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단태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식으로_너라면_거짓이라도_믿을게 단태:거짓인지, 진실인지 관계는 없어. 이미 그런 걸 따질 수순은 넘어섰잖아? 나에게 고한 것 중 하나라도 진실이였다면 나는 나머지가 거짓이라도 믿을 수 있어.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고하는 게 거짓이라도 너또한 날 믿도록 해. 알았제?
자캐를_동요시킬_수_있는_말은 이리새끼이건 동요가 아닌데?:0 배신자? 변절자? 어...명확하게 없다....:0 얘가 꽂히는 게 다른 사람들과 영 다른 방향에 놓여져 있다보니..((과부화로 인한 작동정지)) #shindanmaker #오늘의_자캐해시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달링의 목에서 끄르륵대는 소리가 난다. 이 크고 영리한 까마귀는 며칠 전 기분이 좋은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걸 또 배워 이렇게 하면 더 예쁨 받을 것이라 믿는 것이 분명한 행동이었다. 그는 소리내어 웃으며 얼굴을 파묻어 일어났던 깃털을 정리해준다. 이 영리하고 예쁜 아이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나. 그렇게 단란한 하루를 보내나 싶었더니 낯선 날갯짓 소리가 들려온다. 매다. 그것도 작은. 고개를 휙 돌린 달링이 불만스러운지 까옥거리는 소리를 낸다.
"달링, 괜찮아. 착하지. 길 잃은 아이인 것 같으니 공격하면 못써. 반갑구나, 아가. 여긴 어쩐 일로 왔니."
달링은 영리한 만큼 질투심도 강했다. 예쁨 받는 시간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분위기가 깨진다는 것 또한 확실하게 인지한다. 보라. 벌써부터 저 작은 매의 목을 움켜쥘 생각에 눈이 조류 특유의 광기로 물들지 않았나. 그는 달링을 품에 꽉 붙들어 맨다.
"달링, 피앙세. 윤기나는 내 여신아. 응? 내일 수업이 끝나면 하루종일 시간을 내어주마. 그러니 오늘은 눈 감고 넘어가주렴. 착한 달링. 사랑스러운 우리 달링.."
달링은 마지못해 수긍하듯 꾸물꾸물 몸을 비집고 나와 횃대로 휙 날아가버린다. 매는 찰나를 놓칠새라 입에 무언가를 물고 다가왔고,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젤리?"
포장 된 지렁이 젤리. 그는 자리에서 가볍게 앉듯 몸을 숙여 지렁이 젤리를 주워 올린다. 이 포장을 뜯어줄 사람을 찾기 위해 온 것인가 고민한다. 그렇지만 보통, 맹금류는 쥐의 가죽도 쉽게 뜯어 쪼아먹지 않나. 아마 가까이 오라는 뜻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한 걸음, 두 걸음. 가까이 다가가며 그가 매를 잠시 쳐다본다. 이렇게 보니 누군가 키우는 매임은 확실한데..
"어머. 이 정도는 여보야랑 나한테 기본 옵션 아니었던가~? 아주 약간의 진지함 앞에서 흔들릴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이러지도 않았을거라구. 당연히 알고 있지! 아주 잘!"
무엇보다. 당신이 먼저 간단한 한 마디로 아주 살짝 경직된 분위기를 잘 풀어주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자신도 그 이상으로 독하게 굴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그럴 수 있느냐를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주양 자신이 진심으로 독하게 굴어야 할 상대는 당신이 아니었으니.
자. 그렇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다시 이 만들어진 관계를 한껏 즐기는 것이었다. 분위기가 끊어지지 않고 잘 이어졌으니 그거면 되었다. 더 뭔가를 얹어봐야, 이래저래 복잡해지고 더 진중한 분위기가 될 뿐이었다. 또 다시 난생 처음 들어보는 수식어가 붙었다. 세상에. 작은 호박 아가씨는 또 뭐란 말인가.
"으. 근데 나는 하나도 안 작은데.. 그냥 호박 아가씨 하면 안 되는거야, 여보야?"
허니버니에 이어서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새로운 호칭이 추가되었다. 그래도 역시 이것이 지금의 이 관계를 즐기기에는 좋았다. 질릴 일 없이, 계속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감정 기복을 확실히 느끼게 해 주는 일이었으니까. 그런 재밌는 일을 그냥 놔둘 순 없었다. 이전에 서술했듯, 비록 그런 상황 속에서는 이런 생각조차 뒷전으로 미뤄둔 채 이리저리 휘둘리기는 해도. 슬쩍슬쩍 무거워지던 눈꺼풀이 포옹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되돌아왔다. 역시 편안함은 참 이상한 기분이다. 주양은 당신의 이야기에 산뜻하게 공감하면서 슥 웃었다. 설명할 필요 없는 관계. 맞는 이야기다.
"으음~ 여보야가 그랬다니 내가 진작 알아줬어야 했는데! 역시 내 흥미대로 움직이지 말 걸 그랬나? 맞아. 비행술 수업 들었지! 좀 이래저래 고생하기는 했지만 재미있었어~"
어쩌면 아는 사람이 곤 사감님 빼곤 없었다는 점이 다행이었을지도 모른다. 블러저를 받아치지 못한 건 둘째치고, 파편을 이끌며 학생 사이를 종횡무진했으니, 분명 평판이 보기 좋게 깎였을 것이다. 그 과정 중에서 아는 사람이 자신때문에 다치기라도 했다면 더더욱.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들었다는 이야기에 반응하기도 전에 에반스 교수님이 결혼하셨다는 정말 뜻밖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주양의 눈이 잠시 휘둥그레졌다가, 곧 장난기를 한껏 머금었다.
"진짜? 헐, 완전 대박이다! 누구랑 결혼하셨을까나, 우리 에반스 교수님은~? 여보야. 나중에 나랑 같이 에반스 교수님의 결혼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않을래?"
한껏 앞서버린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누구랑 결혼했는지 들었냐고 물어보는 대신 당장 결혼 상대를 찾아내러 뛰쳐나갈것같은 기세로 당신에게 제안했다. 알아낸다면, 소노루스 마법을 써서 여기저기 알리고 다니겠지. 이미 장난기 심한 청궁 사람들이 실천했을지도 몰랐으나 그런건 개의치 않았다. 이런 희극은 알리는 게 좋다는 생각 뿐이었다. 물론 에반스 교수님의 성격 상, 그랬다가는 정말 울어버리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조금 주춤했지만. 일을 키우는건 전문이지만 규격 이상으로 커져버리면 수습이 심히 난감하다는 걸 알았다.
"금지된 저주! ... 저주? 아. 역시 저주라면 그것들이겠지?"
기어코 주체하지 못한 흥이 여기서도 터져나올 뻔 하다가 급제동을 걸었다. 차마 입 밖으로 내진 않았으나 금지된 저주라는 말에 떠오르는 게 있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크루시오 하나만큼은 자신이 끝까지 기억할 생각이었다.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다시 그때를 떠올려보니 이래저래 상큼한 기분이었다. 목소리.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그 모습마저도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남자는 상시 울고 있었으며, 여자는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 많이 억울해했지. 언제 또 만날 수 있게 될까. 눈매가 가늘게 호선을 그린다.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한 번 낙인찍은 이상 절대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지 않을 테니까.
"꽤 유용했겠는걸? 그러면 그것들을 방어하는 방법도 배웠으려나? 아니면 아직 학기 초라서 간단하게 금지된 저주에는 뭐가 있는지 훑어보는 정도였다거나. 만약 방어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살짝 귀띔해줘, 여보야~"
자신은 그걸 듣지 못 했으니까. 놓친 수업 내용은 역시 친한 사람들에게 듣는게 좋은 일이었다. 수업 진도를 따라잡기 위해선 이 편이 훨씬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