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퀘스트(제한, 주의사항 확인 필수): https://www.evernote.com/shard/s662/sh/409d36f0-d625-4fa8-8df0-9df4bb9aee95/030cc87ff6ca3c1a1cd392b6299bf69c
10. 웹박수: https://forms.gle/mss4JWR9VV2ZFqe16
MA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음료는 계절에 어긋나게 싹을 틔워서 꽃을 피우는 국화꽃으로 만든 국화주다. 그렇기에, 그 신에게서 태어난 신수들을 모시는 동화학원에서는 학교의 학생이나 교직원이 사망하게 되었을 때, 그들을 추모하고 MA에게 그들의 영혼을 잘 지켜달라는 의미로 국화주를 바치게 되었다.
그의 책상에는 일전에 배운 어둠의 마법 방어술 복습을 위한 양피지 여러장과 깃펜, 잉크, 그리고 초콜릿이 담긴 하트모양 상자가 있다. 질서정연한 책상 위의 물체는 지난 6년동안 위치가 변하는 법이 없다. 손을 뻗어 초콜릿을 먹을 위치도 정확해야 하고, 잉크를 적시기 위해 놓인 잉크병도 늘 그자리에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실수로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짜증이 났다. 그게 당신이나 달링이라면 인내심을 백번 발휘해서 참겠지만, 가문원이라면 참지 않고 성질을 내며 관에 20분동안 생매장을 했을 것이다.
그는 이번 복습을 모두 마친다. 아무리 생각해도 호크룩스를 그냥 알려주지 않은 것 같았다. 가설이지만 매구는 호크룩스를 찾기 위해 학교를 습격하는게 아닐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나? 그는 손을 뻗어 내용물을 확인하지도 않고 씹었다. 퍽 소리가 났다. 그는 더러워진 양피지와 입에서 뚝뚝 흐르는 페인트를 보며 미간을 짚다 휘청이더니, 기절해버렸다.
>>0 [스베틀라나 이브코프/리의 술 빚기] 수행 백궁은 기억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조화를 놓쳐 떨어트릴까, 손가락 끝으로 조화를 살며시 누르고서 리 사감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러운 걸음을 옮긴다. 발을 떼어낼 때마다 찰랑이며 물소리가 울린다. 이내 리 사감 앞에 선 스베타는 가벼운 목례를 하고서, 병과 함께 흰 조화와 부적을 내밀어 보인다.
"물병은 감 사감님께서. 부적은 무기 사감님께서 리 사감님께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그리고서 당연히도 스베타는 리 사감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인다. 숨소리조차 죽인 채 조용히 의식의 과정을 지켜본다. 그 모습은 영혼을 달래고 위로하는 듯 보였을까. 이내 조화가 병에 담기자 스베타는 뚜껑을 닫았다.
>>0 [은 하/감의 물 긷기] - 수행 이미 한 번 해봤던 일이지만 힘을 쓰는 일이다보니 쉽사리 숙련되지 않았다. 저번에도 돌아가고 나서 근육통에 시달릴 뻔했었지. 부모님께 물려받은 몸이 깡근력 자체는 좋아 다행이었다. 운동을 하면 되지 않냐고? 열심히 운동 하는데 근육이 안 붙으면 성별이 의심받지 않겠어. 아무튼 그래. 나군은 게으른 게 아니야.
마지막 양동이가 될 듯한 것을 끌어올리고 있을 때, 우물물을 기는 데 마법의 힘을 빌리지 말란 말은 없었다는 게 문득 생각났다. 자체 오블리비아테 하기로 했다. 이런.
떨어트리지 말라는 말에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흰 국화에 물이 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물병을 든 채 동동동 리 사감에게로 가려 한다.
>>0 [은 하/감의 물 긷기] - 완료 건네주고 다시 가져오기. 말은 어렵지만, 그냥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만 받으면 된다. 별 일은 없었다. 리 사감의 의식이 시작하기 전, 국화꽃을 건네고 물병의 뚜껑을 열고 기다릴 준비를 했겠지. 준비라고 할 것도 없는 마음의 준비를.
>>0 [은 하/리의 술 빚기] - 수행 포그르한 마시멜로를 코코아에 넣어서 마시고 왔더니 오늘은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끔 피곤할 때는 이상한 생각이 스멀스멀 밀려나오기도 하는 법이지. 지금은 괜찮아. 게다가 마시멜로가 아주 온건하게 사람을 놀래키는 정도면 아주 양호하지. 리 사감님은 물에 길들이려는 듯 꽃을 담았다 빼며, 물방울을 손아귀에서 똑똑 떨어트려 꽃잎 위를 매끄러지게 하기도 한다. 한 번 본 풍경은 그리 신선하지 않았으니 이제부턴 기다림의 시간이다.
이번 페인트볼과 저번 유리병과의 큰 차이를 하나 꼽으라면, 불쾌함의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벌써 몇번째인지 모를 환상을 보고 난 그녀가 한 생각이었다.
유리병 때는 하나 하나 직접적이고 선명해서 그 불쾌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미로 치환해서 보이니 그냥, 재밌게 보인달까. 어쩌면 그 사이 일어난 변화가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나 그것도 예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
누군가 그녀의 옆을 지나가며 날개에서 무언가 떨어뜨렸다. 반사적으로 잡고 보니 페인트볼이었다. 참 별 희안한 곳에서 나오네. 이왕 잡은 김에 터뜨리기로 하고, 두 손을 맞대 손바닥 사이에서 으스러뜨렸다.
신꽃, 무당이 사용하는 꽃. 그러나 무기 사감은 추모 용도의 신꽃을 접어야한다고 말한다. 종이 꽃은 어릴 적 카네이션 접기가 끝인 아성은 카네이션도 아니고 그 이상의 난이도를 자랑할 것만 같은 국화꽃을 접어야한다는 사실이 믿지기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우연치 않게도 아성은 국화꽃을 쉽게 접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흰 색의 먹는 종이로 열심히 국화꽃을 접어본다. 먹는 종이는 라이스 페이퍼 밖에 모르는 아성이었지만 투덜거리지 않고 조용히 손가락을 움직인다. 아성은 망각이라는 것을 인간에게 준 존재가 있다면 그는 분명 그 어떤 존재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존재일 것이라 생각했다. 당장 이전까지만해도 꽃 한송이를 꺾으며 당장이라도 희생된 이들을 추억하며 울 것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지금은 그저 조용히 애도하는 마음 뿐이다. 예쁘기다기보단 그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접은 꽃을 완성한다.
만일 자신의 가족, 연인, 친구가 죽는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따라죽을 듯 오열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빈자리를 크게 느낀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가면 사람들은 서서히 죽은 이들을 잊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의 일상으로 복귀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죽은 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남겨진 자들을 위해서.
희생된 10명의 학생들은 과연 남겨진 학생들이 어떻게 살길 바랄까? 자신들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따라 죽어라? 아니, 고작 잘쳐줘도 친구가 늘뿐이다. 평생 자신들의 죽음을 슬퍼하라? 아니, 그들이 얻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답은 얼른 자신들을 잊고 일상으로 복귀하라는 것이다.
자신들을 사랑하는 이들이 얼른 자신들을 잊고 이전처럼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죽은 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리라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