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뭔가 엄청 맥락없이 떠오른 촉이라서 막 풀어놓기가 엄청 민망하기는 한데 뭔가 자신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묘사도 그렇고, 전에 파이가 갓 태어난 막내를 처음 봤을때부터 다르다는 걸 느꼈다는 묘사로 보아서 원래는 샴쌍둥이가 아니었을까? 싶은 거? :0 그냥 서로 그 지경까지 다툴만큼 갔다면 파이가 존재 자체가 특별하다는 걸 느꼈을 리는 없을거고.. 더군다나 갓 태어난 막내를 보자마자 뭔가를 느꼈을 리는 더더욱.. 없을지도 모르지만 뇌피셜 고농축된 헛소리일 가능성도 있어 그냥 에휴 쭈주 ㅋ 하면서 넘겨주면 쭈주가 고마울거야..! :0 (허둥지둥 짐 싸고 숨을 준비)
뭔가 되게 묘한 대사였다. 어차피 애시당초부터 그렇게 집에 돌아갈 명분을 두고 싶지 않은듯한 눈치였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살짝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서인건가, 여지껏 그들의 활동에 자신의 점수까지 전부 대서까지 지켜주었던 것은, 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진다.
"등룡문을 오르려는 존재는 스스로를 강하게 대해야 하는 법이거든요. 아버지는, 예전에 공부하실때 본가로 돌아간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군요."
그의 미소가 마치 용의 그것과 같았다. 마치 승천을 기다리는 듯한 그의 모습은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제멋대로의 춤을 추면서 비를 기원하고, 그 비를 기다리며 등룡문을 오를 준비를 하는 용어(龍魚)는 대체 무엇을 바라보는 걸까.
"물이라.... 그러고보니...."
그가 잠시 턱을 쓰다듬고 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서는 천천히 현성이 튀긴 물을 받아내며 입을 열었다.
"그냥 노는 것은 재미없으니까, 재밌는걸 보여드릴께요."
그의 목소리가 천천히 여성스럽게 변한다. 원래 중성적인 이미지였던 그의 모습이었기 때문일까? 목소리마저 여자처럼 변하자 몇몇 남성적 특징들을 제외하면 완연한 여성과도 같았다. 눈을 천천히 침잠시키자 그의 모습이 마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순결한 무녀와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와 동시에 천천히 그의 선율이 흐르고, 그의 손길에 따라 물길이 흐르고 또 조화를 이뤄내기 시작한다.
"만월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것은 생명의 연회인가? 무엇을 기도하고 무엇을 칭송하느뇨?"
신에게 오롯이 바쳐진 그릇이 선율을 담아내고, 그 선율에 따라 흐르는 움직임이 물길을 거스르고 또 흐르게 한다. 마치 그, 아니 그녀의 모습은 신을 섬기고, 또 신의 뜻에 따라 만물을 그려내는 화가의 움직임이었다.
"고대의 번영은 이야기할 시인조차 없으나, 모여들어 때를 기다리네."
그의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퍼지고 어느순간 사람들이 그 선율에 이끌려 그 순결하고도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기 시작한다. 반신이 물에 잠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은 말그대로 천하를 그려내듯 유려하고 힘있게 흘러가고 있었다.
"새들이여 짐승이여, 정령이여. 기억의 파편을.... 살려고 하며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여. 오늘 밤의 기적을 찬양합시다."
그의 선율이 텀을 주고 이어지려던 찰나, 그의 손뼉이 마주치고, 그 순간 그가 순환 시키던 모든 것들이 끝난다. 그런 현성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리안의 장난스러운 웃음이었다.
>>228 앗 왜 안보내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꺄아악 흑흑 왜.. 왜 오늘은 볼냠당하고 쮸압당하고 쓰담당하고 쭈꾸미 수난시대가 되어버린 느낌인거야.. 나한테는 남은 게 없거늘..! (무기력하게 빨려들어가며..) 두고봐 반드시.. 반드시 다음에 지금 받은 볼냠쮸왑의 두배로 돌려주겠어! (???)
>>229 후 좋아 나중에는 꼭 내가 먼저 쮸압으로 기력을 냠냠해버릴거야.. 각오해...! (??)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는 것 같았더니 단번에 가벼워졌다. 그는 여기서 아주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상황도, 의미도, 어조도, 모두 다르지만 리안 다이사쿠 에스카마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보였다. 느낌만 말이다. 누군가 자신에 대해 깊게 파헤치려다 갑자기 식어버리거나, 갑자기 예의를 차리는 그 상황. 그는 비효율적인 이 상황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싫었다.
"그런게지."
그렇지만 그는 오늘 넓은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오늘은 그나마 컨디션이 좋은 날인데 스트레스를 받아 또 하루를 말아먹고 싶지도 않았고,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 또한 남들과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를 뿐이다. 당신이 그러하듯. 그는 본질을 떠올리기로 했다. 달라봤자 죽으면 다 똑같을 뿐이다. 오! 아주 좋은 지론이다. 벌써 마음이 편안해진다.
"…상극이군."
그는 흘끗 뒤를 보자 천천히 고개를 기울인다. 표정이나 몸짓은 여전히 감정이 없었지만 어쩐지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별 대수냐는 눈치였다. 그는 당신의 뒤를 쫓다 의미없는 질문에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아마 당신이 뒤를 돌아본다면, 그는 어딘가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무려 그가 말이다.
"그게."
그는 잠시 시선을 다른곳으로 굴린다. 전혀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한참동안 뱉지 못했던 말을 어색한 미소와 함께 씹어내듯 뱉었다. 차라리 안 웃는게 훨씬 나을 정도로 미소는..끔찍했다. 그는 웃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 것 처럼.
"바다랑 친하지 않아서 말일세."
맙소사. 그가 평범한 소년처럼 한 손을 자신의 뒷목으로 슥 올리며 시선을 피해버렸다.
"…자주 빠졌거든."
그의 어머니는 방학이 되어 본가로 돌아가면 블랙번의 분가가 있는 있는 바닷가로 가서 그를 집어 던지는 것을 즐겼다. 그는 속절없이 휘날렸고, 그의 끝은 늘 젖은 미역이었다.
인텔리 스타일의 남성이 한숨을 푹 내쉬며 천천히 무대 저편을 바라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그 모습이 심란하기라도 한건지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이 사태의 원흉인 케인, 리안은 그렇다 쳐도 케인은 전혀 용서가 되지 않았다. 땀내 나는 풍경이긴 했어도 남자들의 그 뜨거운 우정이라는 치트키를 써버릴 줄은 자신도 몰랐기 때문. 그걸 아는지 케인이 조금 민망하고도 미안한 표정으로 잭의 손에 천천히 음료수를 쥐어 준다.
"미안하다." "니가 미안할게 뭐 있냐."
그렇게 긴장한듯 그가 고개를 푹 숙이자, 어느새 리안이 옆에 다가와서 어깨에 손을 얹어준다.
"고생했다. 이제 다음 순서 너지?" "네, 덕분에요." "..... 괜히 숙제 어려운걸 내줬나?" "알고서 그래요? 지금 저보고 엿이나 까잡수라 이거죠?!"
갑자기 대드는 잭의 모습에 리안이 어안이 벙벙한듯 그를 바라본다. 하지만 그 대드는 표정도 잠시, 잭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걸 깨닫자, 드디어 한방 먹었다는 듯 리안이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야 만다. 그제서야 속이 후련해진 걸까. 잭은 손을 한번 번쩍 들고 지팡이를 손에 꽉 쥔채 천천히 무대를 올라섰다.
"괜찮겠죠? 저 아저씨?"
루인의 한마디에 리안은 조용히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 미소에 담긴 의미는 [믿음]이었다.
무대에 올라선 잭의 눈으로 순식간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주목된다. 리안은 이걸 홀로 받아온 적이 훨씬 더 많았다는 걸까, 이 긴장감에 압도되기하도 하듯 그가 숨을 멈춘다. 그 순간 리안의 말이 떠오른다. [턱을 당기고, 가슴을 펴고, 허리는 꼿꼿히, 기죽을거 없다.] 젠장, 부장 언제 이런걸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한거요?
"안녕하세요. 어제 케인에 이어서 이번에 무대를 맡게된, 무대 및 장소 담당 잭이라고 합니다. 저번과 같은 열정적인 무대는 보여드리지 못하겠지만.... 제 나름대로의 결실을 여기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사방이 가득찬 쓰레기장 같은 무대였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에렉토(Erecto)를 외운다. 그 순간 모든 쓰레기 같다고 생각되던 물건들이 천천히 조립되고 연결되어지면서 순식간에 그의 탁자를 이루고 책장을 이루어가기 시작한다. 그 한가운데에서 그가 앉으며 선율을 흘린다.
"그 날 지키겠다고 결심한 약속은 이 가슴에"
그의 나지막하고 힘있는 선율이 천천히 울려퍼지고 그의 눈에는 자그마한 불꽃이 타오른다. 불꽃이 향한 지점은 마치 그의 과거, 모든것에 열정을 가지지 못한채, 가족들의 기대에만 등 떠밀려 살아온 그 시절의 자신만이 있었다.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것으로 지금 지킬 수 있는 목숨이 있다면 기꺼이 전부를 바치겠어 이 마음이 첫 삶의 보람이야"
그 시절의 자신은 재미없다, 고 라는 이야기만 듣고 살던 그런 남자였다. 무기력증, 편집광적인 모습만 한가득인 그의 모습에서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아닌, 따분함만이라는 글자만이 남아있었다. 그 순간 모든 것을 앗아간 두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들이 바로 리안과 케인이었다. 자신이 심심해서 그렸던 그 그림에, 그들은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과 같이 불꽃을 쏘아올리자고 하였다. 그 순간이었다. 그의 눈에 색감이 들어온 것은.
"상처는 숨기지 말아줘 절망도 무기로 삼아서 살겠다고 결심했어"
그들 뿐이었다. 자신을 오롯이 봐준 것은. 그렇기에, 지금 그 무대를 이루게 해준 그들에게, 방송부에게 이 노래를 바치려는 것이리라.
"온 힘을 다해 이 눈물을 헤치고 너에게 모든 걸 바칠 테니까 부탁이야 제발 사라지지 말아줘 그 날 지키겠다고 결심한 약속은 이 가슴에"
그 순간 그가 벌떡 일어나 서류더미를 흩뿌려버린다. 마치 자신에게 걸린 속박을 모두 던져버리는 듯한 행동에 다들 그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벤투스, 리안이 항상 자주 사용하던 마법이 좀 더 정교한 움직임으로 서류더미들을 그의 주변으로 회전시키는 장벽마냥 전개되어 간다.
"누군가가 건 목숨으로 지금 살아가면서 싸우고 있어 지는 건 이제 무섭지 않아 이기는 걸 포기하는 게 싫어"
그의 목소리가 터져나감과 동시에 모든 서류더미가 사방으로 흩뿌려지고, 힘껏 내리친 주먹에 쓰레기로 만들어졌던 탁자가 무너져 내린다.
"이제 절대로 도망치지 않을 테니까 되고 싶은 나로 도전하고 싶을 뿐 보잘것 없는 허울 좋은 말이라도 네가 웃어준다면 된 거야"
그 쓰레기 더미 한가운데에서도 그는 가만히 웃고 있었다. 시니컬하되 시크하게, 잭 다운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 담긴 열정만큼은 절대로 남들에게 질 것이 아니었다.
"강함은 무언가의 위에 올라서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소중한 것을 끌어안기 위해"
쓰레기 더미, 자신이 여지껏 가지고 왔던 그 모든것이 쓰레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쓰레기들을 어떻게 의미있게 자신이 만드느냐, 그것이 바로 그가 가지고 싶었던 참된 의미였다.
"모든 걸 잃어도 반드시 널-너희를- 잊지 않아"
그가 가장, 지금 방송부의 사람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온 힘을 다해 이 눈물을 헤치고 너에게 모든 걸 바칠 테니까 부탁이야 제발 사라지지 말아줘 그날 지키겠다고 결심한 약속은 이 가슴에"
방송부를 시작한 이래로 그들의 꿈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앞으로도 자신들이 아니더라도 이어질 것이다.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되는 날도 분명히 올 것이다. 좌절하는 때도 있겠고 무릎이 다까져 주저앉아 울 때도 올 것이다.
"사라질 것 같은 희망빛이라도....."
그가 발치에 잡힌 서류 한장을 천천히 주워들고, 그걸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있는 힘껏 던져낸다.
"가라!!"
그가 날려보낸 종이비행기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끝도모르는 그들의 꿈처럼.....
그리고 잭이 천천히 시선을 돌려 관중을 향하자..... 잠시간 정적의 끝에서 거대한 환호성이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