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겨울에는 가오나시가 되는 애니까 ㅋㅋㅋ 보름이도 겨울에는 담요나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려나? 설이는 스킨십을 좋아해서 꼭 안아주면 그대로 안겨 있을거야. 유독 추운 날이면 오히려 더 파고 들어서 안기려고 할지도 모르고? 물론 보름이가 싫어한다면 얌전히 안겨있는 선에서 그치겠지만! ㅋㅋㅋㅋㅋ 스머프 눈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이가 "와-어릴 때 모습인가?" 하고 깐족거리면서 인성질 하는 게 떠올랐어...... (절레절레) 그리고 잘 보냈다니 다행이야! 맞아 이제 곧 주말이니까 다들 조금만 더 힘내자구!!
>>306 안녕 하진주! 모기한테 10방 정도 물어뜯긴 걸 빼면 잘 놀다 왔어!! 하진주는 오늘 하루 잘 보냈을까?
>>308 쓸데없는 선물 교환식이랑 진짜 선물 교환식 둘다 하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 크리스마스에 분장하는 거도 보고싶어!! 산타쪽이든 루돌프쪽이든!! 왠지 다 같은 산타여도 분장 느낌이 다를 거 같으니까 뭐든 해주면 좋겠다! 교복도 넷다 입는 스타일 조금씩 다를 거 같고 @@ 똑같은 옷을 입어도 개성이 보일 거 같아!
>>309 보름이는 헤어스타일 때문에 모자나 귀마개는 못 하고 목도리는 꼭 해!! 옷도 두툼한 거로 잘 챙겨입고! ...그대로 안겨있는 설이 엄청 귀여워~!! 보름이는 스킨십에 익숙할 수 밖에 없어서 더 파고들어도 싫어하지 않아!! 다만 설이가 파고들 품이 없다는게 () 보름이 동생들도 점점 자라면서 같은 문제를 겪는 중이고 () 어릴 때ㅋㅋㅋㅋㅋㅋㅋ 어릴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귀여우니 괜찮지!! 맞아! 설주도 힘내!! 캠핑도 다녀왔고 하니까!
>>311 다리에만 옹기종기 물려 있어서 어제는 탭댄스를 추면서 돌아다녔어. (절레절레) 앗 그렇구나! 이제 곧 휴가라니 휴가를 향해 조금만 더 달려보자! ㅋㅋㅋㅋㅋㅋㅋ 쉬는 날 생각하면 없던 힘도 막 솟아나니까 말이야. 그리고 하진이는 루돌프구나! 잘 어울려! ㅋㅋㅋㅋ 빨간 코를 달고 있는 하진이가 귀여울 것 같아.
>>312 앗 그렇구나! 하긴 모자를 쓰기에는 어려워 보이기는 하네. 보름이는 추위보단 머리가 먼저인걸까! ㅋㅋㅋㅋㅋ 파고들 품이 없다는 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이가 키가 더 자라는 게 힘들다면 살을 찌워보는 건 어때? 라며 망언을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 (흐릿)
>>315 물론 내 휴가에 맞춰 코로나수도 대폭 증가하는 것 같지만 기분 탓일거야. 그럴거야. (피눈물)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탭댄스라니?! 아이고! 설주의 다리를 살려줘라! 모기들아!! 아무튼 빨간 코 하진이도 귀여울지도 모르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분명히 귀여울거야!
>>316 아앗...... 그러게 코로나만 아니라면 휴가철에 어디든 갔을텐데 말이야! ㅠ 확진자수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는 거라지만 집에서 쉬기만은 아쉽긴 하다. 산모기라 그런지 독하더라고. 그래도 뜨신 물에 다리를 담구고 있었더니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 맞아! 다들 분장하면 분명 귀여울 거야!
>>317 사실 말이 좋아 집에서 쉬는거지. 아마 그냥 하루 정도는 다른 곳에 마스크 잘 끼고 다녀올 것 같기도 해. 물론 계획을 아직 제대로 짠 것은 아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질 않아!! 아무튼 산타 설이로구나! 산타복 되게 예쁘고 잘 어울릴 것 같아!! 게임기를 선물로 줄까? (기대중)
>>318 그렇구나! 많이 이르지만 만약 다녀오게 된다면 조심해서 잘 다녀오기야! 마스크도 잘 끼고! 물론 하진주라면 잘 하겠거니 싶긴 하지만! ㅋㅋㅋㅋ 게임팩을 줄지도 몰라! 다만 성격 나쁜 산타라서 플레이 스테이션이 없는 사람한테 플스 게임을 준다던가...... 스위치가 없는 사람한테 스위치 게임을 준다던가 하는 식일 것 같은...... (외면)
밤에 피는 꽃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날까요. 달을 맞이하며 핀다는 달맞이꽃일까요. 보름은 불꽃을 생각했습니다. 제일 커다랗고 반짝이며 피는 꽃입니다. 원래 밤하늘에 피어있는 별꽃을 가릴 정도로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런 불꽃을 친구들과 함께 피우는 중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잠이 쏟아지기 좋은 시간이었다는 것일까요. 눈에 담기는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우니까 몰려오는 잠을 조금 밀어냅니다. 그리고 보름은 불꽃이 하늘에 순간 피었다가 꽃가루가 되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꽃가루가 어두운 밤바다 위에 잔물결로 켜졌습니다.
ㅤ“앗차.”
꽃을 다 피우고서 제 할 일을 다 끝낸 폭죽을 미리 챙겨두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폭죽으로 다시 꽃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름은 모래사장에 꽂혀있는 폭죽을 손에 챙기려다가, 그대로 홀린듯이 밤바다로 조금 다가가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밀려오는 파도가 보름의 발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미처 밀어내지 못한 잠결 때문이었을까요,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발에 모래가 달라붙는 감각이 느껴지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잠은 조금 깨었을 지도 모릅니다.
왜 여기까지 와버렸는지 생각하던 보름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불꽃이 피지 않는 캄캄한 하늘. 이번에는 그 아래의 바다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바다는 낮에 하늘을 고스란히 비췄던 것처럼 밤에도 꼭 그렇게 검게 일렁거립니다. 보름은 친구들에게로 돌아가고 싶어졌고, 새로운 꽃을 피울 필요를 느꼈습니다.
역시 여름하면 바다, 바다하면 불꽃놀이였다. 소꿉친구들이 모두 모여서 피우는 불꽃만큼 예쁜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바로 눈앞에서 피는 불꽃으로 만들어진 꽃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팟팟팟. 튀는 소리에 맞춰 괜히 막대기를 흔들어보기도 하고, 하늘로 발사되는 것을 잡은 후에, 하늘 높게 들어 하늘 위에 불꽃을 터트리기도 하며, 그는 그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그러는 와중, 보름이 다른 이들에게서 떨어져 밤바다로 향하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뒤에서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그녀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바다에 발을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을 조용히 눈에 담던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슬며시 떨어지더니 여기서 뭐해? 뭐보고 있었어?"
하늘 위에 뭔가 있나 싶어 하진은 고개를 들어 덩달아 하늘을 바라봤다. 하지만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고, 그는 곧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불꽃 되게 예쁘지 않아? 역시 바다 근처에서 파는 폭죽이 진짜 예쁜 것 같아. 도시에서 하면 이런 느낌은 잘 없고 말이야. 안 그래?"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며 그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폭죽들을 바라봤다. 확실히 여기서 하나 더 피워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에게 뻗은 손을 잡아 자신 쪽으로 살며시 끌어당겼다. 물론 끌어당겨달라는 말은 없었지만, 저기서 굳이 손을 내미는 이유를 그는 그 정도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그림? 아. 스파클라로 그림 그리는 거 말이야?"
그림이라는 말에 순간 무슨 말인가 싶어 그는 나름대로 추측을 했고 곧 그에 상응하는 답을 내는데 성공했다. 일단 예쁘냐, 예쁘지 않냐라고 물으면 당연히 그 답은 예쁘다였기에 그는 솔직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상당히 예쁘지. 물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해볼래?"
이어 그는 봉지를 가만히 바라보다 그 안에서 스파클라를 꺼낸 후에 그녀에게 내밀었다. 불이야 성냥이 있었으니, 그것을 쓰면 얼마든지 바로 붙일 수 있었다.
보름은 딱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놀랐습니다. 손을 잡아주기만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진이 보름을 살며시 끌어당겼을 때 보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습니다.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모래가 달라붙은 발에서 물방울이 톡톡 튀었습니다. 젖은 슬리퍼에서 발이 미끄러집니다. 넘어지는 일은 없었지만, 물을 싫어하는 보름에게 있어서 발이 젖어버리는 건 드문 일이라 조금 불편해 했습니다.
ㅤ“응, 반짝반짝.”
하진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보름은, 하진이 스파클라를 건네어준 것을 손에 꼭 쥐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불이 붙지 않았지만 어느 모양을 그리는 듯 손을 휘적입니다.
ㅤ“곰은 바다에 안 살아.”
보름이 그린 모양은 물고기였습니다. 바다에 와있으니 만큼 바다 하면 생각나는 것을 그린 것이었습니다. 스파클라로 그리기 쉬운 인어 모양이 있다면 인어를 그렸을테지만, 인어를 그리기에는 모래 찜질로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영 까다로워 보였습니다. 그러던 보름은 스파클라를 하나 더 꺼내더니 하진에게 건네었습니다. 하진도 함께 하자는 뜻이겠지요.
그녀가 스파클라를 잡자 그는 성냥을 이용해 불을 켠 후, 그녀가 들고 있는 스파클라에 불을 붙였다. 이어 팟팟팟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가볍게 튀었고 막대기 끝에서 불꽃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꽃이 잎을 피우고 그 존재감을 보였다. 역시 언제 봐도 예쁘다고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그녀가 쥐고 있는 스파클라를 바라봤다.
"살고 있는 곰도 있지 않을까? 여기는 아니더라도, 저 멀리 다른 나라라면 말이야. 혹시 알아? 바다 물고기를 먹고 싶어서 바다로 내려올지."
굳이 말하면 북극곰이 그런 부류가 아닐까 생각을 하며 그는 가볍게 대답했다. 물론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 역시 괜히 진지하게 말을 하진 않았다. 그보다는 그녀가 그리는 선을 따라 눈을 움직이며 그녀가 뭘 그리는지를 추측할 뿐이었다.
"뭔가 물고기같네. 아. 나도? 오케이. 그럼 나도!"
자신에게 스파클라를 내밀자 하진은 그녀가 내미는 스파클라를 잡았고, 불을 피웠다. 팟팟팟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자 그는 차분하게 웃으면서 별 모양을 그리듯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네모를 그리면서 팔과 다리를 그리는 듯 하면서 살며시 팔의 움직임을 멈췄다.
"바다하면 떠오르는 스폰지와 불가사리야. 뭔가 바다하면 그 두 캐릭터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 난."
혼자서 수영하고 물을 즐기는 건 굳이 바닷가에를 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시립수영장에를 가면 훨씬 안전한 환경과 쾌적한 레인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만 바닷가에를 오면 바닷가에서만 만들 수 있는 추억이 있으니까... 성헌은 그런 바닷가에서의 추억에 충실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설이 나쁜 새끼, 하고 툭 일침을 놓았을 때 성헌은 파라솔 그늘을 떠나려던 발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그는 한 팔로 설을 어깨에 걸머진 채로, 남는 손으로 턱을 싸쥐곤 잠깐 고민했다.
그리곤 설을 다시 원래 있던 돗자리 위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러고 보니 그렇네..."
성헌은 참 어설펐고 어중간했다. 아예 날라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멀쩡한 학생도 아니었다. 불쑥 제멋대로 구는 면이 있었으나, 그것이 완전히 왁살스럽게 제멋대로도 아니라 상대에게서 표독스러운 반응이 나오면 문득 눈치를 보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상대가 영 관계가 없는 남남이면 모르겠는데, 자신이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 그 상대라면 당연히 움찔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것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행동인데, 그게 상대방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채버리면.
혼자서 물장구를 치는 건 쓸쓸하다는 말에 설은 무어라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마 평소에 게임을 하면서도 자주 뱉는 욕설이 아닐까. 설은 입이 그다지 고운 편이 아니었다. 소꿉친구들 앞에서는 나름대로 자제하긴 하지만, 아예 쓰지 않는 것도 아니다. 들리지도 않을 자그마한 목소리로 무어라 투덜거리다 살며시 돗자리에 내려놓아지자 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거의 무슨 바위에 사로잡힌 것 같았는데 대뜸 구속(?)이 풀렸으니 의문스러울 수 밖에는 없었다.
성헌이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정중히 사과하며 눈치를 보자 설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 성헌을 올려다 보았다. 저렇게 눈치를 보는 게 참 여려 보인다 해야할지,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때때로 성헌이 하진이나 보름이 보다도 연약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저 우악스러운 몸과 날카로운 인상으로 저리 꼬리 내린 강아지 같은 행동을 하니 여간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니었다. 설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의견을 밀어붙이는데에는 꽤나 일가견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거나, 남의 기분은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설도 사람인지라 제 소중한 친구가 저리 나오니 괜시리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설은 한숨을 폭 내쉬곤 일어선 뒤, 만약 성헌이 피하지 않는다면 팔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을 것이다. 아니, 쓰다듬는다기 보단 톡톡, 하고 부드럽게 손을 내려놓는 느낌에 가깝기는 했을테지만.
"얼씨구, 뭘 또 그렇게 눈치를 봐? 미스 해파리 어쩌고 할 땐 언제고."
설은 괜시리 틱틱거리며 말하곤 바다와 성헌을 번갈아 바라보며 잠시 고민에 잠겼다. 저리 착 가라앉은 표정을 보고 있자니 저의 기분도 같이 가라앉는 듯 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겠지만 저게 은근 사람 양심을 자극한다. 뭐, 가볍게 물장구 정도만 치면 적어도 체력적으로 죽어나가진 않겠지. 설은 제 손목에 걸려있던 머리끈으로 아무렇게나 풀려 있던 머리를 올려 묶었다. 그러곤 성헌의 어깨를 손으로 툭, 치려 하며
평소같으면 설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겠지만, 성헌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서 설의 손길을 피했다. 고개를 원래대로 되돌릴 때는 착 가라앉은 표정은 어디로 가고, 성헌은 멋적어하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미안해하고 있는 듯이 시선을 피하며 뺨을 긁적였다. 그러다 설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을 꺼내자, 성헌은 다시 설에게로 시선을 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하기 싫으면 억지로 안 가도 돼."
참, 내가 봐도 나란 새끼 도저히 성장할 생각을 안 하는구만. 아직도 떼 쓰는 어린애마냥────■■■■■■■■■■좋은 추억이라니. 참 편리한 핑계로 다른 사람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네 좋을 대로 굴려고 하는구나. 넌 원래 그랬지. 네가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곳은 없다. 다른 이에게 마음을 기댈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네가 올바르게 성장하기는 글러먹었다는 뜻이지. 올바르게 자라난 어른은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설 수 있어야 해. 그런 의미에서 넌 한참 멀었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르지■■■■■■■■■■─── ─잠깐 머릿속이 뼈아프게 울리는 기분이 들어서 성헌은 눈을 질끈 감고는 손을 들어올려 관자놀이를 짚었다.
"잠깐만... 귀에 물이라도 들어갔나."
그는 일부러 한쪽 귀를 아래로 기울여선 머리를 툭툭 치는 제스쳐를 해 보였다. 아닌 게 아니라, 귀에 물이라도 한가득 들어찬 듯이 멍멍한 기분이 들어서. 물론 딱히 효럭은 없었다. 성헌은 우선 뭐라고 말을 뱉어보았다.
"아무튼, 뭐..."
...관자놀이를 짚은 그 부분에서부터 울리기 시작한 머리가 마치 관자놀이를 꾹 짓누르는 것마냥 아파오고 있어서, 성헌은 잠깐 인상을 찡그렸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여기서 쉬고 있어. 난... 우리 혹시 상비약 챙겨온 거 있냐? 아까 전부터 머리가 좀 아파서. 기왕 이리된 김에 타이레놀이라도 있으면 좀 먹어야겠다."
잔소리였고 입에 바른 말이었습니다. 보름은 하진이 쥐어준 스파클라에, 이어서 불까지 붙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조그맣고 반짝이는 꽃가루들을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과 같이 왔더라면 보름이 동생들의 손에 쥐어진 스파클라에 불꽃을 붙여주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보름은 가만 있었을 뿐입니다.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만큼은 누나와 언니라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보름’이라고 적힌 의자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친구들에게, 하진에게 어리광부릴 것만 같아진 보름은 그렇게 말합니다. 말하고 있는 장난기 아린 표정이 왠지 행복해보였다면 기분 탓일까요.
ㅤ“물고기 맛없어.”
편식쟁이인 보름은 조금 싫어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불이 붙은 스파클라로 여전히 물고기를 그리고 있었으면서도, 바다에 온 기분을 내기 위해 곰돌이 귀 모양을 고정한 머리핀 모양도 물고기 모양이면서 그러했습니다.
ㅤ“불가사리 여기.”
물고기 모양 핀이 있는 반대쪽입니다. 그쪽에는 불가사리 모양 핀이 머리카락을 꼭 고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핀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하진의 주의를 끌고자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그녀의 말에 대답하며 하진은 가만히 오징어를 그려보려고 했지만 영 복잡하다고 느꼈는지 곧 손을 완전히 멈췄다. 오징어 캐릭터에게 마음 속으로 사과를 보내면서 가만히 불꽃이 튀고 있는 스파클라를 바라보다 곧 보름의 목소리에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게. 불가사리네. 불가사리는 좋아해? 그럼?"
그다지 의미는 없는 말이었으나 결국 잡담이라는 것은 그렇게 의미없는 대화의 연속이었다. 꼭 의미가 있는 대화만이 진짜 대화는 아니었으니까. 한편, 어느 순간 불꽃이 점점 약해지는 스파클라를 바라보며 하진은 가만히 지휘자처럼 막대기를 흔들다가 불이 꺼질쯤에 살며시 재를 털어냈다.
"이건 다 좋은데 너무 빨리 꺼진단 말이야. 뭔가 되게 오래 가는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언젠가 금방 꺼질 불꽃이기에 더욱 여운에 남을지도 모르겠어. 좋다. 이렇게 불꽃놀이 하는거."
여운에 잠긴 표정으로 하진은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으나, 방금 전까지 저 위에서 펑펑 터진 불꽃을 떠올리니 절로 하진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지금 밖이어서 잠시 갱신만 해두고 갈게! 그리고 확인했어 성헌주! 일상은 마무리 짓는 방향으로 해서 답레를 써오도록 할게. 설이가 또 성헌이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 버려서 미안할 따름이야. 😭😭 얘는 어떻게 저런 부분만 잘도 밟는지...... 그리고 몸이 안 좋으면 푹 쉬도록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