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 남은 감초 사탕 부스러기를 말끔하게 삼킨다. 하나 더 먹고싶은 마음이 컸지만 더 먹었다간 자제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자제는 실패했지만 길바닥에 나앉아 먹게 생겼다는 뜻이다. 너는 감초 사탕이 유리병과 맞닿고 축 늘어지는걸 본다. 사람으로 치환하면 꽤 잔인한 일이다. 하지만 그걸 굳이 떠올리고 그날의 밥맛을 잊을 사람이 아니기에 흘려넘기기로 했다.
"내깃돈으로?"
네 후배는 연애중이다. 너는 한번도 못해본 것을 하는것도 재밌는 일이지만 내깃거리로 삼는다는 일엔 놀란다. 하지만 저렇게 당당한걸 보니 연인도 알고 있을 것 같다. 아니면 그만큼 자신이 있거나. 너는 "예쁜 사랑해요?" 하고 덕담을 한번 해주고는 골똘히 생각에 빠진다. 네 내깃돈은 무엇이 될까. 잠깐 머리를 굴리고 나온 답은 의외의 것이다. "다음엔 우리집 도련님 머리카락을 걸어볼래요?" 하는 것이다. 네 절망적인 운의 상태로 보아 조만간 한서의 모발에 명복을 빌어야겠다.
"까나리 남에게 먹이는게 좋아요? 이노리도 내기 해볼게요? 재밌어보여?"
그리고 그 내기의 희생양은 한서와 가문안에 틀어박히길 좋아하는 장의사 하나가 될 것이다. 너는 까나리로 추정되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한서에게 주기로 마음먹는다. 잔디는 네가 먹을 것이다. 구토맛은 보류한다. 장의사 친구에게 줬다간 임사체험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네 친구는 거슬리는 사람은 일단 산채로 관에 넣고 흙까지 덮어준 뒤 10분 뒤에 꺼내주곤 했다. 여러번 지켜본 바 당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친구는 맛잘알? 몰라요? 단것만 좋아해. 사탕 귀신이야. 하루에 판초콜릿을 여섯개나 먹어요?" 하고 너는 친구의 불만을 툭 내놓곤 아랫입술을 비죽 내민다. 두통 때문에 초콜릿을 먹는다니, 말도 안 된다. 두통이 없는 날에도 먹기 때문이다. 도저히 신뢰가 안 가는 친구지만 믿어주기로 했다. 사탕을 알려준 대가다.
"응. 꼬물꼬물 해서 신기했어요? 근데 걔는 감초처럼 안 물어요."
살아있는데도 죽어있다. 생물이며 무생물이다.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네 호기심을 자극했고 내 호기심도 자극하는 좋은 간식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짤랑짤랑 소리가 나는 복주머니를 손에 꾹 쥐고 고개를 기울인다. "플-렉스 하는거 싫어요? 그렇지만 이런 날엔 해줘야 한댔어요?" 하다가도 신기하다는 표정을 보곤 웃었다.
"muggle은 muggle도 mug도 아니니까 No-magic이에요?"
너는 머글이 마냥 당할 호구가 아니라는 걸 안다는 뜻이다. 어조를 보아 머글과 혼혈에 대해 배려는 하지만 사상에 관해선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는 듯 싶다. 소시민적인 태도다. 하지만 후부키는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고, 나는 아무곳에도 속할 수 없다.
"이노리는 감초 사탕 하나면 충분해요. 그렇지만 후배님은 많이많이 사가야해요? 이노리는 건물 빼고 다 사줄 수 있어!"
반쪽이면서도 한국인의 정이니 뭐니 한다. 당과점 안에 들어서자 달큰한 냄새가 난다. 너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깊고 묵직한 호박내음, 살살 밀려오는 설탕 단내, 감초 사탕의 기이한 향까지. 기분이 좋았다.
주 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로_짧은머리는_길게_긴머리는_짧게 ((이건 그림 그릴 줄 아는 분들이 하는 쪽 아닌가?🤔)) 땃쥐는 그림 그릴 줄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글로 설명해본다.....인데 땃태처럼 어중간한 길이를 가졌으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으니 패스((대체))
이유_없이_눈물이_흐른다면_자캐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군가에게 선물받은 간식 꾸러미 속에 있는 감초사탕에게 물렸거나 매운 걸 먹었을 때 눈물이 흐른...(어라 이게 아니구나) 이유없이 눈물이 흐르면 되게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눈물 뚝뚝 흘리다가 뭐꼬 이기? 하면서 눈물 닦아내지 않을까. 절대로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듯.
자캐의_n년뒤는 이것은 성인ver의 떡밥을 달라는 것 같은데 유리병 이벤트 때 생김새는 풀었으니까 패스하고🤔 이제껏 벼르고 있던 일들을 모두 해결한 뒤라서 지금보다 더 지치고 피폐하지만 말투나 행동에서 특유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면서도 조금 무력한 분위기를 좀 풍길 것 같다? ((이것은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이다))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저는 어둠 속에 갇혀 있었을까요. 손을 길게 뻗어보아도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는 고동색 어둠 속에서, 저는 순간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의 행위는 옳았단다. 목소리를 듣자, 공포가 밀려왔었습니다. 척추를 따라 허리를 타고 오르는 공포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그 적의를 가진 말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하자 주변의 풍경은 필름이 넘어가듯,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저택의 복도를 달리기도 하였고, 수많은 눈들이 지켜보는 자작나무 숲의 한 가운데를 통과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렸을 텐데. 목소리는 더욱 악착같이 제 뒤를 쫓았습니다. 익숙한 수많은 장면들을 지나갈 때마다, 더욱 커지고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저는 곧 알 수 있었습니다. 간신히 잊었거나, 잊으려고 했던, 제 기억과 기억 사이를 계속 달리고 있음을요. 악몽은 제 과거였습니다.
마법을 쓰지 못하는 그들은 쓸모가 없는 존재란다, 증오와 분노로 가득한 말들이. 그 날카로운 이빨을 내보였습니다. 아버지가 머글을 언급하던 방식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망쳐버린 것들을 탓하며, 아버지는 망가진 자신의 인생을 연민했습니다. 이내 목소리는 슬픔과 책망으로 변했습니다. 아버지가 제게 하셨던 이야기가 대게 그러했듯, 그 대상은 항상 저였습니다. 실망이구나. 아버지의 곁에서 저는 항상 부족한 아이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가르쳐도 나아지는 게 없는 아이. 지겹게 비교하는 동안. 아버지는 항상 그 못마땅한 표정과, 말투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양 귀를 틀어막고 눈을 감아도,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이었습니다. 언젠가 한마디 불평을 질렀던 것처럼, 소리를 질렀던 것도 같습니다. 그때 저는 아버지의 눈동자가 저를 햘퀴며 지나가던 것을 느꼈을까요. 달리면 달릴수록 아버지의 말들은 진흙처럼 들러붙어 저를 짓눌렀습니다.
마치 늪에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욱 깊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늪.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졌을 때. 그저 꿈일 뿐인데. 그러니 그 무엇의 고통도 없을 텐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이니까. 죽으면 꿈에서 깨어나는 것뿐이라고. 그렇게 제 자신을 달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