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8 벨을 짤 때는 가문 규칙과 시험 내용까지 다 떠올렸지만 막상 잉이를 짤 때는 조금씩 덜었답니다.😊 얘네는 복잡한 가칙 말고 지리...와...내부 사정..과..방계..와.....부계..가문과...그 안의 권력구도와..근데 그걸 다 보내드리기 좀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비설로 보냈어요...((흐려져요)) 벨이는..폐쇄x폐쇄다 보니 연관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나머지는 비밀!
항상 있던 전개였으나, 이번에는 꽤나 이르게 시작되었다. 제 발에 뭔가 채이는 느낌이 났을 때. 주양은 당신이 그저 돌아다니다 얻어걸린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킥을 찬 것이라고 생각하며 역시 감이 안 죽었다며 통쾌해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나~ 뭔가 채이는 것 같았는데 꼬맹이었어? 성장판은 안 맞았지~? 거기서 키가 멈춰버리면. 세상에서 제일 안타까운 사람이 될 것 같아서 걱정이야~"
후련하게 걷어차고 나니 제 속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마법만으로 했다간 자신이 보기 좋게 져버릴것만 같아서, 어거지로 룰을 바꾸어버린 보람이 있는 타격감이다. 지금 바로 냅다 달려들기에는 아직 눈 앞의 안개가 걷히지 않아 반격을 허용할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행여나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쉽게 뒤를 내어줄지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안개가 완전히 걷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주양 자신의 판단 미스였다. 방심은 큰 화를 불러 일으키는 법이고, 그것은 지금 이렇게 또 다른 결과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었으니까. 제 복부에 확 와닿는 기습적인 충격에 주양은 정신을 차릴 새가 없었다.
"꺄악...! 이 빌어먹... 크흑..!"
안개 속에서 마치 번개마냥 튀어나와서는 제 몸을 들이박는 당신의 행동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기에, 순간 중심이 크게 흔들렸다. 이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만다면 그때부터 승기는 누가 잡게 될지 안 봐도 뻔한 것이었다. 가까스로 다리에 힘을 주려고는 했으나, 이미 비틀려버린 무게중심이 다시 제자리를 잡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법이다. 설상가상으로, 저에게 확 들이받은것의 충격까지 더해져 제대로 다리에 힘을 주고 서 있기가 힘들었다. 목구멍 너머로 폐 속에 남아있던 숨이 강제적으로 쳐올려지는 느낌을 받고. 그냥 이대로 힘없이 무너지며 당신에게 승리를 쥐업줄 바에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꼬맹이 너.. 감히...! 아까 전까지는 그냥 봐줬지만 지금은 절대 그냥 못 넘어가. 아니. 안 넘어가!"
그동안 모의전을 붙지 못한 것.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한가득 쌓여버린 채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업보가 아직 한가득이었고, 그것들은 아직 전부 풀어내지 못한 상태였다. 헌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해버리기만 한다면, 이래저래 영 찜찜할 것이다. 물론 주양 자신이, 아주. 그렇게 애써 잡으려던 균형을 끝내 잃고 넘어지기 전. 주양은 당신의 다리를 걸고 몸을 홱 돌려버렸다. 먹힐지 안 먹힐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땅바닥에 먼저 등을 붙이고 드러눕는 쪽이 자신이 아닌 당신이 된다면. 그땐 자신에게 승기가 있다고 판단하며, 지금 이 전세를 역전시켜보려 애를 쓰는 것이다.
"자.. 순순히 걸리라고, 꼬맹아..! 여기서 제대로 묵사발을 내버린 다음. 말 그대로 새밥으로 만들어 버릴테니까..!"
물론 자신은 이런 쪽으로는 야매 스트리트 파이터에 가까웠기에. 제대로 된 기술이 아니라서 과연 먹혀들 지는 의문이었다.
잉주 푹 자고 내일 봐~ 잘자! :D 잉이 티미 5가지 잘 봤어 흑흑 내 손이 조금 더 빨랐다면 얼른얼른 반응 주고 그랬을텐데..! 헙 그리고 그것도 일리가 있다! 적폐해석이지만 오너가 인정하면 공식이랬으니까 잉주 의견을 채택~! 그리고 렝주 의견도 채택~! ()
>>897 어허 씁 교수님 부르면.. 알지..?! (희번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거는 잘만 써내면 하나의 공식 티엠아이가 될 수 있을것같아서 힘내봤지~! 첼주 의견도 공식채택이다 :D!! 남겨도 볼 사람따윈 없는 유언장이니까 허튼짓은 말자고 생각할것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추가해보자면.. 아마 마지막까지 악인이 되기로 한 사람이니 MA님에게 산제물 30명 바치고 날 환생따윈 없는 죽음의 굴레에 쳐박아줘. 하고 해탈하게 웃지 않을까.. ()
사실 유언장. 하고만 쓰고 만거는 진단이 자캐가 유언장을 쓴다면이라서.. 말 그대로 유언장이라는 단어에만 힘을 주긴 했지만 ㅎㅎ.... (무성의) 쭈의 설정.. 여러분들과 함께 만듭니다! (공익광고 풍)(?)
>>900 아니 유언장 내용이 아유 하기싫어인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퍼야 하는 게 정석이지만 렝이 모습이 너무 잘 묻어나있어서 결국 뿜고 말았다..! ()
>>906 (흠칫)(볼 가림)(???) ㅋㅋㅋㅋㅋㅋ 의견 채택되는거 보니까 왠지... 주관식 시험문제 해답 같다 ㅋㅋㅋㅋㅋ 위 작품 속 화자의 유언이 백지인 이유에 대해 서술하시오 (5점)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 아앗 쭈 그런 마지막은 안되야....!!! 8ㅁ8 마님에게 부탁하면 돌이킬 수 없어진다구! 안 돼...! 우리 쭈 두고두고 환생하는거 내가 다 지켜볼라 했단 말야 엉ㅇ어어어어.....(?)
>>907 아니 이젠 볼부터 가리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바로 업보인가..? (아쉬움)(볼냠 하려던 입 거두기)(?????) 주관식 시험문제 해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언장.. 은 평소에 생각 안 해두던거다 보니까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다고 해야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다른 사람들의 캐해에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D
후후 전에 건 사감님이랑 일상 마무리지었을 땐 평화루트였지만 마님에게서 달콤(?)한 제안을 들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어야... :p 그래도 또 이게 인과관계가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거니까~ 나중에는 마님이랑 거래 안하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겨내서 다시 다음대 건 하면서 평화루트 탈지도 모르고! 지금으로써는 암흑루트에 가깝다 하는 정도만? :) 아니 쭈 환생하는걸 다 지켜보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환생 안하면 지금의 쭈만 볼 수 있어..! (유혹)(?)
>>912 쳇.. 볼냠 철통방어라니 아쉽다..! 그럼 그 대신 쓰다듬어주지 이히히히.. (쓰다다다다다다다다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탈들 때문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 처음에 산제물 이야기 들었을때는 오로지 그 힘을 이용해서 가문원들을 훨씬 더 손쉽고 악독하게 죽이고 절망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만 생각했으니까! :) 그 과정 중에서 탈들이 부가적으로 눈엣가시 리스트에 올랐을 뿐이고.. 아마 탈들을 제물로 바친다기보단 쌩판 모르는 서른명을 제물로 바치지 않을까! 자기 가문원이나 탈들은.. 그렇게 바친 산제물으로 강림한 MA님에게 이런저런 방법으로 절망을 맛보게 해달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q..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쭈가 암흑루트를 벗어나길 기원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겠는걸..! (토닥토닥)
재미가 있었냐 없었냐 하고 묻는다면 단태는 고개를 기울이면서 어떻게 답해야할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냥 그렇게 해야하는 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당연한 일이었을 뿐이다. 그걸 인지하고 단태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웃는 것도 정색하는 것도 아닌, 모호한 표정으로 주양을 말끄러미 응시하던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흘끗 다른 곳으로 향했다. 감정에 대해 공감하라고 하면 단태는 공감하지 못했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네가 보기에는 내가 잘못된 걸 고치려고 하는 걸로 보였어?"
단태는 주양의 말을 가만 듣다가 샐쭉- 눈을 가늘게 뜨고 지독히도 평소와 똑같은 느물한 목소리로 재잘재잘 떠들며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한번 히죽, 웃어보였을 것이다. 곧, 그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은 꽤 빠르게 얼굴에서 사라지고 건조한 무표정으로 주양을 보는 붉은 암적색 눈동자에 웃음이 암암리에 맺혔다. 내가, 그렇게 보였다면 우리네 가문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빗어내고 만들어내서 입혀놓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옷이 그렇게 보였다는 것일테다. "난 잘못된 게 없다고 보는데 말이야."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풀어내며 단태는 말을 마쳤다.
진실이라는 단어를 붙혀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단태는 주양의 뺨을 감쌌던 손을 떼고 뒷짐을 져서 양손을 허리 뒤에서 마주잡았다. 이해하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진실을 알고 싶은건지. 서로를 이해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평행선에 나란히 서있는 것 뿐이라는 걸 알 것 같았다. 정상적- 이라는 단어가 돌부리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으니, 단어의 선택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단태가 눈썹을 다시 찌푸렸다. 자신도 무섭고 이상하게 느껴지겠다는 말에 대해 단태는 웃음을 와락 터트렸다. "웃기지도 않는 비약을." 터트린 웃음은 꽤 능청스럽고, 조금 과장스럽게 양팔을 좌우로 길게 펼치던 단태는 팔 하나를 접어서 자신의 가슴께에 댔고, 마치 커튼콜 인사를 하는 것처럼 굴었다.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처럼 웃던 얼굴이 바뀌며 다른 식으로 웃어보였다.
"음? 잘못된 건 바로잡기 귀찮다길래 당연히 바로잡고 고치려고 하는 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뭐야, 내가 말을 더 얹을 필요는 없었잖아~"
그 시점부터, 주양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아니. 처음에 띄었던것 보다도 더더욱 짙은 환희를. 이젠 그 황홀경을 노골적으로 표정 가득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의 이 상황이. 어쩌면.. 자신처럼. 고장나있을지도 모를 당신의 모습이 한 없이 사랑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 채 금방이라도 사랑을 속삭일 것 같은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가, 제 볼을 감싸고 있던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소리 없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잔잔히 번져 나가던 웃음은, 이윽고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아하. 아하하하하핫..!! 잘못된 게 없다고 생각한단 말이지, 응?"
아직 당신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허나, 단단히 들어버린 확신은 자신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그 잎을 활짝 펼쳤다. 고장난 존재. 서로가 서로의 방식대로, 한껏 고장나버린. 공감대가 형성될지도 모를 존재가, 기어코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평행선에 서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짜릿해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비슷하다. 자신이 자신의 어긋남에 대해 한치의 오차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처럼. 당신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공통선이 있음에도 우린 어우러지지 못한 채 헛돌며 영원한 평행선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야. 얼굴을 감싼 손을 내리며, 여전히 황홀에 젖은 모습을 내비쳤다.
어쩌면.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말 못하는 청 대신. 제대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이해자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약간이나마 남아있었을지도 모르나... 그렇게 덧 없는 바램대로 정상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기엔, 주양의 성질은 너무나도 비틀려 있었다. 지금 당장. 이해자가 되는 것과 평행선을 걷는 것 중 어느쪽을 택하겠냐고 한다면 주양은 거리낌 없이 후자를 택할테니까. 서로 비슷하게 고장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굉장히 큰 메리트로 느껴졌다. 이윽고 주양은 뻔뻔스러운 표정을 내비쳤다.
"으응, 왜. 그거 아니야~? 내가 이렇게나 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단태는 담력이 참 센 사람이구나! 아니면 그저. 내가 온순한 이미지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는걸~?"
이미 그쯤 가서는 농담따먹기에 가까운 대화였기에. 주양은 이윽고 고개를 살랑 내저었다. 이런 영양가 없는 대화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막 내뱉는 것이었고, 당신 역시도 원하지 않을테니까. 그래도 또 다른 변화를 보는 것은, 새롭고 색다른 기분이었다. 미소가 바뀌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대감이 드는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는 그러한 모습 또한 더욱 새롭게 다가왔으니. 평소의 가면을 벗고 보여주는 모습. 이 모습을 위해, 자신은 그렇게 분위기까지 잡아가며 당신을 대했는가.
".. 우리 여보는~ 역시 날 기쁘게 하는 데 소질이 있어. 내가 예측한 게 맞아떨어질때의 그 쾌감은 늘 짜릿한 법이지.. 마치 지금처럼."
주양의 눈매가 곱게 휘어졌다. 이 사이가. 언젠가 어긋남을 밝혀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일이 이렇게 큰 감정 기복이 되어 돌아올줄은 몰랐다. 당신의 미소가 뱀의 것이든, 짐승의 것이든. 주양은 그저 지금의 아찔함에 젖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의 기쁨을 느끼며, 환희를 가득 담아, 당신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속삭이듯 이야기하며. 주양은 더더욱 거리를 좁혀왔다.
"그러니까~ 하나만 약속해주라, 여보~ ... 적어도 내 앞에서는 간간히 지금처럼 굴어줘. 평소대로의 역극을 보여주는 우리 여보도 짜릿할 만큼 좋지만~ 역시 나, 지금 이 기분을 오늘 하루만 반짝 느끼고 말면 억울할것 같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오늘 아침부터 경보문자가 날아왔더라구. 오늘 폭염이니까 더위 조심하라면서.. 예전에는 안 이랬는데 나도 이젠 늙은건가...? (세월의 풍파를 맞고 쭈그러드는 쭈꾸미)() 일단 지금은 얼른 열 좀 식혀야 나아질것 같으니.. 에어컨 열심히 쐬고 선풍기 켜고 샤워도 해야지 :D (???)
>>926 앗 어쩐지..! 히히 잉주가 다시 가져와줬다 나 쭈꾸미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그런 쭈꾸미 :D (실수한 잉주 쓰다다다다다담) 쓰읍 후... 가면 쓰고 있어도 느껴지는 이게 바로 훈훈함인가요..? 가면 벗은 모습도 궁금하지만 뭔가 안 벗고 다녀도 쭈주는 만족할수 있어 지금 이대로라도 좋아~! 이제 다시.. 편하게 성불할 수 있겠지... (????)
너는 밖으로 나갔다. 하늘을 관찰해달라는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은 정말 예쁘다. 아침에는 해가 반겨주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있다. 노을이 질 때는 세상이 꼭 수확을 끝낸 당근더미처럼 예쁜 주황색으로 물들어있다. 냄새를 맡아보면 당근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여름의 물이 가득 차오르는 따뜻한 냄새가 났다.
시간이 지나 밤이 되면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야 한다. 별이 총총 뜨고 구름도 어둠에 물든다. 오늘 달은 보름달이 다가오는지 통통하다. 꼭 트롤의 배같다. 금지된 숲 주변으로 가자 저 멀리서 트롤이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고 학생들이 마법을 쓰는게 보인다. 그런데도 너는 하늘을 빤히 보고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친구가 되기 싫다면 다가가지 않기 때문이다.
"달이 아름다워요. 지난날의 후회도 이렇게 아름다우면 좋으련만 왜 우리는 후회를 끔찍한 것으로 여길까요."
청년의 목소리가 양피지에 구름의 움직임과 하늘의 색을 담아내며 중얼거렸다. 그 다음은 우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퍼졌다. "자신을 찾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서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짧은 자문자답 뒤로 너는 툭툭 털고 일어났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팔을 타고 다람쥐 한마리가 올라와 머리 위에서 잠을 청하려는 듯 몸을 둥글게 마는 밤이었다.
너는 다람쥐를 머리에 얹고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람쥐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균형을 잡는 건 내 특기기 때문이다. 맨발로 총총 달려가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잠시 기다렸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우렁찬 노장의 목소리다.
"이리오너라!"
옳은 인사는 안녕하세요다. 이게 인사가 아님을 깨달은 이노리는 양피지를 붕붕 흔들다 멈춘다. 대략 3초 정도가 지나서야 우아하게 허리를 숙이곤 여인의 목소리로 "안녕하시어요." 하고 제대로 된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헷갈리는 날이 많았다. 아주 가끔, 어느 날은 의사소통이 놀라울만치 제대로 될 때도 있는데, 또 어느 날은 의사소통도 어려울 정도로 제멋대로였다. 오늘은 딱 중간의 날인 것 같다.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지만 0.1g 정도는 제멋대로에 치우친 것 같았지만. 너는 양피지를 두 손으로 척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