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 두명이 인생에 대해 논의하는 시덥잖은 건배사, 끝까지 깐족거리는 여인과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그. 나름의 공모 관계를 구축한 둘은 그렇게 헤어졌다. 어느 한쪽도 기를 쓰며 핏대를 세우지 않았던 좋은 결과였다. 이제 누구도 죽지 않을 상황을, 아니, 누군가는 죽겠지만 일단 이 속내 모를 두명이 아끼는 사람은 죽지 않을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어떻게든 될 일이다. 지금까지도 죽지 않고 살았으니 앞으로 더 노력하면 될 것이다. 그는 곧 죽을 팔자를 타고났고 변수가 없는 한 졸업까지는 이 계약을 이행할 생각이다. 그는 계약 조건대로 내색하지 않기로 했고, 돌아오고 나서 마노를 집요하게 노려보며 Hate를 외치는 달링을 달랬다. 평상시와 같은 날을 보내는 것으로 아무일도 없이 잘 마무리 되는 하루였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여인은 간식거리를 소복하게 담고 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예의상 하는 말이겠거니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 "이런 선물을 줄 거라곤 예상치 못했네만." 하며 거절하려 했지만, 반짝거리는 사탕과 상자에 담긴 초콜릿을 물끄러미 보고 결국 받아들고 말았다. 각종 간식이 그를 불렀다는 핑계였다. 그는 몰랐지만 초콜릿을 향한 시선이 유달리 생기가 만연했다. 히죽히죽 웃고 내빼는 모습이 얄미웠지만 나중에 다른걸로 돌려주면 되는 일이었다. 복수는 나중 일이다. 두고보자.
간식이 든 바구니를 들고 방으로 돌아간다. 당신이 Oreo를 먹고 있을지, 아니면 Mars를 먹을지, Skittles를 먹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달링이 날개를 펼치고 다가와 바구니 손잡이에 턱 앉는다. "선물 받았단다." 하고 짧게 운을 뗀 그는 달링을 능숙한 손길로 긁어준다. 기분이 좋은지 고양이가 골골대는 소리를 어색하게 따라하고는 횃대로 다시 날아간다. 바구니에선 좋은 향기가 났다. 사탕의 과일 단내, 초콜릿의 부드러운 향, 오, 이건 쿠키인가? 가장 위에 보인 작은 유리병을 집어들어 위로 들어올려 본다. 유리알 같은 사탕은 빛에 비추니 속이 비쳤다. 한눈에 봐도 얇아보였다는 뜻이다. 아마 이게 겉은 사탕이고 시럽이 톡 터져서 눅진하게 단맛이 스미는 사탕일 것이다. 같이 먹으라고 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만약 감정표현이 풍부했다면 몸서리를 쳤을 것이다.
그는 사탕을 한번, 당신을 한번 본다. 그냥 입에 넣어주고 자신도 하나 먹으면 될 일인데 작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가 10살 많아졌을 적 인간의 온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주제에 호기심과 절애를 품어 재앙을 초래했으면서도 이번에도 같은 일을 반복하려는 것이다. 당신이 이렇게 사탕을 주는 것은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고, 절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고쳐야 하고, 당신에게 상처가 됐을지도 모르는 행동이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는 차라리 자신으로 덮어버리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욕심이 스물스물 기어나온다. 양심이냐, 욕망이냐. 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사탕이 든 병을 들고 조심스럽게 당신의 곁으로 다가갔다. 어차피 욕망이 이겼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가, 이것 보렴. 사탕을 받았단다."
그는 사탕 병을 가볍게 흔들고는 코르크 마개를 열었다. 하나를 집어들고는 고개를 기울인다. 검은 머리카락이 한터럭 흘러내린다. 흐린 경계의 눈동자 뒤로 그가 고민하듯 당신을 가만히 마주보더니 운을 뗀다. 아마 당신의 무릎 위로 가볍게 올라왔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당신을 내려다보며 긴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을 것이고, 사탕을 입에 물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요컨대 그가 어떤 모습을 보였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내 아직 사탕을 먹는 법이 익숙치 않은데. 가르쳐주지 않으련."
얌전한 고양이는 부뚜막에 올라가는 편이며, 그는 원내에서 제법 얌전한 고양이에 속했다. meow.
백정: 부네야, 나눗셈에서 나머지가 뭘까. 부네: 멍청아, 우리는 주인님께 충성하지. 백정: 응. 부네: 그 위선자가 지금 주인님의 심기를 건드리고 단독 행동을 하지. 걔가 나머지야. 레오: 쿠키가 달리면 '쿠키런'! 펠리체: 그럼 발렌타인 선배가 달리면? 레오: '저런'... 지나가던 발렌타인: 초랭이: 잔업이 없고, 건강에 신경 써주면서, 한 명 한 명 나중에 벌어 먹고 살기 위한 능력을 형성하는 걸 고려해주며 근로자를 소중히 해주는 그런 직장은 없는 걸까~ 할미: 아즈카반. 초랭이: 할미: 선비도 갔는데 너라면 당연히 갈 수 있다고 봐. 혜향: 아무도 믿어주지 않겠지만 얼마전 숲 근처에서 니플러 무리에게 포위당한적이 있었단다.. 백정: 부네야, 부네야. 들어봐. '초코칩 스트로베리 크림 프라프치노에 엑스트라 휩초코칩이랑 초코 시럽 추가*'가 무슨 주문이야? 부네: ..뭐?
* 발렌타인이 주문한 내용 각시: 얘, 내 수명을 감히 네가 잴 수 있다고 보니? 레오: 앞으로 10… 각시: 하! 앞으로 10개월? 레오: 9… 8… 7… 6… 5… 내가 널 진짜 쳐죽여버린다. 주양: 우리 여보야는 지금 어딜까? 단태: 우리 자기의 마음 속? 주양: 수작부리지 말고 당장 오는게 좋을 걸? 나 애타니까. 윤: 내 사랑아, 너는 항상 내생각만 하는 거니? 펠리체: 네. 그럴 건데요, 왜요-? 윤: 나도 그러니까. 아성: 발렌타인, 감기라며, 괜찮아? 나 걱정돼서 8시간 정도 밖에 못 잤어. 발렌타인: 8시간 정도면 숙면인데 차라리 자네는 날 걱정할 생각이 일절 없다고 하는게 더 이롭지 않나. 무기: 악몽이라도 꿨는가. 안색이 좋지 않군. 스베타: 아, 그게..어제 분명… 다한 과제를 날리는 꿈을 꿨거든요. 무기: 그런데? 스베타: 그게 분명 꿈이었는데.. 매구: 나 정도면 인재지 할미: 인간재앙. 백정: 발렌타인… 여기에 약을 탔구나…. 발렌타인: .. 백정: 발렌타인은.. 내가 이걸 마시길 바라는거야? 발렌타인: 그렇지. 백정: 그렇구나… 발렌타인이 주는걸 내가 어떻게 거절하겠어……. 발렌타인: 아가, 10분이나 이 소리를 하고 있구나. 얼른 마시고 자렴. 딸기맛이잖니. 백정: 약 싫어.. 주양: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발렌타인: 즐길 수 없으니까 피하는 게지. 펠리체: (리치랑 산책중) 윤: 와! 귀엽다. 쓰다듬어 봐도 돼? 펠리체: 그래요. 선배라면 좋아할 거ㅇ.. 윤: (펠리체 쓰담) 펠리체: ? 단태: 말 끝에 쭈를 붙이면 귀엽다는데. 레오: ...어쭈? 건: 스베타 학생, 나랑 곤이 물에 빠지면 누구를 구할 거니?? 스베타: ..무기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 할게요.(침착) 단태: 자기야, 좋은 아침! 주양: 여보야, 그 호칭 말고 다른 건 없어? 너무 유치하잖아. 단태: …음, 고려해볼게.
(다음날)
단태: (치명적인 미소!) 잘잤니, 나의 아기고양아? 주양: 세상에, 여보야…… 아성: 뼈가 없는 동물을 뭐라고 부르더라? 순살? 스베타: 연체동물 아닐까요? 각시: 이거 보기드문 싸가지네? 발렌타인: 거울 보게, 드문가. ~등교중~ 건: 아성 학생! 왜 이렇게 늦게와? 아성: 아 저, 선생님께 허락 받았는데요! 건: 그래? 나는 허락 안 받고 늦었는데! 레오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갈까? 라고 물었을 때.
스베타, 아성: 천국이라 답한다. 단태, 주양: 당연히 지옥이라 답한다. 펠리체, 윤 : 어디에도 가지 못한다고 답한다. 발렌타인: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