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예쁘다는 말에 하늘은 특별히 입을 하지 않으나 기분은 좋은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가 아래로 내렸다. 적어도 오늘은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물론 특별히 무슨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으면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이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괜히 이 분위기를 조금 더 느끼고 싶은지 아무런 말 없이 침묵을 지키던 하늘은 제대로 자리를 잡아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인기척이 멀어지고 작은 발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리는 듯 했다. 바라보지 않았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계속 쳐도 좋다는 말과 수영 특기생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온 후에야 하늘은 닫은 입을 다시 열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겠네요. 운동 쪽은 잘 모르지만, 뭔가 이것저것 상당히 할 것이 많다는 이미지는 있거든요. 트레이닝이라던가, 체력 관리라던가 그런 것들."
대단하다는 말은 이쯤에서 끝을 맺자는 말에 맞춰 그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것은 그것들을 제외하고서 느낀 감상이었다. 수영이라는 것이 솔직히 쉬운 운동은 아니었기에. 당장 자신은 그저 자유형 조금 하는 정도였고 그나마 그것도 그리 빠른 속도가 아니라 동네 수영장에서 가볍게 놀 정도의 실력이었기에 괜히 웃음이 작게 터져나왔다.
아무튼 곡을 치기로 하며 하늘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렇다면 이번엔 무슨 곡을 연주해볼까? 첫번째는 그녀를 위한 곡이었다. 허나, 지금 여기서 또 그녀를 위한 곡을 연주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물론 한 곡 정도 더 연주해도 좋겠지만, 지금 이건 그녀를 위한 피아노 콘서트 장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번엔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곡을 연주하기로 마음 먹으며 하늘은 눈을 감았다.
손 끝에서 연주하는 곡은 마찬가지로 이미 있는 곡을 연주하는 것에 가까웠다. 지금처럼 한가하고 나른한, 하지만 그러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손 끝에서 포인트를 주어 연주하며 하늘은 이어 음 사이에 가겹게 휘파람을 불어 화음을 넣었다. 크게 어긋나는 일 없이 조화를 이뤄 또 하나의 음을 섞어내며 하늘은 그야말로 피아노 곡 그 자체에 집중했다. 마지막 한 음까지 어긋나는 일 없이, 휘파람을 살며시 끊어낸 후 하늘은 손을 가볍게 털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이상은 쉬러 온 선배의 휴식을 너무 방해하게 될 것 같네요. 그러니 또 듣고 싶다면, 언젠가 방과 후에 피아노 음악이 들리면 찾아와주세요. 물론 안 찾아와도 상관없지만요."
베시시 웃어보이는 당신은 그저 당연한 일상적인 말, 하고자 하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어째선진 몰라도 그녀는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사함을 느꼈다. 감사 또한 당신이 심어준 감정이었으니, 그렇다는건 당신의 말 또한 그녀를 향한 마음이라는 의미였으니 어느쪽이든 기분 좋게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물론 그렇겠지만요...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감정받이처럼 굴지 말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법이니까요."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의지는 하되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는, 함께 감정을 나누되 그것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하는, 어쩌면 그게 진정한 사람을 사귀는 법이고, 사랑을 만드는 법 아닐까... 그녀는 지나가는 생각 그대로를 흘려보냈다. 당신은 그녀가 생각한만큼 여리고 순하면서도 당당하면서도 어른스러웠다. 어찌보면 자신과는 정 반대였을까, 그녀는 스스로를 어른스럽다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요. 그대야, 그걸로도 저는 충분히 미소지으면서 안아드릴수 있으니까요."
한 점 흔들림 없이 자신을 마주하는 당신의 모습은 역시나 사랑스러우면서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저 마음을 알아준다면 충분하다는 상냥한 말에도, 그만 혹해버려서 당신을 있는 힘껏 끌어안으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그녀는 그것에까지 생각이 미치진 못한듯 그저 웃어보일 뿐이었다.
"...어라...? 그런것 치고는 그대야, 몸이 조금 떨리는것 같지 않나요? 아, 맞다. 이건 겁을 먹은게 아니라...
부끄러운 건가요? 후후후..."
분명 겁먹지 않겠다고, 망설이지 않겠다고 하는 당신이었지만 그저 귀를 매만지는 손길에도 금방 발갛게 달아오른 표정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당황한 시선이 갈피를 못잡는 모습에도, 벌써부터 귀까지 물들어버린 것을 보면서도 그녀는 마치 호기심을 가지는 고양이마냥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그대야는 확실히 행복해하고 있다는 뜻이니 다행이네요."
조금은 부끄러움이 가라앉은듯 하면서도 옅은 미소와 함께,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확실하게 하는 당신을 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야면서도 발그스름한 복숭아처럼... 당신의 얼굴이 복숭아 같다고 생각한 순간 무의식적으로 몸을 낮추어 서로의 입술을 포개다가도 아프지 않을만큼만 당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그녀는
마치 다른사람인양 조금 더 앳된 톤, 붉게 물든 뺨, 그러면서도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당신에게 말을 걸어왔다.
난 이런 스레를 뛰면 꼭 애니화 떡밥이라던가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지! 그런고로 이 BITE가 일상물로 된다면 하늘이는 어느 정도 비율이 되나요? 다갓님?
.dice 1 5. = 1 1.아마도 주인공급 매편 등장 보장 2.매편 등장은 아니더라도 정말 자주 나오는 주인공 옆의 누군가 느낌 3.그냥 관련 에피소드가 있으면 얼굴을 보이는 정도 4.지나가는 배경중에.. 아. 그러니까 저기 7편에서 5분 부분에 2초 정도 있다가 사라져. 출연 끝이야 5.2기를 기약하세요 고갱님
손이 떨어지자, 까만 눈동자가 잠깐 아랑의 눈 쪽으로 힐끗 쏠렸다가 다시 아랑에게로 되돌아온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이 속모르는 새하얀 친구가 불쾌해하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징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평소와도 같은 감정 없는 조용한 무표정이 딱히 어떤 빛을 띈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아랑이 평소와 같은 얼굴대로 웃어주듯이, 문하도 이게 평소대로의 얼굴이겠지. 아랑의 얼굴보다 훨씬 정나미떨어진다는 게 문제지만.
"같은 맥락이야. 지금까지 네가 날 챙겨준 거랑."
하면서 문하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아랑이 붙여준 밴드투성이가 된 얼굴을 쓸어보았다. -그게 조금 낯설었다. 얼굴에 느껴지는 이질감이라던가. 손끝에 밴드가 만져지는 감각이라던가. 거기에 담긴 순전한 호의라던가 하는 것들. 자신이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자신에게서 영영 멀어져버리고 말았다 생각했던 것들.
상냥한 호의로 내밀어지는 손이, (비록 문하는 아랑이 양인 것을 모르고 있지만) 늑대와 양의 관계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건네어지는 그것이 꽤 기꺼워서. 문하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얼굴의 힘을 풀고 있었다. 무표정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평소의 삭막해있던 느낌이 조금 옅어지는 것이다. 아랑이 건네어주는 것들을 거부하지 않고 보스턴 백 안에 챙겨넣으며, 문하는 꽤나 홀가분해진 듯한 어조로 대답했다.
사하가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 그래.> 수긍하는 말까지 더 해서. 굳이 반응 안 하고 넘어가도 되는데, 격렬히 부정한다. 이걸 성실하다고 해도 되나? 곰곰이 생각하다 맘대로 <화연호: 성실함> 하고 꼬리표를 붙인다.
근데 너 괴롭힌 애는 너한테도 혼나고 나한테도 혼나는 거니. …그 방법 제법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다시는 너 못 괴롭히게 해줄게. 눈앞에서 초등학생 때 쓴 일기 읽어주는 정도면 꽤 잔인한 방법이겠지. 생각한 사하가 히죽 웃었다. 사람 들들 볶는 일에 자신있는 표정이었다.
"나 괴롭힌 애 데려가면 혼내줘?"
<어떻게 혼내주게?> 덧붙여 묻는다. 제가 생각한 방법은 확실하게 괴로운 방법인데, 연호는 무슨 방법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런 건 머리를 모을 수록 악독해지니까. 나 한 번쯤 아주 못 되게 굴어보고 싶었어. 씩 웃던 사하가 시야에 들어오는 노랑에 눈을 깜빡인다. 개나리 아니고 비타민C. <줄까?> 하는 물음에 거절 모르는 사람처럼 공손히 양손을 내민다. 연호에게 꼬리표가 하나 더 붙는다. <착함>.
"근데 난 줄 게 없네. 뭐 좋아해? 나중에라도 주게."
대답을 기다리며 레모나 뜯어 입에 털어넣었다. 오랜만에 먹었더니 생각보다 셔서 눈가가 조금 찌그러졌다. 눈부신 사람의 얼굴을 하고 사건의 전말을 듣는다. 아까 소리지르는 소리는 그래서 났구나. 실마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리곤 한다. 그게 영화든, 현실에서든. 근데 사람이…… 그런 델 올라갈 수 있나? 사하의 눈이 가늘어진다. 좀 위험하지 않니? 떨어지면 어떻게 해. 떠오르는 여러 말들이 죄다 잔소리 같아서 일단 묻었다.
"마음은 고마운데 아마 안 될 걸."
<나 턱걸이 하나도 못 해서.> 말하며 어깨 으쓱인다. 이런 사람이 거길 올라간다고? 명줄 재촉하는 일일 게 분명하다.
새슬주 어서오세요.... ㅇ.< (저번 레스에 스트레칭이라는 단어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손가락 스트레칭 찾아해써여 ㅎㅁㅎ...
규리주 하늘주 문하주 주원주 시아주 선하주 해인주 사하주 민규주 새슬주 모두 안녕하시고... 감사하빈다.... (대단한 사람 아녜요... ) (다 쓰고 파스스 되짜나여...) (박수 쳐주심 부끄러워서 쥐구멍 찾구 싶어여.. 8ㅁ8) 현재 205 ~ >>249 레스까지 보이고 미처 못 봐서 인사를 못했다거나, 반응 못했다면 죄송합니다.. ㅇ<-<
>>228 몬스터를 드신다구요...? (엄격한 표정) 무리는 금물입니다. (라고 파스스가 된 사람이 말했따) 으응, 여유가 되시면 천천히 답레 주셔도 좋지만 밤 새는 건 안 된다는 거에오... <:3 티미는... (먹어도 되나...?) (냠)
>>242 사실.. 민규 편지 보고 제일 처음 써서 양이 적은가 싶어 죄송해여.. 8ㅁ8 혹여나 신경 쓰이실까봐 적어봐요 (왠지 이벤트 뇌절 뒤로 갈수록 길이 글어지는 병에 걸린 사람...) >>이번주 금요일<< 은 아랑주의 민규를 만나고 싶단 큰 그림이었는데... <:3 (쭈그러듬) (이러다 그립톡 주기 전에 봄 끝나게 생겼음) 흐악.. 적어 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모두에게 반응해주려고 노력해주시는 민규주의 상냥함을 많이 쪼아해여... ㅇ<-< 이벤트 기간 한정이 아니고 항상 감사하고 이써여.. ㅇ.<
>>246 그러다 아랑이한테 알려주는 거 아녜요....?? 아이스크림 하나 얻어먹고 아랑이한테 비밀로 하나여...??? <:3 아랑이가 왜? 하는 해이니 귀엽네요...
아랑주가 말을 흘리는 이유는 파스스가 되어버려서 오타 정정이 귀찮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마ㅏ.. 아마 이게 마지막 레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들 미리 좋은 밤, 굿쟘...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