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기에 따라선 오만할지도 모르지만, 눈 앞의 소년에겐 그걸 자신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과 기개가 있었다. 그야말로 젊은 예술가라는 느낌이구나. 그에 대한 인식을 내 안에서 수정하면서, 나는 박수를 치고 감탄하는 것으로 완전히 마무리 했다. 어쨌거나 좋은 작품을 봤으니, 그에 대한 감사는 표하는게 맞지.
"음....뭐 확실히,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할 이유는 없지."
누군가와 다툰다는 것은 상당한 심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이다. 그러니 대체로의 인간관계는, 그렇게 싸울 바엔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지만 만약 그런 선택을 고른다면, 이쪽에선 더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선을 긋는게 아니라, 이건 엄연히 에릭과 화현이의 일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아니라 잘못을 저지른 에릭이 먼저 말했어야만 하는 일이니까.
아니 말하고 보니 어이가 없네. 왜 일을 저지른 본인보다 내가 먼저 이런 얘기를 꺼내게 되는가? 그 일이 있고 나서 시간도 꽤 흘렀는데......
"........"
그리고 이 생각은 나만 했던게 아닌지, 화현이는 정확히 똑같은 발언을 했다. 그래. 저게 맞는 말이지. 나는 동의해. 맞는 말이야. 그렇게 대답하면서 팔짱을 끼곤, 하늘을 올려보면서 으음, 하고 고민하곤. 이내 그를 보면서 아마도 유일한 이유로 추정되는 부분을 시원스럽게 말했다.
이르미 쥬가인 가쉬에 대해서 은후가 설명하자면…. 아니, 은후가 설명한다고 해도 그에 대해 호의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 같은 상황에 부닥쳐있다면 말이다. 가디언 칩을 통해 온 메시지를 확인한 청년은 한숨을 내쉬고, 기숙사에서 나갈 준비를 했다. 유 진화에 대해서 은후가 설명하자고 해도, 그리 긴 이야기는 나오진 않겠다만, 양심적으로, 아는 사이인 그에게 이런 모진 일을 당하게 할 순 없었다.
착잡한 표정으로 청월을 나서서, 이제는 익숙해지려고 하는 카페 몽블랑의 문을 열고 은후는 저벅저벅 진화가 있는 계산대로 걸어갔다.
"진화군, 잠깐 시간 좀 내주세요."
평소의, 얼빠져 보이는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건 이야기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라는 포스를 내보이는 은후의 모습은, 진화로써는 조금 낮 설을 수도 있으리라.
>>233 릴리: 우리 엄마 이름이 결혼 전에는 메를린 플라멜이었다는 것이고…… 릴리: 우리 할머니 이름은 결혼 전에는 엘로이즈 시빌르였다는 것이지 릴리: 왜, 신 한국이랑 달리 유럽이나 마도 일본에서는 결혼하면 아내의 성이 바뀌잖아? 릴리: 할머니 이름까지 가르쳐 줬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대충 넘어가도 괜찮아.
>>245 오케이!!! 어떤 상황이 좋겠수!!! 정 없다면 릴리 기록실 문서에 있는 주제를 써도 괜찮아! 예전이었다면 화기 개량에 도움을 주는 일상이었을 것 같기는 한데 지금은 어떠려나? 🤔
오늘도 즐거운.....즐거운? 카페 몽블랑.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간단히 흥얼거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딸랑, 하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새로운 손님이 찾아오고, 나는 마침 아는 얼굴이었기에 밝은 얼굴로 인사하려 했다. 그런데....그는 착잡해보이는 얼굴로 망설임 없이 다가오더니, 나에게 엄청나게 진지하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히, 히엑....그, 시, 시간은 괜찮은데...."
나는 오들오들 몸을 떨었다. 도, 도대체 뭘까....내가 그에게 뭔가 잘못한게 있었던가. 기억을 되짚어봐도, 무언가 떠오르는 것은 없는데....너무나도 진지한 그의 박력에 몸을 움츠리면서도, 나는 거부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 끄덕였다.
"으, 응. 지금이면 괜찮을 것 같아. 손님도 없고......그런데 무슨 일이야?"
솔직하게 말해서 평소엔 유들유들한 사람이 더할나위 없이 진지해니까 엄청 무섭다. 없던 잘못도 생겨나는 기분이다.
가쉬주 : 지금 굉장히 고민중인게, 어제 새벽부터 고민해왔던 커플 음식 챌린지! 그러니까, 가쉬와 릴리가 식사를 함께 식사를 하려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커플 제한으로(물론 시간대론 아직 그.. 애매한(?)사이.)"누, 누가 커플이래!"(얼굴은 잔뜩 벌개짐) 라는 느낌? 으로 우승하면 3달간 무료 식사 이용권을 주는 챌린지에 도전하게 되는거지. 진행 방식은 다이스! 특정한 횟수동안 특정한 숫자까지 가쉬와 릴리가 식사다이스를 굴려서, 그 숫자까지 가게 되면 성공. 오늘 가쉬와 진화같이 조금 웃긴고 코믹한 씬을 써보는 것도 즐거울까? 해서. 가령 가쉬가 "먹어! 먹으라고!" 하고 강제로 릴리의 입에 음식을.. 물론 이런게 싫다면 제외할테지만! 다이스로 제한을 둬서 일상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씬까지! 해서.. 그런데 자신은 없어. 어떨..까? 그리고 아니면..(이거 아니면 사실 생각나는건 단 하나다.)(알겠지만.)(뭐 다른것도 괜찮지만.)(만약 릴리주가 나와 같은 마음이고, 지금 이 상태에서 좀 더 오래..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는게 좋다면, 그것도 좋고.)(빨리 스텝업(?)하겠다고 한다면. 그것도 좋고.) 가쉬 : 😧 가쉬 : 왜 우리에게 그런걸 시키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