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 북부대공, 동쪽에서 온 사절단, 서쪽에서 온 옆나라 제국이나 괴팍한 마탑주, 남쪽에서 온 이국적인 타국 왕자..많고 많은 서브의 세계..🤔 땃태는 어쩐지 동쪽에서 온 사절단 느낌이 나요! 여주가 "여기가 처음이시면 저랑 같이 둘러봐요!" 라는 제안에 손잡고 밤축제로 이끌면 겉으로는 "정말 그래도 될까요?" 라고 말하면서 속내를 모르게 웃어보이고 이끌려서 즐기는데, 막상 여주가 불꽃놀이가 예쁘다- 하면 "그러게요, 참 아름답네요." 하면서 여주 얼굴을 보고 있는..그리고 돌아갈 때 저게 먹어보고 싶다고 여주 시선을 분산시킨 뒤에 강도짓을 노리고 쫓아온 패거리를 슥삭하면서 "거슬리는 벌레가 많군.."하고 눈만 어둠속에서 빛나다가 여주가 돌아오면 시체를 저 멀리 치운지 오래라 다시 능글맞게 웃는..?
>>615 🤔그 포지션은 여주랑 큰 사건에 엮이지는 않지만 섭남과 남주가 여주가 위험에 빠져서 둘이 으르렁거릴 때 끼어들어서 화합시키고 결국에는 여주랑은 친구가 되며 대신 같은 사절단에 소속되어 있는 다른 여캐랑 썸타다가 (여캐와 여주는 친해졌다) 이어지는 포지션아냐? :Q
양반탈 멜리스가 인사랍시고 다녀가고 한 사흘쯤 지나서였나. 본가에서 편지가 날아왔다. 기다리던 물건을 갖다줄테니 라온에서 보자는 내용이었다. 당일 오후 약속을 당일 오전에 보내는 건 참 그녀의 남매 답다. 늦으면 두배로 귀찮게 굴게 분명하니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빗고, 이제는 자연스럽게 로켓 목걸이와 반지까지 확인한다. 올 때는 쌀쌀할지 모르니 얇은 겉옷도 챙겨 입고서야 그녀의 걸음이 기숙사를 떠났다.
서두른 덕분인지 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라온에 도착했는데 그런 그녀보다 남매가 먼저 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것도 외출을 잘 안하는 넷째다. 피곤한 얼굴로 벽에 기대 졸고 있는 걸 보고 다가가 깨우자 다크서클이 진한 눈이 그녀를 보고 반긴다.
"일찍, 왔네... 흐암.. 좀만 더 늦게 오지. 잘 자고 있었는데..." "이런데서 자지 마. 말 걸기 쪽팔리잖아. 그런데 기타는?" "...어..." "졸지 마."
정강이쯤에서 퍽, 소리가 나고 그새 졸던 넷째가 느릿하게 아야...하고 중얼거린다. 아 이거 안되겠다, 빨리 받을 거만 받고 보내려고 주변을 슥슥 보니 보여야 할 기타케이스가 안 보인다. 어딨냐고 재차 묻자 어깨에 메고 있던 걸 내려서 준다. 기타보다 작은 바이올린 케이스였다. 왜 이거냐고 묻기도 전에 넷째가 말하길, 기타가 부정을 탔는지 줄을 새로 달 때마다 끊어져서 대신 가져온 거란다. 부정이란 말에 재앙을 떠올린 그녀는 더 생각하기 싫어 알았다고 하고 얼른 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는데, 이후에 볼 일이 있단다. 것도 가림빛에.
"거긴 또 왜?" "거기..브리랑 헬리...심부름...있어.." "아니 왜 그걸, 됐다 왰어. 알았으니까 움직여. 잠들면 버리고 갈거야. 빨리."
또 졸까봐 등을 떠밀다시피 하며 가림빛과 라온의 경계인 귀곡탑 근처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탑 너머로 갈 수 없으니까 근처까지만 갔는데 비틀비틀 가는 모습이 영 불안해서 그냥 떠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가는지 안다고는 했는데, 가다가 길 잃고 도로 나오는 건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들고. 라온과 귀곡탑을 번갈아 보다가 으휴, 하고 한숨을 쉬며 탑 근처 어딘가에 적당히 앉았다. 아마 베인지 오래 된 그루터기였던 거 같다. 옆에 바이올린 케이스를 두고서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제대로 갔겠지- 싶을 때까진 있으려고 했다. 설마 누가 오겠어, 라는 좀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628 서브 마탑주는 마탑에 짱박혀서 여전히 괴팍하게 마탑의 일원을 괴롭히지만..나중에 나 방랑할거다~ 해서 방랑해서 여주를 위한 이상한 선물(주로 타 나라의 희귀한 꽃인데 사람을 잡아먹는 꽃이래. 짜증나면 이 꽃을 들이밀어버려. 이런 편지를 동봉하죠..?)을 주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거나 이종족과 엮이거나...드래곤이 섭남으로 나오면 계약해서 반려로 살기도 하죠..🙄
그녀는 그냥 거기 앉아있을 뿐이었다. 한번 가볼까 하듯이 가림빛 쪽을 보긴 해도, 다리를 뻗은 채 구두의 앞코를 까딱거리기만 할 뿐. 일어나서 서성이지도 앉았다. 보통의 학생이었다면 한번 넘어가볼 법도 하지만 그녀는 흥미가 없는 곳에 굳이 발을 들이진 않았다. 괜히 돌아다녀서 연인을 귀찮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그냥 앉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할미탈- 샤오가 나타나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 안녕. 샤오 씨. 오랜만이네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먼저 반가운 듯 인사를 했다. 그 사이 여러 일이 있었으니 대하는게 껄끄러워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제 기분대로 행동한다. 반듯한 인사 대신 고개만 까딱이고 샤오의 물음에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이런 곳에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다. 그녀는 옆에 놓아둔 바이올린 케이스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아까 집안 사람이 이걸 갖다주러 왔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가림빛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배웅 겸 데려다주고 그냥 앉아있었어요."
시시콜콜한 사정은 하기도 귀찮고 듣는 쪽도 그리 즐겁지 않을테니 적당히 추려서 얘기한다. 그리고 그녀가 샤오를 슥 보니 저번과 달리 빗자루에 통 같은 걸 들고 있고, 탈도 안 쓴 모습이라 저절로 고개가 갸웃 기울어졌다. 그 의문은 곧장 입 밖으로 흘러나왔고.
"그러는 샤오 씨는 어디 가시는 길이래요? 누구 만나요? 그거 주러."
다른 탈이라면 바로 윤을 만나나보다 싶었겠지만 샤오는 왠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얼마나 제대로 대답을 해줄지 모르지만 일단 궁금하니 물어보자는 식으로 물음을 건네곤 빤히 바라보았다. 그 사이 탈만 없으면 그냥 일반인으로 보이는구나, 같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대충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들의 힘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전무한 것은 아닌지, 당신의 말은 마치 머트랩 용액과 같아서. 나아지지 못하고 점점 악화만 되어가던 제 마음속 불안감을 조금은 치유해 주었을까. 하지만 그 불안감을 완전하게 치유하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긴 시간을 들여야 상처가 낫는 원액처럼. 결국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당신의 말을 들으며 스베타는 다시금 차를 한 모금 마시고서 잔을 내려둔다.
"상대를 생각한다면 어려운 일이겠지만. 하라고 하시면 그리하겠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사고나, 다른 이들의 분노로 인하여 그들이 절벽 끝에 몰린다면."
그때엔 그들이 죽지 않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요? 스베타는 이어 묻고선 당신의 반응을 살피며 생각한다. 여우가 바라는 것은 혼돈. 그 혼돈으로 빚어내려고 하는 것이 무엇일지. 그 속에서, 무질서의 위에서 이전의 전쟁과 같은 목적을 이루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의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그 목적이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목적인 것인지...."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선, 당신이 건넨 부적을 스베타는 두 손으로 받아들어 살핀다. 그리고 이어진 당신의 말에 스베타는 고민에 잠긴 듯. 부적에서 시선을 떼어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