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아이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힌다. 검은 유리 같은 눈동자 뒤로, 아이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분명히 당신의 갑작스러운 권유를 두고 망설이고 있을 것이 자명했다. 스베타는 어, 음.... 하며 입을 벙싯 거리다 다시 다물었다. 조언을 구할 이 없이. 제 스스로가 선택해야 하는 순간. 문득, 스베타는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고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보고 싶어요."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의 선택으로. 당신의 권유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예전에 만든 것. 역시 그랬구나. 납득이 간다는듯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심상치 않은 공기가 바닥에 낮게 깔린다. 어딘가 꺼림칙하며, 불쾌한 공기. 순수한 악의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싶은 느낌의. 재앙에게 딱 어울리는 분위기의 공기였다. 이윽고 주양은 자신에게 먹일 용액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괜히 흠칫 하게 되었다.
"어... 음. 재앙님한테 알려주는 걸 깜빡 잊고 있지 않았으려나..~? 그. 변호하거나 편을 드는건 아니지만 말이야!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까 기억이 금방금방 지워지기도 하고..?"
글쎄. 아무리 봐도 변호하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허나 주양은 그 사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있었다. 일단 자신은 어디까지나 중립에 서 있으며, 그렇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원한다면 언제든 그것의 편을 들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최대한 어필하기 위해. 자신이 이렇게 강자 앞에 비굴한 사람이었던가 하고 자기성찰의 시간도 조금 가지고 나서 다시 객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 어쩔수 없다, 이건. 머글들 사이에서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꼭 신같은 절대적 존재 앞에서도 비굴함보다 자존심을 앞세워 버릇 없게 굴다가 호되게 당하는 이야기가 꽤 많지 않은가. 인생은 융통성 있게 살아야 하는 법이다.
"산.. 제물...? 원하는 바....? 그. 그건, 글쎄다-.. 아. 그래. 꼭 내가 아는 사람만 걸어야 하는 법은 없지..? 친하거나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걸 수 있는거지, 그거?"
어째 무기 기숙사의 정의로움에 가깝다고 생각한 입학 조건과 그것의 분위기는 영 딴판인 것 같았다. 이런 존재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게 더 옳지 않을까? 이건. 애초에 지금의 뒤틀림은.. 정의라던가, 공명정대함과는 거리가 훨씬 멀었고. 일단 정당함은 무조건 선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양의 고정관념 탓에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니 잠시 뒤로 미뤄두고. 순간 혹할만한 이야기에 다시 마른침이 목구멍 뒤로 넘어갔다. 산제물을 바치면 원하는 것을 이루어준다는 이야기. 모든것을 무로 돌리는 것 까지는 원하지 않았으나.. 잘만 써먹는다면. 그렇다면 그 빌어먹을 탈들과 가문 녀석들을 전부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래. 조건만 잘 맞는다면, 어쩌면...
새카만 눈동자를 담은 눈매가 슬쩍 휘어젼다.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담았다. 그래. 인간들이라는 건 다 똑같은 존재다.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도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상대의 나이가 어리든 많든. 직위가 어떻든. 일단 이득을 취하는 것에 방해가 되는 존재 앞에서는.. 그 사람의 목숨 따위는 어떻게 되든 신경쓰지 않아버리는 것이 사람이니까. 그게 직계 놈들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생각해버리는 나도 좋든 싫든 직계놈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겠지. 입가에 머금은 미소는 곧 자조적인 미소로 번져갔다.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소리 없이 웃어댔다. 한참 어깨가 들썩였다. 가벼운 전율이 몸을 감쌌다.
"... 만약.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걸 수 있다는 조건이 붙게 된다면... 그땐. 언제든지 당신에게 산제물을 내다 바치도록 할게?"
물론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나서 선택해야 할 일이기는 하다만. 잘만 써먹으면 졸업 이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만약 산제물에 대한 조건이 딱히 없다면. 눈에 심히 거슬리는 놈들은 내던져버리면 될지도 모른다. 그럴 날이 온다면, 일단 가문원들부터 하나하나 차례로 이 위험하면서도 치명적인 양날의 검의 희생양으로 삼아볼까. 너무 압도적으로 이기는 내기는 재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허나.. 압도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맨 위에 군림하는 것도. 나름 재밌는 일일지도 모른다. 사감이라는 자리에 만족하며 청룡을 모시느냐. 아니면 이것을 제외한 그 무엇도 위에 두지 않은 채 군림하며 이것을 만족시키느냐. 선택의 기로가 명확히 갈려버린 지금. 주양은 잠깐이나마 즐거운 고민에 잠겼다.
"으.. 이. 일단 노력 정도는 어느정도 해볼게..? 재앙님보다 인간을 더 생각한 건 천벌받아 마땅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앙님이 아끼는 그릇이기도 하니까 함부로 막 건들수는 어. 없지..!"
그리고 언제 그런 기분을 느꼈냐는 양 다시 말을 더듬었다. 신수라고 부르던 것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정보를 더 듣는것은 좋았으나 이것이 재미있어할만한 일은.. 자신이 온전히 감당할만한 게 아닐 것만 같았다. 이윽고. 그것에게 답을 한 주양은 뭔가를 깨닫고 헉 하고 숨을 들이킬수밖에 없었다. 만약 자신이 이것에게 산제물을 바쳐가면서 권력을 휘두른다면. 그럼 자신도 인간보다 이것을 더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 눈동자를 슬슬 돌려가며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자존심을 버린 간신배이자 모사꾼일지어니. 자신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방향으로 최대한 이끌어야 한다. 아이디어를 최대한 떠올려야 한다.
"와아..?! .... 휴, 무너지는 줄 알았네! ㄱ... 그리고. 어쩔 수 없잖아..! 재앙님이 보기엔 뭘로 보이는지 모..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인 내가 보기엔 사람으로 보인다구.... 그. 그러니까, 결국 이번에도 인간을 먼저 생각했다는 이유구나..?"
창조신이었던 것이 재앙으로 변질된다면 이렇게 막장이 되는 거구나. 한 가지 깨달음을 느끼며 그것의 이야기에 일단은 열심히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뒤이어지는 이야기도 들어본다면.. 일단 그릇으로 쓰기 위해 배려했다는 뜻도 담겨 있기는 한 것 같은데. 큰 모순과 뒤틀림을 느끼며 주양은 이래저래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어느 장단에 맞춰주는 게 맞는 걸까. 이윽고 묘하게 싸늘해진 공기를 느끼며 주양은 살짝 몸을 움츠렸다. 이런 기분은 또 난생 처음이었다.
"으... 일단 내가 안전하다면 보고 싶기는 하. 한걸...? 재앙님이 친히 자비를 베풀어 보여주시겠다는 걸 내. 내가 거절할 순 없지! 그렇고 말고. 아하핫..."
묘하게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일단 인간을 너무 좋아해서 죽이는것도 못 한다면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 쎄한 분위기는 감당해내기 힘들었다. 몸이 작아지고 커지고의 것과는 별개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자꾸 병을 열면 몸이 작아지기만 하길래 취향까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 분위기 속에서는 그런 질문도 맘 편히 던지지 못할 것 같았다. 산제물의 조건이 조금 더 명확해진다면.. 그때 한번 넌지시 언급해보는것도 좋을 것 같았으나,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MA님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고 다 풀어내면서 어색한 부분 고치니 답레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지고 :D... 일단 하나만 알아주세요 MA님 당신은 최고존엄입니다 신은 존재한다~~! (?)
아무튼 갱신~ 슬슬 이벤시간이 다가오는구나 두근두근하다..!
>>82 이런이런.. 쭈주에게는 정주행이라는 무기가 있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나보군 땃주..! 답레 잇고 슬쩍 올려보다가 다 읽고 말았지 후후 이번에도 땃태 분위기 진짜 박살나도록 좋아 최고야.. 가문 안에서 압도적인 땃태 멋지고 막내라는 건 들었는데 설마 쌍둥이 중에서도 막내였을 줄이야..! :0 고개 도리도리가 칭얼거리는 거였냐구 내 심장에... 해롭다..... 유해해...... (쓰러짐)(?)
>>105 쭈주 어스와~~ 앟 아직 접히지 않고 남아 있었잖아?:0 가문 안이랑 가문 밖에서의 분위기가 다른 게 땃태의 특징 중 하나이기는 하지:) 막내라고 했던 건 자기 쌍둥이가 죽었으니까 막내라고 했던건데 까보니 진짜 막내였다:P 앟ㅋㅋㅋㅋㅋㅋ대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도리도리를 너무 좋아하잖아ㅋㅋㅋㅋㅋㅋㅋ
>>1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접혔다고 해도 저장..? 지워...? 뭐를? 이러면서 전체보기 하고 읽었을테지만~ 아무튼 땃하! 좋은 저녁! :) 내가 전에도 누누히 이야기했지만 분위기 극과 극으로 갈리는걸 아주 많이 좋아해 :D 땃태의 특징.. 아주 맘에 들어버렸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전자의 이유 때문에 막내인줄만 알았는데 쌍둥이 살아있었어도 땃태 막내라는 사실이 새삼 놀라워 :0 도리도리가 어리광이자 칭얼거림이라는 걸 알아버린 이상 안 좋아할수 없다구~? 우리 귀여운 땃태 볼따구 많이 꼬집어야지 그렇게 해서 도리도리 많이 보고 말거야.... 후후후.... (지옥의 첫째 쭈꾸미 강림)()
>>107 으아악 지옥의 첫째 쭈꾸미다. 니게룽다요!!!! o<-< 안녕안녕 쭈주:) 좋은 저녁...이었으면 좋겠는데 갑자기 날씨가 안좋아서 좋은 저녁이 안되고 말았어:( 우히히 맞아. 극과극인 분위기 너무 좋지. 특유의 분위기, 맛있음....이라고?:D 어리광이자 칭얼거림이기는 하지만 본인은 모른다는 게 팩트. 그냥 몸에 배인 버릇이기도 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꼬집어주면 잉?하는 표정이 되어버린다구?:P ((((땃태의 볼에 애도를 미리 표함))))
>>108 과연 도망칠 수 있을까 땃주~?! (맹추격)(????) 앗.. 갑자기 비 온다고 그랬었나? 날씨 무슨 일이야 진짜 :0 갑자기 비가 내렸으니 갑자기 해도 떠줬으면 좋겠는데.. (눈물을 닦으며) 땃주는 맛잘알이 분명하다 그러니 이렇게 좋은 모먼트를 서사에 아낌없이 써주는거야 백종원도 렘지도 울고 갈 세계 최고의 미식가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본인은 모르는 채 쓰는것도 너무 좋다 모니터속으로 뚫고 들어가서 땃태 도리도리 할때 앟 땃태 어리광부리는거야~? 귀여워~ 하고 도망치고싶다 :p () 잉? 하는 표정 되는것도 너무 좋아.. 언젠가 전에 병동에서 볼 못 꼬집었던거 잔뜩 꼬집어줘야 하는데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1 ((으아아악 나한테 왜그래요 왜그러세요)) 모르겠어. 비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역시 여름 날씨를 가늠할수가 없지 우히히:( ????아니 난 미식가가 아니고 그냥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이야:D 뭐든 가지고 와라. 서사만 있다면 잘 먹어줄테니 ((포크 나이프)) 땃태 어리광부리는 거냐고 묻는 거 넘 욕망의 항아리 같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앟 병동에서 했던만큼 볼이 꼬집히면 땃태 도망갈지도(??)
>>115 역시 장마철 K 여름의 위력이란... (흐릿) 마음 같아선 구출작전을 펼치고 싶지만 어쩔수 없지 살아남아라 렝주..! 강해져라 렝주! (???????)
>>116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나는 땃태 쫓아야 했잖아...? 몰라 어쩌다 땃주를 쫓았으니 목표 변경이다~! (볼냠)(꼬집꼬집)(?) 역시 스펙타클한 여름 날씨..! 이랬다 저랬다 하니 기상청에서 맑다고 하더라도 우산은 꼭꼭 챙겨야해 그렇고말고.. :( 미식가가 아니라 그건가 셰프..? 땃태의 귀여운 맛을 즐기는건 나였잖아? 여름 날씨처럼 쭈주의 여름 머릿속도 자꾸 오락가락 하나봐... :P 핫하하 뭐든 잘 먹는 사람은 내가 할테니까 땃주는 맛난 땃태 서사를 들고 와달라는 것이다~! (포크랑 나이프 뺏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체를 들켰나.. 역시 이래서 눈치 빠른 땃주는... :q 앗 도망갈지도 모르는 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그럼 병동에서 느낀거의 딱 절반만큼만 꼬집어줘야지..! (???)
>>121:0??? 앟 잠시만 왜째서 타켓이 나야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0 갸아앙((당함)) ㅋㅋㅋㅋㅋㅋㅋ여릉메는 원래 그러니까 이해할 수 있다구. 나도 그러니까..o<-< 냅다 바닥에 늘러붙어봤는데 바닥이 뜨겁다...((익어가는 땃쥐)) 땃태의 맛난 서사ㅋㅋㅋㅋㅋ교수님 남은 서사는 그게...누가 이야 땃태의 이 점이 이상하구먼! 하지 않는 이상 독백으로 풀기도 애매한 것들만 남아서...:D 앗 내 나이프랑 포크. 돌려줘요(?) 절반만 꼬집는다고 해도 일단 땃태를 도망시켜야겠군
벨주도 안녕~! 한시 퇴근이라고 해놓고 속이다니 진짜 너무했다 우리 퐁신퐁신한 미니벨주한테 감히 뻥을 치다니.. (폭격 요청)(?)
>>12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 마 죽이지는 않을거야~? (희번득) 앗... 땃주에게 보이콧당하고 강퇴당했어 이젠.. 이젠 나는 더이상 교수가 아냐... 그 말은 땃주에게 A+을 주고 졸업장을 안겨줄 수 없다는 이야기지...! 흑흑.. 썩 괜찮은 교사 생활이었다... (짐을 싸들고 나가며)(???) 빙빙 꼬였네 스크류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유 너무 찰진데 스크류바 먹고 싶어.. (?) 좋아 그렇다면 땃주가 올려준 독백들 싹 보면서 어떤 느낌인지 파악해봐야지~! :D 땃태 볼따구의 운명은...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