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한가득 들린 종이팩을 고쳐잡는 것 역시 잊지 않은 상태였다.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할 일 없는 동화학원 학생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설령 그 엄격해보이는 무기 교수님이라도 굶주린 신입생들 앞에서는 잘 가공된 진주처럼 보일걸요? 분명 그 얼굴을 보기 위해 베일이든 앞머리든 들춘 신입생이 있다에 제 10갈레온을 걸죠."
민은 일부로 신랄하게 말했다. 어차피 리안도 자신도 기린궁 학생은 아니라서 그런 신입생이 있는지 아닌지는 알 턱이 없었다. "청궁 학생이라면 동감하시겠죠?" 듣기로는 현궁 학생들이 제일 유한 편이라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들려오는 말썽 소식인데, 장난을 많이치기로 유명한 청궁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전까지 만들어야한다고 전해줘야겠네요."
민의 목소리는 리안만큼이나 나긋했다. 그렇지만 리안만큼이나 사근사근하다고 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있었다. 민의 태도와 말투는 젤리와 케이크를 연상시킬정도로 부드럽지는 못했다. 오히려 좀 더 사무적으로 보였다. 오로지 주어진 신뢰에 동일하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류같았다.
"복서요? 복서 아버지는 어떤 느낌이에요? 저는 좀 무서울 것 같은데."
전설의 복서라니, 지금 당장 스쳐지나가는 이미지만해도 무시무시했다. 어쩐지 또 다른 이명이 드래곤 뭐시기일 것 같고... 아주 틀리지 않은 망상을 하며 민이 눈을 가늘게 떴다. 다가오는 리안에 그저 서있었다. 이 사람이 왜 이러나 가늠하는 눈빛이 오갔다.
"아- 좋아요. 그러면 제 좋을대로 생각해보죠. 어디보자, 큰 대자에 지을 작을 써서 크게 일어나는 아우성, 구름, 바다정도로 생각할건데 불만 없죠? 있으시면 정정해주셔도 좋아요."
민은 김 샜다는 듯 숨을 내뱉었지만 딱히 실망하는 눈치도 아니었다. 제멋대로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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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가끔 창문 밖의 해변을 보았을때 검은색 마차가 보일 수 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손을 흔들거나 들여보내달라는 제스처를 취해도 철저히 무시하십시오.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곳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11. 계단으로 내려가던 중 원하는 층이 안 나오고 제자리로 계속 돌아오는 것 같다면 계단 구석으로 가서 구석을 바라보며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고 귀를 막으십시오. 주간 직원은 매일 출근할 때마다 가장 먼저 계단을 확인합니다. 아침에 직원이 발견할 때까지 계속 그 상태로 있으셔야 합니다.
추가로, 이 항목을 부정하는 다른 항목이 존재하는 경우 절대 눈여겨보아서는 안됩니다.
12. 본 저택은 인터폰이 없습니다. 전화벨이 울린다면 무시하시고 그 즉시 방에서 나오십시오.
13. 2층의 아기방은 무슨일이 있어도 출입을 금지합니다. 13-1. 그 앞을 지나가야한다면 따뜻한 우유 두 병(만약을 위해 세 병을 추천합니다)을 허리춤에 느슨하게 묶어두십시오. 13-2. 우유를 소지하고 방 앞을 지나갈때 누군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더라도 절대 발 밑을 보셔서는 안됩니다. 또한, 우유가 사라졌는데 바닥에 우유가 보이지 않는다면 우유를 찾는 것을 중단하고 자리를 빠져나오십시오. 아기들은 금방 배고파합니다.
14. 3층 복도의 그림과 눈을 마주치지 마십시오. 그림의 제목은 '잠든 여인'입니다.
15. 11번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1번에 무엇이 적혀있던 쓰여있는것의 반대로 행동하십시오.
16. 저택의 전 주인께서는 '4'라는 숫자를 싫어하셨습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17. 만약 저택내에서 빨간 옷을 입은 긴 검은 생머리의 여성을 만난다면 친절하게 응대해주십시오. 당신이 친절하게 맞이해준다면 한 번 정도는 눈감아 줄겁니다.
18. 저희 저택은 4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면 그 즉시 구석에 웅크리고 100까지 숫자를 센 뒤에 자리를 벗어나십시오. 고개를 들지않는다면 들키지 않을겁니다.
19. 혼자서 너무 오래 저택의 복도를 거닐지 마십시오. 저희가 그 동안 지켜본 결과 혼자서 복도를 오래 거니는 것은 그다지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희 저택에서 지내면서 지켜야할 안전 지침 사항입니다. 위의 사항들만 잘 지켜주신다면 당신은 안전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을것입니다.
어이, 멍청이.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매뉴얼의 11번에서 '이 항목을 부정하는 항목이 있다면 절대 눈여겨 보아서는 안된다' 고 하고 지시하고 있어. 11번을 보는 순간부터, 너는 이제 쭉 읽어내려가면서-그러니까 12번부터, 11번과 반대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려하겠지.
첫 날부터 문제를 일으키긴 싫으니까, 뭔가 무서워서,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든..
똑똑한 너는 메뉴얼을 최대한 따르려고 하겠지. 그렇기에 너는 15번을.. 아니 모든 항목을 눈여겨보게 될거야. 계속해서 11번을 의식하며 모순되는지 뜯어보겠지. 마침내 15번을 발견했을 때, 너는 두려움과 함께 미미한 성취감도 느낄거야.나는 속지 않았다고, 나는 실수하지 않았다고.
이미 속은거야. 이미 실수한거야.
중요한건 11번 이후의 내용이 아니야. 네가 메뉴얼을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정독하는 것이 유도된 상황이라는 거지.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그것이 지금 너에게 벌어지는 일의 방아쇠야.
이미 느끼고 있을테지.
메뉴얼을 읽고 난 다음부터, 오한과 발열이 번갈아 전신을 휩쓸며 하반신에 피가 몰리는 걸 느끼고 있겠지. 이대로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거야.
자, 이게 제일 중요해. 해결법은 단 하나야.
메뉴얼을, 끝부터 첫 부분까지 순서를 반대로 해서 읽어.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반드시 거꾸로 읽어야해. 그렇게 해야만 네 몸이 더 이상해지기 전에 원래대로 되돌려놓을 수 있어. 이 쪽지는 불태워 없애고, 같은 내용의 글을 저택 밖의 신성한 장소에서 작성한 다음 사람이발견할 수 있을만한 곳에 숨겨둬.
>>898 혼자 이거저거 파헤치고 다니다가 충격먹고 삐뚤어져서 반항하다가 잡혀서 혼나고 etc....지금은 완전 순해진거~~ 옿 좋아 좋아 룸메를 계기로 쭈와 안면을 튼다! 어~~ 아마 첼이 먼저 방 같이 쓰자곤 안 할거라 쭈가 이리오너라(?)하면서 들이닥치거나 먼저 권하는 쪽이 될건데 괜찮나?
>>904 권유는 고맙지만 주양주가 먼저 찔러줘서....8ㅅ8 서리와는 다른 만남을...!
>>906 느낌묘사 생생해서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대전이라도 너무 좋아 진짜 재미있을것 같다구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 이거 너무 킬포였고.. 밍주가 괜찮다면 나는 일상 언제든 환영이니까, 편할때 아무때나 찔러주면 되겠다! 마침 여름바다 이벤트도 시작이겠다 잡담에서 나온 모먼트들 최대한 써봐야지 ㅋㅋㅋㅋㅋㅋㅋ
>>910 아니 우리 렝이 왜 이미 늦어.. (마음 찢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하든 안 위험하든 일단 따라하는게 쭈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
>>911 맙소사 좌충우돌 파이의 성장기였냐구.. 순한맛 아니었을때의 파이도 보고 싶어지는걸! :) 앗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 괜찮지! 먼저 제안 안하면 쭈가 아니다~! :p 두번씩이나 맨손으로 추종자 세력 맴매하는걸 봤으니까 쭉 눈여겨보고 있다가 이때다 하고 바로 들이닥쳐서 너! 오늘부터 내 룸메가 되어라! 하고 당당하게 선포(?)했을 것 같아 :D
>>913 하 그것도 좋지 민이 머글 문화? 나 그런거에 관심 많아서 디지털 관련해서 친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ㅠㅠㅠ 이제와서 뒷북인데 혹시 그걸로 선관해도 괜찮을까...?? 방학때 잠시 민이한테 핸드폰 쓰게 도와줬다거나 sns 머글 계정 만들게 해줬다거나... 물론 부담스러우면 조용하다는 말에 그렇다면 저는 얌전하고 청결합니다 어필로 둘이 같이 손잡고 룸메됐다! 도 좋아!
>>914 하 고민되네 어카지 ㅠㅠ 근데 내가 내일 당장은 일이 있어서 멀티는 힘들구 좀 지켜보다가 찌를까봐 흑흑흑 주양아 ㅠㅠㅠ 주양주도 내가 손 비었다 싶음 언제든지 찔러줘도 좋다..... . 민이 왠만해서는 당황 안하는데 주양이 급발진 청이 걸기 보면 맨날 ?!! 이럴 것 같고 ㅋㅋㅋㅋ ㅠㅠㅠㅠ 흑흑 좋아 담에 일상할때 잡담에서 말한거 최대한 써먹는거야 하... 뽕뽑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