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4 숨.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은 그 느낌. 경호는 거세게 다가오는 망념 속에서, 자신의 의념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떠올립니다.
나. 나는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 나라는 사람의, 의념을 스스로 각인시킵니다.
바람. 추하더라도, 이 힘에 저항해내어. 버티겠다는 바람. 그 바람에 기대어 경호는 몸을 움직입니다. 삐걱거리고, 불편할지언정. 아주 느리게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 너.는.
거대한 망념의 주인. 동공 없는 동자는 경호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도.깨.비.는.아.니.구.나.
곧 소년의 목이 꺾이고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 기.이.하.다.
그 목소리에는 약한 의문이 있습니다.
- 사.람.이.도.깨.비.같.은.힘.을.쓰.니.
묻습니다.
- 너.는.무.엇.이.냐.
>>691 [ 의념 시대에 도달하고 넓은 땅은 그만한 위험을 동반하는 지역이 되었다. 거대한 동토의 땅, 러시아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세계 수위에 걸맞는 넓은 땅을 가졌지만 그 땅을 지킬 힘은 없었다. 위대한 그들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그들은 다시금 아버지의 집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그랬듯 중국도 다르지 않았다. 거대한 땅과 수없이 많은 지역들, 그 끝을 알 수 없는 수많은 게이트들까지. 중국은 그 혼란의 역사만큼이나 더욱 혼란스러운 외적들을 상대하게 되었다.
...... 중략
난닝의 어느 지방에서도 그 사태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당시 중국에 발생했던 초대형 게이트 '인마난적'에서 튀어나온 적들은, 어린 아이들을 노예로 삼았고 어른들을 가차없이 죽였다. 특히 노인의 가죽을 벗기고, 그 땅에 소금을 뿌려 땅의 토기를 완전히 없애 다른 이들이 살 방도마저 제거해버리곤 했다. 결국 난닝의 땅이 황폐화가 되어갈 때 스스로를 '검선'이라 칭한 남자가 나타나게 된다.
...... 중략
그는 검을 든 채 인마난적의 보스와 겨루었다. 수 일간, 그 거대한 폭풍이 몰아쳤고 그 힘의 파장이 저 멀리까지 울렸을 정도였다. 결국 유주호는 보스를 쓰러트렸고 게이트를 클로징해낸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이 땅을 지배해줄 것을 권했고, 수많은 의념 각성자들이 그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 말하며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단 한가지만을 말했다. 자신은 저 먼 허난의 땅에 있는 송로문의 파문제자이고, 그 곳의 어른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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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매우 다양한 검술을 구사했다. 특히 그가 주로 사용하곤 하였던 검은 매우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적을 몰아치고 쓰러트리는 기술은 없었으나, 적의 틈을 벌리고 한 순간 빛을 발하여 적을 베어내는 검을 사용하곤 했다. 그는 그 검이 선만우검選輓祐劍이라 말했고 자신의 송로문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검이라 말하기도 했다. 그의 특이한 검술은 이후 많은 아류들로 생산되어 현재까지 퍼져왔고, 중국의 작은 가문인 '철강 산가'는 이러한 그의 검술의 아류로서 세가를 이룬 곳으로도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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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마지막이 어떠하였는지 아는 이들은 없다. 그러나 그는 사라지기 직전까지 수많은 게이트를 토벌했고 많은 사람들을 구해냈다. 중국에는 그를 기리는 사당마저 있을 정도로 그의 이름은 난닝의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 자체가 되었다. 그는 사라지기 마지막까지도, 그 말을 하곤 했다. 거대한 소나무가 있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
... 길어지는 대화를 조금 요약해본다면 현재 안정기에 들고 있지만 그 이전에 사오토메 오토기는 젊은 사업가의 감각으로 당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던 오세아니아에 무역을 위해 향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도중 열망자들이 배를 습격했고 그들의 의식이 해상 위에서 이뤄지려 하였으나 오토기가 그들의 의식을 방해했고 그 댓가로 다리에 열망자들이 사용하는 특유의 저주가 심어졌다고 합니다. 의념 각성자도 아닌 비각성자 오토기가 그런 저주를 해주할 수도 없고, 일반인에게 걸린 것 치고는 너무나도 강력한 저주인지라 그 힘이 쌓이고 쌓여 지금에 다달라 터지려 하고 있었다고 야마모토는 얘기합니다.
" 그 영향으로 회장님께선 현재 오랜 시간 활동하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십니다. 아마도.. 긴 시간을 보내시긴 힘드시리라 생각됩니다. "
야마모토는 에미리에게 오히려 매정하리만큼 차갑게 이야기합니다.
" 아마 멀지 않은 시기에.. 회장님께선 저주로 사망하실겁니다. 그러고 나면. "
재계에 피바람이 불겠지요.
>>739 손이 덜덜거립니다.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 눈이 떨리고,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은 것만 같습니다. 그런 하쿠야를 바라보고 있던 한 도서위원이 급히 다가와 하쿠야가 쥐고 있던 책을 회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