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롶주의 완벽한 캐해석에 엄지를 척..! :D 찐우정 발휘되면 '하여튼. 약해서 어디 가서 맞고 오는거 아니야~ 약한건 죄라구?' 하면서 놀리다가 자신한테 관심 안 둘때쯤 슬며시 나가서 누가 그랬는지 수소문하고 끝까지 찾아가서 줘패고 박살내놓을것 같다는 게 오너의 피셜~~! :D
당신의 말에 더 뭐라고 하지 못했다. 배려심이 뛰어나다. 자신이? 아냐. 이건 아닌데. 그런 부류의 사람은 지금껏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사람을 사귀고. 친하게 지내는 과정이. 예전의 그 광기 어린 다짐을 했던 자신을 이렇게나 무뎌지도록 만든 것일까. 아니면. 그저 당신이 보는 자신은 그런 느낌이었을까. 어째 진지하고 심오한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 지금이 더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분명 기분탓이 아닐 것이다. 맙소사. 그렇다면 자신은 여전히 망가진 게 맞는데. 어째서.
아무리 스스로 자문자답한다고 한들 그 의문이 풀릴 리 있을까. 주양은 곧 자신이 어쩌다 보니 오늘의 이 이야기 흐름에 잘 몰입해서, 이 거짓된 모습을 어쩌다 보니 완벽하도록 잘 만들었다~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래. 그저 허상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 이상하면서 묘한 기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참. 이 친구도 꽤 대단한 사람이라고 급기야는 속으로 인정해버렸다. 어지간해서는 그럴 일이 없었는데. 자신을 이리도 혼란스럽게 만든 건 현궁에 있는 또 다른 단짝 이후로 처음이었다. 자. 계속 내적인 의식의 흐름만 흘려보내고 있어봐야. 아무 의미 없다. 뒤늦게서야 지금의 말이 완전한 진심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하나의 세이브 포인트에 도달했다. 장난도 짓궂지~ 하며 주양은 씩 웃고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아하~ 그건 어쩔 수 없지! 일단 재미있는 일이 없으면 서운하다는 것에 동의했으니까 그거면 됐어~ 감정 기복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즐기는 게 제일 좋은 법이기도 하니까~?"
그러고는 당신이 가리키는대로 당신과 자신의 모습을 번갈아보고는 키득거리면서 맞네, 맞아~ 하고 맞장구를 쳤다. 인생을 살며 단조로운 평화를 산산조각내는 해프닝이 하나정도는 있어야 재미있는 삶이지. 그 해프닝이 가볍든 무겁든, 일단 있으면 좋다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었다.
"으으음.. 그건 모르겠네. 무기 사감님은 쥐가 학생들을 돕고 있다고 했고.. 주작님은 학원에 숨어든 쥐는 한둘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믿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공통적으로 언급된 건 쥐새끼인데. 해석이 갈릴 수 있나..?"
역시 이래서 자신은 깊이 파고드는 것을 썩 선호하지 않았다. 파면 팔수록, 아직 충분하지 않은 이 정보만으로는 머리만 아플 뿐이다. 뭔가. 결정적인 힌트가 하나 주어진다면 수월하게 이 직소 퍼즐을 하나하나 천천히 맞춰 완성작을 내보일 수 있을텐데, 자꾸만 퍼즐이 하나둘씩 어긋나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당신의 말을 들으며 오. 하는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허나 큰 의미는 없었기에 금방 다시 키득거리며 웃을 수 있었다. 애초에. 자신은 의심을 하는 건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 생각이었기에.
"너의 말도 일리가 있는걸? 하지만 난 의심 안 하려고! 쥐가 누군지, 어디서 지켜보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나 다 의심한다고 풀리는 건 없잖아?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까지는. 이해하고 믿어줘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하면서. 아주 잠깐의 방심이나 실수로 흘리게 될 증거를 놓치지 않는 것. 주양만의 수색 방식이었다. 의심은. 수상쩍은 기운이 돌거나 그런 증거들이 하나둘씩 쌓여갈 때 쯤에서야 조금씩 하기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대책 없는 의심은, 적당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의문점을 풀어내는 것처럼 자신의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니까. 차라리 너 눈빛이 의심스러워. 너가 쥐새끼지! 하거나 내 관심법으로 훑어보니 네놈의 머릿속에는 쥐새끼가 살고 있구나. 하고 무차별 의심을 행사하면 편하기는 할 지언정 더더욱 큰 혼란만 줄 뿐이었다.
이윽고 당신이 써낸 글씨. 단 두 글씨였지만, 지금의 이 가벼운 상황을 조금 반전시켰을지도 모를 그 글씨. 죽었다고 알고 있었다. 직계 가문 놈들도. 마법사 전쟁 이후 매구는 죽었다며 거의 통곡에 가까운 징징거림을 최근까지도 종종 읊어대던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던 것을 본 적 있다. 헌데. 그런 자가 어째서?
".. 오호라.... 꽤. 아주 많이. 재미있게 흘러가겠네."
조금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쾌락주의자 서 주양의 넘치는 흥과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 그래. 이렇게 일이 흘러가야. 더더욱 아찔한 감정 기복을 느끼며 놀아볼 수 있겠지. 자신은 그 어떤 졸대적 존재도. 그렇다고 유능한 존재도 아닌 일개 학생이었지만. 그렇다고 흥미를 느끼지 말라는 법은 없었으니.
>>606 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매구모드 off하고 좀 더 조사한다는 성의를 봐서 넘어가주지..! (그리고 통수를 맞고 쓰러지고)(?)
>>6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히 짜증나지만까지는 오너가 노렸는데 다른 건 얘도 사람이다 보니 진행되면서 처음 설정이랑 좀 다른 모습도 많이 보이고.. 감정도 변화시키다 보니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지만! 엘롶이랑 마성의 짱친 되는건 나도 환영이니까 기쁘다~~! 헉 그리고 좋은 해석 너무너무 고마워~! :D (꾸와아아아아아악)(?)
후후.. 오늘 새벽에도 말했지만! 나는 일단 답레가 올라와있으면 호다닥 적어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인거야! :P
그 습격이 무색하게, 일상으로 꽤 빠르게 돌아왔습니다. 혜향 교수님의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만 있군요. 오늘은.
혜향 교수는 학교 앞 숲에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하나의 커다란 수조와 처음 보는 형태의 새 두 마리와 함께요.
' 다들 어서오세요!! '
혜향 교수님이 활짝 웃으며 당신들을 반겼습니다. 그는 오늘도 긴팔 코트를 걸치고 있습니다. 그의 뒤에는 다리가 하나인 학을 닮은 새가 고고하게 서 있습니다. 몸이 푸르고 붉은데다, 부리는 또 흰 색입니다. 새의 몸에는 하네스 줄이 달려 있고 몸 전체에 노란 부적이 붙어있습니다.
또 다른 새는, 까치를 닮은 검붉은 새입니다. 머리가 두 개, 다리가 4개인.. 독특한 새네요. 까치를 닮은 검붉은 새는 혜향 교수의 머리와 어깨를 번갈아 뛰고 있습니다.
일반인이었다면 병동에 오기 전에 죽었을거다. 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말이 무색하게 레오는 금방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두 다리는 멀쩡해서 걷는데는 별 이상이 없었기에 상반신과 오른쪽 팔에 붕대를 칭칭감은 모습이었지만 성격은 어디가지 않았는지 지나가다가 건드리는 사람마다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 교수님 질문.. "
무의식적으로 한 쪽 팔을 들었다가 밀려오는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고 아이씨.. 하고 몸을 웅크렸던 레오는 잠깐 그대로 통증이 가시기를 기다렸다. 한 번 아팠던 자리는 잠시동안 심장이 한 번 뛸때마다 한 번씩 욱신거렸다. 레오는 어느정도 고통이 가시자 다시 천천히 몸을 들고 말했다.
정말 그 말대로다. 거의 전교생과 교수진이 휘말렸던 사건이 거짓말처럼 일상으로 복구되는데 걸린 시간이 고작 이정도라니.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면 다들 홀렸거나 임페리오에 걸렸었던 탓, 아니 덕분인가.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밝게 돌아온 사람이 한명 있었다. 누구냐고 물을 것도 없이 혜향 교수 되시겠다.
그런 일이 있었어도 수업은 진행되어야 한다, 라는건지 어쩐건지. 학교의 방침도 방침이지만 임페리오에 연달아 조종 당하고도 해맑은 혜향 교수가 제일 신기하다.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 앞 숲으로 나가 그 모습을 직접 보니 더 신기하고.
긍정적인건지 낙천적인건지, 아니면...
오늘의 수업 내용을 말하는 혜향 교수의 주변에 못 보던 동물들이 있는걸 보고,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윤을 찾아간다. 신비한 동물 수업은 솔직히 취향이 아니어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맙소사. 교수님은 회복이 정말 빠르신가보다. 아니면, 임페리오에 당할 당시는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 걸까. 심오하고 진지한 이전 상황마저도 지난 날의 꿈처럼 스쳐 지나가게 할 법한 교수님의 모습에 주양 역시 깨발랄하고 방정맞은 모습을 내비치며 손을 격하게 붕방거렸다. 게시판에 붙은 도움 요청들을 보고, 직접 발로 뛰며 엉성하고 어색한 택배기사 연기를 하던 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와아아~! 한 마리도 대박인데 세 마리 씩이나. 교수님 대단하신걸요~? 오늘 볼 신기한 동물들은. 전부 새인건가요~?"
그 밝은 모습에 더더욱 동화되어서인가, 주양의 반응과 리액션 역시 평소보다 더더욱 활발하고 발랄해진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도 그랬다.
습격이 무색하게도 평소처럼 돌아오는 이 풍경이 이제는 이상하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그날의 습격은 당연하게도 평소라는 풍경에 녹아있었다. 아니면- 그냥 그러는 척 하는 걸지도 모르지.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만 적혀 있는 일정을 보던 단태는 샐쭉- 눈을 가늘게 떴다가 히죽하니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어찌됐든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건 나쁜 징조는 아닐지도 모른다.
걸어가다보니 학교 앞 숲에서 기다리고 있는 혜향 교수님을 발견했지만 단태의 시선은 혜향 교수님보다는 수조와 처음보는 새들에게 향해 있었다. 푸르고 붉은색에 흰색 부리, 다리가 하나인 학을 닮은 새와 머리 두개 다리 네개의 혜향 교수님의 머리와 어깨를 번갈아가며 폴짝폴짝 뛰고 있는 새 한마리. 어, 그러니까- 단태는 눈썹을 슬그머니 찌푸려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