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해석이 제가 하려던게 모냐모냐모냐면... 예~전에 언제 한 번 캐릭터들이 밴드를 한다면 무슨 악기를 할 것 같나용 :ㅇ?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얘기한게 갑자기 생각나서 ' 얘네가 무대에서 기타치는 롹스타라면 어떤 느낌일까.. ' 하고 움짤 따고 있었어용 순수 제 취향이라 뭔가.. 모랄까.. 님들 이거보셈 :ㅇ!!! 하기가 초큼 부끄럽달까..
모습만 보았으니 못 알아볼 수도 있다, 라는 구간에서 그는 조용히 제 목 언저리를 매만졌다. 사실 지나다니다 얼핏 마주치는 정도라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대체로 그는 자신이 직접 상황을 말하는 것보다 간접적인 상황 전달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더라도 넌지시 짐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렇게 이야기까지 나누었으니 어영부영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음, 사실 제가 눈이 나빠요. 그래서 같은 자리에 있던 분이라도 알아보기가 힘드네요."
그 점이 작용하든 않든 다행히도 그에게는 주양의 접근 속도가 문제될 것은 아니었다. 엘로프는 친화력의 측면에서는 무난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는 적극적으로 다가드는 성향이 아니었지만 동시에 친소의 거리감에 관해 접근선을 뚜렷하게 그어놓는 유형에도 들지 않았다. 잡아끌면 당혹하면서도 얌전히 끌려가는 사람, 어느 정도는 수동적인 기질도 있는 편이라 요약할 수 있겠다. ……선빵을 먼저 얻어맞지 않는 한이라면 말이다. 평소의 유하고 호락호락한 성격과는 달리 그는 뒤끝이 제법 센 편이고, 원한관계에 있어서는 과할 정도로 청산을 마쳐야만 속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공격한 사람은 선제공격의 죄를 물어 괘씸죄가 더하고, 왼뺨을 맞았다면 상대방의 오른뺨을 마주 후리다 못해 눈에는 눈이 아닌 다리몽둥이도 털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너무 심하면 안 된다는 애매한 중도로.
선빵으로 인해 촉발된 싸움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 끝을 앞두게 되었다. 비산하던 물보라가 가라앉아가는 가운데 우뚝, 이라는 말이 어울리도록 똑바로 선 그의 뒤편으로 태양이 쨍 하고 역광을 드리웠다. 그나마 아래로 시선을 맞추지 않고 정면을 보고 있어 굽어보는 느낌은 들지 않아 다행이었으리라.
"자신 있는 거라면 전자네요. 척추는… 으음…."
말투만큼은 처음과 같이 얌전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그는 잠시 한 손으로 턱을 짚고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손가락 하나를 척 세우며 답변했다.
"아뇨, 경험적으로 확인해봤는데 뒤로 넘어가는 것도 의외로 안전해요. 물 위라서 충격이 꽤 상쇄되다보니까."
그 경험의 재료는 저 멀리 뻗어 있는 학생들이라는 건 말하지 않더라도 알 법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선택을 했으니 그걸 존중해줘야겠지. 존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짓을 하려면서도 예의는 챙기는 기묘한 사고를 거쳐, 결국 패대기의 시간이 도래하고 말았다. 주양이 경악하면서도 패대기를 위해 이 상황을 유도했다는 걸 유감스럽게도 그는 몰랐다.
대화와 동작의 연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시작하겠다고 미리 알리거나 준비할 틈도 주지 않고 그가 돌연 주양의 한쪽 팔을 붙잡고 날려버린, 아니 던져버린 것이다. 보조하는 쪽 손이 멱살이 아닌 어깨를 붙잡고 있었다는 것과, 메치면서 놓을 손아버렸다는 점만 제외하면 가장 정석적이고 모범적인 업어치기였다. 그런데 체공시간이 꽤 높고, 살짝 멀리 날아가다시피한……. 이 시간에 대한 감상은 온전히 주양의 몫으로 맡기겠다. 그는 물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다가가 상쾌한 기색으로 하릴없이 패대기쳐진 주양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기가 던졌으면서 도와주겠다는 건 뭔지, 얄미울 정도로 표정이 개운했다.
엘로프 아델횔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비명_지르게_할_수_있는_방법은 - 놀랄 때 비명 안 지르는 타입이지만 진짜 진짜 진짜 진짜 무서우면 살짝 정돈 비명 나올수도 있음... 하지만 어지간하면 그렇게까지 무서운 일이 없지??? 🤔 아마 땃태랑 뺩(벨)이 당한 것처럼 방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절벽에서 밀쳐진 급은 돼야 삐명 나올걸... 근데 그런 일 생기면 얘 진심으로 화낼지도 모름...
자캐의_후회한_말은 - 음~~~~ 딱히 후회할만한 발언은 없음.... 일단 내가 지금까지 생각한 설정 내에서는?
자캐가_잠에서_깨어나보니_묶여있다면_자캐_반응 - ????? ???? ??????하고 일단 놀라서 조용히 버둥거려봄... 근데 힘으로 끊어짐(?) 음~~~~ 개그로 한다면 저렇겠고 못 푼다면 상황파악부터 천천히 한 다음에 라쉬부터 불러보지 않을까...? 불러도 반응이 없다면 그때부터 불안해질걸.. :ㅇ
>>717 😳🤯 세상에!!!!!!! 너무 좋아요!!!!! 렝주 정말 대단하세요..하나하나 찾는 것도 어려우실 텐데 기타치는 움짤까지 따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뽀다담을 해드려요!)) 정말 멋있어요...하나하나 캐릭터 해석이 맞는 것 같고..그럴 것 같아요! 남이 먹여주는 적폐가 이렇게 맛있다니..저는 인생을 헛살았어요..😂 ((음쪼쪼를 해요!)) 오늘은 아주아주 근사한 하루네요..🥰🥰🥰
제 작은 적폐지만...렝이는 이리저리 날뛰는 걸 생각하니 국카스텐 라이브 콘서트의 개굴현우도 어울릴 것 같아요!😊
당신의 말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기에 주양은 짧게 엗. 하며 지금의 소감을 아주 약간이나마 드러냈다. 괜히 돌려 말했던 게 아니었구나. 자신이 잘못 선택한 것인가 싶으면서도 한 켠으로는 그것을 티내지 않고 잘 설명해준것에 대해 속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것을 차마 입 밖으로 내놓기에는 주양의 성격이 그런 것을 조금 멀리했다는 것이 조금 한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 남은것은 두 가지 선택지이다. 조금 멋쩍어하면서도 당신을 배려하고 이야기를 하던가, 아니면 그냥 평소대로 대하던가. 그리고 주양은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했다. 남들이 하는 제대로 된 배려라면 몰라도 주양 자신의 어설픈 배려로는 분명 더 큰 상처를 줄테니 그럴 바에야 평소처럼 대하자~ 하는 조금 길면서도 훨씬 바람직한 선택지가 있기는 하지만, 주양이 후자를 택한 이유는 단지 자신이 그것을 꽤 어려워했기 때문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이라면 몰라도, 그것을 의식하면 이래저래 속이 꼬인다.
"ㅁ, 뭐야, 말 얼버무리지 말고..! 괜히 더 불안해진단 말이야 그거!"
여하튼 그것은 그것이고, 지금은 자신의 척추 건강이 심히 위험할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시점이었다. 패대기쳐지는 것이니 뼈가 안전할것이라는 보장은 못 한다 치더라도 피지컬이 평균 이상인 당신이 그렇게 말해버리니 주양으로써는 불안감이 더더욱 가중될 뿐이다. 사실 저기 일렬로 누워있는 사람들은 곧 병동에 실려갈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상상의 날개를 펼칠수록 그 불안감은 더더욱 커져, 마침내 모든 물보라가 가라앉고 마주한 당신의 뒤로 역광이 비치는 시점에서 극을 달했다. 저승사자가 정말 있다면 딱 이런 느낌이 아닐까.
"어, 어, 진짜로..? 야 그럼 나 그걸로 바꿔. 바꾸게 해 줘어어..!! 꺄아아아아악!!"
그 어떤 전조도 없었다. 뒤로 넘어가는것도 안전하다는 말에 강한 신뢰를 느꼈는지 뒤늦게 말을 취소하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팔을 잡혔다는 사실을 인지하기가 무섭게 몸이 허공으로 붕 뜨는 느낌을 받았다. 새삼 놀라웠다. 그 어떤 힘든 기색도 없이 가볍다고는 못 할 자신을 마치 짐짝 던져버리듯 시원시원하게 날려버릴 정도가 되려면, 대체 힘이 어느정도여야 할까. 처음 자신이 물을 날렸을 때, 폭탄 터지는 소리를 내게 하며 물을 튀기던 게 역시 마법이 아니었던 것일까.
의외로 금방 물으로 떨어질거라는 주양의 생각과는 전혀 반대로 한참 허공을 가르지르며 바다 위를 날았다. 청은 매번 이런 기분이었을까. 꽤 상쾌하고.. 색다르고. 당장 손을 뻗으면 바닷물이 손에 닿겠지. 귓가를 가르는 바람 소리마저도 평소와는 달라 짜릿하고 아찔했다. 마치 한 마리의 갈매기가 된듯한 자유의지를 만끽하며 슬쩍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꿈 깨라는 듯 시원하고 요란하게 물 튀기는 소리를 내며 바다 속으로 푹 가라앉아버렸다.
"으읍..!"
처음은 상쾌했으나 마지막은 조금 아팠다. 다음에는 더 깊은데로 던져달라고 해야 하려나. 그래도 역시 패대기 잘 친다는 그 명성이 괜히 붙은게 아닌, 완벽하면서 아찔한 패대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닷물 속을 매끄럽게 가르며 당신 쪽으로 다가가서는 내민 손을 잡고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하, 으아, 이거 진짜 짜릿해, 최고야..! 너. 괜히 패대기 머신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게 아니구나? 역시. 믿고 있었다구~!"
한바탕 소감을 쏟아놓고 나서야 당신의 자기소개가 귀에 들어왔다. 현궁 5학년. 같은 나이구나. 이번에도 역시 좋은 기회를 잡았다 싶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분명 이 친구라면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키는 데 아주 좋은 기여를 해줄 것이다.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으나, 주양은 씩 웃으며 잡은 손을 위아래로 세차게 붕방거리며 흔들었다.
"내 소개는 아까 했으니까 패스~! 여태껏 청궁 사람들만 유쾌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마냥 그런 건 아니었구나~? 다시 봤어! 앞으로 친하게 지내보자구~"
그녀와 그의 발이 지상을 떠나 잠시 허공을 헤매일 때, 그녀는 분명 들었다. 그녀의 웃음소리에 섞였던, 도저히 그에게서 나온 소리라곤 생각하기 어려운 소리를. 높고 짧으며 한편으론 귀엽다 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을 그 소리를. 들은 직후쯤 되는 순간 수면을 뚫고 그 아래로 빠져들었기 때문에 더 웃을 수는 없었지만, 저 선배가 저런 소리도 낼 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은 확실히 했다. 차고 어두운 물 속에서 눈을 뜨면서 말이다.
여기에서만 벌써 두번째인 그녀였기에 물 깊이 들어가서도 허우적대지 않고 느긋하게 그 밑을 유영했다. 단지 수영을 하기 위해 그런 건 아니었다. 혹시나 그가 헤엄을 못 쳐 가라앉으면 데리고 올라가야하는 책임이 있었으니까. 겁도 없이 눈을 뜨고서 잠시 물 속에 머무르며 위를 본다. 그가 무사히 수면 위로 올라가는 걸 본 후에야 그녀도 발을 저어 위로 올라갔다.
밖에서 보기엔 그가 고개를 내밀고 정신을 차린 뒤 타이밍 좋게 그녀가 고개를 내민 형태가 되었을 것이다. 막 나와서 손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긴 그녀가 저를 보고 하는 말에 오, 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가 그녀를 향해 소리친 말은 예의도 체면도 없이 딱 나잇대 소년과 같은 외침이었다. 역시 이럴 때 정도는 저런 말도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한 놀란 표정을 잠시 짓고 있다가 금새 히히 웃는다. 절벽 위와 달리 해맑은 소녀의 웃음이었다.
"어지간히 놀랐나봐요, 선배? 말투가 완전히 무너졌네요~"
재밌어 죽겠다는 듯 늘어지는 말꼬리가 얄밉기 그지없다. 고개를 쭉 내민 채 개헤엄을 치듯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동 역시 밉상이 아닐 수 없다. 키득키득, 킥킥. 뭐가 그리 재밌는지 실실 웃으며 그 주위를 뽈뽈뽈 돌아다니다가, 그를 보고 멈춘다. 그대로 유심히 응시하는가 싶더니 처음이라는 듯 말한다.
"이제보니 선배 눈은 두가지 색을 담고 있었군요? 이야, 이런 일을 저지른 보람이 있네요. 선배가 그렇게 소리치는 것도 보고 답답-하게 가리던 얼굴도 보고."
이렇게 얻어가기만 해도 되려나, 같은 말들을 가볍게 흘리며 출렁이는 물살에 흔들거린다. 그렇게 저질러놓고도 그의 눈치를 보거나 하지 않는 모습이 당당하다못해 잔뜩 즐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732 그렇다면 쭈도 절벽 다이빙의 자발적 희생양이 되는 걸로? ㅋㅋㅋㅋㅋ 이것도 휴가썰에 넣으면 좋겠다! 사실 이 휴가 젤 재밌게 보낸거 쭈랑 첼이 아닐까 온 사람들 다 만나고 다니면서 별별거 다 보고 하고 다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방에서 만나면 수다 엄청 떨고 ㅋㅋㅋㅋㅋ
>>734 헉 좋지좋지 당연 오케이지~~! 앗 그럴까 이왕 썰풀고 좋은 껀덕지 하나 추가되었으니까 이것도 휴가썰에 넣어버리자구~~ :D 분명 엄청 아찔하다면서 다이밍 한번 더 하자고 조르는 쭈를 볼 수 있었을 것 ㅋ.. () 그러게 한번 나갈때마다 기숙사에서 수다떨거리 엄청나게 들고 오게 되어버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이런저런 수다로 친밀감 엄청 쌓았을것 같은데 첼주도 동의하지~? (???)
>>735 한번더라니 쭈도 역시 만만치 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넣을거면 나중에 쭈도 땃태나 벨이랑 너두? 야 나두 하는거 찍어주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이렇게 도도첼 이미지를 부순다...! 히히히 ㅋㅋㅋㅋ 아 이정도로 수다 떨었으면 친밀감 안 쌓일래야 안 쌓일수가 없지 이건 인정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 요오망한 쭈주 같으니(???) 이정도 친밀감이면 어디보자....학원이나 라온에서 머주쳤을 때 먼저 생긋 웃어주는 첼이를 볼 수 있겠어 쭈주~~
>>7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쭈 이런 짜릿함에 진심인 딸내미라서 어쩔 수 없다~! 좋아좋아 일단 일상들 다 돌리고 관계란 다시 총정리할때 썰푼거 적어서 완전 공식설정으로 만들고 함 해보겠어! 분명 재미있을거야 :D (벌써 흐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도첼 이미지 부서지고 발랄첼 이미지로 우뚝 서게 되는건가~~! 아 그치그치 내가 사실 이걸 노리고 첼이랑 룸메하기로 한거라는 비설이 있었다는건 첼주도 몰랐겠지~? (대체) 헉 맙소사 먼저 생긋 웃어준다니 진짜.. 진짜 최고야 열심히 수다떨게 만들길 잘했어.. 88 (감격) 첼이랑 일상돌릴때는 반드시 첼이 볼따구에 손 대고
레오는 의외라는 말투로 말하곤 고개를 갸웃했다. 다행히 탈을 쓴 이상한 녀석들과 연계된 일은 아닌것 같았고 정말 단순 심부름인 모양이었다. 레오는 그런거라면 상관없겠지 하고 가벼운 마음을 가졌다. 심부름값으로 기숙사점수나 좀 챙겨주면 좋겠네. 레오는 곧이 곧대로 하는 의외의 모습에 이히히, 하고 웃으면서 지렁이 젤리의 포장을 뜯었다.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까. 어차피 젤리인것, 레오는 살아있던 그렇지 않던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처음에야 기겁을 했지만 벌써 여기서도 4년째다.
" 백정? "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 나오자 한 차례 더 고개를 갸웃했다. 탈을 쓰는 녀석들중 하나인가보네. 레오는 젤리 하나를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아, 케이크맛. 하나를 더 집어 입으로 가져가면 풍선껌 맛이 느껴진다. 먹던 젤리를 적당히 바위에 올려두곤 무슨 고민이냐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고민까지는 아닌데.. 뭐라고할까.. 버니, 너랑은 다르게 나는 그렇게 엄청 큰 잘못을 저지르고 살진 않았거든. 가끔 싸우기나 하는 정도지. "
말이 잘 나오지 않다가도 운을 띄우니 그 때부턴 술술, 고민이라고 할까 뭐라고할까 하는 것이 나왔다.
"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 그걸 배우고 그걸 연습하면 양심의 가책? 그런게 느껴져서 여기가 불편해. 그런데 동시에 약간 짜릿하다고 해야하나.. 조금 흥분되기도하고. 나는 뭐, '이왕 하는거 잘해보는게 낫겠지' 라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그게 아닌것 같단 말이지. 이왕 하는거 잘해보고 싶은게 아니라 정말 이걸 내가 쓰고싶어서 배우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그게 음, 무섭다고 해야하나. "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혼자 연습해보겠답시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들쥐를 찾아 크루시오를 썼을 땐 생각보다 격렬한 반응에 그 자리에서 몇 번이고 속을 게워냈던 적도 있다. 작은 지네나 쥐한테 쓰는데도 이렇게 거부감이 잔뜩 들고 속을 게워낼 정도가 되는데 아무리 방어용이라곤해도 사람에게 쓴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걸까. 지독한 자기혐오에 빠지기라도 하는걸까. 레오는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어이가 없어 푸흐흐, 하고 웃었다.
그 말을 끝으로 인내심 좋게 입을 다물었다. 그 이후로 입술 끝을 씰룩거릴뿐 별 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장난꾼들은 반응이 클 수록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그렇지만 상대가 좋지 못하네요. 저는 썩... 재미 없는 상대거든요."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는 모습에서 차가운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여기서 더 괘씸하다고요? 미리 디멘터들에게 언질해놔야할지도 모르겠군요. 재판에서 유래 없는 괘씸죄 항목이 추가 될지 모르니까!"
갑자기 내달리는 주양에 민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비열한 사람! 민이 새된 목소리로 소리치며 뒤따라 붙었다. 사실 방금 자신이 쓴 다리 묶기 주문이 아니었다면 거리 좁히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었다. "하! 마법사한테 마법을 쓰지 말라는 법이 있던가요?"하고 한껏 비웃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꾸라진 주양의 무릎이 약간 걱정되긴 했으나 민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제 마음의 상처는 그보다 크고 짙었을뿐만 아니라 머트랩 용액따위의 마법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었다.
"시작부터 얍삽하게 굴어놓고서 이기면 무슨 재미인데요? 짓궂은 장난 놀음보다 못한 짓이에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오늘부터 새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당신이 저지른 일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잘못된 사람이라는 건 아니에요. 자, 사과를 하는 멋진, 엇."
바로 주양을 지나치고 파도를 향하지 않은 것이 민의 폐착이었다. 오래간 억눌려온 오지랖이 발동되면서 주저리주저리 잔소리를 늘여놓느라 한창 주양의 곁을 맴돌았던 것이었다. 애초에 내기에서 이기는 것 자체보다는 주양을 골탕먹이고픈 마음이 더 컸으니 이런 행동을 하는게 아주 이상하지는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제 말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주양의 마법에 반응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었다.
"당신은 정말, 스투,페,파,이!"
저기요. 아무리 그래도 기절 마법을 써버리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다행히도 민은 몹시 느린 속도로 지팡이를 휘둘렀고 엉망인 마법 주문이 성공할리가 만무했다. 지팡이 끝에서 빛줄기가 쏘아지려다 말았다. 썩 낭패하는 눈치는 아닌 것이, 민은 제 주문이 실패할 것이라 예견하고 있었다. 반쯤 장난으로 주문을 외웠던 것이다. 반쯤은 진담이었다는 소리지만 이미 주문을 장렬히 실패한 마당에 중요하지 않은 정보다.
"됐으니까, 와서, 주문이나, 풀어, 줘요."
드문드문 나오는 목소리가 무척 느리고 단조로웠다. 민이 아주 느리게 팔짱을 끼고는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