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59651> [단문/판타지&포스트 아포칼립스] Always : 황무지 환상곡 - 2 :: 134

Narrator

2021-06-23 00:58:25 - 2023-09-05 17:19:16

0 Narrator (5.agSkSjF2)

2021-06-23 (水) 00: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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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력은 생명의 원천이다.”

- 떠돌이 마학자 한트 라인후터의 저서 '고대의 마법' 중 일부

33 수호이 (kq2/2Cas7E)

2022-01-17 (모두 수고..) 20:45:28

현생이 바빠 주말내 들어오지 못했습니다....ㅠㅠㅠㅠ

34 에반 (u9HfGkueVU)

2022-01-17 (모두 수고..) 21:09:09

그래, 칼. 빌어먹을 칼.
이제와서 새삼스럽게도 느껴지는군. 그건 역시 내 칼이 아니었어.
아니, 정확히는 내 칼에 무언가가 씌워진게 틀림 없었던거지.
하지만 그게 사기꾼 여자아이, 그리고 지금까지의 역경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계속 해보시오."

솔직히 말하자면 손이 근질거렸어. 하지만 당장 내 수중에 칼은 없었다.
코쟁이를 베더라도 자초지종을 듣고나서 해도 늦지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35 Narrator (tUw8TzQbvs)

2022-01-18 (FIRE!) 00:08:20

- 수호이

그리고 잠시 대화가 멈췄다.

어땠을까,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엉엉 울거나 화를 냈을까?


도리아의 반응은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가라앉은 입꼬리나 미동없는 눈빛이 정말 그러해 보였다.

하지만 그 모습은 얼마 가지 못해 일그러지고 무너진다.

자신만의 착각이라 믿고 싶었던 일이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확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녀는 깊은 숨을 헐떡이는 아버지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침울하게 중얼인다.

복잡한 감정에 매달린 추는 순식간에 몰려오는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천장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디에 있어? 그거 말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어."

도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당신에게 집요하게 묻는다.

확신에 찬 눈빛이었다. 아버지가 들려주지 않았던 많은 이야기가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36 Narrator (tUw8TzQbvs)

2022-01-18 (FIRE!) 00:08:28

- 에반 이치몬지

세공사는 여태껏 당신이 원하는 것에 타당한 무언가를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타들어가는 인내심이 그리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노인은 그런 당신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하게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당신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조금 멀어보였다.

황무지 이전의 과거 이야기, 고대 마인과 마력 폭풍, 거대한 불기둥.. 그리고 마기아 연합.


"연합은 언제나 에덴의 재기를 꿈꾸었네. 소실된 힘을 거머쥐어 메마른 땅 위에 마기안의 씨앗을 심으려 했지."
"그러나 저들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어. 에덴의 마력을 재현하는데 성공했지만 그걸 담아낼 그릇이 충분하지 못했거든."

"거대한 힘은 황무지 전역으로 퍼져나가 에너지의 흐름을 깨뜨렸고, 가엾은 이방인은 길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지."

결국 당신은 연합이란 자들의 힘에 의해 황무지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완성되지 못한 마기안의 씨앗은 어떻게 되었을까?"
"임종을 앞두고 있는 어느 한 마학자의 아래 감추어졌다고 하더군."

"그렇게 시간은 흘러, 거짓말처럼 돌아온 것이지. 차원을 가로질러 소멸한줄만 알았던 에덴의 힘이."

당신의 검에 깃든 힘은 오래 전 사라졌던 에덴의 마력이며, 마학자의 이름을 빌린 소녀는 연합의 실패한 실험체였다.

우연에 불과했던 코쟁이와의 만남이 당연하게 예정된 인과였다면 당신은 이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37 Narrator (tUw8TzQbvs)

2022-01-18 (FIRE!) 00:11:01

에반주쪽은 좀 더 상세하게 풀어보고 싶었는데

더 질질 끌면 세공사가 아니라 절 썰어버리실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뭉뚱그려서 진행해봤습니다..

결론은 자의가 됐든 타의가 됐든 복잡한 일에 끼어버리게 됐다는겁니다~~

38 Narrator (tUw8TzQbvs)

2022-01-18 (FIRE!) 00:12:27

>>33
아쉽네요! 시간이 맞았으면 진도 많이 뺐을텐데 말입니다 ㅠㅠ

39 수호이 (P0IP/QTsl6)

2022-01-18 (FIRE!) 02:04:04

"밖에서 보여줄테니 따라와. 그때같이 침대가 모조리 뒤집어지면 곤란하니까."

깜빡하면 온 병실이 뒤집힐수도 있다는 사실을 수호이는 안다. 도리아도 그런 모습을 보았다. 그 때는 방이 망가질 뿐이었지만 아저씨가 저기서 더 다치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수호이는 병원 앞마당까지 나가서 상자와 자색 마석을 꺼낸다.

"여기에 마석을 올려놓으면.."

그 때처럼 다시 장치를 키려 시도한다. 고정된 과거를 다시 풀어놓는다.

40 Narrator (0U1Y/2I/Qc)

2022-02-26 (파란날) 20:12:29

근 한 달만이네요~! 다들 안녕히 잘 지내셨나요~~

41 Narrator (0U1Y/2I/Qc)

2022-02-26 (파란날) 20:13:11

기억을 되새기면서 다시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42 Narrator (0U1Y/2I/Qc)

2022-02-26 (파란날) 20:43:19

- 수호이

대화는 없었다. 짜여진 대본처럼 목소리와 발걸음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당신은 연기가 피어오르던 장치를 기억해냈다. 그리고 그 앞에 다시 섰다.

황무지 어딘가에 외로이 남게된 한 비행사람의 이야기가 이곳에 담겨있다.

장치에 마석을 기울이자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장소에 날파람이 피어오른다.


그 다음은 당신이 보았던 모든 장면이 다시금 이어진다.

아름다운 비행이 펼쳐지고, 아버지와 낯선 남자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당신의 시선을 매섭게 빼앗아가는 장면 장면에 도리아를 신경쓰지 못할 수도 있겠다.


정신을 차리고나면 머지않아 콧수염 사내와 남매의 아버지가 작별인사를 건네는,

마침내는 힘없이 사그라들고 말 장면의 끝자락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러나 당신이 알고 있던 결말과는 달랐다.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


장면은 또다시 바뀌어 따뜻한 햇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둠이 눈앞을 가린다.

시선을 자극하는 날카로운 검은빛 때문인지 진짜같은 거친 바람이 뺨을 때려오듯 했다.

살아 숨쉬듯 불규칙적으로 요동치는 어둠 속에 작은 글라이더가 보인다.

홀로 남은 세실은 필사적으로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의 비행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위태롭게 나풀거리던 날갯짓은 어둠 사이로 순식간에 집어삼켜지고 만다.

모든 것이 암전속에 휩싸여 침묵만이 남게 된다.


"저기, 들려?"

"조금 쌩뚱맞겠지만, 지금껏 이름도 묻지 못한 것 같아서."

어둠 속에서 도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침착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태연하지도 못한 숨소리가 이어진다.

43 그레이 휴 (KB/TyogHAA)

2022-04-02 (파란날) 20:20:11

헉 오셨었군요... 너무 늦게 봐 죄송합니다.. 한동안 사정이 생겼던 것도 있고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떠났었는데 일주일도 안 돼서 오셨었다니 ..ㅠㅠ

3달도 넘겨서 남기는 글이지만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계시다면 답레 부탁드려요...!

44 Narrator (34MOHmtXDQ)

2022-04-05 (FIRE!) 16:32:31

그레이주 오랜만입니다~

저야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계속 진행할 의향 있습니다

45 그레이 휴 (nkqO7Li4Nw)

2022-04-05 (FIRE!) 19:49:05

넵!!! 오랜만이에요! 그럼 곧 >>13 답레 써오겠습니다!

46 그레이 휴 (nkqO7Li4Nw)

2022-04-05 (FIRE!) 20:04:12

만나고자 각오했음에도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짐승이 변한 모습은 그만큼 놀라운 것이었다.

"그 모습..."

짐승은 나의 모습이 되었다. 복수심에 불타던 과거의 나.

그것으로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어째서 이것이 저주가 아닌지를, 짐승이 되었을 때 느껴지던 그 증오를, 모든 것을 찢어발기고 싶던 분노를, 이해했다.

그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 짐승'을 사냥하기로 마음먹은 그날부터 가진 감정들.

"짐승이 되고 모두를 해치게 되자 난 그것을... 내가 아니라고 부정했지. 그만큼 내 증오는 짙었고 폭력적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것이 짐승의 감정이라 여겼지. 내 변신은 저주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난... 너였어."

47 Narrator (n274FNN2qk)

2022-04-05 (FIRE!) 21:11:43

- 그레이 휴

당신이었던 것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온다.

그의 공허한 눈동자 아래로 잊지 못할 기억이 한 장의 도화지가 되어 나타났다.

살아남기 위해.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위해.
지독하게도 억눌러 담아왔던 감정은 당신이 모든 것을 잃었을때 무너지고 말았다.

동료들이 등을 돌렸을 때. 당신은 또다른 내면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쓰러진 이들에게서 달아나며 수많은 시간을 감추고 또 외면해왔다.
수년을 해매며 기억과 멀어지려 노력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잊으려 할 수록 어두운 내면은 당신의 일부, 그 이상의 것마저 빼앗으려 했으니까.

그러나 더이상 그럴 순 없을 것이다.
이 추악한 내면조차 여전히 당신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으니.

해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것을 깨닫자 당신은 내면을 벗어나 이미 알고 있던 세상으로 돌아온다. 조금 풍경은 달라져 있었지만..

차디찬 바람과 매서운 눈보라. 그리고 왠지 모르게 가쁜 숨. 그 너머로 하얀발 네메스가 보였다.

"이제 정신이 드는 모양이군."

복잡히 헤집어진 눈더미와 상대의 지친 모습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이 기억을 잃은 동안 조금 많은 일이 오간 것 같다.

48 Narrator (n274FNN2qk)

2022-04-05 (FIRE!) 21:13:09

그래요 저도 반갑습니다 그레이주~~~

암튼 생각보다 장면이 너무 길어져서 빠르게 진행해봤는데..

웹박수로 보내주신 설정이 잘 해석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최대한 노력해봤습니다

49 그레이 휴 (5VIVIkUSng)

2022-04-06 (水) 21:31:59

"...괜찮으십니까?"

자기를 그렇게 만든 당사자가 하기엔 뭐한 말이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다른 말도 없었다.

아무래도 정신을 잃은 동안 많이 날뛴 모양이었다. 아직 가슴이 쿵쾅거라고 거친 숨이 입에서 나왔다. 네메스도 고생 좀 한 듯 보였다.


//만족스럽습니다...! 그레이도 이제 자신을 받아들였으니 강박에서 좀 벗어날 것 같네요!!

50 유진주 (Z9n9GbHa5.)

2022-04-10 (내일 월요일) 10:18:03

혹시 유진도 낄 자리 있을깝쇼....?

51 Narrator (Th3xmLhdBA)

2022-04-14 (거의 끝나감) 11:45:54

병원에 입원중이라 유진주 레스에 답만 드리고 갈게요.

오랜만입니다 유진주~~ 반년만인가요??

본론만 말씀드리면 장기간 자리를 비우신 분들은 시트 내리신 걸로 간주하고 텍본을 다 지워버려서 진행이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얼추 생각해둔 내용이 있었는데 워낙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죄송합니다.

52 Narrator (Th3xmLhdBA)

2022-04-14 (거의 끝나감) 12:11:53

- 그레이 휴

의문을 표해오는 당신의 물음에 정적이 흘렀고. 곧이어 안도의 한숨이 느껴졌다. 거친 눈보라에 가려 잘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곧 자리를 옮기고 나서 당신이 의식을 잃고 난 뒤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피그니손에게 받은 약을 마신 직후 야수화 되어 그의 집을 마구 헤집어 놓은 후 마을을 헤메던 것을 하얀발이 간신히 막아섰다고 한다.

“그 자 걱정은 말게. 크게 다치진 않았어. 다만 겁을 먹고 벽을 들이받는 바람에 뿔에 조금 금이 갔다더군.”

네메스는 밥그릇만한 찻잔을 들어올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겉모습은 뜯기고 할퀴어 전혀 그래보이지 못했지만.

그리고 당신의 앞에도 그가 쥐고 있는 찻잔과 비슷한 것이 놓여 있다. 그나마 가장 작은 걸로 준비해 주었다.

53 그레이 휴 (H5TUoi2/Nw)

2022-04-14 (거의 끝나감) 21:21:58

작은 잔이라고 해도 한 손으로 잡긴 불편했다.

'야수화해서 날뛰었다고 했지.'

그리고 그걸 네메스가 막았다. 예전엔 힘 좀 썼었나보군. 어쩌면 지금도 건재할지도 모르고. 그걸 생각하고 잔을 잡으니 새삼 그의 덩치가 느껴졌다.

두 손으로 잡은 잔을 홀짝이며 네메스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음... 피그니손이 놀랐다고 했지. 나중에 사과해야겠군. 그건 그렇고,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야수화할 걸 알았다면 대비를 좀 할 법도 했는데. 뭔가 문제가 있던 걸까?

"...이제 변신하더라도 이성을 잃지 않는 겁니까?"

조금 다급해진 마음에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54 이름 없음 (kMAre9ENXE)

2022-04-15 (불탄다..!) 18:59:25

엇 글을 쓰고 옮기질 않았네요...! ㅠㅠㅠ 어쩌다 입원하신 건지... 심각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푹 쉬다가 편할 때 돌아오세요! 입원하신 동안 편하게 걱정없이 계시길 바랄게요 ㅠㅠ..

55 Narrator (ZkzW7ctz6c)

2022-04-17 (내일 월요일) 18:09:58

- 그레이 휴

조급해진 마음이 당신의 표정에 드러났는지 하얀발은 잠시 대답을 머뭇거린다.

"유감이지만 확답을 내릴 순 없소."

그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동안 억눌러온 본능을 지난 밤새 토해냈대도 저주가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다는 것.

언제든 본능에 사로잡혀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차분한 목소리로 전해온다.

"이걸 받으시오. 본능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오."

그는 무언가가 담긴 천을 건네온다. 가까이 두면 은은한 향기가 피어오른다.

어젯밤 피그니손이 건네 왔던 차에서 맡아본 향기다.

"명심하시오. 본능 또한 그대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언제든 그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이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저주가 해결 되었다기보단 다른 방법으로 힘을 억눌러 담은 것에 가깝다.

정말로 저주를 완전히 뿌리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을까?

56 Narrator (ZkzW7ctz6c)

2022-04-17 (내일 월요일) 18:11:11

>>54
뇌수막염에 걸려서요~~ 상황이 나아지면 빨리 퇴원할 것 같습니다

진행속도는 비슷비슷할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57 그레이 휴 (cjWu1VKzfg)

2022-04-17 (내일 월요일) 20:01:40

손을 뻗어 건넨 물건을 받았다. 억눌렀다... 이 상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내게 달렸겠지. 그정도만 되어도 감사할 따름이다.

저주를 해결할 답은 여전히 어디서 찾아야할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곳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단서를 찾아 추적해야겠지.

"명심하겠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난 진심을 담아 말했다. 돌이켜보면 그는 갑작스레 찾아와 한 부탁에도 길잡이 둘을 붙여 날 도와주려 노력했고, 실제로도 도움이 되었다. 거기다 날뛰던 나를 말려주기도 했으니... 신세만 진 것 같아 미안할 지경이었다.

"혹, 지금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겠습니다."

명확한 목적지가 없는 지금 딱히 급한 일은 없다. 곧 보름달이지만... 처치를 받았으니 괜찮겠지. 내가 만든 난장판 치우기라도 하면 이 부채감이 지워질까 싶다.


//빨리 퇴원할 것 같다니 다행이네요!! 치료 잘 받고 나오시길!

58 Narrator (A5p6JfljQY)

2022-04-17 (내일 월요일) 23:31:03

- 그레이 휴

[ 망국의 풀(x5)을 획득했습니다. ]

망국의 풀 : 야인의 땅에서 자라나는 풀. 오래전 황무지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 망국의 짐승인간들은 이것을 사용해 본능을 억제했다.
( 본능을 억눌러 고유 특성 ‘내면의 짐승’과 관련된 모든 기술이 봉인된다. 대신 나머지 기술은 강화된다. / 단, 빈사 상태에 이르거나 보름달이 뜰 때마다 효과가 사라진다. )
( ‘사냥꾼의 곡사’ 강화 - 공격력 1/2 감소 -> 공격력 유지 / ‘짐승 사냥꾼’ 강화 - 공격 치명타 확률 명중 확률 수치와 동일 )

~~~~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하얀발의 태도는 초연하기 그지 없었다.

늑대귀가 건네준 단추가 아니었다면 이들은 지금과 같은 호의를 베풀었을까?

"좋소, 마침 길잡이가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물건을 전할 자가 필요했거든."

그는 도움을 주길 원하는 당신의 얼굴을 잠시동안 쳐다보더니 생각을 굳힌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당신은 얼마전 피그니손을 찾기 위해 만년설 요새라는 곳으로 떠난 적이 있었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아주 험하고 깊은 곳에 있다 했던 사샤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물론 혼자 보내진 않을 것이오. 길잡이가 한 명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사샤와 유리 모두 거동이 힘들만큼 큰 부상을 입어 새로운 손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마을 아래쪽의 낯은 지붕을 찾아가라 말해준다.

떠나는 길에 야수화로 옷차림이 엉망이 됐을 당신에게 널찍한 로브를 한 벌 건네준다.

수인에게 맞춰진 크기라 거의 이불을 뒤집어 쓰는 것과 같았다..

59 Narrator (A5p6JfljQY)

2022-04-17 (내일 월요일) 23:32:01

>>57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머리 아파 죽겠습니다

그레이주도 건강 조심하세요,, 생각지도 못한 병이 갑자기 찾아오더라고요.

60 그레이 휴 (xYnGkPnCDs)

2022-04-19 (FIRE!) 23:55:40

로브는 조금 무거웠지만, 따뜻했다. 바람이 안 들어오도록 잘 여미고 발을 옮겼다.

사샤의 말대로 만년설 요새로 가는 길은 험했다. 날씨만 해도 지금 두른 로브로 모자랄 판인데, 괴물까지 있었지. 그 덕에 고생이 배가 됐다. 사샤는 크게 다치기까지 했고. ...사실 그 때문에 일을 돕기로 한 것도 있을 것이다.

고민하며 걷다보니 나온 곳에서 꽤 멀어져있었다. 마을 아래쪽의 낮은 지붕이랬지? 주위를 둘러보며 그런 집을 찾았다.

//저도 건강검진 해보니까 혈압이 꽤 높더라구요... 정말 몸조심 건강조심은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줘야하는 거 같습니다 ㅠㅠ

61 Narrator (ehHFoZZSBk)

2022-04-23 (파란날) 17:04:24

- 그레이 휴

그가 말한 곳으로 향하자 금방 눈에 띄는 지붕이 하나 보인다.

눈에 덮여 입구가 거의 보이지 않을만큼 낮게 내려앉았다.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전혀 없어 눈을 치워가며 안으로 들어설 길을 만들어야 했다.

어찌저찌 문을 두드리거나 사람을 불러봐도 응답이 없다.

기다림에 지쳐 현관으로 들어서면 따뜻하다 못해 뜨끈한 공기가 당신을 맞이한다.

덜렁거리는 닫고 안을 살피면 타오르는 벽난로와 거대한 침대, 그리고 누군가의 코골이가 들려온다.

귀가 얼얼할만큼 커다란 코골이에 햐안발이 말한 곳을 제대로 찾아 왔는지 미심쩍은 기분이 들법 했다.

62 Narrator (ehHFoZZSBk)

2022-04-23 (파란날) 17:05:43

>>60
에고 조심하세요 곧 날도 더워지는데.. 혈압 빨리 낮아지시길

63 Narrator (EFOxzLqd0Q)

2022-04-23 (파란날) 17:06:35

오타 있네요 '덜렁거리는 닫고 -> 덜렁거리는 문을 닫고' 입니다

64 그레이 휴 (wY/rX5ofb2)

2022-04-23 (파란날) 17:55:17

들어오자마자 헛웃음이 나왔다. 오랜만에 마주한 뜨거운 공기가 반갑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게 익숙한 것은 이런 열기였다.

그러나 열기가 가져다준 반가움도 얼마 가지 못했다. 귀를 때리는 소리 때문이었다.

이렇게 후끈거리면 더워서 깰 법도 한데 잘도 자고 있군. 로브를 벗고 소리의 근원지로 갔다.

"일어나시오."

65 그레이 휴 (wY/rX5ofb2)

2022-04-23 (파란날) 17:57:14

>>62 걱정 감사드립니다!!

66 Narrator (upO5/5AUco)

2022-04-24 (내일 월요일) 00:23:11

- 그레이 휴

가까이 다가가자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있는 곰이 한 마리 보인다.

당신은 깊은 잠에 든 이를 깨우려 했지만 기적 소리에 버금가는 코골이에 목소리가 묻히고 만다.

그래도 여러번 부르자 인기척을 느꼈는지 마치 성가신 파리를 쫓아내듯 팔을 휙휙 휘두른다.

커다란 손이 코앞에서 붕붕거리는 모습은 의도가 없었더래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저리 가. 귀찮게 하지마."

곰은 잠꼬대처럼 웅얼거리며 입맛을 다시듯 쩝쩝거리다 다시 코를 골기 시작한다.

67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00:45:54

...곰이라서 겨울잠을 자는 건가? 집 앞에 쌓인 눈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은 눈보라를 생각하면 하루이틀만 안 나가도 쌓이긴 하겠다만.

잡스런 생각은 떨치고 다시 곰을 바라보았다. 아무튼간 이대로 계속 서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를 깨우기 위해 불렀다.

손이 안 닿게 좀 떨어져서.

"네메스가 불러서 왔다. 물건을 전달해야 한다던데?"

68 Narrator (B.7gzsl8Co)

2022-04-24 (내일 월요일) 00:57:02

- 그레이 휴

하얀발 이야기를 꺼내자 곰은 베게를 붙들고 짜증을 낸다.

"아-! 영감탱이는 어쩌고 날 부른대?"

약속된 일이 있었는지 몸을 벌떡 일으키며 좁쌀만한 눈으로 당신을 쳐다본다.

상체만 들어올렸을 뿐인데 침대 너비만큼 굉장히 우악스러운 덩치다.

이곳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던 의문을 풀어주면 어쩔 수 없이 납득하듯 침대에서 일어난다.

낮은 지붕에 그렇지 못한 덩치 때문인지 머리가 거의 천장에 닿는다.

"...?? 에그, 뭐야! 징그러워라.."

곰은 나갈 채비를 하듯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잠시 멈칫하고 당신을 빤히 쳐다보더니 화들짝 놀란다.

방금전까지 잠에 취해있다가 이제서야 뒤늦은 반응을 보이나보다.

"털이 하나도 없네. 사막 인간이 왜 여깄어?"

마을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짐승 모습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그렇지 않은 모습이 비정상 취급을 받는 모양이다.

69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01:11:32

네메스의 이름을 대자 곰은 바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계속 자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되겠군.

수인만 있는 곳이기도 하고, 피그니손의 집에서 부린 난동도 있어 내 얘기가 좀 퍼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하긴 여기와서 바로 움직였지. 내 얘기가 퍼지기에 시간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아님 그냥 자느라 못 들었든가.

어쨌든 적대적인 반응은 아닌 거 같아 편하게 답했다.

"야인에게 물려서 오게 됐다. 그분께 도움을 받았지."

70 Narrator (KAgCoVqqj2)

2022-04-24 (내일 월요일) 01:16:30

- 그레이 휴

"야인한테 물려? 아, 조금 불안한데.."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당신의 상황을 대번 이해했는지 야인화로 너덜너덜해진 당신의 옷차림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한다.

"밖은 지금 어때? 눈은 많이 와? 둥근달이 뜬 건 아니지?"

곰은 채비를 마치며 이런저런 말을 걸어온다. 커다란 몸집에 비해 은근히 재잘재잘 말수가 많다.

71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01:25:55

본성을 통제하지 못하는 야인은 역시 위험대상인 거 같았다. 며칠 전 나와도 싸운 백야 속 짐승도 이성을 잃은 존재라고 했으니... 그래도 별다른 질문은 하지 않아 나도 넘어갔다.

"그렇게 심한 것 같진 않더군. 달도 아직은 차지 않았다. 며칠 남지 않긴 했지만."

질문에 아는 대로 답하며 다시 로브를 입었다. 사실 눈에 대한 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피그니손을 찾으러 갈 때만큼은 아니었으니까.

72 Narrator (Ovwhs90ygE)

2022-04-24 (내일 월요일) 01:47:33

- 그레이 휴

설원에 올랐을때나 사냥꾼들과 길을 헤쳐 나갔을때를 생각하면 잠잠한 편이긴 했다.

"정말? 그런데 왜 날 깨웠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곰은 인상을 팍 눌러쓰며 따지듯이 묻는다. 나름대로 누리던 평화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나서인지 태도가 예민하다.

어쨌든 주어진 일이 있으니 느릿한 걸음으로 현관을 나선다. 뜨끈한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눈보라가 차가운 공기를 몰고온다.

자욱하게 낀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달빛이 내려온다.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었지만 피그니손이 주었던 차 덕분인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곰은 달빛이 내려오는 하늘을 우두커니 바라보더니 찬바람이 시려운지 몸을 웅크린다.

허리를 숙이자 커다란 몸집이 순식간에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보다 조금 더. 조금 더..

덩치가 줄어드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당신보다 작은 체구가 된 곰, 아니 여자는 다급히 현관 옆에 걸려있던 털옷으로 몸을 가린다.

"달 안 떴다면서?"

그녀는 눈썹을 날카롭게 세우며 당신을 쳐다본다.

갈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만이 곰이었다는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73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02:06:22

허, 이거 놀랍군. 달을 보고 그 커다란 곰에서 인간의 모습이 되었다. 나와는 반대인가? 하지만 이자는 곰 모습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알아갈 것이 있겠군.

다시 달을 바라보았다. 완전히 둥글진 않았다. 내 예상보다 더 차긴 했지만.

"...달이 차지 않았다고 했지, 안 떴다곤 안 했소."

조금 억지를 부리며 얼버무렸다. 말장난이긴 했지만 사실이긴 하니까.

74 Narrator (iwBaYskKz2)

2022-04-24 (내일 월요일) 02:21:04

- 그레이 휴

이젠 누구도 탓하지 못한다. 하늘에 떠 있는 달에게 따지지 않는 이상은..

"하.. 정말 이거 맞나?"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잠시 현관 안쪽으로 사라졌고, 곧 한기와 맞서싸울 옷차림을 끝마치고 나온다.

자연스럽게 옷을 걸치는 모습에서 예전부터 이런 일을 자주 겪어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건만 받고 바로 올라갈거야. 굳이 여러번 하얀발 볼 필요 없으니까.."

말을 마치고 털모자를 눌러쓰며 앞장서 걷는다.

방금전까지 네메스와 맞먹을만큼 커다란 덩치가 폴싹 줄어든 모습이 쉽게 적응되지 않는다.

잠시 후 어느 지붕 앞에 이르러 요새에 전해줄 물건 꾸러미를 받는다.

그녀는 커다란 꾸러미를 잠시동안 쳐다보더니 등에 세워보려다 곧바로 포기한다.

겉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보통 사람처럼 약해졌나 보다.

75 Narrator (iwBaYskKz2)

2022-04-24 (내일 월요일) 02:21:28

시간이 늦어서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76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02:23:48

새벽까지 수고하셨습니다~~!!

77 그레이 휴 (tkOtTNLaUE)

2022-04-24 (내일 월요일) 20:15:10

꾸러미가 크긴 했다. 그래도 곰 모습이었다면 힘 쓸 것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난 들 수 있으려나... 뭐가 들었는지는 몰라도 내가 들어야겠지. 어쨌든 일손은 둘 뿐이고, 한 명은 못 드는게 확인됐으니까.

일단 한 번 시도라도 해봐야겠다. 그녀 대신 꾸러미를 등에 메보며 지나가듯 물었다.

"...달빛을 받으면 인간이 되는 건가? 야인과는 다른 거 같은데."

78 Narrator (uxJ..lQezk)

2022-04-25 (모두 수고..) 00:51:55

- 그레이 휴

짐을 이자 엄청난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고작 한둘에게 전할 물건이 아니니 당연하긴 하지만.. 이걸 이고 눈으로 가득한 설원을 지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기력해진건지 짜증이 섞인건지, 무미건조한 표정이 된 여자가 당신을 쳐다본다.

이제야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방금전 커다란 덩치였다면 충분히 들고도 남았을테니.

"응, 다른거야. 완전히."

그녀는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한숨을 내뱉는 것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짧게 말을 마치고 준비 됐냐는듯 살며시 눈길을 준다. 아직은 그녀에게서 이야기를 들을 때가 되지 않았나 보다.

79 그레이 휴 (pHakb89.M.)

2022-04-25 (모두 수고..) 01:17:11

끙 소리가 자동으로 나온다. 이걸 지금 하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눈보라가 조금만 심해져도 못 걸을 게 뻔했다. 나도 곰이 그립군.

"끄응... 눈밭을 헤쳐가긴 힘들 거 같은데?"

애초에 난 사냥꾼, 수색조 일을 했으니 이런 무거운 물건을 지고 이동한 경험이 별로 없다. 괜히 가다 뻗는 것보다 지금 말하는 게 낫겠지. 그녀에게 짐을 나누자고 설명했다.

80 Narrator (wsj4SWzI/Y)

2022-04-25 (모두 수고..) 01:19:36

그레이주 안녕하세요~~ 곧 자러 갈거라서 다음 레스는 나중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81 그레이 휴 (pHakb89.M.)

2022-04-25 (모두 수고..) 01:23:50

넹 푹 주무세요!

82 유진주 (DvmKzN2/6M)

2022-04-27 (水) 23:35:24

아이고 나레이터 괜찮습니다 즐거운 상황극판 하시고 쾌차하세요!

83 Narrator (0GlVdT/u9U)

2022-04-29 (불탄다..!) 21:03:27

퇴원했습니다

개인 사정 마무리 되는대로 이어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진주 감사합니다. 즐거운 상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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