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좀 더 쉬운 뜻으로 풀어서 물었다. 음, 이 뜻이 아닌가. 문하의 말은 길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해석이 어려웠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 보단 ‘챙겨줬으니까, 챙겨준다. ’는 뜻이었나? 그게 그거 같은데, 전자가 조금 더 비즈니스 같은 느낌이네에.
밴드투성이 얼굴을 쓰다듬는 것을 가만 보다가 삭막한 느낌이 옅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방긋방긋 웃은 아랑은 밴드 하나만 더 붙여도 되겠냐고 물었을 것이다. 문하가 그것을 허락했다면, 캐릭터 밴드 하나를 그의 얼굴 –아마 상처가 나지 않은 쪽의, 덜 난 쪽의 뺨에다가-에 붙였을 것이다. 허락하지 않았다면.
“ 그래, 가자~ ”
하고 본인의 가방도 챙겨서 교실을 나섰을 것이다. 붙이고 난 후였어도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섰겠지만.
길을 알고 있는 쪽이 아랑일테니, 그녀가 좀 더 앞서 걸었거나. 보폭의 차이가 나니 금방 따라 잡혀 옆에서 걸었다거나 했겠지. 편의점에 도착해서 봉지 과자 코너와 후식 디저트 코너에 시선을 주었다가 문득 문하를 돌아봤을 테다.
“ 과자는 몰라도 선호하는 맛은 있니? 단 게 좋다거나, 짠 게 좋다거나, 신 게 좋다거나, 매운 게 좋다거나. ”
“ 선호하는 맛이 없다며언, 아주 스테디한 과자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이! 아니면 아주 새로운 과자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굳이 얼버무리는 걸 캐묻는 편은 아니었다. 대신 사탕 한번, 하늘 한번, 사탕 한번, 하늘 한번, 시선을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다. 너 이거 안 먹어? 이거 맛있는데, 하는 눈빛이기도 하다. 나름 좋아하는 사탕인 탓이다. 안에 레몬 잼도 있단 말이야.
"괜히 내가 듣고 싶다고 해서 못 쉬는 거 아닌지 몰라."
음악실 안 특유의 냄새가 훅 풍겨왔다. 나무 냄새, 먼지 냄새, 뭔지 모를 플라스틱 냄새. 의외로, 최민규는 이 냄새를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축에 속했다. 비단 음악시간에 공부를 안 해도 되서, 하는 단순한 이유는 아닐테다. 음악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폐쇄된 공간이 주는 무언가의 안정감은 있다. 먼지 쌓인 의자들 중 하나를 꺼내 앉았다. 연주자 하나, 감상자 하나. 공연장 치고는 볼품없다는 생각을 해버렸을지도 모른다.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영 예의가 아닌 것 싶었다.
사탕 한 번, 자신을 한 번 번갈아가며 바라보는 그 모습에 하늘은 벙찐 표정을 지으며 무슨 의미인지를 추리했다. 그러니까 사탕을 빨리 먹으라는 의미지? 그런 생각을 하며 하늘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중에 집에 갈 때 먹겠다고 대답했다. 피아노를 쳐야 할 손이 끈적해지는 것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이 조심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었다. 애초에 피아노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학교의 비품이니 더러워지면 곤란했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쪽이 좋아요. 혼자서 연주하는 것도 좋지만요. 물론 선배가 피아노 곡을 싫어한다면 별개지만요."
좋아하지 않는 이에게까지 굳이 연주를 들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하는 지론은 오늘도 여전했다. 일단 그가 듣고 싶어하는 느낌을 보였기에 연주를 하겠으나, 흥미가 없다면 그 또한 상관없는 일이었다. 세상 모든 이들이 피아노를 좋아해야하는 것은 또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하늘은 반짝반짝 작은 별을 거론하는 민규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니까 그 멜로디인걸까. 그렇다면 작은별 변주곡. 모차르트가 작곡한 그거 맞지? -물론 전혀 그런 게 아니겠지만 하늘에게는 그러했다.- 라고 결론을 내리며 하늘은 눈을 감고 호흡을 조절한 후에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에는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을지도 모르나, 이후에는 익숙한 멜로디와 더불어서 낯선 멜로디가 합쳐졌다. 사실 가벼운 버전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전체적인, 원래 버전은 잘 모르는 이들이 가득했으니까. 그 낯설지도 모르는 것을 굳이 모두 연주를 한 후에 햐늘은 손을 멈췄다.
>>38 문하를 한번 골려먹어보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 문하는 아직 민초를 먹어본적이 없어 모르고 있지만 입이 민초와 영 친하지 못해서 민초를 못 먹을 텐데, 아랑이가 추천해주는 거면 '그래도 얘가 내 생각 해서 추천해준 건데...' 하고 포커페이스가 흔들리면서도 억지로 꾸역꾸역 먹으려 할 테니까.
싫어하는대신 장난을 쳐준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사실 전공이라 할 정도로 재밌게 받아치지는 못 하지만, 원래 약간의 과장은 삶을 즐겁게 만드는 법이 아니던가. …아니라고? 유감이다.
"아이구, 무서워라."
하나도 무섭지 않은 얼굴로 웃는다. 그러면서도 손은 뒤로 물렸다. 사실 문다고 해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이쪽이 조금 더 약 올리기 좋아보여서 그랬다. 근데 내 잘못 아니다, 뭐. 네가 장난치기에 너무 좋은 상대야. 누르면 소리나는 인형 같이 장난 하나하나에 반응이 다 튀어나와서.
옥상에서 불꽃놀이? 눈을 데룩데룩 굴린다. 혹시 내 마니또가 너였니? 나한테 폭죽 준 사람이 있는데. 걔랑 같이 보고 싶어서 남겨놨거든. 줄줄이 뱉으려다 말았다. 그럼 처음 봤다는 말은 안 했겠지 싶어서. 그 폭죽은 조금 더 보관하고 있어야겠다 생각했다. 비록 약간 구멍이 나긴 했지만, 아직 레몬냄새 나는 쪽지도 지갑 안에 있는데 폭죽이라도 보관 못 할 게 뭐 있나 싶다. 폭죽이야 새로 사면 되는 거고. 그때 받은 라이터는 가방 안에 있으니까.
"불꽃놀이 할 때 꼭 불러. 내가 불 붙여줄게."
등 뒤로 감춘 손가락을 다시 내민다. 약속하자는 의미다. 저 빼놓고 불꽃놀이 하지 않겠다는 약속.
"음, 새로운 경험이 되겠네."
아까 말했다시피 꽤 어릴 때 이후로 당해본 적 없다. 공주님 안기든 아기 안 듯이 안기든. 어느 쪽이든 시선은 끌 것 같다. <그때 나 얼굴만 좀 가려줄래…….> 고민 끝에 말했다.
"다음에 우연히 만나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오늘 모퉁이 돌다 서로 갖다박았으니까 충분히 인연 아닐까. 멍이라도 들면 인연의 증거라고 할까. 어처구니 없는 생각과 함께 사하가 웃었다.
>>46 그거야 개인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이는 하늘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지! 비슷한 의미로 하늘이는 피아노가 싫다고 해도 그걸로 뭐라고 하진 않는다구! 그냥 싫어하는구나 하고 넘기지.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서 피아노 곡보다 아이돌곡이 더 좋아! 피아노 꺼져! 이러면 이제 하늘이가 한숨을 내쉬면서 더 말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그럴 수도 있고!
>>64 우리 사이에.. 말로 해야할까? (하늘주: 싫어요) 저는.. 하늘이가 말랑말랑해보이지만 사실 눈에 안 보이는 바운더리를 쳐놨고 그게 확고하다는 점이 좋아요... 외유내강타입같은 (근데 가끔 내강 안에 내내유도 찌금씩 보이는것같은데 그것도 쪼곰 조아 어라 이거 적폐캐해인가???? 적폐면 혼내주세요)
세상에에에ㅇ에에 익명의 K 아랑이었나요?!!1? 우리 금쪽같은 아랑이가 K였나요???? K하면 김씨가 떠올라서 제일 흔한 성으로 골랐을까..생각했는데!!!!!!!!!! (((대충격))) ㅇ▽ㅇ (데충격)))) 세상에 챙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문체도 너무 정갈하게 쓰여서 예상을 못했는데 그걸 또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네요 세에상에 후일담 보는 거 너무 재밌고 귀여워요 ㅠ▽ㅠ우엥 다들 너무 사랑스럽구 그렇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단말로는 부족하네요ㅠ
대책없이 밝아서 눈이 너무 부셨다. 문하의 차갑게 비어있는 검은 눈에는 너무 과하게 밝은 빛이었다. 그것도, 전혀 때묻지 않고 환하기만 해서. 그래서 문하는 규리에게 시선을 둘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다. 사람 좋아! 세상 좋아! 모두 좋아! 하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외치고 있는 것만 같은 그 모습은, 모든 빛을 품고 있기에 너무 꽉꽉 그득그득 들어차 있어 오히려 거기에 자신의 자리가 전혀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래."
문하는 차가운 숨을 내쉬었다. 자기 자신이 속빈 강정같은 대답을 하는 것 같아 영 켕겼다. 그것마저 마치 발가락 사이에 낀 자갈처럼 배겼다.
"─그건 안되겠다."
그는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한 번 바라보았다. ...손목시계를 바라보는 동작 자체가 도망치려는 모양새 같아서 문하는 자기 자신이 적잖이 불쾌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하는 게 맞는 일이었다. 실제로 트레이너가 언제언제까지 오라고 한 시간이 거의 임박해 있었기에, 지금 바로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시간을 겨우 맞출 수 있을 정도였다. 과슈라는 이상한 이름이 뭘 뜻하는 건지 궁금했지만, 아무래도 지금 바로 과슈가 뭔지 물어보거나 화방에 들러보기엔 시간이 없었다.
>>72 전혀 적폐가 아닌데! 오히려 정확하다! 사실 알게 모르게 은근히 그런 영역이 있고 그 영역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지! 그래서 고집이 정말로 센거고! 이를테면 인간이냐 양이냐라는 물음에 나는 나일 뿐인데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지 않냐? 라고 말하는 것도 그 부분에 해당하겠네.
tmi. 아랑주 스킨십 레스 아주 좋아한다... 늑양반전 이벤트 땐 꼭 연쇄 스킵십마 금아랑을 굴리고 싶은 소망이 있다... ㅇ<-< 아.. ㅠ...ㅠ....ㅠㅠㅠ.... 사실 맘같아선 산들고 애들 다 포옹하고 다니고 싶은 것... (금아랑 보면서 가끔 속터짐...) (((포옹하고 싶어요... 8ㅁ8)))
>>75 ㅇ.< 사실 남후배캐 중에 하나로 오해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스담스담) 저도 지구 답변 돌아올 줄 모르고 썼는데 지구 보고 아주 스러졌던 것입니다.. ㅇ<-< ㅋㅋㅋㅋㅋ 서로 감사한 걸로 해요 그럼!
>>84 의외로 남들만큼 스릴도 느끼고 해. 내리고 나선 얼굴에서는 티가 안 나는데, 보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던가 근처에 친근한 애가 있으면 거리를 좁혀서 가까이 다닌다던가 시선을 놀이기구 쪽으로 두지 않으려 한다던가 행동에서 티가 나.. 다만 급강하구간이 너무 심하다 싶으면 늑대 능력을 남용해서, 느리게 떨어지는 것처럼 느끼도록 스스로의 감각을 속이는 꼼수를 쓰곤 해.
>>93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줄거운 스릴이 아니라 생명의 위협에 가깝게 느껴서 싫어합니다..... 아니 기다리는 걸 못한다니 놀이공원 통째로 빌리자 지구 하고 싶은 거 다 해ㅠ >>95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 찍는 거 최고야...... 흑흑 둘 다 머리띠 써 달라 아무래도 안 되겠어 산들고 친구들을 위해서 놀이공원 하나를 빌려야만 ㅠ
아무튼 앞자리? 충분히 타지! 딱히 놀이기구를 타면서 겁을 먹고 하는 타입은 아니야. 아. 다만 번지점프만큼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라도 무조건 거부할 것 같네. 이건 연인이 있어도 무조건 거부한다. (절레) 고소공포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 뭐 때문에 저런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야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그런 부류.
1. 양이나 일반인으로 추정될 경우 : 안 친하면 옷소매, 좀 친하면 손 잡기,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면 팔에 매미처럼 붙어갈 수도 있음. 근데 상대가 무서워하면 내 팔 잡으라고 내어줌. 그리고 본인이 용기 내버림.. <:3 2. 늑대로 추정될 경우 : 친하든 안 친하든 소매...는 꼭 잡고 평소보다 붙어서 따라다닌다. 의지할 수 있는 늑대라고 판단한다면, 옷소매 이상의 스킨십도 할 가능성 높음.
>>107 안 무서운 거 맞아? 이거 오백번 물어보고 아 니가 앞에 타ㅠ 하다가 영혼까지 털리고 내리지 않을까....... 사하 머리띠는 아주 구리지 않은 이상 눈앞에 보이는 거나 남이 골라주는 거 쓴다...!! 상어 민규 귀엽다.. 아쿠아리움 데려가서 네 친구 저기 있다고 놀려버렷 ㅠ
>>113 시아는.. 왠지 귀신의 집 무서워할 거란 ((적폐캐해))가 있습니다.. ㅇ.< 아랑이 팔을 빌리십시오. (키 차이 많이 안 나죠...?? 많이 나면 손 잡아요!)
>>115 높은 곳 가면... 새슬이 있음... (메모)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새슬이의 자유분방한 면과 다크 새슬의 면 모두 쪼아.. <:3 (흐뭇) 새슬이는 귀십의집은 어떤 반응이에요?
>>117 해인이는 옷소매 잡고 평소보다 가깝게 붙어서 다니겠네요... <:3 (아랑 : 해인 선배애, 무서워여... (옷소매 꼬옥))
>>124 캡틴은 지구 썰도 자세히 풀어주십사... ((물끄럼)) ㅇ_ㅇ ((열심)) (냠할 준비)
>>121 이현줔ㅋㅋㅋㅋㅋ 닌자처럼 스리슬쩍 등장하셨어... 이현이가 자이로드롭 좋아하는 거예요, 이현주가 좋아하는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안녕하새오!
>>126 >>귀여운 것도 귀여운 건데, 나서야만 한다 싶은 순간에는 당찬 모습 보여줘서 더 귀여워.<< 8ㅁ8... 문하주... 아랑주를 감동시키는데 성공해버리신 것... ((감동에 쓰러진 짤)) 아닠ㅋㅋㅋㅋ... 하지만 멋있다는 말도 쪼금은 듣고 싶네요. 뭘해야 멋있어 보이지... ((고뇌))
<아무래도 좋은 사람은 너 같은데.> 중얼거린 사하가 연호를 본다. 장난기 없는 표정이다. 진심이란 뜻이었다. 나는 가끔 밴댕이소갈딱지 같이 굴 때가 있는데, 너는 장난 좀 치게 해주면 용서해주는 거잖아. 누가 봐도 나보다는 너를 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할걸. 그래도 자꾸 좋은 사람이라 해주니 나쁘게 굴고 싶진 않았다. 이건 모든 사람한테 해당되는 말이니까, 이왕이면 좀 잘 해주고 싶었다. 비타민도 얻어먹었는데 입 싹 닫고 모른 척 하는 건 좀 그렇지.
그래도 장난 아예 안 칠 마음은 없어서 조심하란 말에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설마 진짜 깨물기야 하겠어 싶은 심정이었다. 손도 뒤로 숨겼고, 과자파티 얘기로 나름 분위기도 훈훈하구만. 집 나간 짓궂은 웃음이 제 자리를 찾았다.
"영광입니다."
새끼손가락 건 손 가볍게 흔들고 놓는다. 그러더니 한쪽 팔을 배 앞으로, 나머지 하나는 등 뒤로 옮기더니 무릎 굽혀 인사했다. 그래, 흔히 말하는 그 왕자님 인사. 진지해보이는 구석은 전혀 없지만.
얼굴 가리는 이유는 굳이 말 않기로 한다. 3학년이 안겨서 옥상까지 올라가는 걸 아는 사람한테 들키면 좀 민망하지 않겠니. 물론 내 발로 걸어갈 필요 없는 거니까 거절은 안 할 건데. 순순히 알겠다고 해주니 덥석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겉옷을 뒤집어쓰든 손으로 가리든 하나쯤은 효과가 있겠지.
"별 뜬 것처럼 예쁘겠다."
천장 없는 옥상에 샹들리에를 다는 방법은? 사하에게 물으면 뭐 그런 걸 묻느냔 얼굴로 <모르는데요.>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냥 예쁠 것 같다고 한 건, 상상해보니 진짜 예뻐서 그랬다. 상상 속에서야 뭘 못 해. 하늘의 별도 따올 수 있는데.
"테이블이랑 의자랑… 파라솔도 있으면 좋겠다."
지난 번에 던져버린 걸 다시 주워 질질 끌고 왔다. 연호 보는 눈이 꼭 <어때?> 하고 묻는 것 같다.
문하가 손에 턱을 짚고 잠깐 아랑의 말을 곰곰이 뇌어보더니 꺼낸 말이었다. 아무래도, 낯선 주제다 보니 자연스레 입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말을 고르게 된다.
"그냥, 뭐라고 해야 할까.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런 것들 말이야."
알잖아. 누군가를 순전히 걱정하는 마음 그 자체로 걱정해 보고. 아끼는 마음 하나로 호의를 베풀어보고. 그 모든 게 전부 다 문하가 잃어버린 것들이라. 아랑이 베풀어주는 그것들이 환상통처럼 저릿저릿했는데 어쩐지 그립게 느껴져서, 그러니까 그것은 단순히 아랑이 자신에게 해준 일들을 정산한다는 삭막한 계산법 같은 게 아니라, 아랑이 자신에게 그랬듯 자신도 아랑에게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런 시도였고, 혹여나 되찾을 수 있을까, 날개깃이 잘려 나는 법을 잊어버린 까마귀가 날갯짓을 해보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따라해보면 좀더 빨리 익숙해지지 않을까 했거든..."
하고, 조금 멍하니 생각에 발을 반쯤 담군 시선을 하고 있던 문하의 눈은 자신의 얼굴로 다시 뻗어오는 아랑의 손에 툭 돌아온다. 아랑이 무엇을 하는지 물끄러미 바라는 보지만, 거절은 하지 않는다. 뭐라 묻지도 않는다. 아랑의 손에 스스럼없이 얼굴을 맡길 뿐이다. 문하의 얼굴에는 온통 갈색 밴드만 붙어있었는데, 그 밴드들 사이에 딱 하나 톡톡 튀는 색깔의 캐릭터 밴드가 딱 한 장, 문하의 뺨에 붙었다. 차갑게 비어있는 문하의 눈밑에 붙여놓으니 왠지 대비가 익살스러워서 그 살풍경한 인상이 좀 덜어지는 것도 같다.
그러고서야 문하는 아랑을 따라 교실을 나섰다. 과연 그는 먼저 앞서나온 아랑을 바로 따라잡았으나, 아랑을 앞지르지는 않고 아랑과 보폭을 맞추어 걸었다.
"과자?" 문하는 잠시 입을 다물고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문하가 먹은 식사는 전부, 단백질 쉐이크나 닭가슴살 요리나 삶은 계란 따위였다. 자연스레 입맛이 없었다. 없다기보다 입맛이란 개념이 생소했다. 그래서 문하는, 과자에 대해 자신보다 훨씬 잘 아는 이의 관점에서부터 한번 시작해보기로 했다.
당신의 말에 경아는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제 손을 잡고 이곳저곳으로 이끌던 당신의 모습이 여즉 생생한 탓이다.
"하긴, 네가 아니었다면 정말 운동부족이 되었을지도 몰라. 덕분에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면서 예쁜 곳들도 많이 봤는데."
어쩌면 경아가 자연풍경을 사랑하게 된 원인 중 일부분은 당신이 차지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시원한 새벽공기와 총총히 떠있는 별, 하늘을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이는 노을도 그 한 축을 담당했지만, 그 시작을 도운 건 당신이었는지도 모른다. 매일을 당신과 손잡고 뛰어놀던 소녀는 그 청명한 웃음소리와 유유히 흘러가던 뭉게구름을 기억한다. 그 웃음소리가 없이도 하늘을, 바람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경아에게 있어 유년시절의 추억은 소중했다. 이미 희미해져 가는 것이더라도.
"...그랬어? 아쉽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마지막 인사라도 건넬 수 있지 않았을까. 사라져가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나보낼 준비라도 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리고...당신이 이렇게 바뀌기 전에 손이라도 내밀 수 있지는 않았을까. 경아는 시선을 내리깐다. 전부 이제와 떠올리기에는 늦은 생각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경아는 씁쓸한 기분을 덮기 위해 케이크를 한 입 잘라먹는다. 케이크는 달았다. 쓰게 느껴진다면 전적으로 기분 탓이리라.
"슬퍼할 시간도 없는 걸."
그러나 제게 닿는 온기에 경아는 환히 웃고 만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당연한 진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만들어나갈 수 있다. 당신의 말마따나 지금, 당신은 소녀의 앞에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다면 손을 내밀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너랑 행복하게 있기도 모자른 시간인데, 슬퍼하는 데 쓰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어깨를 으쓱여보인다. 가벼운 농조다. 그러나 그 내용마저 싱거운 농담거리는 아니다. 그러다 이어지는 말에 조금 당황한 낯빛이다. 경아의 키는 따지자면, 작은 편에 속한다. 키를 건드리는 말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지 입을 조금 삐죽거리다 만다. 그 모습이 조금 아이 같기도 하다.
"그-렇긴 하지. 어릴 적에는 분명 나름 큰 편이었던 것 같은데."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따위의 장난스런 말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응, 답레는 느긋하게 가져와줘도 좋아. 친밀도가 올라갈수록 태도가 말랑해지는 게 문하같은 캐릭터를 굴리는 맛 아니겠어... 그렇지만 지금까지 쿨캐를 몇 번은 내봤어도 말랑한 모습 보일 정도로 다른 캐릭터와 친해진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쿨캐를 말랑한 분위기로 굴려보는 데 성공한 건 이 스레가 처음이라 서투른 모습 보일까 봐 걱정이네.. <:3
>>174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연호는 주변에 잘 녹아들어서 문하랑 같이 있으면 쪼끔 다운된 하이텐션(?)일것입니다! 뭐랄까 '다음은 이거다!!!' 하면서 와랄라 데리고 가는것보다는 (친하다는 가정하에)어깨동무 하고 '혼자 어디가냐? 나도 데려가~' 하면서 차분한 장난쟁이 같은 느낌?
>>183 연호가 의지가 되나요...?oO (연호 본다) (안본다) 물리적 방패로 의지가 되는건가...? (아님) ㅋㅋㅋㅋㅋㅋ아랑이랑 같이 놀이공원 가면 음청 재밌을것 같네요... 하지만 제때 밥먹으러 안가면 연호가 옆사람 물어버릴것임...(?)
그리고 두시.. 내일을 위해 자야할 시간.... (여러분도 쫌 주무세요.... 8ㅁ8....) 새슬주 이현주 문하주 해인주 연호주 대댓글? 레레스...? 는 못쓰고 가는 거시지만, 여러분의 답레스를 와구와구 먹고 아랑주의 마음이 따땃해졌다... (감사의 다람쥐짤 두고감...) 여러분 모두 굿밤. 따뜻한 꿈 꾸셔요... >:3
그 손길도, 그 웃음도, 그 온기도, 그 사람도 없이, 그저 풀벌레 우는 소리만이 찌륵찌륵 청승맞게 찬 공기를 채우고 있다.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이 한 줌 환상에 불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환상이 아니라고 하는 편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는 자신의 손을 가만히 들어 그것을 바라보았다. 손끝이 기억하고 있는 감각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억세고, 차갑고, 딱딱하고, 굳은살투성이인, 많이 부딪히고 많이 다치고 많이 굴러서 거칠어진, 이젠 손이라는 표현도 어색할 만큼 흉물스레 불거진... 펴져 있는 모습보다 무섭게 꽉 쥐어진 모습이 더 어울리는 그것을, 그는 펼친 채로 가만히 가슴팍 위에 올려놓았다.
늑골 속에서 희미하고 옅게 명멸하고 있는 조그맣고 약한 세동이,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고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은 그 손길도 그 온기도 그 사람도 여기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떠돌이 개는, 누군가의 온정어린 손길이 닿았던 그 자리를 잊지 못하고 그 자리를 잠잠히 맴돌았다.
"너를 속박하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네가 내게서 멀어지는 것도 바라지 않아." "그러니 내가 돌아갈 곳이 너였으면 하고, 네가 돌아오는 곳이 나였으면 해." "우리가 낙원으로 가고 있는지 지옥으로 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착하는 곳에 네가 있기만 하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꾸밈없는 웃음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섞인 약들 중 무방비로 뽑아 두 알씩 먹는다는, 말 그대로 앞으로의 거취를 운명이다, 라는 말으로 갈음하는 홍현의 행동과 알고리즘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엉성해 보였고, 그래서인지 사회적 페르소나에 있어 강박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을 챙기는 백가예에게 보호 욕구와 동정 따위를 불러일으키는 구석이 있었다. 물론 본인은 체감하는 정서의 정확한 실체는 몰랐기에 기이한 기분에 사로잡혔고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 다음 대화로 하여금 한 번 더 홍현을 붙잡았다.
요약하자면 그냥, 궁금했다. 앞으로 어쩌려고 그러는지. 이대로라면 기대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너는 무방비한 양처럼 보이는데. 같은 기숙사생이지만 앞으로 마주칠 일이 없을 것 같았고 해서.
"양이 많이 남았다고 해도 사정을 설명하면 여분의 억제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원하면 도와줄 수 있어."
참.. 이런 시간이구 하니까 슬쩍 이야기하는 거지만, 음 뭐랄까 스레의 분위기를 위해서 문하주께서 문하와의 관계나 이런저런 썰들을 풀어주실 때 일부러 큰 반응이나 장문의 레스를 남기지 않으려 하구 있습니다 ㅇ)-(... 아무래도 그런 핑퐁이 길고 잦게 반복되면 의도치 않은 AT필드를 불러온다구 생각하기땜에 ._.),,, 아직 뭐랄까 한 번의 일상으로 이렇게 무거운 관계성이 맺혀버린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구 전 글케 생각하고 있습니다 ㅇ(-(.... 그래서 문하주께서 막 느끼기에 제가 뭔가 시큰둥하거나(특히 많은 분들이 상주해 계실 때) 헉 글케 좋아해주시지 않으시나... 이래보여두 사실은 그게 아니란 점 알아주세욧.....😣😣😣😣 으아악
>>309 저도...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왜인지 쓰면 쓸수록 손에 자꾸 뭔가가 붙어서 기하급수적으로 뭔가가 불어나니까 신이 나서 자중할 생각도 없이 마구 달려버렸는데, 새슬주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새삼 내 생각은 짧고 태도는 이기적이었네... 새슬주의 뜻은 잘 전해졌어.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걱정은 덜었지만 그만큼 반성하고, 모두가 즐거운 스레가 될 수 있도록 스탠스에 좀더 주의하도록 할게.
놀랍게도... 저항하지 않았다... 허리 붙잡히고 휙 올려진 자세는 불편할 법 했지만, 마른기침만 짧게 뱉었을 뿐 그 자세가 썩 자연스럽기라도 한 양 두 팔을 들어 연호에게 밀착하려 한 것이다. 그러니까... 손가락 사이로 붉은 머리카락을 빗질하듯 느릿느릿 움직이고, 그대로 팔을 목가에 둘러 껴안듯이. 성공했다면 그대로 자버릴 것처럼 머리 기대며 눈을 감는다.
"박력 있고 좋네."
? 대사 선정을 잘못한 것 같다...
"느긋하게 기숙사까지 데려다줘. 도중에 간식도 사주고. 도착하면 피곤할 테니 마실 것도 물려줘. 네가 입힌 여독이 가시면 이불 덮어주면 좋겠어. 그리고 잠들 때까지 도닥거려줘. 나갈 때는 소리 나지 않게."
나만큼이나 경아에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은 소중한 것이겠지. 아니, 계속해서 이 지역에 살고 있던 나보다 떠나있던 그녀에게는 더 소중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때 놀던 친구들은 더 있었지만 결국 서로의 기억에 강하게 남은 두명이니까. 지금 이렇게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좀 더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그녀가 환히 웃는다. 저런 웃음을 계속해서 짓게 해주고 싶어. 썩어 문들어진 마음 속에서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 슬퍼할 시간에 더 행복해질 방법이나 생각하자. "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필요가 있으니까. 슬퍼하기엔 시간이 모자라다. 그러다 내가 키 이야기를 꺼내자 입을 좀 삐죽이는게 살짝 삐지나 싶었지만 장난스럽게 응수하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가보다. 약간 아이 같은 모습을 발견하고선 기뻐져서는 작은 소리로 숨죽여 웃다가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놓는다. 손에 느껴지던 감촉이 사라지자 무언가 허전해 한두번 손을 쥐었다 편다.
" 어릴땐 나보다 컸는데 말이야. 그래도 지금은 내가 지켜준다는 느낌이 있으니까. "
이젠 내가 그녀보다 크니까. 무엇이 되던간에 그녀를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마치 손을 달라는듯이 그녀쪽으로 살짝 뻗어서 손을 뒤집어둔다. 아무래도 손이 비어있는 느낌이 계속해서 허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한번 케이크를 작게 잘라서 내 입으로 가져가려다가 문득 그녀가 눈 앞에 보여서 그쪽으로 포크를 가져갔따.
" 먹을래? "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경아를 바라본다. 정말 아무런 생각 안하고 행복할 수 있는건 네 앞에서만이 아닐까.
짧게 납득했다. 사실 피아노를 더럽히면 안된다, 하는 이유까지는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탕을 먹지 않을 이유는 그것 말고도 많지 않던가. 배가 부를 수도 있고, 단 게 안 당길 수도 있지. 나중에 먹고 싶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졌다. 눈을 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TV에서는 음악 감상하는 사람들이 죄다 눈 감던데. 잠깐 눈을 감으려다가 말았다. 영 어색했다. 그냥 나대로 듣지 뭐.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입 모양을 빠끔댔다. 그러다가 멈췄다. 멜로디가 바뀐 탓이다.
무언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름답다.
열정 또한 아름답다. 이는 퍽 오래 유지된 최민규의 지론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열중하는 사람은 존경스럽다. 그러니까 최민규는, 제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에게서 레일 위 땀방울, 헐떡임,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 따위를 보았다. 바삐 움직이는 달음박질, 뜨거운 햇볕 또한 보았다. 이게 원래 이런 곡이구나. 모차르트의 곡이란 것은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곡의 흐름은 알지 못했다.
통통 튀는 것 같네, 멍하니 생각했다. 곡이 끝나고 박수를 치지는 않았다. 괜히 민망해서가 변명일 것이다.
얘, 지나친 겸손도 별로란다. 자기 가치 떨어뜨려 좋을 게 뭐가 있어. 얘기하려다 말았다. 뒷일 생각도 않고 고개 숙이는 제가 할 말도 아니고, 무엇보다 잔소리 같잖아. 잔소리 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 탈락일 확률이 높아지니까.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무해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효과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래."
깨물지 않기로 한 연호 보고 말한다. 연호 모를 꼬리표에 단어 하나가 더 추가된다. 이번엔 <용감함>이다. 내내 웃음기 머금은 눈으로 보던 사하가 연호의 인사에 입 벌리고 웃는다. <우리 공주님, 우아하기도 하시지.> 장난기 짙은 말이다.
상상 속의 샹들리에는 허공에도 잘만 매달려있었다. 어디까지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 근데 현실의 샹들리에는…… 어디다 어떻게 달겠다는 거지. 사하가 눈가를 찌푸리며 고민했다.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말을 꺼냈겠지. 본인은 생각 없이 말 뱉으면서 속 편하게 넘겨버린다. 그러다 질문이 날아오니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부지런히 굴려보긴 했다. 파라솔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편의점 야외테이블에서 뽑아온다. 둘, 해수욕장 가서 뽑아온다. 둘 다 실현가능성 떨어지는 것들이다. 역시 파라솔은 무리인가. 괜히 무시당한 게 아니구나. 뒤늦은 반성을 했다.
"포기하자."
결국 용감한 사람이 되기로 결정한다. 근성없는 말을 내뱉은 주제에 표정만큼은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은 사람 같다.
잘 들었다는 그 말에 하늘은 만족감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곡을 연주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칭찬은 역시 잘 들었다. 그것이 아니었을까. 하늘은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이 지금 평가를 받으러 온 것도 아니고, 큰 대회에 나온 것도 아닌만큼 정말 그 정도의 말이면 충분하다고 느끼며 하늘은 몸을 돌려 민규를 바라봤다. 누군가가 있는 이상 계속 피아노만 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 이미 한 번 치기도 했으니 조금 여유를 가져보기로 하며 곧 들려오는 물음에 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해요. 그 무엇보다 말이에요."
당당하게 좋아한다는 것을 밝히며 하늘은 눈동자를 돌려 자신의 뒤에 있는 피아노를 바라보려고 했다. 물론 뒤돌아 앉았으니 그 모습은 아주 힐끔 보일 뿐이었다. 괜히 손이 닿는 하얀색 건반을 꾹 누르니 낮은 음이 작게 울렸고 반대편 손으로 하얀색 건반을 누르니 같은 음이지만 높이가 다른 음이 높게 울렸다. 이어 두 손을 떼어내며 하늘은 다시 민규를 바라봤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전 이게 가장 재밌고 즐겁더라고요. 그저 하나의 음일 뿐인데 이걸 연결하면 정말로 예쁜 음악이 탄생하잖아요? 작곡을 해보고 싶은데, 그건 아직 못해서 아쉬워요. 그 정도의 재능도 없고요."
조금 아쉽다는 듯 괜히 눈을 아래로 내리다 하늘은 호기심을 가지며 민규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그에게 질문을 가볍게 던졌다.
>>460 선하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일단 시트를 읽어보면 대식가 속성이 눈에 띄는걸. 둘이 같은 떡볶이가게에 왔는데 다른 자리가 다 차있고 2인 테이블 하나만 비어 있어서 동석한다던가 하는 상황은 어떨까? (이 생각 하다가 마스크 안 끼고ㅠ같은 자리에서ㅠ먹어도 되는가ㅠ 순간 생각해버려서 멍했다...) 이 경우엔 비랑이가 튀김 한개만 달라고 할 수도 있지... 아니면 비랑이가 뭔가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는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걸 보다가 같이 다닌다던가. 선하의 성격상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
>>464 헉 둘 다 너무 매력적인 상황이네요 ㅋㅋㅋ 개인적으로 첫번째 상황이 더 끌리는데 괜찮을까요? (비랑주 글보고 헉 그러거보니? 해버렸;;) 둘이 동시에 도착해서 어찌저찌 딜해서 동석한다는 식으로 시적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이미 있는 자리 앉아도 좋을 것 같고요 :3 편하신대로 해주세요. 선레는 다이스로 정할까요?
주말, 평범한 상가 거리. 오늘따라 텐션이 낮은 비랑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정말로 동물인 늑대였더라면 꼬리도 귀도 축축 처져 있을 것만 같네요. 왜 이렇게 기운이 없는가, 그건 바로 에너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펀쿨섹 짤) 원래 누구나 배가 고프면 기운이 안 나지만, 항상 에너자이저처럼 구는 비랑이는 더하지요. 당장 맛있는 걸 먹으러 가야 합니다!
그러던 비랑의 코에 와닿는 냄새는 다름아닌 맛있는 떡볶이 냄새! 빈속에 이런 걸 맡으면 참을 수 있을 리 있나요. 마지막까지 아끼던 기운을 써서, 비랑은 떡볶이점에 달려갔습니다. 그 앞이나 뒤에 있던 사람이 조금이나마 먼저, 아니면 같이 들어왔다던가 하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비랑은 못 봤을 거에요. 정신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딱 2인 테이블 하나만 남아 있는데, 모르는 사람과 동석해야 할 일이 생겼다면... 당장 떡볶이를 먹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듯한 애처로운 시선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을지도 모르겠네요.
주말 연습이 끝이 났다. 어떤 정신으로 떡볶이 집까지 걸어왔는지 기억이 없다. 유일하게 선명한 기억 한자락 뽑자면, 선하는 배가 고팠다. 체력이 좋다는 건 다시 말해 그만큼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한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고갈된 에너지를 어떻게든 채워넣어야만했다.
이런, 선하는 떡볶이 집에 들어서며 작게 탄식했다. 안 그래도 인기 많은 곳인데 하필이면 지금이 피크타임이라 사람으로 가득 차있었다. 남은 좌석은 작은 2인테이블 하나로, 자리를 놓치면 몹시 곤란해질 게 틀림 없었다. 선하는 티나지 않게 눈을 도르륵 굴려 저와 동시에 온 소년을 경계했다. 빨간색 머리카락을 보아하니 떡볶이를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만만치 않은 적수가 될 것 같다. -선하는 지금 배가 고파 정신이 없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피드,
"좋아."
그렇지. 나는 협력과 상생을 목표로하는 지성인으로-우웩-, 경쟁이 유일한 길이 아닌 걸 바로 알고 있다. 결코 혼밥을 먹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잽싸게 자리에 앉아 잠시 숨을 들이킨다. 그제야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선하는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누군진 모르겠다만야 저와 상생하기로 한 자에게 웃음정도는 보일 수 있지 않겠는가. 고개를 틀며 환하게 웃는다.
아. 그리고 정주행하다 봤는데 아랑주가 조금 불안해하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게 가린 것은 뭔가 거기서 하늘이의 반응을 적어버리면 뭔가 전부 다 공개해버리는 그런 느낌이 살짝 들어서. 사실 아랑이가 현재 하늘이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없는 이상 역시 일상 이외에는 모르겠다는 것도 크고 그러네! 사실 선관으로는 그냥 그럭저럭 교류하는 반 친구라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또 뭔가 달라졌을 것 같고.. 그게 눈에 크게 보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하늘이의 생각이나 반응은 또 달라질수밖에 없으니까.
민규의 말에 하늘은 손가락을 짝 펼쳐서 숫자 10을 표현했다. 물론 조금 과장된 표현이긴 했으나 틀린 말도 아니었다. 작곡까지 공부를 하려면,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기 자신에게는 관련 재능이 없었다. 결국 기초부터 익힐때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공부를 하고 학습해야했으니,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이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작게 웃어보였다. 재능이 있어야 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맞는 말이었다. 자신은 그 부족한 부분을 노력과 연습으로 채웠으니까.
그 와중에 들려온 침묵의 시간에 하늘은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좋아하는 것을 물었는데 굳이 저렇게 침묵을 지킬 일이었을까? 그에 조금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하늘은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 말에 가만히 고개를 내려 그의 다리를 바라보려고 했다. 아까 걸어올 때 절뚝거리는 것은 못 본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하늘은 괜히 침묵을 지키고 빤히 바라보는듯 했으나 곧 아무래도 좋다는 듯 넘겨버리며 고개를 다시 올려 민규의 눈을 바라봤다.
"육상부라면, 굳이 따지자면이 아니라 정말로 좋아하는 거 아닌가요? 자세한건 안 물을게요. 아까 전의 침묵이라던가요."
신경 쓰이는 것은 살짝 말하긴 했으나 그 이상 파고들진 않았다. 뭔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하나, 그 이상 들어가는 것은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태연하게 등을 다시 돌려 피아노에 앉으며 하늘은 정말로 가볍게 흘러가는 바람을 가르는 듯한 멜로디를 연주하다가 손을 놓았다.
"멋지다고 생각해요. 빨리 달리는 거. 저는 빨리 달리진 못하거든요. 체력이 없고 운동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달리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보통은 걸어다니는 편이에요. 달리는 것보다."
>>480 8ㅁ8... 사실 어제 제가 하늘이 지뢰 밟으면 어쩌지, 내일 하늘주한테 물어보는 건 뇌절인가.. 싶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잠들었는데, 머리말리면서 참치어장 켜니까 하늘주 레스가 보이는 거예요... ㅠㅠㅠㅠ (하늘주는 그는 신인가...) 큐... 상냥하신 새럼... 맞아요. 일상에서 만나봐야 알게 되겠고, 아랑이는 좀 오너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가 있어서, 하늘이와 만나봐야 글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면 둘이 쫌 더 잔잔하게 친해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 <:3 하늘이 반응이랑 생각은 직접 만나면 알게 되겠지요! <:3 으악..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횡설수설 해졌네요...ㅋㅋㅋ
(감사의짤 뭘 가져오면 좋을지 몰라서 하늘다람쥐짤 가져와봄...)
여러분 안녕! 아랑주 머리카락 덜 말려서 반응레스 못 달거나 늦을 거예요.. ㅇ.< 좋은 밤!
음. 그리고 난 이건 말해야 할 것 같은데 난 누군가가 하늘이의 지뢰를 밟아도 그건 상황극 내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크게 신경 안 써도 괜찮아. 사실 사람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뢰를 밟을 수도 있는거고, 조금 분위기 싸늘해질 수도 있고 그렇다고 생각하거든. 다만 그게 오너끼리의 감정싸움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오케이 아닌가 생각해.
사실 지뢰는....경우에 따라선 이미 쾅쾅 하고 밟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고 하늘주는 생각하는지라. 내가 여기서 너무 자세한 것을 써버리면 하늘이 대하기 메뉴얼 (초본) 이렇게 내야 할 것 같으니 말은 아끼겠어!
그리고 다른 이들도 하늘주와 일상 돌릴 땐 그냥 캐릭터가 할법한 행동으로 해도 괜찮아! 물론 난 정말로 하늘이가 싸늘하게 나오는 것은 못 보겠다...라는 이가 있다면 어쩔 수 없긴 한데 오너는 기본적으로 개의치 않는다!
난 15년 공부한 사람도 봤어, 하고 작게 웃어버렸다. 하늘을 따라 손가락으로 15를 표현했다. 양 손가락 쫙 펼친 다음, 접고. 그 다음에 한 손만 쫙 펼치기. 다리에 와닿는 시선이 느껴졌다. 괜히 무릎이 따가워지는 기분이라, 왼손으로 한쪽 무릎을 감싸듯 매만졌다. 아마 다리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너만큼 열심히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웠지 뭐야."
최민규는 하늘이 퍽 세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조금 가차없는 부분도 있는 걸까. 굳이 침묵을 언급하는 걸 봐서는, 최민규는 눈을 두 번 깜박여 생각을 끊어냈다. 묻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심하다. 사실 숨기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끄러운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제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초면에 하기에는 조금 무거운 이야기인 것도 사실이다.
"그 멜로디는 뭐야?"
달리는 것 같네, 응. 바람 같기도 하고. 덧붙였다.
"나는 피아노 치는 게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뭘. 각자 잘하는 게 있잖아? 난 잘 달리고, 넌 피아노를 잘 치고."
"그럼 어때요? 선배가 좋아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된거지. 열심히 하더라도, 열심히 하지 않더라도 좋아한다는 것은 아무도 뭐라고 할 그게 아니잖아요? 물론 열심히 하지 않고 성과가 어쩌고 남을 질투하고 그런건 조금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요."
자신과 싸운 이가 하늘에게 있어서 마음에 안 든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자신이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거면서 왜 쓸데없이 자신을 걸고 넘어지는지. 당시 중학생 시절의 음악부 사람들에겐 미안한 것이 많았으나 적어도 그 남학생을 포함해서 몇 명에게까지 그런 마음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쭉 서로 없는 이 취급하고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하늘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방금 전 친 멜로디를 다시 연주하면서 되물었다.
"이거 말인가요? 딱히 제목은 없어요. 그냥 즉흥적으로 음을 합쳐본 것 뿐이니까요. 굳이 제목을 정한다면... 달린다? 러닝? 하하하하. 애초에 곡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한 가닥일 뿐이지만요."
애매하다고 생각을 하며 하늘은 괜히 웃음으로 무마하려고 하면서 아까쳤던 반짝반짝 작은 별의 한 가닥을 치면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그러면 다음에는 선배가 뛰는 거 봐도 될까요? 한 번 보고 싶어서요. 육상부 사람이 뛰는 거, 제대로 본 적이 없거든요."
이어 하늘은 그렇게 괜찮냐는 듯이 물었다. 물론 꼭 봐야하는 것은 아니니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말을 덧붙이며 오로지 선택권을 민규에게 넘기며 하늘은 피아노로 시선을 돌렸다. 검은빛 너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앞머리를 정리하면서 하늘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잠깐? 눈빛을 보니 뭔가 비랑의 머리카락을 고추장 레드로 보는 듯한 느낌이지 않나요? 물론 기분탓이겠지만 비랑은 어딘가 찜찜해졌습니다. 그래도 역시 식욕이 앞섰지만요.
끄덕.
비랑은 수락을 받은 순간 앞으로 튀어나갔습니다. 신사적인 합석객이 먼저 앉긴 했지만요, 어쨌든 무사히 자리에 앉은 비랑은 그런 건 다 상관없어졌다는 눈치입니다. 벽에 있는 메뉴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바닥을 운동화로 죽 긁습니다. 아무리 배고파도 아무거나 시킬 순 없죠. 메뉴를 철저히 골라야 합니다. 하지만, 웃으면서 말을 걸어오는 합석객을 위한 대답 정돈 할 수 있지요.
"아직 안 정했어. 떡볶이 냄새 맡자마자 너무 배고파서 달려온 거라서. 일단 떡볶이집이니까 떡볶이 먹으러 온 건 확실해!"
떡볶이에 치즈나 면 같은 걸 추가하는 건 중대한 문제입니다. 면은 취향이 아니고, 치즈는 오늘의 기분이 아니네요. 매운 것도 그리 내키지 않는 하루입니다. 또, 사이드 메뉴. 중요합니다. 차라리 세트를 시키는 게 낫겠군요!
"음... 세트 2로 할까?"
기본 떡볶이, 튀김오뎅과 김말이를 포함한 잡다한 모듬튀김들, 매운맛을 잡아줄 음료수가 나오는 세트입니다. 오뎅이나 순대, 김밥을 포함한 세트도 여러 개 있는 듯하네요. 세트 2는 모듬튀김이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그럭저럭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추가금을 내면 어떤 메뉴든 +, ++, +++ 등의 단계로 곱빼기를 시킬 수 있다네요. + 1개당 +1배인 모양입니다.
먹구름에 뒤덮인 밤하늘의 음울한 갈색을 창밖으로 내다보며, 문하는 어둠에 잠긴 거실에 서서 창가에 팔을 괸 채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아, 그거... 네. 선발됐어요. 네."
문하는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쩌렁쩌렁하게 들려오는 환호성 소리에 잠깐 전화기를 귀에서 한 뼘 정도 떨어뜨렸다가, 환호성이 대강 잦아들 때쯤에 다시 전화기로 귀를 가져다댔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일본에서 한 2주 정도 지내게 될 것 같아요... 체육관에서도 대회 대비해서 특별훈련을 시작했고요. 다른 대표팀 선수들이랑 스크림이라던가, 국제권투연맹 대회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와서 스파링을 해줘요. 스파링 비중이 확 늘었어요." "아뇨, 딱히 힘들다고 느껴지진 않아요." "아버지도 별탈없이 잘 지내고 계신 모양이네요." "네, 그렇죠." "별난 일이요?" "...그걸 왜 거절해요." "........."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제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좋다니까요." "저는 제가 갈 길을 알아서 갈 수 있으니까. 아버지는 충분히 다시 시작하실 여유가 있잖아요. 저축도 엄청나게 해두셨겠다.." "전 어지간해선 찬성이에요. 아무리 상대가 안 좋아도 '그것' 보다야─"
통화기 너머에서 고함이 날아왔다. 문하는 움찔하며 전화기를 귀에서 뗐다가, 다시 다가붙였다. 훈계조의 말이 몇 마디인가 전화기에서 나온다.
"─알았어요." "네. 이번 기회, 놓치지 않으려고요. 저 개인한테 여러 방면으로 좋은 기회니까." "그러니까 감히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버지도 기회가 찾아오면 괜히 저 생각한다고 포기하시지 마시고 그냥 꽉 붙드세요. 어차피 그런 건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좀 가소롭게 들리실 수 있지만, 겪어봐서 알게 된 건데... 새로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을 되찾는 게 몇 배는 힘들더라고요." "...알았어요. 조용히 할게요. -그래서, 배에는 뭐 별 일이라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게─"
간격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보통은 1주일에서 2주일에 한 번쯤 걸려오는 전화다. 전화가 한번 걸려오면 보통 통화하는 시간은 30분 남짓.
>>497 규리주 어서와. 그래 그것 마침 말하려고 했는데, 이런 이야기 해서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오늘 일어나서 다시 내가 쓴 레스를 읽어보니 진짜 엄청나게 별로더라구... 혹시 규리주만 괜찮다면 다시 써와도 될까...? 나중에 이 레스 발견하면 답변해줘. 조심히 다녀와...!
그건 내가 할 말이 없는데. 벽에 부딪혀 운동화를 벗었던 그 때의 나는 최선을 다했을까, 묻는다면, 그래, 최선을 다했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뛰었다. 그러니 몇 년 전의 최민규는 당당하게 하늘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그 때만큼 최선을 다하지도 않으면서 막연하게 저 홀로 착잡해하고, 질투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응원하고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그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해. 물론.. 그 마음을 티내는 건 안 좋지만."
퍽 어렵게 뱉은 말이다.
"뭐야, 작곡 못한다면서. 난 그거 좋은데."
아니면 악보로 옮기는 게 힘들다는 걸까. 막연하게 추측했다. 하지만 그건 배우면 꽤 빠르게 습득 하지 않나, 최민규는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더 이상 생각을 얹지 않기로 했다.
"당장 운동대회에서 이어달리기나.. 100m 달리기 관전하면, 나 뛰는 거 볼 수 있지 않을까."
>>490 하늘주가 하신 말씀 모두 이해했어요! 사실 사람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지뢰를 밟을 수도 있는거고, 조금 분위기 싸늘해질 수도 있고 그렇다고 생각하거든. 다만 그게 오너끼리의 감정싸움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오케이 << 라고 아랑주도 생각해요! 이게 제일 중요하지요 <:3 하지만... (서로 합의하에) 지뢰밟고 혐관되는 루트도 짜릿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그 짜릿함을 감당 못하는 새가슴이라, (지뢰 안 밟게) 조심조심 살아가고 있어요 ㅎㅁㅎ....
세트 2를 먹을까 고민하는 비랑의 혼잣말에 툭 끼어든다. 떡볶이에 모듬튀김의 음료수까지.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될 것이었다. 메뉴판을 한 번 훑으니 한층 더 배고파진 기분이다. 테이블 위에 팔꿈치를 올리고 깍지를 낀다. 그 깍지 위에 제 턱을 올려놓고 허리를 굽힌다. 퍽 진중해보이는 얼굴이다. 아까 웃었을때는 마냥 순해보이던 얼굴이 이렇게 굳어있자 또 사람이 달라보인다.
"나였으면 거기에 치즈 토핑과 베이컨을 추가했을 것 같아."
맑은 호수처럼 투명한 눈이 굴러가 비랑과 시선을 맞춘다. 동시에 선하의 메뉴 역시 정해졌다. 세트 1에 토핑 추가. 거기에 오뎅 하나 추가해 먹을 생각이다. 세트 1은 떡볶이와 순대, 그리고 음료수가 나오는 기본적인 구성이었다. 오늘은 순대가 더 땡기기도 했고, 선하는 다시 한번 비랑을 흘겨본다. 불순한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뭣하면 실수인 척 뺏어먹을 생각이다. 일말의 고민도, 걱정도 없이 낸 결론이었다. 정말... 양심이 털로 뒤덮여 복슬복슬할 정도다.
"다 정했으면 같이 계산하러 갈래?"
딱딱한 제 표정을 인지했는지 그 사이에 얼굴이 만개하듯 밝아진다. 그 변화가 어찌나 극적인지, 친절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사무적으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선배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러니 그걸 부정하진 않을게요. 선배는 그렇게, 저는 이렇게.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른 법이잖아요?"
하늘은 민규의 방금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게 하면 될 일이었다. 1+1=2 처럼 절대적으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떻게 생각하건 하늘은 존중할 생각이었다. 물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또 별개였다. 뒤떨어지기에, 정말로 필사적으로 피아노를 치고 또 친 하늘에게 있어서는 그런 마음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답. 하늘은 마지막까지 민규의 답을 부정하지 않았다.
"진짜 작곡가들이 작곡하는거 보면 완전 다르다는거 느껴질걸요? 이런 한 가닥은 피아노를 좀 치고 연습하다보면 어떻게든 치는 법이라구요. 정말로 곡을 만들려면 그때부터 힘든거고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은 머리를 긁적였다. 허나 좋다라는 말 자체는 좋은지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배시시 웃어보이며 살짝 풀린 표정을 보이던 하늘은 당연하다는 듯이 곧 들리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요. 방과 후, 피아노 소리가 들리면 찾아오세요. 저는 거기에 있으니까요. 야자도 안하니까 시간은 많거든요. 아무튼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와 100m. 기억해둘게요. 선배의 달리는 모습은 꼭 볼게요. 정말로 궁금하거든요."
그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뛸까. 괜히 두 손과 다리를 올려 뛰는 폼을 흉내내다가 하늘은 곧 무안함에 웃어보이면서 그저 앞만 바라봤다.
문하가 익숙하지 않은 게 무얼까, 아랑은 생각해 본다. 작고 따스하고 사소한 호의들이 익숙지 않은 건지. 그런 걸 주고받는다는 게 익숙지 않은 건지.
따라해보면 좀더 빨리 익숙해지지 않을까 했거든...
그 말까지 듣고 나서야 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버려 둘 수 없으니, 최소한만 챙겼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사소하고 작아도 따스한 호의들이었고, 그것이 쌓여 네 마음속 뭔가를 움직였나 보다.
“내 호의가 네 마음에 와닿았으니까, 너도 호의로 응답하고 싶어진 거구나.”
아랑은 다정한 낯으로 웃어 보였다. 그건 보통 때보다 좀 더 어른스러운 얼굴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 따라 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하야, 천천히 익숙해져도 괜찮아. 빠르지 않아도 좋아. 처음은 누구나 서툴기 마련이고, 사람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는 법이잖아. ”
천천히, 서툴더라도. 아마 난 맞춰줄 수 있을 테니까. 너무 빠른 것보단 오히려 서툴고 느핀 편이 좋기도 하고. ...네가 페이스가 너무 빠르면, 오히려 내가 못 따라가는 수가 생길 수도 있어.
*
제일이면 하나만 고르라는 건가? 근데 이거저거 다 먹는 게 취향 찾는데 좋을 텐데? 고개를 갸웃갸웃하던 아랑이 과자를 세 개 집어왔다.
“ 제일 많이 먹어본 건 콘칩이고, 제일 좋아하는 거라면 미니쉘인데 그건 이미 먹어봤을 거 같은데에... ”
제일 스테디한 콘칩, 바리에이션이 다양해서 좋아하는 미니쉘 –그 중에서 딸기 맛이 제일 좋긴 했다-, 그리고 이건 이미 먹어봤다면.
“ 그리고 3년 내에 먹어본 것 중에 살짝 충격적으로 좋았던 건 이거야~ ” 빼빼로 더블딥 초코화이트. 작고 뚱뚱한 빼빼로인데, 화이트초콜릿 코팅 위에 초콜릿을 씌워 단맛이 더욱 풍부해서 좋았다. 다른 더블딥도 맛있지만, 처음 먹었을 때 살짝 충격 받았기 때문에 이게 제일 맛있게 느껴졌는걸. 그리고 아주 근래로 가면, 과자가.. 좀 호불호가 갈리는 민트초코가 유행하는 중이라 함부로 추천하는 건 어려웠다.
“ 맛 설명을 하라면... 콘칩은 고소한 쪽이고, 미니쉘이 클래식한 단맛이면, 더블딥 빼빼로가 약간 풍성한 단맛이라고 할 수 있겠네에. 뭐가 끌려~? ”
>>511 그렇구만! 아랑주는 그런 스타일이로구만! 그렇다면 혹시나 불안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물어봐줘!! 답할 수 있는 선에선 답할테니까! 그런데 내 생각엔 아랑이가 별별 짓을 다 해도 혐관이 되진 않을 것 같아서. 잘해봐야 하늘이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수가 팍 줄어드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 싶으니 너무 걱정은 말라구!
>>512 애매뽀송하게 말랐어요.. <:3 여름이면 걍 놔둬도 알아서 마를텐데, 애매하게 가을 날씨라 좀 더 말리면서 스레 보려구요! 안녕하세요, 민규주~ ㅎㅁㅎ
>>513 (규리주 일 힘내시라!) (보듬스담) 늘 바빠보이셔서 토닥토닥 쉬게 해드리고 싶네요... 8ㅁ8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517 왜 애매하게 뽀송한가 했는데 습기 때문이었군요... <:0 (뒤늦은 깨달음) 문하 독백 보니까 문하 아버지는 선장님인가 싶기도 하네요! (선장님 아니어도 배 타는 직업이.. 있겠지만요!) 답레 가져왔고, 과자는 최대한 호불호 안 갈리겠다~ 싶은 걸로 골라봤어요!
>>520 와앙! 감사드려요, 하늘주! >:3 혹시나 불안해지면, 여쭤볼게요. 하늘주도 궁금한 거 생기시면 언제들지 물어봐 주세요! 별별짓ㅋㅋㅋㅋㅋㅋ에 잠깐 웃었습니다... 하늘이 한숨내쉬면서 말수 팍 줄어듬...은 애매하게 싫어진 정도나 불편해진 정도인가 싶네요! <:3 하늘이 잔잔한 것 같으면서도 자기 선이 확실한데 그 선 안에 든 사람(소꿉친구나 가족들..?)은 소중하게 여겨줄 것 같죠 >:3
>>521 해인주도 안녕하세요! 맞아요... 약간 가을 느낌 나요... <:3 (근데 저희 스레 애기들은 곧 여름에 들어가겠군요!)
>>527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1이 완전 안 좋게 봄이고 10이 완전 좋게 봄 이라고 가졍했을 때 2.5 정도일 것 같네. 그다지 마음에 안 드는데 그래도 회복이 불가능한건 아닌 정도? 1이 되면 그 다음부턴 아예 말 자체를 안 걸겠지만 사실 여기까지 갈 정도면 그건 작정해야 가능한 정도니. 그래서 내가 소꿉친구 선관을 안 구하잖아. 하늘이가 엄청 귀찮게 굴 것 같아서. (시선회피) 사실 시도는 해볼까 했는데 역시 상대 캐릭터에게 완전 미안해서.
별 생각없이 한 말에 꽤 맘에 드는 칭찬이 딸려와서인지 비랑은 기분이 좋아진 듯합니다. 배고픔으로 여유 없는 와중에도 찡긋, 하고 힘겹게 한쪽 눈을 감아 윙크를 하네요. 게다가 저 진지한 포즈, 어쩌면 비랑이와 잘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랑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공통점─공감할 만한 점─을 찾아내는 편이긴 하겠지만요.
"치즈를 얹는 건 자칫하면 치즈와 떡이 동등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먹는 것도 맛있지만 오늘은 평범한 떡볶이를 먹고 싶어. 베이컨을 추가하는 것도 엄청 근사하긴 하지만 떡과 국물에 찍은 튀김을 번갈아 먹을 땐 애매한 토핑이 있는 건 좀 그래서 말이야."
개인따라 취향은 다른 게 당연하지요. 비랑은 스레에서 정말 희귀할 것 같은 진지한 미소를 지으며 선하를 바라봅니다. 평소의 부담스러울 만큼 반짝이는 눈보다는, 더 깊은 검은색을 띄고 있네요. 黑이 아니라 玄이라는 한자에 비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선하의 기묘한 시선을 받고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에 금방 댕청한 눈으로 돌아와버렸지만요.
"그래~"
뭐, 비랑의 눈치란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지요. 그냥 상대가 웃으니까 별 생각 없이 다시 웃으면서 계산대로 가려 움직입니다. 계산은 현금이네요. 별일없이 계산을 마쳤다면 둘의 테이블로 돌아와 누가 모르고 앉지 않도록 테이블에 벗어놓고 왔던 겉옷을 다시 입고 자리에 앉았을 겁니다. 당장 배고픈데 맛있는 냄새는 솔솔 나고 기다릴 시간은 기니 금방 어린아이처럼 초조한 표정이 올라왔겠지만요.
>>531 전 처음에 과자를 받아서 먹었어서, 빵 타입 선물받기 전까진 도쿄바나나는 과자구나~ 생각하고 살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ㅁㅎ 저도요! 외국과자 중에 호불호 갈리는 게 많은데, 도쿄바나나는 나름 만족했어요 >:3
>>532 연호주 안녕하세요~~ 상댕이 귀엽네요 ㅎㅁㅎ
>>533 조심해야죠 >:3 해인주도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기!
>>536 슬혜주도 안녕~~~~~~~~~~~~!! 좋은밤이에요!
>>540 오... 2.5..... (1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마음에 안드는데 회복이 불가능한 건 아님, 쪽이 뭔가 더 알기 쉽네요! 저도 그래요... 소꿉친구 캐 연애길 막히게 하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찮게 할 금아랑이 걱정되서 소꿉친구 선관 못구하고 있어요 <:3 (같은 마음이군요 저희...ㅎㅁㅎ)
>>553 선하주가 보고 싶은 것이 아닐까하는 합리적 의심의 시간인가? (야) 뭐 사실 하늘주는 그런 선관도 혹시 하늘이와 짜보고 싶다 하는 이가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이긴 해. 사실 꼭 그런게 아니어도 같은 중학교 출신이다 같은 것도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내가 볼 땐 이미 짤 사람은 다 짠지라 새로운 시트로 음악 관련 캐릭터가 들어오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하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다음엔 밴드부 관련 캐릭터 들어오게 해주세요. (야)
>>554 사실 되게 애매한 부분이 있지. 그래도 괜찮아! 이미 있는 이들 구경을 하면 되는 것!
나아가는 사람과, 벽에 부딪힌 사람의 답은 다른 법이다.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믿음에 부러움을 가지게 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민규는 하늘이 퍽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꽤 고집이 셀 것 같다는 추측 또한 조심스레 얹었다. 생각이 다르면 대화를 꺼려하는 타입인 걸까. 그러면, 설득도 어렵지. 구태여 설득할 생각도 없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다.
"1시간, 2시간짜리 교향곡은 어렵더라도 말이야. 짤막한 노래들도 있지 않나. 나는 잘 모르지만서도.."
웃으니까 귀엽네, 얕은 생각이다. 칭찬에 솔직한 것은 싫지 않다.
"그래, 말없이 듣다가 가거나.. 잘 들었다고 해주는 편이 나으려나."
연주에 방해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연습을 방해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많으니까. 달리는 자세 취하는 것에 소리내어 웃었다. 요즘 들어 웃는 일이 잦다. 최민규는 퍽 감정이 요동치는 일이 적은 편이었으나,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그냥 조용히 들어도 좋고, 찾아와서 직접 들어도 괜찮아요. 누군가 들어도 좋고, 혼자 연주해도 좋지만 역시 누군가 있는 것이 좋거든요. 선배가 피아노 곡을 싫어하는게 아니라면 말이에요. 저도 싫어하는 사람에게 굳이 들려주고 싶진 않거든요."
피아노 곡이 싫다는 이에게 굳이 피아노를 쳐서 무엇할까. 좋아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칠 시간도 부족했다. 하늘은 민규가 그런 타입은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매우 많이 즐기는 것은 또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하며 말을 얼버무리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
연습이 바쁘겠지만 피아노를 배워도 되겠냐는 물음에 하늘은 잠시 생각하며 침묵을 지켰다.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인 탓이었다. 무작정 네 저로 좋다면요. 라는 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었다. 그런 무책임한 대답을 하고 싶진 않았기에 하늘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시간이 난다면의 가정이라면 괜찮아요. 가끔은 대회나 콩쿨 준비로 바쁘거든요. 그럴 때는 저도 가르쳐주고 싶어도 가르쳐줄 수가 없어서. ...안 좋은 버릇이지만, 그때만큼은 정말 다른 것을 모두 뒷전으로 두거든요. 공부도 다른 것도 모두."
물론 학교를 결석하는 일은 없었으나, 그만큼 피아노에 목을 매는 시간이었기에, 그 시간대에는 가르쳐주고 싶어도 가르쳐줄 수 없었다. 그런 사정만 이해해준다면 자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저도 가르쳐줘요. 달리는 거. 선배 시간 날 때. 졸업 후라도 시간 낼 수 있어요. 물론 거절해도 좋고요."
한창 진지한 분위기에 상대방이 윙크를 한다. 선하는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무거운 침묵이 암막처럼 드리우고 그 어둠 속 실날같은 빛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니. '얘, 나한테 끼부리나?' 누구 눈엔 뭐만 보인다고 아주 남들이 다 지같은 줄 안다. 선하는 잠시 판단을 보류하기로 한다. 지금 몹시 배가 고픈 상태이기 때문에 남한테 추근덕거릴 힘이 없었다.
"무슨 상관이야? 치즈든 떡이든 맛있는 건 매한가지야. 에너지 함량을 생각하면 치즈가 좀 더 현명ㅎ, 그래, 그렇지만 너의 의견을 존중할게. 먹는 걸로 왈가왈부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은 없지. 그런건 배부른 호사가들이나 신경쓰는 일이니까."
그리고 선하는 현재, 배고픈 늑대였다. 주문이 지연될 경우 제 앞에 있는 녀석의 손 살점을 한 입만 먹어도 되냐고 정중하게 물을 정도로 신사적인 늑대이기도 했다. 어차피 뱃속 들어가면 다 똑같은데 무얼 신경쓰나 싶다. 선하는 미식가가 아닌 대식가였기 때문에 반박할 의지를 금세 잃는다. 듣고보니 비랑의 말도 아주 틀린 말이 아니었다.
주문을 맞추고 들어온 선하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빼낸다. 티슈를 하나 뜯어내 테이블 위에 곱게 올려놓고 또 가지런히 정돈한다. 비랑을 똑같이 챙겨주는 것 잊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시간이 일찍 갈까 싶어서였다. 그렇다고 걸릴 음식이 빨리오는 일은 없다. 선하는 금세 우울해진다.
"...너 이름이 뭐야?"
침묵을 깨고 선하가 먼저 말을 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지름길은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걷는 길이라 하였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방금 처음 봤고, 저와 마음 맞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이라는 조건은 성립한다. 마음 안 맞으면, 뭐, 튀김 세 조각 뺏어먹고 말면 되는 일이다.
>>577 아 그렇지만~~~ (징징징) 그냥 보고 싶었어요 예... 힝힝 사실 선하 자체가 막 사람이랑 깊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땅치고 후회중) 선관 일상으로라도 보고 싶은 그런게 있네요,,, 아님 일상 진행되고 관계 쌓으면 충분히 볼 수 있겠다만야~~~~ 원래 돌아가는 길보다는 지름길이 좋다는 마음,,,
>>578 우마이봉 ㅋㅋㅋ 확실히 한국의 대체품도 많고... :3 저는 한국의 무슨 곡물바? 그게 더 취향에 맞더라고요 달달한게 맛있어요`~~ <:3
혐관...이 오너와 캐의 협상 결렬이라니요 잘 합의된 것 같은데~~ 잘 생각해보세요
내캐가 상대캐를 보면 얼굴을 붉히는가? 혐관 : o 사랑 : o 내캐가 상대캐를 보면 심장이 빨리뛰는가? 혐관 : o 사랑 : o 상대캐가 결혼할때 피아노치면서 축하해줄 수 있는가? 혐관 : X 사랑 : X
오늘 날씨에 홀려서 너무 많이 뛰었다가 기력이 삼도천을 건너서 하나하나 다 반응 못하는 무책임한 질문자를 용서해주세요..... 근데 뛰면서 너무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구 지금 다 눈물좔좔 흘리면서 읽고 있읍니다... 이런 질문 캐릭터 특성 나오는 것 같아서 넘 좋은 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울 산들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길 좋아하는 기적이 꼭 일어났음 좋겠어요.. 나 폭죽 터뜨릴 날 기다리구 있을게...... 안 일어나두 다른 좋은 일 행복한 일 빵빵 생길거다 얘들아 내가 장담혀.... 사하.. 사하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고릅니다........ >>589 이와중에 이거 보고 웃음 터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찐혐관은 찐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비랑이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다. 당연.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마음을 받아줬는데,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해주지 못하면 상처만 주게 되는 꼴이잖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알 수 있게, 날 좋아하게 하려고 해.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하면 포기해야지.
>>595 둘 다를 택하거나 둘 다 아니거나 중 하나야. 거기다 문하의 인간관계는 엄청나게 좁은 편이고... <:3 그렇지만 자세히 말해보자면, 우선 문하가 먼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면 먼저 '나는 저 사람을 내 마음에 들여보낼 수 있는가/들여보내도 괜찮은가' 를 먼저 따져볼 거야. 그런데 문하는 자존심이고 자존감이고 죄다 와르르 무너져버린 상태이기에, 거의 대부분은 '당연히 안되지' 라는 생각으로 지레 포기해 버리기에, 정작 문하 주변의 조금이라도 친하다 할 수 있는 인물들은 거의가 문하에게 먼저 호의를 갖고 다가온 사람들뿐이야.
>>585 >>트루먼쇼<< 슬혜 멋져.. 동경해... 남들이 할 수 없는 걸 하는 점이 짜릿해...
>>587 전 >>민규가 반한다면 달라지겠지만<< 이 부분이 몹시 신경이 쓰입니다 선생님...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되려면... (오너가 치여야하나...?) 아랑주가 치임 될 것 같습니다... ㅇ.< 절반만 농담이구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금아랑의 마음에 들어오면 뭐... 아랑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겠는데(안 들어갈 수도 있겠지요ㅠ), 아랑이 그냥 호감은 잘 알지만, 연애방면의 호감이 오면.. 정말 티를 팍팍 내지 않는 이상 모를 것 같아요... 완전 핵직구면 그제야 알아먹을 수도 있음... <:3
>>589 크리스피롤이었던 거 같아요 그 곡물바! 아랑주도 그거 맛나게 먹었어요 <:3
>> 혐관한테 치이는 거 << 무서운데 >>혐관에서 이러저러한 것을 거쳐 사랑(혹은 애증)이 되는 거<< 이건 짜릿하고 좋아요... ((흑흑))
>>602 저두요... 사하가 좋아하는 사람이, 사하를 좋아하는 기적이 있게되길 빌어요... 저도 질문 답변 너무 맛있게 먹고 있어서 ㅋㅋㅋㅋㅋㅋ 사하주... 감사합니다... ㅇ.< (오늘의 질문자상 드림)
>>616 바싹 말라서 더 마를 것도 없는 거 같아서 슬퍼 ㅠ..... 문하에게도 봄날이 왔으면 좋겠읍니다...... >>617 새슬주 안녕 좋은 밤이야~~! >>618 사하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고릅니다 '-^)~* >>625 앗 질문자상 감사히 받읍니다.. 기운 조금 났다....!!
사실 그에게 잔소리를 했다고 해도 평가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을테다. 그의 '좋은 사람' 기준은 꽤나 유하니까. 정말 느닷없이 그의 명치를 진심펀치로 갈기지 않는 한은 그가 느끼는 첫인상(나쁜사람or좋은사람)이 바뀔 일은 없었다. 사하처럼 사람 좋은 미소까지 보인다면 좋은 사람 지수는 더 올라간다.
" 그래? 그럼 난 용감함 사람이 된거야? "
포기와 용기. 그 둘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연호는 잘 모른다. 다만 자신에 대한 칭찬이겠거니 싶어 솔직하게 받아들이며 싱긋 웃었다. 감사하다는 표시다. 하지만 포기한 것은 이 순간 뿐이니, 사하는 앞으로 수없이 받아올 연호의 '깨물기 허락' 을 거절해야 할 것이다.
" 원래 공주란 우아한 법이죠. "
이번에는 없는 부채를 들고 얼굴을 가리는 시늉을 해보인다. 보이지 않는 부채에 의해 그의 장난기가 섞인 미소가 가려졌다.
" 엑, "
파라솔을 포기함으로써 용감해지려고 하는 사하에게 노골적으로 '그건 싫다' 는 눈빛을 보냈다.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데 파라솔이 없다니! 연호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으아아아악!!!!! 지금까지 일상에서 선하 - 비랑을 실수로 하늘로 한걸 발견했다....... (기절함) 비랑주 정말 죄송합니다..... 바로 직전 일상을 하늘주랑 해서 별 생각없이 가장 위에 있는 걸... 선택... 했...................... 정말...
"그래, 배고플 땐 입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지. 주문오류로 치즈랑 베이컨 추가된 떡볶이 나와도 다 먹을 만큼 배고파 지금."
마지막을 조금 투정같은 말로 맺은 비랑이 끄덕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째나 저째나 해도 맛있으면 장땡이지요. 둘 다 맛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상대가 시비를 건 것도 아니고 존중해준다고 말했으니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오- 땡큐..."
잠깐 기다리는 건데 바깥에 있는 것보다 (정신적)HP가 빨리 닳다 보니 벌써 방전되어 있는 비랑입니다. 티슈까지 뜯어내는 걸 보고 깔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네요. 그냥 행동에 꼭 할 필요는 없는 뭔가를 추가해서 느리게 함으로서 조금이라도 배고픔에서 초점을 돌리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도 느끼겠지만요.
"윤비랑. 너는?"
테이블 위에 한쪽 팔을 올리고 손등 위에 턱을 올린 다음 의자를 뒤로 쭉 빼고 있습니다. 한껏 늘어진 느낌이네요... 하지만 뭔가 목표가 생겼는지 의자를 조금 앞으로 당기고 몸을 일으켜세웁니다.
"물 떠올건데 가져오고 나서 얘기할래? 필요하면 네 컵도 가져올게."
한쪽에 있는 정수기를 발견한 듯, 억지로라도 움직이려는 듯 성급하게 먼저 일어나려 합니다. 선하가 수락했다면 바로 소독기에 들어가 있는 컵을 꺼내 물 두 잔을 떠왔겠지요. 비랑은 물을 떠와놓고 한 컵을 단숨에 마셔버려서 의미가 없어지겠지만요.
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shindanmaker #나를_사랑해 https://kr.shindanmaker.com/936930 ... 사람 있죠?
강해인.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할 때,
처음에는, 당신의 사소한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가 항상 당신의 편이 되어준다. 마지막엔 당신이 무방비해질 때는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shindanmaker #당신을_사랑하는_방법 https://kr.shindanmaker.com/1043613 오 ... 공략법이 비슷해오 :3
아랑이 그런 추측을 할 만도 했다. 그는 확실히 그런 사소하고 작은 따뜻한 호의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다른 사람과의 교류 자체에 염증이 난 것처럼 보였다고 하면 될까. 그와 다른 이들 사이에는 어색함의 장막으로 포장된 냉엄한 무관심의 장벽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 무관심의 장벽을 넘어 문하에게로 다가가는 몇몇 용기있는 이들은 있었다. 그 중에는 아랑─당신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런 이들은 의외로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 만리장성처럼 드높고 차가워 감히 다가가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그 장벽은, 다가가보면 군데군데 장막에 가려져있던 틈이 있어 의외로 쉽사리 그 장벽 너머의 소년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러나 그런 이들이 몇 되지 않기에 문하는 사람 대 사람의 교류 사이에서 자잘하게 오가는 호의들에 익숙하지 않았다─ 아니,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니라, 마치 어떤 일로 상처가 생겨 그런 행동들을 꺼려하고 있는 것에 가까웠다.
그런데, 오늘 당신이 그의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지 않았던가?
"멋있는 말을 하네."
문하는 새까맣게 비어있는 눈으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입으로 조금 서툴게 웃어보였다. 물론, 약 바르고 반창고 바른다고 그 자리에서 상처가 요술이라도 부린 마냥 뚝딱 없어지는 건 아니다만, 적어도 회복에 도움은 될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런 일들을 꺼리고 있었으니까, 아랑이 한 말마따나 그런 일들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잊고 있었기에, 그의 마음을 이루는 부분들 중에서 그런 일들을 담당하는 부분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기에, 적당한 수준의 재활훈련도 필요할 것이다.
"음-"
그렇지만 과자에는 정말로 관심이 없었기에 과자는 (사전적인 의미로) 잘 몰랐다. 콘칩을 한번 힐끔 보고 단칼에 탄수화물 폭탄이라고 결론을 내린 문하는 미니쉘과 더블딥 빼빼로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느닷없이 제게 날아오는 말에 답지 않게 당황했다.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얼마 고민 않고 말한다. <그럼 사이좋게 둘 다 좋은 사람하지, 뭐.> 아주 명쾌한 결론이다. 사람 반 갈라줄 수는 없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나눠가질 수 있으니까.
"그런 셈이지."
굳이 포기와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아도 연호는 충분히 용감했다. 평범한 사람이 국기게양대 올라갈 생각할 리 없다. 행동으로 옮기는 건 더더욱 상상도 못 할 일이고. 그 대단한 걸 해낸 게 연호니까, 용감하다는 말 붙이기 충분하지 않나 싶다. 솔직한 생각으론 용감하다는 말보다 더한 게 필요한 것 같고.
"앞으로 공주라고 불러야겠네."
능청스러운 대응에 절로 웃음이 났다. 장단 맞춰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파라솔 포기하기 싫어하는 모습 보고서 장난스레 말했다. <공주님, 체통을 지키셔야지요.>
"그거 다 어디서 구해?"
호기심이 동해 물었다. 비꼬는 거 아니고 진짜 궁금해서 묻는 거다. 잘하면 옥상이 아지트가 되겠는데. 책상에, 의자에, 파라솔에, 샹들리에까지. …걸리면 청소로는 안 끝나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강해인의 꿈은 끝없는 빗소리가 귀를 두드리는 꿈. 하늘을 유영하는 하늘고래가 당신에게 꽃을 내밀었네요. 그가 내민 꽃은 다알리아, 화려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받아도 괜찮을것 같아요. 그저 꿈일 뿐이니까. 강해인, … #shindanmaker #당신의_꿈에_찾아갑니다 https://kr.shindanmaker.com/929959
받아야지, 공교롭게도 내 언어는 화려하기 그지 없으니까.
강해인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포기하지_못한_것은 - 재능을 숨기는 방법을 찾는 것 자캐의_어리석음은 - 모두가 자신의 적이라고 오해한 것 자캐가_집에_있을_때_도둑이_든다면 - (침착하게 집에 있는 돈을 다 꺼내준다)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이시아 의 꿈은 동굴 안 보석의 꿈. 가시가 모조리 잘려나간 장미가 당신에게 꽃을 내밀었네요. 그가 내민 꽃은 풀의 싹, 첫사랑의 추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섬세하게 다뤘는데도, 꽤 여린 생명이었는지 시들었나 봐요. … #shindanmaker #당신의_꿈에_찾아갑니다 https://kr.shindanmaker.com/929959
"시키지도 않은 추가 토핑, 완전 이득이네. 그러면 나도 몇 입 줘. 그정도의 정은 있겠지?"
없다면 있게 만들테니 각오해라. 옅은 색소 때문에 전체적으로 희미해보이는 얼굴이 어째 하드보일드풍으로 바뀌었다면 과장일까? 아무튼 그정도로 진지하단 소리다.
"양 선하."
...그러고 또 다시 말이 없다. 단순히 대화를 이어나갈 의지가 없다기보다는, 텅텅 빈 위장과 함께 머리도 비워진듯 생산성 있는 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눈을 깜빡일때마다 전등이 꺼졌다 들어왔다하는 기분이 들었다. 허기진 기분이 며칠 굶은마냥 끔찍했다. 컵을 가져오겠다는 비랑의 반쯤 홀린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배라도 채울 예정이었다.
물을 모두 마셔버린 선하가 작게 중얼거린다. "배고프다..." 힘 잃고 의자에 기댄 탓에 천장을 보인다. 이쯤되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급격히 모든 성의와 기력을 잃어버린 선하가 심드렁한 얼굴을 한다. 머지않아, 점원이 음식을 들고 다가온다. 야밤중 먹이감을 발견한 매처럼 선하가 고개를 튼다. 집요한 시선이 떡볶이 그릇에 닿는다. 다행히 같은 테이블인 걸 의식한 탓인지 시킨 메뉴가 같이 나왔다. 테이블이 큰 편은 아닌지라 시킨 메뉴가 가득 채워진다. 선하는 자세를 바로하고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문득, 비랑이 눈에 보이자 예의상 몇 마디 보낸다.
>1596279074>217 읽긴 읽었는데 답장을 못 쓰고 있었어! 미스테리어스한 느낌의 who, 과연 정말로 미스테리어스했어...! 아랑이란 거 전혀 눈치 못 챘는걸! 별사탕이 아랑이의 목소리를 비유한 거였구나. 알아차리진 못했지만, 누군가의 목소리를 선물받고 가장 예쁘게 가다듬은 자신의 목소리를 돌려주다니 이거 꽤 낭만 있는 장면이 됐는데. 처음 들꽃 선물이 왔을 때 조금 어른스럽고 감성적인 느낌의 캐릭터일까, 했는데 의외로 귀여운 물건이 돌아와서 웃었었지. 초코머핀이랑 초코우유 보면서 실제로 먹고 싶었어! 후일담의 마지막이 아랑이가 비랑이를 찾아오는 걸로 끝났으니까, 다음에 아랑이와 일상을 하면 여기부터 시작하게 되려나? 놀라면서도 반갑게 받아줄 것 같아! (여담. 비랑이는 과자 받았더라도 눈치를 못 챘을 거야...)
현슬혜의 TMI: 오이를 못 먹음. #shindanmaker #자캐의_TMI_진단 https://kr.shindanmaker.com/821858
(고양이가 오이를 싫어하긴 하지...🤔)
현슬혜의 꿈은 낡은 골동품들의 꿈. 날개가 부러진 천사가 당신에게 꽃을 내밀었네요. 그가 내민 꽃은 저먼더, 경애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받아도 괜찮을것 같아요. 그저 꿈일 뿐이니까. 현슬혜, 받을 건가요? #shindanmaker #당신의_꿈에_찾아갑니다 https://kr.shindanmaker.com/929959
"어떤 걸? 머리카락을?" 꽉 잡으라는 말에 순진하게 헛소리로 승부 보는 사이에, 드르륵, 하고 제법 불길한 소리와 함께 창문이 열린다. 유신은 불길함을 느끼지 못했다. 창문이 열리자 훅 끼쳐오는 바람에 참 시원하다, 환기하려고 열어둔 건가, 같은 시원하게 정답 벗어난 생각이나 했을 뿐... 꽉 잡으라고 한 것은 혹시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한 탓일까? 유신은 주섬주섬 연호의 적발을 손에 모아쥐려고 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더한 바람이 덮쳐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대로 쿵.
다시 마른기침. 이번엔 두 번이다. 밭게 기침 한번, 기침 둘 하고. 머리카락 쥐는 데 성공했다면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을 테다... 물론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류였지만.
"이런 건 미리 말해줬어야지... 저승사자 손 잡고 염라대왕 보고 왔잖아."
눈 반쯤 내리감으며 가벼운 원망을 표출한다. 다크서클이 짙어지니 그 모습이야말로 저승사자였지만, 이내 도로 눈 감고 연호에게 기대는 것은 그래도 내리고 싶지는 않다는 의사에 가까우리라.
비랑은 천천히 짤 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선하를 바라봅니다. 이만큼 위엄있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튼 했습니다. 그 모습은 시험하는 것 같기도, 거절하는 것 같기도, 보류하기도 하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느껴지네요.
그래봤자 비랑은 비랑, 서로 이름을 주고받고 나서 선하와 똑같은 상태가 되어 멍하니 늘어져 있습니다. 자기 집이었으면, 도 아니라 자기 혼자 있는 테이블이었으면 아예 테이블 위에 팔도 뻗고 대충 머리도 올려놓은 채로 생각을 포기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무기력을 깨고 일어나 물을 가져오고, 다 마셔 버린 이후, 조금 기력은 돌아왔지만 그리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나도..."
그렇게 늘어져 있길 얼마나 지났을까요? 누군가에게 음식이 올 때마다 번뜩이던 무거운 시선이 위로 치솟아 오릅니다. 나의, 우리의 음식이 나온다는 직감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릇이 테이블 위에 모두 놓여지기 무섭게 선하가 꺼내준 젓가락을 들고 떡에 내리꽂네요. 그 빠른 움직임에 비해 입으로 가져가는 손길은 자못 느립니다. 그리고 중앙에 꽂혀 있는 떡볶이의 한쪽, 반보다 조금 적은 양을 한 입 물어뜯고 늦게도 대답합니다.
"너도."
야금야금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떡 하나를 세 입에 나눠 먹은 비랑은 젓가락에 묻은 고추장 소스를 핥습니다. 아껴 안 먹으면 떡볶이가 다 사라져 버릴 것처럼 조금씩 먹는데도, 떡이 금방금방 줄어갑니다. 조그만 떡의 빈자리가 생겨나자 거기에 기다란 튀김오뎅을 반쯤 담급니다. 적셔서 먹으려는 것 같네요. 그리고 김말이를 뱅글 돌려가며 듬뿍 양념을 적신 다음 베어뭅니다. 튀긴지 오래되지 않은 바삭함이 부서져나가며 탱글하고 투명한 당면이 단면에서 드러납니다.
하늘주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문하주는... (오늘내로 답변 못 올라올 가능성도 있어보임) 혹여라도 너무 일상답레스 기다리다 너무 늦게자진 마시고 졸리면 일찍 들어가 주무세요 8ㅁ8
>>705 네! 그렇게 마무리 지으면 될 것 같구요! >>703 토토로 열쇠고리 이미지도 준비했는데, 잘못된 파일형식이라 자꾸 안 올라가요... (그립톡도 안 올라가서 우는 짤...) 봄에 일상 시작하면 그렇게 될 것 같고, 여름에 일상 시작하면 ~한 일이 있었다! (비랑이가 놀라면서도 반갑게 반겨주고, 서로 마니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 로 넘어가고 여름에 맞는 새로운 일상이 될 것 같아요 >:3 (ㅋㅋㅋㅋㅋ 첫 선물 과자로 할까 하다가 그거 너무 선관스레에서 아랑이가 평소에 주던거라 눈치챌 줄 알았어요!) (마니또 기간동안 비랑이 답변 읽으면서 넘 귀엽고 감성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야생화 말고도, 노래해준 것도 감성적이었는걸!)
☆SSR 캐릭터 강하늘 픽업 가챠 이벤트 『그 책에 모든 지식이 있다면』 유저 반응 : "와 과거 설정 떡밥 나왔다ㅠㅠㅠ" "회사의 마지막 비상금 픽업이 왔다" "아 잠만 멘스 그거 복선이었냐고 아 아 아!!!!!!!!!!!1" #shindanmaker #당가픽 https://kr.shindanmaker.com/1049018
하늘:그 책에 모든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걸 읽고 싶진 않아. 하늘;물론 읽는다면 피아노에 대한 지식이 더 쌓이고, 단번에 실력을 키울 수 있고 단번에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하늘:그러면 뭔가 치트키를 치는 것 같아서 싫어. 무엇보다 안 좋은 성적이 나왔기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이었어. 그러니까 그냥 평소처럼 연습할래. 그게 좋아. 하늘:그 책에 모든 지식이 있다면... 하늘:나는 그 책에는 관심없어.
☆SSR 캐릭터 문 하 픽업 가챠 이벤트 『언제나 당신만을 생각한다고 해도』 유저 반응 : "이자식들이런식으로나오면내가기뻐할줄알았냐정답이다연금술사~~~!!" "기만러 차단합니다" "나올 때까지 돌리면 확률 100%" https://kr.shindanmaker.com/1049018
유신에게 경고한 것은 좋았지만, 유신이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상정하지 못했다. 연호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유신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을 뛰어내리고서야 깨달아버렸다. 덕분에 착지하고서 머리카락이 당겨진 덕분에, 그는 머리가 뒤로 당겨지며 '으갹' 라고 가볍게 신음했다.
큰 충격은 아니었지만 머리가 당겨진 아픔과, 자신의 신음소리 덕분에 이번에는 유신의 기침소리를 듣지 못한듯 하다. 만약 두번이나 기침한 것을 들었다면 아마 단번에 매점이나 기숙사가 아니라 병원으로 유신읓 들쳐매고 달렸을 것이다. 놀라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도 전에 달렸을테니 연호에게 들려있는 유신으로써는 꽤나 힘든 진동이 울릴 터였다. 못들은게 다행이지.
" 응? 염라대왕? 잘 살고있대? "
그는 염라대왕을 본 적도 없지만 일단 안부를 물었다. 유신이랑 알고지내는 사이라면 나중에 자신도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서.
아무튼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어림잡아도 10km는 될 속도였다. 그는 이걸 50%라고 했으니 풀파워 달리기의 속도는......
" 매점 도착! "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매점 앞으로 도착해서 우뚝 멈췄다. 유신이 급제동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제대로 쿠션 역할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뭐 먹을래? "
유신을 안아든 상태 그대로 매점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매점 주인이 놀란 눈치로 이쪽을 바라보지만, 연호는 그저 웃을 뿐이다.
"강제로 너의 하루가 다방면으로 전세계에 중계된다면?" 윤 비랑: 부끄러운 짓은 안 하게 노력해야지. 화장실은 어쩔 수 없어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이 있다면 즐겁게 하고 싶네.
"윗사람의 실수에는?" 윤 비랑: 계속 날 못살게 구는 사람이었다면 내심 꼴좋다! 그래도 겉으론 말하지 않으려고 해.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 윤 비랑: 최대한 노력해봐야지! 따뜻한 우유나 꿀을 마신다던가, 그런 건 양치하고 나선 못 하니까. 인터넷에 쳐보는 건 의미 없더라. 최대한 쾌적한 환경으로 만들고 스스로 잠들어야 해.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윤 비랑의 꿈은 미지의 공간에서의 꿈. 서쪽 하늘로 기울어져 가던 지새는달이 당신에게 꽃을 내밀었네요. 그가 내민 꽃은 사프란, 후회 없는 청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꿈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잖아요? 윤 비랑, 받을 건가요? #shindanmaker #당신의_꿈에_찾아갑니다 https://kr.shindanmaker.com/929959 /물론, 받았답니다. 마음에 들었다고 하네요.
윤 비랑는 무언가를 앞두고, 오열하면서 말했습니다.
있잖아, 나는. 네가 너무 좋아. #shindanmaker #있잖아_나는 https://kr.shindanmaker.com/955870 /대체 누구에게?!
윤 비랑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난_널_더_이상_못_믿겠어 : 예전처럼 밝게 대하진 못합니다. 말 자체를 많이 붙이지 않겠네요. 사람들이_많은_길에서_넘어진다면_자캐는 : 두 팔 짚고 일어나서 뛰어서 도주한다! 자캐가_오해하고_있는_것은 : 하늘이 흑막설(?) 농담. 이미 풀렸으니까. 딱히 오해하고 있을 만한 건... 몸상태? 별건 없지만!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SSR 캐릭터 이시아 픽업 가챠 이벤트 『언젠가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에』 유저 반응 : "나는 회사와의 전투에서 승리했다(소환짤)" "하느님.... 부처님.... 저.. 이걸 위해 태어났군요" "속편내놔(드러누움)" #shindanmaker #당가픽 https://kr.shindanmaker.com/1049018
이시아.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할 때,
처음에는, 당신과 같은 버릇을 발견할 때마다 새삼스러워진다. 그러다가 당신이 좋아하는 것, 눈길을 주는 사소한 것 마져 놓치지 않고 기억해둔다. 마지막엔 입 속의 혀처럼 굴며 당신의 시… #shindanmaker #당신을_사랑하는_방법 https://kr.shindanmaker.com/1043613
처음에는,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싫지 않다. 그러다가 당신의 등허리를 쓸어내리거나 어깨를 쓰다듬는 등 스킨쉽의 농도가 짙어진다. 마지막엔 당신이 그 사람의 외모에 약한 것을 이용해 당신의 시선을 붙잡아둔다. #shindanmaker #당신을_사랑하는_방법 https://kr.shindanmaker.com/1043613 /ㅇ0ㅇ
윤 비랑(은)는 모든 신하를 잃은 백색의 킹. #shindanmaker #자캐가_체스말이_된다면 https://kr.shindanmaker.com/841491 /고등학교 올라와서 모든 친구를 잃어버린 거야?! 그런 거야?!
1차 등장 대사(문자)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이 있다면..!」 2차 등장 대사(보이스) 『자요,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성능 평가 :: "녀석은 SSR 중에서도 최약체다" #shindanmaker #당가등 https://kr.shindanmaker.com/1050391 /비랑이의 외형 모티브가 됐던 자캐가 불꽃을 쓰는 초능력자였단 기억이 나네. 물론 비랑이랑은 성격이 전혀 다른, 지니어스 선역 흑막계의 캐릭이었지만! 약한 건 똑같네...
>>758 얘 말이로구만. 나도 1번 고를 줄 알았어! 아무튼 아마도 2학년 .dice 1 3. = 3 반에 있을 아이인데 일단 피겨스케이팅 쪽으로 실력을 쌓고 있는 양 캐릭터야. 어쩌면 2학년 1반에서 하늘이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를 사촌! 일상에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서브캐는 아니고 그냥 전에 하늘이가 여캐였으면 이런 모습으로 나왔을거다 라고 설정을 짜고 설정 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가지고만 있으니 그냥 이런 이가 있을 수도 있다로만 넘기자구!
>>758 시아는 아주 잘 봤어요! >>760 산들고의 삼각관계 ... 흥미롭지 않나요? 하늘이는 피아노로 모든게 표현된다 ... 잡설이긴 하지만 해인이가 개인적으로 궁금해한다고 합니다 >>761 먼저 찾아간다던지, 자연스러운 스킨쉽이 많아지고 ... 눈을 잘 못마주치죠! 평소엔 눈을 잘 마주보는 성격이라 :3 아랑이는 티가 안난다라 ... 관전하는 재미가 있겠는걸요!
라는 문하의 말에 아랑은 가만히 미소만 지었다. 내가 좀 멋있는 말 잘해, 이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는 없으므로. 문하가 입으로 조금 서툴게 웃어보는 걸 보고, 아마 이게 처음 보는 미소인가... 라는 생각도 짧게 하며, 방긋 웃는 미소로 되돌려주었다. 언젠가 좀 더 익숙하게 웃는 얼굴을 볼 수도 있겠지!
*
고소한 맛 안 좋아하나...? 콘칩을 힐끔 보고 미니쉘과 더블딥 빼빼로로 옮기는 걸 보며 아랑이 생각했다. (그게 아니다. 문하는 탄수화물 폭탄이라 콘칩을 안 고른 것이다.) 문하가 더블딥 빼빼로를 골랐다면 아랑은 콘칩과 미니쉘을 원래 있던 장소에 놔두고 쪼르르 계산대로 가서 본인이 더블딥 빼빼로를 계산했을 것이다.
>>769 앗... 플루트 (상상도 못한 악기) 플루트부는 모습도 쪼금 보고 싶은데, 역시 피아노 치는 모습이 제일 멋있겠죠! 플루트도 가끔 불 정도면 하늘이는 리코더나 단소도 가능할 거 같네요! :3
>>765 전 해인이가 누구한테 반해도 티가 잘 안 날거라고 생각했어요... <:3 근데 눈 안 마주치면 티가 쪼꼼 날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관전하는 재미가 있겠다니 왜 저 부끄럽죠ㅋㅋㅋㅋㅋ ((아랑이 가려버림))
>>786 >>78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k 사람들말고도 스레 사람들 생각도 났어요.... ㅎㅁㅎ 아랑이 잠버릇... 이불을 목 아래 ~ 쇄골 언저리 부근까지 끌어올리고 잠... 목을 너무 덮는 것도, 이불이 아래로 너무 내려가는 것도 별로라서! <:3 저 연호 헤이트 부분 보고 궁금했는데, 연호가 구속이랑 집착을 헤이트에 집어넣은 건 왜죠...? :Q (구속이나 집착 받은 적이 있어서...??)
앗.. 그러고보니 시아주랑 슬혜주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아랑이가 시아 소품 친구인데, 두 사람이 사귀는 거 시아가 아랑이한테 말해주는지 쪼꼼 궁금했어요... <:3
>>792 사실 학생회실에 있느라 연호한테 휘말리지 않는 것 부터가 상성이 좋았을지도...(?)
>>795 아랑이는 차분학 잠드는군요! 대럼쥐는... 차분하게 잔다...(메모) 고거 살짜쿵 비설인데, 어렸을때 애가 너무 튈까봐 집에서 매일같이 차분하게 지내라고 교육했어요. 자유를 좋아하는 연호 입장에선 답답한거죠. 답답함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에는 헤이트까지 가버렸다. 라는 이야기! 집착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알려드릴게요! >.o
>>798 너무 티 안내면 관전해도 잘 모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전하는 재미는 있겠다고 생각해요 ㅇ.< 원래 성사되기 전까지 모르는 편도 재밌지 않습니까 ㅎㅁㅎ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무슨 거의 요정 봤다 아니냐구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그런 요정 본 거 같다... 보면 운수 좋아지는 요정) ((해인이의 운수대통을 기원해요!))
>>799 앗.. 근데 가끔 인형 껴안고 잘 때도 있어요. ㅇ.< 매일 껴안고 자는 건 아니지만! 아니... 살짝쿵 비설을 들어버렸다! (새벽에 깨어 있는 보람이 있었다!) 아... 그게 구속 싫어하게 된 이유군요..... 8ㅁ8..... ((연호의 자유를 기원하자!!)) 앗... (어째서 다음기회...) 그럼 다음 기회를 노리겠습니다 >:3
>>808 오늘하루도 수고하셨어요 새슬주! (스담) 일상 돌리고 싶은데 짬이 안 날때도 있죠... 8ㅁ8 ((새슬주의 현생 여유를 기원하자)) 일상은 좀 더 기력이랑 짬이 났을 때 하시고, 일단은 조금 쉬어주세요... 좀 피곤해 보이셔서... 쉬게 해드리고 싶어요 8^8
(정주행하다 발견한) >>759 그리고 과자는... 문하는 과자에 썩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멀리하고 있었어. 딱히 미각에서 즐거움을 찾지 않는 편이기에 과자같은 것에 더 무심하기도 했고. 애초에 얘는 식사도 구운 닭가슴살이나 삼겹살, 단백질 쉐이크, 영양 젤리 같은 거라서..
(((정주행하다 이제사 발견한))) >>139 좋아하는 놀이기구라기보단 싫어하지 않는 놀이기구라는 말이 적당하려나? 문하는 거의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놀이공원과 상성이 안 좋아. <:3 회전목마는 너무 화려해서 못마땅하고, 롤러코스터나 바이킹, 자이로드롭 같은 스릴있는 건 기피하는 편이고, 귀신의 집은 재미없고, 범퍼카는 다른 사람들과 부딪혀야 한다는 게 마음에 안 들고 하는 이유로 상당수의 놀이기구가 컷트당한다.. 문하한테 운전대 쥐어주고 범퍼카를 타면, '플레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어느 곳에도 부딪히지 않는' 자기 나름의 퍼펙트 기록을 세우고 혼자서 만족하는 문하를 볼 수 있다... 후룸라이드나 대관람차 정도가 그나마 싫어할 이유가 없는 놀이기구이지 않을까.
>>726 이미지 보고 싶어!! imgbb.com 같은 사이트에 올려보거나 파일 확장자를 .png 등으로 바꿔본다던가 하면 안 될까?! 하긴 곧 여름이 시작되니까 빨리 안 돌리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는걸. (다들 먹을 거 많이 줬는데 과자쯤이야 괜찮잖아! 비랑이도 첫 마니또 선물은 먹을 거 상납했다구)(감성적인 건... 내 때늦은 중2병이 충분히 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일상에서 그렇게 감성적인 부분을 찾긴 힘들거야!)
(오들오들) (무서워) (그래도 최대한 티내지 말자) https://picrew.me/image_maker/69139/complete?cd=10Or5xq08T
>>809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눈치가 없어서 성사가 되어야 아는데 약간 동질감을 느껴버립니다...
해인이 노래 못한다고 언제 쓸려갈 때 본 거 같네요! 근데 아이돌 댄스 메들리! (와) (1열에 착석하자) (해인아 데뷔해줘)
>>813 ...? 왜 인형 껴안고 자는 게 아랑이 스럽죠...?? (의문) ㅋㅋㅋㅋㅋ 저 정주행 8판에 멈춰있단 말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8판이 되었다..) 집착 받은 적도 없고, 집착한 적도 아직 없군요 >:3 연호도 노래 못하는 편... 잔잔한 걸로 부르는 스타일... (위에 해인이 봄) (해인이랑 연호랑 둘이 같이 데뷔하면 되겠다!)
>>815 앗... 아앗..... (뜻밖의 찌통에 당황한 자) 8ㅁ8.... 운동선수 식단 그대로인가요... 급식은 주는대로 먹는 건가요... (흑흑) 단백질 위주에 미네랄이랑 탄수화물 아주 쪼금... 정도일까 싶구...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선수식단에 차질을 주고 새로운 과자세계를 열어줘버리는 금아랑 >:D (이대로 괜찮은가)
>>819 새슬주 야무져! (멋져!) 호옥시 괜찮으시면 >>806의 질문 봐주세요 ㅇ.< 피곤하시면 반응 안 하셔도 됩니다!
>>822 헉... 캡틴도 벌레랑 싸우고 있나요...... 8ㅁ8..... (동질감) 어서오세요 캡틴.... >:3 앗... 그건 큐트 캡틴이라고 써야 옳은 표현입니다 ㅇ.< 원래 사람은 실수를 해야 큐트한 법이에요. ((선동과 날조))
>>834 ㅠ ㅠㅠ ㅠ ㅠ 아랑이 너무귀엽다.. 찔러보고싶게 생겼네욧 춤이랑 노래실력 >:3...!! 좋은 떡밥! 춤은.. 나쁘지 않을 거라구 생각합니다 다만 어려운 게 새슬이가 흥미를 느껴야 열심히 한다는 것() 노래는.. 음치는 아닌데 막 엄청 잘 부르지도 않을 것 같네요.... 애초에 각잡고 노래 불러 본 적이 있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듭니다만.. 흥얼거리는 정도는 자주 할 것 같읍니다
그립톡은 딱 하나 복사되는 게 있었는데, 화질구지야.. 흑흑 >>831 마우스 우클릭 자체가 안 되는데 혹시 옥션 홈페이지 링크 올릴까요, 아니면 최대한 비슷한? 느낌의 열쇠고리 찾아볼까요. 비랑주? 저도... 저도 너무 보여드리고 싶은데...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클릭 금지고 화질구지라서 넘 슬퍼..
>>841 >>>나무타기 하겠습니다<<< (웃음보 함락당함) 엄.. 낮잠자는 새슬이한테 해주고 싶은 것만 풀어주자면 담요(계절에 따라 두께에 변동이 있을 수 있거나 혹은 오리털이불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를 덮어주고 나서 낡은 뮤직플레이어로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 잔잔한 음악 틀어준 다음에 옆에서 같이 잠들기..?
문하가 아니라 문하주의 욕망대로 하자면 위의 것들에 더해서 문하가 먼저 일어나서 저녁에 먹을 식사를 요리하면서 냄새에 새슬이가 깨는 장면도 보고 싶지만 시트 설정상 문하는 요리하는 것을 기피하는 편이고 욕망 가득한 주접이 뇌절선을 넘으려고 해서 여기까지... (주섬)
>>866-867 으윽.. 으윽... 왜 아직 현대 인간은 텔레파시를 쓸 수 없는가(고통!) 그치만 참겠읍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것을,,~~ 오 :0 저런 인테리어... 보면서 겨울에 추울 것 같다구 생각하곤 했는데 문하네 집일줄이야.. 겨울에 제대로 장판 틀고자는거지 그런거지(눈물)
포기하는 게 용감한 일일 때가 있다. 그럼 다 포기하는 건 아주 용감한 일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에 빠진 듯 보이던 사하가 말한다.
"…그건 왜 겁쟁이 같을까."
조금 더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생각을 버렸다. 단순한 겁쟁이. 누가 귀에서 소곤거리는 것 같지만, 모른 척하기로 하자.
"왕자님 시켜주면 하지."
능청떨며 어깨를 으쓱인다. 알면 다친다는 말에 재밌다는 눈을 하고서도 더 묻지는 않았다. 다치면 아프잖아. 아픈 거 별로야. 진지하게 말하는 연호는 꽤 자신만만하게까지 보여서 뭔가 다 방법이 있겠거니 생각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냥 평범한 옥상을 즐기면 되는 거고. 과자랑 음료수가 있을 테니 그럭저럭 즐거울 테다.
"공주님은 해도 돼?"
리본 여러 개 달린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질질 끌며 책상과 의자와 파라솔과 샹들리에를 옮기는 걸 상상한다. 안 어울리는데 연호를 보면 잘 할 것 같기도 하고. 씩씩한 공주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으면 주인공은 너 시켜줄게. 연호 모를 생각을 하고 씩 웃는다.
"백마를 구해놔야겠네."
그러더니 대뜸 손을 내민다. <공주, 내 백마가 되어주겠소?> 얼굴에 덕지덕지 묻은 장난기. 여차하면 한쪽 무릎이라도 꿇을 태세다.
싫어하는 것까지 꾸역꾸역 찾아내고, 그걸 또 일일히 싫어할 정도로 성실한 성격은 못 되었다. 애초에 싫어했다면, 들려달라는 제안부터 하지 않았겠지. 최민규는 오히려 관심이 없었던 쪽에 더 가까웠다.
"아, 나도 대회나 콩쿨 직전인 애 방해할 생각은 없으니까.."
고개를 끄덕였다. 대회 전의 사람에게 가르쳐달라고 찾아가봤자, 하늘은 분명 집중을 못 할 것이 분명-거절할 가능성이 높았지만-했고, 저도 마음이 불편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테다. 이러한 것을 딱 잘라서 말하는 걸 보아하니, 우선순위가 확고한 모양이었다. 잘 됐으면 좋겠네, 막연히 생각했다.
"뭐.. 그 균형은 나중 가면서 차차 맞춰지지 않을까. 좀 더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말이야."
최민규 자신도 찾지 못한 균형이다. 오히려 관두고 나서 여유가 생겼다. 주머니에 있던 포스트잇에 제 전화번호를 적었다. 최근 마니또 행사였던 게 다행이었다. 수박 떡 메모지를 하늘에게 내밀었다. 전화번호 알려달라는 것보다, 이게 낫겠지.
"그.. 시간 되는 시간대에, 그.. 연락해줘."
민망한지 말을 여러 번 씹었다.
"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나도 얼마든지... 나는 바쁜 일 같은 건 없으니까 말이야. 너 편할 때 갑자기 찾아와도 돼."
>>757 홍현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때부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부끄러워하며 안절부절 못할거에요! >>787 잠버릇은.. 자꾸 가로로 누워서 잔다? >>806 홍현이는 몸 쓰는 거라면 영 꽝이지만 노래 실력은 최악까진 아니에요. 만약 장기자랑을 나간다면 강장제 마시고 말 없이 과학 마술쇼 같은거 할 것 같네요! 약품 섞어서 연기 만들고 그런 식으로요!
이 무슨 모순덩어리의 말인가. 용감하면서 겁쟁이라니. 근데 또 이게 어감이 나쁘지 않은게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모순적인 배열만큼 모순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었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말이 뭔가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웃음을 머금었다.
" 그럼 사하 왕자님인걸로. "
그는 사하는 어딘가 왕자라는 호칭이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어째서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어물쩡거리면서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연호의 주관적인 느낌이었다.
" 공주님은 백마가 필요 없으니까? "
그의 머릿속에서 공주란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딱히 공주나 왕자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무나 하기 힘든 발상을 저리 마구 내뱉을 수 있는거겠지. 그게 아니라면, 그냥 생각이 없는거거나.
" 저로 충분하시다면, 기꺼이. "
사하가 내민 손을 살포시 잡고서, 마찬가지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끌어와 다리를 팔로 받치며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려했다. 원래 백마란 모름지기 등에 타야하겠지만, 그녀가 연호의 등에 올라타면 역으로 보기 안좋을것 같았다. 그래서 대신에 그는 왕자님을 공주님 안기로 드는 것으로 타협했다.
"그럼 괜찮아요. 간혹 있잖아요? 좋아하지도 않는데 분위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좋아하는 척 하고 맞춰주는 그런 거. 저는 그런 건 싫어요. 그러니까 선배는 아닐 것 같지만, 혹시나 그런 건 신경 안 쓰셔도 괜찮아요. 솔직하게 싫다고 해도 신경 안 쓰니까요. 오히려 그게 편해요."
오히려 괜히 신경써주는데 왜 너는 그러는거냐. 이런 말을 듣는 것이 하늘로서는 더 싫었다. 신경 써달라고 한 적도 없고, 좋아하는 척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자기 마음대로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자신에게 댓가를 요구하는 행위보다 차라리 싫은 것은 싫다고 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이야기를 하며 하늘은 고개를 두번 위아래로 끄덕였다.
아무런 말 없이 민규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만 듣기 싫어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미소를 잃지 않고 고개를 한번씩 천천히 위아래로 끄덕이고 있었다. 그러다 자신에게 전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을 받아든 하늘은 번호를 눈으로 훑었다. 뒤이어 스마트폰을 꺼낸 후에 그 번호로 전화를 건 후, 2번 소리가 울릴 쯤에 종료 버튼을 눌렀다. 아마 그의 핸드폰에도 하늘의 번호가 저장되었을 것이다.
"제 번호에요. 마찬가지로 볼일이 있거나 한다면 전화해주세요. 바쁘지 않으면 받을테니까요."
태연하게 이야기를 한 후,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으며 하늘은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다시 두 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러다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선배 고 3이잖아요. 고3이면 아예 안 바쁠 순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닐까요? 그러니가 찾아가기 전에 전화할게요. 아. 정말로 바쁜게 없다면 죄송해요. 그래도 역시 아예 신경 안 쓸 순 없다고 생각해서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하늘은 괜히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민망함이라도 느꼈는지 고개를 피아노로 홱 돌렸다. 그리고 아무런 의미 없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울리면서 제 목을 긁적일 뿐이었다.
아메리카노라. 갑자기 생각난거지만 얼마전 마니또가 생각났다. 분명 그는 '아메리카노' 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었지. 다만 커피가 아니라 칵테일이었다는게 다른 점일까.
" 재밌는 말이네. 나중에 한번 만들어주라. "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어떻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이미 그는 생각하는걸 그만두었다.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니 사하가 굳이 귀담아 들을 필요도 없을테다.
" 그런거야? 탈것은 거의 타본적이 없어서... "
하지만 말은 타본적이 있더랬다. 그렇게 오래된 기억도 아니었다. 다만 말은 그를 등에 태우면 어딘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있지만 또한 포식자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소년 덕에 말 본인도 모르게 위축된것일테지만, 연호는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말타는걸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덤으로 다른 동물들도.
" 차 사면 나 태워줘! "
연호를 옆자리에 태우면 암울한 미래밖에 안보인다. 분명 창문으로 머리를 내미는건 일상다반사로 일어나겠지. 차 안쪽으로 끌어들이는데 고생 깨나 할것이다.
" 걱정마. 내가 평판이 좀 좋아서. "
그게 사하의 걱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진 잘 모르겠다. 자기 평판이 좋으니까 자기가 안고가는 사하의 평판도 좋아질거라는 의미인걸까? 아무튼 그는 사하가 불편하지 않도록 가볍게 자세를 고쳐서 안고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 선택지가 있어. 이대로 느긋하게 올라가는거랑.... "
첫번째 선택지는 무난했다.
" 고속 코스랑.... "
학교의 벽을 살짝 보았다. 아마 손을 안쓰고 올라가기 편한지 확인하려는 눈빛 같다. 조금 불안하다....
재능으로는 부족한 일이다. 초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겠다. 그런데 다음 생에 초능력 가지고 태어난다는 보장이 있나? 그러니 안 하겠다는 소리와 다름없다. 헛소리니 신경 쓸 필요 없는 말인 것이다.
"보험 들고 오면 태워주지."
무시무시한 표정과 함께 살벌한 말을 했다. 반쯤은 진심이다. 능숙해질 때까지는 저도 자신을 믿을 수 없었는데, 뭘 믿고 덥썩 태워달라 하는지 모르겠다. 얘도 참 겁 없다 싶었다. 물론 부탁했으니까 안전하게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야 하겠지만. 공주님 귀한 몸이신데, 털 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해드려야지.
"너 평판 좋아? 오케이."
뭐가 오케이인지는 자기도 모른다. 상관없다는 듯 말하길래 순순히 받아들인 것이다. 뭐, 끼리끼리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니까 대충 연호의 좋은 평판에 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살아있다면 말이지. 연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벽, 그 다음은 국기게양대.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설마한테 당할까 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연호의 눈을 가리려 손을 뻗었다. 뭔데. 뭘 보는 건데. 무슨 일이 일어날 예정인데.
"……빠를수록 좋긴 하지?"
시간은 금이라고들 하니까. 일단 솔직한 생각을 뱉는다. 점심시간도 이제 거의 끝나가거든. 근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불안한 눈치로 연호를 쳐다봤다. 살려달라는 뜻이다.
최대한 부드럽게 웃으려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요즘 후배들하고 이야기할 일이 잦아졌다. 자연스럽게 웃는 것도 어떻게든 적응해야 할텐데, 영 어렵다.
"1년이라 해도 내 쪽이 선배다보니까.. 혹시 싫은 것도 넘어갈까봐 해서. 그러지는 말아줘."
상대방이 싫은데 일방적으로 들이대는 것보다 부담스러운 관계는 없다. 나중에 커서는 별 의미 없는 1년 나이 차라 해도, 지금은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괜히 선배라 해서 쪼는 후배들도 종종 봤다. 최민규는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괜히 미안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 잠시만."
핸드폰을 꺼내, 하늘을 저장했다. 아마 이름은 '2학년 피아노: 강하늘' 정도로 해놓지 않았을까.
"너도 할 말 있음 연락해. 답장 늦어져도 기다리지 말고.. 웬만해서는 바로바로 받으려고 할텐데, 안 될 때도 있으니까."
차마 게임할 때 연락은 못 받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대학 갈 생각이 없어서 말이야."
멋쩍게 웃었다. 뭐, 그래도 그렇게 봐줘서 고마워. 덧붙였다. 괜히 또 아이스티나 한 모금 더 마셨다.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누군가 강요한 일도 아니지만, '대학 안 갈 거다'라는 말 자체가 가진 무언가가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예의는 지키긴 하나, 싫은 것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선을 긋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늘은 쓴 웃음소리를 냈다.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신은 선배의 말이지만 그것을 완벽하게 받아들이진 않지 않았던가. 물론 오늘 있었던 것은 그냥 생각나누기에 불과했지만. 이전에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 말을 떠올리니 하늘의 입가에선 한 번 더 쓴 웃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무튼 들어보고 싶다는 그 말에 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다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친 후에 자세를 잡았다. 들려오는 것은 아련한 감이 있으나, 마냥 그렇진 않으며 조용하면서도 마음이 놓이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그건 하늘이 민규에게서 느낀 분위기를 나름대로 표현해보고자 한 곡이었다. 물론 자신은 작곡을 하지 못했기에, 인터넷에서 들은 곡을 따라 연주하는 것 뿐이었다.
나름대로 분위기를 살려보려고 하면서, 하늘은 절로 눈을 감았다. 두 손가락이 건반 위를 춤을 추듯 일정한 박자를 맞춰 부드럽게 움직였고, 멜로디는 끊기거나 흔들리는 일 없이 일정한 느낌으로, 그리고 속도로 가닥가닥을 이뤄 계속 나아갔다.
일부러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려고 하며 하늘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오늘 만난 그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느끼는 분위기. 당신에게 받는 느낌. 그 모든 것을 담아 두 손으로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확실하게 연주한 후, 그는 두 손을 건반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아무런 말도 없으나, 조용히 들려오는 작은 미소였을 것이다.
/좋아. 막레다! 민규주에겐 평소에 고마운 마음도 컸으니 하늘이 입장에서 느끼는 민규의 분위기는 이런 느낌인 것으로! 아무튼 일상 수고했어!!
문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문하가 생각한 시퀀스는 아랑이 빼빼로를 쥐어주고 아랑 몫의 간식을 고르는 거였는데, 아랑이 어딜 쪼르르 가버리는 게 뭔가 싶어서 바라보았을 때는 이미 아랑이 그걸 계산해버린 뒤였다.
링 위에서 0.01초를 넘나들며 상대방의 피부 표면에서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해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링 위의 냉혹한 카운터펀치 머신이, 18살의 조그만 동급생에게 멋지게 한 방 먹었다. 평소의 무표정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항상 비스듬히 숙이고 있어 눈가에 드리운 그늘이 지금은 아랑을 주시하느라 조금 들려올라와있어 옅다. 그 작은 차이가, 무표정한 얼굴을 멍한 표정으로 만들었다.
"...이러면 내가 사주는 게 아니라 서로 사주는 거잖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말투인데 왠지 퉁명스럽게 들린다. 문하의 눈매가 살짝 찌푸려지는 게 보인다. 그러나 자기 과자도 사줄 거냐고 능청을 피우는 아랑을 보고 문하는 그냥 픽 웃고 말았다. 그가 뭔가 이렇게 표정을 보이는 건 꽤 드문 일이었다.
사람 좋아! 세상 좋아! 모두 좋아! 하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외치고 있는 것만 같은 그 모습이 대책없이 밝아서 눈이 너무 부셨다. 문하의 차갑게 비어있는 검은 눈에는 너무 과하게 밝은 빛이었다. 그것도, 전혀 때묻지 않고 환하기만 해서. 오히려 너무 그득그득 들어차서 발 디딜 자리가 없다는 느낌. 그래서 문하는 차라리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서두를 필요가 있겠나. 동굴에서 밖으로 나오는 게 눈이 너무 부시면 동굴 입구 어귀 적당한 데서 얼쩡거리면서 명적응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냐."
까르륵 웃으며 대답하는 말에 문하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 바람같은 대답에는 먼지가 한결 사라져 있어, 좀더 가벼운 어조가 되어 있었다.
"음?"
규리의 제안에, 문하는 스포츠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은- 조금 빠듯하지만 별 일 있겠나. 화방 입구에서 몇 발짝 걸어가면 체육관 입구인데. 원래 약속장소에는 여유시간을 두고 도착하는 성격이지만, 하루 정도 약속시간 딱 맞춰 간다고 별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과슈가 뭔데?"
그림에는 문외한이다. 자연히 화구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문하는 규리에게 질문하면서, 화방으로 향하는 규리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음 생이라. 연호나 사하에게는 너무나 멀고 먼 이야기였다. 보통 사람들은 무병장수를 추구하니까. 다음 생으로 가려면 몇십년, 혹은 백여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 한다. 그만큼 기다리면서 잊어버리지 않을지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메모라도 해둔다면 괜찮지 않을까?
" 치과보험은 있어! "
뭐, 교통사고가 나도 치아는 보장이 된다는게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연호는 어쩌면 자신이 튼튼하다는 것 하나만 믿고서 이리 자신만만한걸지도 모르겠다. 그 자신감이 나중에 사하의 차를 타보고서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르지만...
아무튼 게양대를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눈이 가려졌다. 아무래도 사하가 게양대를 바라보는 연호의 눈에서 무언가 불안함을 느끼고 그것을 없애보려 한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미 봐버린 이상 늦긴 했다. 게다가 빠를수록 좋다니. 이건 연호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행위나 다름이 없었다. 연호는 그 말을 듣자마자 망설임없이 마음속으로 '초고속 코스' 를 골랐을테다.
" 우리 왕자님은 보험 들었지? "
아까 이야기의 연장선... 이라고 보기엔 연호는 차를 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면허인 청소년이 차를 모는 것 보다 더 무서운 짓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사하를 제대로 받쳐 안고서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충 옆에서 들어보자면 무언가를 준비해두라는 이야기였다. 암구호같은 대화로 이루어져 제대로 알아듣기는 힘들었다.
" 그럼 꽉 잡아야해. 놓치면 큰일난다? "
사하를 안은채로 연호는 게양대 앞으로 갔다. 사하가 연호의 목에 팔을 감고있는 덕분에 연호는 한쪽 팔을 자유롭게 둘 수 있었고, 그대로 게양대의 봉을 잡고서 위로 올라가려 했다. 어쩌면 막을 수 있는건 지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기자회견》 >>580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지만 나를 좋아해 주지 않는 사람>을 포기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호련이 >>639 좋아하지만 자극적인 건 꺼리는 입맛이라 입이 아릴 정도로 너무 단 건 어려워하네요. >>757 숨깁니다. (간략) >>787 어디서나 잘 잠! 대신에 안는 베개나 인형 같은 게 있어야 함. 베개가 없으면 자기 무릎을 안고 잘 정도... >>806 춤의 경우에 운동을 해서 몸놀림은 날렵하지만 바보라서 안무를 못 외움.. 노래는 그냥저냥(?)
제법 낭만적인 말이라 생각했다. 목적이 뜨거운 아이스아메리카노라는 점에서 낭만과는 수억 광년쯤 멀어지지만. 한 세 번쯤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팔팔 끓는 아메리카노 안에서도 얼음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걸론 부족하다, 공주야."
우유 더 먹고 오라는 식의 말투였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해서 처음엔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고 넘어갈 뻔 했다. 치아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만 지키기엔 다른 것도 소중하지 않니. 차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자만하지 마세요, 공주님.> 덧붙이며 웃었다. 네가 자신해도 내가 못하면 우리는 사이좋게 황천길 건너는 거야. …끔찍한 상상이니 이쯤에서 집어치우기로 한다.
"부모님이 들어주셨을걸."
별생각없이 말하고 나니 불안이 밀려온다. 생명보험 얘긴 아니지? 뭐할 건데 전화까지 해? 저기 올라갈 건 아닐 거라 믿어. 우리한테는 계단이라는 좋은 게 있는데, 거길 뛰어올라가는 게 낫지 않을까? 동공에 지진이 난 채 입만 뻐끔대다 눈을 꽉 감았다. 꽉 잡으라는 말에 목을 더 끌어안고, 숨을 참았다. 정확히는 들이마신 숨이 안 뱉어진 거다.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