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사람은 아니라는 의미로 하늘은 강하게 두 손을 휘저었다. 이것으로 확실한건 이 선배는 자신에 대해서 알고 데려온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 피아노 관련이 아니로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며 괜히 김칫국을 마신 하늘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안한 마음에 오른쪽으로 눈동자를 데굴 굴리면서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물음에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 하늘은 주원을 가만히 바라봤다. 인터뷰를 한다더니, 이건 그냥 신상 조사가 아닌가 하는 물음에 하늘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딱히 숨기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냥 대답을 해볼까 싶어 하늘은 하나하나 물음에 대답했다.
"피아노를 좋아하고 그 관련으로 관심이 있어요. 취미는 피아노 연주라던가, 자전거 타는거 좋아하고, 음악 듣는거 좋아하고 고민은 프라버시잖아요. 선배가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선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걸요. 그러니까 그건 패스할게요."
살면서 어떻게 사람이 고민 한 번 안하고 살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이야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초면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하늘로서는 조금 힘든 일이었다. 때로는 그조차도 다른 이에게 민폐가 될 수 있는 법이었다. 설사 이야기한다고 해도 친분이 있는 이, 정말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존재. 그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며 하늘은 괜히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래도 굳이 이야기하라면 왜 이런 것을 묻는지 궁금한데 답해줄 수 있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사적인 개인신상에 대해서 하나하나 질문받는 것은 또 처음이거든요."
주원은 나름 정곡을 찌르는 대답으로 응수했다. 학교에서 인터뷰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면, 성적 우수자. 혹은 특기생일테니까. 그중에서도 특기생으로서 인터뷰를 많이 받았다면, 그것은 정말로 유망주일 뜻일테니까 말이다. 주원은 하늘을 보곤 어딘가의 유망주려나, 하고 생각했다.
"피아노? 피아노 연주? 잠깐, 그러고보니까..."
별로 학교의 소문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선가 2학년중 굉장한 피아니스트가 있다. 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늑대인지, 양인지, 어느쪽도 아닌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역시나 늑대겠지. 대단한 재능을 갖고 있으니까!'하는 이야기를 쉬는시간에 슬혜에게 연락을 보내던 도중 흘려들었던 기억이 난 것이었다.
"너구나! 그 대단한 2학년의 '늑대 피아니스트'가!"
주원은 실실 웃으며 하늘을 보곤 펜을 휙휙 돌렸다.
"걱정하지 마. 나도 늑대니까. 아, 난 너처럼 대단한건 아니고. 그냥...."
하늘의 태도는 꽤나 주원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지만, 주원은 그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하늘의 심기를 건드리는 양 말했다.
"아무튼! 부럽다. 난 너처럼 그렇게 드러나는 '재능'이 아니거든. 이야~ 이런 거물을 만나게 될줄이야. 오늘은 운이 좀 따라주는걸?"
사하가 교실 문을 열자마자 눈을 가늘게 뜨고 책상 쪽을 바라봤다. 존재감을 뽐내는 저 하트무늬 포장지가 제 것이 맞나 싶어서.
올해도 어김없이 마니또 철이 다가왔다. 세 번째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매번 마주칠 때마다 놀랐다. 당연히 좋은 의미의 놀람이다. 포장지를 뜯기 전, 편지를 먼저 봤다. <선배님이라 해놓고 똑같은 3학년이면 배신감 쩔겠는데.> 대답해줄 사람도 없는데 혼자 중얼거린다. 편지를 가방에 넣고 나서 포장지를 뜯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눈에 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보니까 정 드는 것 같다. 조심조심 뜯어 접힌 자국대로 접어 또 가방에 넣었다. 상자를 여니 나오는 건 자두가 올라간 케이크. <나 자두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역시 대답은 돌아올 리 없다. 고개를 두리번거린다고 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케이크를 빤히 보던 사하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고민 중이었다. 참고로 행복한 고민이다. 당장 먹어서 지금의 행복을 쟁취할 것이냐, 아껴 먹어 미래에 행복할 것이냐. 고민은 짧다. 사하가 케이크를 한 입 물었다. 막말로 내가 3분 후에 어떻게 될지 어떻게 알아. 자두야 원래 좋아하고, 생크림에 박힌 초코칩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맛있는 거랑 맛있는 거? 당연히 더 맛있는 거. 기대한 것보다 과분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나 방금 하루치 행복 다 채웠는데.
책상을 뒤적거리던 사하가 수첩 한 장을 죽 찢었다. <이불아, 너 뽀송뽀송하겠다. 나 자두 좋아해. 잘 먹었어. 이건 너 먹어.> 쪽지 접어 서랍에 넣고 옆에 새콤달콤 딸기맛 두 개를 놓아둔다.
물론 상대가 사람을 착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늑대 피아니스트라던가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의 존재는 하늘도 알고 있었으니까. 이어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하늘은 가만히 생각에 빠졌다. 자주는 아니지만 정말 간혹 듣는 말이기도 했기에 하늘은 괜히 어깨를 으쓱하며 정말로 가벼운 어투로 대답했다.
"저는 늑대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선배가 찾는 그 늑대 피아니스트는 아닐 거예요."
그렇게 하늘은 언제나처럼 자신은 늑대가 아니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전달하고 알아줬으면 하는 것은 그저, 단순히 자신이 늑대가 아니라는 것 뿐이었다. 허나 그것은 그에게 조금 씁쓸함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그 현실을 괜히 느끼면서 아주 가벼운 쓴 웃음을 뱉었으나 적어도 하늘에게서 불쾌함이나, 상대에 대한 분노 같은 것은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아주 잠시, 정말로 잠시 아쉬움이 있었을 뿐이었다.
"저는 재능은 없어요. 아하하하. 뭔가 죄송하네요. 기대한 것에 부흥하지 못해서 말이에요. 저는 그저 피아노를 칠 뿐이에요. 제가 느끼는 분위기를, 제가 치고 싶은 감정을 그저 그것으로 연주할 뿐인걸요. 그저 그런 평범한 2학년일 뿐이에요. 정말로."
차분하게, 침착하게 이야기를 마치며 하늘은 괜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참고로 하늘은 주원에 대해서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어! 그냥 단순히 뭐지? 뭐인거야? 뭐임? 아무튼 뭐임?! 대충 그런거였는데 내 표현력을 높여야겠구나!
🎁 익명의 학생, 모브 양 → 온지구 (지구의 책상 서랍에 접은 쪽지와 물빛 돌고래 열쇠고리가 들어 있다. 열쇠고리를 흔들면 푸른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며 기분 좋은 찰랑 소리가 난다.) <회장님, 팬이에요. 그리고 이번 회장님의 마니또고요. 아마 회장님이라도 제가 누군진 앞으로도 모르시겠죠? 괜찮아요. 몰라야 재미있는 거니까. 이건 마니또로서 선물이니까 마음에 들면 가져주시고, 아니면 버려주세요.> 🍎 학생회 덕분에 아침 일찍 등교 한 지구는, 늘어지게 하품하며 자리에 가방을 올려두고 가기 위해서 익숙하게 학년실에서 3-1 교실 키를 챙기고 교실 문을 열었다. 당연하게도 교실은 텅 비어있었고 창가 근처 자리에 무심하게 검은 가방을 툭 올려두었다. 그러고보니 책상 서랍에 불을 놔뒀던 거 같은데. 여분으로 놔두곤 하던 초록색의 직사각형의 그것을 챙기기 위해 책상을 뒤적거리던 지구는 평소와 다른 것이 손에 접히는 감촉에 허리를 숙이고 책상 서랍 안을 들여다보았다. 뭔가..있는데. 뒤적이며 꺼내보니 찰랑거리는 물빛 돌고래와 작은 쪽지가 있었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주변에 누군가 있는지 둘러보다 돌고래 열쇠고리를 햇빛에 비추어 높이 들었다. 푸른 물빛이 햇살에 비춰 찰랑이는데, 꽤 마음에 든 것 인지 쑥스러웠던 건지 귀 끝이 붉게 물들며 황급히 손을 내렸다. 지구는 잠시 고민하다 그가 매고다니는 크로스백 앞쪽에 열쇠고리를 걸어두었다. 그가 장신구를 하고 다니는 일은 흔치 않아 다른 아이들이 보면 놀릴까 싶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을 거고... 남은 쪽지를 펼쳐 읽었다. 그러고보니 마니또 시즌이랬다. 누가 준 것인지도 모르는데 덥썩 걸어 버린 제가 멍청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뭐. 다시 쪽지를 처음처럼 접어두고 가방의 앞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아쿠아리움을 다녀 온 아이가 사준 것일까(..) 어차피 마니또가 끝나는 다음주엔 정체를 밝히는 게 룰이 아니던가? 힌트라도 주지. 머릿속에 돌고래가 가득해진 지구는 학생회실에 가서도 아이들에게 돌고래 얘기나 나불거릴 게 뻔하겠다.
교내에 피아니스트가 한 명 두 명은 아닐테니까. 어쩌면 소문으로 듣던 그 피아니스트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보네. 미안."
주원은 순순히 사과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눈 앞의 남학생이 그 소문의 피아니스트는 맞지만, 늑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진 않는 것일까?
"말하는걸론 평범한 2학년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러나 하늘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말 해서 느끼는 그런 종류의 아쉬움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의 외로움 같은, 그런.
"그럼 늑대가 아니면 뭔데? 양? 인간?"
상대가 늑대인지 양인지에 대해 묻는 것이 얼마나 실례인지. 그리고 그것을 대답하는게 얼마나 큰 리스크인지 주원이 모를리 없었다. 늑대나 보통 인간에 있어서는 큰 리스크가 될지 몰라도, 양의 경우엔, 특히 상대가 늑대의 경우엔 말 그대로 먹잇감이 '나는 먹잇감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을테니까. 그러나 주원은 그런 사회적인 암묵의 룰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인지, 하늘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았다.
주원은 다시 펜을 돌리며 어떤 대답이든 상관 없다는 듯 하늘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물었다. 상담사치곤 꽤나 건성인 태도다. 펜을 돌리다 다시 판 위에 올린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 듯이 보인다. 지금의 각도에선 하늘이에게 보이지는 않았다.
>>318 z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 하ㅠㅠ 진짜 연호 일기 읽으면 동물의숲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몽글몽글 해져요..귀여운 여노... >>319 앗 그러면 저는 좋아요 ㅎ▽ㅎ지구를 양으로 봐주는 귀여운 사하!! (파닥) 원하시는 상황 있으실까요 혹시? 없으시면 제가 뚜껑을 열겠습니다
"어딜 봐서요. 저처럼 평범한 2학년이 어디에 있다고요. 눈 두 개죠? 귀 두 개죠? 입 하나죠. 짜잔! 평범한 2학년 맞죠?"
그건 그렇고 정말로 늑대 피아니스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점이 하늘의 귀에 들어왔다. 딱히 그런 건 들어보지 못했는데. 어쩌면 자신이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자 순간 위기감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하늘은 속으로 굳게 다짐하면 나중에 핸드폰에 꼭 해야할 일 란에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양이냐 인간이냐라는 물음에 하늘은 아무런 말 없이 미소를 지었다. 물론 당황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이 또한 꽤 들어본 질문이었다. 나는 늑대가 아니다. 그러면 자연히 나올법한 질문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나오는 말 역시 꽤나 익숙한 형식적인 무언가였다.
"선배가 생각하는 그 무언가요. 양일 것 같나요? 인간일 것 같나요? 사실 어느쪽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대답하지 않는 것은 몰라도 상관없는 것. 자신의 가치관을 그대로 실행하면서 하늘은 답을 마쳤다. 그 와중에 종이 적는 뭔가가 굉장히 신경쓰이는지 하늘의 눈이 자연히 그족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거 뭐예요? 인터뷰 내용 적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 신문부인가요? 여기?"
아무 물건이나 던지고 쌓아 뒀던 사물함을 깨끗히 정리하고, 책상에 씌여 있는 낙서를 지우고, 책상 서랍에 마구 꽂혀 있는 교과서도 몇 개 뺍니다. 평소에 더럽게 쓰다 보니 쉬운 일은 아니지만, 끝내 놓으면 뿌듯한 일이죠. 그렇게 청소를 끝내고 나면 책상 서랍이든 사물함이든 뭔가 넣어 둘 공간이 충분히 남았을 겁니다. 커터칼로 긁어내서 다 떨어져 나간 책상 위의 스티커 자국 위로 깨끗한 라벨 스티커를 붙이고, 네임펜으로 또박또박 굵은 글씨를 적어 놓네요. 2학년 1반 11번 윤비랑. 오늘은 왜 이리 유난을 떠는 걸까요? 혹시 불심검문이라도 오는 걸까요?
당연하지만 그럴 리는 없습니다. 비랑이 이렇게 열심히 청소한 건 모두 이번 마니또 행사를 위해서니까요. 누군가 편지나 선물을 두려고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머쓱하게 쓰레기장(비유) 위에 올리거나 어디 잘못 두고 가는 바람에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그게 무슨 수난이래요. 1학년 때 그런 일은 충분히 겪어본 비랑에게 준비는 충분합니다. 잠시 자리를 비우는 순간순간을 두근거리며 즐겁게, 혹시 스쳐지나가는 호의 중에 마니또가 섞여 있는 건 아닐까 즐거운 의심도 하면서 시간은 흘러갑니다.
"이거!"
그리고 드디어, 비랑이 손댄 적 없는 물건이 비랑의 책상 위에 올라와 있네요.
" 꽃인가... "
비랑은 뭔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가방에서 클리어 파일을 하나 꺼냅니다. 악보라고 적힌 노란 표지를 넘기자 흰 종이나 회색 용지에 인쇄되어 있는 악보들이 보입니다. 꼭 합창 악보만 끼어 있는 건 아니고, 비랑의 성격에 맞지 않아 보이는 찬송가 악보도 있네요. 비랑은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 파일 사이에 들꽃을 끼운 다음 꼭 덮어서 꾹 누릅니다. 일반 종이로 된 책에 꽃을 끼우면 벌레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클리어 파일은 종이와 종이 사이에 두 겹의 비닐이 있으니까요. 이걸로 안심입니다.
비랑은 또 가방을 뒤적거려서 뭔가를 꺼냈습니다. 금색으로 테두리가 된 붉고 네모난 성냥갑이네요. 성냥을 하나만 남기고 가방 안주머니에 집어넣은 다음 비랑은 가방에서 미니 스파클러(손에 들고 화약 부분에 불을 붙이면 반짝반짝하는 불씨가 튀는 장난감입니다.)를 꺼내 가위로 똑 자릅니다. 자른 정도의 길이면 넉넉한 성냥갑에 들어가기 충분합니다. 미니 스파클러를 집어넣고 성냥갑 뚜껑을 닫은 다음 짧은 글을 씁니다.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 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그리고 책상 한쪽에 올려놓습니다. 이게 누굴 위해 준비된 답례인지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하늘의 태도는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누가 자기를 평범하다고 주장할 때 눈 두 개 귀 두 개 입 하나를 증거로 삼겠는가. 자신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태도. 주원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주원의 물음에도 하늘은 어떤 감정도 내색하지 않고 어느쪽도 상관 없지 않냐며 말한다. 주원은 그 물음에 "으으으으으으음."하고 깊게 고민하는 소리를 내었다. 주원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질문이었을지도.
"상관 없다라. 상관 없진 않은데 말이야. 뭐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늑대는 아니라는거지? 음음."
주원은 그렇게 대답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이어 하늘이 주원에게 인터뷰 내용을 적는거냐며 묻자 주원은 "짜잔!" 하고 판에 대고 종이에 펜을 움직이던 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그림이었다. 삐뚤빼뚤하고 적어도 그린 사람이 그림에 소양이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모자, 와 비슷한 것을 그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옆에서 본 중절모? 모자라고 보기엔 왼쪽의 엷은 챙 부분에 검은색으로 눈 비스무리한게 찍혀 있었지만.
"신문부는 아냐. 정확히는 '아무튼 즐거운 것을 하는 부.' 부원은 나 혼자고. 그건 그렇고, 이거 뭘로 보여?"
>>329 만월이 아닌 날에 사하가 페로몬을 흘리고 있어서 얌전한 지구가 캐치하는 일상도 괜찮을 것 같고 아니면 지구가 난처한 상황에 사하가 도와줘서 서로 oO(역시양이야!)(역시늑대구나)Oo 하는 상황도 괜찮을 것 같고 또 아니면 마니또 이벤트 중이니까 서로 너가 내 마니또냐 억추리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아니면 서로 옥상에서 낮잠자려다 마주친다거나.. ㅎ▽ㅎ 편히 골라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