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과 영웅서가의 크로스오버 어장입니다. * 크로스오버 기간은 7/10~17일까지입니다. :) * 멀티를 뛰는 사람이 있더라도, 크로스오버가 끝나면 모르는 척 합시다. * AT필드는 누군가를 상처입힙니다. * 가급적이면 누군가가 찾아오면 인사를 하도록 합시다. * 잡담을 할 때는 끼어들기 쉽고 소외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합시다.
현대어를 사용하지만 어딘지 예스러운 말씨를 쓰는 목소리가 당신한테 말을 겁니다. 그 소리가 어디에서 들려왔냐 하면은...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던 한 학생한테서 나온 목소리였습니다. 정확히는 그 학생의 머리에 얹혀있는 고양이인 것 같지요? 학생 쪽은 당황스럽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어쩔 줄 몰라하는 눈치였거든요. 당신이 귀가 좋다면 그 남학생이 잇새로 나지막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지도 몰라요. '야, 그렇게 아무한테나 말 걸면 안 되지...''날 믿어보라니까?'
호랑이 무늬의 고양이─아니, 잘 보면 고양이가 아니라 정말 호랑이인 것 같기도...─가 앞발을 들어 인사합니다.
"혹시- 지금 시간 괜찮니? 우리가 이제 막 길바닥에서부터 장사를 시작한 참인데, 아가씨가 첫 번째 손님이 되어주면 좋겠다 싶어서~ 한 번만 점 보고 가주라. 응?" "......"
고양이는 꼬리를 살랑거리고, 고양이를 머리에 얹은 남학생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다림이 길을 지나갑니다. 네... 별 일 없으면 다림이 발이 넓어서 그런지 매우 많은 운동량을 자랑하는 거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보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학생과 호양이인 것입니다.. 귀가 좋다기보다는 안 들리는 것 같자 청력을 강화한 것이었지요. 그러다가 점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점... 인가요?"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하는 호랑이(고양이 크기지만)와 남학생을 바라봅니다. 첫 번째 손님이라는 것에 저는.. 점을 보면 조금 어그러질 서 있는데. 그래도 괜찮다면 봐 주실 수 있나요? 라고 웃는 다림입니다.
"돗자리면 조금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오래도록 앉아 계셨던 것 같다고 말하며 혹시 대여같은 걸 못 하신 거라면 복채를 일부 대신해서 카페라도 가는 건 어떨까요? 라고 말하는 은근히 상냥한 타입이려나?
"말하는 너구리가 동아리 부장님도 맡는걸요." 고양이..음. 호랑이..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면서 신기하다는 말을 하자 어라? 라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민간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으면서도 설마 게이트 너머에서.. 라는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혹시.. 게이트 너머에서 오셨나요?" 요즘 만나는 분들에게 계속 물어보고 있는 것 같은데, 다림의 발넓음은 이 분들을 만난 적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에. 점이 좀 어그러져도 원망하시면 안되지만요?" 다림이와 점술은... 매우 어그러지는 게.. 행운 스테이터스가.. 높다거나. 죽음을 부르는 사람이라던가. 그런 것 때문에 하기 까다로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에어컨이라는 말에 3월에 에어컨이라니 더위를 많이 타시는 모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반려동물.. 아마 출입 가능할 거에요." 라고 해도 이미 말을 하니까 가능할 걸요..(사실 너구리가 운영하는 카페도 있는 마당에 호양이 정도야..) 라면서 저쪽에 있는 대형 카페를 가리킵니다. 카페로 들어가면 바람이 통해서 시원하려나요?
눈을 크게 뜨자 그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는 지훈이였다. 예쁜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평소에는 대충 뜨고다니는 걸까. 알 길은 없었다.
" 맞아. 나도 학교 다니는 학생. 17이니까, 네가 학교를 안 다닌다면 나보단 형이겠네. "
자신보다 동생이라는 말에 "그럼 형이라고 불러줄까?" 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말이 디폴트인 그였지만 굳이 존대나 높임 표현을 안 쓰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나저나 옷이 키에 맞을지는... 적당히 반바지 종류도 있었으니 아마 바지도 대충은 입을 수 있었을 거다. 아마도. 뭘 먹어야 그렇게 크냐고 물었다면 "우유려나..." 라고 애매하게 답했겠지. 저도 잘은 몰랐으니.
" 안 돌려주고 입고 가도 상관 없지만. "
이세계인에게 옷을 선물하는 경험도 꽤나 드문 것일테고. 소심하게 한마디를 건넨 것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치고는, "대신 그걸로 날 기억해주면 충분해." 라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겠지. 뭔가 행동이 빳빳하게 굳은 건... 기분탓인가?
" 에이, 설마. 아... 우리 집에 마법 쓰는 흰색 너구리가 하나 살긴 하는데... 괜찮겠지. "
순간 그 너구리녀석이 생각났는지 살짝 표정이 굳은 채로 문을 열어보았지만, 집 안은 아무도 없었다. 어디 산책이라도 나간 건가? 기숙사 안은 꽤나 깔끔하면서도 살짝씩 어질러진 구석이 있어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은 주었겠지. 지훈이 들어가자마자 옷걸이에서 반팔 반바지 츄리닝을 하나씩 꺼내 랑댕이에게 건넸으려나.
"네. 요리부 부장님이셔요" 뽁뽁뽁거리며 돌아다니는 털이 복실복실하고 완전 귀여운 너구리라고 사진을 보여주며 말해주려 합니다. 엄청 귀여워요. 너구리랑 장난치는 학생도 매우 귀엽지만요. 그 학생은 다림에게 물어보면 친구라고 설명해줄 것으로 알게 되겠지만. 지금 설명은 하지 않네요.
"점 못 봤다고 복채를 안 주다뇨 그렇게 쪼잔하게 보였나요?" 너무하셔라.. 라고 말끝을 살짝 늘이지만 진짜로 그런 감정이 들었다는 건 아닙니다. 고양이크기의 호랑이는 사실 조금 신기하지만. 그런 감정을 꽤 능숙하게 컨트롤하는군요.
"네에. 카페로 가요" 돗자리 정리가 익숙하다는 것에 많이 해보신 걸까요. 같은 생각을 하며 뭐 좋아하시는 거 있으신가요? 라면서 아무거나라고 하면 정말 아무거나로 딸기스무디에 에스프레소 샷추가같은 걸 시킬 거에요? 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