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노로 방방 뛰면서 소리쳤다. 도대체 어딜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하루이틀 같이 지내본 것도 아닐텐데!
아까 거울로 봤던 내 모습은 그래도 꽤나 달라져 있었다. 키는 거기서 한참 더 줄어 160가 될지 안될지도 애매한 작달만한 체형이 되었고, 기존에 어깨뼈 근처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은 이젠 아예 허리를 넘겼다. 평소엔 활동하기 쉽게 포니테일로 묶고 다녔지만, 이 정도 길이쯤 되면 묶으면 묶는대로 난리가 나고, 나 또한 당황해선 뛰쳐나오느라 그대로 길고 긴 생머리로 되어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체형의 변화다. 뭐라고 할까, 솔직한 감상적으로 말하자면 허리의 라인을 눌러 가슴을 부풀게 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비교적 직선형을 올곧게 유지하고 있던 몸이 곡선형으로 바뀐 느낌이라고 할까....평소에도 여자애 답다고 오해도 자주 들었지만, 진짜 여자애는 다르구나....변형된 신체의 가슴이 생각보다 큰게 엄청난 위화감을 주고 있다.
"다른 차원에서 왔던 외계인의 음료를 잘못 마셔서 여자가 된거라구!"
일단 집주인의 오해를 풀어야 할테니, 나는 울먹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설명했다. 우리 세계에서도 성전환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하니, 괴짜의 아이템으로 일시적으로 바뀌었다는게 그리 허황된 소리는 아니리라.
뭔가 방금의 미소에서 오싹함을 느꼈는데...순순히 들여보내주는 그녀의 모습은 친절하다고 해야겠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사냥감을 발견한 매의 눈빛처럼 느껴지는건 왜 일까.....? 나는 괜히 불안해졌다.
"고마워. 그리고 '양' 이 아니야. 오빠라고 불러."
나는 은근슬쩍 바뀐 호칭을 지적하면서, 요 최근에 춘심이에겐 언니라고 부른다는 그녀의 말을 떠올리곤 오빠라는 호칭을 요구한다고 정정했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는 평소에 비해서도 훨씬 애교스러운 느낌이라, 스스로가 생각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강해서 괜시리 슬퍼지는 것이다.
"......응? 아....그것도 그러네. 조금 안맞아서 답답한 곳도 있고."
그녀의 말에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지만....잘 생각해보면 여긴 여자애만 사는 곳이 아니었던가? 남자인 나를 위해 갈아입을 옷이 있기나 한가? 거기까지 눈치챈 나는 서둘러 말을 정정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명령에 따라 정령에게 욕실로 끌려가는 것이다.
일단 게이트 진행한 내용은 온사비아/하위문서 24~31번 진행에 정리되어 있어요 아래쪽은 캡틴이 미리 말했던 내용...
재현형 동화 게이트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치 게이트 내용도 포카포카해서 괜찮을거야 캡틴이 대학교 합격한 직후 후련한 마음으로 짠 이야기니 기대해도 될 듯. 물론 내용이 포카포카하다고 했지 추리랑 전투가 포카포카하다곤 안함 뭐랄까.. 추리보다는 문장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할 수도 있어. 뭐랄까.. 왜 그런 거? 내용 전체를 보면 귀여운데 하나하나 따로 보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백설공주의 암살을 노리는 여왕같은 느낌이라?
나는 빰! 하는 느낌으로 더욱 자세히 눈 앞의 아가씨를 향해 이 항해 사각 팬티의 귀여움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이 보였다. 뭔가 실수한건가, 나? 괜찮냐고 물어보려는데 그녀는 한 발 빨리 나에게 속옷차림으로 다니지 말라는 부탁을 했다.
"뭐야. 나는 이 항해 사각 팬티의 귀여움을 이해할 수 있는 동지라고 생각했건만."
나는 아쉬움의 탄식을 흘렸다. 동료라고 생각했는데, 일순간에 배신당했다. 이어 그녀는 검은색 카드를 꺼내보였다. 그 검은색 카드엔 'SAOTOME' 라고 쓰여있는 것이 보였다. 성인가?
"아! 너, 으흠 으흠. 그래, 이거로군? 처음엔 바지. 그러다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 나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거구나! 아~ 알지 알지. 너 같은 부류의 여성도 몇 번 봤으니까 말이야. 이거 참. 하하!"
다음엔 옷이 후줄근하다며 옷을, 그 다음엔 배가 고프지 않냐며 식사를.. 그리고 이러쿵 저러쿵. 눈 앞의 학생이 얼마나 부자일진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를 만나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오래 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진화의 소심한 항의가 담긴 시선은, 철면피를 깔기로 마음먹은 하루에게는 전혀 닿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게, 고작해야 흘겨보는 것으로 눈 앞의 재밌는 것을 놓쳐버릴 하루가 아니었으니까요. 진화의 비명을 음악으로 삼아, 머리를 말려줄 준비를 마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먹을 디저트도 준비하던 하루는 난폭하게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진화를 보며 방긋 웃어보인다.
" 어머, 역시 잘 어울리네요. 역시 그 옷 꺼내길 잘했다~ "
하루는 얼굴이 붉어져선 자신을 노려보는 진화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손을 모으고선 역시 고르길 잘했다는 듯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자, 진화양. 그렇게 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이리로 와요. "
미리 준비를 해둔 카페트 위에 앉은 하루가 자신의 다리를 툭툭 건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화를 부릅니다. 하루의 양 옆에는 이미 결정된 사항인 듯 빗과 드라이기가 놓여있습니다.
해맑은 미소가 더할 나위 없이 귀엽고 천진 난만했기 때문에, 나는 답답함에 가슴을 두드렸다. 손에 닿는 폭신폭신함이 어쩐지 열받는다. 이럴 수가. 가슴마저 탕탕 두드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그러다가 어깨가 들썩거리기에, 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내 몸을 내려다 보았다. 뺨이 어쩐지 뜨겁다. 손을 가져다대보니, 촉촉하다....서, 설마, 우는거야!? 여자애가 된 나에겐 눈물샘의 개념이란게 없는걸까!?
"훌쩍, 훌쩍, 응....아니 이건 울고 싶은게 아니라, 훌쩍....."
진짜로!! 별로 울 정도로 슬프거나 화가 난 것은 아니었어! 그러나 감정이 격해지니 나도 모르게 훌쩍거리게 된거야! 그렇게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건만, 이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 친절하고 상냥한 그녀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을 방폐하곤, 고개를 끄덕인 뒤에 종종 걸음으로 가서 그녀가 지정한 위치에 얌전히 앉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