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스럽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단태는 샐쭉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흘끗 곁눈질로 주양의 표정을 살폈다. 움츠러드는 모습이 팔 안에서 느껴졌지만 여전히 단태의 표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그런 눈빛이었고, 평소와 같이 똑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대신 단태의 그 평소와 같은 행동은 주양의 툴툴거리는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가늘어졌던 암적색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자기야, 서주양."
툴툴거리면서도 밀쳐내지 않는 주양의 모습이 평소와 사뭇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에 동그랗게 떴던 붉은 암적색 눈동자는 곧 다시 샐쭉하게 가늘어졌다. 대신, 목소리는 평소 주양을 부르던 낯간지러운 호칭마저 다르게 들렸을 것이다. 꽤나 다정다감하나, 작고 낮게 가라앉아 짐승이 소리없이 으르렁대는 기색이 묻어났다. 떨어졌던 단태의 손이 주양의 손목을 쥐었고, 자신과 주양의 거리를 더욱 가까이 좁혔다. "그래도 된다고 말하면, 그렇게 할래?" 단태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볼에 주양의 시선이 향하자, 다른 손으로 자신의 볼을 잡고 좌우로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저어보였다.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 그러더라도 나는 네 옆에 남아 있어줄테니까."
좌우로 고개를 가로저어보이던 것도 잠깐이었다. 단태는 자신의 볼을 가렸던 손을 내리고 아까와 비슷하게 뺨에 뺨을 기대려는 것처럼 기울였지만,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짤막하게 주양의 뺨에 스치듯 입맞춘 뒤 고개를 뒤로 물러냈다. 어딘가에서는 친구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인사라고 하던가. 단태는 슬쩍 건조하게 웃고 주양에게서 다시 떨어졌는데 그 움직임이 장난스러웠을 수도 있다. 기분나쁘지 않은 장난이기도 했고.
"왜, 아니라고 생각해?"
속을 알 수 없는 느물한 목소리로 단태는 흥얼거리듯 대답하고 시선을 잠시 주양에게 주며 슬그머니 웃어보였다. 같이 지내는 것도 아니고 그저 놀러온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였는데 자신의 답이 과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보니 소소한 대화로도 그 의미는 다르게 들려오기 일쑤라는 문제점이 있기는 했다. 일단, 하고 단태는 입을 연다.
"우리네 가문 사람들은 내 손님이라고 하면 분명히 경악을 금치 못할 거거든. 혹시 금지된 저주에 당해서 그렇게 착각한 건 아닐까~하고 말이야."
>>868 아니 첼이는 왜 합류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된다.. 합류하려는 기미가 보이는 순간 임페리우스 걸어서 꽃길로 보낼거야..! :D 첼이는 윤이랑 같이 꽁냥꽁냥하라구~~! (희번득)() 뭐 사실 그렇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열린 결말이지 :) 엔딩 전까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오너조차도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
>>873 >>874 그게 멋있으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돼 이렇게 되면.. 나는 정말 황천지옥 모먼트를 써버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셋 다 나온 이유는 간단하지. 전부 놓칠수 없는 모먼트이기 때문이다! :D (핵당당)(기름칠 받고 매끈해짐)(?)
당신의 대답을 듣고, 주양은 다시 놀란 듯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있었다. 설마 여기까지 했는데도 저런 답이 돌아올줄은 몰랐는데. 평소와 다른, 조금은 이질적인 목소리에도. 차마 그 부분에 대해 무언가를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주양은 여기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중이었으니까. 입 밖으로 목소리가 나오기까지, 꽤 긴 시간이 소요된것만 같았다.
"아마... 그렇게 될... 지도. 뭐, 그렇다고는 해도. 처음 그랬던 것처럼 금방 적응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 여보가, 내가 적응하도록 좀 더 힘내주는 수밖에 없겠다. 그치?"
그냥 뚝 끊어진 채 더는 이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이야기를 다시 꺼낼수 있게 해준것은, 그때처럼 생각하고 판단해보려는 마음이었다. 처음에 했던 것처럼. 자신은 또 한껏 휘둘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그 과정 중에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게 될 테니까. 당연하게도, 이것 또한 자신이 바꿔낸 다음 역극에 대한 모습의 반응이라는 생각으로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또 다른 가면을 쓴 채. 자신을 내비치지 않았으니, 당신 역시 또 다른 가면을 쓴 채 허구의 극에 집중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이것이, 자신이 조금 더 납득할수 있을테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볼을 꼬집히기 싫은 것인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모습에, 주양은 그만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맙소사. 당신이 고개를 젓는 행동이 어리광이라는 것을 주양이 알지 못하니 망정이지, 만약 알았더라면 지금쯤 귀엽다며 진지함이고 뭐고 다 내다버린 채 당신을 한껏 쓰다듬고 괴롭힐지도 몰랐다. 그것을 알지 못하기에, 그저 윳음으로 끝마무리지은 뒤. 살짝은 짓궂음이 가신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 적어도 내 마지막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니게 되려나? 그래도 언제든 떠나도 괜찮.... 으니까.?"
슬쩍. 스치듯한 입맞춤이 지나가자 놀란 듯 눈에 띄게 몸을 움찔거리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더더욱 적응하기 힘든 모습. 진실인지 거짓인지. 그 속내를 자신이 감히 헤아려볼수 없는 그 모습에 주양은 한참동안 벙찐 표정을 지은 채 서 있다가, 이윽고 제 볼을 살살 매만지면서 키득거렸다. 오늘따라 다른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아무리 뜬금없는 행동이라도, 그렇게 밉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스킨십을 받는 쪽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서일수도 있으며, 당신의 이 모습도 그저 장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응. 아니라고 생각해. 이거 아니야?"
단호하게 말하면서도, 말 끝에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그저 그 편이 재미있을것 같아서- 라는 단순한 의미였다. 만약 여기서 조금 더 생각을 이어나갔다가는 정말 이런저런, 별에 별 이유를 구구절절 대며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치지 못하는 그런 모습이 되어있을 것 같았기에.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서 마냥 미소지을 뿐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더더욱 놀러가고 싶어지는걸. 우리 여보가 가문 내에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아까 전에 이야기한걸로 감을 잡기는 했지만~ 이렇게 들으니까 또 새로운 느낌이고 하네?"
"... 가문 내에서의 너는. 어떤 사람일까나~ 전부 알려주기 싫다면, 맛보기로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을래?"
그렇게 또 다시 입수한 지렁이젤리 20봉지를 들고, 행여나 늦을새라 얼른얼른 서두른 보람이 있었다. 좋아. 적어도 이렇게 한다면 학생대표로써의 이미지 관리정도는 어느정도 잘 할수 있겠지. 나중에 그 점을 슬쩍슬쩍 이용해서, 너무 과하지 않은 탈선 정도는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가령, 되도 않는 이유를 들며 기숙사 점수를 1점씩 야금야금 깎는다거나. 꾀병과자 먹고 아프다고 뻥치면서 야간 순찰을 빠진다거나 하는.
"자~ 오늘도 지렁이젤리 20봉 배달입니다~!"
물론 그런 밑그림을 위해 총 180갈레온을 써버리는 바람에 지갑이 가벼워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껏 했던 대로만 한다면 다시 금방 벌 수 있지 않을까.
높은 꼭대기에서 빗자루와 함께 뛰어내리면 된다. 너는 교수님의 조언에 "응!" 하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마친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방법을 써먹을 날이 올 것이다. 빗자루를 다섯 번 정도 태워먹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쓸 지도 모르는 일이다.
각설하고, 너는 세스트랄을 눈으로 훑는다. 피막이 달린 멋들어진 날개, 비쩍 마른 몸, 죽음 그 자체를 상징하듯 흉흉한 모습이지만 그만큼 경이롭다. 뺨이 발그레 물든다. 어느쪽이든 신비한 동물을 좋아하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너는 고개를 돌려 교수님을 바라본다.
"후부키에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가망 없는 환자도 꽤 많아요? 이노리는 그런 사람 많이 봤어요?" 어디서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텅 빈 눈이 잠시 왼팔을 붙잡는 모습을 보고는 이채를 띄운다. 뭔가 대단한 사실을 눈치챘다는 것처럼.
"그리고 교수님도 보이잖아요?"
교수님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는 것이다. 너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이곤 먹이를 바라본다. 세스트랄은 육식 동물인가보다! 너는 세스트랄을 한번, 교수님을 한번 쳐다본다. 물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너는 동의하듯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말에게 물리면 많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너는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서 세스트랄 앞에 선다. 먹이를 굴려 펼친 손바닥 위에 올리고 보여준다.
1. MA신앙은 오로지 무기만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그냥 신? MA? 재앙? 이런 정도입니다. Tmi지만 실제로 MA는 시트캐들에게 호의적(?) 이라서 위압감을 조절하고 있습니다만, 보통 모브캐나 NPC들에게는 짤없이 위압감과 악의를 드러내기 때문에 두 다리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없습니다.. :3 기절한다면 오히려 다행이고 제정신을 유지한다면 기적이라고 칭할 정도로요:3
2. 기린궁은 실제 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계절감을 묘사하지 않았어요. 지금의 기린궁은 여름이네요!
3. 네 가능해요! 부적을 소모합니다! 이 부분도 무기가 알려줄 겁니다!! 조금 빡세게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