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6259777>214 레오라면 솔직한 답을 내놓으라고 할거고 그냥 재미없어서 관뒀다고 하면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소리지르면서 멱살잡을텐데:ㅇ.... 레오한테 서리는 완전히 이기고 싶은 라이벌이자 자기가 인정한 또 하나의 상대인셈이니까 계속 따라다니면서 '함뜰까? 어?' 하고 옆에서 계속 앵앵댈텐데 어떻게 반응할까요 :ㅇ..?
현생에서 한 번 크게 치이고 나서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서 손을 댔는데 현생이 풀리고 나서도 끊을 수가 없더라고요...액상이 이래서 무섭다고 하나봐요..여러가지 맛이 나는 니코틴을 버틸 수가 없어요.. 물론 큰 맘 먹고 쓰지도 않은 새것까지 전부 양도하고 버렸지만...가끔 생각나네요. 🙄
>>17 그죠 레오라면 솔직하게 대답하라고 할 거 같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멱살을 잡는다면... 잡혀줘야죠 레오인데.... 서리가 잘못한건데 이건.... 근디 솔직히 서리 1년동안 레오한테 정 엄청 들어서 함뜨자고 해도 "아 싫어~ 너 니가 이길 때까지 계속 하자고 할거잖아아" 식으로 징징거리거나ㅎ "우리 그냥 가위바위보 해서 어린 쪽이 소원 들어주자" 이러면서 장난만 왕창 칠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부러 경기하자 해놓고 져주는 건 절대 안할 거 같구? 아마 창과 방패가 되지,, 않을지,,,,
3연타로 꽂힌 처음 듣는 호칭의 여운이 가실 때 쯤에야 볼을 꼬집고 잡아당겼다가 놓는 일련의 과정이 멎어들었다. 아팠어? 하고 당신의 차가운 볼에 자신의 손도 추가로 얹고 살살 문질러주고 나서야 지금 이 감정 기복도 썩 만족스러웠다고 느끼며 씩 웃어보이는 것이다. 이런 만족은 과정 중에 있어도 좋겠지만 역시 오롯이 그 상황을 즐기고 나서 받아들이는 편이 좋았다. 자신에게 조금 더 그 만족감이 오래 남아있을 수 있었으니까.
"어머나. 그건 맞네~ 우리 여보야가 너무 슬퍼하는건 원치 않으니까, 좋아! 수업중엔 최대한 조심조심히 행동하도록 할게?"
물론 그게 가능했다면 비행술 수업부터 지극히 정상적으로 끝마쳤을 것이다. 여기저기 쏘다니지 않고 정확하고 빠르게 블러저만 쳐냈으면 파편이 튀고 사람이 다치는 혼돈의 장이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다친게 자신만 아니면 그만이라는 꽤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 사실을 대충 넘겨버렸다. 지금 포커스를 두고 이야기해야 할 것은 그런 사사로운 실책에 관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관련 없는 생각은 빠르게 지워버리는 것이 편하다.
"그러니까 말이야. 혹시 학생들은 알 수 없는 뭔가가 더 있으려나? 내가 알고있는 상식의 한계성으로는 아무리 짐작해도 살인 저주가 제일 지독한 저주라는게 이해가 안 가네~"
앞서 한참을 고민했듯이 지독한 것이라고 한다면 크루시오가 훨씬 위일 것이었으니. 살인 저주와는 다르게 크루시오는 한두대 맞더라도 죽지 않아서 그런걸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죽지 못하는 것이 윤리적으로는 맞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대신 죽는것이 더 낫겠다 싶은 고통을 주었으니 그것조차 애매해졌다. 결국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대강 넘겨짚는 수밖에 없었다. 더 생각했다간 하루 종일 크루시오와 아바다 둘 중 무엇이 더 독한가에 대해서만 생각해버리고 말 테니까.
이윽고 심장이 철렁했다는 말에 꺄하핫 하며 경박스런 그 웃음을 다시 터트리고 마는 것이었다. 수업 내용도 거의 다 전달받은 듯 싶었으니 이제 다시 분위기를 환기시켜도 좋을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늘 쉬는 시간이 함께했으니. 지금 이것도 그런 부류의 것이겠거니 하며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으응~ 여기서 더 빠져들어버린다면 곤란한데! 내가 진짜로 여보야를 청 대신 내기에 걸어버릴지도 모른다구? 꽃은 꽃끼리 어울려야지, 호박하고 어울리면 큰일나, 여보야~"
물론 이것 역시도 그저 평소에 당신을 대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아까전에 당한 게 있어서 조금 더 심화된 버전으로 되갚아주고 싶었는지, 얼핏얼핏 진심이라고 생각할만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이러니 주변 사람들이 오해할대로 오해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주변에서 주는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마이페이스적인 태도가 강한 사람 둘의 조합은 이리도 환상적인 것이었다.
"아하하. 역시 여보야한테도 나밖에 없지?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더더욱 힘내야겠네! 여보를 지키고, 위험에 거리낌 없이 뛰어들면서~ 동시에 여보가 걱정하지 않도록 멀쩡하게 다시 곁으로 돌아올수 있을 때까지!"
물론 그러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제 몸 하나도 간수하기 힘든 상황에서 남을 챙기기는 쉽지 않았다. 하물며, 스릴을 즐기는 와중이라면 더더욱 자기중심적이 되고 마는 사람이었다. 그래봐야 누누히 서술했던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았기에 그 진실까지 이야기에서 다루지는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이미 볼만큼 봐왔으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고 느낀 것이었을수도 있고.
"그래도 역시 잘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어! 혹시 알아? 여보야의 그 간질간질한 호칭들을 자신에게만 향하게 만들고싶어할 사람이 있을지!"
근거나 증거라고는 없는, 추측 100%의 이야기였으나 아무렇지 않게 하고서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같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정말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이 한둘쯤은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만나고싶은 사람이 있다. 궁금한 것이 잔뜩 있는데 그걸 풀어줄 수 있는사람. 버니 립시츠. 선후배 놀이에 한 번 어울려줬던, 분명한 적이지만 엄청나게 나쁜 녀석은 아닌 것 같은 그 사람. 레오는 그럼에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임을 알았기에 기숙사의 자기방에서 가만히 침대에 앉아 고민만 하고 있었다. 오늘 새벽은 특히나 더 조용했다. 조용해서 좋은 새벽.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따금씩 바람 소리만이 들리는 새벽. 하늘이 높아 숨쉬기가 편했고 구름 한 점 없는 짙은 파란색의 하늘에서 달빛이 쪼개져 내려와 새벽임에도 그리 어둡다는 느낌은 없었다. 레오는 옷을 주워입고 문을 열고 나섰다. 찾아가서 만날 수 없다면 우연에 기대야지.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니까.
레오는 밖으로 나섰다. 처음 만났던 장소는 학원이었고 그 다음 개인적으로 만난 장소는 라온이다. 밝은 분위기를 풍기는 녀석은 아니었으니 아마도 가림빛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까지 들어가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가장 가까이 간다고 해봐야 귀곡탑이 전부겠지. 레오는 허리춤의 지팡이를 잘 확인하고 우선은 라온으로 향했다. 후미지고 어두운 길을 택해서 몰래몰래 귀곡탑에 가까이 다가갔다. 귀곡탑까지 들어가지만 않는다면야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후미진 라온에서도 더 조용한 장소. 레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은 없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달빛만이 비추는 장소.
" 흠. 좋아. "
기다려보지뭐. 귀곡탑의 근처에서 서성이던 레오는 넓직한 바위 하나를 찾아 그 위에 앉았다. 두 눈을 또릿하게 뜨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지팡이가 자꾸 허리를 찔러 불편했는지 지팡이를 풀러 옆자리에 내려놓은 레오는 주변을 두어번인가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이 조용한 장소. 자세가 불편했는지 레오는 바위 아래로 내려와 자리를 적당히 정리하곤 바닥에 앉아 커다란 바위에 등을 기댔다. 기다려보자. 한 시간 정도만 기다려보자. 그리고 잠이 오기 시작했다. 달빛이 내려오고 적당히 촉촉한 공기에 풀벌레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 것이 무언가 평온해 언제부턴가 레오는 꾸벅꾸벅 눈을 감고 졸기 시작해버렸다.
그는 무슨 소리냐는 듯 삐딱한 고개로 당신을 응시했다. 그는 젤리든 사탕이든 단 음식이라면 절대 거절하지 않는 사람이다. 단지 사람을 잠시 의심할 뿐이다. 선한 의도에는 늘 뜻하지 않은 악의가 숨겨져있는 법이다. 그는 젤리 봉투에서 지렁이 젤리를 하나 꺼낸다. 젤리는 다행히 입으로 넘겨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어미새가 새끼에게 벌레를 물어다주는 장면을 떠올리고 눈을 감았다. 끔찍하다.
"그렇지, 복이 오는 법이지."
젤리를 입에 밀어넣고 손가락에 묻은 설탕 부스러기를 가볍게 핥는다. 정보를 주는 손님은 귀하다. 그는 입학식이란 말에 평온한 미소와 대비되는 교사 직전의 목소리로 질문한다.
"학교 관계자인가 보군. 학생인가."
더 캐기 어렵다면 체념하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대화하는 것은 그나마 덜 예민한 상황이긴 하지만, 돌고 도는 얘기를 하면서까지 정보를 캘 체력은 없었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다 뒤로 돌아 어딘가로 향한다.
"뭐, 손님을 서있게만 할 수는 없지. 이리 온."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그는 협탁 근처에서 허리를 숙인다. 한 손으로 걸쇠를 풀고 서랍을 연다. 파란 포장지가 보인다. Oreo. 그렇게 써있는 기묘한 봉투를 꺼낸다.
"매가 아니더라도 이런 것은 충분히 줄 수 있긴 하고 말일세."
젤리를 더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매가 좋다니. 단순한 건지, 아니면 순수한 건지. 그는 이어지는 말에 눈을 흘긴다. 오레오가 담긴 포장지를 주려다 멈칫 하더니, 눈빛이 잠시 어두워진다. …오늘 이후로 아무도 당신을 발렌타인이라 부르지 않을 겁니다. 애정이 비틀린다 하여도 우리가 감내해야 할 일이지요. 우리는 이어지는 존재이지 않습니까..
그 날 그 상황이 어떻게 끝났는지, 그녀는 잘 기억하지 못 했다. 마지막엔 어쩐지 흐지부지 되어버린 감이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달려들고 마법을 난사한 가운데 넝마 같은 마법사가 쓰러졌다. 남은 건 상처입고 지친 학생들과 혜향 교수 뿐. 그 중에서도 교수 다음으로 크게 다쳤던게 그녀였던 듯 하지만, 그녀는 멀쩡히 제 발로 걸어서 보건실에 갔다. 피투성이 손으로 내던졌던 도포를 주워 찢어진 옆구리를 죄어매면서 말이다.
보건실에서 옷을 걷고 본 상처는 꽤 심했을거다. 디핀도도 아닌 섹툼셈프라를 맞고 힐 한번 없이 그렇게 움직여댔으니. 단면이 어떤 상태였을지 약간의 상상만으로도 가늠되지 않는가. 그래도 디터니 약이 열일해준 덕에 흉터는 남지 않을거란 말을 들었다. 피를 제법 흘렸으니 좀 쉬는게 좋겠다는 말도 들었지만 그녀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제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녀의 사전에 휴식이란 단어는 없는 것처럼, 그녀는 피가 빠져 창백한 낯을 하고도 잘도 돌아다녔다. 그래도 평소보다 움직임이 굼뜨고 조심스러워졌지만 그만한 차이를 눈치챌 사람은 주변에 없었다. 다행이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이상하리만치 잘 돌아다니는 만큼 요즘 뜸했던 곳에도 발을 들였다. 촌스런 교복이 아닌 고운 평상복 차림으로 느릿느릿 백궁의 별궁으로 들어가, 대청마루에 다다르자마자 거의 쓰러지다시피 앉아버리긴 했지만.
"...으.."
아파서인지 지쳐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에서인지. 의미불명의 소리를 내며 신발을 내던지듯 벗고 마루에 엎드렸다. 칠칠치 못한 행동으로 인해 치맛단이 기어올라가고 단정하던 머리가 산발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 무엇도 신경쓰기 싫은지 가만히 누워만 있을 뿐이었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말이다.
레오는 자신이 잠들었다는 사실조차 잊고있었다. 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마저 잊고있었다. 그저 분위기와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서 잠들어버렸으니까. 부네가 와서 말을 걸어도 레오는 잠꼬대아닌 잠꼬대를 하면서 웅얼거리고 있었다. 몸을 돌려 부네를 등지고는 조금 더 몸을 웅크리는 레오였다. 그리고 숨을 두어번인가 더 쉬었을까. 레오는 엇. 하는 소리와 함께 밍기적밍기적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느리게, 아주 느리게 눈을 꿈뻑인 레오는 지팡이를 들었다.
" 루모스.. "
잔뜩이나 졸린 목소리로 눈마저 감고 지팡이 끝에서 나오는 얕은 빛에 의지해 얼굴을 확인한 레오는 이히히, 하고 웃으며 '녹스' 하고 작게 말했다. 빛이 꺼지고 레오는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말없이 눈을 감고 얼굴을 마주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왜 왔더라. 누구를 만나고 뭘 물어보려고 여기까지 왔더라. 공기가 여전히 적당히 촉촉했고 달빛이 예쁘게 내려와 땅을 비추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레오는 눈을 부비적 거리다가 천천히 눈을 뜨곤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 오 - 버니.. "
이렇게 바로 만날줄은 몰랐네. 레오는 그렇게 덧붙이며 이히히, 하고 또 웃어보였다. 잠이 확실히 덜깼는지 몸은 어느정도 일어났음에도 정신은 단잠에 취해있었다. 두 팔을 벌려 끄으으- 하는 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켜자 그제야 잠이 깼다는듯 눈이 조금 똘망해졌고 정신이 잠에서 깨어났다.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아있던 레오는 눈을 두어번정도 더 깜빡이곤 이게 정말 자기 눈앞에 벌어진 일인지 모르겠다는듯 조금 애매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차가운 체온은 따뜻한 게 문질러지고 나서야 조금 보통의 체온으로 올려졌다. 금새 다시 차가워지겠지만, 단태는 아팠냐는 물음과 함께 볼을 문지르는 주양의 손을 슬쩍 바라보다가 헤죽-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며 단태가 부정했다. 아프지도 않았는데 아픈 척했으니 당연스러운 반응이다.
"으흐흥~ 달링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더 걱정하는 건 자기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 수업 중에는 조심히 행동할거라고 믿을게~?"
웃는 건지 아니면 흥얼거리는건지 애매하지만, 아마 전자로 추정되는 소리를 내면서 단태가 대꾸하다가 잠깐 샐쭉- 하니 눈을 가늘게 뜬다. 주양의 의문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수업을 들었을 때는 티내지 않았지만 이렇게 듣자하니 확실히 의문스럽기는 했다. 왜. 어째서- 살인 저주가 고문 저주보다 더 악랄한 걸까. 이럴 줄 알았으면 수업 때 질문이라도 해볼걸 그랬나. 에반스 교수님을 만난다면 물어볼 것이 늘어난 건 확실했다. 지금은 자신과 밤산책을 같이 하고 있는 상대에게 집중하자.
"자기야~ 달링~ 우리 작은 고양이. 꽃은 내가 아니라 자기인걸? 난 자기라는 꽃에 홀려서 날아온 꿀벌이고 말이야~"
청 대신 내기에 걸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지만 단태는 히죽- 하니 능청스럽게 미소를 지었다가 낄낄 웃었다. 진짜로 내기에 자신을 건다고 해도 결국에는 그 내기를 이겨버릴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였다. 단태가 아는 주양은 그런 사람이였으니까. 그 증거로 청이 정말로 다른 학생에게 넘겨졌던 적이 없기도 하고. 언뜻 언뜻 들리는 말 중에 진심처럼 느껴지는 게 있기는 했지만- 단태는 못들은 척 능글맞게 넘겨버렸다. "정작 진짜로 그런 상황이 됐을 때는 정말로 날 지켜줄 필요는 없지만~ 자기야~"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줘야할 정도로 나약한 사람은 아니었다. 주단태는 모두가 주궁에 갈거라고 예상한 만큼 자신을 지키는데 도가 튼 사람이였다.
"으응- 같은 기숙사 후배도 그런 소리하던데- 달링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아니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불성실하고 경박해서 가볍기 짝이 없는 분위기를 가진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이 말이다. 게다가 아무리 자신이여도 그런 소리를 들으면 의문이 들기 마련이였다. 진짜? 설마. 에이. 신입생들이라면 모를까 재학생 중에는 전혀 없을텐데.
앗 맞아.... 뜬금없지만 백설이 애니마구스 설에서 가장 걸리는 부분이..... 백설이가 방에 나온 벌레 잡아먹을수도 있다는 썰을 보니까 좀 깨져버렸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연기에 충실해서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도 그... 사람의 존엄성이라는 게...(?)
레오는 이히히, 하고 웃더니 다시 한 번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그제야 잠이 좀 깼다는 듯 하아- 하고 개운한 심호흡을 했다. 확실히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부네, 버니 립시츠가 맞았다. 만나기 위해 왔지만 이렇게 단번에 성공할 줄은 몰랐지. 레오는 뭔가 되려고 해도 되는 날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 그거 잠깐 잤다고 되게 개운하네.. 아아, 일어났으니까 그런건 필요없어! "
크루시오라는 말에 레오는 진심으로 질색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갈까 어쩔까. 레오는 잠시 고민하다가 '후배님'이라는 말에 조금은 실망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신을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는 말은 없었지만 후배님으로 불러도 좋다는 말도 안했으니까 결국은 거기서 거기인게 아닐까.
" 나도 '레오'라는 이름으로 부르라고 했는데. 안지켰으니까 나도 이름으로 부를거야. "
도발이라면 도발이겠지. 이름을 고집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키고 그것으로 부르게끔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게끔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레오는 그것을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여전히 바닥에 앉아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던 레오는 이제야 조금 긴장한듯 침을 꿀꺽 삼켰다.
반질반질한 마루는 딱딱하지만 시원한게 이대로 한숨 자도 좋을 것만 같다. 자면 분명히 어딘가 아프겠지만, 그래도 일어나기 싫은 걸. 그냥 지금 눈 감는 걸 끝으로 아예 안 일어나졌으면 좋겠다. 무기력한 몸 때문인지 평소 안 하던 생각이 자꾸자꾸 떠오른다. 생각 속에 묻혀 잠들려던 그녀의 귀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 건 눈을 막 감은 그 때였다.
"...?"
문이 열리고 누가 괜찮냐고 묻는다. 익숙한 목소리에 뒤이어 발소리가 하나, 아니 둘. 빠르고 작은 저 소리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으휴. 윤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뜬 그녀는 잡는대로 팔을 내어주고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 앉았다. 부축하려는 듯한 윤을 거절하지 않고 따르려는데 누웠다 일어난 탓인가 잠깐 현기증이 일었다.
"아니, 잠깐만요. 어지러워..."
옆구리가 찢어져도 비명 한마디 안 내지르던 그녀가 고작 현기증에 앓는 소리를 내는게 참으로 비이상적이다. 일부러 그러는건가? 싶을만큼. 그래도 아주 거짓은 아닌 듯 얼마간은 고개를 숙인 채 으... 하는 소리를 흘렸을 것이다. 핑 돌던 눈앞이 겨우 올바른 시야를 되찾은 후에야 고개를 들고 몸을 일으켜 윤의 부축을 받았겠지.
"선배는 참, 없을만하다 싶으면 있네요. 신기하게."
제정신을 차린 그녀가 꺼낸 말은 살가운 인사도 뭣도 아닌 그런 말투다. 툭 하고 꺼냈지만 문자 그대로의 의미 그 이상은 없어보이는 말이기도 하다. 평소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윤에게 고분고분한 것만큼은 평소와 같았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모습은 포브스 선정 세상에서 제일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람 1위에 당당히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었다. 이미 자신이 그러지 않을 걸 알고 있는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었다. 여보야 하는 호칭만 아니었다면 그런 마인드는 다른 사람에게조차 그대로 내보일만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었고.
그렇게 당당하게 선포하고 나서 앞을 향하던 걸음은 또 다시 멈추어질뻔 했다. 맙소사. 이젠 작은 고양이라니. 키티나 작은 고양이나 거기서 거기겠지만 이렇게 또 풀어지니 사뭇 낯선 어감이었다. 작은. 작은. 지금 이 일상적인 대화가 그저 보여주기식인 모습이라고는 해도 사실 자신은 정말 작았던 게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177이 아니라 훨씬 작은 키인데 그렇다고 믿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번잡해지는 머릿속을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주양은 어깨를 으쓱였다.
"참 신기한 일이야~ 향기 없는 꽃에 이끌려오는 벌도 있고. 살다보면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꼭 한둘은 있지. 아! 물론 우리 여보야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하는 건 아니라구?"
처음의 그 우연적인 만남을 생각해보면 꽤 치밀한 멘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자신에게 그런 호칭들을 아낌없이 써주며 다가왔던것 역시 당신이었으니까. 약간은 능청스럽게 굴면서 다시 되받아치고 주양은 당신의 말을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자신과 매일 투닥거리는 같은 기숙사의 후배와 주양 자신을 한 팔에 하나씩 안고 병동으로 가준 것부터가 당신이 도움 없이도 스스로를 잘 지켜낼수 있을거라는 데 강한 믿음을 주었기에.
"오, 정말? 봐봐. 역시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니까! 당연히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우리 여보야의 친절함 앞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난 없다에 청이를 걸겠어!"
아직 당신을 잘 모르지만. 그래서 지금의 이 친절함도 진실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주양이 판단할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였다. 아무리 지어내진 친절함이라도 그 앞에서 흔들릴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나름대로의 꽤 강한 믿음이었다. 그렇기에 이 말만큼은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을지도 모른다. 의문을 품은듯한 상대 앞에서 일부러 애매모호하게 굴어 짜증을 이끌어내는 것만큼 짜릿한 일은 없지만, 그 대상이 친구이자 단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의문을 가지고 궁금해한다면 자신이 느끼고 있는 생각을 그대로 전해주는것이 옳은 일이다.
"어유. 상상하니까 엄청 질투심 생기는데? 안되겠다. 역시 여보야는 나랑 어울리는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안 그러면 하루종일 기숙사에 틀어박혀서 울거야?"
라고 할 뻔~ 하고. 다시 분위기를 확 풀어버리는 주양의 뒷말이 이어졌다. 물론 그런 말 없이도 충분히 과장된 이야기는 지금의 이 상황을 더욱 현실감 넘치게 즐기기 위한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이야기나 다름없었기에, 너무 과한 양념이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역시 그런 것을 판단하고 깨닫기엔 주양은 너무나 무신경했다.
누군가 슬퍼하는 걸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 여기는 난데없이 목숨을 위협 받지 않았나. 6년간의 안온한 학교생활 끝에 드디어 졸업할 수 있겠거니 생각했건만 살해 협박을 듣는 유쾌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는 겉치레의 예의로 넘어가기로 했다. 더 파고들어 봐야 빙빙 돌고 귀찮은 얘기만 잔뜩 할 것이 뻔했고, 당신의 크루시오를 지금 맞았다간 얄짤없이 세상과 작별하게 생겼다. 그는 당신이 변신하는 모습이 신기한지 그저 가만히 당신을 응시할 뿐이다. 다만 시선은 여전히 예민했다.
"글쎄."
그는 딱히 할 말이 없는 지 입을 다문다. 어딘가 상념에 잠긴 것 같기도 하다. 중은 싫어할 것이란 말에 그는 기어이 검지를 들어올리며 입가에 가져다댄다.
"Hush."
조용히. 숨소리로만 이루어진 간결한 부탁에 가까웠다. 그가 만약 장난기 있고 유쾌한 사람이라면 애정은 내가 줄 수도 있는데? 라고 말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남에게 애정을 줄 사람이 못 된다. 애정을 누구에게 받아야 하느냐를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애정이란 것을 줘본 적도 없고, 애정이란 것을 받기엔 자신은 돌이킬 수 없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것에 애정을 주기엔, 그는 어딘가 상처를 받았을 지도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태고적부터 혐오를 받아들이고 태어났을 지도 모르는 사람. 당신을 흘끔 쳐다본 그는 눈을 내리깐다.
"자네가 받고 싶은 사람에게 받으면 되겠지."
망한 조언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가라는 말이 그리도 좋은지 당신은 눈웃음을 짓는다. 그는 당신의 말에 대답을 대신하듯 오레오의 포장을 뜯는다. 가지런히 놓인 쿠키와 그 사이의 크림이 보인다. 그는 하나를 집어올린다. 쿠키, 크림, 쿠키.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완벽한 조합이 아닌가. 초콜릿 쿠키와 그 사이의 크림이라니. 백문이 불여일식이라 하던가, 그는 당신에게 손을 뻗는다.
"아가, 아 하려무나."
굳이 머글의 간식이라고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순혈주의자 중에서는 머글의 음식이란 걸 알면 뱉어버리면 사례도 심심찮게 보이고, 그중 당신이 포함될 지 누가 알겠는가. 대신 겉치레의 예의가 담긴 어딘가 쎄한 미소만 지어보일 뿐이었다.
>>144 ㅋㅋㅋㅋㅋ 근데 현궁이 유하고 나긋하다했고 그 특성 잘 탄 친구 둘이라 잘 맞는 것 같다 둘이 그리고 폭포 수련도 같이 하기로 했잖아 (엘롶주 : ??) ㅋㅋㅋㅋ 맞아맞아 사실 시트 보고 성향 비슷하다~ 싶었다구 물론 그것도... 화나긴 하지 ㅋㅋㅋㅋㅋ 아니 누구신데 저한테...?? 이런 느낌이긴 하잖아 ㅋㅋㅋㅋ
마자 나 지금 저거 언젠가 볼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 저러고 엥? 하는 라쉬 너무너무... 너무 보고 싶어 귀엽잖어......
담담하게 가족들에게 필담으로 얘기하고 그날동안 혹은 그날부터 수첩과 펜을 늘 가지고 다닐 듯. 그리고 가능한 대화를 안 하려고 함.
비_맞는_자캐
언제부터 내렸는지 모를 빗속에 얼마나 서 있었을까.
찬란히 반짝이는 머리칼이 젖으니 볼품없다. 정갈히 차려입은 옷도 빗물에 젖어 형편없는 꼴이 되었다. 비가 무거워 숙인 듯한 고개 탓에 얼굴 아래로 또다른 물방울들이 쉴 새 없이 떨어진다. 가늘게 떨리는 어깨는 계속 비를 맞은 탓일까. 움켜쥔 두 손이 새하얀 건 몸이 식어서 그럴까. 선 채로 꼼짝도 못 하는 것 역시, 비 때문일까.
빗소리가 요란하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전부 집어삼키고도 귀를 먹먹하게 만들 만큼.
황보 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가진_단호함은 나름 기준이 있는데 일단 사상, 신념, 성격 이런거 별로 신경 안쓴다... 근데 그걸로 남한테 피해주면 단호해지는 편. 그냥 이유가 어땠건 악의를 가지고 남한테 피해주는 사람은 싫어하는 것 같다...ㅎㅎㅎ 연민과 용서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런 점에서 단호한듯!
벌칙의상을_당당하게_입고_다닐_수_있는_자캐 무슨... 벌칙 의상...? 내가 해시를 이해 못해서 패스 바나나옷 같은 건 입혀줄 의향 있음
자캐가_평생_이고가야_하는_것은 민주, 애 나이가 17살인데 평생은 너무하다 발언 파문, 민, "그래도 비밀 같은 것들은 지켜야..." 답변으로 논란 일축
황보 민: 346 배움을 좋아하나요?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냥 시키면 잘한다. 스트레스 안 받아서 뭘 내밀든 음~ 하고 공부하는 듯 ㅋㅋㅋ 별 생각 없이 공부하는 편... 안 시키면 안 할 것 같음
344 모교를 좋아하나요? 좋아함~ 기숙사 살면서 독립적인 자기 공간 생기고 이래서 넘 좋아하는듯 ㅋㅋㅋ 친구도 많이 생겼고 자기 자신한테 충실해도 뭐라 할 사람 없고~
025 캐릭터의 연애관은? 이 세상에 완벽한 이해자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생각보다 담백하게 연애할 것 같다. 별로 안 친하면 다 이해해, 이런 느낌으로 대하는데 오히려 소중해지면 난 너 이해 못해, 그래도 너 사랑해. 이런 스탠스 아닐까? 그냥 힘들 때 위로하고 행복할때 같이 즐기려하는 걸로 충분히 만족~
>>1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외에서는 외국어 써야하고 외국에서도 외국어 써야하는것에 대한.. 주양이의 사소한 불만이었다! :) ()
>>158 좋게 잘 봐줘서 고마운걸! 알 수 앖는 편견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어디서 주워들은 도박용어나 체크메이트같은 짤막짤막하고 유명한 건 알테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이라는 게 오너 피셜이구! 아니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그 설정을 들키다니.. 사실 주양이는 새어 마스터라서 길가던 참새나 저 멀리서 날아가는 황새하고도 유창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설정이 있어.. (???????)
>>164 오호 그렇게 느껴진단 말이지... 굉장히 흥미롭네 사실 오너는... 별 생각. 없다... (이러면 안됨) 민이 가치관은 얼추 잡혔다고 생각하는데 행동은 확실히 애매한 감이 있지... (우리는 이거를 캐붕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아무튼 일상 돌리면서 차차 변화해갈 것 같아 언젠가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아무래도 이벤트도 있고 하니까 극단으로 향할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165 아나 ㅋㅋㅋㅋㅋ 도박용어에만 빠싹한거냐고!! ㅠㅠ 역시 취미랑 연관되어야 외국어를 잘배운다더니... (세상에`~~) 주양이 드루이드설 확정났구나... 어쩐지 그런 것 같았어 막 청이랑 말도 하고 잠도 같이자고(모름) 밥도 같이 먹고(모름) 그러더니.... 사실 다들 쉬쉬하고 있었지만 동화학원에서 소문 쫙 퍼졌잖아...
그러지 않을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단태는 자연스럽게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맞장구를 치며 윙크를 해보였다. 곧이어 자신의 호칭에 걸음이 멈출 뻔한 주양의 모습에 샐쭉하니 눈을 가늘게 뜬 채, 슬쩍 바라보며 "왜그래, 키티?" 하고 능글맞게 물음을 던졌다. 그런 반응에 신경을 썼다면 애초에 처음부터 자기라던가 달링같은 낯간지러운 호칭을 사용하지는 않았겠지. 아니면 정말로 의문을 가진 걸 수도 있고. 지금 분위기는 아무리 봐도 전자였다. 전자가 맞았다.
"허니~ 스위티~ 마법사의 세계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일은 얼마든지 있는 법이야~ 가령 향기없는 꽃의 화려한 붉은색에 이끌려서 오는 벌이 있는 것 처럼 말이야. 자기를 향한 내 사랑은 그정도라구? 상식을 벗어나는 일~"
자신의 사랑을 의심한다고 했다면 자기가 의심하지 않는다고 할때까지 수백가지의 사랑고백을 늘어놓을 생각이였다고 덧붙히는 목소리는 역시나 평소대로 느물느물거리는 능글맞은 것이였다. 아무리 주궁에 들어갈거라고 예상했다고 하더라도 손이 다친 상태에서 양 팔에 한명씩 부축해서 병동으로 데려가는 것도 상식을 벗어나는 정도였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싶을만큼. 뭐, 다행히 주양은 그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지만. "으흐흥~ 하지만 나랑 며칠만 계속 마주쳐본다면 내 사랑찬가가 감선생님의 인간찬가만큼이나 모두에게 통용된다는 걸 알텐데?" 그런거에 청이를 걸어도 되는거야? 하며 단태가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가 진심이 담겼다는 걸 알아차리고 잠시 묘한 표정이 되었다. 여전히 능글맞은 웃음이 떠오른 얼굴에, 샐쭉- 하니 가늘게 뜬 고양이상 눈매 속 암적색 눈동자는 웃지 않는 묘한 표정이다.
"자기야-"
꽤나 다정다감한 목소리였다. 단태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분위기를 확 풀어버리는 주양과 똑바로 마주봤다. 잡고 있던 손을 끌어당기면서 지팡이를 들고 있는 손이 자연스럽게 허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졌을 것이다. 확 가까워진 거리에서 단태는 주양의 이마에 톡 하고 자신의 이마를 부딪히려했다. "내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해 몇가지나 더 나열해줘야 질투하지 않을 셈이야? 응?" 히죽- 웃음이 뒤를 따른다. 기숙사에 틀어박혀서 울거라던가, 질투난다던가 하는 말들이 늘 하던 대화와 똑같았기에 택한 단태의 행동이였고 단태는 예의 헤죽거리는 미소와 함께 주양을 놓아준다.
"자기가 상상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에 대한 믿음이 그렇게 없는 건 아니지?"
>>166 그럼! 한국에서 외국어로 길 물어본 외국인들의 잘못이 크다~! (소신발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그치. 한국어 쓰고! 김치도 맛나게 먹을줄 알고! 우리 동화학원의 시트캐들의 모습을 좀 더 본받아야한다 이 말이야! :D 역사피셜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우리 동화학원 캐들은 사실 전부 한국인입니다 칼씨 에씨 엘씨 다있네 다있어 아주~! (???)
>>168 상상 잘 되는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바나나옷..... 입고 아엠브나나 거리는 건.... 난 상상 못하겠다... (머쓱) 민이 자체가 막 의지하고 이런 편이 아니라서...? 그냥 음~ 우리 건전한 관계 꾸려나가요 ^^ 정도의 분위기....
이렇게 된 이상 주양이 연애관도 물어볼 수 밖에 없다. 주양이는... 뭔가 내기 좋아하고 그러니까 엄청 아슬아슬한 분위기 사랑 좋아하려나?? 그렇지만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로맨티스트... (열심히 적폐캐해중) 사실 연애에 관심 없을 수도 있고 ㅋㅋㅋ
>>170 흑흑 그렇지만 분위기 넘... 오지는 것.... 평소 빤짝빤짝 첼이였는데 볼품없어졌다는 묘사가 너무 절절해서 좋았어 ㅠㅠㅠㅠ 헐 그렇구나.... 그래도 지금은 괜찮은거지?? 환상이라고 하니까 뭔가... 뭔가 아직도 안 이뤄졌을 것 같은 괜한 걱정이 막 생기고 그러네
>>171 갓반인 설정.... ㅋㅋㅋ 맞지 갓반인 컨셉이었으니까... 뭔가 아침 산책하고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할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민 : 아닌데요)
(땃태의 사랑찬가가 너무 매력적이라 주양주는 결국 성불하고 마는데..)(????) 괜찮아! 충분히 이을 수 있다~! :D
>>16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쭈는 외국어를 좀 유창하게 말할 정도가 되려면 초등학생 과정부터 다시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주양이 졸업하기 전까진 비밀으로 하려고 했는데 벌써 다 들통난거냐구~ 동화학원 사람들은 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거같아.. ^^ (젊은이 자넨 너무 많은걸 알고있어 짤)
>>170 앗 첼주도? 사실 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들이 영어로 길 물어오면 한참 굳어있다가 오.. 아이돈노 하고 어깨 으쓱이면서 가던 길 마저 가고는 하지.. (먼산) 그것도 맞지! 다들 많이 힘들겠지만 일단 쭈랑 나는 뼛속부터 K-시민이니까.. (????)
>>173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외국어로 물어도 좀 정중하게 물어준다면 이해는 되는데 외국에 놀러가서 현지인이 당연하게 영어나 자기 모국어 할 줄 알 거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정말....(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칼씨 엘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생각나잖아 거... 자네 부모가 전라도 사람인가?
>>174 ㅋㅋㅋㅋㅋㅋㅋㅋ민이 브이로그도 찍어을 것 같은데 이거 적폐인가요? 위 위 위위 이거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 아니 운동한 건 맞아... 그치만 '난... 마법 같은 거 안 써. 그거 유산소잖아.' 이런 크레이지 헬스맨은 아니라는 그런....(간절한 해명,,,)
>>17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거기까지는 상상 못하겠고 그냥.. 그냥 바나나옷 입고 부끄러워하는 민이 모습까지만! 아니 근데 아엠브나나 자동재생 되잖아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악 적폐캐해 멈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로맨티스트였다~ 하는 쪽으로 반전을 줄까 하고 생각도 해 봤는데, 오너나 쭈나 이런 쪽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p 정확히는 얘 애정표현이 뭔가 좀 고장나고 어긋난 쪽이라서 그런걸 좋아할 사람이 있나? 없지? 그러니까 관심을 끄자! 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만약 사귀게 된다면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선호할것 같아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울 칼씨.. 전주 에씨.. 경기 엘씨.. (??????)
>>17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듣고보니까 그렇네..! 우리 첼 아가씨를 실내로! 당장 따끈따끈한 실내로! (후다닥)(??) 아이고.. 막 많이 아프고 하면 그런 생각 안할수가 없기는 하지ㅡ 유리 첼이 이젠 건강하게 오래오래 쭉 살아야해! 첼이 앞길을 막는건 내가 다 날려버리겠다~! (탱크 몰고 옴)(???)
>>178 아 맞아맞아 진짜 당연하게 그렇게 구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더라구. 처음 딱 보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거늘..! 에잉 쯧쯔 요즘 사람들은 말이여,,,, (???????) 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짤 떠올라서 웃어버렸어.. 나는야 세상에서 제일 편견 없는 할아버지 쭈꾸미라네~~ (?????)
>>195 헐 첼이 잠꼬대라구? 이건 봐야한다!! 내가 천장치더라도 이 특전 꼭 보고 만다 딱 기다려~~~~ ((폭주)) 앟 그렇게 되면 서술 트릭이라도 좀 돌려봐야....((그리고 장렬하게 실패하는데)) 그 난전에서 첼의 기억에 남았다니....성공했구나. 주가놈....:P 수업때 봤던 모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말이지 그게....(??) 목적이 명확했다는 건 저녀석을 죽이겠다라는 목적이겠지?:0 아닌가??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우리 여보야의 볼을 한번 더 꼬집어줘야하나 하고 망설였을 뿐이라구?"
주양은 헛기침을 몇번 쿨럭였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싶었다. 이제 겨우 이런저런 호칭과 스킨십에 익숙해지나 했더니 평소 쓰지 않는 호칭까지 거리낌 없이 쓰는 모습을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당신의 새로운 호칭 앞에서 주양은 한없이 나약한 사람이었다. 지금 들려오는 호칭들도 분명 얼마 안 가 적응하고야 말 테지만, 또 다른 것들이 늘어난다면 또 거기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치만 역시 이런 쪽으로까지 상식을 벗어나게 될 줄은 몰랐단 말이지~ 그래도 그 사실을 여보야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 만족하지만! 향기 없는 꽃에서 얻어갈수 있는 꿀은 어때, 좀 달짝지근한 맛이었어?"
수백가지의 사랑고백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 깨달은것이 있다면, 어쩌면 당신은 꿀벌보다는 장수말벌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이 자리에서 농담으로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자신의 입이 이렇게까지 대견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그 수백가지 사랑고백을 전부 다 들었더라면 아무리 익숙한 주양이라고 한들 버티지 못하고 당신의 페이스에 더더욱 휘둘리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니까.
감 선생님의 인간찬가만큼이나 통용되는 사랑찬가. 하지만 주양은 그것마저도 괜찮은 내기일 것이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모두에게 사랑 찬가를 한다면 아주 잠깐이나마 혹하는 사람도. 그 혹함을 계속 이어갈만한 사람도 충분히 있을 법 했으니 청을 걸어도 자신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글쎄. 청을 놓지 않도록 당신의 장점을 하나하나 다 말하고 다니는 그런 사람으로 돌변하지 않을까.
다시 앞으로 걸어가던 걸음이 멈추어졌다. 순식간에 훅 좁혀지는 거리 만큼이나 자신을 놀라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상황이 일상적인 것만 아니었다면, 주양은 충분히 평소대로의 페이스를 잃고 한껏 어버버거릴 것이었다. 그래도. 처음 자신을 부를때의 목소리가 꽤나 다정다감했기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슬쩍 미소를 걸친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머나.. 글쎄. 여보는 내가 몇가지면 충분할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런건 답을 아는 사람이 직접 말하는것보단, 알아내는 사람이 열심히 추리하는 편이 훨씬 재미있지 않겠어?"
모든것은 평소의 일상대로 흘러갔으며, 그 과정 중에서 어긋남은 없었다. 익숙하다 못해 편안함마저 느끼게 된 지금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치지 못하는 편이 더 이상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무리 그래봐야, 앞서 서술한 것처럼 새롭게 통통 튀어나오는 호칭들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하기는 했지만.
"당연하지! 우리 여보가 힘들게 여러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나는 여보야를 믿고 있으니까~ 그거야 그거. 그냥 가벼운 장난일 뿐이었어~"
자신을 끌어안았던 손이 풀어지자 주양은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당신의 손을 잡고 옆에 서서 밤바람을 함께 맞기 시작했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꽤 기분 좋았다. 옷 때문에 크게 체감되지는 않았으나 주궁 짬이 5년이나 쌓여 고이고 고인 나머지 더위에는 꽤 강한 것이 주양이었으니까.
"아. 오늘 별 꽤 잘 보이지 않아? 저 별님들도 여보야랑 나의 앞길을 축복해줬으면 좋겠는걸~"
그렇게 말하면서 한 가지 생각한 것이 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앞길은 축복받지 못할 길이라는 사실 정도엿다.
>>196 그 전에 같이 자는 이벤트가 생길지부터 봐야하지 않을까! 조건이 까다로운 특전이라굿 ㅋㅋㅋㅋㅋㅋ 난전 끝난 직후에 가까이에서 보였을거 같았거든! 첫 타격도 단태가 턱을 노리길래 첼이 복부를 가격하려고 했던거니까. 장렬하게 실패했지만! ㅋㅋㅋㅋ 목적 그거말고 뭐가 더 있나 ㅎㅎㅎ.... 같은 파장을 느꼈을거라고 생각해..본능적으로~~
>>199 ((뭐에요 쥐구멍 돌려줘요)) 맞아 진단이가 가끔 눈치가 없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쩔 수 없지 덕분에 구몬을 바꿀 수 밖에 없었지만 괜찮아:D 땃태 잠버릇 왜 귀여워하는거야ㅋㅋㅋㅋㅋㅋ그냥 단순히 추위를 엄청 타서 저러고 자는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트 내기 전..이라기보다 쭈주가 뒤늦게 본어장에 참여하기 전이였을걸?:q 그래서 주양이 잠버릇도 풀어야할 것이야 우히히! 왜냐면 그것을 심해에서 보고 있을 첼주가 원할테니!XD
>>20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헬기도 안되면 다음엔 항모를 끌고 올 생각이었다구? 바다에 사는 쭈꾸미가 배 한척 못 끌고올까! (????) 일단 단명만 아니면 오케이이자 납득이지! :) 헉 좋아 오늘부터 첼이랑 쭈는 만수무강 팸이다! 무병장수 만수무강해서 인간 최대수명을 돌파하고 기네스북에도 올라버리는거야! (??????)(주양:죽여줘...)
>>203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쥐구멍 압수! 이제 이 쥐구멍은 쭈꾸미의 집이다! :D (쑥 들어가버림)(입구막기) ㅋㅋㅋㅋㅋㅋ 눈치 없지만 또 어쩔때는 훅 치고 들어오는 그런게 진단이지! 역시 우리 땃주는 너그럽다니까! 자. 진단 네이놈 어서 땃주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전해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귀엽게 느껴졌으니 귀여워하는게 인지상정이지! :) 앗 그랬었나 거기까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걸 이렇게 연계해서 썰을 요구하다니 땃주.. 고수야..! 게다가 첼주가 심해에 드가던것도 알아채고.. 예지력 최고인데? (감탄)(?)
쭈 잠버릇이라~ 세상 편하게 늘어져가지고 가끔씩 입 오물오물거리는 정도가 잠버릇? 잠꼬대까지는 안 할것같다! 누가 보면 시체인줄 알 정도로 세상 편안하게 잘 자는 사람이야! :)
>>20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땃주도 인정했으니까 이게 공식인걸로~! (절대 안됨) 그래도 강요는 아니니까, 잡담도 실컷 하고서 답레는 편하게 주는거야! 벌써 내 수면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어서, 얼마 못 이을지도 모르니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병원.. 이 아니오. 조선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 이여.. (??????)
>>2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저 쭈꾸미일 뿐! 흐흑 진짜 항모 한척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 한척을 온전히 다룰만큼의 재력이 내 손에 있었으면.. (사실 야심가+망상가일 뿐이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만약 나라도 그쯤 살면 더이상 삶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 않게 되어버릴것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이 짤의 마지막처럼 말이지! (두둥)
후후.. 좋아. 이제 심해는 완전히 내꺼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거야! (쥐구멍에서 다리만 내밀기)(쥐구멍 가지고 심해로 가라앉기)(??????)
헛기침을 하는 주양과 다르게 단태는 그 말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려는 것처럼 손을 올리려고 하다가 지팡이를 들고 있음을 깨달았는지 그저 고개를 슬그머니 뒤로 물려내며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주양의 반응으로 봐서는 획기적인-여러의미로- 호칭에 대해 당황해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단태라고 하더라도 두번 볼을 꼬집히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헤죽헤죽- 웃으며 단태가 뒤로 물렀던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오, 자기야~ 꿀벌은 그 꽃의 화려한 붉은색에 반해서 왔을 뿐인데 꿀을 가져갈 생각이 들었을까? 생각해봐~ 응? 꿀벌도 한번쯤은 한눈을 파느냐고 꿀을 가져가야한다는 걸 잊었을거야~"
달짝지근한 맛이였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단태의 대답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계속 말하지만 뻔뻔하리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헤죽 미소를 지은 얼굴이 너무 뻔뻔해서 밉지 않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거리를 좁히고 이마를 툭 마주하고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부르고. 그것도 모두 평소의 일상적인 것들 중 하나였다. 그 증거로 단태는 주양의 얼굴을 마주하며 히죽거렸다. "글쎄? 몇가지라도 달링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할거라고 생각하는걸~" 주양의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 능청스럽게 대답한 뒤에 으흐흥- 하는 웃음을 흘렸다.
"가벼운 장난이라면 다행이지만 말이야. 스위티~ 앞으로 장난을 칠 때는 장난이라고 꼭 이야기를 해줘. 안그러면 스위티가 정말로 믿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버린다구? 응? 알았지?"
자신의 손을 잡은 주양의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단태는 몸을 기울여서 어깨를 가까이 마주하며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작게 소근소근거렸다. 곧, 키득거리는 웃음이 터졌지만 말이다. 여름이여서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이 꽤 시원했지만 단태는 주양의 손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만 따뜻할 뿐 다른 곳은 평소처럼 찬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쌀쌀하다고 느껴졌다. "별이 많은 걸보니 날씨가 좋겠어." 잠시 몸을 움츠린 단태의 대답이다. 별빛이 우리의 앞길을 축복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에 단태는 그저 히죽- 미소를 짓는다.
"나의 로맨틱함은 자기한정이라서-."
//두어번 정도 더 핑퐁하고 일상 마무리 지어도 될것 같다:D 땃태가 주양이 주궁에 데려다줬다는 식으로!!!!
((사실 그렇게 말안하면 진짜 꼬집을 것 같아서 그런거였다)) 기숙사까지 데려달라고 하는 주양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데려다줄 수 없잖아ㅋㅋㅋㅋㅋ가불기를 시전하다니. 강하군 쭈주!!!!X( 오케이야~~ 두어번 핑퐁이니까 진짜 늦어도 화요일에는 끝나지 않을까 싶고:) 평일에는 내 텀이 진짜 하루 한번도 버거운 편이고.....:( 원래 휴일이 즐거웠으면 평일은 빠른 법이더라......흑흑
아니 자꾸 본문칸에 쓰려고 하면 나메로 커서가 옮겨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화나네..?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가불기다! 라는 느낌으로 얼른얼른 써보려 했는데, 역시 자러 갈 시간이라 그런가 글이 잘 안 써지네.. 한숨 자고 일어나서 마저 이어오는걸로 해야겠다. 땃주도 피곤하다면 얼른 푹 자러 가야지! :) (귀여운 이모티콘 보고 힐링됨)(쓰다듬) 앗 그리고 보름 포함해서구나..! 새벽이라 내 이해력이 좀 많이 딸려서 그랬어. 히히 지지 아니다.. 오늘부터 우리집 가보다.. (꼬옥 끌어안고 침대로 가져감)(?)
주 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에게_세상에_남기고_싶은_것을_묻는다면 단태: 남기고 싶은 것? 내가? 순혈가문의 고루하기 짝이 없는 아집같은 걸 남기면 되나? 단태: 세상에 남겨야할 게 있다면 그것조차 남지 않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자기야? 단태:아무도 듣지 않으니 진심을 말해보라고? <나가 속을 것 같나. 자캐가_이것을_버린다면_연애할수_있다 버릴 게 좀 많은데.....:0 본성을 버리고 천성도 버리고...아니 근데 버린다고 해도 얘가 연애랑 거리가 지구랑 태양과의 거리만큼이나 떨어져 있어서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한다. 그러니 안버리고 연애 안하려고 할거야:)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왜 두개밖에 없냐면 나머지 하나가 일어났더니_어린시절로_돌아간_자컾이건데 이걸 뭐 풀게 있어야지:( ((어이없어하는 땃쥐))
몽고메리 부인이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녀의 옆에서는 뜨개 바늘이 쉴 새 없이 뜨개질을 하고 있습니다. 몽고메리 부인의 새로운 취미였습니다. 마법으로 뜨개질을 하는 것에 재미가 들렸는지, 털실로 만든 목도리와 스웨터가 제법 쌓여 있습니다. 한 여름에 이걸 쓸 생각은 없었지요.
' 만약에 , 아직 진로를 정하지 않았다면 치유사 쪽도 한 번 생각해 봐용 '
부인은 당신에게 10갈레온을 건넸습니다.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리겠다는 말과 함께요.
!!!System: 10갈레온, 기숙사 점수 10점 획득!
situplay>1596259723>771 황보 민
' 아무튼 정말로 고맙다. '
학생은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차고 있던 복주머니에서 10시클을 꺼내서 건네줬습니다.
' 다음에 또 부탁할 일 있으면 말하겠다. '
무기를 굉장히 존경하는 듯 그의 어조는 무기와 굉장히 닮아있었습니다. 완전히 흡사하지는 않았지만요.
민이 만드는 걸 도와준 머트랩 용액은, MA에 의해 무기가 마셔야 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System: 10시클 획득!
situplay>1596259777>42 엘로프 아델횔드
' ....... '
리 선생님은 엘로프가 건네 준 물건을 한참이나 바라봤습니다.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듯 고개를 몇 차례 갸우뚱 기울이던 리가 웃었습니다.
버니는 여전히 마음에 안 들어하는 듯 하지만 그래도 한결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습니다. 기지개를 켜는 걸 가만히 바라볼 정도로요.
' 그래? 그것 참 아쉽네. '
정말로 아쉬워하는 건지, 그녀가 지팡이를 다시 품에 넣으며 말했습니다. 레오의 말에 버니는 하, 하고 짧게 이죽였습니다. 그 기억이 지워지지는 않았는가 봅니다. 그렇죠,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중에게 다시 한 번 제대로 기억을 지우라고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던 그녀는 혀를 짧게 찼습니다.
' 갑자기 그건 왜? 아즈카반에 다시 날 보내려고? '
들어가기 원한다면, 제대로 방법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처럼 버니가 물었습니다. 아즈카반에 다시 보내려는 걸까, 하고 생각하는 건지 그녀는 가만히 레온의 말을 기다렸습니다.
>>137 펠리체
' 어지러운데, 여기까진 어떻게 온 거야.... 잠깐, 기다려. 안에서 마실 거 가지고 올게. '
펠리체가 앉기 편하도록 안에서 방석을 꺼내 온 윤이 편히 기댈 수 있게 펠리체의 뒤에 방석을 몇 장 기댔습니다.
' .... 오늘은 방에서 쉬라고 말을 들었거든. 그 마법사에게서 엄청 심하게 다쳤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은 윤이 펠리체를 살폈습니다. 그는 곧 안에서 물을 한 잔 내왔습니다.
' 그리고 고마워, 내가 기절했을 때 받아줬다며. 무거웠지...? '
그 이야기 또한, 들었었는지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 두 가지를 전해야 했으니까요.
>>139 발렌타인
' ? '
백정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조용히 있으라고 하니, 순순히 조용히 있는 것 같습니다.
' 받고 싶은 사람. '
그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받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아쉽게도 그는 한 번 까마귀를 보다가 발렌타인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레오는 답지않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것, 알고싶은 것들은 지나가는 말로라도 가볍게 물어볼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으니까. 버니를 그리 나쁜 녀석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에 따르면 룸메이트를 죽였으며 지난번에는 학원을 습격한 적도 있었다. 레오에게 피부로까지 깊게 다가오는 일들이 아니었어서 그런지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긴장하고 겁먹을 수 밖에 없지. 레오는 다시 침을 꿀꺽 삼켰다. 몸이 한 차례 부르르 떨렸다.
" 그리고 아즈카반에 갔던건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사용했기 때문이고. 그렇지? "
사람을 죽여서가 아닌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사용했기 때문에. 거기까지 말하고 레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툭툭 하고 몸을 털고 당당하게 앞에 섰다. 언제까지 겁먹는다면 그리고 긴장만 하고 있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테니까. 학원의 위기같은건 상관없었다. 레오가 신경쓰는 것은 자기 자신의 안위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자들의 안위었다. 자신과 친구들만 지킬 수 있다면. 그들 대신에 싸울 수만 있다면. 긴장을 풀려는 의도인지 레오는 버니의 주변을 서성였다. 아무 생각도 없이 여기까지 오진 않았다. 무엇을 물어볼지, 어떻게 이야기를 꺼낼지 전부 종이에 적어보면서 생각했다. 주머니에 넣어둔 양피지를 만지작거리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풀벌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새벽. 바람소리만이 작게 울리는 새벽이 레오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를 하기엔 좋은 환경이니까. 레오는 물어볼 것을 적어놓은 양피지를 꺼낸다. 꼬깃꼬깃 접혀진 종이를 제법 요란스럽게 펴서 내용을 한번 더 보고는 푸-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꼬집는건 안 하는걸로 할게! 우리 여보야가 아파하면 내가 이래저래 미안해질테니까~"
전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역시 미안해질만한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것은 사양이었다. 자신이 그 상황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분명 뻘쭘해서 이런저런 말도 못 하고 서있다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말이나 한두마디 툭툭 던져대겠지.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그 성격이 완전히 감추어질 리가 없었다. 그만큼 주양은 자기중심적인 면모가 꽤 강했다. 이것도 자기중심적이라는 단어의 범주 내에 들어가는지 아닌지는 미묘했지만. 이윽고 주양은 키득키득 웃었다. 역시 자신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는 상대와의 대화는 꽤 재미있었다. 이렇게 반론도 받으면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다.
"하긴~ 아무리 꿀벌이라도 가끔씩은 본분을 망각할 때가 있는 법이기는 하니까. 우리 여보야는.. 글쎄다. 본분을 망각하는 꿀벌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것 같지만! 그만큼 우리 여보야가 듬직하다는 뜻이라구~?"
오히려 본분에 너무 충실한것같은 모습이라 간혹 주양마저도 새로운 뉴 호칭에 적응하지 못하고 쩔쩔매곤 하는 것이었겠지. 그래도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2학년 과정까지 포함하면 벌써 3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알고 지낸 같은 학년의 친구라는 것은 주양에게 충분한 친밀감을 쌓아주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 능청스러운 모습이 끊긴다는 것이 되려 낯설게 다가오면서도, 한 켠으로는 인간미있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신 역시도 사람인데, 어찌 매번 한결같을 수 있겠는가.
몇 가지라도 부족할거라는 이야기에 주양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역시 자신이 지금보다 더더욱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전부 익숙해져 아무런 감정기복 없이 평온하게 이 모습을 유지하는 것보단 그렇게 흔들리고 당황하는 편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지금 이 관계를 질리지 않고 잘 이어갈수 있게 만드는데엔 당신의 기여가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어라. 그래~? 그만큼 내가 조금 짓궂은 느낌이기는 하지! 근데 이걸 어쩌나. 나는 말이야, 우리 여보야가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모습도 한번 보고 싶어지는걸~"
눈꼬리가 슬쩍 아래로 기울어지며 잔망스러운 눈웃음을 남겼다. 그렇게 해서 예의 그 수백가지 사랑표현을 받고 한껏 휘둘린다면, 분명 그 순간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뒤이어지는 감정 기복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히 클 것이다. 정말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에는 조금의 용기가 더 필요할테지만.. 사실 안될것도 뭐 있겠나 싶기도 하고.
"그러게~ 분명 내일 날씨도 좋을거야.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는만큼 상쾌하지는 않겠지만 여름의 하늘도 나름 볼 맛이 날테니까, 기대되는걸?"
로맨틱함은 자기 한정. 그 이야기를 들으며 뭔가를 더 이어 말하려던 주양의 시선이 잠시 당신에게 머물렀다. 낮이면 몰라도, 약간이나마 선선해진 밤은 당신에게는 아직 춥겠지.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당신을 바라보던 주양은 곧 당신의 허리에 두 팔을 두르고 찰싹 달라붙었다.
"여보야! 나 있잖아, 기숙사까지 바래다주면 안 될까~? 응? 혼자 돌아가기는 뭔가 심심하고, 무엇보다 이왕 여보랑 밤산책 나왔는데 마지막에는 각자 갈 길을 가버리면 조금 서운하잖아~ 분명 별님도 아쉬워할거야!"
그리고 이어지는 이기적인 말. 아까 전에 안긴 채 흔들리면서 어린애같느니 어쩌니 하던 말이 무색하게도 어린애마냥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었다. 추워하는 당신을 현궁으로 바로 돌려보내기보다는, 조금이나마 따뜻한 자신의 기숙사 주변으로까지 함께 발걸음을 옮겨 당신을 좀 덜 춥게 만들어주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었으나 그것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그저 그렇게 어딘가 어긋난 모습을 내비치며, 주양은 마냥 웃었다. 자신의 속뜻을 헤아릴거라는 기대는 애시당초 하지 않았다. 진심을 전하지 않으면 평생 모르는 것이 사람인데, 어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어때! 달콤한 제안이지? 나도 좋고 우리 여보도 나랑 좀 더 대화할수 있으니 좋을거고!"
대화의 방향이 애정으로 급선회한다. 그는 최소한의 예의는 가지고 있었으나 결코 사회성은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다. 애정을 바라기엔 지나치게 재미없고, 딱딱하며, 차라리 길가의 돌멩이에게 부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당신의 대답에 그는 침묵한다. 이 애정이 부모자식간의 정이라면 머글들의 음식에서 가미한 향 정도로만 첨가해줄 수 있겠으나 온전한 것이라면 불가능 할 것이다.
"하하..."
그는 작게 실소했다. 아가라고 불렀다는 이유가 애정의 방향을 돌린 이유란다. 생각이 깊어진다. 평소와 같이 확실히 '미쳤군. 확실히 미쳤어.' 같은 말로 잘라내고 밀어내야 하는데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신을 동정하는 것도 아니고, 양심통도 아니다. 이기적인 이유다. 당신에게서 과거의 그가 겹쳐 보인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비스크돌과 엉클 톰을 모조리 잃었던 그가.
"내 네게 정을 준다 하여도 겉치레의 흉내 뿐이지. 자네가 그 안의 환멸을 견디긴 어려울 것이야."
쿠키를 내려다보는 당신의 모습에 다시 겹친다. 엉클 톰, 이게 뭐야? 그렇게 물었을 때, 엉클 톰은 호탕하게 웃으며 머글의 캔맥주를 들이켰다. 그 살집있는 두툼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답했다. 그 또한 비슷하게, 앙상한 나뭇가지와 같은 손으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하며 나직히 답했다.
"ours role a either one. 줄여서 Oreo."
이거?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를 위한 마법의 과자다. 과자와 그 사이의 재료가 섞인 크림. 단 둘만 있는데도 기가 막히지? 그럼에도 서로의 맛은 단 한가지 뿐이지. 뭘 그리 경중을 재려 하냐, 샬럿. 네가 어느 길을 가든 나는 네가 대견하다. 그 빌어먹을 화신인가 뭔가 하는 자리도 괜찮고, 나처럼 사냥꾼의 길을 걸어도 괜찮지. 비스크돌 앞에서 오레오를 베어물고 깔깔 웃던 그가 떠올랐다. 문법도 뜻도 엉망진창인 말이 좋았다. 겉치레의 애정, 비어있으나 어조만은 애정을 흉내내려 하던 말이 당신을 향한다.
평소같았으면 바로 쳐죽여버리겠다고 말했겠지만 상대가 상대인만큼 레오도 한 수 접고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상대는 그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마구 사용하는 이들중 하나였으니까. 레오는 주변을 서성이다가 다시 넓직한 바위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알지. 그때 네 입으로 얘기했으니까.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한게 아무리 끔찍한 일이라도 내가 직접 겪은게 아니고 내가 직접 본게 아니라면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는거야. 막말로 여기서 내가 너한테 나도 저주로 사람을 몇이나 죽였다고 말하면,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너는 내가 무서울까? "
레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분명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오는 어느정도 긴장하고 겁을 먹고 있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버니를 만나겠다고 아무런 계획없이 무작정 여기까지 왔을때부터 물러서는 길 따윈 없었으니까.
" 그래서 버니, 아즈카반은 어떤곳이야? 디멘터가 우글거린다는 말은 들었는데. "
별다른 의미가 있는 질문은 아니었다. 일단은 주제를 환기시키고 적대시하고 있는 벽을 조금 내리려는 생각이었다. 대화주제로는 조금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은 그 다음의 일이었다. 레오는 지난 번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선배와 후배였지. 그런 놀이에 어울렸었지. 레오는 이히히, 하고 웃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까딱였다. 수업얘기를 하는 편이 나았으려나.
" 얼마전에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들었었어.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랑 비행술도 듣고 싶었는데 수업은 하루에 하나만 들을 수 있더라고. 되게 비효율적이지않아? "
어떻게 왔느냐고 물어도 그녀의 발로 걸어서 왔으니 그걸 말로 대답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 생각을 했다보니 어정쩡하게 말해버렸지만 다시 말하는게 귀찮다. 윤이 어느 정도는 알아서 생각하겠지라고 맡겨놓고 등에 닿는 쿠션에 몸을 기댔다. 푹신함은 둘째치고 어딘가에 기대니 훨씬 편해지기는 했다.
그녀는 걱정이 담긴 윤의 말을 들으며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그를 보았다. 평소보다 창백해서 그런지 시선도 어딘가 멍해보인다. 윤이 부상에 대해 언급하자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한 손으로 다쳤던 옆구리를 감싼다. 조심스러운 손짓이 행여나 더 벌어질까봐 신경쓰는 거 같기도 하고, 부상당한 그 순간이 떠올라 침울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괜찮냐는 말에 즉답을 하지 않는 것도 그녀의 행동을 더욱 그렇게 보이도록 했을 것이다.
그러던 그녀였지만 윤이 기절했을 때를 말하며 고맙다고 하자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선배였으니까 그런거에요. 선배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안 했어."
평소와 같이 낮은 목소리가 그 말을 하는 잠깐은 더욱 낮게 깔린 것도 같다. 그녀는 윤이 가져온 물을 밀어놓고 방석에 기대고 있던 몸을 움직여 윤에게로 가까이 했다. 말이 가까이지, 단순히 거리를 좁히기만 한게 아니라 그에게 팔을 두르고 몸을 밀착시켰다. 이른바 포옹이란 거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말하며 고개를 숙인 윤을 그렇게 안아버리며, 예의 그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휘영이 팔꿈치로 주양의 옆구리를 툭 치며 웃었다. 전혀 아프지 않은, 단순한 친밀감의 표시나- 장난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제게 기댄 주양을 단단히 지탱한 휘영이 장단을 맞추려 조금 비틀댔다. 어쨌든, 저도 마시긴 했으니 약간은 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약간은 흔들려도 위태롭지 않던 걸음으로 걷던 휘영은 주양의 이야기를 듣더니,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뭐어? 너 같은 사람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고? 눈이 어디가 삐었나!”
겉으로 보면 진짜같지만 전부 거짓말인 걸 알고 하는 말이다. 물론 주양이 청을 쥐었을 때는 당황한 티를 감추지 못하고 잠깐 청의 눈치를 봤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휘영은 자기가 당한 일처럼 분하게 여긴 듯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바닥에 발까지 구르기 시작했다.
“그 자식 사는 데가 어디야! 당장 쫓아가서 혼쭐을 내주자고.”
가끔은 주먹이 정의실현에 도움이 되는 법도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덧붙이고선 씩씩대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층 빨라진 데다 보폭까지 넓어져 어느새 길 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주양은 자신이 지금 술 취한 사람을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깐 망각하고 결국 풉 하는 소리와 함께 뿜어버리고 말았다. 가벼우면서도 선명한 폭소를 터트리며 연극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 사람의 눈이 어디가 삐었냐는 말이 깜빡이도 없이 훅 치고 들어온 영향이 매우 컸다. 역시 이래서 깜짝 상황극은 재미있다. 상황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서 예측 불가능한 상대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전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의 감정기복은. 꽤 재미있는 것이었다.
"좋~아, 너같은 친구라면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겠는데! 같이 찾아가자. 찾아가서 부숴버리자~! 주먹과 발길질만큼 더 훌륭한 대화수단은 없을거야!"
주먹이라는 것은 그 어떤 상대에게나 잘 통하는 가장 완벽한 법관의 의사봉과도 같았다. 존재하지 않는 상대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며 성큼성큼 나아갔다. 키도 작지 않은 두 사람이 보폭마저 넓게넓게 진행시켰으니, 그 진행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어느새 길 끝에 가자 주양은 슥 미소지었다. 당신의 예상 외의 모습으로 취한 사람 연기는 진작에 끝났지만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그 끝을 알리고야 만 것은 주양이었으니까.
"자. 그럼 이래저래 해서~ 공씨에게 완벽한 대화를 선사했다는 걸로 마무리! 휘영이 너는 헐리웃 진출해도 될 것 같은데? 연기력이 아주 수준급이었어. 이 집 연기가 아주 맛집이네 맛집!"
헐리웃. 주양이 어디선가 주워들은 단어 중 하나였다. 정작 그곳에 가본 적은 없었으나 듣기로는 연기 잘 하는 사람을 기깔나게 뽑아내는 그런 곳이라고 들었다. 정확한 것은 몰랐기에 상상은 여기까지 하고서, 주양은 기대었던 몸을 살짝 떼었다. 여전히 어깨동무를 한 상태로, 기숙사 방향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이래저래 모자랄 것 없이 완벽하게 하루를 잘 마무리했으니 오늘 밤에는 그 어느때보다 꿀잠을 잘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모니터 뒤의 사람들이야 그 이후에 이어진 일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걸 알테지만.
"슬슬 기숙사에 다 와가네. 오늘 하루는 덕분에 신나게 잘 즐겼어! 너도 신나게 잘 즐겼다면 내가 아주 뿌듯할것 같아~"
조금은 능청스럽게. 그리고 마치 상황을 자신이 먼저 제안한것처럼 뻔뻔스럽게 들릴 뒷말이 이어졌다. 다음에도 지금처럼 신나게 논다면 그 어떤 일이 힘들게 하더라도 금방 떨쳐버릴수 있겠지. 그러다가 뭔가 잊고있다는 생각에 주양은 고개를 갸웃였다. 그러다 제 어깨가 휑하고, 손가락에 세게 꼬집히는 느낌이 들자 그제서야 그 허전함이 뭔지 깨달았다. 맞다. 연극은 진작 끝났으나 청을 놓아주지 않았었지. 머쓱한 기분으로 청을 다시 자신의 어깨에 얹어놓았다. 마치 삐진 듯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이고. 달래주려면 또 한참 걸리겠네.
"그리고. 다음에는 기대해도 괜찮지? 언니. 나는 언니만 믿고 있을테니까~ 부디 날 한껏 만족시켜주길 바랄게~?"
아까의 그 대화를 떠올리며, 주영은 다시 시원시원하게 웃었다. 꽤 많이 웃는것 같다면 착각이 아닐 것이다. 허나 웃는 건 좋은 거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주양이었다.
//슬슬 길 끝이기도 하니까 막레! 휘영주를 너무 오래 잡고있던것 같아서 미안해지는걸. 아무튼 긴 시간 일상 돌리느라 수고 많았어~! :D
" 그렇지? 조금 다르지만 나도 그래. 말로만 들었으니 네가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네가 무섭다거나 하진 않아. "
크루시오라면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레오는 조금 움츠러들고 말았다. 생각하기조차 싫은 고통이었으니까. 차라리 죽여달라고 이야기 할 정도의, 그런 고통이었으니까. 레오는 부르르 하고 몸을 떨었다. 마치 나쁜 생각이 떨쳐나가지길 바라는 몸부림처럼.
" 그럼 디멘터의 키스도 당해봤겠네? 어우.. 유감이다. 진심이야 "
레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인과응보다. 죄를 지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다만 레오는 버니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도, 아즈카반에 수감되었던 것도 별로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그렇기에 유감을 표하고 진심이라고까지 말했지만 그게 그리 무게가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냥 지나가는 인사치레정도. '주인님'이 거기서 꺼내주셨다. 멍하니 이야기를 듣던 레오는 뭔가 번뜩이는 것을 느꼈다. 주인님이 아즈카반에서 꺼내주셨다. 주인님이, 아즈카반에서.
사건기록. 조금 멍하니 풀려있던 눈이 순간 또릿하게 떠졌다. 아즈카반에서 탈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고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것을 성공시켰다면 분명 어딘가에 기록이 남아있을것이다. 왜 이걸 이제서야 생각해낸거지. 레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이후에 수업에 관한 버니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떠올랐으니까. '그렇구나-' 하고 응대한게 전부였다.
" 아니. 버니 선배님한테는 조금 더 심화과정을 듣고싶네요. "
여전히 바위위에 자리를 잡고 앉은 레오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두 눈동자를 응시했다.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한다고 했지.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들로는 부족하다. 이전처럼 아무런 힘도 못 쓰고 당해버리느니 한 번이라도 몸을 비틀어볼 찬스라도 잡아야하니까.
환멸에 대한 설명은 굳이 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 전부터 교육받은 것임을 알릴 의무는 없다. 당신의 말에 그는 눈꺼풀의 간격을 가늘게 좁힌다. 부네, 이매, 초랭이와도 애정 없이 다 한다고? 추종자는 어지간한 콩가루겠거니 싶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도 다를 바는 없다. 담배의 불을 붙여달라 하면 우르르 몰려오지 않나. 제발 자기가 죽으면 염습을 맡겨달란 뜻이겠지만. 그는 숨을 고른다. 머리가 묵직하다. 혀를 가볍게 찬다.
"중과 친한가 보군. 더 묻진 않으마."
하나 더 먹겠단 말에 그는 쿠키를 집어올리려다, 당신의 말에 멈칫한다. 그때의 감각이 기어올라와 뒷목에 서늘하게 소름이 돋는다. 저 멀리서 달링이 날개가 간지러운지 한번 퍼드덕 거리고는 부리를 벌린다. 영리한 까마귀는 주인을 한 번 바라보고는 그대로 횃대에서 날개를 펼치며 내려와 쿠션에 자리를 잡는다. 죽은 새처럼 몸을 옆으로 뉘이며 눈을 감는다. 누군가는 편안한 잠을 청하며 오늘따라 고요한 주말이다. 고요한 정적을 깨듯 그가 나직히 고했다. 속삭이는 목소리가 아닌 보통의 목소리로. 본연의 것은 느긋한 성자의 것과 같았다. 죽음과는 상반되는 나긋한 목소리가 아닌가. 다만 목에 핏대가 벌써 올라온 것을 보니 이정도도 힘에 겨운 것이 틀림 없다.
"아가, 너는...가벼운 버릇을 좀 고쳐야겠어."
여러가지를 생략한 말이었다. 가벼운 몸, 입을 구제할 방법을 찾는다든지, 혹은 애정을 갈구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무의식의 방어기제를 고쳐내겠단 뜻일 지도. 확실한 것은 그가 친절하다 해도 후자만치 상냥한 사람은 아니란 것이다. 남을 신경쓰기엔 우린 너무 멀리 와버렸지 않은가.
"이리 온, 더 가까이."
그가 한 발치 가까이 다가간다. 침대의 매트리스가 희미하게 들썩인다. 분홍빛 시선이 암울히 가라앉는다. 신체의 접촉을 꺼리는 이유는 필히 있기 마련이다.
"사탕과 달리 쿠키는 어떻게 먹는 지 모르겠는데."
그는 쿠키를 입에 물며 팔을 뻗는다. 당신을 끌어안으려는 듯 팔을 목에 두르고, 가까이 밀착한다. 벌써부터 온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뼈가 드러나듯 앙상한 몸. 등골은 벌써부터 소름이 돋는 것 같고 속은 뒤집힐 것 같다. 그럼에도 그는 쿠키를 문 잇새로 가볍게 속삭였다.
자신의 볼을 꼬집는다던가 하는 건 학원에서나 가능한 일이였다. 아니, 나주 본가에서도 가능은 하지만. 어찌됐든 단태에게 자신의 볼이 꼬집힌다는 것 자체가 경험하기 힘든 것이였다. 꼬집는 건 안하겠다는 주양의 말에 단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혀 아프지는 않아도 꼬집히는 기분은 꽤 묘한 기분이기 때문이었다. "아픈 건 싫은걸." 뻔뻔하게 능청스러운 표정이다. 아픈 게 싫다니 고통은 익숙한 것이면서. 약해빠진 반응을 보여주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단태는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달링, 내가 본분을 망각하지 않는 꿀벌로 보이는 거야? 역시 달링은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거 아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한테는 듬직하게 보여야하는 법 아니겠어?"
안그래, 스위티? 다시금 단태는 주양에게 자신의 어깨를 가까이 맞대고 헤죽,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런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일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행동들은 3년하고 반 동안 이어지는 것들이다. 물론 처음에는 단태의 일방적인 찬가와 치댐이 어우러져서 밀어붙히는 경향이 강했지만 그것도 이제는 예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과연 주양이 익숙해진 것이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반응에 단태가 진짜야- 하는 말을 덧붙히면서도 같이 낄낄 웃었다. "달링, 스위티~ 허니버니~ 키티~" 잔망스러운 눈웃음을 보이는 주양을 향해 단태가 느물느물하게 입을 연다.
"정말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보고 싶은거야?"
꽤 다정다감하게 느물한 목소리로 소근소근거린다. 하늘이 저렇게 맑아서야 보름달도 밝게 뜨겠네. 보름달이 밝게 뜨는 건 좋지만 보름이 가까워지는 건 질색인데. 이번에도 기숙사에서 꼼짝없이 박혀 있어야겠다. "오, 미안해. 자기야- 잠깐 생각 좀 하느냐고 대답을 못했네." 단태는 미안하다는 듯 샐쭉- 하니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바라보던 것을 내려서 주양을 바라봤다. 고개까지 비스듬히 기울이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미안해보이는 기색이다. 그 사과는 곧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는 주양의 행동에 의해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단태는 부러 조금 휘청거리는 자세를 해보였다.
"별님이 아쉬워하는 게 아니라 달링이 나랑 조금 더 있고 싶어하는 거 같은데? 어느쪽이든 나야 우리 자기랑 조금 더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좋지만?"
단태는 역시나 뻔뻔하리만치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어조로 헤죽헤죽 웃으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찰싹 붙어 있는 주양을 눈만 움직여서 바라봤다. 허리에 있는 주양의 손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게 끌어안고 흔들어줬던 것과 똑같은 태도였다. 선선한 밤바람이 불고 있으니 주궁까지 가면 조금 낫겠지. 그래도 평소라면 어느정도까지 동행하다가 적당한 시기에 서로 헤어졌을텐데 바래다달라는 주양의 말이 조금 의아스럽기는 했기에 단태가 조금 길게 주양을 바라봤다가 시선을 돌렸다. "바래다줄게. 자기야." 단태는 자신의 허리에 감싸져 있는 주양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고 자연스럽게 풀어낸 뒤 걸음을 옮겼다.
//더 바빠지기 전에 답레 올리기 클리어 했다! 땃쥐는 이제 월요일에 잡아먹히러 간다......
아픈 건 싫다는 이야기에 주양의 표정이 느글느글 풀어지기 시작했다. 분명 이전까지는 여보자기 하며 동등하게 대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 마디에 마치 슬하에 동생이라도 둔 사람마냥 헤벌레하게 풀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을 아래로 본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친구는 친구이지 않은가. 어려 보인다고 얕잡아보는건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동생같다는 느낌이 안 드는것도 아니었기에. 주양은 미소를 지은 채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픈 건 싫다는 당연한 말 한 마디가, 당신을 귀여운 동생으로 보이게 만든 것은 그저 주양이 자애로울 뿐이었는가. 아니면 그것 역시도 어딘가 살짝 어긋난 주양의 애정표현 중 하나였는가. 자애로움은 주양과 거리가 굉장히 멀테니 후자에 더 가깝기는 하지만.
"으구. 우리 여보야가 그렇다면 아프게 안 할게! 볼 꼬집는건 안 할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이어, 웃음을 터트리는 평소의 당신다운 모습에 곧 풀리기는 했다만 다정하게 달래주듯이 말하는 모습은 꽤 숙련된 것이었다. 자신과 꽤 안 어울리는 모습을 한번 내비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질척거리기 시작했다.
"오호라~ 너무 잘 알고 있는건가? 기쁜걸! 물론 너무 많은 걸 알면 다친다지만.. 우리 여보야한테는 좀 다쳐도 상관 없을것 같아. 나도 여보야한테 듬직한 사람으로 남고 싶으니까, 같이 힘내보자?"
스위티. 생각해보니 이것도 평소 자신에게는 쓴 적 없는 호칭이었나. 깊이 파고들지 않은 채 주양은 슬쩍 팔꿈치로 당신을 콕 찔렀다. 세게 찌르는 것이 아니라 살살, 친구끼리의 장난에서 으래 그랬듯이 취하는 제스쳐 중 하나였다. 매번 바뀌어가는 호칭을 들으며,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의 반응을 은근슬쩍 바꾸어 보여주는 것 역시 이 상황을 더 오래 즐기기 위한 일종의 변칙성과도 같은 일이었으니, 괜히 심오하게 굴어봐야 이득은 없다. 친구끼리의 사이는, 가볍고도 편하게 즐길수 있는 게 나았으니까. 물론 무거운 걱정거리가 있다면 그 짐을 덜어주는것도 친구로써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긴 한다만.
"궁금해지기는 하니까! 만약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여보야가 하는 일인데 내가 이해하지 못 할 리가 있을까~? 좀 더 파고들자면 그 생각을 한 여보야의 모습이 보고 싶은것도 있지만?"
결국에는 전부 자신의 흥미 위주일 뿐이었다. 그것을 감당하는 것은 미래의 자신이 해야 할 일이었으니 뒷일에 대한 걱정은 눈꼽만큼도 남아있지 않는 그런 모습이었다.
당신에게서 비쳐 보이는 미안해보이는 기색에 주양은 괜찮다며 당신의 어깨에 슬쩍 볼을 부볐다. 어차피 자신은 굳이 반응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의미 없는 잡담만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게다가 이렇게 멋진 밤하늘이라면 잠시 대화의 굴레에서 벗어나 본래 밤산책을 나온 목적대로 바람을 쐬며 여운을 남겨도 괜찮겠지 싶었다.
"이런이런. 들켜버렸네~? 거기까지 알아챈 이상 절대 중간에 돌려보낼순 없지. 여보야는 꼭 나랑 같이 기숙사까지 가줘야겠어!"
손을 토닥거려주니 이번에도 자신이 동생이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같이 기숙사까지 이동한다면 쌀쌀했던 기분도 조금은 풀릴 것이며, 자신이 기숙사로 돌아오고 당신도 당신의 기숙사로 가는 동안 자신에게 방해받았던 밤 산책을 조금이나마 더 즐길수 있을거라는. 나름 획기적인 플랜을 떠올리고서 마음에 들어하며 속으로 그런 자신에 대한 자화자찬을 이어가는 중이었으니, 지금만큼은 반응이 오래 걸려도. 어린애 취급을 받아도 상관 없겠다 하는 마음가짐이었다.
"좋아! 여보야가 허락도 했겠다, 이번 행선지는 주궁! 주궁입니다~"
어디서 주워들은건지 꽤 경쾌한 목소리로 전철 안내방송. 혹은 어디 시골버스에서나 들릴 법한 안내방송을 따라하며 주양은 뿌듯하게 웃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여기서 주궁까지 가려면 얼마 걸리지 않으니까, 시간을 걱정할 일도 없었다.
디멘터의 키스. 그녀는 몇 번의 키스가 예약되어 있었을까요. 그걸 당한 적이 없던 그녀가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 심화? '
되묻던 버니는 곧이어, 굉장히 뒤틀린 미소를 지었습니다. 금지 된 저주를 가르쳐달라니, 그녀가 재미있다는 것처럼 푸흐흐 소리를 내며 웃었습니다.
' 진심이야? 미리 말해두는데, 난 실습 위주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 중과 저 학교 사람들을 버니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기쁜가봅니다. 그녀는 레오에게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전부 엿먹일 수 있어 ' 레오, 너도 그 저주들을 써야 한다는 거야. 그러지 못한다면, 나는 안 가르쳐 줄 거야. '
특별하게 생각해준다는 것이 과연 좋은 방향일지, 그저 순수한 마음일지. 한번쯤은 의심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그 말을 믿는다는 전제가 붙었을 때의 가정일지니. 그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의심도 무엇도 필요하지 않을거다. 뿐만 아니라 어떤 말도 더는 의미가 없어지겠지.
그 날의 상황을 기억하냐는 물음은 말만 놓고 보면 별 의미 없어보인다. 어째서 기절하게 되었는지도 확인차 묻는구나 싶게 보인다. 별거 아닌 말이 기묘한 분위기에 물들어 조용히 의미가 변질되어간다. 그 물음의 대답을 들으며 그녀는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그렇군요."
구구절절한 설명 끝에 그녀가 내놓은 말은 그게 다였다. 짧고 간결한 한마디는 윤이 한 말을 납득한 것처럼 보였을거다. 하지만 스물스물 움직이는 손이 과연 정말 납득한걸까,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하얀 손이 윤의 등을 자근자근 짚으며 움직인다. 손끝이 옷 위를 꾸욱 꾸욱 누르며 위치를 바꾸는 걸 선명하게 느껴지게 한다. 한 손은 허리로 내려가 감싸고 또 한 손은 위로 올라와 윤의 뒷목에 손끝을 짚는다. 옷 위, 혹은 살갗이 닿는 부분을 느릿하게 쓸어내리는 손길은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팔을 움직임으로써 자세가 바뀌어 더 달라붙은 모양새로, 어느새 윤의 어깨에 턱을 기댄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중얼거렸다.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요. 선배는 거기 왜 나왔던 거에요?"
거리가 좁혀진만큼 음량을 줄인 목소리는 바닥을 기는 안개 같다. 쓸어내렸던 손을 올려 윤의 붉은 머리칼을 살살 어루만지며 재차 묻는다. 그 날의 신탁을 떠올리며.
버니가 가까워지는만큼 레오는 뒤로 물러났다. 레오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잘 알고있다. 금지된 저주를 배우고싶다. 사용하는걸 들켰다간 아즈카반에 직행하는 그것을 배우고싶다. 레오는 그런 말을 했다. 공격을 위하거나 정말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서 배우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방어를 위해서. 또 그것들이 쳐들어왔을때, 또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사용했을때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였다. 기뻐보이는 미소다. 그 주문을 써야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가르쳐주지 않을것이다. 레오는 몇 번인가 심호흡을 하며 버니를 응시했다.
" 으으.. 으으으... Fuck!!!!!!!!! 그래!! 좋아! 쓸게! 쓰면되잖아! "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바위아래로 폴짝 뛰어내렸다. 아즈카반에 갈 각오까지는 하지 못했다치더라도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 각오정도는 하고있었다. 애초에 여기서 버니와 어울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저번에 데이트아닌 데이트를 했다는것만 치더라도 아즈카반에 끌려가거나 최소 학원에서의 퇴학은 각오해야하는 일이었다. 그만큼 절실했다. 또 그들이 쳐들어오면 누군가는 일어서서 막아야하니까. 누군가는 맥없이 쓰러져선 안되니까. 레오는 매번 쓰러졌고 매번 겁먹었다. 그리고 그렇게 무시당하는 자신이 싫었다.
특히나 지난번의 그 녀석은, 내 친구들을 쓰러트리고 교수님에게 저주를 걸고 즐거웠을 현장학습을 망쳐놓은 그 시체같았던 녀석은. 아, 정말이지 죽여버리고 싶었어. 바닥을 기면서 살려달라고 말하는 꼴을 보고싶었어.
레오는 주먹을 쥐고 자기 가슴팍을 두어번 쿵쿵, 하고 치고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주변을 몇 번인가 서성이다가 버니앞에 서서는 이히히, 하고 웃어보였다. 여유가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싶었으니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더라도, 억지로라도 여유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얕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납득했구나, 싶었던 윤이 당혹감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손길에 여간 당황한 게 아닌 모양입니다.
' 저기...?! '
움직임에서 벗어나려는 것처럼 몸을 살짝 틀던 그는 물음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 그야, 교수님이 부르셨으니까..? '
나간 이유는 그러했죠. 당신도 알다시피, 윤이 두 눈을 깜빡였습니다. 이어지는 물음에는 잠깐 생각에 잠긴 것 같습니다.
' 그 이 쪽 저 쪽이, 어떤 건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건 이 쪽이고 싶은데 저 쪽일지도 몰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넘지 못하는 게 존재하잖아? '
어딘가, 서늘한 목소리로 말하던 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평온하게 말했습니다.
' 우리 집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냥 [윤]으로 있을 수 있으니까. 그게 이 쪽이라면, 내가 속해있는 우리 집과... 그것으로 날 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나는 저 쪽. 오히려, 그게 내 본질이라고 느낄 때도 많아.' 거짓말쟁이 그는 가만히 일어서려는 것처럼 움직였다가 다시 멈췄습니다.
" 아니 뭐.. 그런.. 그렇겠지..? 그.. 그래! 쓸 수 있을 정도로! 뭐 상황만 맞으면!!!! "
레오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고 악을 썼다. 일단 이 상황을 넘기는게 중요하니까. 나중에 가서 쓰라고 했을때 안 쓰면 그만인 셈이다. 어차피 학원의 교수님들은 버니가 아닌 레오의 편임을 레오는 잘 알고 있었다. 나중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되겠지. 저기가 좋겠다는 말에 레오는 '어디?' 하고 되물었다. 귀곡탑의 문이 열리고 들어오라는 말에 레오는 히끅, 하고 딸꾹질을 해버리고 말았다.
" 어.. 어어.. 거기는 히끅, 들어가면 안되는데..? "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람. 어차피 금기를 배우려고 했는데 귀곡탑 따위가 무슨 상관이야. 레오는 짝짝 하고 제 뺨을 치고는 꾸물거리며 안으로 따라들어갔다. 크루시오부터 가르쳐준다고 했었지. '크루시오' 라는 말을 듣자마자 몸에서 거부반응이 느껴졌다. 살짝 소름이 돋았고 기분이 안좋아졌다. 레오는 지팡이를 쥐고 심호흡을 크게 하며 안으로 따라들어섰다. 음산한 소리가 들렸고 왜인지 모르게 분위기마저 뒤바뀐 기분이다.
크루시오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중 하나인 크루시아투스 저주. 상대방에게 온 몸의 세포가 불타는 고통을 주면서 흔적하나 남기지 않을 수 있는 고문의 저주. 그 고통은 직접 당해봐서 잘 알고있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든 이것을 막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는 레오였다. 비단 자신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이 저주가 날아들 때 그것을 막아낼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게딱지를 두들기러 가기엔 아직 어떤 마법을 써야 더 효과적인지 감이 잡히지 않고. 그냥 굴러다니기엔 낭비되는 이 시간이 너무나도 아쉬워, 결국엔 반쯤은 자기 의지로 또 뭔가 할만한 일이 없는지 학교 게시판을 확인하러 나갔다. 이번엔 청도 대동하고 나왔다. 안 나가겠다는 것을 억지로 데리고 나온터라 표정이 영 뾰로통했지만 이 정도는 금방 풀릴테니 상관없었다. 그렇게 게시판 앞으로 가 의뢰 목록들을 살피니, 마치 머글들의 웹툰이라는 것에서 나오는 퀘스트 받는 용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제법 묘했다.
목록들을 쭉 살피다 눈에 밟히는 게 있었다. 의무실의 부인이 이래저래 곤란한 모양이었다. 대강 살펴보니 힘 쓰는 일인것 같은데 그렇다면 자신이 빠질 순 없었다. 이정도 왕복 쯤이야 주양에게는 손쉬운 일이다. 매번 내기에 힘을 쓰다가 드디어 뭔가 육체적인 일을 해 보이는 것이었다. 자. 뭘 할지 정했으니 허수아비마냥 맹하게 서 있어봐야 되는 건 없었다. 주양은 당과점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기운차게 당과점 문을 열어젖혔다.
"안녕하세요! 몽고메리 부인께서 요청한 초콜릿, 대신 가져다드리러 왔습니다~"
당과점 주인에게 경쾌하게 인사를 하며, 몽고메리 부인이 주문했던 초콜릿 상자의 위치를 물었다. 아. 저것들이구나. 이런 간단한 일을 그동안 안 하고 있었다니, 자신도 꽤 게을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더워 초콜릿이 금방 녹아버릴지도 모르니까, 얼른 가져다주도록 할까.
윤이 벗어나려고 했을 때 그녀는 이대로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처럼 그의 옷을 움켜쥐었다. 백마디 말 대신 보여준 하나의 행동은 희미한 집착의 기운을 띄고 있다. 상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민폐에 가까운 그것. 하지만 충분히 떨쳐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녀가 쥔 손도, 그 손에 담긴 기운도.
떨쳐내주길 바라는가, 까지는 알 수 없겠지만.
그녀는 대답을 다 들을 때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윤의 머리칼을 살짝씩 건드는 손끝 말고는 꼼짝도 않았다. 눈을 거의 내리감은 탓에 눈 깜빡임조차 희미하다. 듣는 내내 아무런 동요도, 놀람도 내색하지 않던 그녀가 윤에게서 나온 물음에 겨우 입을 열었다. 짧은 한숨과 함께.
"일전에, 백호의 신탁을 들었어요. 그것을 가까이 하지 말아라. 그것은 너를 저편으로 끌고 가려 한다."
윤의 물음에 대한 답에 더해 자신의 그런 질문들에 대한 설명이라도 하듯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조금전과 비슷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떨릴 것만 같은 울림을 담고 있었다.
리안 : 아! 펠리체양!! 윤 형님의 손을 붙잡았습니다!! 이대로 직진하는겁니다!! 누군가가 그랬다죠! 여자는 행동력이 최고라고!! 남자인 제가 봐도 윤 형님은 최고의 신랑감입니다!! 그대로 부모님한테 데려가는겁니다! 지금 이 기세로 바로 붙잡는거에요!! 자고로 미남은 용기있는 여자가 전부 데려간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말씀드리는 순가아아안!! 혼자 가지 말라고 합니다!! 이거 자기도 데려가달라는 신호죠!! 형님이 양심이 있다면 이거 뿌리치면 안됩니다!? 뿌리치면 하늘이 노하고 땅이 뒤집어져요!! 이거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채가면 됩니다아아아아아아!!
지금 있는 초콜릿 상자는 3개. 그렇다면 망설일것 없이 전부 다 들고 가면 되는것이다. 남겨봐야 몇차례 더 왔다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생길테니, 지금 남아있는것부터 빠르게 가져다주는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여나 초콜릿 상자를 놓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단단히 꽉 붙들고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의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느리게 갔다가는 무더위에 초콜릿이 전부 녹아 못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으니. 이번에도 신속하게 의무실의 문을 열고서 주양은 상큼하게 웃으며 한쪽 눈가를 찡긋였다.
"오늘도 신속하고 정확한 주궁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부인께서 부탁하신 초콜릿 상자 가져왔어요~"
택배사의 로고가 붙은 볼캡만 쓰고 있었다면 영락없는 택배기사로 보일 멘트를 치고서 한 팔으로 상자를 들고 다른 손으로 브이를 만들어서 눈 옆에 가져다댄다. 초콜릿 상자를 한 쪽에 얌전히 내려놓으며, 주양은 뿌듯한 마음으로 꾸벅 인사를 하고 의무실을 나왔다.
지금 속으로는 뭘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자기를 좋아하는 후배가 사랑을 고백해오고,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남자 후배는 자신의 결정이 뭔진 모르겠지만 무슨 결정을 내리던 간에 인정해주겠다 하고, 거기에 가문은 자기에게 관심은 커녕 개짓거리라도 안하면 다행인 상황인데....
라온을 들렸다 오는 길이었다. 코트처럼 보이는 검정색 두루마기 안의 교복과, 대충 묶은 머리를 보면 거창한 외출은 아닌 모양이었다. 대신 품에 칙칙한 종이팩이 들려있었는데, 민이 양팔로 지탱하고 있을정도로 크기가 꽤 컸다. 거침없는 걸음으로 운동장을 가로지르려던 민이 돌연 멈추어 섰다. 시선 끝에 열심히 운동을 하는 소년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민은 저 소년을 안다. 동화옥음의 주인공 아니신가. 확신은 없었지만 그게 민의 충동을 막을 이유는 되지 못한다. 열심히 복싱-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조차 확신이 없었다-을 하는 소년에게 불쑥 팔을 내밀었다.
"잠시 휴식이라도 취하는게?"
툭 튀어나온 메마른 팔이 작게 흔들린다. 딸랑딸랑 흔드는 손에는 어느새 호박주스가 쥐어져 있었다. 라온에 들린 것 같다더니 당과점에서 이것저것 사온 것 같았다. 분명 말 섞어본 적 없는 사이일텐데 친근한 척 말거는 폼이 퍽 천연덕스럽다.
수 많은 벌레가 우수수 지나다니는 꼴. 레오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 다리가 네 개 보다 많은 것들은 도저히 정이 가질 않는다. 아무렇지도 않게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사용하는 버니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임페리아투스 저주. 상대방을 자신의 의사대로 조종할 수 있는 주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역시 격이 다르다는건가.
" 아니.. 그렇게 말은해도 이게.. "
뜬금없이 증오라니. 레오는 일단 시키는대로 지팡이를 들었다. 크루시오. 크루시오. 마음속으로 주문을 몇 번이나 되내여보고는 후 - 하고 심호흡을 했다.
" 쓴다고 바로 잡혀가지도 않을테니까.. 좋아..! 크루시오! "
파직, 하고 지팡이가 튀기는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증오가 문제였던 것인가. 눈 앞의 것을 죽이겠다는 증오의 마음. 레오는 심호흡을 하곤 다시 주문을 외웠다. 파직, 하고 지팡이가 튀기는 했으나 여전히 그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증오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 그러니까 그 증오의 마음이라는게.. 처음본 벌레에 그런 마음이 있어야하는거야? 어떻게 집중시켜야해? "
그때 당시, 시체에게 주먹질을 했을때와 최근 케인과 스파링을 했을때를 복기한다. 확실하게 최근들어 허술하게 주먹을 휘두르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었다. 벤투스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주먹은 텔레폰 펀치(위력은 강하지만 궤도가 눈에 보여서 회피하거나 카운터 당하기 쉬운 주먹)이 대다수였고 실제로 최근 케인과 싸웠을 때는 주먹을 휘두르는 것 보다는 거의 임기응변식의 싸움만이 많이 있었다. 참고 자료는 차고 넘쳤다. 어렸을때부터 자신은 아버지가 출연하던 복싱경기를 즐겨 보았다. 쉬는 시간만 되면 아버지가 주먹을 휘두르는 주먹을 보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어떻게 힘을 실어내는지 계속 봐왔으니까. 심지어 실제로 아버지가 계속 휘두르시던 주먹도 보지 않았던가.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림자의 형상이 거구로 변해간다. 케인? 아니다.
'아버지.'
그가 목표로 하는 백룡이 그자리에서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 한번에 풍압이 느껴질 정도의 위력적인 주먹, 분명히 잽이라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뻗어나오는 주먹은 슬러거 못지 않은 위력이었다. 분명히 상상이었지만 죽을 각오로 싸우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의 움직임이 기민해진다. 순식간에 주먹을 박아넣었지만 오히려 역으로 주먹이 얼굴에 꽂히는 상상이 그대로 그의 안면을 덮쳤고, 그 상상이 풀리는 순간 그의 옆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허억!!"
헛바람을 크게 들이키는 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 나온다. 단 30분, 30분밖에 하지 않은것 같은데 그의 전신은 땀범벅이었고, 그는 그대로 허리를 숙인뒤 그대로 숨을 몰아쉬면서 땅바닥을 보았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것일까,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그대로 바닥을 적신다. 소녀가 건넨 호박주스를 천천히 입에 머금고 그대로 천천히, 한모금씩 목구멍 너머로 넘긴다. 그리고서야 그는 천천히, 소녀의 질문에 답하였다.
"그러면 됐습니다. 그걸로 된겁니다. 가시기 전에 하나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세계는..... 운동경기와는 다릅니다. 살아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기어서 새로운 선택을 이룰수 있는거죠. 이제 당신이 가려는 길은 그 어느 순간보다 어두울 껍니다. 선을 넘은지 오래지만, 그 마지막 선을 넘어설 준비가 되셨다면.... 가십시요."
민은 복싱에 대해 모른다. 복싱뿐만이겠느냐, 이 나태하신 아가씨는 대다수의 운동에 관심이 없으셨다. 때문에 리안의 주먹질은 모두 같은걸로만 보였다. 애석한 일이었지만 민은 길거리 싸움이나 스파링이나 차이를 느끼지 못할정도로 운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땀 투성이에 어딘가 몰두한 것이 무언가 있겠거니, 홀로 상상할 뿐이었다. 선선히 리안에게 주스를 건넨 후 다시 팔을 갈무리했다. 짐덩어리를 홀로 감당하던 왼손이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아버지?"
흥미롭네. 작게 중얼거리며 민은 고개를 비스듬히 쳐든다. 작게 벌려졌던 입이 가볍게 웃음을 머금는다.
"그렇게 강하셔요? 아니면 그정도로 혐오해요?"
그렇게 물으면서도, 민은 한 가지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방송용 목소리와 평소의 목소리에 차이가 있다한들 완전히 눈치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민은 리안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감히 확신할 수 있었는데, 때문에 민은 아까보다 대담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
"고마우면 사소한 스포일러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아요? 오늘 방송말이에요."
민이 느릿하게 덧붙였다. "현궁 신입생들이 휴게실에서 가끔 듣더라고요. 저도 가끔 들어요." 톡톡, 뾰족한 손가락으로 병을 두어번 두드렸다. 느릿한 그 동작은 확실히 이목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신탁을 듣고, 윤이 저쪽이라는 확신을 은연 중에 가지면서, 그 또한 생각했다. 다만 확신이 없었을 뿐, 어디까지나 하나의 가정으로써만 생각했다. 어쩌면 아주 조금은 아니길 바랐을까? 이제와서는 알 수 없다. 귓가에 속삭여진 현실이자 진실에 그 모든 것이 날아갔으니.
차갑게 변한 윤, 아니, 그의 얼굴은 그녀가 알던 얼굴이 아니다. 같지 않다. 지금 눈 앞에서 보여주는 단 몇가지의 표정, 몇가지의 말만으로 그녀 안에 있던 '제갈 윤'이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어긋나간다. 다정한 미소 상냥한 말 친절한 행동. 그 전부가 부정되었다. 윤은 멀리 가는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없었다.
한번에 밀어닥친 현실에 그녀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 했다. 어느새 평소와 같은 미소를 짓는 그를 보며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요동치던 감정들이 가라앉고 평상시의 맑은 눈빛으로 돌아온다. 파문이 사라져 차분해진 두 눈에 그를 담고서, 스읍... 숨을 들이킨다. 숨을 내뱉는 대신 말을 내뱉는다.
"올 수 없다면서 올 수 있냐고 묻는 건 무슨 말장난인가요. 제 대답이 뭐든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었던 건가요?"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를 듣고도 떨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평소를 연기한다면 그녀는 평소 그 자체였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그녀였다. 잠시 고개를 돌리기 위해 떨어졌던 거리를 재차 좁혀 그를 밀어넘어뜨리기라도 할 듯 끌어안는다. 이마와 이마, 코끝과 코끝이 닿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거리를 둔 채 말을 계속한다.
"하나 착각을 정정해줄게요. 신뢰했다면 이렇게까지 붙잡지 않았어요. 신뢰하지 못 했기 때문에 붙잡으려 한 거에요. 사라질 것 같은 느낌에 안개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도 있었으니까. 누구나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지만 선배는 특히 심했으니까."
안개. 소리없이 나타나 소리없이 사라지는 기상현상. 헛된 일인 줄 알면서도 잡으려 했다. 말이 안 된다면 몸으로, 힘으로라도 붙잡으려고 했다. 그럴 수고를 덜어주었으니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었다.
"제 전부를 버리라면 버릴게요. 달라면 줄게요. 그러니 가장 가까이에 있게 해줘요." 피의 반쪽이 그러했던 것처럼 일렁이는 금안이 곱게 휘었다. 진심을 담고서.
레오는 지팡이가 잘못됐나? 하고 지팡이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지팡이는 이상이 없었다. 단순히 사용자의 마음의 문제였으니까. 증오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싫은것, 혐오, 증오, 분노 모두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다. 하지만 그걸 갑자기 해보라고하니 잘 안되는 것일지도 모르지. 레오는 자신의 뒤에 버니가 다가오자 순간 흠칫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다.
" 후배님이 아니라 레오라니까.. "
지팡이를 쥔 손이 힘없이 따라서 올라갔다. 귓가에 목소리가 속삭여질때 레오는 한 차례 더 부르르 하고 몸을 떨었다. 죽이고 싶지 않았어? 라는 말. 레오는 엇, 하는 소리와 함께 과거의 상황을 떠올렸다. 이전의 그 상황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
몇 번을 공격해도 쓰러지지 않던 그것. 고통스러워하던 교수님의 표정. 공격당했던 제 친구들. 함께 달려나갔던 이도 있었고 공격을 당해 쓰러진 이들도 있었지. 그래서 나는 뭘 하고 있었더라. 크루시오라는 말을 들었을때 잔뜩 겁을 먹어버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주저앉았지. 그래서 무슨 생각이 들었었냐면, 무슨 생각이 들었었냐면.. 무슨 생각이 들었었냐면..
" 죽이고..싶었어.. 나처럼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살려달라고 비는 모습이 보고싶었어. 고통을 주고 싶었어. 차라리 죽여달라고 말하는 꼴을 보고싶었어. "
아, 이런 마음이었구나. 한 번 감았다 뜬 눈이 빛났다. 이번엔 확실히 될 것 같다는 느낌보다도 그 때 그것이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지팡이를 쥔 손을 잡고있는 버니의 손 위로 레오는 자신의 남은 한 손을 가져가 잡았다.
오늘의 방송 소재는 본인이었다. 정확히는 자신과 자신이 뽑은 선물이 바로 오늘의 방송 소재였다. 벌써 케인과 루인이 한 시점부터 자신이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그들도 한차례 소동을 벌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잘 마무리를 짓지 않았던가, 부장인 입장에서 그들처럼 징징대기는 싫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선물을 하나 뽑아 들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근데 왜 하필이면 고른게...
"야, 이거 주작 아니냐." "주작님은 주궁에 계시고요." "..... 그 주작이 아니지 않냐?" "지금 제 주작님을 목욕하신겁니까." "모욕이겠지, 그리고 주작이 그 주작 아니라고." "곤 사감님한테 고스란히 전합니다." ".... 부장님의 업보인거 같은데요." "..... 내가 어쩌자고 저런 놈들을....."
잭의 한마디에 그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처음 맞이했을때는 분명히 제법 멀쩡한 놈들을 골라 뽑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죄다 언덕위의 하얀집에서 탈출한 놈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본인은 알까, 지금 그들의 우두머리가 바로 본인이고, 여기서 그 우두머리인 본인이 바로 제일 비정상인 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자그마한 소동이 끝나고 다시금 둘러앉은 그들은 진지하게 라이브 온 지시와 함께 리안의 맑은 목소리가 재차 울려퍼졌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송, 동화 옥음의 MC대작입니다! 일주일의 첫 스타트인 월요일, 지금 잘 마무리 하셨나요?!"
낭랑한 목소리가 청량하고도 후텁지근한 밤하늘을 타고 날아올라 간다.
"최근에 방송부에 여러가지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다보니 방송 주기가 조금 불규칙해진 점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녘 힐링도 없이 무더위를 이겨내가며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 기세로 나아가시는 겁니다!" "아, 땡땡이 치고 싶다." "방송중이에요, 아조씨!!"
동화옥음 지방방송이 울려퍼지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흔들림 한점 없이 그는 조용히 선물을 내려다 보았다. 한 소녀가 건네준 꽃모양의 브로치, 브로치를 만지작거리면서 그는 잠시간 숨을 골랐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이렇게 과한 관심을 받아본게 언제였더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따뜻한 느낌에, 그는 더이상 망설임이 없다는 듯 방송 멘트를 부드럽게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자 오늘, 드디어 여러분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제 순번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직접 소개하게될 행운의 주인공은 과연 어느분이실까요!! 자 그럼!! GOTCHA!! 오늘의 사연 들어갑니다아아!!"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그의 손이 조심스럽게 브로치에 묶여 있던 쪽지를 펼쳐낸다. 그 감각에 그가 천천히 사연을 조용히 읽어내려가고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킨뒤 최대한 평온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사연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MC 대작 선배님, 이번에 새로 백궁에 입학한, 천 아연이라고 합니다. 신입생이다 시피 1학년생이고요. 눈이 안보여서 글이 똑바로 안 써지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아연 후배님, 아연 후배님의 글씨 너무 이쁩니다. 시각장애인이 아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요.
'사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입학하는 거에 대해서 반대를 하셨어요. 눈이 안보이는 제가 뭘 따라갈수 있겠느냐고.... 그래도 저는 제 의견을 굽히지 않고 단 1년만 지내보고 돌아오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답니다.' '그러던 와중 입학식 전날, 우연히 동화 옥음을 듣게 되었고, 입학식때 귓가로 제 빛이 내리쬐는걸 느낄 수 있었어요. 아,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하고 말이에요. 그 뒤로 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동화 옥음을 듣고 있었답니다.' '이런 기회가 있었다는 것도 친구를 통해 들었어요. 그래서 제게 삶의 새로운 의미를 준 방송부 선배님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이렇게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
스태프 진 일동이 전부 침묵에 잠겼다. 시각장애인이라고 얼마나 우려와 동정을 받았을까, 하지만 그녀에게 필요한 건 그런 싸구려 감정이 아닌 진실되고 조금은 더 빛이 나는 말이었다. 그 말을 전할 수 있는 건 오직, 여기서 단 한 사람 뿐이었다.
"어.... 미안해요. 미안해요. 저 지금 잠깐 울었어요. 정말로 미안해요. 머뭇거린 점. 이제 괜찮으니까, 응, 이제 답변 해드릴께요."
리안의 눈가로 살짝 눈물이 맺힌다. 대견했다. 그래, 이렇게 자신의 운명으로부터 도망가지 않는 아이가 있을 줄은 몰랐어. 그 마음에 답변해주지 않으면 안돼, 그것이 내 방송인으로서의 프라이드!
"고마워요, 정말로 고마워요. 전 방송인으로서 얼마나 제가 잘 해왔는지, 드디어 1차 시험을 통과한 기분이네요. 아연 후배님, 아연 후배님은 제게 시험관이셨고, 그 시험에 대해 합격점을 주신거에요. 후배님은 지금 스스로의 운명에 도망치지 않고 맞선 겁니다. 그 용기는 그야말로 인간이 낼수 있는 최고의 용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냥 이대로 해주세요. 아연 학생은 무얼 하던간에, 최고가 될꺼니까. 이것으로 오늘 방송은 끝이에요. 다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대바이!!"
방송이 끝나고 여운이 가시지 않은것일까, 그들은 잠시간 조용히 있었고.... 조금 소강이 되자 그는 천천히 잭을 향해 입을 열었다.
목에 두른 수건으로다가 자신의 땀을 모두 닦아내고서야 좀 정신이 돌아온 듯 그가 웃음을 터트려보인다. 착각이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쵠에 각 궁에서 보내오는 선물의 양이 제법 된다고는 들었는데 진짜 그렇게까지 인기가 퍼졌을 줄은 상상도 못한 그였다. 괜시리 뿌듯하기까지 한 걸까. 그는 잠시간 호박주스를 재차 한 모금 머금은 뒤, 민의 질문에 천천히 답하였다.
"제가 아는 한, 가장 강한 남자죠. 정신, 근력, 마법실력 모두다 제가 아는 한 절대로 지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남자. 언젠간 제 꿈은 그 남자를 뛰어넘는겁니다."
그가 천천히 미소를 머금는다. 증오, 고통, 자신의,아버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었다. 절대로 지지 않는 백룡의 남자가 증오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으니까. 그렇게 그는 호박주스를 넘기면서 쓰게 웃었다. 이미 받은 선물을 물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뭐 못밝힐 것도 없긴 한데.... 그는 이내 졌다는 듯이 손을 펴보이며 입을 열었다.
"음..... 제 순번이 돌아온 선물 가챠깡?"
그러고서 그는 뭐 더 밝힐게 없다는 듯 가볍게 트레이닝 복을 한 꺼풀 벗었다. 화익 하고 열기기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그가 개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생각 난 듯이 천천히 한손을 허리에 얹고 집사처럼 우아하게 인사를 해보인다.
"소개가 늦었네요. 리안 다이사쿠 에스카마리라고 합니다. 또다른 이름은..... 말 안해도 아시죠?"
더 강하게 죽이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레오는 그 말을 들었다. 간지럽게 속삭이는 소리. 조용하고 나긋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차갑고 촉촉한 목소리. 선배의 주문대로 레오는 그 마음을 더 강하게 담았다.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있었지만 정말 미물에 불과한 존재였기에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채널링이 끊어지고 뒤이어 버니의 지팡이에서 초록색 스파크가 튀기고 즉사주문을 쓰는 것을 보았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이 죽은게 확실했다. 저런것도 가능하구나. 레오는 미소를 지었다.
" 해,해냈다.. 해냈어 버니! "
저주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그걸 기뻐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구역질이 올라올 뻔 했다.
대체 뭘 기뻐하고 있는건지. 비행술이나 애니마구스가 되는 법 따위가 아니다. 온전히 상대방을 조종하고 고통을 주고 죽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그야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성공시킨 것이다. 깨서는 안돼는 금기를 깨버렸고 성공시켜서는 안되는 것을 성공시켰다. 또 구역질이 올라와 두어번 정도 헛구역질을 한 레오는 쓰흡.. 하고 숨을 삼켰다.
" 더 큰 동물들이면.. 혹시나해서 물어보는건데. 사람도 포함이야? "
레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공기가 낮게 가라앉고 바람이 기분나쁘게 부는 순간. 귀곡탑에 들어와있다는 사실이 더욱 더 긴장되게, 그리고 음산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처음으로 강한 증오를 느껴 그 증오를 마법으로 치환시켰다. 순전히 다른이를 고통받게 하기 위한 마법을, 성공시켰다.어쩌면 썩 괜찮은 기분이었을지도.
민은 소리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어깨가 작게 들썩이기를 반복한다. 인기까지는 몰라도 인지도는 꽤 생겼을텐데. 적어도 신입생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민은 어렴풋이 선물을 챙겨주겠다고 자랑하던 제 후배를 기억해냈다. 아직 완성은 못했던 것 같은데. 민이 힐끗 리안을 훑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뛰어남지 않겠어요? 모든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나약해지잖아요."
민은 그래서 여유로울 수 있었다. 시선을 돌리며 중얼거리는 낯짝이 미묘하게 권태로워보였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는 듯이 고개를 바로했다. "그렇지만, 전성기의 아버지를 넘어서고 싶다면 노력하는 이해가 되네요. 전성기가 지나면 목표가 영영 없어지는 거잖아요." ...보통은 바로 이쪽을 생각할텐데 깨달음이 늦다.
"아하, 저번에도 했던 거요? 안타깝네요. 곧 제 후배가 선물을 주겠다고, 이런. 이건 비밀로 해줘요."
민은 기억을 더듬는듯 입술 부분을 두드렸다. 민이 들었던 방송은 루인의 차례였던 것 같다. 제법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갔던 걸로 기억한다. 잠자기 직전에 틀어 놓았던 터라 모든 기억이 확실치는 못했다. 민망한 기류가 잠시 흘렀지만, 민은 빙그레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MC대작 맞죠?"
민이 검지손가락을 보이며 말했다. "떠보는 건 그만합시다. 정말로 방송을 들었으니까요." 잘 만들어진 도자기 같은 웃음을 남긴채, 손가락을 내린다.
중은 사탕을 줄까 물어보면 도망친다는 언급을 듣자하니, 유일한 정상인일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든다. 다만 그 또한 추종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희망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어떻게 해도 당신처럼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지성인임은 확실하나 설득으로 빼돌릴 사람이 아니다. 그는 단언했다. 가문이 쌓아온 세월이 증명했다. 말과 사랑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동화 속의 이야기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죽음이 도사리고, 누군가는 꼭 피를 봐야만 평화가 찾아온다.
그는 이 일련의 생각에서 한가지 의문을 표한다. 그러면 어째서 매구는 굳이 추종자에게 명령해 '동화학원의 학생'을 공격하려는 것인가.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인가? 혹은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것인가? 부네라고 불렸던 여자가 이 학교 출신이라고는 하던데. 그 대단하다는 어둠의 마법사가 단지 그 치졸하고 어줍잖은 이유로 이곳을 목표로 잡았을 것 같진 않다. 그는 한가지 결론을 내린다.
무언가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숨기는 사실이 있을 것이다. 그는 미소를 짓는다. 참 우스운 일이다. 이젠 교수마저 신뢰할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 아닌가. 원래부터 신뢰라는 것이 그에게 존재했냐만은, 공적인 신뢰마저 깨지게 생겼다. 그가 당신에게 나지막히 얘기한다. 목의 핏대는 가라앉고 다시 목소리는 속삭이는 어조로 변한다.
"가벼운 건 어쩔 수 없지. 아가, 내 가볍단 뜻을 이해하기엔 네가 참 순진하구나."
겉치레의 예의. 그 속에 담기지도 않는 의미. 그는 천천히 눈을 내리감는다. "아예 처음인 것보단 낫지 않은가." 그 말을 이후로 정적이 흐른다. 사탕을 넘겨주듯 그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먼저 끌어 안았다는 사실이다. 당신을 안은 팔은 그대로이나 몸은 가볍게 뒤로 젖힌다. 쿠키를 물고 있었기 때문에, 입에 묻어있는 부스러기를 혀로 가볍게 훑으며 내리감긴 속눈썹 사이로 그의 분홍색 시선이 드러난다. 어스름한 새벽빛을 받은 선명한 분홍빛 눈동자가 속절없이 떨린다.
단지 누군가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속이 울렁거렸다. 머리가 아팠다. 평생 함께 했으나 신경쓰지 않으려 했던 두통이 점점 심해져간다. 순간 눈앞이 희뿌옇게 변하나 싶더니 그가 잠시 고개를 느릿하게 기울인다. 그의 분홍빛 시선이 호선을 긋는다. 현궁의 사신이 기묘하게도 성자의 미소를 짓는 것이다.
"아가."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메마른 입술이 당신의 입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을 맞춰보려 한다. 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머금으며 나지막히 속삭이려 했다.
"조금만 더."
흐트러진 목소리였다. 그의 본심이 드러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당신은 아무것도 모를 사람이니, 그는 이리 말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을 마주하며 다시금 부른다. 아가, 하고.
"죽음이 머잖은 자에게 자비를 베풀어서라도. 응?"
그는 살아있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살아있는 것은 변한다. 맹목적인 것은 모조리 변한다. 엉클 톰은 아즈카반에 갔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믿었던 가문원은 자신을 지하실에 밀어넣고 문을 잠갔다. 살아있는 것의 애정은 모조리 퇴색되며 변한다. 그는 숨을 쉬며 살아가는 자신 또한 증오했다. 그래서 그는 죽어간다. 임종이 머지 않은 자였다. 수많은 인간에 의해 상처입은 눈동자가 속절없이 떨린다.
윤은 그저 픽 웃을 뿐이었습니다. 이런 면은 이매를 닮았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자신의 얼굴을 감쌀 때도 재미있다는 양, 내려다볼 뿐이었습니다. 서투르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편한대로 불러도 돼. 여기에 있을 부하들에게는, 미리 말해두지. '
가장 충격 받을 건 이매와 중이 분명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손등으로 펠리체의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습니다.
'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일부러, 1학년 시작부터 이 모습이었고 신중하게 가문도 고르고 친절하게 대했는데. 신탁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 전의 말도 걸려. ' 진짜 제갈윤도 어느 새, 평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으며 윤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자택의 감옥 안에 있는데.
주양은 잊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단태라는 현궁 5학년에 재학 중인 이 불성실하고 경박하며 가벼운 언행을 보이는 여학생은 바로 위에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가 있었다. 조카를 제외하면 주씨 가문에서 막둥이라고 봐도 좋다.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단태는 샐쭉- 눈을 가늘게 뜨고 지그시 바라보다가 헤죽 웃으며 그 손에 머리를 부볐다. 뻔뻔하게도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18살이나 먹고 볼이 꼬집어지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야. 달링." 자기도 한번 꼬집혀볼거냐며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레 중얼거린 단태는 그 말대로 주양의 볼을 가볍게 쥐었다가 놓았다. -주양이 피한다면 잡는 시늉만 했을테고.-
"달링, 달링은 이미 듬-직-한 사람이라서 더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데. 얼마나 더 힘내서 듬직해질 생각인거야? 응? 거기서 더 듬직해지면 나 다시 자기한테 반해버릴지도 몰라?"
옆구리를 쿡 찌르는 행동에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굴던 주단태는 이크- 하는 반응을 보이며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낯간지러운 호칭 레퍼토리는 끊임없다. 자연스럽게 호칭을 바꿨다가도 다시 익숙한 자기야라던가, 달링이라는 호칭으로 바꾸는 건 역시 뻔뻔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는 주양의 말에 단태는 능청스럽게 헤죽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고 굳이 대답을 하지는 않았고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기색을 보이자, 어깨에 부비는 주양의 머리를 휙휙 쓰다듬어준다.
"안그래도 주궁까지 데려다줄 생각이었으니까 상관없지만~"
손을 토닥여준 단태는 주양의 손을 자연스럽게 감싼 뒤에 걸음을 옮기다가 이어지는 말에 낄낄거리며 웃었다. 밤산책을 하는 이유는 딱히 없었기 때문에 주궁까지 가는 것 정도는 어려울 것 없었다. 게다가 어디서 들은 건지 머글 세계에서나 들릴 법한 안내방송을 따라하는 목소리 때문에 결국 웃어버린거나 마찬가지였다. 주궁까지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았으니까 조금만 더 걸으면 금방 도착할 것이다.
스흡, 하고 주먹을 쥐고 입을 닦았다. 이런 작은 미물에 쓰는것마저도 거부감이 들었는데 사람에게 쓰는거라면 어떤 기분일까. 레오는 가만히 버니를 바라보며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있었다. 우선은 저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것이 우선이다. 잘하면 정보를 캐낼수도 있고 저주에서 방어하는 방법도 깨달을지도 모르니까. 아는 사람에 쓰게 될것이라는 말에 레오는 고개를 갸웃했다.
" 아는 사람..한테..? ... 뭐, 좋아. 일단은.. 솔직히 말하면 그리 나쁜 경험도 아닌..것 같기도 하고.. "
반은 거짓말이고 반은 진심이었다. 어찌되었든 일단은 이 버니라는 선배의 환심을 사야했고 나는 너의 사람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줘야했으니까. 캐내야할 정보가 많았고 배워야할 지식이 많았다. 레오는 스스로의 정신상태가 튼튼하며 선을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괜찮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차하면 전부 내던지면되니까.
당신이 손에 머리를 부비자 주양은 한층 더 풀어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째 동갑내기들 중에서는 이런 쓰다듬에 익숙한 사람이 꽤 많아보였다. 휘영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허나 오히려 좋았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행동은 지금의 이 상황에 더욱 몰입하기 충분했으며, 이렇게나마 동생 돌보는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자신은 환영이었으니.
그런 기분을 느끼다가 볼을 잡힌 주양은 으에. 하고 웅얼거린다. 자신이 먼저 볼을 꼬집었는데 피하는 건 얄밉지 않겠는가. 친구한테라면 한번쯤 꼬집히는 것도 환영이라고 생각하면서 볼이 놓아지자 피시시 웃는다.
"어머어머, 그 정도일줄이야! 하지만 여보, 아무리 완벽하다고 한들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그 빛이 바랜다구~? 계속 노력하면서 살아야지! 그렇게까지 말해주니까, 더더욱 노력해서 여보야가 또 반하게 해야겠는걸~"
꼭 그러지 않는다고 해도, 이 일상적인 모습이 끊어질 리는 없을테지만.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였다. 조금 차이점이 있다면, 역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마인드 자체는 진심이라는 것이다. 그 노력이 꼭 이 상황에 국한된 것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계속 이어나가야 자신이 멀쩡하지 않겠는가.
"역시 우리 여보는 친절하다니까! 그치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역시 마냥 바라고만 있는 건 어울리지 않잖아~?"
역시 이런쪽의 의사표현은 확실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며 주양 역시 마주웃었다. 잠깐동안 이어진 쓰다듬을 가만히 받으며 아까 당신도 대충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이거 은근히 기분 좋은 일이구나. 왜 손에 머리를 부비는지, 조금 이해가 갈것 같기도 했다. 주궁까지의 거리는 생각보다 짧았다. 길었던 밤산책의 여운 때문이려나. 그래도 이 정도면 오늘 하루도 알차게 잘 보냈다는 생각을 하며, 주양은 당신을 살짝 끌어안았다.
"고마워! 여보야 덕분에 심심하지 않은 밤산책이었어~ 다음에 또 밤손님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면, 오늘처럼 오붓한 산책을 즐겨보자구~?"
뭐든 마무리짓기까지는 완벽하게,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슬슬 막레! 땃주 일상 돌리느라 수고 많았어! :D 늦지 않았으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땃주 쓰다담)
뭐라 부를지에 대해 그녀는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호칭이야 서로 알아들을 수만 있으면 족한거다. 그리고, 정말 특별한 호칭은 둘만 있을 때만 쓸 거니까. 당장 정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하며 제 볼을 쓸어주는 손에 얼굴을 부빈다. 손이 스친 볼에 희미하게 열이 번져 연한 홍조를 불러일으킨다.
"어떻게냐고 물어도, 음..."
그의 질문이 뜻밖이었는지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 보였다. 고민하는게 아니라 그래보인 이유는 가만히 생각하는게 아니라 자세를 고쳐 아예 그의 무릎 위로 앉고 있었으니까 그랬다. 한결 편하게, 어디까지나 그녀의 기준이었지만, 자세를 바꾼 뒤 금방 대답하는 걸 보면 역시 자세를 바꾸기 위해서 대답을 미룬게 확실한 듯 하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신뢰하지 않았다고. 보여주는 것만을 믿지 말라고 누누히 듣기도 했구요."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라는 말을 그녀식으로 꼬아서 해석한 셈이 될까. 물음에 대한 답은 그게 다였다. 물은 쪽이 되려 허무하지 않을까 싶을만큼 간단하고 직설적이다. 그걸론 말이 부족할까봐 약간의 설명을 보탠다.
"신뢰하지 않는데 어떻게 마음을 품었느냐면, 그건 본능이 이끌렸다고 해야겠네요. 처음 마주쳤을 때, 맨 처음 인사를 나눴을 때부터 어쩐지 심장이 술렁거렸거든요. 그러고보니 그 때였네요. 처음으로 갖고싶은게 생긴 순간이."
교수들에게 물어보라는 조언까지, 레오는 확실하게 들었다. 오늘 캔 정보들은 나쁘지 않았다. 그들 중 애니마구스가 있다는것. 그리고 '주인님'이라는 자가 아즈카반의 탈옥을 도왔으니 관련 기록을 찾아보면 누구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점. 그리고 크루시오는 어떻게든 막을 수 없다는 점. 그럼에도 레오의 머릿속엔 좋은 생각이 하나 들고 있었다. 어쩌면 그 마법을 카운터 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 아,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하나만. "
레오는 지팡이를 꺼내 쥐었다. 가슴 속에 무언가가 불타는 느낌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불이 탈듯 타지 않을 듯 간질간질한 느낌. 레오는 먼저 문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문을 닫았다. 침을 꿀꺽 삼키곤 두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 크루시오, 한 번만 더 해보자. "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고 구역질이 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를 성공했다는 것에서 오는 쾌감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것이었다. 레오가 생각하고있는 그 마법을 카운터치는 방법을 사용해보려면 먼저 이 마법을 쓰는데에 익숙해져야했으니까. 답지않게 레오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는 눈을 감는다. 지독한 두통이 머리를 옥죈다. 그가 헛웃음을 뱉는다. 감기에 걸린다라. 이리도 순진한 걱정이 다 있나. 그럼에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는 이유가 뱅뱅 머리를 맴돈다. 맹목적인 것은 변하며, 그의 철학은 삶은 부질없음이다. 열반이라 하던가? 이를 열반 혹은 달관이라 하지 않으면 무엇이라 할까. 염세라기엔 어딘가 엇나간 철학이자 자학이라기엔 지나치게 평온하며 관대하다. 알 게 뭔가, 이미 의미도 없는 것이지 않나. 이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나? 그가 이 사상을 부르짖으면 누군가 동조해주나? 그렇게 그의 사상이 이어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세상에 도래하나? 무언가 미래가 변하나? 그럴 리가 없다.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앞날이다. 매일 같이 6의 눈을 보여줄 리가 없다. 6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말을 움직이면 무인도가 도래할 줄 누가 알겠나.
"아가."
그래, 달라지지 않는 당신 또한 앞날이 필히 달라질 자가 아닌가. 그는 당신의 눈물을 머금고는 가만히 당신을 품에 안으려 했다. 몸을 밀착하고, 당신의 어깨에 턱을 대려 했다. 밀어내지 않는다면 그렇게 청소년의 나이다운 모습으로 안겨있을 것이다. 그는 허공을 올려다본다. 신이시여, 이리도 순수한 자가 있습니다. 내게 독이 되는 자가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본질을 꿰뚫기만 하며, 끝까지 자신의 부탁은 들어주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나는 어찌해야 합니까? 내가 이 빌어먹을 사람을 이용해도 됩니까?
"안아줘. 당신이라면 괜찮아."
이 빌어먹을 세상이, 나의 사상이. 나의 모든것이 망가지는 것 같다. 혼란스럽다. 이 감정을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사람이 싫다. 맹목적인 것이 모조리 변했기 때문에 더는 버틸 수 없어 밀어내고, 경멸했다. 당신 또한 그래야만 했다. 그런데 왜 나는 이리도 망설이는가? 당신에게 애정을 가졌기 때문에? 가졌을 리가 없다. 아까부터 빙빙 맴돌던 생각. 당신이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당신에게서 유년의 자신을 겹쳐보았기 때문에 이리 밀어낼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결코 나를 구원하지도, 깨달음을 주지도, 전하지도 아니한다. 나의 어린 날은 타인에게 숭배 받았으나 그 누구도 구원하지 않고, 깨달음을 주지도 않고, 전하지도 않았다. 그는 주먹을 쥔다. 가주의 표식인 엄지의 반지를 꽉 짓누른다. 맹목적인 모든것이 변했다. 살아있는 것이 변하기에 죽은 것에 관심을 가졌다.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토를 달지도 않고 지하실에 가두지도 않는다.
"그러지 말아, 아가. 아니, 차라리 알지 마. 아무것도 알지 마. 그렇게 순수하게 살며 세상을 깨닫지 말았으면 해. 네가, 그 어떤 증오도 몰랐으면 좋겠구나. 증오를 모르는 것이 좋지."
내 자신이 증오스러워 미쳐버리면 돌이킬 수 없어. 그의 몸이 떨린다. 숨결 섞인 웃음이 낭랑하고 작게 기숙사의 공간을 채워나간다. 부족한 곳이 공허하게 채워진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끝까지 소리 없는 눈물이 흘렀다. 이와중에도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히 이야기 하는구나.
유년의 자신을 겹쳐보였다니 맙소사 우리 벨이... (안쓰러움)(벨주 머리를 다시 조립해주기)(??)
>>62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연 이 광활한 눈호강의 범주를 벗어날 수 있을까..? 포기하고 일상을 열심히 돌리면서 내 눈을 즐겁게 해주는게 좋을걸!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런가..? 그치만 앞으로도 청이는 고통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뭘 해도 청이를 걸고 시작한다는게 오너 피셜이니까! 마음껏 고통받아라 서청! (????????)
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철렁했겠지만 이제는 적응되고도 남았지! :) 내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 날.. 아마 쭈가 죽어야하지 않을까? 청이가 하늘나라로 가고 나서도 늙다리 쭈가 이번 화투에서 내가 이긴다에 청이를 걸.. 아이구 맞다 그친구 이미 가부렀지..? 할 것 같은 느낌이라 :p (나쁨)
앗 맙소사 겹쳐보였다는 부분에 너무 집중해서 바로 밑에있는 중요한 설정을 놓쳐버렸잖아..? 언더테이커 가문 가주라니 엄청난 사람이었잖아! 괜히 행동 하나하나 기품있고 멋진 게 아니었어! :D
>>633 그렇다! 마음 놓고 꽁냥해준다면 내가 아주 만족하면서 야광봉이랑 죽창아니 야광봉을 같이 흔들수 있으니 좋다구! :) (???)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밀리어의 복지는 청이가 쭈를 만난 이상 물 건너갔다~ 이 말이야! 내기에 마음껏 걸어버릴테다! (그리고 청을 빼앗기고 마는데)
>>6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까지 가지고 갈 비설을 이렇게 또 푸는건가.. 는 절대 아니고 파랑새니까 파란색 => 청이라는 성의없는 의식의 흐름이었는데 잘 생각해보니까 거기도 청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녀 심청이 불효조 서청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설정에서 드러난 매구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 거 아닐까! MA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법사 전쟁 일으켰던 어마무시한 사람이니까..!
>>6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이렇지 않을까 하고 떠올려본 드립이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서 뿌듯한걸! :D 맞아 동화학원 사람들 전부 제목학원이나 드립학원 수석 졸업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드립이 찰지고 착착 감기고.. 이 와중에 햇살 벨주라는 표현은 너무 귀엽고..! :D (쓰다담) 아니 붐청이가 여기서 나올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이도 멍청하긴 하니까.. 무리수 아닌걸로~! 통과! (청:내가 이러려고 패밀리어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636 위력을 줄이기 위해 증오를 배우게 하기보다 아예 안 쓰는 쪽이니까. 일반 마법사들은. 벨주 추측 보니까 가설이 하나 더 떠올랐는데! 백정이 버림받고 매구에게 받아들여진 이유가 일반 마법은 잘 못 쓰거나 그런데 저주는 잘 써서 그런거 아닐까~~ 받아주는 사람이 주인님 뿐이었다고 백정이 말하기도 했고.
얼굴은 모르는데 눈 색이 같은 건 안다...? 눈 색은 봤다......? 오...오우.....
>>638 불효조 서청이.... 불 속성이로구나 쁘띠 주작! ㅋㅋㅋㅋㅋㅋ 아 전에 누가 청이보고 푸른 주작이랬던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임팩트도 임팩트인데 음~~ 감정을 잘 모르겠어서? 그런거 같아! 받아줬다기보다 그냥 흥미로우니까 데리고 있어볼까 이 느낌이 강해서~~
>>643 맞아. 힐링도 시켜주고 웃음도 선사해주는 좋은 사람들이지! 물론 그 사람들 범주에는 벨주도 들어가있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청이 모먼트 떠올리기 전에는 나도 그 생각 하고 있었으니까! 오너생각과 다른 캐주의 생각이 같다면 그건 무리수가 아니라는 내 신념이 있어 :p 아쉽다. 주양이를 붐씨로 설정했어야 하는 건데! (급기야)
>>64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청이가 주작이 되고 싶었다고 한 게 사실 청이가 불속성이라 그랬던거고~ (절대 아니다) 앗 그거 아마 땃주였나? 첼주였나? 내 기억으로는 그랬는데 아닐수도 있고! 늙어서 그런가 기억력이 영 신통치 않어.. :q 앗 그렇구나. 내 감으로는 그런 것도 있고, 아직 처음이니까 감이 안 잡히는것도 없지 않을것 같아! 앞으로 일상 진행시켜가면서 감정도 알고 하면 더 확실해지지 않을까 싶어! :)
>>645 돈스타브! 스트리머들이 하는것만 접하고 정작 나는 못 샀지. 솔플은 금방금방 질리는 타입이라 투게더가 너무 하고 싶은데 같이할 친구가.... (먼산)(나는.. 친구가.. 적ㄷr...)(????)
마법사라 핸드폰 없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맞아. 느리게 먹으면 적게 먹는다고 착각하기도 하지! 그거 보니까 뭔가 밍이라면 맛난거 나중에 먹으려고 놔뒀다가 다른 애들이 이거 안 먹을거지? 내가 먹는다! 하고 뺏어먹은적 분명 있을거같아 (?????)
벨주 얼른얼른 푹 자고 이따봐..! 맙소사 한시간이라니 괜찮지 않을 것 같은데..! 부디 다음달에는 벨주가 푹 잘수 있기를! 잘자! :)
>>65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쩔수 없지. 솔플이나 하면서 자급자족하는게 내 인생에 주어진 숙명일테니.. :p 앗 서버는 아무거나 막 골라잡으면 되는건가? 친없찐에게 투게더를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기쁨) 나도 마찬가지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튭이랑 게임 없이 어떻게 살아 차라리 마법 안쓰고 현대문물 실컷 즐기면서 머글인생 영위할래.. 식탁 밑에서 손 부들부들 떠는거 너무 생생하게 재생 잘된다 어쩜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ㅠㅜㅜㅜㅜ..
>>656 사실 나도 이런 겜 아니면 레이드나 이런 건 넘 힘들어서 못하겠더라 X( 서버는 아시아 서버일걸? 암데나 들어가면 외국인들이랑 암말없이 보통 해 ㅋㅋㅋㅋ 가끔 채팅치기도 하구... 맞아맞아 딱 재수학원 들어가는 기분일듯.... 도망가겠다고 미친척 튀어나왔다가 숲속에서 멍하니 열매 뜯어먹고 다시 들어갈 것 같아 ㅋㅋㅋㅋ 암튼 민이... 생각보다 뒤끝 오져서 막 꼽줄 것 같고 그렇네 ㅋㅋㅋㅋㅋ 주양이는 밥 빨리 먹고 그러려나?? 이런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주양이랑 급식 같이 먹는 일상도 재밌을 것 같음 ㅋㅋㅋㅋ
>>655 오호 그렇군! 아니 근데 브레스 뭐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좋아 이왕 이렇게 된거 브레스도 뿜고 날아다니면서 포효도 지르게 하고.. 몬스터헌터 시리즈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파란색 주작으로 만들겠어! (??????)(캡틴:쭈주 나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첼주는 눈치도 빠르고 촉도 좋다니까..! 관전을 위한 큰 그림을 읽다니! 지금 이 촉을 지워야만 해. 받아라 뉴럴라이저빔~!! (????)
>>658 역시 레이드는 쉽지 않지! 모르는 사람끼리 비숙련팟 꾸려서 가면 죽으라는 몹 대신 팀원들만 주구장창 죽어나가서 혈압이 수직상승하는걸 느낄 수 있더라.. :p 거기까진 몰랐는데 알게 된 이상 내 지름신이 버틸수 없겠구만..! 나도 오늘부터 투게더 오너! :)
숲속에서 멍하니 열매 뜯어먹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헤이 그래도 아무거나 막 먹으면 큰일나 잘못 먹으면 배탈난다구~ 맞아 얼른얼른 후딱 해치우고 산책이라는 명분으로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아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ㅋㅋㄹㅃㅃ' '아 뭐야 청이가 깃털으로 해도 그것보단 잘할듯 ㅋㅋ' 이러고 다닐것 같은 느낌! 잡담에서 일상상황 떠올리는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 급식 같이 먹는 일상을 한다면 아껴둔 반찬 뺏어먹고 밍이의 뒤끝과 미움을 받는 건 쭈가 될지도 모르겠는걸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재미있을것 같다! :D
ㅋㅋㅋㅋㅋ 아 주양이 그러고 다니냐고~~~~ ㅋㅋㅋㅋㅋ 귀엽다 진짜 이이... 말괄량이...흑흑 주양이 뛰어댕기는 거 생각나서 넘 귀엽고 웃기다....... 잡담에서 일상상황 떠올리는 건 좋지만 적폐캐해일까봐 무서운거다~~!!!! 그렇지만 둘이 어쩌다 자리 없어서 밥 먹는 건 보고 싶어..... 약간 이런 느낌 아닐까 싶어 ㅋㅋㅋ 그래도 막 미워하고 그러진 않을 것 같고 사과할때까지 틈틈히 언급할 것 같음... 민 : 아~ 그때 마치 제가 좋아하던 문어 소시지를 홀라당 가져가버린 것처럼 말이지요? 이런 느낌
>>66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 태클걸고 다니는 게 쭈 인생의 낙이니까! :D 앗 그렇구나 그런 걱정 이해하지! 주의할만 하기도 하고. 그래도 동화학원 오너들 선 조절은 잘 하니까 괜찮지 싶다~! :)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짤 덕분에 상황이 더 잘 떠오르는걸..? 사과할때까지 틈틈히 언급하는 밍이 귀엽다 최고다~! 쭉 언급하더라도 쭈는 사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먼산)
>>663 세상에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어코 진 최종보스에 등극한 청이의 미래 모습이 너무 강렬한데..! 쭈 네이놈 가아아아암히 나를 내기에 오지게 걸었겠다! 하고 포효하는것 같은 느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앞에다가 주양이 세워두면 진짜 딱 찰떡일것 같은데..? (도대체) 누누히 말하지만 심해는 나의 소유라구! 심해에도 뉴럴라이저빔 발사기가 없을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첼주~? (??????)
>>66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새 표정도 뭔가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 표정이라서 더 적절하게 느껴지는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쭈가 더이상 내기에 청을 걸지 않는다는 건 청에게 애정이 떨어졌다는 뜻이니까 그럴 일은 없을것이다! 안되겠어. 이렇게 된 이상 쭈를 중무장시키고 청 앞에 내보내야.. (????)(주양:덤ㅂ아아악(브레스에 순삭당하며)) ㅋㅋㅋㅋㅋㅋㅋ 후후 이건 예상하지 못했겠지! 그동안 나를 흐물흐물 녹아내리게 만든것에 대한 댓가다~! :D
>>6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그럼! 쭈의 애정표현은 뭔가 미묘하게 고장나있다는 설정이 있어. 새벽에 위키에 짤막하게 추가했지! 추파를 던지는 진단에서 내기에 맘에 든 대상을 걸겠다고 한 것도 내기를 입에 달고 사는것도 있지만 그 설정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D (찡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쭈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만 숨쉬게 되었다고 하는데.. (???) 앗 호감도.. 진짜 잠가둘거야..? 내가 잘못했어.. 호감도 올릴래.. 올리게 해줘... 8ㅁ8 (칭얼)(????)
>>66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 근데 적어놓고 나니까 너무 뜬금없는 모습일까봐 조금 걱정되네. 시트를 낼 때 좀 더 자세하게 적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니까 열심히 설정구멍 메꾸기 위해서 위키 추가하고 독백 쓰고 해야지..! 과거랑 연관 있는거 맞구, 다음 독백은 첼주의 독백이 올라오고 난 다음에 천천히 쓰는걸로~ (????)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허감도 쭉쭉 올릴래 히히 :D (코피 닦아주며)(??)
ㅔㅇ 그러게 왜 안자고있지 나..? (동공지진) 첼주도 안자..? 아니 근데 왜 벌써 밝지...? 사실 월요일은 아직 안 지나간거 아닐까? (헛소리)
>>670 엌 아 독백을 미끼로 내 독백을 이끌어내려 하다니~~ 이 앙큼한 쭈주~~~~ 그럼 지금 당장 잠을 불살라서 독백을 연성한다...! (그리고 수면부족으로 사망) 윗키와 독백...지켜보겠닥우...! 근데 나 쭈주랑 일상 너무너무 기대되는데 한편으론 두려워...내가 쭈주 퀄에 못 미치는 답레를 줄까봐...힝잉이....
헐 안돼 나는 상관없는데 다른 참치들이 보면 기절할거야! 아직도 월요일이라니! 지금은 화요일이야~~~ 나능 좀전에 막 하던게 끝나서 좀만 쉬었다가 누우려구~~
>>67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번 수는 너무 잘 들여다보였군! 아니 그 그래도 잠을 불살라서는 안돼..! 충분히 푹 자고 일어나서 써야 독백거리가 더 잘 떠오르는 법이라구? 절대절대 수면부족으로 사망하면 첼주의 독백을 못 봐서 걱정하는건 아니라구..? (츤츤거림)(????) 지켜보고 있다니 이렇게 된 이상 족백도 위키도 더 화려하게 장식해야만 해...! (?)
엣 아냐아냐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답레는 자신 페이스대로 편하게 주면 되는거라고 생각하거든. 무엇보다 내 답레 퀄도 썩 좋은편은 아니기도 하고.. :p 그러니까 첼주 뚝! 일상은 부담가지고 하면 충분히 즐길수 없다구~ (쓰담쓰담)(토닥토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그런가.. 그럼 오늘은 화요일.. 그치만 벌써 밝을리가.. 심해는 어두워야 하는데.. (아무 말) 그렇구나. 하루 일과.. 라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수고 많았어! :) 나는.. 딱 6시되면 코 자러 가야겠다. 더 깨어있으면 내가 뭔 소리를 더 늘어놓을지 나도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
>>672 근데.... 푹 자고 인났을때보다 몽롱하니 멍한 새벽에 술술 써지긴 해 새벽갬성의 힘...★ 지금은 뭘 쓸지 고르질 못하겠으니까 일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는 걸로~~
쭈주는 그렇게 말하지만 프로 관전러의 눈에는 금손으로 보였는걸! 반짝반짝 빛났는걸! (꼬옥)(부비부비) 독백쓰기 다음 과제는 필력 늘리기인 걸로...! 뭐 일과라면 일과였지? 쭈주도 여태 놀아줘서 고맙다구~~ 곧 6시니까 이쯤에서 나도 들어가야겠다. 잘 준비 하는 시간도 있으니까. 쭈주 잘 자~~ 이따보자~~(파닥파닥)(파닭)(???)
엘로프 아델횔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는_놀이기구_잘_타는_편_아닌_편 - 아니 먼저 물리적으로 놀이기구에 탑승할 수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키 봄 몸무게 봄....)
이건 살짝 농담이고! 탑승이 가능하다 치고 대답한다면(무서운 놀이기구 기준으로) 잘 못 타. 땅에서 발 떨어진 상태로 이리저리 흭휙 날아다니는 감각이... 신체 특성상 굉장히 무력한 상태가 되는 거다보니까 본능적인 수순에서 좀 무서워해. 그래서 빗자루도 못 탐... ;3
자캐의_긍정적_부정적_키워드 - 긍정적인 건 역시 현궁 스펙트럼의 유한 성격이겠지! 부정적인 건…… 방어적이고 집요한 성향? 뭐에 집요하냐면 아직은 비밀!
자캐가_진지해지는_순간 - 음…… 🤔 그냥 마땅히 진지해져야 할 상황에 진지해지는 편이라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오히려 위험상황에는 곧잘 불안하해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이라서...
그녀는 느긋히 자세를 잡는 그를 보고 생글생글 웃는 낯을 유지했다. 그 전에도 그의 앞에선 잘 웃는 편이었지만 불안을 가진 웃음과 그렇지 않은 웃음은 같을 수가 없지 않은가. 목적이 확고해진 지금, 그녀의 미소는 선명하고도 진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아니. 이제 내보이기 시작한 걸지도.
"비슷해요. 계속 생각한 건 맞으니까."
의심했다, 라는 말은 조금 안 맞을지도 모른다. 신뢰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의심하지도 않았다. 그저 줄곧, 계속, 지금까지 지켜보고 또 지켜봤을 뿐. 차라리 의심한 쪽이 나을 정도로 그 하나만을 주시한 결과인거다.
"욕망에 충실한지는 모르겠지만, 늘 하고싶은 대로 해왔으니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당신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그의 얼굴이 그녀가 알았던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재차 손을 들어 그 얼굴을 어루만진다. 손끝의 그의 턱을 스칠 때, 그녀는 무심코 이대로 들춘다면 이 얼굴이 벗겨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럴 리가 없지. 제 생각에 작게 소리내어 웃곤 그의 목에 팔을 둘러 감싸며 나지막히 속삭였다.
"그럼 가기 전까지 아쉽지 않게 있어야겠네요."
고운 호선을 그린 그녀의 입술이 말을 마치고 그에게 다가간다. 고개를 기울여 다시 한번 입맞춤을 하기 위해.
갱신! 캡틴이랑 첼주 일상 수고 많았어. 어제도 이야기했지만 1호컾 타이틀 축하해~! :D
>>718 스포라.. 밍이가 어떤 옷차림이고 바다 놀러가서 뭐 하는지 들려준다면 스포할 의향이 있지! 라고 하면 미워할거야..? (?)
쭈는 바다 가서도 평소처럼 신나게 놀지 않을까 싶어! 비치볼도 하고 수영도 하고 겸사겸사 바비큐파티 준비도 하면서 청이랑 갈매기랑 영혼의 맞다이 뜨는 거 구경하면서 청이가 이긴다는 데 청을 걸게 이러고 (????) 옷차림은 적당히 비키니 수영복 입을거같은데 평소 꽉 걸치고 다니는 습관때문에 그 상태에서도 뭔가 후드티같은거 하나 추가로 덧입을것같고! :D
헉 다른 사람들 스포도 너무 맛있다 랸이 콘서트 뭔가 수련회나 학교 축제날 저녁~밤마다 하는 가수 초청이나 장기자랑같은 느낌이라 벌써 설레고.. 첼이는 예쁜 수영복 입고 해파리 놀이하는거랑 지옥의 내던지기 놀이랑 갭이 너무 큰거 아니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 깝죽거리는 쭈 냅다 던져서 진짜 쭈꾸미로 만들어줘..! (???)
>>739 엘롶주도 안녕!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배기 K-바비큐 너무 좋다.. 옆에 막 쌈장이랑 채소랑 김치같은것도 놔두고 완전 한국스타일으로 가도 재미있을것 같은데? (??)
좋아 잠깐 시간이 좀 있으니 스포 풀어야지..((잡담에 일일히 반응 못해서 미안하다!))((땃쥐는 대자연과 현생에 먹히는 중이다)) 추위에 약한((이라고 하고 바다랑 안친한)) 땃태는 비치웨어-긴팔이여야함, 근데 색은 무난한데 무늬는 화려함. 왜냐하면 땃태니까-를 입고 어디 한구석에서 바다 보며 낄낄거리고 있을 것..물론 K-바베큐하면 그쪽으로 가서 기웃기웃거리기는 할것 같아!
>>745 현생도 충분히 힘든데 대자연까지..? :0 우리 땃주 화이팅.. (쓰다듬) 우리 땃태 비치웨어 벌써부터 상상가서 너무 좋은데! 한구석에서 바다 보면서 낄낄거리는것도 분위기 대박일것같아 딱 석양 잔잔하게 지고 있고.. 근처로 와서 기웃거리는 땃태한테 여보야 아 해봐 아~ 하면서 고기 먹여주고 싶다! (?)(스포 와삭와삭)
>>7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들이 어른이었으면 그 자리에 참이슬 빨뚜 없으면 이상할것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ㅋㅋㅋㅋㅋㅋ 식후 믹스커피 너무 공감이다 바닷가 근처에 머글세계가 있으면 뒷풀이로 노래방 신나게 달려버릴것같잖아~ (????)
>>747 세상에 백드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씨 가문 영고는 청이인것처럼 스씨(?) 가문 영고는 파이인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델리가 약육강식의 법칙 너무 무섭고 항상 바다에 내던져지는 건 파이가 되는걸까.. 우리 첫째 힘내자..! (파이 쓰다듬)*?)
>>758 우히히....((이 땃쥐는 정신줄을 놓았다))) 대체 그냥 낄낄거리고 있는 건데 어디가 분위기가 있다는 거야 쭈주:0 주양이가 그래서 땃태 고기 먹여준다고?:D 아 하라고하면 옆에서 잘 받아먹는다(???) 땃태 이래뵈도 집에서는 조카 제외하고 막둥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습..... 다들 스포 푸니까 나도 풀어야겠음... 그냥저냥 널널한 셔츠에 반바지 정도로 입지 않을까?(김엘롶 붙는 수영복은 부담스러워서 싫음...) 햇빛은 좋지만 더위도 타는 타입이라서 물에 계속 들어가 있지만 깊이는 안 들어가고 얕은 데서 앉아 있는 정도로 놀듯. 들어가도 대충 허리까지. 자기가 길 가던 친구 붙잡아서 던지지는 않지만,,, 사실은 걍 은근히 빼고 있는 거임... 옆에서 누가 사람 하나 던져달라고 부탁하면 던져줌(?) 진짜 완전 엄청 잘 던져줌(????) 인간 패대기 머신 가능(??????)
>>768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럼그럼 당연히 괜찮지!! 소노루스 없이도 소노루스에 필적할 목청 내는사람 분명히 있을거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 그러니까 엘롶이 노래실력 지금부터 미리 기대하고 존버타고 있어도 되는 부분일까~? :D
>>76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래서 업보스택을 쌓으면 큰일나.. 나중에 뭘로 돌아올지 모르게 되어버리지! 스스로 영고가 된 파이한테 X키를 눌러 조의를 표하겠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동생 괴롭히기는 재미있는걸~! 파이처럼 업보를 한가득 쌓아버릴 정도로 괴롭히면 큰일이겠지만!
레오는 가만히 거미를 응시했다. 몇 번인가 심호흡을하고 그 동안에 감정을 느꼈다. 증오. 상대방을 죽이고 싶다는 마음. 상대방이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싸움을 할 때 와는 다른 감정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그저 아픔을 주고싶다는 생각. 레오는 작은 입술을 벌려 조용히 주문을 읊었다.
" 크루시.. 웁.. "
구역질이 올라온다. 레오는 지팡이를 거두고 두 어번 정도 헛구역질을 했다. 퉤, 하고 바닥에 침을 뱉고나서야 주문을 외울 수 있었고 몇 초 동안인가 정지된 거미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다가 지팡이를 거두었다. 다시 한 번 바닥에 침을 뱉고 레오는 '나갈래' 라는 말과 함께 도망치듯 귀곡탑을 나섰다. 밖으로 나왔을 뿐인데 공기가 한층 맑아진게 느껴졌다. 몇 번인가 심호흡을 하고 뒤를 돌아 버니를 바라보았다. 한 두번으로 완성될 주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런 감정하고는 친하지 않았기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연습해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으리라.
" 매일 이 시간마다 밖을 볼테니까.. 시간이 나면 알려줘. 그렇지. 귀곡탑에서 페리큘럼을 쏜다면 나가는걸로 할게. 괜찮지? " *폭죽을 쏘아올리는 신호마법. 초록색과 붉은 색이 있다.
2인 1실이라.. 쭈랑 같은 방 쓰면서 하루종일 싸우는 것도 재밌을것같고 땃쥐랑 한 방 쓰면서 꽁냥대는것도 재밌을 것 같고.. 벨이랑 한 방 쓰면서 냉랭한 분위기도 땡기고.. 첼이랑 한 방 쓰면서 '더 친해지길 바래!' 찍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으아아아악 누구랑 방을 써도 다 재밌을 것 같다아아아악!!!!!!!!!!!!!!
>>794 솔직히 좀... 후환이 두려워도 치게 되는 장난이 있지... 이해 가능함.... ㅋㅋㅋㅋㅋㅋㅋ얘도 이제 김씨팟에 끼인 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솔직하게 패대기 쳐달라고 하면 쳐주지 않을까....>??? 개연성으로 당하면 쭈양이 첫인상이 잘못하면 나락으로 갈 수도 있어서.,,(숙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 그거 사슴짤 정답이야 어떻게 알았지~~~ '-^
>>796 파이가 항상 울뛰를 하고 있지만,,, 손위혈육을 둔 참치의 입장에서는 파이를 싸늘한 눈으로 보게 되고... 아 역시 글쿠나 첼주 양심 아주 멀쩡한 것 같은데~~ TIP) 뛰는 거 싫어해서 오래는 못 가니까 일단 빠르게 튀면 도망갈 수 있다!
>>8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쓰읍 그것은 업계 비밀이라 정확하게 알려드릴 수는 없고요~~^^ 밝혀질 상황이 생긴다면 나올지두~ 주양이 노래실력도 궁금하구만!
흑흑 썰풀이 너무 재밌다.... 저녁 되면 원래 150만년동안 미루고 있던 독백 쓰려고 했었는데 오늘은 일상 돌려야지,,,, ^~^
>>80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해해줘서 너무 고맙구.. 그렇다 김씨팟에 온걸 환영해~!! (???) 앗 그렇구나 첫인상이 나락으로 떨어지는것도 뭔가 쭈라면 받아들일 것 같지만 우리 엘롶이는 소중하니까 내 마음이 안좋을거야..! 엘롶주 말 들으니까 야 너가 그렇게 패대기를 잘 친다며? 나도 한번 패대기쳐보시지! 하다가 찐으로 패대기쳐지고 마는 장면이 떠올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거대사슴 이야기 들을때부터 떠올리고 있었지! :) 업계 비밀이라면 킹쩔수 없이 다음을 기약해야겠구만.. :p 쭈 노래실력은 생각해본적 없는데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812 끼야야아아악 (퇴치당함;) ㅋㅋㅋㅋㅋㅋ 아나 근데 주양이 뭐냐 청이랑 갈매기 싸우는거 너무 웃기는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 대체 누구 한테 내기를 거는건데?!!! 청이가 지면 말짱 도루묵이잖아! 라고 태클칠뻔 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 후... 나를 츳쿠미캐로 만들다니; 대단하다 주양이...
민... 민이 여름바다는...... 사실 오너 본인도 잘 모르겠음 얘 뭐하지? 근데 확실히 운동 싫어파라 공놀이, 물놀이 안 하고 키즈카페온 엄마처럼 구경할 것 같네............ (노잼) 아님 옆에서 열심히 모래성 짓고 있을 것 같음(그러나 날라온 공에 부셔져버리고) 그렇지만 코코넛 음료수는 무조건 먹어야한다~!!! 그게 낭만이기 때문이지 음! 옷은... 옷은..... 비치 가디건? 비스므리한거 걸치고 다닐 것 같다!
>>808 ㅋㅋㅋㅋㅋㅋ아니 냅다 때려ㅜㅜㅜㅜㅜㅜㅜㅜ 우리 죽나장(?) 때릴 데가 어딨다고!!!!
엘롶도 안심하지 않을까~ 친절하고 본인 선이 분명한만큼 상대 선도 잘 지켜줄 테니까! 편안하고 쾌적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좋아 좋아 휴가 기간동안 어떻게든 선 지키는 선에서 열심히 비벼봐야겠음... 잘 부탁해~~~ ^~^
>>8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호~~ 우리 이제 종친회야?(???) 야 네가 그 핫하다는 패대기 머신이냐? 이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 해달라면... "앗,,,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 이러다가 진짜로 해줄듯... 업계비밀은... 언젠가 풀.... 리지 않을까???? 사실 잘 하지 않을까 싶어~~
으악 잡담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 이따 늦저녁이나 밤 즈음에 다시 올게! 다들 안녕~~~~ :3
완벽한 주말은 없다. 꿈이 현실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밀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온기가 닿자 온몸에 소름이 비죽 솟아난다. 머리카락이 선다는 것이 무슨 느낌인지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밀치지 않는다. 품에 안겨 상처입은 동물처럼 몸을 잠시 떨었다.
"모르겠어."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다. 역한지, 역하지 않은지. 몸의 거부반응을 보아하니 역한건 분명하지만 그 강도가 약하다. 그는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멍하니 고개를 숙였다.
왜 이러는 거지.
갑자기, 한 순간에 산산이 깨져버린 무언가를 수습하려 해도 도저히 주울 수 없다. 물을 손가락으로 집어들듯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흐르기만 한다. 분명 처음에 어떤 생각으로 임했더라.
중이란 자의 정보를 얻기 위해 진심없는 예의를 차렸고, 상을 주듯 쿠키를 입에 넣어주고, 그 이후로는 갑자기, 어느 한 순간 당신에게서 내가 겹쳐보여 세상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래. 고작 겹쳐봤다는 이유로. 이 내가 무너져버린 것이다. 단 세 번밖에 만나지 못한, 친밀감도 없는 네게. 그 사실이 진절머리나게 싫었으나, 그 깨진 세상이 무엇인 지 깨달을 수 없기에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다시 다가올 지, 그땐 어떤 균열을 또 일으킬 지 모른다는 그 사실이 몇 배는 더 끔찍하게 싫었다. 종국엔 파멸로 치닫을 것인데 그걸 방해 받는다니. "아무에게도 고하지 않으마."
당신이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에 몸이 크게 움찔, 하고는 놀란다. 제대로 말리지 못해 산발이 된 머리가 쓸려나간다. 가려졌던 선명한 다른 한쪽 눈이 드러났다. 맨얼굴의 그는 참 평범한, 그 나이대의 아이였다. 홀연히 나타나 점수를 깎는다는 무서운 현궁의 사신도 아니었고, 화상을 입어 흉하게 일그러졌을 지도 모른다는 소문의 아이도 아니었다. 다만 색이 조금 선홍색에 가까운 것 같은 눈동자가 드러났을 뿐이다. 새하얀 공막의 밑으로 투명한 물줄기가 흘렀다.
"...모르겠구나. 정말 모르겠어, 아가."
그는 울다가도 입술을 앙 다물곤 숨을 가쁘게 들이마시곤, 겨우내 미소를 지었다. 겉치레의 예의, 비어있는 진심, 균열의 씨앗과 어스름한 새벽빛. 그저 그는 세상의 끝을 본 자의 인자한 미소와 함께 당신의 품속에서 속삭였다.
"그저 너와 같은 이유일 지도 모르겠구나." 거짓말, 부정하고 있다. 그는 눈을 내리깐다. 자신의 아랫입술을 다시금 지그시 깨물며.
캡틴 다시 안녕! 일 마무리짓느라 수고 많았어! 이제 캡틴은 자유의 여신상이 되는거야 후후 (?????)
>>813 주님 오늘도 한 명 보냅니다가 아니라 퇴치당하면 안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허락하기 전까진 퇴치당할수 없다는걸 알텐데..? (힐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다의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에이스 파일럿에 빙의해서 멋진 공중전을 펼치지 않을까~? 츳쿠미캐 된 밍주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노잼 아니야 키즈카페온 엄마처럼 흐뭇하게 미소지으면서 다른 애들 노는거 여유롭게 구경하는 밍이 분위기 짱인걸! :D 아니 모래성 부서지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쭈가 다시 만들어줄게.. (그러나 완성된건 마계였고) 코코넛 음료수는 역시 해변 필수품이지! 없으면 섭섭하달까! 비치가디건 입은 밍이 최고다 짱이다..!!
>>823 힐이요...??? (악마 : 교수님 진도가 너무 빠릅니다.) 아니 그런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냐구~~!!! 청이 지지마 지지마 갈매기한테 지지마~!!! 그렇지만 해변 갈매기 장난아니게.... 공격적이던데.... 청이가 걱정되는 것이여,,,,
노잼 아니라니 다행... ㅠ 헐랭 모래성 부서져서 쭈가 다시 만들어준다? 와 그림 그려진다; (그러나 완성된 마계를 보며 다시 한번 손을 꼭 쥐는 민이었ㄷ.ㅏ) 맞아맞아 코코넛 막 잘라서 빨대 꽂아가지고 간지나게 들고 있어야만 해. 이건 쭈도 필수품임 안 들면 기절할거임 (쭈주 :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에요)
>>824 하 맞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안가안가이럼서 내팽겨치고 싶은 기분 ㅋㅋㅋ 나도 나폴리탄 짱좋아해~!! 옛날에는 인터넷에 나폴리탄이란 괴담은 전부 찾아봤지 후후... 동화학원 친구들 나폴리탄 괴담스러운 안내문 읽으면서 ???하고 있는거 보고 싶어 레오도 ????이러고 있는거 보고 싶다~!!!
그가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아무래도 그 말은 진심이었던 것 같긴 하다, 밤에 몰래 10~11시 사이에 몰래 나와서 방송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교칙 위반에 가까운 무언가였으니까, 애시당초 실제로 시작한지 6개월 넘는 시간 동안에는 잘 걸리지도 않았다. 즉 지금 이렇게 선물 공세를 받아보는거 자체가 그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익숙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리라.
"훌륭한 방송소재군요, 순번은 각 두번씩이니까 다음 기회를 노려보라고 후배분에게 전해주세요."
방송 밖의 그는 나름 나긋하고 사근사근한 편이었다. 그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그는 방송에서 잘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한방 먹었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자신의 아버지를 이기기 위해서는 실제로 아버지랑 싸워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아버지면 60대 들어서도 제 승률이 1할이면 높은걸껄요. 지금까지도 현역 복서들에겐 전설이나 다름 없는 그런 양반이니까요."
그렇게 실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의 표정으로 한줄기 실선이 스쳐지나간다. 알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 점차 민에게 다가가고 마침내 이마가 닿을 거리까지 다가가는 순간 그의 입이 열렸다.
>>816 죽나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찾아보고 로보토미를 다시 깔았어요. 곤잘레스가 죽은 이후로는 다시는 손대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곤잘잘레스가 새로 생겼으니..(?) 서로서로 편하니 다행이에요. 그리고...열심히 치근덕대주세요. 벨주는 오늘 이후로 여러분의 치근덕치근덕에 열심히 하트를 보내드릴 수 있게 됐어요! ((적폐라는 소리여요))
>>82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제 진도는 평범합니다 안심하고 즐겨주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 해변 갈매기도 무섭지만 주워들은 썰으로는 파랑새도 한 성깔 한다고 들었으니까. 평화의 파랑새가 아니라 전쟁(?)의 파랑새 청이는 갈매기한테 당당히 이길 수 있을거야~! (그리고 털렸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성된 마계 보면서 손 꼭 쥐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 그것도 모르고 마냥 싱글벙글하고 있을 것 같아. 그림 완전 잘 그려지는걸! :D 아니 기절은 왜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둘이서 한 손이 코코넛 하나씩 들고 그늘 아래서 간지 넘치게 들고 마셔버리자~! :)
방안에 남녀 한명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흑발의 남성이 냉방을 유지중이지만, 여성은 갑작스럽게 끌려온 상황이 당혹스러운듯 연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움찔거린다. 아쿠아마린색의 롱 헤어 스타일에, 단정해보이는 모습과 어울리는 얌전한 모습의 소녀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바라보는게 아니었다. 그냥 눈을 거기에 두고 있었다.
"역시 눈이 안보인다는건 정말이었군요." "혹시 저는 왜 여기에...." "음..... 얘네 설명을 안했나 보네..... 일단 스카웃이라고 해둘까요?" "네?"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가벼운 테스트나 해볼께요. 아-----"
자질구레한 설명으로다가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것 보다는 실전테스트를 겸해서 상대방을 알아보고 알려주는게 최선이라 생각한 것일까, 남자의 목을 타고 천천히 고음과 저음을 오가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순간 소녀도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일까? 남자의 목소리에 발맞춰서 그 안으로 가벼운 화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두마리의 새가 고공을 나는가 싶더니, 두마리의 새가 물고기로 변하고, 물고기들은 지상으로 빠져나와 두마리 다람쥐가 되어 나무를 타고 오른다. 그렇게 아주 잠깐동안의 화음이 수많은 색채로 변하였고, 화음이 끊기자마자 소녀가 가쁜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며, 남자는 놀람반, 기대감 반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특채가 아니어도 됐겠는데요? 공채로해도 손색이 없었어요." "저.... 아까 전부터 무슨....." "실례를 범했습니다. 아현씨, 청궁 4학년 리안 다이사쿠 에스카마리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제 이름을..... MC 대작으로 알고 있죠."
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한가득 들린 종이팩을 고쳐잡는 것 역시 잊지 않은 상태였다.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할 일 없는 동화학원 학생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설령 그 엄격해보이는 무기 교수님이라도 굶주린 신입생들 앞에서는 잘 가공된 진주처럼 보일걸요? 분명 그 얼굴을 보기 위해 베일이든 앞머리든 들춘 신입생이 있다에 제 10갈레온을 걸죠."
민은 일부로 신랄하게 말했다. 어차피 리안도 자신도 기린궁 학생은 아니라서 그런 신입생이 있는지 아닌지는 알 턱이 없었다. "청궁 학생이라면 동감하시겠죠?" 듣기로는 현궁 학생들이 제일 유한 편이라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들려오는 말썽 소식인데, 장난을 많이치기로 유명한 청궁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전까지 만들어야한다고 전해줘야겠네요."
민의 목소리는 리안만큼이나 나긋했다. 그렇지만 리안만큼이나 사근사근하다고 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있었다. 민의 태도와 말투는 젤리와 케이크를 연상시킬정도로 부드럽지는 못했다. 오히려 좀 더 사무적으로 보였다. 오로지 주어진 신뢰에 동일하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류같았다.
"복서요? 복서 아버지는 어떤 느낌이에요? 저는 좀 무서울 것 같은데."
전설의 복서라니, 지금 당장 스쳐지나가는 이미지만해도 무시무시했다. 어쩐지 또 다른 이명이 드래곤 뭐시기일 것 같고... 아주 틀리지 않은 망상을 하며 민이 눈을 가늘게 떴다. 다가오는 리안에 그저 서있었다. 이 사람이 왜 이러나 가늠하는 눈빛이 오갔다.
"아- 좋아요. 그러면 제 좋을대로 생각해보죠. 어디보자, 큰 대자에 지을 작을 써서 크게 일어나는 아우성, 구름, 바다정도로 생각할건데 불만 없죠? 있으시면 정정해주셔도 좋아요."
민은 김 샜다는 듯 숨을 내뱉었지만 딱히 실망하는 눈치도 아니었다. 제멋대로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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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저택 측의 실수로 인해 7번 항목이 중복되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잘못된 지침입니다.
9. 저희 저택의 관리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리인은 저희의 관리인이 아닙니다. 9-1. 마스크를 쓴 관리인을 보았다면 그 순간부터 그가 사라질때까지 절대로 입을 열어서는 안됩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저희의 관리인이 아니며, 그는 처음부터 당신이 입을 벌리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0. 가끔 창문 밖의 해변을 보았을때 검은색 마차가 보일 수 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손을 흔들거나 들여보내달라는 제스처를 취해도 철저히 무시하십시오.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 곳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11. 계단으로 내려가던 중 원하는 층이 안 나오고 제자리로 계속 돌아오는 것 같다면 계단 구석으로 가서 구석을 바라보며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고 귀를 막으십시오. 주간 직원은 매일 출근할 때마다 가장 먼저 계단을 확인합니다. 아침에 직원이 발견할 때까지 계속 그 상태로 있으셔야 합니다.
추가로, 이 항목을 부정하는 다른 항목이 존재하는 경우 절대 눈여겨보아서는 안됩니다.
12. 본 저택은 인터폰이 없습니다. 전화벨이 울린다면 무시하시고 그 즉시 방에서 나오십시오.
13. 2층의 아기방은 무슨일이 있어도 출입을 금지합니다. 13-1. 그 앞을 지나가야한다면 따뜻한 우유 두 병(만약을 위해 세 병을 추천합니다)을 허리춤에 느슨하게 묶어두십시오. 13-2. 우유를 소지하고 방 앞을 지나갈때 누군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더라도 절대 발 밑을 보셔서는 안됩니다. 또한, 우유가 사라졌는데 바닥에 우유가 보이지 않는다면 우유를 찾는 것을 중단하고 자리를 빠져나오십시오. 아기들은 금방 배고파합니다.
14. 3층 복도의 그림과 눈을 마주치지 마십시오. 그림의 제목은 '잠든 여인'입니다.
15. 11번 항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1번에 무엇이 적혀있던 쓰여있는것의 반대로 행동하십시오.
16. 저택의 전 주인께서는 '4'라는 숫자를 싫어하셨습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17. 만약 저택내에서 빨간 옷을 입은 긴 검은 생머리의 여성을 만난다면 친절하게 응대해주십시오. 당신이 친절하게 맞이해준다면 한 번 정도는 눈감아 줄겁니다.
18. 저희 저택은 4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면 그 즉시 구석에 웅크리고 100까지 숫자를 센 뒤에 자리를 벗어나십시오. 고개를 들지않는다면 들키지 않을겁니다.
19. 혼자서 너무 오래 저택의 복도를 거닐지 마십시오. 저희가 그 동안 지켜본 결과 혼자서 복도를 오래 거니는 것은 그다지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희 저택에서 지내면서 지켜야할 안전 지침 사항입니다. 위의 사항들만 잘 지켜주신다면 당신은 안전하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을것입니다.
어이, 멍청이.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 매뉴얼의 11번에서 '이 항목을 부정하는 항목이 있다면 절대 눈여겨 보아서는 안된다' 고 하고 지시하고 있어. 11번을 보는 순간부터, 너는 이제 쭉 읽어내려가면서-그러니까 12번부터, 11번과 반대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려하겠지.
첫 날부터 문제를 일으키긴 싫으니까, 뭔가 무서워서,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든..
똑똑한 너는 메뉴얼을 최대한 따르려고 하겠지. 그렇기에 너는 15번을.. 아니 모든 항목을 눈여겨보게 될거야. 계속해서 11번을 의식하며 모순되는지 뜯어보겠지. 마침내 15번을 발견했을 때, 너는 두려움과 함께 미미한 성취감도 느낄거야.나는 속지 않았다고, 나는 실수하지 않았다고.
이미 속은거야. 이미 실수한거야.
중요한건 11번 이후의 내용이 아니야. 네가 메뉴얼을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정독하는 것이 유도된 상황이라는 거지. 너는 믿을 수 없겠지만, 그것이 지금 너에게 벌어지는 일의 방아쇠야.
이미 느끼고 있을테지.
메뉴얼을 읽고 난 다음부터, 오한과 발열이 번갈아 전신을 휩쓸며 하반신에 피가 몰리는 걸 느끼고 있겠지. 이대로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거야.
자, 이게 제일 중요해. 해결법은 단 하나야.
메뉴얼을, 끝부터 첫 부분까지 순서를 반대로 해서 읽어.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반드시 거꾸로 읽어야해. 그렇게 해야만 네 몸이 더 이상해지기 전에 원래대로 되돌려놓을 수 있어. 이 쪽지는 불태워 없애고, 같은 내용의 글을 저택 밖의 신성한 장소에서 작성한 다음 사람이발견할 수 있을만한 곳에 숨겨둬.
>>898 혼자 이거저거 파헤치고 다니다가 충격먹고 삐뚤어져서 반항하다가 잡혀서 혼나고 etc....지금은 완전 순해진거~~ 옿 좋아 좋아 룸메를 계기로 쭈와 안면을 튼다! 어~~ 아마 첼이 먼저 방 같이 쓰자곤 안 할거라 쭈가 이리오너라(?)하면서 들이닥치거나 먼저 권하는 쪽이 될건데 괜찮나?
>>904 권유는 고맙지만 주양주가 먼저 찔러줘서....8ㅅ8 서리와는 다른 만남을...!
>>906 느낌묘사 생생해서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대전이라도 너무 좋아 진짜 재미있을것 같다구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 이거 너무 킬포였고.. 밍주가 괜찮다면 나는 일상 언제든 환영이니까, 편할때 아무때나 찔러주면 되겠다! 마침 여름바다 이벤트도 시작이겠다 잡담에서 나온 모먼트들 최대한 써봐야지 ㅋㅋㅋㅋㅋㅋㅋ
>>910 아니 우리 렝이 왜 이미 늦어.. (마음 찢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하든 안 위험하든 일단 따라하는게 쭈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
>>911 맙소사 좌충우돌 파이의 성장기였냐구.. 순한맛 아니었을때의 파이도 보고 싶어지는걸! :) 앗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 괜찮지! 먼저 제안 안하면 쭈가 아니다~! :p 두번씩이나 맨손으로 추종자 세력 맴매하는걸 봤으니까 쭉 눈여겨보고 있다가 이때다 하고 바로 들이닥쳐서 너! 오늘부터 내 룸메가 되어라! 하고 당당하게 선포(?)했을 것 같아 :D
>>913 하 그것도 좋지 민이 머글 문화? 나 그런거에 관심 많아서 디지털 관련해서 친해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ㅠㅠㅠ 이제와서 뒷북인데 혹시 그걸로 선관해도 괜찮을까...?? 방학때 잠시 민이한테 핸드폰 쓰게 도와줬다거나 sns 머글 계정 만들게 해줬다거나... 물론 부담스러우면 조용하다는 말에 그렇다면 저는 얌전하고 청결합니다 어필로 둘이 같이 손잡고 룸메됐다! 도 좋아!
>>914 하 고민되네 어카지 ㅠㅠ 근데 내가 내일 당장은 일이 있어서 멀티는 힘들구 좀 지켜보다가 찌를까봐 흑흑흑 주양아 ㅠㅠㅠ 주양주도 내가 손 비었다 싶음 언제든지 찔러줘도 좋다..... . 민이 왠만해서는 당황 안하는데 주양이 급발진 청이 걸기 보면 맨날 ?!! 이럴 것 같고 ㅋㅋㅋㅋ ㅠㅠㅠㅠ 흑흑 좋아 담에 일상할때 잡담에서 말한거 최대한 써먹는거야 하... 뽕뽑느다
>>919 앗 괜찮아 편할때 아무때나라는 전제가 붙었으니까 바로 돌리자는 이야기는 아니었어! :) 좋아좋아 서로 편할때 언제든 콕콕 찌르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이런거 너무좋아 앵간해서는 얌전한 캐가 급발진 앞에서 당황하고 하는 모먼트 최고야 최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청이 많이많이 내기에 걸어야겠다 청이 멘탈은 갈려나가겠지만 그건 생각 외의 범주고 :p (???) 오케이 좋아~!
>>919 헐 부담스러울 게 뭐가 있어요 저는 완전 좋아요! 계정 만들때 민이 인*타 아이디 첨에 절대 @hwangbomin처럼 평범하게 안만들어주고 @yellowpaper 로 만들어서.... 줄 거 같지만 이런 서리라도 받아주신다면. 그럼 이걸루 먼저 친해지고 룸메 구할 때 서리가 어필한 거 어떠신가용?
>>922 영고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파이의 영고쇼 기대하고 있을게~! (?) 므흣 뭐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기겁해서 밀짚모자 안 챙겨왔으니까 다시 다녀올게! 하고 옷 다 입을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줬을지도..? (???) 좋아좋아 무난하게 시작하는거야! :) 어제도 언급되었던 것처럼 윤이랑 쭈랑 똑같은 적발이니까 그럴것같았다구!
>>925 ㅋㅋㅋㅋ yellowpaper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말고도 이상한 상식 알려줘도 좋아. 막 비행기 타려면 신발 벗고 타야한다던가... 민이는 이제 이게 자연스러운건줄 아는.... (머글 친구 앞에서 이야기하다가 짤 같은 표정으로 쳐다받음 받기) 아무튼 난 좋아좋아 그래서 어느정도 친분 있는 상태에서 룸메 된 걸로 하자! 땅땅 혹시 더 원하는 관계 있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덜컥 약속을 했다. 다행히도 그는 사생활을 굳이 타인에게 꺼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기숙사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심지어 기숙사 안에서 다치는 일이 있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편지엔 적어내리긴 했지만 그건 예외였다. 그녀에게 고할 것은 꽤 많았고, 그게 마지막 예의이자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인간을 향한 정이었다.
그는 당신의 몸이 굳는 것을 느꼈다. 근육이 긴장하고 팽팽해지는 느낌에 그의 몸도 천천히 긴장한다. 뒷목의 머리카락이 서서히 서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추종자 앞에선 풀어져있으면 안 되는 것인가 싶어 숨을 잠시 들이 마시고 참는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른다. 그는 멍하니 숨을 쉰다. 목을 쥐거나 하지 않는 것이 낯설었다. 그는 눈을 들어 올렸다. 그사이 쓸어 넘긴 앞머리는 다시 넘어와 얼굴의 반을 가렸다. 그렇지만 드러난 한쪽 눈은 아직 눈시울이 붉긴 했지만, 선명한 분홍빛이 일렁였다. 당신의 의중을 파악하듯, 일전과 같이 날카롭고 예민하게 당신의 표정을 훑었다.
"…자네를?"
주워? 어째서? 그는 당신에게 적이지 않은가. 지금 이 말은 돌아선다는 뜻인가? 의중을 알 수 없다. 그 순진한 낯짝 뒤로, 중이 학교에 들여보낸 것 처럼 잠입하기 더 수월하기 위한 것이면 어찌하고?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갈 줄 알고? 그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모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이번엔 믿어야 할 것 같았다. 설령 자신이 이용 당한다는 비효율적이 일어난다 해도, 당신은 어쩐지, 그가 부른다면 이용하길 그만둘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만약 당신이 그를 정말 닮았다면 말이다.
그는 마른 침을 삼킨다. 그의 시선이 달링을 향한다. 세상 모르고 잠든 사랑스러운 아이다. 학교에 가기 전 패밀리어 가게에서 만나게 된 인연. 그의 말을 누구보다 잘 듣고, 그의 마음을 헤아려주기에 그가 정을 주는 인간이 아닌 존재. 그는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의 주인은 당신을 어떻게 주웠을까? 그의 머리가 바삐 돌아갔다. 원칙상 패밀리어는 한마리 뿐. 당신이 나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매로 변해있든지 해야할 것인데. 과연 그가 당신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까?
"……그래, 아가."
그는 결심한 듯 당신의 품에서 떨어지려 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쥐었다. 앙상한 손가락에서 유일하게 반지를 끼울 수 있는 곳은 엄지 뿐이었다. 그 반지를 비틀어 뺀다. 손쉽게 딸려오는 반지는 세월이, 연륜이 묻어있다. 초대 가주가 죽고 그 몸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반지를 조각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죽은자의 정신. 자신이 언더테이커 가문의 가주임을 알려주는 권위의 증표. 그 중요한 것을 검지와 엄지로 집어들고, 다른 손으로 당신의 손을 잡으려 했다.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엔 도저히 그렇게 표현하기 어려운 손이다. 날서고 검은 손톱과 금방이라도 부러질듯한 손가락. 그러면서도 상냥하지는 않지만 제법 친절한 손길로 당신의 손을 잡아끈다.
"나는 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역사서에 나온대로 극악무도한 자인지, 아니면 타인을 휘두르며 자신에 대해선 제대로 모르는 겁쟁이인지, 그것도 아니면 위악을 행하는 사람인지 모르지. 하여 난 내 방식을 쓸 수밖에 없네."
그는 권위의 증표를 당신의 손가락에 끼워주려 한다. 그가 반지의 다이아몬드 부분에 입을 맞춘다. 자신의 몸을 떠난 죽은 자의 정신을 위한 짧은 예의와 함께, 그는 흘끔 눈만 들어 당신을 마주하려 한다. 정중히 당신에게 묻는다.
"널 데려가고 싶구나. 아가. 이 육신은 머잖았기에 너와 짧은 시간 동안만 함께하겠지만, 남은 시간동안 내 모든 직위를 걸고 맹세하마.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널 버리지 않을 테니, 너 또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내 삶이 끝나면 네 자유를 찾는 것을 조건으로, 부디 나와 함께 해줄 수 있겠느냐?"
>>9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우리 민이 서울 가면 분명 코 베인다고 갈거면 친구 손 꼭 붙잡고 다니라고 할 거 같아요 머글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마법사 아가씨는 작은 어그로꾼의 훌륭한 먹잇감입니다◠ ͜ ◠.... 이쯤에서 정리하면 될 거 같아요! 서리랑 친구해줘서 감삼당~~
더해서 15갈레온, 이라고 덧붙이며 히죽 웃어보인다. 애시당초부터 성향 자체가 청궁이었던 놈이 바로 그였다. 다른 사람들이 처음에는 체력이 좋으니 주궁이나 온화한 성격이니 현궁이 어울리지 않겠느냐 했지만, 입학 당일부터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결국 방송부라는 꽃을 피운 그에게 있어서는 청궁만큼 가장 어울리는 공간은 없었다. 실제로 방송부 본부도 청궁에 있지 않던가.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 제멋대로 뱉는 민의 말에 폭소를 터트리고야 만다.
"하하하하하!! 오히려 해몽을 너무 잘하셔서 할말이 없는데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제 이름이 뭔지 다시한번 읊어보시길 바랄께요!!"
그러고서, 그는 이어지는 대화에 대해 천천히 접착제를 붙였다. 아마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 것일까. 앞으로는 자상하고 뒤로는 듬직한, 남자 라고 한다면 그런 인생을 살아야 마땅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떠올리며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에 담긴 감정은 '동경'이었다.
"링위의 절대강자, 통칭 '용왕' 카인 에스카마리. 그렇게 불리우던 아버지입니다. 25세에 나이에 데뷔해서 스타성과 쇼맨쉽, 실력과 모든 스타일을 두루 섭렵하여 헤비급의 전설로 군림했던 남자."
말로만 들어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현역시절 하던 경기를 본다면 왜 그가 용왕이라 불리우는지, 왜 링위에만 서면 절대강자인지, 또 투박하게 생긴 그가 어떤 방식으로 당대 아이돌이었던 리안의 어머리를 매혹시켰는지 납득할 수 있으리라. 그는 더이상 말을 아끼면서 천천히 미소를 그렸고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오신 분들 모두 반가워요. 😊 렝주 나폴리탄도 답레 쓰다가 집중하며 읽었네요...가끔 유튜브로 나폴리탄 괴담이나 공포 라디오를 들을 때가 있는데, 그때는 목소리가 들려서 소름이 끼쳤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지문으로만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줄은 몰랐어요...정말 최고여요..😍
>>937 인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상식상 머리털 없는 비슷한 느낌의 새가 걔밖에 없었어. 대머리황새라고 하기엔 애가 너무 짧고! (청:?) 진짜로 목닦고 기다려주는 밍주의 센스에 나는 그만 감동받아서 울고 말았어.. 응응. 잡담으로 다 풀어버리고 스포 잔뜩 해버리면 일상을 즐길 껀덕지가 없으니까! 자세한 건 일상을 기대해주시라~! :D
>>938 앗 한밤중에 저택 탐험하는거 좋다! 마침 렝주가 나폴리탄 과담도 올려줬겠다 담력훈련 비슷한 느낌으로 가보는거야~! :) 선레 얼른 써올게!
이번엔 꼭 데리고 나갈 것이다. 한동안 밤산책에 불참한 청을 어떻게든 깨워서 결국 어깨에 얹어놓는 것에 성공했다. 기숙사라면 몰라도 지금은 같이 방을 쓰는 사람도 있었으니 최대한 청이 깩깩거리는 괴성을 내지르지 않도록 미리 챙겨온 지렁이 젤리로 충분히 어르고 달랬다. 역시 이래서 남의 비위를 맞춰주는건 참 힘든 일이었다.
늦은 시간에 그렇게 방 문을 열고 나간것은 다름아닌 같은 기숙사 후배와 한밤중의 저택을 둘러보기로 한 것 때문이었다. 서술이 순해 둘러보기로 했다 정도로 마치지만 사실상 서로의 담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겨뤄보는 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느때나 다름없이 주양의 입털기로 경쟁은 불이 붙었으며, 기어코 자신은 전혀 겁먹지 않았고 너를 눌러줄 자신이 있다는 마인드로 이 늦은 시간에 방을 나서고야 만 것이다. 다만 역시 이런쪽에 내성이 아예 없는건 아니라서, 청을 끌고 나왔기는 하지만.
아무런 기척 없이 조용한 복도에 홀로 나와서 서 있으려니 기분이 참 묘했다. 뭐랄까. 저 길 너머의 어두컴컴한 모퉁이에 무언가 홀로 쭈그려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괜히 주변 더욱 싸하게 가라앉은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주궁에는 유령이 가까이 올 일이 없으니, 이런 쪽으로는 조금 내성이 적은 편이었다.
"씁.. 괜히 입을 털었나...?"
지나고 나면 또 아무렇지도 않게 그때 감정기복은 꽤 스릴있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역시 내기와는 또 다른 부류의 감정기복에 익숙해지는 과정은 그렇게 짧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한결같이 비열하고 오만한 표정을 내비쳐보인다고 한들, 일단 사람은 사람이다. 괜히 벽에 등을 기대며 다른 손으로는 청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역시 같이 나오길 잘 했다. 조금이나마 안정이 되었으니. 좋다. 너무 쫄아있을 필요는 없었다. 명색이 주궁 학생대표다. 계속 찌글찌글한 모습이라면 가오가 죽지 않겠는가. 담력을 보기 이전에 이것은 하나의 내기다. 절대 질 수 없는 숙적과의 내기. 그렇다면 당당해질 필요가 있었다.
"아, 저택 별 거 없네!"
언제 나오나! 등의 혼잣말을 하며 다시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표정을 지었다. 어느새 투지가 잔뜩 타오르며 두려움마저 짓눌렀다. 역시 뭐든지 내기와 비유한다면 없던 자신감도 금방 솟구쳐 올라오는 건 어쩔수 없는 천성인듯 싶었다. 아마도.
>>939 감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첼이 모습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첼주:쭈주 나가) 쭈 나름대로의 이미지 관리였다! 사적으로는 처음 보는 후배 옷 갈아입는걸 빤히 바라보고 있을 만큼은 아니라.. :D 그치그치. 그거 인지 안하면 큰일난다구~? 그렇게 방 들어온 쭈는 적극적인 주궁 영입 대쉬로 오너가 노심초사하던 첼이 호감도 관리를 떡락시키고 마는데.. (????)
일본어는 모른다. 대체 아는게 뭐냐고 묻는다면 정규 과정에 속해있는 어둠 마법 방어술과 마법약, 외 다수라 답하겠노라. 민은 필요이상의 것을 탐구하는 자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다이'라는 뜻이 한국어의 '대'자와 같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민이 깨달음과 동시에 탄식한다.
"아하, 중간 이름을 사용하셨군."
민은 리안의 미소에서 어렴풋이 동경을 읽었다. 생경한 감각에 아무말없이 눈 깜빡이고만 있었다. 링위의 절대 강자, 용왕이니, 헤비급이니 여러 수식어가 붙었지만 민은 모른다. 주먹이 오가는 치열한 경기에 대해서는, 그래, 솔직히 민의 취향이 전혀 아니었다. 그러나 눈치 없게 지루한 티는 내지 않는다. 대단하다, 잘 모르는 자들이 쉽게 내뱉듯 상투적인 칭찬만 양산할 뿐이었다.
"팬서비스가 확실하시네. 좋아요. 전부 들게 하는건 제 양심이 찔리나까 안돼요. 이걸 들고 기숙사까지 바래다줘요."
민은 종이 가방을 뒤적이더니 품에서 몇개의 과자와 초코릿 조각을 리안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래서야 들어준다기보다는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에 좀 더 가까웠다.
>>9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걸지 마세요까지 가면 안된다.. 주궁 영입은 미뤄두지! (???) 아직까지는 그런 느낌! 기린 기숙사 외에 다른 기숙사로 중간에 바꾸지는 못 하는 것 같으니까 영입 후보도 거의 드립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 첼이가 더워서 주궁 선택 안한걸 알면 그러려니 할거야! 그러면서도 장난기 땜에 더위 그거 별거 아니니까, 주궁 콜? 하는 경우가 종종 있겠지만 이건 나중의 이야기니까 참고 정도만 해두면 좋을 것 같다! :D
가면을 써도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다. 관심이 없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방송인으로서의 최악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는 능숙하게 그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버리고는 별 상관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어차피 이야기 주제를 찾자면 많은게 사실이니까. 보통의 가문과 다르게 에스카마리 가문은 말그대로 많은것을 탐식해온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머글들의 문화를 갈망해왔고 그들과 섞임으로서 그들만의 색채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의 적대감을 가져왔지만 그들은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아왔고 그들의 핏줄은 리안에게 이어져 지금까지도 그 탐식을 이뤄왔다.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그녀의 답을 정정해주었다.
"정확히는 성입니다, 저희 어머니의 성, 다이사쿠가 저희 어머니의 성입니다."
보통 그러한 가문이라면 가족간의 번목이 심할텐데 그는 그러한 기색도 없어보였다. 어느 일반인 가정과 같은 가족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줬지만 오히려 그게 더욱 더 자연스러운 가족이란 것을 떠올리는것인지 바로 알 수 있을것이리라. 동시에 그녀가 꺼낸 쿠키를 손에 쥐고 어쩔수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린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느낌이었다.
"착실하신 분이군요? 그래도 뭐 이정도라도 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천히 민의 곁에 따라붙는다, 어차피 방송시간까지는 충분히 시간도 있겠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재차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제가 할수 있는게 이정도뿐인것도 사실이니까요. 땀냄새 많이 심한가요?"
아까전까지 스파링을 하던게 떠오른 것일까. 땀은 식었고, 밤 바람에 많은게 씻겨 내려갔다지만 아무래도 그것만은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 뱀의 혓바닥이 문제다. 이 시간에 찾아와서 담력훈련이니 뭐니같은 이야기를 할 때 레오는 이상한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일축했으면 되었을 터인데 쫄았냐고 물어보는통에 레오는 저도 모르게 그만 덤벼!!! 하고 소리치고 밖으로 따라나서고 말았다. 레오는 주먹으로 때릴 수 있는 것들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그런것들은 무서웠다. 자신이 어떻게해도 힘을 쓸 수 없는 그런것들. 그리고 그런것들이 풍기는 분위기. 예를 듣자면 '거기 누구 있어요?' 라고 했을때 정말 누군가 있다거나, 침대 밑에 숨어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런것이라거나, 머리를 감을 때 느껴지는 시선따위의 것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평생의 숙적같은 녀석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싶었다.
" 아무일도 없을거야. 아무일도 없을거야.. 괜찮아.. 괜찮아.. "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떨린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것같이 무서웠다. 낮에는 그렇게 활기차던 곳이 밤이 되고나니 모든 빛이 사라지고 생명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풀벌레가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을만큼 조용했고 달빛이 차갑게 내려앉아 복도를 비췄다. 공기마저 서늘했고 입김이 나오진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서늘한 감각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복도 끝에서 한 손은 벽을 짚고 꾸물꾸물 앞으로 나오던 레오는 저 앞에 주양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자 울상과 동시에 미소를 지었다.
" 가,가,가,갔다와,와,왔..다.. "
내기의 내용이라면 복도 끝까지 다녀오기. 그것도 지팡이 없이 순전히 자신의 눈만을 의지해서. 내기의 내용대로 다녀왔고 다녀오는 내내 레오는 무서워 죽을뻔했지만 앞에서는 티내지 않기로 했다. 그랬다간 자신의 위신이 서질 않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감정을 완전히 숨기기는 불가능했기에 레오는 몸을 덜덜 떨면서 그리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서서 말했다.
" 아,아,아무렇지도 않네.. 별 거 없네..! "
거짓말입니다. 두 번 갔다오라고 했다간 바로 잘못했다고 빌 것 같아요. 그래도 사람 얼굴을 보니까 조금은 괜찮아진 기분이다. 레오는 후 - 하고 심호흡을 하곤 자세를 고쳐잡았다. 팔짱을 끼고 제법 앙칼지게 올려다보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미소를 띌 수 있었다.
"부장" "응?" "귀신 같은거 진짜 있나요?" "흠, 왜?" "아뇨, 담력시험 같은게 진짜 의미가 있나 싶어서요."
그말에 리안이 책을 덮고 숨을 고른뒤 천천히 입을 연다. 갑작스러운 강습 상황에 방안에서 룸메이트로 있던 루인과 아현이 그의 말에 귀기울이기라도 하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 한다.
"자 두번 설명 안한다. 잘 들어, 너희 혼백(魂魄)이라는 말 들어 봤어?" "지나가다 한두번쯤?" "저도 조금은 들어본거 같아요." "그래, 이야기하는게 더 빨라지겠네. 혼백은 사실 영, 즉 너희 정신을 뜻해, 사람은 태어나면 백이 먼저 활동을 시작해 양기를 모으고, 이 양기의 결집형태가 혼이라고 하고." "그러면...." "가끔 머글들이 분신사바나 혼자서 숨바꼭질 같은거 하지? 그거 사실 진짜 위험한거다. 사람의 양기는 계속 백이 끌어와서 혼을 유지시켜야 하는데 그런 놈들은 그 양기를 유지하기 위해 살아있는 놈들을 습격하는거거든." "어.... 음.... 그거 학교 수업에서 배워요?" "배울수도 있겠지. 다만 난 선행학습으로 우리 가문에서 좀 배운거고,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 식이라 이정도 밖에 몰라." "부장 결론은 뭔데요,"
맙소사. 세상에. 기어코 다녀왔단 말인가. 주양은 자신이 귀신을 보고 있는것이 아닌가 살짝 의심이 들었다. 눈을 두 손으로 비비고 다시 보아도 귀신이 아니었다. 그래도 첫번째 타자로 당신이 다녀왔고, 무사히 잘 다녀온 것에 대해서 주양은 꽤 안심하는 눈치였다. 당신이 아무 일 없이 다녀왔다면 분명 자신도 무사할것이다. 당신을 기다리면서 스멀스멀 피어올랐던 불안함은 싹 날려버린 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은 당신을 내려다보며 비열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올려 입을 살짝 가렸다. Hoxy.. 하는 짤의 모습과 얼추 비슷한 그 표정이었다.
"어.. 어머나~ 잘 다녀왔어? 하도 안 오길래 중간에 기절이라도 한 줄 알았지 뭐야! 내가 찾으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서 다행인걸~?"
어떻게든 능청스러움을 유지하며 다음 타자는 자신이라는 불안함을 감추려 애를 썼다. 자신은 겜블러다. 겜블러는 포커페이스다. 표정에 일말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는 얼어죽을. 그 표정을 풀게 된다면 두려움이 내비쳐지는건 시간 문제였다. 당신과 동등하게 겨루려면 역시 청을 두고 가야할테니. 오롯이 자신 혼자서만 저 길고 컴컴한 복도를 걸어갔다 와야 하는 건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늘상 하던대로 뻔뻔하고 당당하게 반칙을 쓰기로 했다. 자신이 누군가. 승부의 정정당당함보다는 자신이 유리해지고 이기게 되는 데에 더 신경쓰는 사람이었다. 어깨에 올라앉은 청을 내려놓지도 않고 당당하게 올린 채로 주양은 슬쩍 한 걸음 내딛었다. 지팡이 없이라는 말을 했지, 패밀리어 없이 다녀오는 건 내기 조건에 없었으니 반칙이 아니라는 상당히 얍삽한 태도였다.
"분~명 우리 꼬맹이라면 중간에 울면서 달려올 것 같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잘 다녀온 그 용기만큼은 인정해줄게! 하지만 너가 했는데 나라고 못 할건... 어. 그치. 없잖아..?"
중간에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어버린 것은 분명 기분탓이 아닐 것이다. 적어도 불빛이라도 남아있는 곳에서 기다리는 것과, 그 어둠 속으로 직접 걸어들어가는 건 상당히 다른 개념이다. 청이 있다고 한들 어두운 곳에서라면 보이지 않는다. 저도 모르게 청의 머리가 아닌 귀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을 자신을 떠올리고 말았다. 아. 젠장. 집에 가고 싶다.
"그, 그러니까 내 말은 그거지~ 나도 분명 아무 일 잘 다녀올거고, 그렇게 된다면 이번 내기는 무승부가 되잖아? 꼬맹이나 나나 무승부로 애매하게 남는 건 죽어도 싫으니까~ 이번에 내가 잘 다녀오면. 그땐 결승이라는 느낌으로 같이 저택 여기저기 싹 돌기. 콜?"
마음에도 없던 새로운 내기 내용을 급조해내며 주양은 자신의 입을 원망했다. 조금이나마 더 출발을 늦게 끊으려고 부린 꼼수가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이미 엎지른 물을 주워 담을수도 없었다. 지금 빌 것은 당신이 거기까지는 못 하겠다며 백기를 흔드는 것이었으나, 만약 당신이 그렇게 쉬운 상대였다면 이 사이가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주양은 망각하고 있었다. 자신 역시 순순히 백기를 흔들 생각이 없었다.
"조건은.. 그래. 먼저 도망치는 사람이 지는걸로! 내. 내가 이긴다는 데 청이를 걸겠어! 만약 거절하거나 하면.. 알지?"
더 이상 돌이킬수 없었다. 어깨에 앉은 청이 너 그거 감당할 수 있겠냐는 눈빛으로 주양을 올려다보았다. 일부러 풉키풉키 하고 충실하게 입으로 그 대사를 따라 말한 이상 더는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었다. 주양 역시 그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너무나 늦은 상태였다.
>>966 앞으로 갈 길이 멀겠구나. 하지만 힘내서 호감도 차근차근 쌓아 올려야지!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호감도작에 도움을 주는 이벤트는 언제나 최고야~! 룸메 구할때 손 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걸! :) 앗.. 첼주가.. 도망쳤어...? (빠르게 쫓아감)(?)
>>96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불안한걸..! 찐 귀신체험같은 느낌으로 사실 밖에 나온건 레오의 모습을 한 무언가였던 것인가..? (아니다) 좋아! 재밌게 잘 즐겨보자 :D
" 왜, 내가 뺄 줄 알았어? 후우.. 뭐든지 튀어나오면 쳐죽여버리면 된다- 이거야. 알아들어? "
사람이 있고 불빛이 있자 레오는 금새 살아날 수 있었다. 혼자서 저 어둠을 헤치고 돌아왔다. 복도의 끝에 있는 여자의 그림과 눈을 마주치고 느린 걸음이긴 했지만 돌아왔다. 여기서 물러선다면 평생 놀림감으로 살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사람에게 지는 것은 죽는것만큼 싫었으니 어쩔 도리가 있었을까. 식은땀이 났던건 비밀이다. 레오는 슬쩍 손을 들어 이마의 땀을 닦았다. 작은 빛 만이 남아있었고 레오는 그 빛의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을 걸 알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빛 안에 있으면 더 안전하다고 느꼈으니까. 두 사람이 들어가있기엔 조금 좁았을지 모르지만 레오는 개의치않고 조금더 들러붙었다.
" 아- 그런데 아까부터 말투가 조금 거슬리네.. 야. 너 내가 꼬맹이라고 부르지 말라고하지 않았어? 오늘따라 또 짜증나게 하네 이게.. 어떻게, 여기서 쳐죽여줘? "
레오는 주먹을 쥐었다. 키 차이가 머리 하나는 더 났기 때문에 쥔 주먹을 머리 위로 들어 주양의 가슴팍을 두 번 정도 툭툭 치고는 '조심해라?' 하고 덧붙였다. 이러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빈번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주변의 상황이 생각보다 무서웠기 때문에 그렇게 소란을 피우고 싶지는 않았다. 레오는 주양이 하는말을 팔짱을 끼고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어.. "
복도 끝에서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그림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레오는 깨달았다. 더 이상 이 저택안을 밤에 돌아다니는 것만은 그만두고 싶다고. 하지만 여기서 물러선다면 어떻게 될지 레오는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할까. 어떻게하면 좋을까. 사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건 말도 안돼니 너도 어서 복도 끝까지 다녀오라고. 복도 끝에 가서 있는 그림이 어떤 건지 보고오면 다음 내기를 하겠다고. 하지만 레오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만큼 똑똑하지 못했다.
" 햐~ 씨.. 좋아! 걸어! 해! 내가 이기면 청이는 내가 갖는거다? 또 다른말하면 진짜 쳐죽여버릴거야. "
침을 꿀꺽 삼켰다. 뭔가, 뭔가 더 유리한 조건을 걸 순 없을까. 레오는 어깨에 패밀리어가 올라가 있다면 그걸 만지거나 존재를 인지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순전히 혼자서 복도끝까지 다녀온 레오는 정말 중간에 울고싶었고 못하겠다고 소리치며 뛰어서 돌아오고 싶었으니까. 레오는 '잠깐만'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을 척 세웠다.
" 너, 패밀리어 놓고와. 정정당당하게 너랑 나. 딱 둘이서만 승부 보자고! "
적어도 방까지는 같이 가주겠다고 레오는 말했다. 절대로 혼자서 기다리는게 무서웠기 때문은 아니다. 레오는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했다. 혼자가면 무서울테니 조금 도와주는것이지 혼자서 기다리는게 무서워서 그런것은 절대 아니라고. 레오는 청이를 바라보며 '너도 피곤하지?' 하고 이히히, 하고 웃었다. 곧 내가 주인이 될테니 내 얼굴 잘 봐둬야한다? 하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을 줍고 깨달음을 얻으라는 건지. 그의 시선이 당신을 향한다. 고개를 여전히 당신의 손에 맞춘 채 눈만 든 모습은 제법 어둡다. 그럼에도 그 사이의 분홍빛 일렁임은 삶을 추구하고 있었다. 모순적이다. 당신의 옥빛 머리, 금빛 눈, 그리고 다시금 반지를 낀 손. 그렇게 시선을 훑어내린 그는 손을 놓아주며 작게 속삭인다.
"네 주인과 달리 나는 무언가 제재할 수도 있지. 감당하게."
제일 먼저 용서 받지 못할 저주를 막든가 해야겠다. 여생을 오러와 함께 하는 술래잡기로 채울 수 없었다. 제 몸 가누기도 힘든데 도주까지 한다고? 사양이다. 차라리 머리에 살인 저주를 써서 빠르게 생을 마감하는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그는 눈을 내리감는다. 자신의 두 손을 깍지를 끼고 무릎 위에 다소곳이 올려둔다.
"이제 자네의 것이 될 지도 모르지."
여생을 마치면 주인 없는 반지가 될 것이다. 어머니도 자신의 나이만 해도 후대를 이을 생각은 없었다 하였으나 애정의 힘은 불가항력이라 했다. 그 또한 언젠가 두고보자 하였지만 어머니는 그가 열넷 될 적에 나직히 말씀하셨다.
- 네 모습을 보니 우리 대가 끊기겠구나. 이것 참..내 입장에서는 경사인데 어머니의 입장에선 곤란하네. 예. 곤란해하십시오. - 싸가지 없는 것. 지 애비를 똑 닮았지. 예. 전 아버지 얼굴도 모릅니다.
이제 생각해보니 만담이었나. 그는 눈을 느릿하게 떴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어쩔까 고민하듯 고개를 느릿하게 모로 기울인다. 그나마 먹기는 하지만. 이대로 더 커버리면 저번에 봤던 현궁의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후배처럼 되어버리지 않을까. 그는 자신의 식습관을 되돌아본다. 어머니와 만났을 때 스테이크도 고작 한조각이 정량이었고, 이후의 식사를 떠올리면 미음 정도나 먹었던 것 같다. 어릴적 두통을 견디지 못하고 식사를 제때 하지 아니하여 위가 도통 늘어나질 않으니 조금만 먹어도 금세 차는 것이었다.
"그래, 아가가 여러번이나 했던 말이니 노력해보지."
그래도 이번부터 좀, 노력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타니아가 안다면 땅을 치며 울 것이다. 도련님은 제 말을 듣지도 않더니 추종자 놈 말은 듣고!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 하며 아예 드러눕지 않을까. 물론 그래봤자 그는 발로 툭 건드리며 일어나지 않으면 다시 갈 길을 가버리겠지만.
"실?"
무슨 뜻인지. 그는 당신을 바라본다. 실. 실이라. 귀의 실을 말하는 것인가. 그는 잠시 당신의 귀를 쳐다보다, 당신의 시선을 따라 내려간다. 오른쪽 어깨.
불빛 안으로 조금 더 들어오자 공간이 좁게 느껴졌으나, 주양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야 당연했다. 저 미지의 어둠을 앞두고 다른 사람의 기척을 외면할 수는 없었으니까. 자신이 곧 저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것에 대한 부담감은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라는 것에 대한 적대심마저도 충분히 눌러둔 상태였다. 아까의 자신만만함은 어디 갔냐고? 청한테 줘버린 것 같다. 아무래도.
"꼬맹이를 꼬맹이라고 하지 뭐라고 불러~ 오호라, 그래서 한판 붙어 보시겠다, 응? 거절 안 할테지만, 아까 터트리지 못한 눈물이 지금 실컷 터져버릴수도 있는데 괜찮겠어~?"
상체에 힘을 빡 주어 밀려나지 않도록 하며 주양은 기세등등한 모습을 내비쳤다. 허나 그것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자는 시간에 소란을 피운다는건 조금 개의치 않았을 뿐더러, 언제 무엇의 이목을 끌지 몰랐으니까. 차라리 날아가던 날벌레나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면 다행일지 몰라도 그 이상의 것의 이목을 끌어버리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아. 다른 기숙사였다면 귀신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을 텐데. 귀신 없는 기숙사의 5년 짬은 생각보다 무서운 것이었다. 영적 존재에 대한 적응을 할 시간조차 없었으니.
결국 그렇게 한치의 양보조차 없는 내기에 불이 붙었다. 늘 시작은 주양이었다. 만약 청이 인간이었다면 당장 미간을 짚고 말았을 것이다. 당신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주양은 다시 기세 좋은 미소를 걸쳤다. 웃음을 터트린다면 분명 앞서 말한것과 같이 이목을 잔뜩 끌어버릴테니. 딱 그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나오셔야지! 좋아. 내가 진다면 청이는 미련 없이 떠나보내겠어~ 하지만 내가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니까, 역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청. 나 믿지? 하고 슥 웃어보이는 주양을 못 봐주겠다는듯 외면해버리는 청이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찰나 잠깐만 하고 말하는 모습에 주양은 걸음을 멈춰섰다. 차라리 이 때라도 애써 무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으면 몰라도, 결국 멈춰버린 것은 주양에게는 큰 디메리트로 다가올 일이었다.
"정정당당? 하!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썼지, 우리 꼬맹이씨~? 잘 들어. '어른'의 싸움은, '꼬마'의 싸움처럼 정정당당에 목을 매지 않는다구~ 룰 따위는. 그저 한낯 종이쪼가리일 뿐인걸?"
일부러 어른과 꼬마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하는 게 어떻게든 당신의 이야기주제를 돌려서 기어코 청을 데리고 저 복도로 가려는 의도가 아주 잘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허나 지렁이 젤리에 억지로 끌려나온 청이 주양에게 더 호의적일지, 당신에게 더 호의적일지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타이밍 좋게 꾸벅꾸벅 조는 척을 하면서 하품까지 하며, 그 뒤에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는게 당신의 이야기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주양은 이를 빠득 갈았다. 두고 봐. 앞으로 지렁이젤리 반은 내가 먹고 반만 줄거니까. 그런 시선으로 청을 쏘아보아도 자는 연기가 일품인 청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사실 거기까지만 했어도 끝내 청을 두고오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다음 이야기는 충분히 주양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충분한 내용이었다.
".. 그럴 리가 있겠냐! 청, 시간도 늦었으니까 얼른 푹 자자! 감히 날 얕봤겠다. 제대로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너..!"
무시. 주양이 절대 그냥 넘어갈수 없는 것이었다. 투쟁심에 불을 지피며 다시 두려움을 몰아내고, 청이 푹 잘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처럼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면서도 방까지 같이 가주겠다는 그 한 마디를 그냥 넘겨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말도 안 했는데 당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은 역시 몰아내지 못한 두려움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청을 방 한 켠에 고이 내려놓으며, 다시 당신의 손을 홱 잡고서 아까의 그 불 켜진 복도 한 켠으로 향했다.
"자. 그럼. 간다? 나 간다? 진짜로? 잘 봐두라고. 내가 너보다 훨씬 더 당당하게 갔다 올테니까! .. 이. 이제 출발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