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이 그래도 광벨이보단 후회광공 루트를 타서 다행이에요...😂 백정이도 억울하겠지만 벨 입장에서는 oO(그래도 나는 널 신뢰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이런 상황을 보면 내가 신뢰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서 속상해) 가 아닐까 싶네요.... 벨 때찌. 때찌. 네가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걸 왜 백정이에게 미루니.😠
다들 너무 멋지잖아요..스윗하고 치명적인 땃땃이..작열통의 쭈..욕하는 프로틴베이비..잠시만요..렝이는..
단태는 입안을 혀끝으로 훑어내렸다. 비릿한 피맛이 진하게 혀끝을 아리게 만들었다. 다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의 근원지는 저 주변을 맴도는 짐승이 내는 소리였나. 암적색 눈이 짐승을 한번, 그 울음에 홀려 숲으로 들어가는 교수들과 학생들을 한번보다가 이내 다시 두 탈들에게 머물렀다.
"미안하지만, 너희들이랑 처음으로 조우했을 때도 도와줄 어른은 없었다."
저택. 아마도 놀러갔던 저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자세하게 캐내는 건 지금의 단태에게는 몹시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눈 앞에 집중하기로 했다. 크루시오를 처음 경험했던 그날을 떠올린 주단태가 히죽- 웃었다. 왜 하필 지금 보름이 아니여서는. 지끈거리는 턱을 쥐고 이리저리 움직이던 단태의 지팡이가 양반탈에게 향했다.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들지 않았고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아팠으니까. 죽도록 아팠으니까. 크루시오가 끝났더라도 그 크루시오는 버니와 연습할때 사용하던 가벼운 것이 아닌 제대로된 한 방이었기에 후유증도 길었다. 비단 그 후유증이 아니더라도 섹튬셈프라에 맞았으니 아픈것은 여전했다. 마법에 베인 자국이 너무도 뜨겁고 아파서 정확히 어떤 모양으로 어디가 베였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 도..와달라니까... "
움직이고 싶은데 움직일 수가 없다. 왜냐고 묻는다면 레오는 두 눈이 멀쩡히 박혀있으면 자기 꼴을 보라고 소리를 질렀겠지. 오른 팔이 베여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았고 배에도 베인 자국이, 가슴께에도 베인 자국이 새겨져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뜨겁고, 아프고. 최악이네. 몸을 뒤집어서라도 기어가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상처난 자국이 쓸리면서 감당을 못할 것 같아 그러지도 못했다. 아, 결국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죽여버리고싶다. 전부 죽여버리고 싶어. 내가 당한 것의 딱 세 배만큼 돌려주고싶다. 마법도 필요없이 맨 손으로 쳐죽이고 싶다. 두 손에 피를 잔뜩 묻히고 잘못했다고 비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저 탈까지 쳐부숴버리고싶어.
샐쭉. 다시 한없이 해사한 미소를 내비쳤다. 막았다. 막혔다. 누구 앞에서 그런 짓을. 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힌 마법이 다시 되감기하듯 되돌아갈 리 만무했다. 들러리.. 라고 주양이 생각하고 있는 각시탈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잘도 둘에게 그런 짓을 한. 양반탈을 쓴 저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리라. 지금만큼은. 오로지 둘만의 싸움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며.
"오호라~ 재밌네. 숲에서 굴러다닐 개뼈다귀가 내 것이 될지. 너의 것이 될지. 한번 내기해볼래? 그 뼈다귀가 너네 것이 될 거라는 데에.. 내가 가진 것 전부를 걸테니."
전부라는 것은 물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 마스크를 슥 올렸다. 짜릿하고 아찔하다. 청을 걸지 않은 내기는 지금이 처음이었다. 오로지 주양만이 즐기고 있는 그 내기에서 상상 이상으로 아찔한 감정 기복을 느꼈다. 이 기분을, 인생의 끝까지 영원히 가져갔으면 좋으련만.
"그래~? 나는 너네가 바다에 같이 안 와서 아쉬운걸~? 제대로 담가서. 너네 피로 바다를 새빨갛게 칠할 수 있었을텐데. 아하핫...!"
머글과 잡종.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단어지만, 묘하게 열이 올랐다. 눈꼬리를 잔뜩 휘게 한 채로. 주양은 고개를 슬쩍 옆으로 꺾었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 그래야 삶의 질이 더더욱 올라가지. 친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으로. 질릴만큼 이어온 목숨을 더더욱 질기게 연명할 수 있으려면. 이 정도 감정 기복을 주는 상대와 자주 마주하는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의 시선이 매를 향하자. 주양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다시 지팡이를 들었다.
아, 돌아오는 대답에 그가 황급히 손을 놓았다. 휘둘러진 주먹에 타격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얼굴의 피부가 일순간 부딪히고, 짓눌리는 이목구비에, 깊이 내리꽂히는 감각. 폭력성의 불쾌한 기분이 뒤늦게 올라온다. 하지만 조종당하고 제게 얻어맞은 단태보다야 더할까. "미안." 어깨가 축 늘어뜨려지면서도 조금은 안심한 기색이 된다. 단태가 멀쩡해졌다는 것과, 친구한테 공격 당하는 상황을 피했다는 데서 온 안도감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가문의 수치, 비로소 정체가 확실해진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는 다시 한 번 얼마 전의 이야기를 상기한다. 사람들은 모두 숲으로 들어갔다, 어른이 사라진 상황에서 최악의 선택을 하지 말라……
이미 이 상황 자체가 최악인데 여기에서 더 떨어질 데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는 신경질적으로 이를 악물다 단태에게 속삭인다.
"네가 생각하기에 숲으로 따라가는 건 최악의 선택일까?"
하기야, 아무것도 못 하고 한 입에 잡아먹힐 것 같으니 최악인 건 맞겠다. 그는 한숨을 쉬며 지팡이를 돌린다.
"콘푼도……."
명중은 기대하지 않는다. 방향이 지나치게 아래를 향하고 있었으니 거의 위협사격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정말이지 지긋지긋하다. 평범한 학원 생활이 언제부터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된 거지?
회심의 일격, 까진 아니었지만 기껏 쓴 마법이 빗나가자 그럼 그렇지 하듯 어깨를 으쓱인다. 이놈의 지팡이는 주인만 가리는게 아니라 노리는 사람까지 가리는지 평소 멀쩡하다가도 막상 실전에서 쓰려고 하면 말썽이다. 됐다, 됐어. 기대 안 할거야. 그녀는 별 기대 안 했다는 듯 지팡이를 허리춤에 꽂아넣었다.
자. 이제 그와 함께 뒤로 빠져서 전황을 구경이나 할까 아니면 뭘 더 해볼까 싶을 쯤. 기묘한 울음소리를 내며 숲 안쪽으로 가는 짐승과 그 뒤를 따르는 행렬을 목격한다. 이거 귀찮게 흘러가네. 마음 같아선 그냥 빠지고 싶었지만 여기서 그런 행동을 했다간 그 뒤가 더 귀찮을 거 같다. 눈 앞의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다른 귀찮음을 감안한다, 라. 최근 이런 사람을 봤던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각시탈 쪽으로 걸어간다.
"도와줄 어른들이라고 해도 솔직히 학생들이 더 많아서 도와줘야 하나 싶어서 말이에요."
느긋하게 중얼거리며 거리를 좁히는가 싶더니 마법도 쓰지 않은 도약으로 빠르게 가까워진다. 아마 레오가 다가갔던 거리만큼 가까이 다가가 예의 그 비웃음을 띄운 채,
주먹이 오가고 금지된 마법이 오간다. 지팡이는 부러졌고 학생과 교수를 유인한다. 주변을 맴돌다 어깨에 앉으려는 백정을 눈길로 훑고 입술을 자근 깨문다. 내쳐야 하는데. 나는 널 내치고 차라리 도망치고 싶은데. 깨진 것 같은 신뢰가 있는데. 그는 잠시 몸을 바르르 떨고는 손을 뻗는다. 매가 된 백정을 달링을 어르고 안듯이 품에 안아주려 한 것이다. 그리고는 잘게 몸을 떨며 입술을 달싹였으리라.
"미안하네."
오만한 것이 고개를 숙였다.
"내 심상이 좁은 자라 속상해서 그러하였어. 돌아가면 조금, 대화를 해봅세. 하고픈 말이 있어."
그리고 온화해졌다. 아마 심경의 변화가 서서히 생기는 것이리라. 그는 고개를 들어 학교 사람들이 흐느적거리며 걷는 것을 본다. 크루시오의 비명소리는 귀를 쟁쟁하게 울렸고, 두 탈은 여유롭다. 그는 느릿히 눈을 감았다 뜬다. 분홍빛 시선이 기묘하게 휜다. 품에 백정을 안고 가볍게 손톱으로 배쪽의 깃털을 살살 긁어주며, 각시탈을 쓴 여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런, 마노. 사랑스러운 내 피앙세. 아는 사람이더니?"
모르는 척 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운지 손으로 가볍게 머리를 쓸어주려 한다. 도발을 한 것이며, 달링을 대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그는 기어이 부리에 입을 맞춘다. "참으로 예쁘지. 우리 아가가 탐이 나는 겐가? 남의 사랑스러운 아이를 왜이리 탐을 내는지..그 탐욕스러운 성정을 보아하니 추종자의 마음 됨됨이가 어때야 하는 지 대충 알 것 같군 그래." 하면서, 슬며시 웃던 그는 둘을 공격하지 않는다. 발을 돌려 다가간 것은.
"레오파르트 로아나. 괜찮은가?"
지팡이는 없지만 6학년이 되면 어느정도는 엉거주춤 할 수 있다. 수년간 갈고닦은 지혈과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