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떤 내용의 점을 볼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점술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온 은후는 다림의 말에 강력한 피해를 입었다. 뭐, 청월이 시험 기간인건 당연한 거지만.
"그럼 나는 시험 운으로 볼까…"
다림을 향한 점술가의 말이 무슨 의미일까. 그런것을 잠깐 생각해보다가, 운이 너무 좋으니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대충 넘겨짚으며 찻잔을 든다. 꽤 맛있는 차라고 생각하며, 안내에 따라 컵받임에 잔을 뒤집자, 이리저리 퍼져나가지 못하고 한 곳에 뭉쳐있는 찻잎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다 다림의 받임도 슬쩍 바라본것이다.
"하지만 청월은 매달 시험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누군가에게서 들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강력한 데미지를 줬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찻잔에 달라붙은 찻잎의 잔해들을 바라봅니다. 시험 운이라는 말에 점술가는 교복이 같은 이들을 많이 봤다는 웃음섞인 말을 해봅니다.
"아가씨는... 좋은 것들이 많네요." "저는 잘.. 체감은 안 되네요." 점술가는 이 모양은 이런 식으로 운이 트인다라던가. 몇 달 후에는 큰 일이 일어나겠네요. 라고 말하는 등의 전반적인 운세를 보아줍니다. 그냥 좋은 것들을 많이 말하면 그게 그거입니다.
"은후 씨는요..?" 뭐. 나올 수 있는 문양은 뱀, 말발굽, 별, 하트, 사자, 물고기, 반지... 뭐 이런저런게 있지요? 호기심을 가진 다림의 얼굴이 찻잔에 남은 희미한 물기에 비춰지나요?
방패를 쓸 때의 움직임은 다른 무기술보다는 체술을 더 닮았다. 보통 손에 쥐는 무기라면 손의 연장선, 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검 같은 무기랑은 많이 다르지. 창하고는...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 찌르는 무기... 내가 찾는 건 봉술과 관련된 걸 찾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하고 열심히 논문을 뒤지다가...
왠지, 캡틴한테 >>0의 정산 어장 앵커가 어그로 때문에 터진 어장으로 걸려 있다고 알려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가 아니라 망념이 빵빵해진 기분이었다. (일상을 안돌린 자의 말로) 더 뭔가 하는 건 무리인 거 같고, 다른 사람들이 활동하는 걸 볼까...
뭔가 심상치 않은 게 있으리라 예상은 했습니다만 무려 열망자와 관련되 있는 문제라니요. 그것도 일반인은 풀을 수 없는 강력한 저주라니... 의식을 방해하였다지만 어떻게 이렇게 잔인한 댓가가 있을 수가 있는지요. 부정적인 의미로 놀라워 말이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런 일이........있었던 거군요........."
문득 저는 청망님을 상대할 때 보았던 그 검은 나비를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검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른 것의 발단 역시 아버지의 죽음이었답니다. 가능성의 미래를 피하고자 어떻게든 발버둥치고 싶었는데 이런 암담한 이야기를 듣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그것도, 본의아니게 알아버린 미래가 훤히 보이는 이야기를요.
"저어...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린답니다, 야마모토 씨.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말이어요, 지금으로썬 정말로 아버지의 저주를 풀 방법이 없는 것인지요? 열망자의 저주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로 풀리지 아니하는 저주인건가요? "
모든 얘기가 끝나고 난 뒤, 한숨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고 저는 재차 야마모토 씨께 질문을 올리려 하였습니다. 굉장히 눈의 초점이 떨리고 말을 꺼내기 힘들었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찾으려 하며 말하고자 하였답니다.
"죄송하여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정말로 아버지께서 걱정이 되었던 지라......💦 그래도 어떻게든 저주를 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여 여쭈어보고자 하였답니다. 자고로 의념각성자에게 있어 불가능이란 없으니까요. 웬만해선 말이어요... 그렇지요? "
비각성자가 해주하기 어렵다면 의념각성자가 해주해드리면 되는 것이랍니다. 그깟 저주 타인의 힘을 빌려서라도 풀어버리면 그만입니다. 분명 저주를 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믿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