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이곳은 학원섬 내의 어느 카페. 그러나, 오늘 잠시동안은 그 역할을 미뤄두고 다른 역할을 할 예정이다. 테이블과 의자를 옮겨두고, 강단 같은것도 없이 그저 작은 탁자 하나만을 남기고 빈 공간을 구성한다.
저마다 호기심이든, 관심이든, 아니면 심심풀이든 무엇이든 간에 이곳에 앉아 게이트 너머에서 왔다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학생, 혹은 같은 차원 너머의 존재들이 기다린지 얼마 되지 않아 거의 검은색 내지는 회색의 옷을 걸친 한 흑발의 동양계 남성이, 상당히 긴장된 걸음걸이로 들어와 그 임시 무대에 선다.
"어... 뭐부터 해야하지? 일단... 반갑습니다. 오늘 일일 강의일지, 아니면 끔찍한 실패의 향연이 될지 모르는 행사를 진행할 신수환이라고 합니다. 아마... 여기 오신 분들께서는 가디언넷에서 코르부스라고 불리던 그 사람이라고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남성은 긴장됨을 억지로 감추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시작했다.
"사실 강의라기보다는, 글쎄요. 그냥 좀 많이 떨어진 곳에서 온 사람이 질문 받고 답해주고 그러는 영양가 없는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최소한 제가 아는 한도 안이라면 뭐든지 성심성의껏 말씀드릴것을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모르는게 대부분이겠지만."
그리고 탁자 위에 놓은 작은 페트병에 담긴 물을 한모금 마셨다.
"좋아요. 무엇부터 얘기해보는게 좋을까... 우선 이런 생각이 드시겠죠? '댁은 대체 뭐하는 놈인데 굳이 이런 자리에서 서 있나'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의 뇌가 정지당하는 것은 저도 바라지 않으니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저는 게이트 너머, 제가 살던 곳에서는 용병으로써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가디언 후보생 분들에게,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써 감히 조언 내지는 궁금한 것에 대한 대답을 해 드리러 왔습니다. 어, 반면교사가 될지도 모르고요."
"그러면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질답이나 잠깐 해보죠. 없다면 바로 멋대로 한번 떠벌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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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넘어서 온 용병에게 질답을 해보세요! '코르부스의 일일 강의' 이벤트는 미니진행의 방식으로 간단한 질답을 하는것으로 진행되며, 최장 진행시간은 자정까지입니다. 답변을 마치지 않아 더 이어져야 하는 질문이 없다면, 조기에 종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참여시 보상은... 저도 보장은 못해드리지만 크로스오버가 끝나기 전까지 조율해서 모두에게 적절히 드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1596260315>779 " 죽지 않을 만큼 강한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가, 죽어도 죽어도 계속 나오던가. 둘 중 하나도 되지 못하면 바뀌진 않겠죠. "
변화는 희생을 동반한다. 오래전 어떤 동화에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고래 섬이 나왔더란가. 고래가 가만히 바다 위에 떠 있으니 그 위에 흙이 쌓이고 풀과 나무가 자라서, 올라선 사람들도 누군가 섬의 비밀을 말하기 전까지 그 섬이 사실 고래라는 걸 아무도 몰랐더랬지. 고래의 작은 뒤척임에 혼비백산해 배로 도망치는 사람들처럼, 세계에 아주 자그만 변화만 일으키더라도 사람들은 배로 영향을 받는다. 그 변화를 일으키는 데 드는 대가는 또 어떻고. ...몬스터 거북의 시체 위에 세워진 아카데미의 학생이 하는 상상치곤 기분나쁜 일인가.
" 사람이 재앙에 맞서싸우긴 커녕 주기적으로 작은 재앙을 만들어내는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청소부라는 것들은... 연료라는 걸 보니 기계 같은 걸까요. "
사람을 연료로 쓴다는 것 자체가 기분나쁜 일이다...
" 파트너라기엔 친구죠. 같이 싸우면 든든한 동료이자 사람 놀리길 좋아하는 후배이기도 하고. "
그래, 그는 나에게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니었다. 유대라는 단어를 아직 받아들일 수 없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면을 갖고 있는... 내가 그것을 이해하려 해도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존재. 상대가 또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시 찬찬히 듣기 시작한다. 한 번 주고 한 번 받기 같은 느낌이 되어 있다.
" 그 도시엔 무서운 유전병이 퍼져 있네요. 미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서 사람들은 광기와 공생하게 되었어요. 그 상황을 바꿀 일도, 변화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기에, 지긋지긋하게도 계속 태어나는 사람들은 먼저 죽은 사람의 자리를 채우고, 광기와의 공생을 되물림하는 유전병의 숙주가 되었어요. "
그 병은 체념이나 순응, 침체라는 이름을 여러 번 갈아치워 온 변장의 명수일 테다.
" 병이 터져나온 결과를, 그 병이 퍼진 도시에 깨끗한 공기를 불어넣어 주지도 못하는 괴물을 바라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에요. 어쩌면 그 사람들은 무언가 환호할 거리가 생겨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괴로움만 있는 세상에 아름다운 것 하나가 들어오면 시커먼 부분 정도엔 눈을 감아줄 수 있었거나, 오히려 그것에도 환희할 준비가 되어 있었을지도. "
어쩌면,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 뿐인가. 논리적으로 알 수 있더라도 공감하고 싶지 않다.
" ...... "
나는 손만 뻗으면 잡히는 거리에 언제 나왔을지 모를 컵을 쥐었다. 식혜 한 모금. 맑고, 달콤하고, 쌀 냄새가 난다. 평소에 마시던 식혜 맛과 다르지 않다. 똑같은 식혜를 쓰나.
" 아직, 강하고 이타적이라는 말을 듣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만한 사람일지도 모르겠고요. 그래도 그렇게 평가해주신 건 고맙네요. "
"네, 반갑습니다. 이런, 명찰을 해 달라고 할걸 그랬나? 적어도 여기 같이 다같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름이라도 알아가려고 했거든요."
그러고 다시 대화로 돌아가, 그는 새하얀 피부와 신비하리만치 파란 장발을 하고 있는 여학생과 눈을 맞... 추려고 노력하며 질문에 대답했다.
"용병으로써 힘들었던 의뢰나 조건이라...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힘들었어요. 하나도 쉬운 일이 없더군요."
벌써부터 학생들의 사기를 팍팍 떨구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무엇이 힘들었냐, 라고 하면 적과의 전력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제게는 가장 어렵더군요. 기습을 해도 이길까 말까 한 상황에, 머릿수도 적고 상대가 기갑까지 굴리고 있다면 정말... 힘들죠."
"그 외에도 도덕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작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테러리스트들과의 격전 중에서도, 소년병을 운용하게 된다면 그 날은... 편히 자긴 힘들죠."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인지, 여러분 같은 가디언 후보생분들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는 내심 힘들었죠."
>>24 유진화
앞에 서 있던 코르부스는 놀라움을 감출수밖에 없었다. 얼핏 봐서는 금발을 길게 기른 여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목소리는 여성이라기엔 상당한 저음인 남성의 목소리였으니까.
"네, 학생. 저도 반갑습니다. 와 주셔서 다들 정말 감사해요."
"돌발 상황이라... 좀전의 파란머리 학생께 해 드린 답변과 좀 이어지는 이야기이긴 한데..."
곰곰히 생각해본다. 늘 예상 외의 상황이었지. 그리고 그때마다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해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돌발상황이 있죠? 갑작스레 알람이 울리거나, 적의 증원이 추가되거나, 총기가 고장나거나... 이런저런 상황이요. 가디언 후보생 여러분께서도 의뢰 중에 겪어보셨을겁니다. 어쩌면 저보다도 더 많이요."
"저는 그럴때는 솔직히 말해서, 일단 도망칩니다. 전력을 다해서 일단 도망치고 나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분석을 해 보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내가 기용할 수 있지만 지금 내게 없는 것, 그리고 내가 마주한 상황 같은걸 말입니다."
뭐이리 당연한 소리만 하고 있지?
"자, 봅시다.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상황 중 하나로 적의 기갑 병기에 대해서 이야기드린게 있죠? 그걸 예로 들어보면 확실히 정공법으로는 불가능해요. 산탄총이나 기관단총의 화력으로는 당연히 흠집도 못 내고, 저는 용병에서 용병 이었던 무엇인가로 순식간에 증발할겁니다. 그럴 때는 우선 전면전 상황이라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부터 최소화해야해요. 숨거나, 따돌리거나, 적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거나 해서 제 모습을 감추는게 우선이죠."
"그 다음에는? 기갑을 파괴할 수 있는 병기를 운용하는 아군의 지원도, 적들이 가지고 있는 병기도, 어쩌면 정말로, 숨어들어가서 운용 병력을 무력화하는 방법도 있겠죠. 저는 보통... 그냥 셋 다 사용합니다. 쓸 수 있는건 다 때려박아서 일단 이겨야 해요. 그러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내가 기용할 수 있지만 지금 내게 없는 것'의 확인이 확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말이 좀 중구난방인데... 정리를 좀 해보자면, 빠른 분석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통해서 최악의 상황을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악을 택해야 한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1596260315>914 선도부 분야랑은 좀 다르지 않으려나요... (선도부는 의념을 무효화시킬 수 있으니 학생들이야 잘 때려잡지만... 아니, 오려면 진작에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걸 만든 사람을 처벌해달라고 부르는 거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좀 그렇죠. (그야 바로 눈앞에 있으니까.) ... ...? (삼파전이 아니라 파인애플 쪽에 붙어서 합체-댕댕이와 싸우는 거? 둘 중에 어느 쪽을 도와야 할까 생각하면 파인애플 쪽에 마음이 가긴 하는데. 똑같이 당신한테 속닥속닥거린다.) ... , ? . (아마 이쪽한텐 전투력을 기대하기 힘들 거 같네...)
"아니. 그놈들도 그놈들 나름대로의 언어가 있다고 뜬 소문으로 들었고 베어보기로는 살아있었다. 죽여놓아도 또다른 녀석들이 그 녀석의 시체를 연료 삼아 끈질기게도 오더군. 밤의 호위를 맡은 경우가 잦아서 자주 보는 놈들이다."
청소부는 밤의 악몽중 하나였다. 시체를 청소하고 살아있는 것도 청소하는 문자 그대로의 존재. 기분나쁜 부류중 하나였다. 물론 청소부 외에도 미쳐버린 녀석들은 흔하고 그것을 도시 전설, 도시 질병, 도시 악몽, 도시의 별같은 분류로 또 나누기도 한다.
"나는 동료는 없다만, 제자는 있었지. 너는 나를 스승의 부류로는 안보는거 같지만."
그 아이는 보기 힘들게 그 도시에서 올곧은 녀석이었다. 무모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목숨을 잃었다. 그 전에도 그 후로도 그와 같은 인연은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 한번 잃은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잃는 것은 그것대로 불편했다.
"아니 뒤틀림은 그런게 아니야. 이미 쌓이고 쌓이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계에 다다라 말그대로 괴물이나 괴현상이 된거니까. 체념하고 포기하고 고이게 된 환경 속에서 그것은 탄생한다. 나는 그런 것을 베는 전문은 아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뒤틀림 탐정이라는 녀석도 있다."
식혜를 먹는 그녀의 두가지 질문. 첫번째는,
"베려고했다면 이미 베었겠지."
지팡이처럼 쓰고 있던 시라사야의 칼집 사이에 날을 슬며시 보여줬다 닫으며 말하고 두번째 질문에는,
"비웃으려고 했다면 시체를 보고 비웃었겠지."
라고 대답했다. 적어도 어느 쪽이든 내 사고에는 없는 행동이었다. 그저 이 세상의 인간을 가늠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힌트를 주고 풀어보라고 한 시점에서 내가 악의를 가졌을거라고 생각한다면 너는 바보로구나."
"처음 들었을 때에는 조금 그럴 수도 있을지도 모르는 거였네요." 저희에게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연한 것이었거든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럴 수 있다면 좋겠네요." 게이트에 침식된 지역을 수복하고 재건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능성... 에 대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지네요" 그 뭐지요. 하나의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징조로 해석하시는지. 말 그대로 1%의 확률도 무시할 수 없으신지. 아니면 확률을 알아만 두고 그때그때 대처하는지.. 그런 게 궁금해지네요.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려 합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느낌으로 끄덕끄덕. 냥카페에서 일할때도 가끔 봤으니까, 커피를 못 마시는 손님들은. 그런 손님들을 위한 메뉴-디카페인 커피라거나-가 따로 없어서 과일음료 쪽을 추천해 드린 적도 심심찮게 있었고? 약하게 반짝이는 눈을 봤지만 스을쩍 시선을 돌리는건, 오래 알바했던 아울 자신도 점장의 털을 빗어본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였을까
"그렇네염.. 일단은 아예 다른 세계니까여.."
그래도 이쪽 애옹이들이랑 촉감 자체는 비슷할테니까욤? 점장님이라고 해서 특별히 털이 부드러운것도 아니고욤- 하며 나름 위로가 될 법한 말을 해줬지. 어느정도 맞는 말이기도 했고?
"그으럼 거기로 가염~"
그 정도면 딱 좋지. 매우 자연스럽게 다림에게 다가가 안긴 채로 방글방글 웃었을까. 그리고 공원에 도착한다면 다림의 품에서 내려서 그녀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선 뒤, 쭈욱 기지개를 펴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지.
스트레칭을 끝낸 뒤 방글 웃으며 가볍게 주의사항을 말하곤 눈을 감은 채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을까. 만약 다림이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면 중얼거림이 점점 길어질수록 머리카락과 날개 끝이 점점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을테지. 다림을 중심으로, 발 아래 땅에 정체모를 언어가 쓰인 금빛 마법진이 여러개 그려지기 시작하는것도 알아차릴 수 있었을테고-
"별빛- 쁘레쓰으으- 삠!!!!"
-그리고 마법진 안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면.. 번쩍거리며 빛나는 마법진과- 순간적으로 다림의 발 아래에서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금빛 광선과- 굉장히 솔직한 기술명도 들을 수 있었을거다.
두번 놀라게 되는군. 얼핏 보면 이 소년은 가냘퍼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거운 갑옷과 방패를 들고 전열에 서서 아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니. 사람은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아직 시각에서 벗어나 사람의 내면을 관찰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도 일었다.
"네... 반갑습니다, 진화 학생. 이른바 '탱커'역할을 수행한다, 그거죠?"
보자, 내 전문분야는 아닌데. 이럴땐 다른 동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
"중갑과 방패를 들었다면, 보통은 아군을 대신해 그 피해를 받아내는 역할이겠군요. 그렇다면 제가 보기에 중요한 부분은..."
슥,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저 옆에 놓인 화이트보드를 끌어오는 평범한 행동이지만, 괴인의 초인적인 속도로 그 꼴을 보이는 것은 평범한 시선으로 보면 거의 묘기처럼 보였다. 검은색 보드마커의 뚜껑을 뽑고, 이제 찍찍대는 소리를 내는 글씨를 써내려갔다.
"우선 볼까요? 방어력. 이건 말씀해드리지 않아도 아실겁니다. 적의 공격을 얼마나 더 오래, 많이 버텨내는가에 직결되니까요."
"그 다음은 판단력입니다. 유연하고 재빠른 사고를 이용해, 적의 공격 마주하면서도 요령있게 흘려내어 탱킹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탱커는 보통 팀의 전술에 중심축을 담당합니다. 탱커가 어디에서, 어떻게 적들의 주의를 끌고 위치하게 하는지에 따라서 아군의 포메이션도, 공격방식도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러한 가운데 탱커의 지휘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전황이 뒤바뀔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판단력이 필요하죠."
말을 너무 많이 했다. 물 한모금 더.
"시야. 넓은 시야. 판단력과 연계되는 사항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상황 자체에서 아무리 대처를 잘 해도, 전장의 전체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가 없이는 그 판단력을 살리기 힘들어요.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아군이 기습당할때 대비한 넓은 시야와 반사신경은 무거운 중갑을 입고 있는 방식의 탱커에게도 필수요소라고 볼 수 있어요."
"다음은 어떤 식으로 적들의 공격을 유도할 것이냐, 도 있습니다. 어그로라고들 하죠 게임에서? 이건 본인께서 취향이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생각해보셔야 할겁니다. 이것도 방식이 다양해요. 단순히 도발을 해서 적의 주의를 끌수도 있고, 강력한 제어 효과나, 위협적인 순간 화력을 발휘해서 적이 당신을 '최중요 타겟으로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볼수도 있고, 어쩌면 아군에게로 향하는 공격을 솜씨좋게 대신 받아내는 파수대장이 되어볼 수도 있을겁니다."
마커로 적어내려가던 손을 멈추고, 뚜껑을 닫는다.
"탱커의 자질은 굉장히 다양하고, 많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예요. 책임감이 막중하지만, 그걸 버텨낼 멘탈도 필요로 하겠죠.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활약하세요."
"카페인...에 좀 약한 것 같아요" 약한 수준이 아니라 취하는 것 같지만 그거 뭐 어쩔 수 있나.. 다림주가 다림주 특을 좀 이식한 것을.(대체?) 쓰단쓰담이나 털을 빗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워했지만 이 세계에도 거대 고양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거대 참새도 있는데(?) 그리고는 다 먹은 것을 깔끔히 정리하고는 안기는 것에 조심스럽게 안고는 조금 천천히 걸어서 근처의 공원으로 향합니다.
"공원 안쪽에 메카-비둘기나 메카-뱀 같은 것도 가끔 있어요." 간혹가다가 자폭기능 탑재된 메카도 있는데, 그것들은 차이점이 뚜렷하니까요(제노시아 한정입니다) 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심조심 쓰다듬고는 인적이 살짝 드문 곳으로 와서 내려주려 합니다.
"입에서 반짝이는 좀..." 그렇죠? 라고 말하면서 금빛 마법진과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것을 봅니다. 예쁘다... 라고 생각하는 찰나. 금빛 광선이 솟구쳐 오르고, 솔직한 기술명도 들렸을 겁니다. 순간 눈 앞이 금색으로 물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과물이 어떤지는 아울이님에게 토스(?)
"그러니까, 제가 사는 세계에선 저와 같은 괴인들이 사회적으로 매우 오랜 시간동안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비밀리에 우리같은 괴인들을 무기로써 써먹으려는 정부도 있었을 정도였죠. 외부에는 비밀로 한채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로 그렇게 써먹혔고, 그들의 수작을 알게 되고 입막음차 한번 '제거' 당했었습니다. 한번 죽었다는 이야기죠. 저는 공식적으로 사망한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부활했지만.
"다행히 저는 유령이 아니예요. 그냥 가사상태로 들어가 있다가, 이런저런 변화와 함께 다시 깨어났죠. 하지만, 사회에 이미 죽었던 사람, 아니 사람조차 아닌게 서 있을 구석은 없었어요. 그러한 와중에, 스카웃 제의를 받은겁니다."
그래. 좀 당황스럽긴 했지.
"무려 기업의 회장 본인이 찾아와서, 소외된 괴인들로 이루어진 용병 팀을 구성하겠으니 들어오라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달리 선택지가 있지 않았죠. 순전히 뭐, 제가 택한 길이었습니다."
>>56 기다림
"결국 서로 보고 듣고 사는 세계가 달라서 그런거예요. 같은 세계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오해가 있는데, 하물며 다른 세계는 어떻겠어요?"
그 오해 때문에 멍청이같이 지들끼리 싸우고 그러는게 인류이긴 하지.
"가능성이라... 일단 가능성이라는게, 얼마나 중한 상황인가, 그리고 높은 확률인가에 따라서 검토의 중요도가 다르죠?"
"예를 들어, 제가 로또 1등에 당첨될 가능성을 계산하고 돈을 쓰진 않잖아요? 하지만, 오늘 오후에 비가 올 확률을 보고 우산을 챙기거나 놓고 가거나는 하죠."
너무... 싱거운 발언인데.
"하지만 실전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로또 맞을 확률이라고는 해도 일단 알아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를 해야하죠. 그러면서도, 쓸데없는 낭비가 되지 않도록 행동에 잘 조율을 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상황들을 확률로 종합해두고, 가장 확률이 높은 상황을 예상하되 최악의 무언가도 염두는 해 둬야된다고 생각해요."
선도부는 학생을 잡기 위한 조직이니까요. 저런 로봇을 상대하면 평범한 가디언 이하겠지만 다른 의념각성자를 상대할 때는 의념을 무효화해 어린아이 손목 비틀듯 쉽게 잡아낼 수 있게 하는 심화 클래스, 제압자를 전원이 보유하고 있으니... (...같은 설명을 하고 있자니 설명충이 된 기분이다.) ... , , , ? (묘하게 상식이 없다... 라는 것까지 생각이 닿았을 때 그 생각에 근거를 실어주는 말이 나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평범한 성학교생한테 혹시 이세계인이냐고 묻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서, 좀 주저하긴 했지만...) , . , ...? , ...? (정체성이 토끼 같은데, 말이. 아무튼 뜻밖의 기세로 파인애플을 향하는 그녀를 따라가며 방패를 꺼냈다.) 사비아, 청월고등학교의 3학년생 사비아에요. (그 기합에 맞추듯 당당하게 줄이지 않은 목소리로 이름을 말하고 기계적인 크르릉 소리를 흘려대는 합체-댕댕이 쪽으로 시선을 향한다.)
"이상적인 이야기로군. 꼭 너의 꿈을 논하기에 선생이라는 표현에 허들이 높은걸지도 모르겠네."
단순한 감에 의한 이야기지만 듣자하면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득히 먼 이상 속의 존경할만한 존재를 선생이라 정의하는 분위기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뭐, 이쪽 학생의 수준은 깔볼정도로 한심한 수준인가 떠본건 없다고 할 수 없지. 너는 멋지게 간파해냈으니 적어도 너 정도의 학생은 있다는 것이지.그게 아니였다면 시시해서 난동을 부렸을 수는 있겠군 그래도 네 수준의 학생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에는 가늠 할 수 없는 녀석도 충분히 있다는 반증을 가져온다. 괜히 난동을 부렸다간 곤란해지는건 사양이지."
남의 세상에서 시체가 되는건 뭔가 기분 나쁘지않은가. 그렇게 생각했기도 하다. 죽는다면 태어난 곳에서 죽는게 마음이 편하다. 이 세상에 불순물의 시체가 남긴 흔적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기분 나빴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만, 나는 나보다 강자가 나를 죽이는 것 역시 바라고 있다. 그 세상에서도 그렇고. 검을 맞댈 일이 없을 뿐이지. 운이 나쁜건지. 좋은건지."
나온 우롱하이를 마시고 쇼추 특유의 맛을 느낀다. 별로 내 세상의 맛과 다르지는 않았다. 술은 거기서 거기인가보다.
나는 고개를 기울이곤 그 광경을 상상해보다가, 문든 떠오른게 있어선. 가볍게 말을 던진 뒤에 갑옷을 실체화 했다.
전신을 감싸는 갑옷이 투명한 홀로그램처럼 떠오르기 시작하고는, 어느 순간 철컥, 투구를 포함한 백색의 전신 갑옷을 장착한다. 생각해보면 내가 쓰는 기술과 이미지가 흡사한 것 같기도 하네. 어쩌면 내 안에서 생각하는 영웅으로의 변신은 그 영향이 아주 적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오래 유지하기엔 무거운데다가 코스트도 장난 아님으로, 나는 즉시 해제하곤 질문을 이어갔다.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이라. 사실 여러분같은 초인의 군단들에 비하면 저 같이 총 맞으면 그냥 죽는 연약한 존재는 별로... 도움이 안될지 몰라요. 그렇지만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내 전문분야부터 한번 이야기를 해 볼까?
"기도비닉의 중요성을 이야기해볼까요? 말 그대로, 잘 숨어서 여러분의 위치나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행동하는겁니다. 저는 늘 거기에 의존해서 활동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적을 상대로 기습해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그런 은신, 혹은 기도비닉의 요소는 여러분께 좀전부터 강조한 '판단'을 할 시간을 벌어줄수도 있을겁니다. 기습당하는 적들은 당연히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할거고, 약점을 노출하게 되겠죠. 그것을 여러분들 재량으로 노려서 공격하는겁니다. 여러분이 가진 모든것을 통해서 우위를 점하고, 상대를 바보로 만드세요."
예를 들어 볼까.
"한 건물 내부에, 적들이 인질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이었고, 달도 어두워서 최적의 기회였지만 적들의 경계가 삼엄했어요. 초병 자체가 많았습니다."
"그때 저희는 국지적인 EMP 장비를 이용해서, 해당 건물의 전원을 모두 꺼버렸죠. 육안으로는 한치 앞도 안보일 어둠 속에서, 우리는 야간투시경을 이용해 전적으로 우위를 점해서 빠르게 제압 플랜을 짜내려 실행했고 임무를 성공시켰어요."
물을 한모금 마신다.
"이건 어디까지나 과학의 영역이고, 의념을 상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에게는 있지만, 상대에게는 없는 것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저런 걸 써보는건 어떨까 싶군요. 남은건 여러분들의 재량에 있습니다. 다채로운 의념이 있으니, 다채로운 작전도 가능할겁니다."
" 제대로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있다가 직접 힌트를 제시하고 나서야 알았는걸요. 멋지단 말을 듣기 부끄럽네요... 난동을 부리지 않게 된 건 다행이지만요. "
자신은 그렇게 높은 수준만은 아니라던가, 아카데미 학생 중에선 제일 강한 데다가 홍왕 유찬영의 시선까지 닿아 있는 존재인 청월의 학생회장도 있다던가, 최소 준영웅인 아카데미의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곤란함으론 끝나지 않을 게 분명하다던가.. 할 말은 많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것으로 대신한다.
" 당신을 보고 자신이 강자일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아닌 진짜 강자 말이죠. "
본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끝까지 털어마셔 버린 식혜 컵을 내려놓고 라멘 그릇을 앞쪽으로 끌어당겼다.
" 역시 당신을 이해하긴 힘들 거 같아요. 이해하고 말고 할 만큼 오래 만난 사이도 아니지만요. "
학생회 산하 조직이니까요. (학생회... 자체도 최-소 가입조건이 무기술 S인 곳이니까. 산하 조직이라고 만만하진 않을 것이다.) ... ... (보통 당연히 이세계인이라고 눈치채진 않으니까!!) 알았어요!! 근데 그게 무슨 말투에요?! (요상한 말투로 인간같은 토끼 인증(?)을 받았지만 손 빵야의 위력은 좋았다! 막 달려올 준비를 하던 합체-댕댕이 토끼 빵야 빛을 맞고 방어태세를 취하면서 쭉 밀려났다고!) 좋아, 그러면 나도...! (나는 근접공격이다. 그대로 방패를 들고 합체-댕댕이한테 과감한 공격을 시도한다-!)
.dice 1 4. = 3 1. 머리를 쾅! 스턴에 걸린 합체-댕댕이! 2. 맞은 데 또 때리기... 가슴판을 확 박살내버린다. 3. 다리를 후린다! 넘어뜨리기! 4. 파인애플이 다리를 잡아서 넘어지기! (?)
"너를 평균으로 놓았을때 적어도 특색 해결사나 그에 준하는 해결사들 수준, 발톱 이상이 흔하다는 가정이 되니까. 귀찮은 수준을 넘어선다는건 알 수 있다."
말할 수 있는 선의 수준은 그런 이야기밖에 못한다만. 어느쪽이든 이쪽 세상에 그것을 넘어버린 이가 있을 가능성도 충만했다. 망나니처럼 행패 부려봤자라고 할 만큼 적당히 이 세상에서의 난동은 일찌감치 접어뒀다. 혹시나 살아돌아간다해도 칼집이 부서진다면 정말로 무력해지기도하고.
"하찮다면 하찮은 걸 베어버렸군 하고 잊어버리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술에 취한 상태도 눈을 감은 상태도 아니게 일전을 다하겠지.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무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이라고 해야할까."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정확히 쪼개고는 접시로 내온 야끼소바를 젓가락으로 빙빙돌려 3분의 1정도를 바로 입안 가득 먹어버린다. 뜨겁거나 한것도 신경쓰지않고, 빨리 빨리 먹어버리는 것이 습관이 된것이 컸다.
"항상 술을 마시는 식당의 맛보다는 못하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게 당연했다. 나는 나대로의 결론을 내었고 그 결론은 스스로도 이질적이라고 생각하니까. 수라의 마음을 가진 인간이라 들은 적도 있었지.
(실제로 학생이면 상식이 없는 걸 뛰어넘어서 학교 관련된 그 어떤 것도 알지 않으려 하는 그런 축에 속하는.. 지경 아닌가?!? 속으로 눈을 땡그랗게 떴다.) 제모옥은 이상한 말투입니다! 그런데 이제 살려주세요를곁들인?!?!??!?????????????? (메카-댕댕이 쭉 밀려나는 것만큼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그리고 비아의 방패에 다리가 후려져서 넘어졌다-?!?!?? 아니 비아씨 강하잖아?!?) 미안해..! 그런데.. 그.. 파인애플한테 싸움 걸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나한테도! 속으로 외쳤다. 넘어진 메카-댕댕에게 다시 한번 빛 덩어리를 쏘려고 했다.)
긴장되는 호출. 그리고 소심한 학생이 끌어내는 용기. 이것은 진지한 질문이다. 어쩌면 나의 모든것을 동원하여, 이 학생이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 내는 고도의 능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딜레마에 빠질지도 모르고, 자승자박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학생의 용기에 답해주어야만 한다.
이어지는 강연을 들으며 종종 자그마한 수첩에 무언가를 적어 넣던 춘심이는, 가볍게 손을 들었고, 수환과 눈을 맞추고 나서야 입을 열었습니다.
"용병 일을 하다 보면, 이따금 원치 않는 살생을 해야만 할 때가 있잖아요. 강사님은 그럴 때에 어떻게 행동하시나요? 도리에 어긋나더라도 의뢰의 완수를 우선시하는지, 그것보다는 도리를 지키고 자신의 신념을 우선시하는지가 궁금해요. ... 아. 그 전에 강사님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용병 일을 하시는지부터 여쭤봐야겠네요."
선홍색 단발에 약간 시큰둥해 보이는 눈매를 가진 여학생이 꺼낸 질문은, 오히려 나를 시험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쾌하다거나 그런 방향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행동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할만한 가치 있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살생이라는 전투에서 피할 수 없는 행동을 해야만 하는 이들에게도 귀중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거고.
"날카로운... 질문이군요. 어디서부터 이걸 말해야 하나."
"저는 물론 그런 도덕적인 딜레마에 크게 좌우되지 않습니다. 그냥, 해야만 하는 일이고... 죽을만큼 잘못한 악당들이 상대인 경우도 많고, 무엇보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생에 대해 완전히 무감각해져서도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잠깐 목을 축이고 말을 이어나간다.
"저는 용병입니다. 돈을 받고, 총을 쏘고,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죠. 지탄받아도 할 말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라도 무고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저는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괴인들을 상대하는건, 비슷한 괴인들 외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그 일을 도맡아 파견되는 용병으로써 활동하는겁니다."
"최소한... 그런 식으로라도 저는 합리화를 하고는 있습니다."
>>181 S.J
쭈뼛거리며 종이에 쓰인 이니셜을 본다. 어디서 많이 봤다. 그렇다. 카톡방에서 본 적 있는... 그러니까, 여기 학생이 아닌 인물도 있었다는 것을 내가 망각했다. 그것도, 나와 같이 여기에 조난당한 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183 수환과 꾸준히 눈을 맞추며 귀를 기울이던 춘심이는, 그가 말을 마치자 시선을 약간 내리고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그리고 오 초 남짓한 시간 동안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서 무언갈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고갤 들고서 말을 이었습니다.
"그럼 하나만 더 여쭤도 괜찮을까요? ... 만약, 백의 무고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열의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켜야만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테지요? 만일 당신이 그들을 외면한다 해도,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거예요. 꼭 당신이 나서서 그들을 희생시킬 필요도 없고요."
그렇게 말하고는 수환이 대답하기 전에, 누가 들어도 상관 없다는 듯이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 으아.. 그거 힘들지 않아염? 저 하는 겜 공대원 중에서도 학생있는데, 갠 시험때마다 카페인 달고살아서 카페인 없으면 엄청 힘들다고 그랬거든염.. "
다림도 학생이고, 학생은 시험을 볼 테고, 시험을 보려면 카페인이 반 필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물론 모든 학생이 카페인을 시험때마다 찾으며 공부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울이 본 학생들은 다 그랬으니까.. 안긴 상태로 걸어가는 것에는 쪼끔 아쉬운 눈치였을까? 아까 붕붕 달리던거, 좀 신났었으니까. 공원이 가까운 거리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걸어가는 도중에도 '여기도 엄청 큰 동물들 있어염?' 하고 삐약거리며 다림이를 올려다봤겠지
" ...메카...모요? "
메카 비둘기와 메카-뱀? 거기에 자폭기능이 있는 것도 있다고? 자길 놀리는건가 싶어 다림을 빤히 쳐다봤지만.. 뭔가 진지한 느낌도 그렇고, 채팅방에서 나오는 메-카 동물들 이야기도 그렇고..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갸웃거릴 뿐이다.
" 우후후후후후훟후후후... "
마법진이 발동된 뒤 (마법진이라는 것부터 브레스랑은 전혀 연관이 없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솟구쳐 오른 금빛 광선이 금빛 비눗방울들로 변해 바람을 타고 반짝거리면서 흩어지는걸 뿌-듯하게 바라보던 그는 다림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곤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한번 했지
" 잘 들어염 다림님. 브레스의 효과는염! 하나! 맞으면 세상이 반짝반짝 아름다워보이고욤 둘! 주변 사람이 다림님을 보면 후광이 비치는 착각이 들어욤! 셋! 걸음마다 뿅뿅 별이 생겨나염!!
지속시간은~~ 무려!!! 1시간!!!!! "
약 파는 듯한 목소리로 당당하게 외치곤, 빨리 내 브레스 칭찬해요 빨리빨리라는 표정으로 다림을 빠아아안히 쳐다봤을까
"카페인을 먹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괜찮아요" 초콜릿이나 녹차나 콜라에 든 정도의 카페인으로도 취하면 그건 큰일나는 거겠지만 아니라서 다행인 느낌? 그래도 카페인이라는 것을 통해 각성효과가 무리인 점은 조금 안타깝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네. 공원이 가까워요. 그리고.. 큰 동물이라... 아마 있지 않을까요? 성학교의 문지기 님이긴 도바 님은 거대한 개인걸요" 라고 말하면서 공원으로 안고 갑니다. 메카-애니멀에 대한 설명도 진지하게 해주는군요. 그리고 마법진과 금빛 광선과 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나서 다림은 반짝반짝해져있었습니다. 묘하게 멍한 느낌도 있는데..?
"....아울이님의 브레스 대단해요..."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요.. 라고 약간 취한 듯한 기분으로 아울이님을 붙잡으며 반짝반짝한 모습으로 칭찬하려 합니다
"저 같은 쓰레기에게 이런 것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다니. 쓰레기 눈에는 쓰레기만 보인다던데. 그 눈을 강제로 뜨이게 해 주셔서 감격할 따름이에요" 세상이 아름다워진 만큼 본인의 쓰레기스러움을 느껴서 그런가.. 그렇게 말하며 아울이님을 바라봅니다.
아무리 파인애플로 정신데미지를 입어도 절대 못 잊는 것들은 있는 법이다. 예를 들어, 다른 차원에서 새로 사귄 친구가 만들어주기로 한 당근 케이크나, 새로운 당근 디저트 같은 것들이 그 분류에 들어갔다. 파인, 아임 파인, 땡큐. 아이 라잌 캐롯 케이크. 땡큐. 속으로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카페 앞에 다다랐다. 가는 길을 잊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계시나요-?"
마침 배도 슬슬 고파오고, 친구도 보고 싶던 참이니까, 하고 작은 변명을 스스로에게 늘어놓았다. 심호흡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카페 문을 똑똑하고 두드렸다. 미리 온단 이야기를 안 한 점이 심히 마음에 걸리긴 했다. 사실 많이 걸렸다.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저번에 납치 예고도 있었고.
"케이크! 먹으러 왔는데요!"
살짝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가 카페에 없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뇌리를 스쳤다. 그러면 부끄러워서 죽어버릴래. 응. 죽어버릴거야.
감사는 내가 해야지. 기특한 아가라고 생각하며 짖궃게 머리를 헝클어뜨린 그가 깔깔 웃었다. 아가랑 있는 시간이 못내 즐거워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네.
"세상에, 새파랗게 어린 아가잖아."
아니,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그가 다시 한 번 제 눈 앞에 있는 아가를 훑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어쩐지 엄청 조그맣고 귀엽고 예쁘고 다 해먹는 아가더라. 속으로 오두방정 주접을 떤다.
"신기해, 아가? 아가가 그렇다면 나도 좋아. 그런데 그것보다 아가 다리는 안 아파? 어떻게 그런 작고 가느다랗고 인형처럼 말랑하고 금방 바스라질 것 같은 다리로 그 많은 거리를 걸을 수 있었던 거야? 역시 내가 들어서 옮겨줘야.."
결국 속에서 하던 주접을 입 밖으로 흘려보내기까지 한 그는 진심으로 걱정스러운 눈으로 다리를 흘깃흘깃 쳐다봤다. 내가 배려가 부족했네, 미안해 아가. 공주님 안기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어쩌면 아가는 그런 걸 원했던 게 아니었을까? 어쩌면 좋지. 조현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팔을 애매하게 내밀었다.
"역시 안길래, 아가? 아니다, 지금 도착했으니 금방 음식 사고 오리배 탄 후 피크닉 하면서 쉬자."
그나저나 진짜 예쁘네. 벚꽃호수를 보며 감탄한 그는 아가가 원하는 건 전부 사자면서 가리켰던 포장마차로 향했다. 그리고 포장마차에 도착한 후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낸 조현이 물었다.
"한 메뉴에 두 개씩 총 얼마에요? 아, 그리고 옆의 아가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그 메뉴는 아가가 원하는 만큼 더 주세요."
....파인애플의 밤이 지나갔다. 열심히 씻어도 어쩐지 몸에서 달콤한 과일향이 짙게 배어든 것 같아, 개인적으론 복잡한 기분이다. 향기 자체는 불쾌하지 않으나, 그게 어느 의미론 학살의 증거인 피비린내라고 생각하면...아냐아냐. 그만 생각하자. 파인애플은 이제 끝났고, 내 인생은 이후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엄..."
카페에 출근한 나는 만들어본 여러 시험작을 보고 조금 고민했다. 당근을 좋아하는 귀여운 이차원의 친구를 위해, 요 근래 연습하고 있는 메뉴들이다. 가디언넷에서도 몇번 맛있다고 얘기해준게 무척 기뻤기에, 나름 공들여서 준비하고 있다.
"앗, 어서와!"
그렇게 고민하던 도중, 문이 두드려지고 익숙한 목소리가 울리기에 나는 앞치마를 멘 차림으로 서둘러서 마중나갔다. 반가웠기에 활짝 웃는 미소로 마주한다.
"감사받을 만한 일은 아닌걸요." "정말 새파랗죠?" 머리카락도 새파라니 그렇다는 농담으로 슬쩍 받으며 다림은 놀란 눈의 조현을 봅니다.
작고 가느다랗고 말랑하고 바스라질 것 같은 다리... 음. 생각해보니 다림이 상당히 말라있는 느낌이니까 맞지 않을까. 하는 것은 넘어갑니다. 다림은 이런 다리라도 구성이 튼튼한 편이니까. 잘 돌아다닌 게 아닐까요? 라고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들어서 옮긴다면 생각보다 무거워서요. 라는 농담을 하고는 아..아닌가요? 라고 고개를 기울입니다. 팔을 애매하게 내밀자 조심스럽게 손을 잡으려 시도합니다. 마치 부탁하는 것처럼?
"언니랑 오리배도 타고 피크닉을 하면 즐거울 테니까요." 설마 오리배를 타는데 무슨 일이 생기겠나요? 라고 말하며 포장마차로 향하고, 두 개씩 얼마냐는 질문에 너구리가 -다구리! 라고 설명합니다. 관광지 물가인 걸까. 아니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인걸까. 좋아하는 걸 더 달라는 말에 다림은 손사래를 칩니다.
"무엇이든 좋아하니까.. 언니가 좋아할 만한 걸 더 사는 게 어떨까요?" 사실 저도 먹어본 적 없어서 먹어봐야 알 수도 있으니까요? 라고 웃습니다. 그리고는 오리배를 보면.. 다행히도 페달형은 아니구나. 자동운행이 되어있다니.
연락이라도 할 걸 그랬어, 연락 없이 찾아가면 무례한 거라고 누가 그랬었는데, 그게 왜 지금 생각났지... 등등의 생각을 하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문이 열렸고, 제 친구가 눈 앞에 있었고, 잔뜩 긴장했던 기분은 앞치마를 한 제 친구를 보자마자 한 순간에 날아갔다. 안도한 마음을 한껏 담아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 그,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미안해!"
신 메뉴란 말에 주책없이 웃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저 멀리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진짜? 나.. 기대돼서 죽을 것 같아."
간식이 너무 설레요. 메뉴는 비밀인걸까? 나 눈 가려? 숨도 살짝 참을까? 신나서 떠들어대다가 일순 표정이 살짝 굳었다.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양 진화에게 조용히 속삭였을지도 모른다.
"...그, 점장님은.. 없지?"
방패로 뚝배기를 깬다는 이야기와, 자루 준비하란 이야기가 동시에 스쳐지나갔다. 자기 자신을 걱정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점장님의 뚝배기가 깨질까봐 걱정하는 건지 스스로도 모를 일이었다.
으응~ 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앗, 하고 메모장에서 개인 아이디를 적은 쪽지를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 생각해보니 가디언넷(카톡)으로는 평범하게 연락할 수 있었으니까. 원리는 모르지만 연결 되있다면, 아이디를 알면 개인 메세지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간식에 귀를 쫑긋 거리며 기뻐하는 그녀를 보면, 나도 보람차서 무심코 즐겁게 따라 웃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그러고 보니 음료는 어떤게 좋아?"
일단은....달콤한 메뉴들이 많으니까, 그것을 중화해줄 밸런스를 잡을만한 음료. 요컨데 시원한 커피라던가, 혹은 녹차라떼를 준비했는데. 그래도 본인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는게 낫겠다 싶어서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카페인 만큼 사실 어지간한 음료는 준비할 수 있다.
"아....응, 에릭은 지금 없어. 듣기론 의뢰 간다던데..."
요 몇일 기운이 없더니 다시금 기운을 차린....것 같기는 하다. 그게 정말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만 파인애플의 날 눈 앞의 친구를 납치하자는 제안을 했던 그에게, 광기에 젖어 있던 나는 거의 30마리 가량의 파인애플을 집어 던졌다. 그도 조금 질색하는 기색이었으니 당분간은 그런 헛소리를 꺼내지 않을 것이다. 물론....그 진상을 알면 순한 성격인 토순이도 나에 대해 겁을 먹을지 모르니까, 그 부분은 함구하도록 하자.
"....괜찮아! 그래보여도 정말 나쁜 애는 아니니까. 그리고 어제 내가 '잘' 얘기해뒀어."
녀석도 씻으면서 달콤한 파인애플 냄새에 절망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속으로 그리 생각하면서도, 친구를 가장 좋은 자리로 안내했다.
사실 단체 톡방에서도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조금 들기도 했다. 하지만 태연하게 개인 연락처를 받을 만큼의 뻔뻔스러움은 흉내낼 수 있었다.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두세 번 꾹꾹 눌러담듯 읽었다. 차원 간 연결이 끊기면, 이 연락처도 더 이상 못 쓰겠지. 눈을 꾹 감아 슬픈 생각을 몰아냈다. 아직은 시간이 많다. 많이 남아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응! 나중에 찾아오게 되면 여기로 연락할게."
새끼손가락을 한번 흔들어보였다. 음료까지 준비했다는 말에는 조금 놀랐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던 탓이다. 습관적으로 녹차라떼를 떠올렸다. 나 그거 좋아하는데, 응. 카페인 문제는, 원래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체질이니 상관없었다. (결국 본질은 항성인 탓이 크다)
"나, 그거 좋아해! 녹차라떼! 어, 어.. 돈.. 내야 되면 얼마든지 낼게, 응."
나름 양심의 표현이었다. 너무 얻어먹기만 하면 또 예의가 아니라고 마을 이장님에게 국자로 까앙!을 당할지도 몰랐다. 새로 사귄 친구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또한 없잖아 있었다.
"아, 점장님은 가셨구나. 다행.. 이라고 말하면 안 되지만 다행이다, 응."
'잘' 이야기해뒀다는 말 뒤로 엄청나게 길고 심오한 사정이 있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그 직감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넣고 가둬버렸다. 넌 들어가 있어, 자물쇠 세 개 잠그고, 열쇠는 연못에 던져버리기. 테이블 앞에 냉큼 앉으며 파인애플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순간 등골이 싸해지는 것 같았지만, 파인애플 냄새에 집중하기보다는, 차라리 간식이 오길 기다리는 동안 평소에 궁금하던 걸 묻기로 했다.
어째 연락처를 받는 모습에 조금 서글픔이 묻어 나와 있는 것 같아, 나는 고개를 작게 기울였다. 무언가 슬플만한 이유가 있나...?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윽고 그녀가 다른 차원의 인물이란걸 깨달았다. 그렇구나. 이렇게 만나고 있는 시간이 특별한거지, 본래에 우리는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 교류를 위한 게이트가 닫히면, 내가 건네준 아이디는 연락이 아닌 그저 문자의 나열로 의미가 옅어질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나도 조금 서글퍼졌다.
"후후. 취향이 나랑 맞네. 실은 내심 어울릴거라고 준비해둔 음료중 하나야."
카페에서 자주 주문되는 메뉴기도 한지라, 나는 능숙하게 녹차 라떼를 만들기 시작하며, 그녀에게 대접할 디저트들을 플레이팅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서 지난번에 그녀가 무척 좋아했던 당근케이크와, 녹차의 향이 기분좋게 우러난 녹차 라떼. 그리고....귀여운 토끼 모양으로 구워낸 당근 쿠키가 예쁘게 담긴 접시를 들고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돈은 괜찮아. 친구에게 이런걸 대접할 정도는 있는걸. 굳이 보답하고 싶다면.....가디언넷에 맛있다고 칭찬해준거, 무척 기뻤어. 이번에도 그걸로 받고 싶네."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다가도, 뒷부분을 얘기할 땐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져서....트레이를 앞에 두손으로 모아잡은체 얼굴을 붉히곤 수줍게 얘기했다. 누군가에게 칭찬 받는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이차원에서 넘어온 친구에게라면, 더더욱 그렇다.
<clr cornflowerblue>그녀, 아니, 그것, '별'은 차원을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차원 이동은 상당히 특별한 케이스에 속했다.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진 순간, 그 때 본능적으로 '아니'라는 대답을 이끌어냈던 때의 슬픔. 그러니까 이번 이별은 아마 그것에게 있어 처음으로 겪는, 죽음을 제한다면, 영원한 이별이다. 슬퍼지려는 것을 고개를 흔들어 참았다. 미래의 슬픔이 지금의 기쁨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옛날에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24시간 카페에서 이것만 줄창 마셨었어."
다른 메뉴는 시도하기 너무 무서워서! 고백하듯 말하곤 웃어버렸다. 의자 밑으로 다리를 흔들며 간식을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림의 결과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섬세한 것들이었다. 토끼 모양 쿠키라니, 세상에. 잘 먹겠습니다, 말하곤 쿠키를 한 입 먹었다. 얼굴부터 먹는 건 너무 잔인하니까 귀부터.
"맛있다!"
자연스러운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진짜, 진짜 가디언넷에 자랑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으면, 응, 이 정도 쿠키라면... 채팅방 닉네임을 토순 드 바비 당근쿠키라고 바꿔야 할 수도.."
퍽 진지한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 누가 디저트 맛있는 카페를 물었었는데, 앞으로는 꼭 이 카페를 추천해야겠다.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하는 편이니까! 해준다면 나야 고맙지."
더군다나 친구의 이야기라면 더욱 사양할 이유가 없다. 녹차라떼를 한 모금 마시며 제발 해주세요, 하고 웃었을지도 모른다.
제 유년기 미술시간 기억이라면.... 바다를 그리랬는데 선생님이 뭔가 설명은 해도 딱히 들을 생각 없고 제 마음속 바다는 알록달록해서 크레파스로 이래저래 칠해놓고 상받아서 당황했는데 이제 다시보니 은근히 포스트모던적 조형미가 느껴지더라구요 피카소 내가 이겼다 난 당신이 겪지못한 어린이의 순수함으로 상을 탔지
놀라 웃어버리면서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 것 같다는 동의를 표했다. 실은 나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성격이다. 한번 마음에 드는 메뉴를 찾으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단 그 메뉴를 자주 먹는 성격이다. 실은 그래서 친구랑 같이 가면 가능한 다른 메뉴를 시키려고 한다는 시시한 잡담을 하며 웃었다.
"아하하, 그, 그래? 그 정도로 칭찬해주니까 쑥쓰럽지만 기쁘네...."
정말 정말 좋아해주는 그녀를 보며, 수줍음에 볼은 더욱 더 붉게 물들었지만, 입꼬리는 높게 올라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녀는 만물을 춤추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사실.....아직 비장의 메뉴가 하나 남아 있지만. 그것은 지금 먹고 있는 디저트가 마무리 되고 나서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공개해도 괜찮을 것이다.
"실은....."
그 뒤에 내 몫으로 가져온 아이스티를 마시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역시나 꽤나 길어졌다.
시작은 친한 동급생(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이 피투성이가 되어 엉망인 꼴로 거리에 돌아다니는걸 보고, 깜짝 놀라서 돕겠다고 말한 것에서부터 였다. 누군가와의 다툼에 인한 것이란걸 듣고 근원을 찾다보니, 이 곳 점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점장이 그녀를 해쳤다기엔, 아무리 생각해도 주변 정황이 이상했다. 그래서 나는 진상을 캐묻기로 했고.....말하고 싶지않아 하는 점장과, 초면에 서로의 의념기. 필살기를 쓰며 다투었던 것이다.
"아후. 미안해. 역시 좀 길지?"
이야기는 아직 반 정도였지만, 나도 숨을 고를겸 잠시 멈췄다. 그녀가 흥미가 없다면 여기까지 해도 괜찮겠지.
>>592 코냥.. 전... 멀티가 가능한 곳에선... 3명이상 굴리면.. 머리에 오류가 나서... 아예 각각 다 개성이 다른놈들 아니고 비슷한애가 껴있으면 어? 어? 하고 둘이 섞여버리는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둘 중 하나가 알아서 내려갑니다... (아무말중)
지금 굴리는애들 (달새/아울/미리내/(데려오진 않았지만 월급꿀빨러)) 욜케 넷도.. 각각 다 거의 확실하게 달라서.. 오류가 안나는거구욘..
미니 펫 비아: 숙련자용 펫. 잘 키워진 성체가 보이는 온화하고 총명한 성격이나 자안 같은 특징은 정말 잘 키워야 나오기 때문에 평범한 가정에서 정성들여 키웠는데도 사기를 의심하고 환불하는 경우가 잦다. 자존심 높거나 건방진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은 많이 사랑을 받는다'를 당연히 여기고 있기 때문에, 혼내든 잘해주든 애정어린 손길을 필요로 한다. (감사와 보답도 확실한 편.) 그뿐만 아니라 충분한 학습, 다른 개체와의 교류, 규칙과 확실한 처벌과 보상을 모두 갖춰야 완벽한 성체가 될 수 있다. 성체는 자립심이 강하고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감정에 민감한 편이지만, 호의가 줄어든 것도 잘 캐치하기 때문에 키울 때 필요한 환경을 갖춰줄 수 있더라도 정말 평생 아껴줄 각오로 데려와야 하는 펫.
거의 몇 개월동안 녹차라떼만 먹었던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리곤 나보다 낫네,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친구랑 같이 갔을 때만이라도 새로운 걸 시켜본다는 점에서는 낫다.
"새로 발견한 맛있는 메뉴는 있어? 있으면 나도 그거 먹어보게!"
쑥쓰럽다지만 기쁘다, 라는 말에 더 칭찬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고마운 마음을 칭찬으로 뱉어내는 것도 없잖아 있었다. 만난지 얼마 안 된 친구를 위해,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고, 또 멋지게 만들어서 내와줬다. 감동받지 않을 이는 드물 것이다. 이 마음을 어떻게든 갚고 싶었고, 제 친구는 정말 고맙게도 칭찬이면 충분하다고 해줬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칭찬할 수밖에.
동급생을 도와줬고, 점장과 오해가 있었다-라는 대목까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하지만 그 다음 이어진 대목은 물음표를 백만개 정도 띄우기 충분했다.
몽블랑. 알프스 산맥중 하나의 이름을 따 온 케이크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정보가 머릿속에서 물흐르듯 떠오르는걸 보면 디저트를 먹지 못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것이 맞기는 맞는것 같다고 소녀는 생각했다. 삼일 정도면 거의 단식 수준의 기간이 아닌가? 이 세계의 화폐가 점점 간절해지고 있었다.
"이젠 여기에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적 가치를 지닌 물품으로 거래를 시도해볼 수 밖에 없겠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카페로 들어서는 소녀는 분명히 자신의 사파이어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하루가 끝나고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할 무렵 부터 우리 가게는 문을 엽니다. 그것이 제 하루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하고요. 저희가게에 메뉴판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주문하면 가능한한 만들어 주는게 저희 식당의 룰입니다. 영업시간은 오후7시 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12시간. 단골들은 야간자율식당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손님이 오기는 하냐고요? 그게 좀 많습니다. 저희 가게는 저희 세상의 손님만 받지는 않거든요.
'그러고보니 신령님이 재밌는 일이 일어나서 거기에 한 몫하려고하니 학생손님들이 늘어날거라고 했습니다만..'
시간은 오후 7시 30분. 벌써부터 어느 왕국의 재상이라던가 드래곤 슬레이어. 미래의 반 기계인 같은 단골분들이 저 마다의 선호 메뉴를 주문하고 분주하게 그 메뉴들을 준비해 대접하는 식으로 일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학생 손님은 단골중에도 몇명 있지만 전날 영업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올 듯하니 어떤 메뉴를 주문하실지 조금 신경쓰입니다.'
만들수 있는 것은 만든다 그게 식당의 룰이었고 그것은 어느 손님이든 차별하지 않는다. 그렇게 또다시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작은 종소리가 딸랑하고 들렸다.
사찰무늬의 강그림이 그려진 문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람정에 갈 수 있다는 넷의 말을 듣고는 학원도 내의 몇 장소를 가봤는데. 정말로 있었습니다. 사찰무늬의 강그림의 문
"함박스테이크 정식을 주문했던 것...이 되려나요" 일단 S.J씨의 호의 덕분에 시켜먹을 수 있었으니. 나중에 만난다면 뭔가 기념품이라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가람정의 문(으로 추정되는 것)을 열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장으로 보이는 분에게 다가가서는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한 다음
"안녕하세요.." 저. 넷에서 Iro라는 이름으로 함박스테이크 정식을 말했었는데요.. 라고 말을 걸려 합니다.
사실 몇 개월 동안 녹차라떼만 마셨다는걸 이기긴 아무래도 어렵겠지. 그녀는 자유분방하면서도 하나에 꽂히면 몰두하는 타입인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뒤이어 새로운 메뉴를 물어봤을 때, 나는 드디어 비장의 손패를 꺼내들 때가 되었다고 직감했다. 잠깐만? 하고 그녀를 기다리게 한 뒤, 주방에 조심스럽게 두었던 완성품을 몇개 들고온다.
"......당근으로 디저트 중 뭐가 맛있을까 고민해서.....만들어봤어. 자. 당근 마카롱이야."
당근은 원래 디저트에 잘 이용되는 재료는 아니다! 기껏해야 당근 케이크 정도. 그러나 그건 이미 대접했으니, 나는 새로운 경험을 그녀에게 선사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한 결과가 바로 마카롱인 것이다. 반죽에도 어느정도 당근을 갈아 넣었고, 중앙에 차있는 크림에도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당근즙이 섞여있다. 색소를 이용해서 당근과 흡사한 먹음직스러운 주황색을 연출함은 물론이고, 위에 뿌린 설탕 파우더는 뿌리가 연상되는 옅은 녹색으로 해보았다.
당연히 쉽지 않았기 때문에 수 많은 실패작을 낳았고, 잘 만들어진 성공품만 몇개 비장의 작품으로 빼놓았던 것이다.
"앗차, 미안. 그 부분에 설명이 짧았구나."
급하게 설명하느라. 라고 말하면서 나는 보충 설명을 했다. 처음에 나는 알바를 하러 왔다는 명목으로 면접을 보기 시작했고, 도중에 이 곳에서 일어나는 소문에 대한 것을 넌지시 언급했다. 그러자 점장은 자신과 다툰 후배와 관계된 인물이냐며 질색을 했지만, 그 전에 대화한 내 인상으로는 그는 어쩐지 악인이라기엔 너무 허당스러운 점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말 그가 후배를 해친 것이 맞는지 캐물었다. 그는 어쩐지 유별날 정도로 진상을 말하기 싫어했고, 알려주기 전까진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며 내가 기술을 쓰고 버티자(아, 조금 부끄럽지만, 나에겐 자리에 움직일 수 없는 대신 방어력이 증가하는 자세의 기술이 있고. 그걸 썼다는 의미다.), 검을 꺼내들곤 자신의 필살기를 날려온 것이다. 나도 그걸 막기 위해 필살기로 응수하면서, 카페에서 일어난 상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둘러싼 공방이 일어졌던 것이다.
"재밌는 부분이지. 점장은 오히려 자기가 후배를 해친게 맞다며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나는 후배를 위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납득할 수 없어서 진실을 듣고 싶었던거야."
방문한 손님은 밝은 청색의 머리로 보통 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부류의 머리색이었다. 이 식당을 시작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그정도는 익숙해진지 오래지만.
"아아. 그 손님. 직접 채팅방으로 연결된 곳에서 방문하기는 처음인지라.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주문이 꽤나 밀린 상태라."
오늘은 블루 드래곤들이 단체로 미식회를 하는 날이었기에 원래의 무더운 여름이 싹사라질 만큼 블루드래곤의 체온이 발산하는 냉기가 가게를 돌고있어 에어콘을 켜기는 커녕 히터를 틀어야하나 하고 고민중인 상황이었다. 주문했던 내역을 곧바로 확인한 상태로 방금 전에 만들었던 햄버그 스테이크 정식의 주문 내용에 닉네임 Iro가 적혀있다.
"방금 준비완료했던 음식이네요. 그 학생분들중 한분이신가. 여기 햄버거 스테이크 정식입니다. 홀은 블루드래곤 분들이 있어서 추우니 카운터 석에서 취식해 주시면 좋습니다."
그 근처로 가면 동상이 나도 나는 책임을 지기 힘들다. 그분들도 그렇기에 홀에서도 구석자리에 가있지만.
밝은 청색과 흰색과.. 뭐. 청색 계열의 색들로 이루어졌으니 청색이라 해도 상관은 없겠지. 외관만 보면 블루 드래곤이 폴리모프같은 걸 하면 이런 느낌이라고 봐도(농담)
"밀린 상태라도 괜찮아요. 그야.. 이런 곳은 거의 처음인걸요." 기다리면서 둘러보는 것도 조금 운치있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면서 조금 으슬한 느낌에 그 블루 드래곤 쪽이던가. 라고 생각하면서
"그..근데... 많이 춥나요..." 이라고 말하던 찰나에 블루 드래곤들의 미식회라는 말을 듣고 납득합니다. 채팅방에서도 봤지만 블루 드래곤.. 어쩐지 모 청월학생이 생각나는 인선이었지만 존재만으로도 쌀쌀해진 것에 접근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빠르게 카운터석에 앉으려 합니다.
"네. 학생이에요." 아이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채팅창 내역 일부를 보여줬을 겁니다. 사칭이 일어나면 곤란하잖아요? 그리고는 카운터석에서는 식당 주인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들었다고 말해보려 합니다.
"입소문이 날 정도로 맛있다면 어쩌면 너구리가 올 지도 몰라요?" 요리부 부장님이 너구리거든요. 라고 말하면서 음식이 어떨지 조금 기대하는 두근거림으로 카운터석에 앉았습니다. 특색있는 경험이잖아요? 김진단씨(게이트 내에서 식사라던가 장소를 제공하는 분이다.) 수저와 손난로라는 말을 듣고는 손난로를 꺼내봅니다. 추우면 히터라는 말에 고개를 저었습니다.
"더위나 추위를 잘 타는 건 아니라서 괜찮아질 거에요" 손난로 정도를 가지고 있다면 을 생략하긴 했어도 별 문제는 없겠지. 라고 생각하고는 조심스럽게 앉습니다. 험악한 사람과의 대화라는 말을 하자
"주인장님이 험악한 것이랑 이야기 나누는 건 별개니까요?" "그리고 식당에서 제가 진상짓 하지 않는 이상 평범한 대화일 거고요.." 의념각성자인 만큼 대수롭지 않게 답하면서 스킨헤드나 턱의 흉터를 봅니다. 아마도 젊은날에 고생 좀 하신 모양이네요. 라고 인식하는 걸까..(갱생이 필요한 일이었는지는 생각도 못하는 모양이다. 아마 거대 식재료같은 걸 잡다가 다친 모양이라고 생각할지도?) 함박스테이크. 라고 생각하는 다림의 표정은 드물게 헤실헤실 풀려있습니다.
당근 마카롱을 보고 눈이 커졌다. 생전 처음 보는, 하지만 제 마음에 기가 막히게도 쏙 드는 디저트 아니던가. 한동안 입맛 뻥긋거리다가 이거 진짜 진화씨가 만든 거야? 하고 속삭이듯 물었을지도 모른다. 마카롱을 두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집어서 한 입 먹어보았다. 당근 맛이 나면서도, 마카롱의 크림과 크게 부딪히지 않는 맛이었다. 다시 말해 엄청나게 맛있었다. 반죽에도 아몬드 말고도, 이거 당근 맞지? 당근이지?
"..진짜, 칭찬만으로 괜찮아?"
다른 것도 아니고 '정말' 새로운 메뉴의 개발이다. 공짜로 얻어먹기엔 양심이 콕콕 찔리는 기분이었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양심에 찔려 하면서도 마카롱 먹는 걸 멈추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진지하게, 음, 카페, 음, 진화씨만의 카페, 음, 차려보는 것도, 음,"
중간중간 '음'은 마카롱 먹느라 입 가리고 우물대서 그렇다. 메뉴를 개발한다, 라는 일이 말로는 쉽지만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란 건 차고 넘치게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가 부엌에서 만들어냈던 무수한 숯덩이들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아무리 원래 알고 있던 메뉴를 베이스로 한다고 해도,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성공작을 만들어내는 것은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그 때 있었을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점장이 어딘가 허당같다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동의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응, 공감이 되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이야?"
자연스럽게 그 다음 일이 궁금해지는 이야기였다. 후배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정도의 의문이기도 하다.
해가 저물어가고 어느덧 노을이 져가고 있는 시간, 여러분의 단체 톡방과 학생 여러분의 가디언넷 창에 한 메세지가 올라옵니다. 톡방을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보셨을 수 있는 익숙한 닉네임입니다. '7LL' 이었던가요, 그 이름이?
[좋은 오후이다. ] [어느덧 일주일의 중간이 되고 있는데 다들 잘 지내고 있는가 싶군. ] [다름이 아니라 내 부관이 전의 소란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파티를 열고 싶다 하여서 말이다. ] [물론 아주 안온한 분위기에서 말이네. ] [그대들이 걱정하는 파인애플 피자라던가 그런 해괴한 음식은 파티장에 없을 터이니 안심해도 좋다. ] [우주선은 학원도의 항구 쪽에 착륙해 두었다. 참석하고자 하는 이는 항구로 오도록. ]
그래서, 여러분께서는 이렇게 우주인의 초대(?) 를 받아 우주개구리의 우주선에 오게 된 것입니다. 회의실을 꾸며 만든듯한 파티장의 내부는 예상을 저버리지 않는 미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과연 우주인들이 머무는 선내 답게 벽이며 바닥이며 차가운 분위기였습니다만 그에 어울리지 않는 풍선 같은 걸로 장식되어 있는 걸로 보아, 이곳의 우주개구리가 나름 노력을 한 모양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준비된 음식들과 다과들은 생각보다 여러분께 친숙한 종류였답니다. 케이크도 과자들도 정말로 멀쩡해보이는 종류였답니다. 파인애플 피자라던가 파인애플 피자라던가 파인애플 피자라던가 그런 건 전혀 없으니 안심하세요! 저 한쪽에서 남색 개구리가 음료를 준비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굉장히 무표정하게 개구리는 음료를 따르고 있습니다. 말을 걸 분위기가 아닌 듯 싶기에 말걸진 않는게 좋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파티장, 음료수가 담긴 잔들이 하나같이 무언가에 싸여 있습니다. 대체 뭐가 들어있길래 진짜 베일로 감춰놨나 싶습니다만, 준비된 걸 마다할 수야 없지요. 한번 열어볼까요?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음료 .dice 1 10. = 4 별가루가 뿌려진 솜사탕 프라푸치노 스타후르츠로 장식된 블루레모네이드 초코쿠키를 듬뿍 넣은 민트초코 스무디 무알콜 허니비어(beer) 파인애플 아이스티 김치쥬스 우주의 맛이 느껴지는 콜드브루 아메리카노 니트로 케로콜라(마시면서 .dice 1 3. = 3 굴리기 일반/무설탕/간장맛) 청포도 알갱이가 들어간 라임 모히또 티 실제 수박과 함께 '이것저것' 갈아 만든 수박쥬스
음료 다이스는 시간 제한 없이 무한대로 돌리실 수 있습니다. 반응레스를 기다리실 필요 없이 바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나 괜찮지 않아보이는 인상이었나? 지친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걸 티내고 다닐 정도였을줄은. 그보다는 괜찮냐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어쨌든 소녀가 그간 관찰한 바로는, 이 차원은 물물교환이 성행할만큼의 문명수준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유감스럽게도 아쉬운것은 자신이겠지. 그런 상황에서 조금 지친티를 내는것 정도는 도리어 이득이 될 수일지도 몰랐다. 빠르게 거기까지 생각한 소녀는 그 기운을 유지한 채로 당신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어쩌면 조금은 지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유감스럽게도 금전을 보유하고 있지를 못해서요? 그래서 말인데 혹, 금전이 아닌 다른것으로 대금을 치룬다면 곤란하신가요?"
우선은 예의를 차리면서 슬쩍 사파이어 목걸이를 내보였다. 자아, 이제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이야기하는 와중에 카운터석으로 세라믹 판 그릇에 구운 햄버거 스테이크가 제공된다. 구운지 얼마 지나지않은 상태였기에 기름이 아직도 자글자글 끓고있어 섭취하는 것과 그릇을 잡는 것은 위험하다고 알려준다. 햄버거 스테이크에 위에는 체다 치즈가 열기에 녹아 끈끈하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물론 정식이기에 검은깨를 뿌린 밥 한공기와 수제피클, 수제 드레싱을 끼얹은 양상추와 양배추 채로 이루어진 샐러드를 별첨한다. 거기에 하나더, 루를 직접 만든 크림수프는 애피타이저로서 입맛을 돋우는 구성이었다.
"아 손님은 그럴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진상손님은 단골분들이나 이 가게를 봐주시는 신령님이 가만있지도 않을거고, 다시는 이 식당에 방문할 기회를 잃게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신령님한테 미움을 받은 존재는 식당을 방문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한동안은 재수도 없어진다고 하던가. 이래저래 이 식당에 신령님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고 지금의 식당 분위기를 나는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그냥 말하는 너구리...라고 해야 할까요." 요괴는 아니에요. 라고 말을 잇습니다. 의념을 각성하고 사회성을 획득한 너구리...? 라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치만 진짜 귀여워요. 라고 덧붙입니다.
"진상손님이 될 생각은 전혀 없지만요." "이세계에 접한.. 그런 느낌이네요." 나온 함박스테이크가 지글거리는 것을 봅니다. 군침이 도는 구성이라고요. 세라믹 그릇이 뜨겁다는 걸 알아서 굳이 잡지는 않습니다. 근데 사실 의념으로 건강을 강화하고 잡으면 별 문제없을지도..?
"그럼.. 먼저 수프부터.." 숟가락을 들어 천천히 수프를 뜹니다. 루를 직접 만들었다는 게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입을 고소하게 감싸는 맛에 속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것 같다는 평을 내립니다. 수프 만드는 데에도 정성을 들인 걸까. 인스턴트같은 것은 아니라고 알 수 있습니다.
"신령님의 개입..으로 이런 문을 만들 수 있게 된 걸까요..." 편리한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것 같다고 말을 이으며 수프를 먹고는 조심스럽게 샐러드의 드레싱과 신선한 양상추와 양배추를 음미한 뒤 지글거리기는 하지만 적절하게 먹기좋은 녹아내림이 보일 때 나이프로 살짝 갈라봅니다. 육즙과 지방이 녹아내리는 풍미의 향이 다림의 코를 자극합니다.
...요즘 이런 화폐 관련으로 곤란해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기에, 나는 단박에 직감했다. 눈 앞의 소녀는 이차원에서의 방문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그리고 그녀가 내민 사파이어 목걸이는, 너무나도 귀해보이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나는...
"됐어. 카페에서 조금 먹는데 그런 목걸이는 받을 수 없는걸. 괜찮다면 들어오지 않을래? 마침 신메뉴 시험작들이 좀 있어서. 값을 받지 않고도 줄 수 있어."
마음속에서 점장이 '웃기지마라 유진화 왜 돈을 걷어차는거냐아아아!!!!' 하고 따지는 기분이지만 무시했다. 이차원에서의 방문자들을 바가지 씌워서 무슨 호사를 누리겠는가. 그들 중에서는 이미 내 친구라고 할 수도 있을 인연이 있으니, 나는 눈 앞의 소녀에게도 잘해주기로 했다.
파티장에 들어선 춘심이는 주위를 둘러봅니다. 파티장의 분위기는 딱딱한듯 안온합니다. 아는 얼굴보다는 모르는 얼굴이 더 많았지만 개의치 않고 빈 자리에 앉습니다. 파티장 한쪽에선 남색 개구리가 음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구리가 조금 귀엽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오는 개구리를 무표정하게 바라봅니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 베일로 싸여진 잔을 조심히 받아듭니다. 안에 뭐가 들었을지 몰라 의심스런 눈초리로 잔 가까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봅니다. 무슨 냄새지? 잘 모르겠습니다. 베일을 걷어봅니다!
.dice 1 10. = 2 1.별가루가 뿌려진 솜사탕 프라푸치노 2.스타후르츠로 장식된 블루레모네이드 3.초코쿠키를 듬뿍 넣은 민트초코 스무디 4.무알콜 허니비어(beer) 5. 파인애플 아이스티 6.김치쥬스 7.우주의 맛이 느껴지는 콜드브루 아메리카노 니트로 8.케로콜라 9.청포도 알갱이가 들어간 라임 모히또 티 10.실제 수박과 함께 '이것저것' 갈아 만든 수박쥬스
"그러고보니 서점에 그런 부류의 서적이 있긴했었지요 소설부류에. 그게 실제로 일어난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만."
내가 사는 한국은 식당을 벗어나면 그냥 평범한 2021년의 현대였다. 식당 안처럼 비상식적인 존재가 걸어다닐 이유도 없고. 뭐 신령님의 경우는 특이케이스였다. 식당을 차린 이곳은 원래 고향집을 허물고 지은 곳인데, 이 식당을 뒤로 있는 산에 있는 사당에 기거하던 분이었으니까.
"어지간한 음식은 인스턴트를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면류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다보니 수타면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게 아니면 공장제 면을 활용하기는 하지만서도. 아 육수를 오래내야하는 음식도 미리 하루전 예약을 해두지않으면 그쪽도 힘들긴합니다. 예약하지않으면 인스턴트로 된 맛에 식재료를 더해 만드는 식으로 밖에는 시간적으로 못해드립니다."
한가지 룰이 더 되도록이면 정성과 손으로 만든 음식을 대접할것. 첫번째 룰과 충돌하면 그경우는 인스턴트를 활용해서 인스턴트가 아닌맛을 내려고 노력한다. 조금은 핑계스러운 말이 되겠지만.
"오래전에 음식을 나눠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신령님은 은혜라고 하더군요. 저의 입장에선 그저 배고파 보이는 그분과 음식을 나눠먹었을 뿐인데."
"그 너굴맨은 라쿤이었을까요?" 안심해. 라고 말할 것 같은 그것도 있네요. 라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그리고는 이세계에 접한 소설이라는 것이나 실제가 별개라는 말에 그것도 그렇지요. 라고 수긍합니다. 게이트가 발발한 이 세계는 실제로 소설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네요. 라고 말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희미하게 미소지었고, 설명을 듣습니다.
"수제에서 인스턴트로 그리고 다시 수제로..." 그렇네요. 라고 말하면서 육수나 수타면을 듣고는 그런 건 예약해야 하는 게 맞지요. 라면서도 그럼 함박스테이크 정식 같은 건 예약을 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정도일까요? 라고 묻습니다. 조심스럽게 갈라서 치즈와 육즙이 섞인 것에 젖은 조각을 올려 밥이랑 먹으면 부드러운 고기의 맛을 치즈의 풍미가 감싸고 거기에 밥의 맛이 섞입니다.
"맛있다..." 옛날의 맛을 덮는 것 같은 맛이라고 평합니다. 신령님과 음식을 나눠먹고 은혜라는 말을 듣고, 어쩌면 그런 별 거 아니라는 것 덕분에 은혜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첨언해봅니다. 많이 먹고 싶어하면서도 사라지는 게 아깝다는 듯 한 조각조각을 갈라먹습니다.
"요즘 문x아 같은 곳에서 연재되는 소설의 이야기같군요. 그건. 직접 겪는 입장인 분에게는 실례되는 말이지만."
세상을 넘어온 손님들은 각자의 사정과 프라이버시가 있는데 함부로 말하는건 그정도로 충분했다.
"햄버그 스테이크는 밴더스내치분이 단골로 오셔서 먹는 요리고, 그외에 좋아하는 분도 많아서 미리 10인분정도는 준비해둡니다. 다진고기라서 정 못쓰면 형태를 바꿔 다른 요리에 활용할수도 있고요. 이게 경양식은 처음으로 공부해서 배우는 요리기도해서 다른 요리보다 빨리 내올 수 있는 요리긴 합니다."
마찬가지로 돈까스나 오므라이스, 토마토 스파게티, 새우튀김 같은 요리도 그렇다고 덧붙인다. 그쪽 부류의 요리는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처음 시작한 요리였다. 그 이전의 요리는 자취요리에 가까운 끼니 때우기 요리였고 사람에게 대접할수있는 요리는 경양식이 첫 발걸음이었다.
"맛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신령님도 이렇게 어떤 손님이든 자기와 같이 제 음식을 먹고 만족스러워 하는 풍경을 좋아하십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대답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학원도에 와서 GP가 아닌 다른 화폐 얘기를 꺼내고, 심지어는 그 대가로 사파이어 목걸이를 제시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다른 차원에서 온게 아니라면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아, 응. 얼마든지. 나는 유 진화라고 해. 19살이야."
....사파이어 목걸이가 케이크 한 조각보다도 값싸다 인가. 그녀는 어쩐지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스쳤으나, 상대의 태도에서 괜히 어색한 예의를 차리기 보단 편해 달라는 기낌이 느껴져 나는 굳이 말투를 정정하지 않고 자기 소개를 했다. 사실 신 메뉴의 감상이 꼭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배고파 보이는 소녀가 자존심 상하지 않고 디저트를 먹길 바라는 배려였을 뿐. 따라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안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자, 안으로 들어와. 혹시 희망하는 디저트는 있을까? 우리 카페는 종류가 비교적 많아서. 마실 것으론 어떤걸 원해?"
"예전에는 정말 소설같았을 일들이 빈발하는 곳이니까요"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인간 중 일부가 능력.. 이 좀 더 익숙하겠죠. 그런 것을 각성해서 가디언이나 헌터가 된다는 그런 게요. 저는 살아가는 만큼 예전에 의..아니 능력이 없던 것을 잘 모르겠지만요. 라고 말을 합니다.
"하긴 이런 함박 스테이크라면 한 분 정도는 단골로 시켜먹을 만해요." "다진 고기면. 미트볼..이나. 다진 고기가 들어가는 소스류..정도일까요" 그리고 돈가쓰나 새우튀김 쪽을 말하자 생각보다 복잡한 조리과정인데 빨리라는 말을 쓰는 걸 보니 실력이 꽤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경양식이라고 해도 고기를 펴거나 그런 종류... 음. 어쨌던 그렇게 준비할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죠. 그래서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있고요.
"신령님의 마음을 다는 몰라도... 맛있게 다른 분들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니. 좋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떠먹습니다. 입 안에서 어우러져 즐거운 조화를 이루는 맛이에요. 라고 구구절절히 말하지 않아도 표정으로도 충분히 전해지는 맛있음입니다. 아무리 다림이 주는대로 먹는다곤 해도 맛있다 정도는 구분할 줄 압니다..
힘조절이라는 것도 그렇고, 대책 시스템이라는 것도 그렇고, 이래저래 알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했던가. 초톡방이라는 곳의 사람들은 다 이런 건가? 그가 이제껏 만난 사람들을 떠올려보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눈 앞에 있는 조현이 특별한 걸지도.
" 맥콜을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 땡기는 날도 있으니, 알려주시면 좋겠네요. "
솔직히 맥콜이 그다지 맛있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냥 물보다는 낫기도 했으니까?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조현을 빠안히 바라보려고 했다.
" 저는 음.. 먹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적게 찌는 편일까요. 저도 평소에 운동을 해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
승리의 브이 자를 그리며 웃는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저도 모르게 살짝 풀린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으려나? 오히려 조현 쪽에서도 눈을 마주치면, 살짝 어색한 건지 부끄러운 건진 몰라도 눈을 피하려고 했겠지.
비싸도 상관 없다는 말에 "진짜로 그런 곳 가버릴지도 몰라요?" 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실제로는 그런 곳이 아닌 그냥 평범한 곳으로 갔겠지. 그야 살 떨려서 정말 비싼 곳은 못 가고... 은근슬쩍 손깍지를 끼면 반쯤 감았던 눈을 살짝 크게 뜨며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평정을 되찾았는지 손깍지를 꼭 쥐고 앞장서려고 했을까. 방심할 수 없다고도 생각하면서.
" 고르곤졸라에... 리조또 하나정도...? "
그렇다고 해서 많이 먹는 편은 아니었으니, 고르곤졸라 피자에 리조또 하나정도 추가해도 되냐는 듯이 조현을 바라보았으려나. 파스타까지 합치면 이정도만 해도 양이 꽤 많았다.
1. 사전 단계 (구글폼 링크) 위 링크의 첫번째 항목을 통해 참가하고자 하는 캐릭터의 채팅방/가디언넷 닉네임과, 캐릭터가 마피아게임에서 쓸 암호명(되도록이면 캐릭터와 관련없는 것을 권장)을 제출해주시면 됩니다. 인당 한 명의 캐릭터만 참가 가능합니다.
2. 직업 발표 이후 사회자가 랜덤으로 캐릭터의 암호명 - 직업의 형식으로 직업을 발표합니다.
3. 직업 직업은 마피아, 경찰, 의사, 시민이 있습니다. 인원수는 기본적으로 마피아 2/경찰 1/의사 1이나, 참가 인원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두 명 이상인 직업은 밤마다 번갈아가며 저격합니다. (ex: 첫날밤에는 1번 마피아가 살해, 둘째날 밤에는 2번 마피아가 살해) 3-1. 마피아: 매일 밤마다 한 명을 지정해서 죽일 수 있습니다. 마피아들끼리도 서로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팀킬이 될 수도 있습니다. 3-2. 경찰: 매일 밤마다 한 명을 지목해서 그 사람이 마피아인지, 아닌지 수사할 수 있습니다. 마피아가 아닌 경우 그 어떤 공지도 올라가지 않으며, 마피아가 경찰을 죽인 경우에도 수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습니다. 지목한 상대가 마피아인 경우 경찰이 지목한 상대는 마피아가 맞다는 공지가 올라갑니다. 3-3. 의사: 매일 밤마다 한 명을 지목해 마피아의 살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힐 가능.
4. 진행 마피아게임은 채팅스레에서, 캐입으로 진행됩니다. 참여 캐릭터들은 닉네임 앞에 (맢겜)을 붙여주세요. 참여하지 않는 캐릭터들은 관전 가능! 사망자는 닉네임 뒤에 (사망)을 붙여주세요. 사망자의 채팅은 간단한 잡담에 한해 허용합니다. 생존자들도 사망자의 채팅을 볼 수 있습니다.
5. 낮 시간대 낮 시간대는 참여자간의 자유로운 토론으로 처형할 사람을 고를 수 있습니다. 사회자는 1차적으로 처형 후보들을 골라내고, 후보들 중 다수결로 지목된 사람을 추려내 2차적으로 찬반 투표를 합니다. 처형이 결정된 사람은 최후변론을 할 수 있습니다. 처형된 사람은 직업이 공개됩니다.
6. 밤 시간대 (구글폼 링크) 밤 시간대가 되면 각 직업은 위 링크의 두번째 항목을 통해 저격 상대를 지목합니다. 밤이 끝날 때까지 지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스킵됩니다. 밤 시간대에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7. 승패 마피아가 전부 사망하면 시민 진영의 승리, 그렇지 못하면 최후의 2인이 남을 때까지 게임이 계속됩니다. 최후의 2인에 마피아가 포함되어 있으면 마피아의 승리입니다.
"그래도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걸로도 조금.. 괜찮지 않을까요." "너무 당기기만 하면 끊어져 버릴 테니까요. 느슨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때 여기는 좋아 보여요." 전투를 한다고 하여도 사람은 살아가니까요. 가끔 맛있는 걸 먹고 싶다. 그런 게 없을 리가요. 라고 말합니다.
"다진고기로 만들 수 있는 건 참 많지요.." 그냥 말하는 것만 봐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민치가스라던가도 가능하고요. 라고 농담같이 말하네요. 크로켓에 포함되는 거겠지만. 문이 열린 동안 또 찾아주시면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해시라이스요?" 궁금해지네요.. 그 때에는 아마. gp를 들고 와서 낼 것 같지만요. 라고 말합니다. S.J님께서 한턱쏘는 것에 기대서 함박은 먹어도 해시라이스까지 얻어먹으면 죄송하니까요. 라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그래도 최대 200gp면 2만원이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1gp=100원정도 금요일날.. 이라고 가디언칩의 알람에 적어놓으려 합니다.
"어쩌면 조금 이상하게 섞인 터라 놓치면 계에속 못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이지요?" 웃으며 조각을 들어올려 냠 합니다.
"어디보자.....머루, 아니 토순이. 도미니크씨. 그리고 란....풍란이. 이렇게 셋."
요 근래의 기억을 곰곰히 되짚으며 하나 하나 세어보았다. 응, 세명 만났구나. 그러고 보면 토순이 빼고는 가디언넷 닉네임을 잘 모른다. 눈 앞의 소녀도 어쩌면 가디언넷에서 대화를 나눈 상대인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호기심이 솟는다.
"응. 편하게 대해도 괜찮아. 모르가나는 가디언넷.....카톡 닉네임이 있어?"
눈앞의 소녀, 모르가나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 모양이다. 하긴 딱봐도 엣되보이는 인상이긴 하다. 물론 우리 세계에선 젊고 어린 외형으로도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고위 존재들이 많으니 속단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헤에....꽤나 카페에 자주 다녀? 잘 아네. 마침 요즘 제철인 딸기 파르페가 상당히 평가가 좋아. 그거랑 블루 에이드를 같이 줄게. 얼마전 개구리 성인이 뿌렸던걸 어레인지한 버전이야."
당당한 걸음걸이와 사양 없는 요구를 보건데, 모르가나는 혹시 자신의 세계에선 높으신 아가씨인게 아닐까? 물론 이쪽이 흔쾌히 대접하겠다는데 망설이거나 쭈뼛거리는 것 보단 저런 태도가 나도 편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서민들이라면 눈치 볼법한 상황에서도 당당하다. 기품이 있다고 할까. 그러나 우리 딸기 파르페는 맛을 100면체를 굴렸을 때 97이 나올 정도로는 맛있는 편이다. 다른 세계의 미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분명 그녀도 좋아할 것이다.
나는 주방에 들려 가볍게 메뉴를 완성하곤, 금새 내왔다. 인기 메뉴기에 손에 익어서 오래 걸릴 것도 없다.
"으음, 음... 사실 고백하자면, 달떡은 내 레시피가 아니라, 어디 항성계 위성 쪽 토끼들 레시피긴 하지만 말야."
나도 건너건너 알고 있는 거고, 응, 가끔 걔네 일 바쁠 때 도와주는 정도지만. 멋쩍게 덧붙였다. 채팅방에서 내내 달떡은 농담이니까! 하고 넘어가려던 게 상황을 무마하려고 한 말이 아닌, 진심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별이고, 걔네는 달토끼고.. 항성과 행성의 차이랄까.. 웅얼웅얼 변명을 늘어놓다가 미안한지 목소리가 조금 기어들어갔다.
"그래도, 그래도 알고 싶으면 알려줄 수 있어. 응, 미안해."
마카롱 얻어먹고 이게 뭐람. 양손에 얼굴 잠깐 푹 묻었다가 고개 들었다. 민망하고 미안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점장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꽤 사려깊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버렸다. 후배를 걱정하는 마음도 들었을까. 자세한 내막을 잘 알지 못하니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그, 후배는.. 지금은 괜찮아?"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점장을 나중에 만나게 되면, 꼭 사과해야겠다고.
"분위기 안 어색했어?!?"
나라면 절대 못했을텐데, 응. 진화씨 대단하네. 하고 웃었다.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생각보다.. 으음.. 이런 이야기를 들어버리면 진화 씨 카페를 따로 차리란 말도 못하겠네, 이런."
확실히 이곳엔 강자가 많으니까... 하지만, 말했다시피 자신을 평균으로 잡는게 좋을지는 모르겠다. 성적은... 하위권이라고 생각하는데...
" 그건만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하찮은 걸 베었다- 라는 부분은 결단코 아니다. 알맞은 상대에게 일전을 다한다. 이쪽이다. 나는 싸우는 걸 좋아했다. 가열차게 붙은 열기 속에서 뒤늦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되는 순간. 시원한 물결이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전신을 쓸고 올라가며 과열되어 가는 몸을 식혀주는 주자의 고양(Runner's High)이 일어난다. 나를 일깨우는 그 감각이 좋다.
" 그래요, 모든 사람을 이해할 필요는 없죠. 친한 사람이라도 너무 깊게 파고들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안 친한 사람이라면 더 그렇고. "
뜨겁지도 않은지 야끼소바를 빠르게 먹어치우는 당신을 보면서도 나는 속도를 맞출 생각도 없이 천천히 한 젓가락을 들었다. 이 일상의 순간에도 나와 당신의 속도는 다르다. 나도 하려고 한다면 이 뜨거운 국물을 한꺼번에 들이킬 수 있을 거다. 의념을 돌리는 한 나는 상태창에 S라는 한 글자로 표현되는 '건강'을 지니기에, 아무렇지 않게 위장 속에 국물을 다 담아 버리곤 '이 정도면 일반인은 목이 꽤 따가웠겠네.'같은 심심한 감상을 던질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이게 식사이기 때문이다.
알려드릴게요 전원이라고 적힌 버튼은 에어컨을 켜고 끕니다. 위 아래 화살표는 온도를 높히거나 낮춥니다. 청정은 공기를 쾌적하게 해줍니다. 자동청소는 에어컨 습기를 제거해줍니다 핵미사일 사일로 버튼은 전쟁 준비를 한결 편하게 도와줍니다. 크툴루라고 적힌 버튼은 보더라도 누르지 마시고 AS센터에 문의하세요.
항성계 위성 쪽 토끼들, 인가. 머루도 토끼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다른 곳에 있는 토끼인걸까? 솔직히 말해서...토끼들의 분파에 능한 것은 아니니까. 다만 어쩐지 그녀가 미안한 모습을 보니까 괜한 말을 한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그러니까 나는 고개를 젓곤, 드물게도 단호한 말투로 확고하게 말하는 것이다.
"아니야. 내가 괜한 이야기를 했나봐. 너무 신경쓰지 말아줘. 머루...토순이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던건 아니었어."
친구와의 우정의 증표를 가지고 싶었던거지, 장사를 위한 기밀 레시피 따위를 욕심 내려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녀가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그 의사를 밝혔다. 밝고 활기찬 그녀가 울적해하니까 양심통이 찔려와서 견디기 힘들다. 부디 날 위해서라도 기운 차려줬으면 좋겠다.
"응, 아마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해. 일단 점장과 관련된 문제는 해결되었거든."
거기에도 수 많은 우여곡절과 큰 싸움이 있긴 했지만....어쨌거나 지금은 건강히 지내고 있다고 한다. 듣기로는 큰 저택의 주인이 되었다는 소문도 있다고 나는 덧붙였다.
"엄청나게 어색했어. 그치만....왠지 그 다음날 찾아가지 않으면, 점장이랑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후배를 위해 싸워주기로 약속했으니까. 그 다음날에도 태연하게 만나지 않는다면, 점장과는 결국 대적자에서 멈출 것만 같았다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그 때의 심정을, 나는 다른 차원의 친구에게 얘기하며 쓰게 웃었다. 그러니까 나는 고집을 부렸던 것이다. 서투르지만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하니까.
"그렇네, 사실 굳이 여기에서 일하는건....돈이 목적이라기 보단, 여기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은거니까."
그러니까 내 실력이 일취월장해진다고 해도, 독립을 할 진 모르겠다.....다만 당근 마카롱을 정규 메뉴에 넣는건 굉장히 호의적인 관점으로 고려하겠다고, 나는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검은 눈의 남색 머리칼을 가진 짧은 꽁지머리의 남성이 쭈그려 앉아 조용히 무언갈 하고 있었다. 수상해 보일 법한데도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듯,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빼면 가만히 멈춰 자기 할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 갔다면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으응. 돌아가면 좋은 자리로 찾아볼게."
몇 가지 중얼거리는 대화를 나누는 그의 앞에는 악어거북 세 마리가 있었다. 수상한 행동에 수상한 동물이 함께. 그는 곧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면 인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1596260354>166 대단하죠... (자신의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고, 친구가 몸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 ! (땡그랗게 뜨는 순진한 눈에 좀 미안하지만 사실이었다!) 왜 자꾸 뭔가를 곁들이는 건가요-!! (합체-댕댕이의 무릎을 노리자 이족보행의 고질적 문제로 균형을 잃어버린 합체-댕댕이를 넘어뜨리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살짝 빈 틈에 태클을 걸었다.) 좋아, 이대로... 어, 어라? (잠깐만, 미안해라니? 라고 생각하자마자 빛 덩어리가 날아오는데... 빛 덩어리에 나를 휘말아 드셔보세요. ...가 아니야!! 휘말리잖아!!!)
"에헤헤, 별로 큰 일을 한 건 아닌걸. 그리고 챙겨주었다기 보다는 친구가 되었다는 느낌이지."
물론 이 세계에서 화폐 차이로 고생하는걸 보고 지금처럼 음식을 대신 사주거나 값을 지불해주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챙겨주었다고 하면 어쩐지 나와 어울린 다른 세계 사람들이 불쌍한 사람들이 되고, 내가 그걸 돌봐준듯한 우쭐거리는 느낌이라 좋지 않다. 나는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친구끼리는 사소한 대접은 흔하지 않은가.
"앗, 그렇구나. 가디언넷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면 반가울거야! 나는 거기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니까. 내 닉네임은 ...디지몬초진화! 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가나는 본명을 닉네임으로 쓰는구나. 그런점에선 내 닉네임과 어느정도 흡사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스스로의 닉네임을 소개할 땐, 왠지 입으로 말하려니 부끄러워져서 조금 작아진 목소리로 수줍게 말하는 것이다.
"헤에. 응. 우리 세계에서도 엣된 외견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거든. 모르가나의 태도도 어딘가 기품이 있어서, 높으신 아가씨일까~ 생각하긴 했었어."
그녀에게 디저트를 내어주고 맞은 자리에 앉아서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왕실 마법사라면...우리쪽의 마도 같은걸까. 그녀가 보석을 간단히 대하는 것이, 어쩌면 능력에 관계있는 걸지도.
잔잔한 개울같은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었습니다. 다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고는 아나나스를 거북이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와. 하는 소리를 냅니다. 이쪽 세상에서도 그런 종류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이가 있는지는 설정을 잘 몰라서 모르겠지만. 다림은 못 하거든요. 어떻게 하신 건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원래 아나나스였던 애들을 이렇게 만들다니.. 그런 쪽 능력을 가지고 계신 거였나요?"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아나나스들이 저렇게 변한 것에 다행을 느끼는 것은 파인애플이라며 누가 잡아가서 식당가로 끌려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