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이전부터 그게 궁금했어요. 과연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생명의 부재, 혹은 생명의 끝이 죽음 아닌가요?" " 그렇다면 생물이 죽을 때는 현무가 그에게 죽음을 주입하는 형태인가요? 아니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삶과 죽음을 각기 다른 사방신이 맡는 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생물의 죽음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현무가 명이 다한 이에게 죽음을 주는 것인가 그렇다면 명이 다한 이라는 것은 청룡이 정하는 것인가 현무가 정하는 것인가.
" 그래도 상관없어요. 청룡이 생명을 주관하는 건 확실하고 결국 모든 삶은 그의 손에 있으니까요. 작은 벌레들부터 우리 학생들의 생명도요. " " 현무도 마찮가지에요. 그가 원한다면 누구도 죽지 않을테니까요."
건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속력을 올려, 청궁 상공을 천천히 날기 시작했다.
" 곤 사감쌤한테는 감초 사탕을 좀 많이 뿌리는 게 어때요? 항상 애매하게 뿌리니까 보복을 당하죠."
그리고 자기 주머니에 있는 사탕 반통를 청궁 상공에 뿌렸다. 사탕들은 학생들을 향해 입질을 시작했고 많은 학생들이 아파하며 사탕과 싸웠다. 결국 모두가 맛있는 사탕을 즐겼다.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까마귀 사냥이라는 말에 달링이 잠시 고개를 들어 당신을 빤히 쳐다보다 다시 쥐를 뜯었다. 원내의 쥐는 통통하기 때문에 특식이다. 본가에서는 잘 맛보지 못하는 것을 여기서라도 즐기는 것이다. 그도 딱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쥐를 잡는 건 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니플러를 잡아 뜯는 것보단야 훨씬 나은 선택이기도 했다.
공석인 자리를 대신하기보다 아예 눌러앉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점이 미심쩍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생각을 읽는 재주는 없었기 때문에 "조만간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도록 하지." 하고 답했다.
"자네는 공석인 자리를 대신한다면 다른 학년대표의 순찰 루트에 겹치지 않도록 필히 알아야 할 텐데 내가 청궁, 주궁, 백궁, 현궁. 이리 마름모꼴로 순회함을 정녕 모르는 겐가?"
그는 진심으로 물었다. 순찰 자리가 겹쳐 다른 곳이 비는 것을 자처하는 것 자체가 싫었기 때문에 그는 다른 대표에게 자신의 순찰 루트를 미리 알려주곤 했다. 겹친다면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겹치기라도 했다면 그는 가차없이 1점을 차감하려다 취소하고는 했다. 달링은 고개를 들고 당신을 바라보다 반도 먹지 못한 쥐를 발톱으로 쥐고 부리로 머리를 덥석 물었다. 그리고 뜯어내 한입에 삼켰다. 그는 "그러다 체하니 제발 천천히 먹어주련." 하고 달링을 달랬다. 이 영리한 새가 지금 상황을 알아듣고 삐진게 분명하다.
이제 달링이 토라진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는 오랜 시간동안 인내했다. 말투를 따라해도 마법을 쓰지 않았고, 비아냥거려도,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놔도 점수 차감 없이 넘어갔다. 그가 만약 수행하는 중이라면 깨달음을 얻고 득도했을 것이다! 가문 욕을 들어도 그러려니 싶었지만 국화주에서 결국 그의 인내심은 폭발했다. 이런 날이면 그는 마법을 쓰곤 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러면 죽여보게."
그의 어색한 표정이 천천히 풀렸다. 진심이 담긴 미소였다. 감정이 서투른 그는 웃는 순간이 드물었는데, 화가 난게 분명했다. 뒤로 그가 앙상한 손가락을 들어 목의 한곳을 가리켰다.
"이쪽을 향해 섹튬셈프라를 쓰면 아무리 보호 주술이 걸려있다 해도 경동맥의 손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죽을 테지. 탈이었으면 죽었을 거라 했나? 재밌군. 내 타 학생에게 듣기로는 살인 저주를 쓰지 못한다 들었네. 헌데 어떤 방법으로 죽일지 자네는 알고 있는 듯 하군 그래? 크루시오로 인한 쇼크사인가? 아니면 역시 과다출혈인가? 죽여본 적이 있나? 아니면 죽는 장면을 직접 보고 어설프게 따라해보려는 셈인가?"
우습군! 그는 하! 하고 날카롭게 헛웃음을 뱉었다.
"추모하는 시간동안 고작 다시는 국화주를 만들기 싫고 누군가 슬퍼하는 꼴이 보고싶지 않았나 보군, 그래. 그게 정상적인 태도지. 누가 깊게 이해하려 드나. 죽으면 끝이고 죽은 사람들만 앞날 창창했는데 아깝지. 탈 쓴 정신병자 때문에 또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 안 그래?"
그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낮아졌다. 아. 삶과 죽음의 경중에서 죽음을 감히 슬픈 것으로 취급하는 자. 죽었을 것이라고? 죽음을 뭘로 생각하길래 죽었을 것이란 말을 협박으로 사용할 수 있지? 그의 역린을 건드린게 분명했다. 아니면 달링이 옆에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다 날개를 펼쳐 저멀리 나무 사이로 숨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 반대로 생각해봅세. 원내에서 10명이 죽었네. 가장 안전하다 생각된 공간에서 마법부는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지킬 수 없으며, 탈이 죽이러 왔을 때만 반격을 할 수 있으니 그 순간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 것 같나?"
그는 이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듣자하니 현궁 소속이었던 매구의 추종자가 아무렇지 않게 탈옥했다고 했다! 마법부도 믿을 수 없고, 학교에서는 임시 휴교라는 말만 했다. 그렇다고 탈이 안 올 것 같나? 정상인이면 안 가는게 맞지만 그들이 정상인이던가?
"내 자신을 과신할 수밖에 없네. 교수가 무얼 했지? 그동안 사감은 뭘 했지? 사람이 죽는 동안 뭘 했냔 말이야. 교장은 무얼 하고 있지? 계획이 있는 건가? 그러면 학생의 목숨을 내놓고 지금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는 말 아닌가?"
진절머리가 났다.
"나는 자네들이 그 빌어먹을 국화주를 만드는 시간동안 원내에서 희생된 10구의 시체를 직접 염을 하고 토막난 곳을 꿰맸네. 이미 뜯어먹혀 없는 신체 부위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서 솜과 밀랍으로 넣어 채웠고, 최대한 죽기 직전의 모습으로 보내주려 했네. 눈 감지 못한 것을 죄다 눈 감겼고 수의를 입혀 관에 넣었어.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가? 이 학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일세. 원내의 보안이 이따위인데 이제 믿을 건 내 자신 뿐이 아닌가. 국화주를 더 만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나? 꿈 깨게. 앞으로 몇번이고 더 국화주를 만들게 뻔하니까. 그게 나만 될 줄 아나? 너도 될 수 있다 이 소리지. 머리가 아직 잘 돌아가고 눈치가 있다면 고작 3년 전만 해도 원내에서 미친 새끼 성질을 긁어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아즈카반에서 탈옥해서 뻔뻔하게 돌아다니고 있음을 자네도 알 텐데?"
손에 쥐여 매달렸던 로켓의 사슬이 손바닥을 타며 힘없이 늘어졌다. 로켓 사이에 무언가 끼워진게 분명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로켓 사이로 가느다란 실같은 무언가가 같이 살랑였다. 늘어진 로켓처럼 그의 목소리에도 힘이 빠졌다.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가 잠시 소맷단으로 입을 가리고 밭은 기침을 했다.
아무래도 벨이 화난 포인트는 너 죽는다! 이게 맞긴 한데 정상인 입장에서의 날 지금 죽을 사람으로 보는거야? 보다는 원내에서 실제로 사람이 죽은 사건이 일어났고 개미 하나조차 신뢰할 수 없는 마당에 지금 저 말이 나오나+여기 가문 사람들은 죽음이 하나의 문화인데 지금 나랑 죽음으로 토론하자 그건가+지금 네가 내 단 하나뿐인 여신인 달링을 역겹게 쳐다봤냐 이 복합적인.......무언가네요..🤦♀️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왠 숲 한가운데였다. 이상한 곳으로 끌려온건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학교 앞 숲이었지만. 왠지 주저앉아있던 몸을 일으키자 주변에 숨어있던 니플러들이 우수수 도망간다. 그 모습들을 보며 키득이고, 일단 숲에서 나가는 것부터 했다. 오기 전에 샤워했는데 돌아가서 또 해야 할 판이었다.
휘적휘적 나무와 수풀을 비집고 나와보니 어느새 통금시간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아까는 분명 아니었는데.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며 학교를 향해 걷는다. 그리고 가는 길에 새로운 페인트볼을 발견했다.
통-
가벼운 소리와 함께 공을 차올려 그대로 손바닥에 안착시킨다. 어쩐지 요 말랑말랑함이 낮설지가 않은데. 하도 터뜨려서 그렇겠지. 약간의 위화감을 무시하며 공을 터뜨렸다.
"강제로 너의 하루가 다방면으로 전세계에 중계된다면?" 발렌타인: 정말 그런 짓을 하고 싶나? 내 자신도 떳떳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네만 자네의 그...관음하는 행위 말일세. 그래. 그 뒤틀린 성벽 따윈 알고 싶지가 않았네. 나를 중계해서 무얼 하려는 겐가. 그래도 굳이 중계하겠다면 네뷸러스로 숨어 사는수밖에 없겠군.
"어떤 초능력을 얻고 싶어?" 발렌타인: 그런게 굳이 필요한가?
"비밀요원이 된다면 코드네임은 무엇으로?" 발렌타인: 오, 생각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네만. 코드네임이라. 귀찮으니 위스키*로 합세.
>>182 저, 저, 제가, 부빗을 받았어요!!!!🥰🥰🥰🥰 이렇게 기쁜 날은 없네요!((기뻐서 방방 뛰어요!!)) 제 다갓이 무섭다뇨! 다갓님께서 혼란만 점지하지 않는다면 저는 가장 무해한 벨주랍니다.🤨 그렇지만 크라임씬 캡틴은..((동의해요..)) 이번엔 과연 어떤 작대기가 있을까요..
어려졌다. 9살때의 모습은 안봐도 뻔했다. 그는 작은 체구로 차마 담배도 피울 수 없어 방을 연신 빙빙 돌며 짜증을 속으로 삭혔다. 다행인 점은 머리가 아파도 10년 뒤 지금과는 달리 깨질 정도도 아니고, 짜증을 삭혀도 쓰러질 몸은 아니란 것이다. 그 점을 위안삼다가도 지금을 생각하면 또 짜증이 올라오니 딜레마다. 결국 아이처럼 한번 발을 크게 굴렀는데, 그때 굴러들어온 페인트볼은 퍽 소리를 내며 터졌다. 그가 맑은 목소리로 걸쭉한 욕을 외쳤다. "Bloody Hell!!"
절벽과 금지된 숲은 위험함의 종류가 다르다. 고 얘기할까 했지만 관둔다. 말을 꺼낸 당사자가 농담이라 치부하며 가볍게 여긴 말에 일일히 주석을 다는 것만큼 무의미한 짓도 없다. 무엇보다,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하고. 타인에의 무관심은 말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농담조차 제대로 받아넘기지 않게 만들어갔다.
그리고 말을 아끼는 건 그녀만이 아니었으니.
금줄을 따라 걸으며 건넨 질문에, 뒤에서 들려오던 인기척이 멈춘 듯 했다. 힐끔 돌아보자 달을 올려다보는 단태가 보인다. 그 모습만 확인하고 다시 앞을 보았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다가 금줄의 중간쯤에서 멈췄다. 서로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닿을 수 있는 거리를 딱 유지한 채, 고개를 들어 달을 보았다. 빈틈 없이 둥글게 꽉 찬 달이 창백한 우윳빛을 흘리고 있었다.
"그거, 이미 잔뜩 취한 사람이 하는 말처럼 신뢰감 전혀 없다는 거, 선배도 알죠?"
그렇게 한마디를 하고 위를 향하던 고개를 조용히 내린다. 고개릐 기울어짐을 따라 머리에 꽂힌 지팡이의 장식이 달랑 달랑 흔들린다. 별로 믿을 만한 소리를 듣고 싶었던 건 아니라고 덧붙이며 몸을 돌려 금줄을 뒤로 했다. 그대로 단태를 볼 듯 했으나, 그녀는 시선을 약간 아래로 향하고 말을 계속했다.
"보름달은 광기의 상징이기도 하죠.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진 않아요. 그랬다간 제 남매들은 보름날마다 피튀기는 싸움을 해댔을테니까요. 그럼 누구에게 해당되느냐, 그건 말이죠."
쿡쿡쿡. 일부러 말을 끊고 좀전과 같은 웃음을 흘렸다. 이 말을 하는 것이 우습다는 듯이, 이 말 자체가 우습다는 듯이.
"그런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거에요. 짐승이라던가, 미치광이라던가."
그제야 그녀의 시선이 단태에게 향했다. 가늘게 좁혀 웃는 눈을 하고서 몇초간 바라보다가 제 정면을 향해 돌아가고, 멈추었던 걸음이 움직였다. 숲의 초입에서 나가는 길을 향해서였다.
"제 산책은 이쯤 할까 하는데. 선배는요?"
두어걸음쯤 나아갔을 때 그녀가 형식상의 물음을 던졌다. 그대로 말없이 가버릴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예의를 차려줄 용의가 남아있었나보다.
조막만한 날개는 별로라니까 이번엔 또 큼지막한게 달렸다. 갈색과 검은색의...매? 크기나 그런게 매의 느낌이다. 아니면 솔개일지도.
날개를 두어번 퍼덕인 후, 그럴듯한 날개를 달고 날지 못한다는 건 참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뭐, 딱히 날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니까 차분히 접어놓고 기숙사로 돌아간다. 가는 동안 등 뒤의 무게가 어색해 몇번 기우뚱거려야 했다. 그래도 어찌 어찌 기숙사까지 와서, 최소한 날개는 없애고 들어갈 생각으로 근처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페인트볼을 찾아보았다.
이곳저곳 뒤적-거릴 필요도 없이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나서 좀 놀랜 건 비밀이다. 냉큼 볼을 잡아 터뜨렸다.
>>203 괜찮다고 봐요. 마름모 순찰은 대표에게만 발렌타인이 통보했던 거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다들 예민했을 거예요. 사람이 죽었는데 정상적으로 나올 수 없는게 사람이니까요. 갈등은 사람마다 반드시 있는 법이고, 저는 저 상황에서 아성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봐요. 하지만 아성주가 원하신다면 레스를 제가 조금 더 유하게 바꿔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