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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인터넷에 검색해보았더니 채식주의자라는 뜻이 떴다. 비건식품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이고... 이런 게 있네. 간식을 잘 사먹진 않지만 있으면 맛있게 먹기 때문에, 준 사람이 마니또여서 일상 속의 반가운 이벤트처럼 느껴졌다. 한쪽에 Go veggie라고 적힌 포장을 뜯어 념념 먹으며 답장을 작성해 사물함 벽에 써 붙였다.
<오랜만의 간식이네. 맛있다. 먹으면서 쓰는 중. 네 취향이라서 사준 거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비건 젤리를 골라온 거야? 채식주의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았어. 우리 집 주변에 비건 레스토랑도 있더라. 빈 손으로 보내기 미안하니까 이거라도 가져갈래? 비건은 아니지만 수중에 있는 게 이거밖에 없네. 채식주의자라면 다른 걸로 줄게.
아, 구렁이가 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있어. 저번 주말에 친구랑 카페 놀러갔는데 고양이가 있더라고. (테이블 위에 늘어진 회색 태비 사진) 전부 인화를 맡겼는데 이 사진만 따로 먼저 인화해달라고 해서 가져왔어. 맘에 들면 가져가도 돼. 좋은 하루 보내.>
사실 멍멍이보단 구렁이에 가깝지 않을까, 자신이 괴롭히는만큼 그 역시 은근슬쩍 한방 먹이곤 했으니. 아니, 반대의 경우가 더 크려나? 어찌되었건 마냥 지는 것만도, 마냥 이기는 것만도 아닌 상황은 썩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그녀에게 있어선 그런 적당한 밀고 당김이 하나의 즐거움이었으니까. 마냥 우위에 서는 것도, 항상 깔리는 것도 그녀의 성미엔 맞지 않았다.
"흐음... 이거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될거 같은데요...?"
10을 강조해서 어떻게든 100을 표현하려는 그의 제스처에 영 탐탁찮은 표정을 보이다가도 이내 웃어버리는 그녀였다. 어찌되었건 그가 재미를 느끼면 되었고, 자신도 그리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기 때문일까?
"네~ 잘먹었습니다~"
밝게 웃으며 그의 말대로 정말 편하게-그 자리에 뻗어서- 쉬고 있던 그녀는 내심 도와줄만도 하건만, 즐거운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설거지를 하는 그의 분위기를 딱히 깨고 싶진 않았는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여느 고양이들이 그렇듯,
"......"
설거지를 끝내자마자 상까지 제대로 닦아내면서 정리하던 그가 다 끝마친듯 자기 근처,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 앉아 무언가 고민하는듯 하자 그 미묘한 기류에 그녀 역시 머뭇거리면서도 이내 빙글거리는 미소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뭔가요 선배님~? 설마, 후식이라도 필요하신 건가요~?"
'식탐꾸러기'라는 말을 덧붙이며 야살스레 웃던 그녀는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나른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밖에서 먹어도 되는걸 굳이 이렇게 직접 만드시면서까지 저녁초청을 하신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이겠죠~?"
여느 고등학교의 기숙사생들은 주말에는 집으로 거의 돌아가는 편이지만 그날따라 산들고의 기숙사에는 공부하려 남아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중간고사가 임박했기 때문에 백가예도 예외는 아니었고 주말 오후에도 잔류 인원에 포함되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6시간 넘게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있는 복장 중 가장 편한 체육복을 입고 빠르게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주말이고 시험기간인 만큼 복도 또한 한산했기에 맞은편에 누가 오는지 신경을 쓰지 않고 본인과 같이 기숙사생인 친구와 답을 맞춰보기로 한 상태라 문제집에 신경을 거의 집중한 채였다.
방 사이가 가깝지 않아 시간 절약을 위해 경보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앗, 하고 짧은 단말마가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와 몸이 부딪쳤다. 상황 파악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물체가 떨어졌고, 작은 구슬같은 부피감을 가진 딱딱한 것들이 바닥재 위로 잔뜩 떨어지는 소리가 따랐다.
"미안, 내가 주울게. 괜찮니?"
다리를 굽혀 들고 있던 책을 내려두고 내용물을 하나씩 집어 다른 손에 담으며 보니 알약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김새와 색깔이 비슷한 것도 있었지만 분류를 해놓지 않은 채였다.
"약...?"
작게 중얼거린다. 양이 복용하는 억제제와 비슷한 것도 섞여 있는 것 같아서. 뭐 워낙 흔한 디자인이긴 하지만. 고개를 젓고 상대의 눈치를 살피며 마저 줍는데 열중한다. 방금 떨어뜨려서 약의 종류가 섞인 게 아니길 속으로 간절히 바라며.
/억제제와 영양제가 섞였다는 설정이 있어서 사용해봤는데 꺼려지시면 억제제는 아니었다고 편하게 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