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사라만큼은 아니어도 나를 잘 아는건 사하만한 애가 없다. 그야 연인이었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를 바라보면서 웃던 미소가 이제는 그 의미마저 달라질 정도로 우리의 사이는 크게 틀어져있다. 이렇게 될지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내가 충분히 의도한 부분이니까.
" 옛날부터 잘했는데 그런건. 너를 좋아하는 척도 잘했었잖아? "
그녀의 눈과 손에 들린 열쇠를 번갈아가면서 보면서 얘기한다. 나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저 눈빛. 보기만 해도 즐겁다. 남이 곤란한걸 볼때마다 어찌나 그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가식도 아닌 정말 본연의 웃음으로 내 얼굴을 가득하게 채우고싶다. 제 필요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 해버리는 것이 정말 역겹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역겨움이다, 토악질도 나오지 않을 정도니.
" 글쎄, 내가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와준거야? 새삼 반하겠는걸~ 은사하. "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평소의 사람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 또 다른 웃음을 지은채로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그 모습은 똑같지만 의미는 전혀 다른 그것, 역겹다. 너무나도 역겹지만 그것이 나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불쌍한 양이 교활한 늑대에게 잘못 걸린 것이다. 늑대는 아직도 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까? 글쎄.
>>73 주원이가 너무 댕댕이어서 기절했다... 개 싫어한다는 설정을 철회하고 싶을 정도이나 고양이파로써 어쩔수 없는 아이덴티티니! 게다가 메인쿤도 현실에선 거의 강아지 취급이니!
그부분이라면 어느정도 식스센스가 있는 + 이해력이 높은 주원이로서는 슬혜가 말 안한대도 감으로 잘 캐치하겠지! 그냥 힘들어보이는구나 하고 신경써주는 정도라면야 문제될거 없지! 일단 '귀찮게 군다'의 범주에 들어갈 레벨은 아닌거 같기도 하고, 슬혜도 뭔가 본능적으로 댕댕이 회피! 할거 같지만 주원이의 행동기전 자체가 악의를 담은건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거 같긴 해! 대신 뭐... 이쪽에서도 그만큼 챙겨주는건 있겠지? 가령 부르지 않아도 왔지만 먹을거 정도는 나누어준다던가... 근데 아무리 봐도 이 구도가 생각난단 말이지. 🤔🤔🤔🤔
>>89 뭔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게..😥오히려 비슷하면서도 다른게 만화의.. 라이벌(???)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92 샴고양이라던가! 😀 좋은 관계네요! 언젠가 주원이가 슬혜의 우울증 해소의 약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목표로 만든 캐릭터라. 😊 그나저나 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 "으앙!" 하고 보는 아기고양이 얼굴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그렇게 매번 불안해하고 안달을 내는 거야. 왜 그렇게 내게 목을 매려고 하는 거야. 내가 여깄어 주는데 성에 안 차는 거야? 사라는 지금 여기 이 공간에 발을 붙이고 있는, 자기 자신인 배사라와 시아의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사라가 상당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시아의 머릿속에 그려진 사라에게 자신이 밀렸다는 것을 직감했다. 자신과는 조금 다른... 자신은 절대로 될 수 없을 자신에게. 속이 끓어오르듯 불편했다.
"...내게 네 행복을 너무 많이 매달아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사라는 경고했다. 자신은 시아가 생각하는 만큼, 한 사람의 행복을 온전히 감당할 정도로 강한 존재가 절대 아니었기에. 균형이 발을 뺄 수 없는 방향으로 무너지는 것을 사라는 아직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위태로운 것이었다. 그러고서야 사라는 시아가 보여주는 희미한 미소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아의 손을 쥐고 있던 손 중 한쪽을 놓았다.
"에-이, 저번에도 사줘 놓고. 이번엔 내가 사줄 차례야."
그리고 남은 손으로는 깍지를 끼어주는 손에 깍지를 맞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사라는 다시 원래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100 샴! 국가가 인정한 개냥이! 사실 얘는 거의 특정할수 없는 무언가 같은 양아치라...🤔🤔🤔🤔🤔🤔 크툴루고양이는 아니지만 뭐. 주원이의 방향성에 알맞은 영향을 줄수 있다면 다행이구만! 슬혜도 양아치지만 점점 좋아지겠지! 경우에 따라서 어느정도 나아질수는 있다고 하니까! 흨흨... 고양이도 강아지도 귀여워...
>>105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 같은 양아치.. 크툴루 고양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 라는 부분에서 크툴루라는 느낌이 나네요. 나아질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음 시간도 늦었고 일상은 나중으로 할까요? 저는 원래 새벽반이라 지금부터가 활동시간이긴 하지만..
"그랬지. 어찌나 잘 하던지 아주 깜빡 속았지 뭐야. …너 같은 가짜가 누굴 좋아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사하가 낮게 웃었다. 해인을 향한 조소였고, 그걸 감추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태연하게만 보이는 얼굴에 실금이라도 내고 싶었다. 오로지 필요에 의한 접근이었다고 해도, 티끌 만큼의 진심도 없었다고 해도, 네 존재가 고작 견고한 가짜는 아니었으면 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릴. 진심이라고 해도 늦었어."
빈 껍데기뿐인 말이라는 걸 안다. 이런 말은 상처도 안 됐다. 슬프게도 해인의 존재 자체가 사하를 갉아먹었다. 단순히 과거의 실수로 넘겨버릴 만큼의 마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아니어서 그랬다. 사하는 해인을 초대하고 싶었다. 대충 그어둔 선을 지나 벽을 따라 걷다보면 보이는 문 안쪽으로. 언젠가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하는 해인을 떠올려보곤 했다. 결말은 완전히 다르게 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