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정리였냐구요 ㄴㅇㄱ) 장서를 분류하고 정리해 도서관에 채워넣는 일과 서류를 분류에 맞게 정리하는 일. 다른 학교의 도서부라면 몰라도, 청월의 도서부라면 정확함과 동시에 신속함 또한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정확함과 신속함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짧은 시간 안에 시야속에 들어오는 정보를 담고, 그것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기존의 정보와 빠르게 맞추어보는 것이리라.
하나미치야는 입 끝을 끌어당겨, 옅은 호선을 그어냅니다. 그 날의 풍경을 상상하듯, 두 눈에 깊은 노을이 담겨 있습니다.
" .. 응. "
아마도 그 날은, 정말 아름다운 벚나무를 볼 수 있겠죠?
" 아주 예쁜 풍경을 기억해둬야겠다. 그치? "
그렇게 말하며 하나미치야는 에릭을 끌어안습니다.
" 무리하진 말고. 알겠지? "
>>656 [ 뭐 별 일은 없었지. ] [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일이라면 좀 있었지만 말야. ] [ 강윤이. 그 녀석 얼마 전에 칠성검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 [ 그 뒤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지금은 학생회 수준이란 얘기가 돌아. ] [ 1학년 치곤 빠르지. ] [ 뭐. 그런 얘기는 두고. ] [ 나야 뭐. 주식을 통해 돈 좀 만졌지. ]
>>664 [ 낙뢰 내치는 땅 ] [ 황혼의 날에 하늘을 보는 자 ] [ 사특한 무덤의 철거자 ]
상냥한 인상의 사람이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으러 가 봐야지. 그러려면 우선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하고! 이론적인 부분밖에 못 채우긴 하겠지만 논문을 한 번 봐야겠다. 방패를 이용한 무기술을 쓸 때 참고할 만한 논문이 있으려나...? #망념 99, 무기술 - 방패를 수련하기 위한 수련 활동을 합니다.
?? 저는?? 지금 집사님이 드시면 진짜 위험할 거 같아서 잔 바꾸기를 시도한 것인데?? 지금 집사님께선 너무나 멀쩡하게 드시고 계시지 않은지요???? 제가 헛수고를 한 것일까요????? 솔직히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긴 한데 일단... 그래요... 원래 하려던 질문을 해보도록 합시다. 지금의 제 표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ω・`) 이 맞답니다. 아무튼, 저는 쭈뼛거리며 조금은 수줍은 태도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하였습니다.
"할 얘기라면 말이어요... 어디부터 얘기하여야 좋으려나...🎵 한 사람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아는 정보의 양이 다른 법이온데, 에미리도 어머니도 아버지를 알게 된 기간은 짧은 편이고 그렇다고 다 모인 데에서 여쭤보기에는 상황이 정말로 아니었던지라.... "
굳이 그 다 모인 데가 가족모임이란 걸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 때 정말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건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요.
"그러니까, 혹시 야마모토 씨께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 여쭤보고자 하는 거랍니다. "
저는 조금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집사님을 올려다보며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집사님은 아버지를 오랫동안 모셔왔으니 알고 계시는 정보가 많으시려니 싶었답니다.
"무슨 얘기든 괜찮사와요? 정말로 무슨 얘기던 괜찮답니다? 에미리는 어떤 얘기든 들을 각오가 되어있답니다. 아버지가 겪은 일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면 하여요. 가령... 아버지의 왼쪽 다리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말이어요. "
사실 솔직하게 아버지의 다리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워서 최대한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 맞답니다. 정말이어요. 뭔가 횡설수설 하고 있는 것 같아보이는 건 돌려말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랍니다.
인간의 기능이란 뭘까. 사고하고 오감을 느끼며 행동할 수 있는 것? 지성이라는 단어는 더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는데 정말 '인간' 이라는 종만이 가진 가치가 실존하는가? 죽어서 영원히 기억되는 것과 잊힌 채로 살아남는 것. 둘 중에 '존재하지 않다' 에 더 가까운 쪽은? 미나즈키는 하쿠메이가 죽었다는 소식과 살아있다는 소식 중 어느 쪽을 듣는 것이 더 나을지에 대해 몇 년이고 고민해왔지만 쉽게 결론을 내릴 순 없었다. 책을 덮지도, 더 넘기지도 못한 채 생각만이 이어졌다. 이제 포기해야만 할 때가 온 건 아닐까. 이미 끝나서 더는 어쩔 수 없는 일을 여태 붙들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면 자신은 진실 같은 건 이미 전부 드러나 있는데도 숨겨진 뭔가가 있을 거라고 착각해서... 생각이 이어질수록 눈앞이 흐려져서, 미나즈키는 다급히 책을 치웠다. 이런 상황이든 저런 상황이든 일단 도서관 소유인 책을 눈물에 젖게 만들 순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