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잘 참았다가 두 개 먹는 마시멜로와 지금 당장 먹는 하나의 마시멜로. 지금 보는 고양이 사진 한 장, 다음에 보는 고양이 사진 한 장. …둘 다 한 장이잖아. 그래도 얘기한 게 있으니 무르진 않기로 한다. 나름의 이유도 있다.
"오늘 귀여운 거 너무 많이 봤다가 잊어버릴 것 같아서요. 나눠서 봐야겠어요."
<근데 두 장 보고 싶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한 입으로 두 말하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저 진짜 나쁜 사람 아니거든요. 그냥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가까이 볼 일도 없구 고양이 키우는 친구도 없구, 그런 불쌍한 사람이랍니다. 역시나 말로는 안 하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첫인상 중요해.
"노력 좋죠. 그렇다고 무리는 말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말한다. 귀엽게 돌아온 대답에 작게나마 응원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 나쁜 일 권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의도는 상대에게 꼭 전달해 알게 해주고 싶었다. 말 안 하면 모르니까.
학교 담도 넘어서 들어오는구나. 나도 한 번도 안 넘어봤는데! 이게 아니라.
"맨날 뒤꽁무늬만 봐서 못 알아봤나보다. 미안해."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실망의 대상은 다름아닌 저 자신이다. 요 귀여운 것도 못 알아보고 말이야. 내가 눈치가 없었지. ……이것도 아니었네. 고양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얼떨결에 휩쓸렸다. 저인지를 묻는 슬혜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후배님이요. 다음에 보면 인사하고 고양이 사진 구경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글쎄말이에요."
<혹시 좋아하는 거 있으면 말해요. 젤리, 캐러멜, 초코우유…….> 손가락 하나씩 접어가며 간식거리 이름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사하주 지구주 비랑주 안녕하심까~~!! (노곤노곤) 만월 if에 대해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가예는 아침에 억제제 3알을 챙기는 건 물론 컨디션이 안 좋으면 선생님께 일목요연하게 상황 설명하고 조퇴증까지 받아 무사귀가할 위인이기 때문에(개근상이 걸리지만)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은게 현실적인 결과로 이어진 걸지도요.... 😮
아무튼 이 스레 어딘가에 가예에게 보낸 선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 정확히는 >>618에! 별 건 없고 일상 돌려주면서 놀아줘서 고맙다는 나름대로의 감사인사 같은 거지만! 아무튼 홍현주가 오면 또 이걸 말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다음에는 좀 더 다른 방식을 구상해봐야겠어. (고민)
일어난 듯 눈이 천천히 뜨이고 시선이 본인을 향하자 여자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먼저 깨워야 일어나냐느니, 이러다 야자 시간 출석 못하겠다느니 언제나 그러던 것처럼 사족을 늘어놓다가 어눌한 발음에 쿡 하고 삼키는 웃음 소리를 낸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게 졸린다도 아니고 피곤하다도 아니고 상대에게 인사 먼저 건네는 것이 너다워서.
"그래. 안녕이다, 강해인."
푹 잤냐. 대답 뒤로 여자는 소탈한 말투로 안부를 물었다. 시험 기간 아니랄까봐 해인의 낯빛에 피곤이 잔뜩 묻어있는 것 같아 책을 내려둔 뒤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덩달아 허리를 곧게 펴고 눈을 접어 가볍게 마주 웃었다. 중간에 그만둔 게 아니라면 지금껏 알바를 이어하고 있을텐데 풀 차징된 컨디션도 아니면서 일어나자마자 저렇게 빙글거리는 웃음이라. 턱을 괸 채 관망하는 시선이 무연하다.
"네가 자고 있을 때를 말한 거라면 내가 맞을 거야. 이후로 아무도 안 들어왔거든."
물음에 대한 답을 해주면서 일어났다. 주변을 둘러보는가 싶더니 학생회실에 비치된 종이컵을 하나 들고 주변의 정수기에서 찬물을 가득 따라 네 앞에 놓아두며 뒤따르는 질문에 완전히 확신하진 않는단 투로 말하며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시선은 맞은편의 네게 고정된 채다.
"보고 싶은 사람 중에 너도 있었어. 너는 나 안 보고 싶었니? 아, 자느라 그럴 겨를이 없었으려나."
장난을 던지며 슬쩍 웃고는 아까부터 궁금하던 주제를 부상시키려 한다. 손가락을 깍지 끼우듯 교차해 요즘 들어 한결 얄쌍해진 턱을 그 위로 얹는 것이 그 증거였다.
"너, 원래 이렇게 못 일어났던가. 시험기간인 것도 있지만... 병행하는 일 때문에 그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