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가 우는것을 보고 살짝 움찔한 연호는, 이내 일말의 죄책감이 들었는지 웃음지으면서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담쓰담 하려 했다. 솔직히 연호도 누군가를 안고 해보는건 처음이라(마네킹으로 실험해보기는 했다) 조금 조마조마했지만, 쿠션을 평소보다 많이 깔아둔 친구들 덕에 살았다고 해야겠다.
" TADA- " "2학년 2반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라며 우리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친구들의 목소리(목소리에 높낮이가 없고 국어책을 읽는 것 같았다)가 들린다.
" 아하하, 미안해. 빠를수록 좋다고 해서. "
그래서 최단거리 루트를 짠거였지만 역시 지나쳤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사하를 고쳐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왕자님 반은 아래층이지? "
공주왕자라는 말에 친구들이 이게 뭔소리인가 하는 얼굴로 이쪽을 봤지만 깔끔하게 무시하고서 쿠션 깨끗하게 치우라고 일러두고 사하를 안은채로 교실을 나왔다. 친구들은 불만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일단은 시키는대로 했다.
교실을 나온 연호는 최대한 느릿하게 걸었다. 아무리 연호라도 자금 사하를 내려놓으면 제대로 못선더거나 걷기 힘들어한다던가 할게 뻔했다. 그래서 일부러 바로 내려가지 않고 빙빙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까지 잠깐의 여유는 있었다.
>>101 사하주의 말씀에 살짝 설레는 금아랑주의 마음이 보일까...? <:3 사실 사하 일상 얼핏 볼때마다 사하가 하는 말이나 생각들이 좋아서 살짝살짝 설레고 있어요.. <:3 ((사하랑 일상 돌릴 땐 뇌에 힘줘야 할 것...)) 헉.. 언젠가 볼 수 있대...8^8 나 사하 일호팬 할래... ((야광봉들고 기다림)) 저도 항상 감사해요 ㅇ.<
청유-형, 請誘形: 명사 동사의 활용형의 하나. 화자가 청자에게 같이 행동할 것을 요청하는 종결 어미. `-자', `-(으)ㅂ시다', `-세' 따위가 붙은 꼴임. 이끎꼴.
경아는 문득 청유형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떠올린다. 당신의 말은 다시 정리하자면, 같이 행복해지자는 말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옅게 미소짓는다. 눈가를 휜다. 거뭇하게 가라앉은 눈동자가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지만, 해인아. 나는 내가 행복해도 되는 사람인지 모르겠어.
"좋은 마음가짐이네. 슬퍼하며 세월을 보내기에는, 해인이 네가 너무 아깝잖아."
작은 웃음소리가 뒤따른다. 어두운 건 모르는 사람처럼 말갛다. 숨죽여 웃는 당신을 보고 너무하다며 투덜거리는 것 또한 그러하다.
당신의 말에 경아는 그 둥그런 눈을 깜박였다. 이윽고 활짝 웃는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에서 아스라히 빛나듯, 그렇게 웃는다. 분명 지켜주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 같은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신 다른 말을 하기로 한다.
"전에도, 언제나...의지되는 사람이었어, 너는."
키와는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를 지켜준다는 느낌을 늘 받았다. 어린 소녀는 당신에게 의지하였고...당신도 그러했기를 바란다. 경아는 당신의 손 위에 제 손을 겹치려 한다. 이내 손목을 살짝 틀어 손가락을 엮고, 당신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려 한다. 그 일련의 과정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진다.
자신에게로 포크가 내밀어지자 경아는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지는 말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몸을 당신 쪽으로 기울인다. 피하지만 않는다면, 그대로 당신이 내어준 케이크를 베어문다. 몸을 바로 하며 한마디를 툭 중얼거린다.
"...역시 달다."
장난기를 품었던 당신에게는 재미없을지도 모르는, 담백한 반응이다. 그 외에 다른 답이 있냐는 것처럼 자연스럽던 행동이기도 하다.
하늘주 >>102 하늘이 정령술사면 아랑이 웨폰쓰기 전에 순살치킨 되지 않나요...? <:3 ex도 봤던 거 같은데.... (아닌가..? 이따 다시 보자 >:3) 아냐 파티 짜면 밸런스가 맞을 거예요!
비랑주 >>103 진짜 해주셨어 ㅎㅁㅎ (비랑주 스담스담) 재밌는 이름 나올 거 같다 생각했는데 소금구이 대체 어디로 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비랑이 종족 드래곤 아니었나요... oO
하늘주 >>105 그거라면 더 간지나는 걸로 짓겠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튀기의는 뺄 거라구요ㅋㅋㅋㅋㅋㅋ
민규주 >>107 6시 이후 접속! 매우 오케이인 것입니다! 하지만 현생이 민규주를 잡고 있다면, 좀 더 쉬시고 오셔도 좋아요! 아랑주는 텀 긴 것도 쪼아 >:3 헉... 진짜.... ㅠㅠㅠㅠ... (민규주의 따순 말씀에 녹아버림) 네에, 그렇게 할게요~ 오늘 선레 읽고 레스가 바로 써지면 바로 들고 오고, 병행이 살짝 힘들거나 바로 안 써지면 천천히 들고 오고 편하게 할게요! <:D!
문하주 >>110 쓰담담.... (고뇌) 아랑이 안지 3개월 이전에 쓰담 오면 피하는 편-상대가 늑대나 개과면 더욱-이긴 한데(양과로 보이면 3개월 이전에도 허락할수도 있음...), 문하는 상처 입은 유기견인 것도 있고 진짜 살짝만 쓰담하고 말 것 같아서 아랑이가 보고만 있을 것도 같네요...! 살짝 쓰담담이면 ok에요! <:3
연호주 >>113 아... ㅋㅋㅋㅋㅋㅋ 연호 왜 공주에서 여왕 됐엌ㅋㅋㅋㅋㅋㅋㅋㅋ (뿜) 눈땡글 금아랑정도는 연호는 이미 많이 봤을 거 같은데요...ㅋㅋㅋㅋㅋ 체험하고 싶어요 (아랑이 말고 아랑주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아랑주말고 금아랑이 하게 된다면) 잘 매달려 있어 보겠습니다... 생명에만 문제없음 됐지 뭐! ㅎㅁㅎ
머리 쓸어줄 때쯤 정신이 들었다. 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 사람인데. 저희 반도 아닌 곳에서, 심지어 2학년 반에서 훌쩍이고 있다니. 높낮이 없는 환영인사 들을 때쯤엔 약간 혀 깨물고 싶어졌다. 안녕, 나 먼저 가서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만들고 있을게. 다음 생에서 만나기로 한 거 기억하지? 알아서 잘 찾아오기야.
"앞으로 이런 건 날아간다고 해주라."
제 빈약한 상상력 속 <빠름>은 고작 빨리 달리기에 불과했던 터라, 괜히 죄 없는 연호를 타박했다. 빨리 가 달라 말했던 걸 기억하고 있음에도. 온몸에 힘이 쭉 빠져서 내려달라고 말도 못 했다. 이대로 반까지 들려서 가는 걸까. 누가 물어보면 쓰러졌다고 뻥 쳐야지. 완벽한 핑계까지 만들어놓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네. 생각해보니까 3학년 교실 2층밖에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왔지? 그러나 후회하기에 적절한 때는 이미 지나버렸고.
"방금은 놀라서 그런 거야. 안 울어."
뱉고 나니 어딘가 드는 기시감. 얼굴 가려준 손을 내리려 손을 뻗었다가… 그냥 그대로 가리게 뒀다. 후배 괴롭혔다는 소문은 안 돌 것 같은데, 2층까지 날아서 간 사람이라는 소문은 돌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연호 품에서 조금 꿈지럭대며 얼굴 잘 가려지는 각도를 찾아 자세를 고쳤다. 좋아, 딱이야.
"공주야, 2층 내려가는 계단까지만 부탁해."
정신이 돌아오며 천천히 기운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쓰러졌다는 핑계댈 생각이어도 아는 사람 많은 곳은 피하는 게 낫겠다 싶어 말했다. <나머지는 내가 걸어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