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일단 벨주 독백을 보고... 보.... (아들이 아닌 가주로서 당신을 불렀습니다. 하는 벨이 박력에 심정지 옴)(????) 나는 벨주가 성장서사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서도 맨날 벨이가 걷 죽는다는 말만 하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0 그리고 벨이 아버지는...임페리오랑 어둠의 마법사가 나빴다 진짜 ㅠㅠㅠㅠㅠㅜ 이 어미의 유언입니다. 라니 벨이네 어머님... 어머님...? (동공지진)
>>285 이제 이리뱀뱀땃땃주(?)는 저희 동화학원 공식 맛집 썰 요리사여요!((땃주: 누구 맘대로요?)) 저..저 쥐구멍 가면 또 막겠죠..?😳 부끄러워서 어딘가로 쏙 숨고 싶은데 안되니까 얌전히 쑤다담을 받을게요...🙈🙈🙈 ((기뻐요!)) 근사한 하루가 될 것 같아요...오늘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긴다면 이걸로 이겨내고도 남을 것 같구..
>>286 어휘력이 고장나셨다뇨..! 기립박수 3000번도 근사한 말씀이셔요.🥰 으아으아아 너무 부끄..부끄러워요...🤯 다들 너무 예쁘고 멋진 말만 해주시면 제가 엄청 오만해진다구요! 거, 거만하게 커버릴지도 몰라요! 금쪽이가 될 거예요!(?)
주양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벽에 나온 썰풀이대로 나와버리는 건가요..? ((팝콘을 꺼내요!))
>>290 제 안의 유교가 들끓는 대사였답니다. 엄마를 공경해야지 이 나쁜 벨..! ((벨에게 훈장님 회초리를 들어요!)) 꺅, 살아나셔요..!! ((심폐소생술을 해드려요!!)) tmi지만 어머니의 미들네임은 살아생전 남편의 이름을 따랐던거랍니다..원래는 헬레나 줄린 언더테이커였어요.😌 어머님의 유언은....🙄 저, 저는 모르는 일이구..
벌써 4시가 다 되어가요..큰일났다..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은데 꾸벅꾸벅 졸면서 옹알옹알 하게 되는 거 있죠.. 사실 지금도 하나하나 타이핑 치면서 이게 이 뜻으로 쓰였나..? 하고 한글자한글자 다시 읽고 쓰기를 반복해서 큰일이에요...😓 사실 방금, 방금이란 단어가 언제 쓰이지 하고 흐려졌어요..큰일이에요...다들 오늘 이벤트 정말 고생하셨어요. 몽실몽실하고 근사한 새벽 되시길 바랄게요..저희 애들 행복해져야하구...약속이에요...다른 분들이랑 대화 하고 싶지만...그렇지만 졸리구..그리고 다들 너무 따뜻하셔서 근사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고...잘자요..!!🛌🛌🛌
>>300 본인이 안 괜찮은 상태라서 라는 말에 일단 냅다 울고 갈게 8ㅁ8 아이고 엘롶아... 엘롶아.... 엉엉. 그런건 일단 일상을 돌리다보면 찬찬히 해결될 문제일 것 같기도 하니까 벌써부터 너무 걱정하지 말자구 O.< 사실 땃태, 자기가 목을 잡아봤으면 잡아봤지 잡혀본 적은 처음이라 좀 색다르다고 느끼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왱왈왱왈.
굳이 따져보자면 레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에 가까웠다. 그 이상한 짐승에게 채이고 난 뒤에서부터는 기억이 없었다. 정신이 들었던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닌 몸이 추웠기 때문이었을까. 정신이 몽롱해져 아픈것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몸이 추워서 부르르 떨면서 일어났을 뿐이다. 마치 잠에서 깨는 것 처럼, 레오는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다. 고개만은 제대로 들어져서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피딱지가 굳어 눈이 떠지질 않았다. 한 쪽눈이 떠지지 않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레오는 한 쪽 눈의 시력을 아예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차분할 수 있었다. 그런것까지 신경쓸만큼 정신상태가 여유롭지 못했으니까.
" .... "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보였고 목소리가 들렸다. 문제였다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오른쪽 팔은 아예 힘을 못쓰게 되었고 남은 것은 왼쪽 손 뿐이었다. 레오는 지팡이를 들고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겨눴다가 툭 하고 떨어트렸다. 어느 정도 소리가 가까워지자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인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무어라 말을 하기 위해 입술을 벌렸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시 입을 닫았다. 천천히 들어올려지고 부축해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끝났구나. 전부 끝났구나.
" 아..! ... 아파.. 이 년아.. 너는.. 멀쩡한가보네.. "
처음으로 한 말은 그것이었다. 안심이 되었으니까. 자기 옆에 있는 주궁의 선배-라기 보다는 원수에 가까운 친구-와 조금 더 멀리에 보이는 다른 기숙사에서 처음 사귄 친구가 보였으니까. 전부 다 끝났구나. 그게 무엇이던간에 전부 끝났구나.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건 여기서 더 아파질 일은 없겠다는 것이었다. 몸이 들어올려지자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상처난 부위가 움직이다 보니 레오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아프다고 말하거나, 작게 욕을 읊조릴 뿐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다들 싸웠다는 것일까. 레오는 같이 부축을 받는 단태를 보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슬쩍 웃어보였다.
" 괜찮아..? "
누가 누굴 걱정할 처지가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있다. 입고있던 옷이 전부 새빨갛게 변하고 심장이 뛸 때마다 상처난 부위들이 욱신거리며 아파왔지만 그럼에도 레오는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주양과 또 옆에서 부축받고 있는 단태를 번갈아 보며 괜찮냐고 묻거나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기가 웃는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는 모른다. 길게 흉터가 나 있는 왼쪽 눈은 이제 떠지지도 않는다.
레오는 짜증아닌 짜증을 부리곤 단태에게는 또 나름 다정하게 말했다. 비틀비틀 거리며 걷는 모습도 영 보기 좋지에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레오는 혼자서 걸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지금 걷는 것 만으로도 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던 레오는 무어라 말을 하려 입술을 벌렸다가 닫기를 반복하다가 인상을 살짝 찡그리곤 힘 없는 목소리로 누구를 향하는지 모르는 질문을 날렸다.
덤으로 지금 레스 쓰면서 듣고 있는 노래는 이것 :ㅇ!! 1:02 에 나오는 Hey yeah - RATATA- 하는 부분이랑 2:54초에 Handout darling~~!! 하는게 너무 좋다고 할까요! 레게 같으면서도 이렇게 목 긁는걸 좋아하는 저로써는 반할 수 밖에 없는 곡임당..!
>>301 앗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셀프딱밤!) 역시 그렇겠지~~~ 사실 정말 급하면 어떻게든 두뇌풀가동이 되니까(뇌: 살려줘...) 나도 심하게 걱정은 안 하려구~~~ 일상으로 풀어가는 거 좋아해서 그만큼 기대도 된다! ^~^ ㅋ 아 땃 진짜 너무ㅋㅋㅋㅋㅋㅋ 나사 빠지게 유쾌해서 웃어버렸어...ㅋㅋㅋㅋㅋㅋ 결론이 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땃태 멘탈은 안 상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려 우리 땃쥐는 농담도 잘 하는구나 용돈 줘야지..~~~~
으아악... 위장이 사정없이 배고픔을 호소해서 이제 자야겠다.... ;0 다들... 굿바이...!!!!
"음? 아냐아냐, 괜찮아~!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 패밀리어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치~?"
그냥 좋게좋게 괜찮다는 말만 하기에는 주양에게 기본적으로 탑재된 마인드 자체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꼭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하나씩 덧붙이면서 행동까지 곁들이는 것이다. 조금 더 무릎 가까이로, 고개를 살짝 더 숙인 당신의 등을 토닥거려준다거나 하는. 지금의 이 행동처럼 말이다. 애정이 남다른 사람은 이렇게 일반적인 이야기에서부터 그 반응이 다른 법이라는 것도 겸사겸사 배워가면서. 주양은 그저 킥킥 웃으며 당신의 등을 열심히 토닥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으음~ 그럼 서로서로 윈윈인거네~? 너는 좋은 파트너를. 라쉬는 좋은 사람을 만난거니까! 라쉬가 너에게 해준 게 많은 만큼. 너 역시 그렇게 많은 것을 돌려주고 있을 테니까~"
슬쩍 눈매가 가늘어졌다. 서로 주고받는 게 이런 애정이라는 것은 싹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이었다. 허나. 그것이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보는 때에는 한없이 관대해지기 마련이었다. 남들을 잘 이해하는 축에 속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남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프리하면서 자신에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른 한 켠으로는, 결국 자신이 좋을 대로 해석하고 마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면모를 뜻하기도 했다. 그리고 약시 주양은 전자보다는 후자의 해석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래봐야 남들의 판단이 아닌. 주양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이미지에 불과할 뿐이었지만.
"엑, 안돼! 절~대 반대야. 거기에 던져질 바에야 저기 잇는 암초에 던져지는게 훨씬 낫겠다..! 던질 거라면 차라리 우리 기숙사에 있는 호수에 던져줘!"
당신의 말에 꽤 과장되게 당황스러운 척을 해 보이면서도,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역시 암울한 기분을 떨쳐낼때는 이런 장난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다른 애정관이 은근슬쩍 스쳐 지나가, 결국에는 비슷한 결론에 닿게 되었다는 것을 주양이 알 턱이 없지만, 만약 알게 되었다면, 더더욱 지금의 이 흥미를 키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의 교차가 결국 한 점에서 종점을 찍는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었으니.
이윽고 주양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일단, 빙 돌려 말하지 않고 바로바로 결과만 내놓았다는 점이 주양에게는 꽤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마냥 가벼운 표정으로 듣고 있을 순 없었는지, 웃음기는 살짝 지워진 상태였으나. 그것을 당신이 볼 수 있지는 않았을테니.
"오호라~ 너도 주작님한테서 신탁을 들은거야? 내거랑은 다르게 엄~청 구체적인 느낌이라서 조금 질투나는걸. 아무튼. 연이은 고난이라.. 이거 참 미라클하구만~"
반응보다 앞섰던 잡담을 빠르게 조잘거리고 나서 주양은 흠 하고 제 턱을 매만졌다. 고난. 그리고 또 고난. 인생이 순탄하지 얺다는 것은 지금까지 겪어왔던 과정들을 통해 충분히 깨달은 것이었으나 지금의 이 문제는 격이 다른 듯 싶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당신이 이렇게 고심하며 꺼냈을 리 없었고, 굳이 아주 큰 고난이라고 표현할 리가 없었으니까. 어디까지나 처음인 당신에 대한 주양의 주관적인 해석이 섞여 있었으나, 예삿일이 아니라는 것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이거 참.. 꽤 재밌겠는데? 역시 파도 없는 바다처럼 잔잔하게, 감정기복이 없이 지내는 것보단. 이렇게 크게뒤흔들리면서 감정기복을 느끼는 게 훨씬 살아가는 맛이 날테니까~"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졌던. 모니터 너머의 사람들만 아는 일을 주양은 당연하게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니 이렇게 세상 좋게 재밌겠다느니 살아가는 맛이라느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고난이 닥치든. 여유롭게 넘겨버리겠다는 덧 없는 다짐도 섞어가면서.
"아이, Kitty~ 나 멀쩡하게 걸을 수 있는데? 난 심하게 다치지도 않았구, 공격을 받지도 않았는걸? 이쯤되면 행운의 여신이 나를 굽어 살피는게 아닐까?"
단태는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평소와 같이 뻔뻔하리만치 능청맞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상처라고는 같은 기숙사의 남자인 친구에게 세게 맞은 얼굴과 그 친구가 임페리우스 저주에 걸리는 바람에 붙잡힌 목에 남아있는 아주 흐릿한-사실 그렇게 흐릿하지 않을- 손자국 모양 그대로 남아있는 멍뿐이었다. 갑작스럽게 숨통이 트여서 콜록거리느냐고 목소리가 쉬어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주단태는 상당히 멀쩡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짝의 부축을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붙잡힌 이상, 꼼짝없이 그 손에 부축되어 걷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어서, 대신이라고 하기 뭐하지만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나는 괜찮다라던가, 차라리 지금 다른 팔로 부축하고 있는 사람을 제대로 부축하는 게 어떠냐라던가.
종국에는- 샐쭉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우리 자기- 힘도 세지." 하는 감탄사를 늘어놓는 것으로 그 재잘거림을 잠시 멈출 수 있었다.
"나를 걱정하는 것보다 자기를 걱정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달링. 자-, 이거 몇개로 보여?"
괜찮냐고 묻는 레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암적색 눈동자에 느물한 웃음기가 한껏 담기고 부축을 받은 상태로 레오의 앞에 손가락 두개를 펼쳐서 확인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미 단태에게 방금 탈들이 있었던 상황 같은 건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모양이다. 일단, 레오의 반응을 보니 단태는 레오가 주양과 사이가 묘하게 좋으면서도 또 묘하게 안좋은 걸 꽤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었다. 저런, 이거 완전히 중간에 끼어버린 입장인데. 멍이 들어있을 자신의 목 위에 손을 올리고 잡혔던 그대로, 남아있는 흔적을 따라 손끝을 움직이던 단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혼잣말처럼 질문을 던지는 레오를 향해 시선을 떨어트렸다. 끝났냐는 질문의 주어는 무엇인가. 지금의 상황이 끝났냐는 물음인가. 아니면 탈들의 공격이 완전히 끝났냐는 물음인가.
아니면 둘 다 포함되는 질문인가.
"쉿, 자기야. 지금은 다 괜찮을테니 크게 마음쓰지마."
상황이 모두 끝났을 때,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것처럼 주단태의 손이 레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했다.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평소와 똑같이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말하는 단태의 표정은 아주 잠깐, 슬그머니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이었다. 자연스럽게 단태는 주양에게 부축되어 있던 자세를 풀고 주양의 어깨에 팔을 둘러서 기대려했다. "난 이게 더 편해. 자기야~" 하고 덧붙히는 목소리는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 그것도 아주 듬뿍.
"와~ 도와주는 사람한테까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까. 아주 멀쩡하고 팔팔한가봐? 응? 확 그냥. 이대로 놔버릴까보다~ 아무튼! 당연히 난 괜찮지. 한대도 안 맞았으니까~ 조금 불공평하게도."
물론 말이 그렇다 뿐이지 진짜로 그럴 생각은 없었다. 다만. 베인 상처는 움직인다면 더더욱 벌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 무언가에 크게 베여본 적은 없었으니까. 크루시오에 당해봤다면 당해봤지, 놀랍게도 주양은 아직 물리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적은 없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 그 사실을 왜곡해서 해석하는 것도 주양의 쓸데없는 능력이었다. 왜일까. 그렇게 진심을 다해 공격했음에도 상대의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짜증으로 다가왔다. 물롬 그렇게 된 것에는 몹쓸 지팡이가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 제일 큰 이유로 다가왔다. 마지막에 터지면 무엇 하나. 이미 상황은 끝나버린 뒤인걸.
"어허. 그. 그러면 여보야의 목에 남은 자국은 여보야가 그린 문신이라도 되는거야~? 그런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일단 부축받는게 어때? 전에 병동까지 데려다준 보답이라고 생각하자구~"
이윽고 주양은 제 단짝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 다시 예상치 못한 호칭이 훅 들어온다. 주양의 시선이 살짝 떨렸으나. 지금은 그뿐이었다. 당신의 말에도 고집을 부리며 부축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손자국 모양의 멍도 멍이었고. 아까 임페리오에 걸렸을 때 패대기 잘 치는 현궁 친구에게 맞았던 것도 그렇고. 제 라이벌만큼 심한 부상을 입은 건 아니었다만 그래도 마음이 안 쓰일수 없었으니까. 제아무리 임페리오 저주 당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는 하나, 마음에도 없던 도발을 했던 건 찝찝하기도 했고.
이윽고 들려온 지적 아닌 지적에 주양은 어쩔 수 없겠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부축 만으로는 불안하게 걸음을 유지하는 제 라이벌을 다 커버할수 없다고 느꼈다. 이대로 간다간 부축이 소용 없게 되어버릴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주양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가 슬쩍 자세를 낮추었다.
"꼬맹이. 아픈 건 이해하지만~ 잠깐만 참아줘~? 분명 이게. 너한테는.. 아까 전보다는, 나을 테니까! .. 그리고 괜찮아. 이젠 다 끝났어~ 안심하라구?"
그리고 단짝이 제 라이벌을 쓰다듬는 동작이 멈출때 즈음, 가벼운 기합을 주며 당신을 한 손으로 번쩍 안아들었다. 아아. 싸울 때 못 써먹엇던 힘을 이럴 때 써먹는구나. 저게 가능한가? 싶은 모양새가 되었으나 주양은 멀쩡했다. 이래뵈도 곤 사감님 기숙사에서 지낸 세월이 쌓이고 쌓여 벌써 5년이다. 이 정도는 너끈했다. 맨날 주궁 사람보다는 청궁 사람에 가까운 면모만 보여줬으니, 이젠 주궁 이름값을 좀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다가도 제 어깨에 둘러지는 팔에, 약간의 미소를 머금었다.
"하여튼. 우리 여보야는 못 말린다니까~? 편하다면 그렇게 하고 있어도 괜찮지만~ 그건 안 돼. 지금은 여보도 내가 부축해줘야 할 사람중 한 명이라는 사실! 그리고 난 걱정 안해도 돼. 이 정도는 가뿐해~"
이것도 못 한다면 자신은 진작 청궁에 몸 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청궁 사람들이 연약하다는 의미냐고 한다면 또 그것은 아니었지만. 주양 나름대로의 고집이 발동된 나머지, 또 여보가 안는다는 이야기 하면 여보야도 나한테 안기게 될 거야? 하고 배려 아닌 배려를 하는 것은 덤이었다.
" 하나.. 아니, 두개..? 아니다 한개.. 아, 두개야. 응. 두 개야... 하나, 둘. 두개.. "
평소였다면 장난으로 세 개라던가 열 개라던가 하고 이야기했겠지만 지금 레오는 장난을 칠 기력도 정신도 없었다. 들려오는 질문에 기계적으로 답하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정말로 한개로 보였다가 두개로 보였다가 했었다. 흉터가 나있는 왼쪽 눈은 떠지질 않아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 눈은 충격탓인지 조금 흐리게 보였으니까. 그래서 레오는 제대로 떠지지 않는 오른쪽 눈으로 그 두개의 손가락마저 하나, 둘. 하고 세어가며 답할 수 밖에 없었다.
" 끝났구나. 끝난거구나. 다행이다.. 다행이야.. "
사실 살아있다는 자체가 기적일지도 모르지. 레오는 단태가 가까이 다가와 머리를 쓰담아주었을때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손이 닿는 순간 몸을 움찔하고 몸을 뒤로 살짝 빼려했으나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거기까지는 무리였다. 그나저나 호칭이 영 신경쓰이는데. 레오는 온 몸이 아파 정신이 오락가락한 와중에도 그걸 생각할 여유정도는 있었다. 거리감이 어떻게 된 녀석이니 이 사람 저 사람 전부 그렇게 부른단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불편해. 레오는 따질 기운도 없다는 듯 다리를 절며 비틀비틀 앞으로 가며 숨을 푸 - 하고 내쉬었다.
" 불공평..좋아하네.. 운이 좋았던거 다행으로 여겨.. 나 대신 네가 이 꼴이 났으면 진짜 엄청.. 놀렸을건데.. "
심장이 뛸 때마다 온 몸의 상처들이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더 걷는 건 무리일지도 몰라. 레오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싶었지만 부축받고 있는 데다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그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목을 쥐어짜서 말했는지도 모르지.
" 서주양.. 나 못걷겠어.. 그만.. 멈춰봐. "
잠깐 쉬었다가거나 아니면 그냥 이 자리에 두고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다시 와서 마법으로 옮겨줄 수 있다면 그걸 기다리는 편이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는 없는게 이미 피를 너무 흘려 몸이 추울 정도였고 이 정도 상처로 밖에서 오래 뒹굴었다간 2차 감염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건 빨리 돌아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라는건 레오도 알고 있었다.
" 아, 잠깐, 야, 하지마! 서주양! 그만! 그만! 아....! "
몸이 들어올려지자 레오는 숨이 넘어가듯 비명을 질렀다. 목이 무언가에 막혀 소리가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비명을 질렀다. 온 몸의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 한 번 아프고 이후로는 더 편해질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엄청나게 아팠으니 비명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지. 레오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이 흐르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있었다.
" 나, 그,그만.. 할래.. 이제 그만..하고싶어.. 집에 갈래. 서주양. 나 집에갈래.. 주단태.. 나 그만. 그만 하고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