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잠에 빠지는 것은, 그대로 졸린 눈을 비벼 뜨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그대로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 공간을 가득 메우던 빗소리는 사라지고, 아주 가끔, 불규칙한 물방울 소리가 들려올 때. 한밤의 고요는 오히려 새슬의 단잠을 깨웠다. 일렁이는 가로등 불빛만이 힘겹게 어둠을 몰아내는 시각. 느릿하게 눈을 뜬다.
눈 앞에 놓인 어둠은 시릴 정도로 익숙했으나, 평소 눈을 떴을 때와는 너무나도 달랐던 것들. 몸을 단단히 감싸고 있는 팔과, 제 고개에 기대어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고개. 막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기억에서 곁에 있는 누군가의 존재를 끄집어내어 더디게 인식해가는 와중, 새슬은 우습게도 놀람이나 부끄러움, 두려움, 그런 것보다도 안심을 제일 먼저 느꼈다. 기억 속에 희미하게 자취를 남긴 중얼거림 덕분인가, 끌어잡힌 단단한 품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이것도 알량한 꿈일 뿐인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꿈이 아니라는 것은 축축한 흙과 풀 냄새가 코 앞으로 훅 끼쳐왔을 때 알 수 있었다. 문하가 일어났는지, 아닌지, 새슬은 고개를 돌릴 수 없어 짐작할 수는 없었지만ㅡ 이제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 짧은 게임을 끝낼 때가 왔다. 심호흡하던 숨을 삼킨 새슬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윤 비랑, 당신은 청춘 순정만화의 조연! 입학식 날 스쳐지나간 선배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당신,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2769
그는 윤 비랑에게 무얼 원하냐고 물었다. 윤 비랑는(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두 번은 속지 않아."
그는 윤 비랑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shindanmaker #너는_무엇을 https://kr.shindanmaker.com/864437
윤 비랑 님께 드리는 문장
내 존재의 이유는 너를 사랑하기 위함인데 너는 나의 존재를 알고 있다. 절대로 죽고 싶지 않은 밤이다. | 향돌, 심장을 가진 천사 #shindanmaker #당신께_드리는_문장 https://kr.shindanmaker.com/829910
윤 비랑: 091 물건정리는 어떤 식으로 하는 편? 자주 안 쓰는 물건은 정리해 넣어두고 꺼내 쓴 다음 제자리에 두기, 자주 쓰는 물건은 가까운 곳에 걸어놓고 막 쓰기. 먼지가 최대한 나오지 않게 하려고 한다. 200 캐릭터가 자주쓰는 단어 (오너가 잘 모르겠습니다) 279 비밀스러움 or 솔직함 솔직함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키가 그 정도밖에 안 돼?" 윤 비랑: 마음이!! 크면!! 됐잖아!!! (첫 진단부터 통한의 일침)
"제일 싫어하는 사람을 외치자!!!!" 윤 비랑: 몰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외쳐 보라고 하면 딱히 댈 이름을 못 찾는 타입)
"게임을 하면 꼭 이기고 싶다? 상관 없다?" 윤 비랑: 이 질문 전에도 했던거같은데? ..꼭 이겨야지.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정의로운 별이 윤 비랑에게 속삭였다.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을 좋아한다는 건 기적이에요. 흔한 일에 기적이라는 이름을 붙일리가 없잖아요."
윤 비랑, 그 말을 듣고 반사적으로 입꼬리를 실룩였다.
https://kr.shindanmaker.com/869005/pic/ab4dc64187f5aef197301b8bf2ad772e734a0614_wct #shindanmaker #별이_당신에게_속삭였다 https://kr.shindanmaker.com/869005 /"그거야 맞는 말이네." "그래도, 언제나 기적이 있었으면 좋겠어."
피 묻은 손을 바라보았다.
윤 비랑의 머릿속에서 누군가 물었다.
윤 비랑, 사랑하긴 했어? 그저 이용해온 거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는 말만 중얼거린다. #shindanmaker #당건질 https://kr.shindanmaker.com/1081163 /뭔일이래
가로등 불빛에 희미하게 창백한 얼굴이 비친다. 얄팍한 눈꺼풀을 감은 채로, 그는 정말로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정말이지 오후부터 시작된 이 기묘한 내기는 끝의 끝까지 왔고, 결국 두 사람 중 어느 쪽도 나가떨어지지 않은 채 얄궂은 비가 먼저 게임종료 선언을 해 버리고 말았다. 새슬의 머리에 살짝 맞닿아 있던 머리카락들이, 하, 하고 그의 이름을 입에 담는 목소리에 약간 움찔하더니 서서히 들려올라간다. 새슬의 말 한 마디로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얕게 잠들었던 걸까, 아니면 잠들지 않고 그저 새슬과의 내기-어쩌면 약속 하나만을 바라보고 새슬을 안은 채로 머물러 있었던 걸까.
그렇구나. 비가 멎었구나.
고개를 들어올린 문하는 새슬을 내려다본다. 이제서야 그의 얼굴을 불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어두워 알아볼 수 있는 눈동자로 문하는 새슬을 바라보았다. 별 없는 밤은 오히려 먹구름이 스쳐가는 밤 속에서 그 빛을 찾았다. 그러나 이내 무거운 침묵이 고요히 내려앉아, 잠깐의 면회를 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간수처럼 공기를 가라앉히고 있었다. 게임은 끝났으니, 이제 서로에게 인사하고 링에서 내려갈 때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문하는 가로등 불빛만이 띄엄띄엄 놓여 있는 어두운 공원을 잠깐 둘러보다가, 새슬에게 나직이 질문했다.
"갈 수 있겠어?"
나직이, 평소처럼, 어제처럼 최대한 무덤덤하게 말하려고 문하는 애를 썼다. 들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기 자신이 어제처럼 태연하게 체념하고 그 석관 같은 집 안으로 스스럼없이 걸어들어갈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래, 나는 항상 보내줄 준비를 제때 끝마치지를 못하겠더라. 하지만 약속이니까. 여기서부터는 이기적인 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