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이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 그는 욕실을 나서며 수건으로 젖은 머리의 물기를 짜냈다. 이후 품이 넓은 잠옷 속으로 꾸물꾸물 들어간다. 특징이 있다면 마치 드레스처럼 옷자락이 길다는 점이다. 프릴도, 장식도 없어 먼 과거 죽은 자에게 입히는 옷과 같이 밋밋하고 하얀 잠옷. 어릴적부터 그는 이렇게 몸을 완벽히 가리는 옷을 좋아했다. 다른 잠옷도 여럿 입어봤지만 셔츠는 창문을 실수로라도 열어두고 자면 찬 바람이 숭숭 들어와 허리를 간지럽혔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택한 옷이었다.
무엇보다 간만에 맞는 편안한 주말인지라 나가기가 싫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날 일도 없다. 가문에서 편지를 보내지도 않고, 좋지 않은 꿈을 꿨지만 신경쓸 사람도 없다. 그러니 이 짧은 달콤함이라도 즐겨야 하지 않은가. 먹이통 주변에서 건조된 밀웜을 쪼아먹던 달링이 큰 날개를 한 번 움직이더니 유연하게 어깨에 앉는다. 그가 손을 뻗어 달링의 부리를 간지럽히며 능숙하게 머리를 긁어준다. 그 다음은 목, 그 다음은 당당히 내민 가슴깃. 지팡이는 거울이 뒤집어진 화장대 위에 조신히 놓여있다. 일상생활의 절대적인 필수품인 지팡이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는 그쪽을 한 번 흘끔 살펴보곤 고개를 돌려 창문을 향한다. 창문을 열자 차가운 겨울 바람이 그를 맞이한다. 해는 여름 해라 뜨거운 열기가 쨍쨍 내리쬐고, 바람은 그 열기를 재빨리 식힌다. 모순적이다. 여기서 몇 걸음만 더 걸으면 사계절이 확고한 이 나라의 더위가 그를 맞이할 것이다.
"날씨가 좋아, 달링. 모순적인 날이야."
까악.
"그래, 예쁜 것. 이리 온."
그는 작게 웃고는 달링을 품에 안았다. 갓난아이 처럼 안겨 배를 드러낸 달링의 부리에 한 번 좋은 아침이라며 입을 맞춰주고, 배를 간지럽히며 잘 잤느냐 물어보며, 마지막으로 품에 한 번 크게 안아주고 배에 입술을 파묻어 공기를 불어넣으며 오늘은 푹 쉬라 말해준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답지 않은 감상적인 날이었다. 누군가 오지만 않는다면.
주단태는 주양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오만함이라는 건, 그만큼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있을 때나 부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게 단태의 생각이었다. 뭐, 어느쪽이든 주양이 그런 과정을 즐긴다면 단태가 신경쓸 것은 아니었다.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즐기라는 주양의 말에 히죽- 웃는다. 차이점이 있다면, 친구라고 부르는 몇안되는 학생들 중 한명인 이 동갑내기한테 자신은 특별하다는 것. 뭐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분위기가 교묘하게 가라앉았다. 단태는 문득 묻고 싶었다. 자신이 뱀으로 보이는지, 아니면 빨간망토를 잡아먹으려 드는 이리로 보이는지. 왜 그런 걸 묻냐는 되물음은 하지 않을테지만 말이다. 대화의 흐름이 바뀌고, 정적이 흘렀다. 교묘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주단태의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게 뜬 눈매 안쪽에서 슬그머니 가라앉아 있었다. 곧 막 이러고? 하는 별거 아니라는 양 느물느물 흐르는 목소리로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게 꼭 뱀새끼 같았다. 아니 뱀새끼처럼 작지는 않으니 그냥 뱀이라고 하자.
"오! 자기야 엄~청 감동이야. 자기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사랑해. 자기- 알지? 응?"
주단태의 느물한 목소리가 평소와 같은 사랑을 속삭였다. 같은 현궁의 후배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사랑이 그렇게 가벼워요? 라는 물음이였다. 불성실하고 경박하고 가벼운 이미지에 이정도의 가벼운 사랑의 속삭임은 잘 맞지 않을까. 주양이 끊지 않는다면 끊어지지 않을 불성실하고 가볍게 만들어진 관계는 이정도가 좋았다. 사실 청이 자신에게 붙어서 감시를 하게 된다면 잠깐 눈이 가려져서 남의 패밀리어에게 잘못된 짓을 해버릴 것 같다는 게 진실이였지만.
"달링, 허니버니. 우리 작은 호박 아가씨."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낯간지러운 호칭들을 나열하며 단태는 주양을 끌어안고 살랑살랑 앞뒤로 흔들었다. 꼭 끌어안고만 있는 건 성미에 맞지 않는 것이기도 했고, 흔들어주는 건 버릇이였다. 어린 조카를 상대하다보면 이런 버릇이 드는 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우리 사이를 굳이 설명해야할 필요성이 있나 싶기는 하지만 말이야~ 안그래. 여보?" 앞뒤로 흔들던 것을 멈추고 주양을 놓아준 뒤에 단태는 포옹을 풀었다.
"아! 그래 맞아. 자기랑 같은 수업 듣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안보여서 굉장히 실망했다구~ 자기는 무슨 수업 들었어? 보니까 비행술이 있던데 비행술 수업 들었어? 난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 들었거든~"
그거 알아. 자기야? 에반스 교수님 결혼하셨다? 어깨를 안마해주느냐고 가까워진 주양을 향해 고개를 슬그머니 기울여서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소근거리고 단태는 히죽 웃었다. 엄청나지 않아? 하고 말하듯이. 꽤나 익숙하게 주양의 손을 잡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468 그렇지만 마법학원에는 팀플이 없을 거라 믿는다...! 믿는... 믿는........... 적어도 해결 안보면 모의전에서 뚜샤뚜샤 해버릴 수 있는 거 아닐까 ㅎㅎ 다들 잘하자. ^^ (꼽주기 가능) 맞아... 아예 안하면 화라도 내지 애매하게 못해서 뭐라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면 더 힘들지.............
>>459 세상에 땃주 날렸었구나.. 괜찮아 괜찮아. 다시 잘 써줬으니까 된거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이런 땃주.. 프로 정주행러인 나를 얕보면 곤란해..? 내가 아무것도 안 하면서 텀이 긴건 관전 겸 정주행하는거라구. 역시 우리 땃태는 얼굴천재가 분명하다는 게 이로써 공식이 되었어! (?)
>>460 병아리 손 위에 올리고있는 밍이 모습 너무 귀여울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어린 자신 만났을때 한번 안아주고 손 만지작거리다가 떠나는건 조금 많이 짠한걸. 우리 밍이.. 흑.. (눈물)
>>465 으아 안돼 호감도 하락 당장멈춰..! 그만, 첼이의 호감도는 이미 0이야...! (다급)(치트 프로그램 삭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이거 첼이랑도 일상을 안 돌려볼수 없겠는걸? :) 내 손이 비고 첼주도 시간 널널하면 언제든 콕콕 찔러보겠어!
>>478 아 헐 그래도 전부 날린게 아니라 다행이다..... 전부 날리면 난 그날 울면서 2시간정도 후에 왔을 듯,,,(멘탈 쿠쿠다스) 저기요??????? 외ㅐ왜.... 왜...... 죽으러 가는거죠??????? 됏어요 독백 300개 구몬 1000개 해오세요 그거면 됩니다;;
>>479 마침 패밀리어도 좋겠다.... 이참에 닭을 패밀리어로... (안됨) 근데 주변에 찐으로 닭키우는 사람 봐서(거리에서 산책하는거 자주 봄) 혹하긴 하다 ㅎㅎ 으악 울지마 울지마 (뽀다다담) 괜찮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