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자리에 과자봉지를 올려놓는 그 모습에 하늘은 자신도 먹어도 된다는 표시일까 잠시 고민했다. 물론 딱히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그래도 권한다면 거절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하나를 집어서 입에 넣었다. 가벼운 요기거리로는 딱 좋다고 생각하며 그는 금새 하나를 더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아무튼 책상이 깨끗하다는 그 말에 그의 눈빛은 괜히 더 의구심으로 차올랐다. 보통 남의 책상을 그렇게 구경하나 싶은 것도 있었으나, 일단 그것으로 납득하기로 하며 그는 더 이상 입을 열고 말을 꺼내지 않았다. 허나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는지 그의 눈동자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책상을 훑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겨버리며 그는 땅에 떨어진 이어폰을 줏어서 자신의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할 수 있어. 연주.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거든. 가끔 음악실에서 아무도 없을 때 치기도 하고, 대회나 콩쿨 나가기도 하고."
태연하게 정보를 설명하듯 손가락을 접어가며 하나하나 말을 하던 그는 세 개를 접은 손가락을 다시 펼치면서 입고 있는 교복의 옷맵시를 살며시 정리했다.
"왜? 피아노에 관심 있어? 아. 게임을 더 좋아하려나? 게임 OST 중에 피아노로 커버된 곡도 많아. 들어보면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텐데 한번 들어보는건 어때? 더 취향인 것도 분명히 있을걸?"
물론 모든 곡이 다 커버된 것은 아니나 유명한 곡은 커버가 되어있다며 하늘은 핸드폰을 꺼낸 후에 동영상 사이트를 보여주면서 가볍게 흔들다가 집어넣었다.
아니, 지구는 여간 나쁜게 아닐지도. 그는 느즈막하게 웃으며 "근데 네가 더 나쁜 건 알아?" 하고 조곤조곤하게 속삭이곤 비틀린 웃음을 짓는다. 별다른 저항은 하지 못하고 몸을 움찔거리거나 눈꺼풀을 파르르 떨 뿐인 이 순진한 토끼를, 양을 어떻게 할까. 품 속에 자그만 새슬을 내려다보며 늑대는 갈등한다. 앙증맞은 입술에 핏기가 옅어질만큼 꾹 깨무는 것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다 엄지 손가락으로 그것을 방해하며 새슬의 입술을 손끝으로 뭉개고 짓누르려 했다. 뭐가 그리 분해? 가엾은 네가 먹이의 위치에 있는 거잖아. 자연의 순리일 뿐인데. 한 평생 먹힐 거, 나에게 먹히는 것에 좀 더 기뻐해도 될 텐데.
"귀여운 것도 같네."
가냘픈 토끼의 애원의 목소리가 늑대를 부른다. 풀린 눈으로 구슬픈 표정을 하며. 자그마한 힘으로 어깨를 움켜쥐며. 능청스레 접힌 눈으로 애끓는 그녀와 눈을 맞추며 한참을 들여다보다 엄지로 입술을 짓뭉개던 손으로 그녀의 턱을 제 쪽으로 들었다. 웃음기는 온데간데 없고, 화염치는 바다의 색이 담긴 눈으로 시선은 부드러운 감촉의 입술에 꽂힌 채 고개를 그녀의 쪽으로 느즈막하게 숙인다. 좁아지는 얼굴 사이의 거리에 낮게 내리깔린 그의 속눈썹이 그녀의 하얀 피부에 닿을 것만 같았다. 망설임 없는 그 행동에 어느새 서로의 뜨거운 숨결이 상대의 입술곁까지 닿고. 숨을 달싹이는 앙증맞은 토끼는 가냘프고 귀엽기까지 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저 맛있는 것을 결코 참지 않고 본능에 충실하며 탐닉하겠지. 먼저 움직인 쪽은 지구였다.
그러나 그는 "기대했어?" 라는. 그런 듣기 좋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녀의 입술을 훔치듯 온기 가득한 혀로 한번 핥아내곤 눈을 곱게 휘며 그 욕망에서 고개를 떼내었다. 어리둥절할 토끼를 가만 내려다보며 무언가 참는 듯한 표정을 짓던 지구는 이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큭큭 터트리며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아, 귀여운 표정이네."
너희는 정말 재밌어. 유감스럽게도 그 늑대는 배불리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딱 허기를 채울 만큼만, 그 정도면 충분했으니. 뜨겁게 달아 올랐을 것 같은 그녀의 불그스레한 뺨을 손 끝으로 훑듯 간질이며 짓궂은 웃음을 흘리던 지구는 토끼의 반응을 기다려준다. 뺨을 때릴까, 품에서 도망쳐 버릴까. 뭐가 됐든 지구는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설령 채 다먹지 못했더라도, 양의 귀여운 점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 또 아무리 먹어도 사라지지도 도망치지도 않는 다는 것이겠다. 그러니 그 대가의 앙탈 정도는 받아 줄 아량이 남아 있었고, 그것조차 그 짐승을 즐겁게 하는 것이었으니. 달빛에 푸른 눈동자가 번뜩인다.
아랑이 그의 품으로 파고들자 그가 킥, 하고 짧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웃음도 오래가진 못했다. 어쩐지 아랑의 페로몬 향이 더 진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깨문지 시간이 조금 지나서 약발이 떨어져가는 것일테지. 어느 쪽이던 간에 간신히 붙들고있던 이성이 다시 조금씩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 하, 내 입술에 심장 떨어질 사람도 있나? "
반쯤은 자조적으로, 반쯤은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한번 저었다. 그는 그 자신을 잘 알고있는 편이라고 자부했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중에서 '이상한놈' 을 맡고있는 붉은 늑대. 이미 학교 내에서 하고싶은대로 살아온 연호로써는, 본인의 입술에 심장이 반응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기할테다.
" 다 똑같지. 평범한 인간을 연기하는 늑대들은, 꽤나 잘 녹아들거든. "
그들은 사냥도 잘 했지만, 연기의 귀재이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양들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속이며 이어나가는 심리전. 그는 심리전따위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나 늑대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행동들이 그러했다. 그는 자기가 늑대란걸 들켜도 상관 없겠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늑대던, 인간이던, 양이던. 딱히 변하는 것은 없을테니.
" 난 괜찮아. 외박정도야 뭐. "
그의 부모님은, 그를 내다놓고 키우는 편은 아니었지만 보통은 그가 하고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외박같은 것이라도 그저 문자 한 통만 넣어둔다면 신경쓰지 않으리라.
" 너도, 나도. 이대로 떨어지면 아쉽겠지. "
그녀가 고개를 들고, 서로 다시 얼굴을 마주보며 시선을 맞췄다. 한입만 더냐는 질문에는 대답하는 대신 다른 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그녀를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리더니, 그녀가 눈을 감는것에 맞춰 그도 천천히 눈을 감으며 고개를 그녀의 목덜미로 향했다.
" 도움을 주겠다고 했으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해. "
중얼거리듯이 아랑의 귓가에 속삭이고는, 아랑이 허락하자마자 입을 벌려 그녀의 목덜미를 살며시 깨물었다. 아까보다는 이성이 남아있는 편이어서 조금 더 부드럽고, 아프지 않게. 하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더 오래 물고있을것 같았다.
등을 다독이는 손길에 선하의 양 눈이 둥글게 접힌다. 선하는 이게 얼마나 달콤한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첨단처럼 날카로운 미소가 서린다. 날뛰는 충동의 고삐를 부여잡고 선하가 아이처럼 속살거린다. "오늘은 학교를 갔어요."로 시작한 말의 내용은 대충 쓴 그림일기마냥 알맹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선하는 그걸로 충분히 피로했다는 듯이 그의 목에 얼굴을 슬 부빈다. "정말정말 힘들었어요." 애교부리듯 말꼬리를 늘여뜨린다.
"이미 울고 있으면서 허락 받기는..."
한껏 예민해진 감각이 온전히 이현만을 향해있는 차였다. 이 비루먹을 축생은 저를 위해 우는 상대를 보며 슬퍼하지 못했다. 달 아래서 하얀 선하의 머리카락이 시리게 빛났다. 문득, 선하가 표정을 굳힌다. 핏발선 두 눈이 이현에게로 모인다. 아마 이현이 부모님을 입에 담은 이후로 생긴 변화였다.
"그렇지만 넌 내 부모님이 아니지."
일순 태도를 바꾼 선하는 한여름밤의 유령처럼 공허하다. 감정 잃은 듯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이 기이했다. 제 목에서 손을 떼어내고 축 늘어뜨린다. 곧이어 몰아치는 페로몬에 비틀대듯 웃음짓는다. 양이기는 하네. 양한테는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 하셨어. 이현의 목에 이빨을 댄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아슬하게 목을 긁고 지나간다. 혀에 닿는 살곁이 젤리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다. 선하는 그보다 신중했다. 제 이빨을 남길 부분을 섬세히 고르고 있었다.
"얘, 명심해. 아무 늑대한테나 먹이를 주면 큰일 나. 영영 잡아먹혀버릴 걸."
바닥 긁는 듯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이현 귓전에 울린다. "다행히도 나는 아주 착하고, 말 잘 듣는 늑대라서." 이어지는 웃음소리가 썩 좋게 들리지만은 않았다. "넌 나한테 감사해야해." 그 말을 끝으로 콰직 소리가 들렸다. 기어코 이현의 목덜미를 물어뜯어낸 것이었다. 애석하게도 행동에는 애정이 없었다. 날 것 그대로의 포식 행위에 가까웠다. 목을 짓누르고 고개를 쳐박고 질근질근 살과 피를 탐하는 모습이 그랬다.
얼마지나지 않아, 이현을 품에서 떼어낸다. 빨갛게 이빨자국난 이현의 목에서 핏방울 약하게 서린다. 그 마저 아쉽다는 듯 가볍게 그 부분에 입을 맞추었다. 방금 전 추태는 어디가고 유순해보이는 소녀가 이현을 마주서고 있었다. 입술에 핏자국이 희미하게 묻은것만 빼면 평범한 모습이었다. 곧이어 입술을 손으로 훔치며 입을 벌리자 뾰족한 송곳니가 드러났다. 손에 묻은 피를 쪽 빨았다. 어느정도 여유를 찾은 모양이다.
"오늘 일은 너와 나만의 비밀로 하자."
그 가느다란 손을 뻗어 이현의 입술을 뭉개듯 문지른다. 눈꺼풀을 파르르 떨자 속눈썹이 따라 나풀거렸다. "우리 부모님이 아시면 곤란해. 만월에 이렇게 망아지처럼 날뛰다니. 슬퍼하실거야." 말간 눈동자가 굴러가 이현의 목에 멈춘다. "난 그런 거 싫거든. 무슨 소린지 알지?"
만약 우동주가 오신다면 :3 제가 지금 저녁 약속ㅇㅣ 있어서 6시 반에 가보아야 한답니다 세상에 이런 비극이 아무래도 둘이 시간대가 안 맞은 것 같아서.. 만약 6시~10시 사이에 우동주께서 답레를 주신다면 그게.. 막레가....... 되지 않을까.. 혀유...... 그래도 우동이랑 이쁜 선관 만들고 짧지만 잼게 놀아서 좋았답니다
심장 떨어지는 사람이 없다고....??? (외박?) (눈 비비고 다시 봄) 와.. 졸림취 머리 얻어맞은 기분... >:ㅇ 예스... 깨뭄 허락도 받았다... 혹시 제가 입술 만져도 되냐고 물어본 적 있나요...?? (새벽에 물어본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남) 답레... 아마 오래 걸려요.... 8ㅁ8... 어서오세요 연호주
>>923 민규 쿨한듯 다정한듯 덤덤한듯... <:3 너무 신기해요...
>>625 수리부엉이 넘 어울려요...!! 그러고보면 가예 래번클로 이미지도 있지요!
지금 보이는 분들 기숙사 떠올리면 하늘이는 후플푸프, 연호 그리핀도르, 가예 래번클로, 이현 후플프프(+슬리데린), 아랑이.. 그리핀도르갈 거 같아 보이는 후플푸프... <:3
현슬혜: 226 캐릭터 컨셉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 극도의 고양이 컨셉 115 지하철을 탔을 때 캐릭터의 앉아있는 모습은? - 상당히 정직하게 앉아있는 느낌? 미동 1도 없어서 가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정도 231 무거운 것을 잘 드나요? - 아무도 없다면 잘 들고 누군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시키는 편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