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네, 반갑습니다. 이런, 명찰을 해 달라고 할걸 그랬나? 적어도 여기 같이 다같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름이라도 알아가려고 했거든요."
그러고 다시 대화로 돌아가, 그는 새하얀 피부와 신비하리만치 파란 장발을 하고 있는 여학생과 눈을 맞... 추려고 노력하며 질문에 대답했다.
"용병으로써 힘들었던 의뢰나 조건이라...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힘들었어요. 하나도 쉬운 일이 없더군요."
벌써부터 학생들의 사기를 팍팍 떨구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무엇이 힘들었냐, 라고 하면 적과의 전력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제게는 가장 어렵더군요. 기습을 해도 이길까 말까 한 상황에, 머릿수도 적고 상대가 기갑까지 굴리고 있다면 정말... 힘들죠."
"그 외에도 도덕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작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테러리스트들과의 격전 중에서도, 소년병을 운용하게 된다면 그 날은... 편히 자긴 힘들죠."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인지, 여러분 같은 가디언 후보생분들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는 내심 힘들었죠."
>>24 유진화
앞에 서 있던 코르부스는 놀라움을 감출수밖에 없었다. 얼핏 봐서는 금발을 길게 기른 여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목소리는 여성이라기엔 상당한 저음인 남성의 목소리였으니까.
"네, 학생. 저도 반갑습니다. 와 주셔서 다들 정말 감사해요."
"돌발 상황이라... 좀전의 파란머리 학생께 해 드린 답변과 좀 이어지는 이야기이긴 한데..."
곰곰히 생각해본다. 늘 예상 외의 상황이었지. 그리고 그때마다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해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돌발상황이 있죠? 갑작스레 알람이 울리거나, 적의 증원이 추가되거나, 총기가 고장나거나... 이런저런 상황이요. 가디언 후보생 여러분께서도 의뢰 중에 겪어보셨을겁니다. 어쩌면 저보다도 더 많이요."
"저는 그럴때는 솔직히 말해서, 일단 도망칩니다. 전력을 다해서 일단 도망치고 나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분석을 해 보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내가 기용할 수 있지만 지금 내게 없는 것, 그리고 내가 마주한 상황 같은걸 말입니다."
뭐이리 당연한 소리만 하고 있지?
"자, 봅시다.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상황 중 하나로 적의 기갑 병기에 대해서 이야기드린게 있죠? 그걸 예로 들어보면 확실히 정공법으로는 불가능해요. 산탄총이나 기관단총의 화력으로는 당연히 흠집도 못 내고, 저는 용병에서 용병 이었던 무엇인가로 순식간에 증발할겁니다. 그럴 때는 우선 전면전 상황이라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부터 최소화해야해요. 숨거나, 따돌리거나, 적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거나 해서 제 모습을 감추는게 우선이죠."
"그 다음에는? 기갑을 파괴할 수 있는 병기를 운용하는 아군의 지원도, 적들이 가지고 있는 병기도, 어쩌면 정말로, 숨어들어가서 운용 병력을 무력화하는 방법도 있겠죠. 저는 보통... 그냥 셋 다 사용합니다. 쓸 수 있는건 다 때려박아서 일단 이겨야 해요. 그러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내가 기용할 수 있지만 지금 내게 없는 것'의 확인이 확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말이 좀 중구난방인데... 정리를 좀 해보자면, 빠른 분석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통해서 최악의 상황을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악을 택해야 한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1596260315>914 선도부 분야랑은 좀 다르지 않으려나요... (선도부는 의념을 무효화시킬 수 있으니 학생들이야 잘 때려잡지만... 아니, 오려면 진작에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걸 만든 사람을 처벌해달라고 부르는 거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좀 그렇죠. (그야 바로 눈앞에 있으니까.) ... ...? (삼파전이 아니라 파인애플 쪽에 붙어서 합체-댕댕이와 싸우는 거? 둘 중에 어느 쪽을 도와야 할까 생각하면 파인애플 쪽에 마음이 가긴 하는데. 똑같이 당신한테 속닥속닥거린다.) ... , ? . (아마 이쪽한텐 전투력을 기대하기 힘들 거 같네...)
"아니. 그놈들도 그놈들 나름대로의 언어가 있다고 뜬 소문으로 들었고 베어보기로는 살아있었다. 죽여놓아도 또다른 녀석들이 그 녀석의 시체를 연료 삼아 끈질기게도 오더군. 밤의 호위를 맡은 경우가 잦아서 자주 보는 놈들이다."
청소부는 밤의 악몽중 하나였다. 시체를 청소하고 살아있는 것도 청소하는 문자 그대로의 존재. 기분나쁜 부류중 하나였다. 물론 청소부 외에도 미쳐버린 녀석들은 흔하고 그것을 도시 전설, 도시 질병, 도시 악몽, 도시의 별같은 분류로 또 나누기도 한다.
"나는 동료는 없다만, 제자는 있었지. 너는 나를 스승의 부류로는 안보는거 같지만."
그 아이는 보기 힘들게 그 도시에서 올곧은 녀석이었다. 무모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목숨을 잃었다. 그 전에도 그 후로도 그와 같은 인연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 한번 잃은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잃는 것은 그것대로 불편했다.
"아니 뒤틀림은 그런게 아니야. 이미 쌓이고 쌓이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계에 다다라 말그대로 괴물이나 괴현상이 된거니까. 체념하고 포기하고 고이게 된 환경 속에서 그것은 탄생한다. 나는 그런 것을 베는 전문은 아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뒤틀림 탐정이라는 녀석도 있다."
식혜를 먹는 그녀의 두가지 질문. 첫번째는,
"베려고했다면 이미 베었겠지."
지팡이처럼 쓰고 있던 시라사야의 칼집 사이에 날을 슬며시 보여줬다 닫으며 말하고 두번째 질문에는,
"비웃으려고 했다면 시체를 보고 비웃었겠지."
라고 대답했다. 적어도 어느 쪽이든 내 사고에는 없는 행동이었다. 그저 이 세상의 인간을 가늠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힌트를 주고 풀어보라고 한 시점에서 내가 악의를 가졌을거라고 생각한다면 너는 바보로구나."
"처음 들었을 때에는 조금 그럴 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거였네요." 저희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연한 것이었거든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럴 수 있다면 좋겠네요." 게이트에 침식된 지역을 수복하고 재건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능성... 에 대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지네요" 그 뭐지요. 하나의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징조로 해석하시는지. 말 그대로 1%의 확률도 무시할 수 없으신지. 아니면 확률을 알아만 두고 그때그때 대처하는지.. 그런 게 궁금해지네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려 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느낌으로 끄덕끄덕. 냥카페에서 일할때도 가끔 봤으니까, 커피를 못 마시는 손님들은. 그런 손님들을 위한 메뉴-디카페인 커피라거나-가 따로 없어서 과일음료 쪽을 추천해 드린 적도 심심찮게 있었고? 약하게 반짝이는 눈을 봤지만 스을쩍 시선을 돌리는건, 오래 알바했던 아울 자신도 점장의 털을 빗어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였을까
"그렇네염.. 일단은 아예 다른 세계니까여.."
그래도 이쪽 애옹이들이랑 촉감 자체는 비슷할테니까욤? 점장님이라고 해서 특별히 털이 부드러운것도 아니고욤- 하며 나름 위로가 될 법한 말을 해줬지. 어느정도 맞는 말이기도 했고?
"그으럼 거기로 가염~"
그 정도면 딱 좋지. 매우 자연스럽게 다림에게 다가가 안긴 채로 방글방글 웃었을까. 그리고 공원에 도착한다면 다림의 품에서 내려서 그녀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선 뒤, 쭈욱 기지개를 펴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지.
스트레칭을 끝낸 뒤 방글 웃으며 가볍게 주의사항을 말하곤 눈을 감은 채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을까. 만약 다림이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면 중얼거림이 점점 길어질수록 머리카락과 날개 끝이 점점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을테지. 다림을 중심으로, 발 아래 땅에 정체모를 언어가 쓰인 금빛 마법진이 여러개 그려지기 시작하는것도 알아차릴 수 있었을테고-
"별빛- 쁘레쓰으으- 삠!!!!"
-그리고 마법진 안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면.. 번쩍거리며 빛나는 마법진과- 순간적으로 다림의 발 아래에서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금빛 광선과- 굉장히 솔직한 기술명도 들을 수 있었을거다.
두번 놀라게 되는군. 얼핏 보면 이 소년은 가냘퍼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거운 갑옷과 방패를 들고 전열에 서서 아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니. 사람은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아직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의 내면을 관찰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일었다.
"네... 반갑습니다, 진화 학생. 이른바 '탱커'역할을 수행한다, 그거죠?"
보자, 내 전문분야는 아닌데. 이럴땐 다른 동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
"중갑과 방패를 들었다면, 보통은 아군을 대신해 그 피해를 받아내는 역할이겠군요. 그렇다면 제가 보기에 중요한 부분은..."
슥,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저 옆에 놓인 화이트보드를 끌어오는 평범한 행동이지만, 괴인의 초인적인 속도로 그 꼴을 보이는 것은 평범한 시선으로 보면 거의 묘기처럼 보였다. 검은색 보드마커의 뚜껑을 뽑고, 이제 찍찍대는 소리를 내는 글씨를 써내려갔다.
"우선 볼까요? 방어력. 이건 말씀해드리지 않아도 아실겁니다. 적의 공격을 얼마나 더 오래, 많이 버텨내는가에 직결되니까요."
"그 다음은 판단력입니다. 유연하고 재빠른 사고를 이용해, 적의 공격 마주하면서도 요령있게 흘려내어 탱킹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탱커는 보통 팀의 전술에 중심축을 담당합니다. 탱커가 어디에서, 어떻게 적들의 주의를 끌고 위치하게 하는지에 따라서 아군의 포메이션도, 공격방식도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러한 가운데 탱커의 지휘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전황이 뒤바뀔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판단력이 필요하죠."
말을 너무 많이 했다. 물 한모금 더.
"시야. 넓은 시야. 판단력과 연계되는 사항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상황 자체에서 아무리 대처를 잘 해도, 전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가 없이는 그 판단력을 살리기 힘들어요.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아군이 기습당할때 대비한 넓은 시야와 반사신경은 무거운 중갑을 입고 있는 방식의 탱커에게도 필수요소라고 볼 수 있어요."
"다음은 어떤 식으로 적들의 공격을 유도할 것이냐, 도 있습니다. 어그로라고들 하죠 게임에서? 이건 본인께서 취향이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생각해보셔야 할겁니다. 이것도 방식이 다양해요. 단순히 도발을 해서 적의 주의를 끌수도 있고, 강력한 제어 효과나, 위협적인 순간 화력을 발휘해서 적이 당신을 '최중요 타겟으로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볼수도 있고, 어쩌면 아군에게로 향하는 공격을 솜씨좋게 대신 받아내는 파수대장이 되어볼 수도 있을겁니다."
마커로 적어내려가던 손을 멈추고, 뚜껑을 닫는다.
"탱커의 자질은 굉장히 다양하고,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예요. 책임감이 막중하지만, 그걸 버텨낼 멘탈도 필요로 하겠죠.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활약하세요."
"카페인...에 좀 약한 것 같아요" 약한 수준이 아니라 취하는 것 같지만 그거 뭐 어쩔 수 있나.. 다림주가 다림주 특을 좀 이식한 것을.(대체?) 쓰단쓰담이나 털을 빗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워했지만 이 세계에도 거대 고양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거대 참새도 있는데(?) 그리고는 다 먹은 것을 깔끔히 정리하고는 안기는 것에 조심스럽게 안고는 조금 천천히 걸어서 근처의 공원으로 향합니다.
"공원 안쪽에 메카-비둘기나 메카-뱀 같은 것도 가끔 있어요." 간혹가다가 자폭기능 탑재된 메카도 있는데, 그것들은 차이점이 뚜렷하니까요(제노시아 한정입니다) 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심조심 쓰다듬고는 인적이 살짝 드문 곳으로 와서 내려주려 합니다.
"입에서 반짝이는 좀..." 그렇죠? 라고 말하면서 금빛 마법진과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것을 봅니다. 예쁘다... 라고 생각하는 찰나. 금빛 광선이 솟구쳐 오르고, 솔직한 기술명도 들렸을 겁니다. 순간 눈 앞이 금색으로 물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물이 어떤지는 아울이님에게 토스(?)
"그러니까, 제가 사는 세계에선 저와 같은 괴인들이 사회적으로 매우 오랜 시간동안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비밀리에 우리같은 괴인들을 무기로써 써먹으려는 정부도 있었을 정도였죠. 외부에는 비밀로 한채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로 그렇게 써먹혔고, 그들의 수작을 알게 되고 입막음차 한번 '제거' 당했었습니다. 한번 죽었다는 이야기죠. 저는 공식적으로 사망한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부활했지만.
"다행히 저는 유령이 아니예요. 그냥 가사상태로 들어가 있다가, 이런저런 변화와 함께 다시 깨어났죠. 하지만, 사회에 이미 죽었던 사람, 아니 사람조차 아닌게 서 있을 구석은 없었어요. 그러한 와중에, 스카웃 제의를 받은겁니다."
그래. 좀 당황스럽긴 했지.
"무려 기업의 회장 본인이 찾아와서, 소외된 괴인들로 이루어진 용병 팀을 구성하겠으니 들어오라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달리 선택지가 있지 않았죠. 순전히 뭐, 제가 택한 길이었습니다."
>>56 기다림
"결국 서로 보고 듣고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런거예요. 같은 세계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오해가 있는데, 하물며 다른 세계는 어떻겠어요?"
그 오해 때문에 멍청이같이 지들끼리 싸우고 그러는게 인류이긴 하지.
"가능성이라... 일단 가능성이라는게, 얼마나 중한 상황인가, 그리고 높은 확률인가에 따라서 검토의 중요도가 다르죠?"
"예를 들어, 제가 로또 1등에 당첨될 가능성을 계산하고 돈을 쓰진 않잖아요? 하지만, 오늘 오후에 비가 올 확률을 보고 우산을 챙기거나 놓고 가거나는 하죠."
너무... 싱거운 발언인데.
"하지만 실전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는 해도 일단 알아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를 해야하죠. 그러면서도, 쓸데없는 낭비가 되지 않도록 행동에 잘 조율을 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상황들을 확률로 종합해두고, 가장 확률이 높은 상황을 예상하되 최악의 무언가도 염두는 해 둬야된다고 생각해요."
선도부는 학생을 잡기 위한 조직이니까요. 저런 로봇을 상대하면 평범한 가디언 이하겠지만 다른 의념각성자를 상대할 때는 의념을 무효화해 어린아이 손목 비틀듯 쉽게 잡아낼 수 있게 하는 심화 클래스, 제압자를 전원이 보유하고 있으니... (...같은 설명을 하고 있자니 설명충이 된 기분이다.) ... , , , ? (묘하게 상식이 없다... 라는 것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그 생각에 근거를 실어주는 말이 나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평범한 성학교생한테 혹시 이세계인이냐고 묻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서, 좀 주저하긴 했지만...) , . , ...? , ...? (정체성이 토끼 같은데, 말이. 아무튼 뜻밖의 기세로 파인애플을 향하는 그녀를 따라가며 방패를 꺼냈다.) 사비아, 청월고등학교의 3학년생 사비아에요. (그 기합에 맞추듯 당당하게 줄이지 않은 목소리로 이름을 말하고 기계적인 크르릉 소리를 흘려대는 합체-댕댕이 쪽으로 시선을 향한다.)
"이상적인 이야기로군. 꼭 너의 꿈을 논하기에 선생이라는 표현에 허들이 높은걸지도 모르겠네."
단순한 감에 의한 이야기지만 듣자하면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득히 먼 이상 속의 존경할만한 존재를 선생이라 정의하는 분위기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뭐, 이쪽 학생의 수준은 깔볼정도로 한심한 수준인가 떠본건 없다고 할 수 없지. 너는 멋지게 간파해냈으니 적어도 너 정도의 학생은 있다는 것이지.그게 아니였다면 시시해서 난동을 부렸을 수는 있겠군 그래도 네 수준의 학생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는 가늠 할 수 없는 녀석도 충분히 있다는 반증을 가져온다. 괜히 난동을 부렸다간 곤란해지는건 사양이지."
남의 세상에서 시체가 되는건 뭔가 기분 나쁘지않은가. 그렇게 생각했기도 하다. 죽는다면 태어난 곳에서 죽는게 마음이 편하다. 이 세상에 불순물의 시체가 남긴 흔적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기분 나빴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만, 나는 나보다 강자가 나를 죽이는 것 역시 바라고 있다. 그 세상에서도 그렇고. 검을 맞댈 일이 없을 뿐이지. 운이 나쁜건지. 좋은건지."
나온 우롱하이를 마시고 쇼추 특유의 맛을 느낀다. 별로 내 세상의 맛과 다르지는 않았다. 술은 거기서 거기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