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에 경아는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제 손을 잡고 이곳저곳으로 이끌던 당신의 모습이 여즉 생생한 탓이다.
"하긴, 네가 아니었다면 정말 운동부족이 되었을지도 몰라. 덕분에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면서 예쁜 곳들도 많이 봤는데."
어쩌면 경아가 자연풍경을 사랑하게 된 원인 중 일부분은 당신이 차지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시원한 새벽공기와 총총히 떠있는 별, 하늘을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이는 노을도 그 한 축을 담당했지만, 그 시작을 도운 건 당신이었는지도 모른다. 매일을 당신과 손잡고 뛰어놀던 소녀는 그 청명한 웃음소리와 유유히 흘러가던 뭉게구름을 기억한다. 그 웃음소리가 없이도 하늘을, 바람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경아에게 있어 유년시절의 추억은 소중했다. 이미 희미해져 가는 것이더라도.
"...그랬어? 아쉽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마지막 인사라도 건넬 수 있지 않았을까. 사라져가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나보낼 준비라도 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당신이 이렇게 바뀌기 전에 손이라도 내밀 수 있지는 않았을까. 경아는 시선을 내리깐다. 전부 이제와 떠올리기에는 늦은 생각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경아는 씁쓸한 기분을 덮기 위해 케이크를 한 입 잘라먹는다. 케이크는 달았다. 쓰게 느껴진다면 전적으로 기분 탓이리라.
"슬퍼할 시간도 없는 걸."
그러나 제게 닿는 온기에 경아는 환히 웃고 만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당연한 진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만들어나갈 수 있다. 당신의 말마따나 지금, 당신은 소녀의 앞에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다면 손을 내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너랑 행복하게 있기도 모자른 시간인데, 슬퍼하는 데 쓰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어깨를 으쓱여보인다. 가벼운 농조다. 그러나 그 내용마저 싱거운 농담거리는 아니다. 그러다 이어지는 말에 조금 당황한 낯빛이다. 경아의 키는 따지자면, 작은 편에 속한다. 키를 건드리는 말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지 입을 조금 삐죽거리다 만다. 그 모습이 조금 아이 같기도 하다.
"그-렇긴 하지. 어릴 적에는 분명 나름 큰 편이었던 것 같은데."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따위의 장난스런 말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응, 답레는 느긋하게 가져와줘도 좋아. 친밀도가 올라갈수록 태도가 말랑해지는 게 문하같은 캐릭터를 굴리는 맛 아니겠어... 그렇지만 지금까지 쿨캐를 몇 번은 내봤어도 말랑한 모습 보일 정도로 다른 캐릭터와 친해진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쿨캐를 말랑한 분위기로 굴려보는 데 성공한 건 이 스레가 처음이라 서투른 모습 보일까 봐 걱정이네.. <:3
>>174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연호는 주변에 잘 녹아들어서 문하랑 같이 있으면 쪼끔 다운된 하이텐션(?)일것입니다! 뭐랄까 '다음은 이거다!!!' 하면서 와랄라 데리고 가는것보다는 (친하다는 가정하에)어깨동무 하고 '혼자 어디가냐? 나도 데려가~' 하면서 차분한 장난쟁이 같은 느낌?
>>183 연호가 의지가 되나요...?oO (연호 본다) (안본다) 물리적 방패로 의지가 되는건가...? (아님) ㅋㅋㅋㅋㅋㅋ아랑이랑 같이 놀이공원 가면 음청 재밌을것 같네요... 하지만 제때 밥먹으러 안가면 연호가 옆사람 물어버릴것임...(?)
그리고 두시.. 내일을 위해 자야할 시간.... (여러분도 쫌 주무세요.... 8ㅁ8....) 새슬주 이현주 문하주 해인주 연호주 대댓글? 레레스...? 는 못쓰고 가는 거시지만, 여러분의 답레스를 와구와구 먹고 아랑주의 마음이 따땃해졌다... (감사의 다람쥐짤 두고감...) 여러분 모두 굿밤. 따뜻한 꿈 꾸셔요... >:3
그 손길도, 그 웃음도, 그 온기도, 그 사람도 없이, 그저 풀벌레 우는 소리만이 찌륵찌륵 청승맞게 찬 공기를 채우고 있다.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한 줌 환상에 불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환상이 아니라고 하는 편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자신의 손을 가만히 들어 그것을 바라보았다. 손끝이 기억하고 있는 감각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억세고, 차갑고, 딱딱하고, 굳은살투성이인, 많이 부딪히고 많이 다치고 많이 굴러서 거칠어진, 이젠 손이라는 표현도 어색할 만큼 흉물스레 불거진... 펴져 있는 모습보다 무섭게 꽉 쥐어진 모습이 더 어울리는 그것을, 그는 펼친 채로 가만히 가슴팍 위에 올려놓았다.
늑골 속에서 희미하고 옅게 명멸하고 있는 조그맣고 약한 세동이,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고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은 그 손길도 그 온기도 그 사람도 여기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떠돌이 개는, 누군가의 온정어린 손길이 닿았던 그 자리를 잊지 못하고 그 자리를 잠잠히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