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 그는 팔을 책상에 괸 상태로 이마를 짚는다. 졸지에 긴 머리가 앞으로 우수수 넘어온다. 추종자는 금지된 마법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이 저주와 절단 저주를 같이 쓸 것이고. 한가지 다행인 점은 후자는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가 문제겠지만.
임페리오는 강한 정신력으로...글러먹었다. 강한 정신력이 나오겠는가? 퍽이나 나오겠군. 그가 쯧, 하고 입속의 혀를 찬다.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에 당신을 흘끔 쳐다본 그는 이내 다시 눈을 내리감는다. 연애든 결혼이든 알 바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에 개입하고 흥미를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비효율적인 행위를 통해 애정을 확인하는 것도,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하거나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서로의 버팀목이 된다는 것도. 모조리 그가 생각하기엔 비효율적이고, 썩 타인에게 추천하는 행위도 아니며, 앞으로 시도조차 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내 앞날에 방해가 되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당신의 선택이 어리석다는 것은 아니다. 그와 당신은 다를 뿐. 그는 단지 애정보다 일에 대한 효율성을 더 깊게 따지는 사람인 것이다.
갑자기 리안의 눈이 흡 떠진다. 저번과 같은 상황이다. 절대로 웃어 넘길수 만은 없는 가십거리에 그의 날카로운 감이 꿈틀거린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물 흐르듯이 그들에게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말그대로 모 게임의 암흑 기사를 보는 듯 했고, 그들이 놀라지 않게 조용히 검지손가락을 세운뒤 입을 열었다.
"네~ MC 대작입니다아~."
그는 조용히 자기를 MC 대작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비밀 엄수-는 개뿔, 이미 다 들켰지만-는 해야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그 대상이란걸 알면 이야기 하기 쉬워지겠지, 그는 조용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맞아본 적이 있으셨구나. 에반스 교수님. 단태는 에반스 교수님의 말을 머리 한구석에 넣어두다가 그의 반응에 응? 하고 한쪽 눈썹을 끌어올렸다. 어라. 반응이-
"오-..."
주단태는 자신이 쏘아올린 질문에 대한 여파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애인인 줄 알았더니 애인이 아니라 남편이었다. 게다가 교수님 중 한분이다. 자신의 말에 분위기를 타버린 학생들의 질문에 단태가 깃펜 끝을 입에 물고 양손을 어깨 높이로 올려 으쓱해보인다. 난 그냥 질문을 던졌을 뿐이다 라는 뻔뻔한 태도였다. 아니 네가 만든 분위기잖아. 헤죽헤죽거리며 양피지 위에 에반스 교수님 반응이 새신부 같은 걸 보니 결혼한지 얼마 안된 모양이다-라는 건 적지 말고.
돌아온 답변에 표정이 금방 심드렁해진다. 뭐 새로운 거라도 있나 싶었는데 그런거였어. 애초에 쓰는 사람은 명백히 타인을 아프게 할 의도를 가지고 쓰는거니 상대의 고통 같은 건 생각도 안 할텐데. 별거 없는 내용으로 인해 자연히 수그러든 의문에 조금은 아쉬움을 느낀다. 이러면 이후는 재미없어질 뿐이니.
"네에."
그녀는 아까와 같은 대답을 하곤 힐끔 옆을 돌아보았다. 제일 처음 반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학생을 한번 보고 다시 앞을 향한다.
막대기가 빗나갔다. 아. 이렇게 된다면. 자신이 블러저에 맞는 건 둘째치고 청이. 어서 그럴싸한 잔꾀를 떠올리지 않는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이어지다 끊겼다. 아픈 느낌은 들지 않았다. 뭐지 하는 생각에 슬쩍 앞을 보았고, 곤 교수님이 멋지게 그 블러저를 쳐낸 뒤였다. 거기에 이어지는 말은 완벽했다. 만약 친구 사이였다면, 청이 대신 내기에 걸어볼만 하지 않나, 이 정도면?
".. 네. 교수님 덕분에 멀쩡해요! 감사합니다."
주양은 다시 자세를 고쳤다. 머리끈을 풀렀다가 다시 단단하게 꽉 동여맸다. 아무래도 자신의 태도가 너무 가벼웠던 것이 원인인듯 싶었다. 아까의 염통 쫄깃한 추격전으로 잠도 싹 달아나고 정신도 꽤 맑아졌으니, 지금부터는 서주양 타임이다.
"좋아요. 맡겨주시죠!"
눈빛이 사뭇 남달랐다. 아까는 빗나가게 만들었지만, 이번만큼은 꼭 쳐내야 한다. 쓸데없는 실수는 한번이면 족하다. 이 이상은 퀴디치 선수이자 주궁의 학생대표로써 용납하지 못한다. 공이 날아오는 각도를 잘 보고 블러저와 자신의 거리가 꽤 좁혀졌다 싶었을 때에 주양은 피하지 않고 다시 막대기를 휘둘렀다.
TMI지만 결혼한 지는 제법 되었어요.... 5년차래요... 속닥속닥.... 큼큼, 괴전파의 말 따위는 듣지 맙시다.
' 임페리오 저주는..... 상대방을 조종하는 저주입니다.. 맞은 당사자는, 굉장히 행복한 황홀감에 잠기게 되는데..... '
에반스 교수는 거기까지 말하고 큼큼, 헛기침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아직 그의 남편이 누구인지 추측 중인 모양입니다.
' 집중... 해주세요.....! '
학생들에게 말하곤 그는 다시 설명을 이어가기 위해서 말을 시작했습니다.
' 그게.... 응..... 그 때 동안에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굉장히 바라게 됩니다.... 그리고.. 임페리오 저주를 쓴 당사자는, 한 번에 명령을 하나씩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러, 니까.... 만약에, 제가 임페리우스 저주로 학생 한 명에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춤을 추라고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임페리오를 한 번.... 춤을 추게 하기 위해서 또 한 번 쓰게 돼요... '
여기까지 이해 하셨나요..? 하고 그는 조심스럽게 당신들에게 묻습니다.
>>103 주양- 비행술
주양이 막대기를 휘두르자, 블러져는 그대로 튕겨졌습니다. 학생들이 다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한 것을 확인한 곤 선생님은 휴식 이후에 더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신 모양입니다. 수업 시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빗자루를 타고 다니도록. '
블러져의 파편과 날아다니는 블러져를 잡아야합니다. 그녀는 블러져들을 잡기 위해 빗자루에 올라탔습니다.
주양이 빗자루를 타고 이리저리, 블러져를 피하면서 공을 날리고 있을 때, 학교 바깥에서 실루엣이 하나 보였습니다. 갓을 쓴, 어떤 마법사입니다. 그 마법사는 주양을 발견했는지 고개를 들어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군요. 태양빛에 반사 되었지만, 큰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옷은 또 왜 저렇게 검은지 모르겠습니다.
주단태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에반스 교수님의 남편을 추측하는 대화(?)들을 듣고 있다가 자신을 흘끗 바라보고 시선을 돌려는 학생에게 윙크를 해보였다. 수업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서 던져봤는데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지. "교수님." 단태는 헛기침을 한번 하고 손을 들었다. 임페리우스 저주 한번에, 명령한번. 효율적이지 않은 저주였다.
"혹시 임페리우스 저주로 내릴 수 있는 명령은 모든지 가능한가요? 사람을 해치라고 하던가. 공격하라고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