
>>862 어. 그야 맨날 컨셉이 달라지니까? 물론 내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서도. 일단 갈색이 여러 종류가 있으니 말이야. 픽크루에서는 아무래도 갈색은 한 종류밖에 없기도 하고. 그 픽크루는 아마 내 기억상 갈색 계통이 그것밖에 없기도 해서. 아무튼 아랑주가 그 99% 하늘이의 머리카락을 엄청 좋아한다는 건 아주 잘 알았다!
>>842 비랑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돌림노래야. 같이 불러줄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 외에 부르기 좋아하는 노래는 주로 동요. 동요는 어린아이를 위한 노래라서 그런지 은근히 음이 높잖아. 그래서 어렸을 땐 쉽게 따라 부르는데 조금만 크면 원래 음대로 부르지 못하게 되니까. 하지만 비랑이는 언제든지 부를 수 있을 거야!
안경 쓴 땋은 머리 문학소녀는 꽤나 클리셰인 편이라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지가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편이기도 하고요. 경아를 만들면서도 정말...교과서적인 캐라고 느꼈으니까요.
>>861 딱 이거다! 하고 생각나는 건 없네요. 경아라면 운동신경은 없는 편이라서, 포크댄스가 있는 걸 알아도 춤도 추지 못하고 어디에 콕 박혀서 바라보기만 하거나 책을 읽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 안면이 좀 있는 사하가 다가와준다거나 하면, 조금 그럴까요? 아니면 더 나은 상황이 있을까요?
>>893 무뚝뚝하고 멋대가리없는 캐릭터가 아니라 활달한 깨방정 캐릭터를 냈으면(소화못함) 연호의 머리를 마음껏 와다다다다 쓰다듬어볼 수 있었을 텐데... 문하는 못할 것 같으니 연호와 가까이 지내게 될 아직 누군지 모를 갓캐님 제 몫까지 연호를 와다다다 쓰다듬어 주세요..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