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과정은 전부 끝났다. 1층부터 3층까지 눈에 보이는 곳은 전부 찾아보았다. 있을법한 곳은 전부 찾아보았고 그 외에는 뭐, 눈으로 슥슥 훑어본게 전부였다. 최선을 다했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았지만 성의는 보였다고 말하리라. 창문을 열고 부엉이를 날려보냈다. 레오는 잘가~ 하고 말하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어느정도 날아간 것을 확인하고 창문을 닫았고 레오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래도 바다까지 왔는데 바다 구경이나 해보러갈까.
한 치 앞으로 보이는 무대를 바라보며, 검은색 토끼귀가 달린 후드티를 입은 소녀가 입을 연다. 평소에 아무리 대범한 소녀, 루인이더라도 지금의 상황은 가슴이 떨릴 수 밖에 없다는 걸까? 그녀는 숨을 최대한 몰아쉬면서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하였다.
"무리하지 마라." "그래, 우리가 열심히했으니까....." "아아아앙?!"
그 순간 엄청난 살기에 압도된 케인과 잭이 움츠러든다. 도대체 무슨 상황을 겪어왔길래 루인이 저러는 것일까? 그들은 이내 도움을 구하기 위해 리안을 바라보며 [제발 저거 좀 어떻게 해주세요.]라는 눈빛을 보내왔고, 리안은 어쩔수 없다는 듯이 그대로 현실을 말했다.
"야 그래도, 넌 쟤네보다 준비시간이 많았잖냐." "저쪽 무대가 더 멋있었는걸요." "쟤네랑 너랑 같냐?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 너 내가 숙제 낸 의미를 까먹은거냐?" "으으으으으!!"
그렇게 성질을 내려던 루인이 무언가를 집어든다. 열심히 골판지를 끼워맞추고 그 안에 지팡이를 집어넣어 만든, 모형 전기톱이었다. 골판지 자체가 마법으로 움직이진 않는데다가 섹툼셈프라까지는 버티지 못했기에 제대로 실전-무대 위-에서 써먹을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그래도 디핀도는 쓸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히죽 웃어보인다. 전기톱─비록 모형이었지만─을 손에 쥐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잘 어울리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어깨에 전기톱을 걸치고 무대위에 올라서자 많은 이들이 환호를 보낸다. 벌써 3일차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그들은 지금의 열광적인 무대에 기대하며 그녀의 입을 주목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비공식 방송부의 홍일점이었던, 코디 및 메이크업 담당 루인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앞선 아재들의 무대가 너무 굉장해가지고 제가 뭘 해야할지 모르겠거든요? 그러니까 좀 한바탕 날뛰어도, 뭐라 그러기 없기!! 그럼 갑니다!!"
"
그와 동시에 그녀의 손에 들려진 전기톱이 맹렬한 바람소리를 낸다. 분명 벤투스를 이용한 응용법이었으리라. 리안은 그것을 보며, 작게 중얼 거렸다
<clr blue black>"편두통이 멈추지 않아 또 다시 초조초조 가라앉지 않아!! 자는 척 하면서 넘어가는 그런 점심 휴식 시간↓"
노래속에 자신의 감정이 녹아든다. 엄마 아빠는 맨날 자신의 혈통 때문에 싸우지 않나, 그것도 모르는 선생이란 놈들은 죄다 자신에 대해 수근수근 거리기 바빴고, 친구놈들은 전부 자신에게 여러가지 험담만 늘어놓을뿐이었다.
"언제나 험담 뿐 이제 월화수목(금에도) 엔들리스로 당사자도 아닌데 기절해 버릴 것 같아!!"
여기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맨날 수업만 듣고 나면 바로 엎드려서 자는 척만 하고 있었다. 그들끼리만 분파를 가르고 또 자신은 거기서 소외되어갈 뿐이었다. 괴롭힘의 타겟은 자신이 아니었다는게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그 짜증나는 기분과 동시에 그녀가 으르렁 거린다.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청각만은 민감해서 노이즈투성이 목소리가 이제"
그녀가 모형 전기톱을 잡지 않은 손 한쪽을 그대로 후드의 일부분을 잡는다. 그거 알아? 나 이 후드에 장치를 좀 해놨어, 힘만 조금 줘도 바로 이렇게..... 벗겨지게 말이야!!
"[달칵 달칵 달칵 달칵] 시끄러워!!"
그녀가 후드를 벗어던짐과 동시에 그녀의 몸매가 훤히 들어나는 비키니와 더불어 뿅- 소리가 날정도로 튀어오르는 토끼귀가 드러난다. 그 모습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흥이 난 것일까? 그녀의 목소리가 경쾌하고 빠르게 튀어다니기 시작한다
"흩날리는 번뇌와 훤소를 진동으로 없애버려!! 엔진 소리에 맞춰 춤출래?"
발로 걷어찬 수박을 그대로 모형 전기톱으로 잘라버리자 그대로 일도양단이 무엇인지 보여주듯 잘려나가고, 터져나가는 수박 과즙이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텅 빈 정수리←기분 좋게 일섬! 그럼, 잘 있어 바이바이!!!!"
개운한 표정, 모든것을 날려버린 개운한 표정이 너무나도 일품이었다.
"자욱이 끼는 연기 무제한으로 회전 어제부터 기름 냄새가 풍겨서… 뒤죽박죽한 우리의 머릿속을 깨끗이 깨끗이 해 줘 응? 체인소!!"
모형 전기톱을 들어올리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 표정에 매혹이라도 된 듯 남학생들의 환호성이 그대로 울려퍼진다. 여학생들 일부도 환호성을 지르는건 마찬가지였지만, 몇몇의 여학생들은 아이돌을 만난것 마냥 소리를 지르는 남학생들의 모습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멋도 없는 농담(웃음)을 또 다시 ×××× 들었다고 실실 웃는 얼굴을 한 자신도 싫어져!
다시 한번 루인의 머릿속으로 그때의 기억이 흘러들어간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마법사도, 공부도 아니었다. 자신이 만든 무언가로 재밌게 즐기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그것을 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혼자 있을때 그들이 다가왔고 자신이 만든 설계도와 도안을 보면서 그들은 웃어보였다.
<clr blue black>"[마이동풍]으로 흘려버려도 청각만이 민감해요! 유명이라던가, 무명이라던가아아아아?"
[잘 그리네, 이거 만들수도 있는거야?] 그 한마디에 자신은 구원받은 듯한 느낌이었고, 그들의 손에 따라서 그들과 뒤죽박죽 엉망진창 학생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엉망이었어도, 그 즐거움 만큼은 절대로 잊을수 없었다.
"달칵 달칵 달칵 달칵 시끄러워!!"
모형 전기톱을 사방으로 휘두르자 그대로 어디선가 던진 숯검댕탄이 잘리며 연기마냥 터져 나갔고, 휘두른 궤적에 휘감긴 벤투스의 바람이 그것을 흐트린다, 물론 그녀가 숯검댕에 잔뜩 묻은건 별개의 문제였겠지만,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까르르 웃으며 선율을 이어나갔다.
"또 다시 오늘도 굉음 & 폭음으로 폭론을 없애버려 엔진 소리에 맞춰 춤추자!"
이윽고 두번째 수박이 그녀의 호쾌한 일격에 퍼억! 텨져나갔고 다시한번 장내에는 수박즙의 비가 내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들은 그걸 뒤집어 쓰며 즐기고 있었지만.
"텅 빈 정수리←기분 좋게 일섬! 그럼, 잘 있어 바이바이!!!!"
동시에 그녀가 후드를 다시한번 한손으로 집어들고 그것을 향해 미친듯이 전기톱을 휘두른다. 자신이 여지껏 가지고 있었던 안좋은 기억들을 전부 잊어버리려고 하는 것 마냥 말이다.
"그리고는 다시 시동을 걸었어 해이해진 가면 한 장 남김없이 찢어버리고 신님인 것처럼 푸념을 조각조각 내 줘 응? 체인소!!"
그녀가 삐딱하게 휘두르는걸 멈추고 짜증난다는 듯이 표정을 지어보이며 머리를 배배 꼰다.
"또 계속 잡언=잡음 아... 고문 같은데? 이 이상은 참을 수 없어..."
그 순간 그녀의 표정에 광기가 돌기 시작하고, 자신의 전기톱을 가볍게 움켜쥔채 히죽히죽 웃어보인다. 마치 지금까지의 스트레스를 빨리 모두 날려버리고 싶다는 듯한 행동에 좌중이 오싹거리면서도 그 모습에 묘한 쾌감마저 느끼기 시작하고.....
"아아 빨리 엔진! 저기 분진! 아주 미치게(?) 되기 전에 바이바이!!"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속박을 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담아,
"지금 바로 귀찮은 언동에 인도를 받아 내일이야 말로 건전하고 건전하게 살고 싶어"
다시 한번 모형 전기톱이 힘차게 휘둘러지기 시작한다
"흩날리는 번뇌와 훤소를 진동으로 없애버려!! 엔진 소리에 맞춰 춤출래?"
마지막 남은 수박을 그대로 발로 걷어차서 한번 더 호쾌한 일섬을 날리자 사방으로 폭죽이 터지듯 수박즙이 터져나간다. 이미 무대위는 숯검댕과 수박즙으로 완전히 엉망이었지만,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라서 여지껏 본 무대들과 다른 박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텅 빈 정수리←기분 좋게 일섬! 그럼, 잘 있어 바이바이!!!!"
숯검댕이 묻은 얼굴로 가볍게 윙크와 귀여운 미소를 보이자 남학생들의 환호성이 그대로 터져나오고, 루인은 그 분위기 그대로 키득키득 웃어보이면서 기름 냄새가 풍긴다는 듯 손사래를 쳐보이며 애교를 부려보인다.
"자욱이 끼는 연기 무제한으로 회전 어제부터 기름 냄새가 풍겨서… 뒤죽박죽한 우리의 머릿속을 깨끗이 깨끗이 해 줘 응? 체인소!!"
장내가 그녀의 노래가 멈추자 마자 앵콜을 외치지만 그녀는 이미 자기 역할이 끝났다는 듯이 꺄르르 웃으며 무대뒤로 복귀할 뿐이었다. 무대 뒷편에 남아있는 방송부원들로 하여금 [앞으로 루인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말자]는 무언의 약속과 함께.
작고 몸이 약했다고? 그는 아예 납득하지 못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도 몸이 약한 편이고, 지금도 약하니까. 그렇지만 키는 크지 않나. 당신처럼. 그렇기에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당신의 미소에가 해처럼 떠오르자 그의 미소가 달처럼 저문다. 그늘진 느낌에서 불길함을 느꼈다. 역시 물리적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 적으로 뒀다간 그의 몸이 반절로 꺾일 것 같았다. 앞이나 뒤도 아니고 측면으로. 그는 구부러진 ㄱ 모양으로 걸어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의 웃지 않는게 나을 것 같은 미소가 사라지는걸로 물리적으로 사람을 응징하는 대화는 마무리된다.
"흠. 굳이 말해줘야 하나? 조난, 접선, 신비한 동물의 습격, 매구의 추종자와의 예기치 못한 독대 이외의 불건전한 교칙 위반사항 다수. 자네가 그런 학생이라 낙인 찍은 건 아니지만 혹시 모르지 않은가. 특히 조난과 독대로 인한 위험은."
의외로 쉬운 것이다. 그는 방에서 오레오를 먹으며 기다릴 백정을 떠올렸다. 독대는 위험하다. 아주. 그는 당신이 길 끝에 가자 미간을 좁혔다. 위험하지 않나. 그렇지만 당신과 절벽의 거리를 가늠하곤 묵인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떨어지면 죽기 전에 집어오면 되는 일 아닌가. 저곳이 안전하긴 한가? 그는 일단 당신의 곁으로 가기로 했다. 당신의 말에는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맑은 바다와 드넓은 하늘을 이렇게 볼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 라이온킹 심바처럼 집어서 던져도 괜찮답니다.😊 미역이 되면 국으로 끓여주시기..줄기는 소금간 조금 해서 참기름이랑 같이 고소하게 볶아주시기...((옹알옹알을 해요))
작게 예수를 찾으며 그가 천천히 돌아보며 정적에 감싸인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러고보니 잭 무대 리허설도 봐주기로 하기도 한데다가 거기에 지금 점호에 맞춰 안가면 또 벌점이 깎인다는 사실에 상당히 머리아픈듯 그가 혀를 낼름낼름 거리며 현성의 어깨를 짚어보이며 그대로 입을 연다.
"제가 봤을때 현성 형님은 성공할껍니다. 왜냐면 지금 이 상황에서 침착함을 찾을수 있다는 거 자체가 이미 현성 형님의 평온함이 신급이라는거니까요."
그러고서 그는 그대로 크라우칭 자세를 취한다음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마치 달리기 선수를 연상시키는 행동에 모두가 의아해할 법 하지만, 그는 그도 모자른 듯 그대로 지팡이까지 들어올리고서 작게 벤투스를 외운다. 그대로 바람까지 자신의 몸을 실어서 가속력을 얻겠다는 생각을 가진듯 하다.
"그럼.... 오늘의 만남 즐거웠습니다!! 전 제 기숙사 점수가 간당간당해서 이마아아안!!"
그말과 동시에 그가 바람을 타고 달려가기 시작한다. 말그대로, 목숨을 건 도주가 바로 저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다급하게 자신의 기숙사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