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럼 붉은 벽돌집 찾을 필요 없겠네요 (안심) 민규는 저 주택보고 암 생각 안 해줘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민규주 ㅋㅋㅋ 민규주 눈에도 그렇게 보여서 다행이에요... ㅎㅁㅎ (상황극적 허용의 힘인가봐) 민규주 홍현주 사하주 해인주 모두 맛점하세요! 곧 1시 되니까 아랑주는 이만 가볼게요~! :3
그냐앙, 이라 웃는 얼굴에 괜히 장난기가 동해 검지 손가락으로 아랑의 볼을 아주 살짝, 콕 찌르려 할지도 모른다. 말랑! '나도 그냥', 이라 어색하게 웃었다. 막상 하고 나니 어색한 모양이다. 눈치를 살짝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편지에서부터?"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했다. 그럴 만한 구절이 있었나, 어쩌면 마음에 쏙 들려는 노력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만큼은 피하고자 했던 노력 탓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괜히 음식이 선물의 주를 이뤘던 것이 아니다. 음식도 호불호가 옅은 것들로. 여차하면 친구한테 줄 수 있는 소소한 것들. 젤리, 음료수, 사탕.
"그런 걸로 싫어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야."
사소한 것에 웃어주는 게 퍽 고마웠다. 아, 이건 괜찮은 거구나, 하고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아랑이 웃을 때마다 조금씩 안도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민규는 방금 전에도 조금,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이건 괜찮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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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육상부라서..."
너는? 하고 아랑의 동아리를 물었다. 운동회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말을 덧붙였다. 옛날에는 대회도 나갔어, 하는 말이 도륵 목 언저리에서 굴러나가려다가 막혔다. 굳이 할 필요 없는 말이 아닐까, 싶어서. 그럼 지금은 왜 안 나가요? 하는 질문에 답할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았다. 숨을 아주 작게 들이켜 말을 도로 삼켰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니까 말이야."
'공부 안 해서 그래.' 농조다. 사실 농담에 가까운 진담이다. 사실이니까.
"괜찮아,"
아랑의 가방을 들쳐맸다. 한쪽 어깨에는 민규 가방, 양쪽 어깨에는 아랑의 가방. 제 가방이 훨씬 더 가벼우니까 이 편이 훨씬 나았다. 애초에 짐꾼 역할은 익숙하기도 했다. 학교 운동부가 다 그렇지, 뭐.
예쁘고 귀여운거. 그것이 아랑이 현재 손에 들고있는 소라와 조개껍질들이겠지. 연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서 잠시 그것들을 다시 눈에 한번 담고, 아랑이 요구한대로 손등을 내밀었다. 아랑이 그의 얼굴을 보았다면 물음표가 하나 띄워져있는 얼굴을 볼 수 있었을테다. 그러다가 아랑의 손등이 그의 손등에 얹어지자,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질했다. 그것은 아랑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아니라, 아마 아랑이 양이라는 사실을 알고있기에 혹시나 만월 때처럼 또 자제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워 그랬을테다.
" ... "
그는 잠시 말없이 겹쳐진 손등을 내려다보았다. 그 뒤에 아랑이 작은 목소리로 소근거리자 피식 하고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애매한 대답을 내놓고서 그는 손등이 겹쳐진 손을 움직였다. 아랑이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아랑의 손등이 아닌 손바닥 위에 자신의 손바닥을 겹치려 했을 것이다. 아랑이 어떤 이유에서 손등을 겹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겹칠 것이라면 손등보다는 손바닥이 낫지 않겠냐, 라는 그의 논리였다.
" 사실 조금 안좋아. 그때 처럼은 아니지만, 조금 착 가라앉은 느낌? "
그것은 아마 아랑이 예상한 대로 오랜만에 만난 바다에 신나서 재능을 마구잡이로 써댄 탓이겠지. 조심했어야 한다는걸 알고있지만 자제하지 못했다. 결국에 저녁이 다 된 지금 그의 컨디션이 조금 나빠져버린 것이다.
아주 살짝 쿡이지만, 아가의 것처럼 말랑한 뺨의 감촉은 제대로 느껴졌을 테다. 금아랑이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뺨이 좀... 찔러보고 싶게 생겼지마안, 선배가 이런 장난 칠 줄은 몰랐는데에. 동그랗게 뜬 눈을 두어 번 깜박거리다가 빵긋 웃어주었다. “ 아주 살짝 쿡이니까 봐줄게요~ ” 어색하게 눈치 보지 말라고 웃어준 거지만, 뻔뻔스레 한 번 더 찔러봐도 되냐고 물었다면 그때는... 살짝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을까? 확실히 선배는 무례한 타입과는 거리가 있구나. 무례하긴커녕... 조심스럽게 배려해주는 사람이지. 동화에 나온다면 본인보다 작고 약한 동물을 해치지 않으려는 상냥한 곰씨인걸까.
“ 응, 편지에서부터어. ”
하고 빵긋 웃는다. 보물찾기로 시작한 것도 싫지 않았지만. <싫어하면.. 어.. 내가 다시 뭔가를 생각해볼게.> 구절 또한 싫지 않았다. 편지를 받을수록 괜히 무해하고 상냥하다고 느낀 게 아니지. 선물도 학생 신분에서 주고받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골라내는 것도 신기했고, 이쯤이면 인형을 선물할 법도 한데 인형을 선물하지 않았단 것도... 신기한 부분일까?
그런 걸로 싫어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야.
그런 걸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던데, 선배는 본인이 약간 관대한 편인 거 모르나 봐. 금아랑은 눈을 깜박거리다가 활짝 웃었다.
*
“ 난 따로 가입한 부는 없어요~ 다른 부들 구경하러 가는 건 좋아하지마안, 아마 특정한 부활동엔 가입 안 할 것 같아요오. ”
동아리가 없다고 대답하며, 다른 부들 구경하러 가는 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선배가 숨을 아주 작게 들이켜 말을 도로 삼켰다는 것은 알겠다. 무슨 말을 삼켰는지까진 모르겠지만. 묻지 않는 게 좋겠지.
“ 그게 건강엔 좋죠오, 실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이. ”
공부 안 해서 그래, 란 뉘앙스엔 조금 웃었을지도 모른다. 공부 안 해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기 때문에.
왜 다른 사람 가방 들어주는 게 익숙해 보이지? 양쪽 가방의 무게가 다른 텐데도 몸이 살짝 기울지도 않는다. ...힘이 센 편인지도 모르겠어.
“ 공책들이랑, 필통이랑, 복습할 책 한 권이랑, 물이랑, 간식 가방이랑... ”
파우치랑, 손수건(들이)랑, 반창고(들이)랑, 연고... 또 뭔가 더 있겠지. 연고...에서 말끝을 흐린 아랑이 빵긋 웃었다.
조금 장난칠 여력은 남아있나 봐. 애매한 대답에 입꼬리가 샐쭉 올라갔다.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만, 너 그러면 손에 모래가 조금 묻을 텐데... 라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손바닥끼리 겹치는 게 닿는 면적이 더 넓으니까 모래가 조금 묻더라도 이게 더 나으려나. 연호는 손에 모래가 약간 묻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 같기도 하고.
“ 으응, 그래. 그래도 많이 나쁜 게 아니어서 다행이야. ”
바다에 온 게 신나서 자제를 못 했나 보다. 그래도 많이 나쁜 게 아니라 다행이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다행이지이. 걱정했냐는 말과,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웃음. 잠시 고민했다가.
(금아랑이 입고 있는 레시가드... 레쉬가드가 맞는건가...?) 남색 일색인데 치마 아래 레깅스도 있어서 방어력 짱이랍니다 ㅇ.< 방어력 부족한 버전은 아랑이 가족이랑 아랑주만 알고 있어야지.. ㅇ>-< 크압... 아직도 할일이 많아.. 할일 끝내고 씻고 오면 대충 11시쯤일까요... (파김치행 될 예정)
>>358 하늘이네 주택은 저런 커다란 대문이 있는 집이 아닌걸. 대충 이런 느낌에 가까울 것 같네. 아무튼 레쉬가드 맞지 않아? 일단 아랑이는 저렇게 입고 있다는거구나! 일상 관전할 때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되겠구나. 아무튼 많이 바쁜 모양인데 남은 일정 화이팅이야.
>>359 하늘이네 집도 예쁘다....!! (와 넘 예뻐) 약간 목조? 부분도 있어서 더 따뜻한 느낌도 들어요 ㅎㅁㅎ 아랑이네 주택은 세련된 느낌이긴 한데.. (목조가 없어서 안 따뜻해 보이나...?) 맞춤법 검사기엔 레시가드인데, 쇼핑홈에서 보면 레쉬가드라 뭐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단 거에요... ㅇ>;< 오늘은 좀 할 게 많네요... ㅇ>-< 파김치되서 그대로 잘 수도 있으니까 민규주 연호주 답레는 늦을 수도 있음입니다... (흑흑)
>>360 하늘이네 주택보다 세련된 느낌이라고 생각해. 사실 어제도 이미지 올린 것을 본 것 같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런 혼용표현도 있는 것으로 알아. 정말로 표준어로 가자면 이거지만 실제로 많이 쓰이는건 이런 느낌으로 말이야. 대표적으로 자장면과 짜장면이 있지. 아무튼 다시 한번 일정 화이팅이야!
문하네 집은 오래된 노후주택을 리모델링한 거야. 다른 수도권 도시에서 살던 문하는 고등학교 입학식 전에 이리로 이사왔어. 집이 크지는 않지만 지하실도 있고, 4인 가족이 각방을 보장받을 정도는 돼.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거의 문하 혼자만 살고 있다시피 하기에, 문하의 방과 일년에 두 번 정도 집에 오시는 아버지를 위한 아버지 방을 제외하면 2개 정도의 방이 창고 용도로만 쓰이고 있어. 집의 청소 같은 것은 문하가 도맡아 하고 있고, 부동산과 관련된 이런저런 행정 처리는 아버지와 절친한 친구인 복덕방 아저씨에게 위탁해두었다고 해.
어서 오라구! 문하주!! 안녕안녕이야! 길거리에서 쉽게 바라볼수 있는 주택이로구나!! 저런 것도 되게 분위기 좋은데 말이야. 하지만 혼자 산다고 하니 조금 쓸쓸한 느낌이네. 무엇보다 2개 정도의 방이 창고 정도로만 쓰인다고 하니 더더욱 말이야.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면 좋긴 하지!!
아랑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치자 방금까지 아랑이 만지던 모래알갱이들이 군데군데 느껴졌지만 그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까슬까슬한 그 느낌을 싫어하진 않는지 알갱이들이 느껴지도록 손을 조금씩 꿈질거렸다.
" 날 걱정하는것 만큼 쓸데없는 일도 없을걸? "
그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그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튼튼하고, 다칠 염려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주변사람은 단 한번도 그가 다치거나 병에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걱정이란 그에게 생소한 것이었다. 아랑이 그를 걱정했다는 말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도 그런 이유일테다.
" 그러면 회복이 돼...? "
말했던가? 그는 늑대가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고있었다. 그야 그에겐 양 친구가 없었으니까. 어릴적부터 자신이 늑대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티냈던 덕분에, 산들고에 오기 전까진 거의 모든 양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거나 그의 옆에 다가가지조차 않았었더랬다.
아무튼 그는 아랑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겹치고 있던 손을 움직여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쥐려했다. 그러고는 눈을 감은채로 자신의 몸이 회복되는지 느껴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