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선반에 올려놓은 과자 같은 게 맛이 없어봐야 얼마나 없겠나< ㅋㅋㅋㅋㅋ 아.. 아랑이는 안전한 과자를 골랐지만, 문하 불닭볶음면도 안 먹어봤겠죠... ㅇ>-< (먹일 수는 없겠지만, 반응이 궁금하다) 문하주는 답레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다려 주세요... ㅠㅠㅠ (쌓여있는 그릇들 봄) (안보고 싶음)
>>500 해인이가 올바르게 자랐다면 가질 성격이기도 하죠! 약간 능글캐 ... 지금도 약간의 능글캐 속성이긴 하지만요. 그게 뭐에요~ 하고 칭얼대면 큭큭대고 웃으면서 가서 선생님들한테 내 마음을 좀 전하고 와줄래? 다 전하고 올때까지 오면 안된다? 하고 쫓아내는 척 ...
>>503 사하는 휘뚜루마뚜루 입을 수 있는 거면 다 주워입지 않을까.... 큼지막한 셔츠에 반바지나 반팔에 청바지나 원피스.. 그냥 편하구 무난한 거 다 입을 거 같읍니다 해인이 사복도 알려줘! >>505 홍현이 캐릭터성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실험복에서 귀여워서 빵 터졌어 ㅠㅠ
경아는 과거를 되짚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경아는 과거에 '어쩌면' 혹은 '만약'으로 시작하는 꼬리표를 붙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신의 말에 그런 수많은 가정들이 떠오르는 건 피할 수 없었다. 만약 나를 좋아한다 말해주는 네가 있었더라면, 내가 이토록 뒤틀린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함께 행복해지자고 이야기하는 네가 내 곁에 있어주었다면 나도 올곧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경아는 문득 그 수많은 가정에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하여 입꼬리를 당겨 미소짓는다. 얼굴에 미소를 덮어씌우는 것은 놀라올 정도로 쉽다. 그제서야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알아. 그래도 직접 들으니까 기쁘네."
부드러이 속삭인다. 작은 웃음소리가 도서실 내에 울린다. 꼭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같다.
"그래? 그러면- 내가 손을 놓았으면 좋겠어?"
나긋하게 웃으며 말한다. 친절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녹안이 장난기로 반짝인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라고 속살거리며 당신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살짝 뺀다.
경아는 당신의 항복 선언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양 맑게 웃는다. 그러나 작게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듣자면, 제법 얄미울지도 모른다.
"내가 잊었다고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인데."
말은 짐짓 무겁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입가에 걸려진 미소를 본다면, 경아가 능청을 떨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선물한 물건인데 잊었을 리가 없잖아."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잇는다.
"그러고 보니 그 팔찌, 내 것도 하나 샀었어. 우리가 떨어져 있는다 해도...무엇 하나는 이어져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504 문하의 여름 일상복이라... 일단 바지는 밤이나 낮이나 발목까지 내려오는 트레이닝 팬츠or청바지야. 그런데 윗도리는 낮과 밤이 달라. 낮에는 여름용 후드집업을 목까지 끌어올려 입고 있을 텐데, 해 떨어지면 땀 찼다고 후드집업은 벗어서 옆구리에 끼고 민소매티 차림이 될 거야.
어릴때 직접 말해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릴때는 이런 말 하나 하는 것이 부끄러웠는데. 그녀가 떠나기 전에라도 말을 해주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이제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무용에 가깝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경아가 잡고 있던 손에힘을 빼자 오히려 내쪽에서 손을 잡으며 얘기했다.
" 아냐, 잡고 있는게 더 좋아. "
얄밉게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이제 경아를 당해내기가 조금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장난을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느낌이었지만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고. 어릴때와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구나. 능청스러운 표정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 좀 싸구려라서 끼고 다니면 끊어질까봐 지금은 안하고 있지만, 집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어. 서랍 안쪽에 케이스도 따로 사서 보관하고 있으니까. "
경아도 하나 샀다는 사실에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본인 것도 샀다는건 정말 몰랐는데. 거기다가 그 의미도 생각하니까 조금은 감동 받아서 잡고 있는 손에 살짝 더 힘이 들어갔다. 이어져있으면 좋겠다라 ...
" 덕분에 다시 만났고, 이렇게 손 잡고 이어져있네. "
환한 웃음을 지으며 얘기한다. 인생에서 경아를 만난 것과 다시 이 산들고에서 경아를 만난 것이 어쩌면 큰 행운이지 않을까. 인생은 온통 불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라도 회귀를 해준다는 생각에 약간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경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안부를 묻는다고 그 말에 성실하게 답한다. 실제로 보고 온 양 모습 대강 설명하고, 거기에 한술 더 떠 '길조'라는 둥 묘한 소리를 하고, 거기에 한술 더 떠서는 다음과 같은 소리를 한다. "명부에 네 이름 적힌 것 같던데." 악의 한 점 없는 선량한 얼굴로 그딴 소릴 하고 마지막으론 소리없이 입을 쭉 찢어 웃어 보였다. 잠들 듯한 눈도 카람빗처럼 휘니 한층 의뭉스럽다.
급행과 어쩔 수 없는 덜컹거림으로 가벼운 멀미를 느낀 유신은 연호의 적절한 쿠션 조치가 없었다면 아마 그야말로 명부에 적혔으리라. 놀란 눈치에 이어 황당해 하는 매점 주인에게 바보같이 손 흔들어 인사하다가 연호 질문에 다소 들뚠 눈치로 녹안을 굴려댔다.
"저거 같이 먹자."
점점이 어둔 갈색 박힌 민트색 거대한 머핀 2개입 봉지를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음, 그리고... 음료는 너랑 같은 것 먹고 싶고."
안 될까? 하고 꼴에 한 볼 부풀리는 유신은 연호 옷자락 고쳐쥐며 팔로 더욱 끌어안았다. 촘촘한 속눈썹이 비 맞은 소동물처럼 내려가 녹안을 반쯤 덮었다. 홀린 듯한 눈으로 머핀 보다 아이처럼 힐금 연호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눈이 땡그랗게 변하더니, 갑자기 존댓말을 썼다. 최민규는 제 명찰을 의식했다. 아, 3학년이라서. 괜히 머쓱해졌다. 3학년이긴 해도, 반말하고 존댓말을 의식하는 편은 아니었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지나치게 무례한 행동만 아니면 다 괜찮은데 말이야. 오히려 선배라고 너무 뻣뻣하게 굳는 편 -물론 아랑은 그런 편은 아닌 성 싶었다-이 더 부담스러웠다.
"그.... 꼭 존댓말 안 해도 되니까, 응. 반말 해도 돼. 존댓말이 편하다면 존댓말 해도 되지만.."
'맞아요, 2학년 1반 금아랑이에요~!' 대답을 듣자 이유도 모르고 안도했다. 어쩌면 흔쾌히 사탕을 입에 물어주어서일 수도 있다. 좋아하는 맛이 없으면 어쩌지, 꽤나 걱정했기 때문이다. 제 앞에 있는 후배는 퍽 햄스터를 닮았다. 너 햄스터 닮았네, 속으로만 생각했다. 어찌 되었든 처음 만난 사람이니까. 조심해 나쁠 것은 없다. 복숭아맛 사탕 껍질을 까 입에 물었다.
"응?"
방금 '나도'라고 말한 건가? 사탕을 잠시 입에서 뺐다.
"미안해, 잘 못 들었어."
하지만 소파에 앉자는 뜻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최민규는 소파에 앉고, 아랑에게 너도 앉으란 손짓을 했다. 나 혼자 앉으면 영 민망하니까. 괜히 어색하면 한 마디 더 하는 버릇이 동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