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선택한 길이 올바른 것인지 누군가에게 간절히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지면 그런 내 얘기를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울 것 같다. 어딘가에 정말로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밤새 써 보낼 고민 편지가 있는데, 라고 헛된 상상을 하면서 혼자 웃었다. 어쩌면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이 너무도 귀하고 그리워서 불현듯 흘리는 눈물 한 방울에 비로소 눈앞이 환히 트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 히가시노 게이코, 나미야 점화점의 기적 中
사실 원래는 깔끔하게 >>1 만 쓰고 물러갈 생각이었습니다. 너무 길게 장문으로 말씀드려봤자 읽는 분들로 하여금 부담이 되실 게 뻔하니까요. 근데 다른 분들께 온갖 감사드리고 좋아했다는 말씀을 드려놓고 가장 중요한 캡틴께 감사의 말씀드리는 걸 빠트려두었으니 ••• 이래선 안될 듯 싶어 부득이하게 글을 더 이어쓸수밖에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6개월이나 이 스레를 불태웠네요. 길다면 길고 결코 짧다 할 순 없는 시간입니다. 처음 참여했을 때도 화력이 세다고는 생각했지만 100스레가 넘어가고서부터는 정말 강한 화력에 휩쓸려 따라가기도 벅차 힘들어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잠시 화력이 주춤했을 때는 스레가 조용한 게 되려 적응이 안될 때도 많고 그랬었지요. 돌이켜보면 모두 다 재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스레에 시트를 낸 걸 후회하지 않을 만큼 러닝하는 내내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이런 멋진 스레를 세워주시고 진행해주신 캡틴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적고 있자니 스레 내에서 제가 부린 과도한 주접이나 제가 주접부리는 말투로 인해 혹시 스레에서 제가 좀 많이 부담스러우셨을까 걱정되고, 그래서 정말로 죄송하단 마음이 들고 그렇네요 (ㅠㅠ) 혹시 야마모토 씨에 대해 제 앓이로 인해 캡틴께서 부담감을 느끼셨다면 이자리에서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많은 레스주 캐릭터들과 일상을 돌리고 인연을 쌓았지만 에미리란 캐릭터는 결국 주변인 NPC들이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캐릭터성을 쌓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오토메 오토기란 캐릭터가 새 가족으로써 인연이 되었기에, 하즈키와 유우토가 에미리의 오라버니가 되어주었기에, 야마모토 씨가 에미리의 집사님으로써 있어주었기에, 카르마양이 에미리의 친구로써 있어주었기에 지금의 에미리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야마모토 토우마와 아키조 카르마란 NPC 캐릭터와 인연이 닿게 된건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부족한 제 캐릭터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연을 이어주신 캡틴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집사님 관련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정말 많은데 (ㅋㅋ) 정말 관캐로써 많이 좋아했었다는 얘기도 하고 싶고 그런데 ••• 이건 너무 심하게 미련이 남아있어보일거 같고 보기에 부담스러우실테니 여기에서 끊고, 이 아래부턴 진짜 드리고 싶은 말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길지 않은 이야기이니 편한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제가 웹박수에서 결국 스레는 캡틴이 굴려나가는 것이라 말씀드렸던 거 기억하시나요? 여타 상황극 스레도 그렇지만 특히 육성스레에선 캡틴의 존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캡틴이 어떠하시냐에 따라 스레의 분위기는 천차만별로 바뀔 뿐만 아니라 흐트러지기도, 무너지기 직전까지 가기도 합니다. 레스주들의 존재도 중요합니다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캡틴입니다. 캡틴이 중심을 잡아 확고히 붙들어주지 않는다면 스레는 결코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비단 상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커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이런저런 말이 많았습니다만 부디 잘 추스리시고 편히 쉬신 뒤 돌아오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육성이기 이전에 상황극이고 놀이인데 노는 곳에서 너무 힘들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진행이란 없다고 웹박수에서 말씀드렸었지요. 그러니까 너무 레스 하나하나에 마음 쓰시지 마시고,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주세요. 캡틴은 최선을 다하셨으니까요. 누구나 처음에는 미숙하고 서툴기 마련입니다. 처음으로 열은 스레에서 여기까지 끌고 오신거면 정말로 대단한 겁니다. 6개월동안 정말로,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걸로 정말 안녕히. 모르는 얼굴로 뵐 수 있다면 다시 뵈어요. 다음에 뵙게 된다면 꼭 엔딩을 같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6개월간 사오토메 에미리란 캐릭터로 영웅서가 스레와 함께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다시 한번 영웅서가를 219스레까지 끌고 와주신 캡틴과 여기까지 같이 뛰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로운 시퀼을 준비하시는 동안 부디 캡틴께서 편히 쉬셨으면 하는 바램을 드리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영웅서가 세계관이 아닌 다른 세계관이면 1:1이 허용된다고 했었지만... 아마 후안주라면 성격상 더 이상 후일담을 안 보실 가능성이 높아서. 😔 실제로 둘 다 시트를 내렸었지만 후일담에서 다시 만나서 1:1로 가신 분도 계셨고... 둘 다 좋다면 이렇게라도 이어지는 게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