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들킨 게 문제죠..." 음. 근데 보고 들키지 않은 채로 갔다가 누군가에게 유출했다면 저를 매우매우 부끄럽게 만드신 거니까요. 그거에 대한 벌을 지금 받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라는 이상한 말을 합니다. 다림이도 사실 층격 많이 받아서 그런 걸지도.
"1시간 뒤니까요... 30분 정도였다면 좋았을 텐데요..." 중얼거리면서 다림은 옷을 봅니다. 예쁘기는 한데.. 움직이기가 묘하게.. 힘듭니다. 게다가 치마도 장난아니게 짧고...
모자 한 쌍이 오는 것에 좀 긴장했지만... 그냥 마법소녀 코스프레로 오해하면 그나마 다행이죠. 남자라는 걸 눈치채거나 가디언넷에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파멸이야! 다림이가 의뢰를 하고 학원도에 잔뜩 뿌려버리게 될거야(협박질)(농담) 근데 저 모자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망하는 거 아닐까..
"손을 흔들어주시네요.." 그런 다림도 손을 흔들어주고 있지만. 어쨌거나. 이 인적이 드문 곳에서 좀 있을 수 밖에... 자판기는 있어서 다행인걸까..
창작물 속에서나 있을 것 같은 건 안 무서워 진짜 현실에도 있을 만한 게 무섭지 캡틴이 묘사한 것 중 제일 무서웠던 건 사람 담그는 거... 현실에서 젤 무서웠던 건 방금 본 사이비에 빠져서 인생 말아먹은 사람 나오는 게임이랑 전에 말했던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본 익사체험 영상 그리고 모르는곳에서 길잃었을때 나한테 "x됐다!"라던가 "x되겠다!"하는 감을 느끼게 하는 뭔가에 굉장히 약합니다.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을 위압하며 찍어 누르면서 인간의 내면 속에 나타나는 무수한 기괴하게 얽히고 오류가 되었으며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해할 수 없으며 두렵고 뒤섞인 감정과 정보들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쓴다 -> 음 캐릭 정신붕괴 냠냠마시쪙 현실 파산한 사람의 수기 읽기 -> 덜덜덜덜덜덜
"....하아 이젠 됐다...." 왠지 묘하게, 그녀의 말투로부터 친근함이 느껴져왔다. 투닥대는 친구와 같은 그런 느낌? 예전까진 좀, 거리를 두는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다.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물론 이런 부끄러운 여장 마법소년이 좋다는건 아니고.
"1시간.. 근데 이건 용도가 뭘까? 단순히 놀리는 용도? 그렇기엔 옷의 퀄리티가 너무 좋은데.." 일어서서 옷을 살펴본다. 침착하게 살펴보니, 옷의 질감, 소재도 그렇고 입은 감촉도 너무 조이지도, 너무 헐렁하지도 않은게 딱 사용자의 몸에 맞춰진 것 같은 기분이다. 거기에 들고 있는 이 지팡이.. 이것 또한 퀄리티가 굉장한게, 아이들 장난감 같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짜 철로 만들어진, 어.. 진짜 마법봉,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뭐 저기선 내가 누군지도 잘 안보일텐데 어때. 어린아이들의 꿈은 지켜줘야지." 그렇게 한숨을 쉬고 다시 벤치에 앉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의 꿈을 지켜주고, 악인을 해치우는 것이 바로 마법소녀.. 그렇다면 우린 지금, 마법소녀의 의무를 던져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다림아. 우리.. 이래도 되는걸까?" 나는 사뭇 진지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이렇게 시간을 보낼게 아니라.. 악(惡)을 처단해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마음속으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래 이거다!' 라는 특유의 확신과 열정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우리가 이 코스튬과 만난건 단순한 우연이 아냐. 이건.. 그래! 우리에게 정의의 마법 소녀..와 소년이 되길 바라는거라고!" 이제 나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오직 이 학원도의 정의를 지키는 것. 그것이 매지컬 마법소녀&소년의 역할인 것이다!
"가자! 악(惡)을 우리 손으로 처단하는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곤 다림이의 손을 잡고 무작정 사람이 많은 도심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