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괴짜같은 분들은 과학 쪽에 간 분들도 있고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자기만의 일가를 이루고 있는 분들도 있어요."
클럽에 대해서 적당히 설명합니다. 지금도 명문에서는 그런 클럽이 있다고 들은 기분이.. 어쨌든 그런 걸 설명하다가 레이나 양이 그러고보니.. 로 물어본 것이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던 것이라서 오히려 조금 놀랐습니다. 이 에유에서는 그냥 잘 살아계시다가 조금 일찍 병으로 돌아가신 것 뿐이니까요. 사실 토우야와 스바루의 나이를 감안하면(스바루가 지금 20대 중반이라면 토우야는 30대 초~중반일 거고. 어머님은 생각보다 느지막히 결혼한 것이니만큼..) 일찍이라곤 해도 어느 정도 사신 거죠.
"아. 맞아요. 어머니에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합니다. 제가 그림을 엄청 열심히 연습한 것도 그려놓으려고 좀 열심히 한 것도 있었으니까요? 라고 말하며 옅은 웃음을 짓습니다. 사진도 남아 있고, 그림도 남아 있으니 추억거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춤을 좀 추면서 담소를 나눕니다.
1. 레이나가 진행될 경우 스바루는 혼담을 물리는 데에 신경을 썼어서 레이나의 소식을 잘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레이나에게도 혼담이 들어왔다는 것에.. 그리고 그것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놀란 표정을 짓고는 편지를 보내려 했을까요? 지금 괜찮으신가요. 라던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한다거나요?
2. 스바루가 진행될 경우 스바루는 가족모임에 갔다가 선자리에 끌려갔습니다. 본인은 싫다고 했지만. 한번 정도는 만나보고라는 말에 만나서 거절하겠다는 것으로 갔지요. 유력 가문의 자제의 결혼식이 이르렀다라는 기사가 먼저 터져서 난처한 입장이 되었다는 게 문제겠지만! 아마 그것은 상대방 측에서 마음에 들었기에 내보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연인이 있는데.."
조금 다른 사람과 만남을 자제하라는 것에 외출이 어느 정도 금지되어서 앉아있었습니다. 너무 강압적이지는 않아서 편지나 전보 등등은 가능하지만요.
//둘 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일단은 둘 중 하나로 골라도 좋아요.. 늦었다악...
스바루가 말하는 클럽을 귀 기울여 들으며 흥미롭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클럽이 사교모임이나 동호회에 더 가까운 거였구나. 그녀는 그가 재밌는 학창시절을 보낸 것이 꽤나 부러웠던 모양이다. 자신도 연극부 활동으로 즐거운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것말곤 딱히 재밌는 기억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님이었군요... 어머님께서 굉장한 미인이셨나봐요."
지금보니 굉장히 닮았어요. 여기서 머리카락만 기르면 어머님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그녀는 부모자식간에 이렇게 닮을 수 있는지 신기해하며(자신도 어머니와 판박이었지만) 말했다.
"어머님이 하늘에서 보고 계시면 뿌듯해하실거예요. 이렇게 멋진 화가가 되었으니까요."
자식이 성공했는데 기뻐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레이나가 테라스의 난간에 몸을 살짝 기대어 말했다.
// 그럼 2번으로 할까요? 신문기사를 본 레이나가 만나러 와서 직접 결정을 듣고 싶다고 한다던가요?
"그렇죠? 예전에 미디어에 조금 노출된 적 있었던 적 있었는데 굉장한 이슈였던 적 있었다네요."
그게 일회성이었지만요. 라고 말합니다. 일종의 다큐멘터리나. 도전골든벨 같은 종류의 한 회차 같은 느낌이었을 겁니다. 지금 보니 닮았다는 말에 레이나 양도 많이 닮으셨는걸요? 라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렇겠지요..?"
기뻐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냐는 말에는 그저 미소짓습니다. 아마 그렇다. 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의의 말이었을 겁니다. 방긋 웃으면서 잔을 맞댈래요? 라고 말해봅니다. 마침 불꽃놀이를 한다고 샴페인도 다시 돌아다니며 배달하고 있고. 눈이 팔리니만큼. 끌어안기거나 끌어안기도 좋겠지요. 스바루는 그 와중에 부드럽게 끌어안았을 거니까요?
"하..."
뭐 정해진 것도 없는데. 먼저 신문기사를 내고 말다니. 라고 말하는 스바루의 표정은 조금 심각했습니다. 전화통화를 하는 스바루의 상대방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네가 해결해야 하는 거지. 라고 답했습니다. 레이나 양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숨을 쉽니다.
우와... 그랬다면 저도 알고 있을수도 있겠네요. 굉장한 이슈였다니까요. (아무래도)명문학교였을테니 클럽활동은 사람들도 많이 궁금해했을까. 주목이 모이는건 어찌보면 당연했을 것이다. 그녀는 어머니를 닮았다는 말에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때부터요."라고 답했다. 그러고보니 우리 둘 다 어머니를 닮았네요?
"그럴거예요."
그녀는 부드럽게 안아오는 그의 품에 자연스레 안기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잔을 그의 잔에 부딪히려 잔에 가까이 대었다. 불꽃놀이는 예정대로 아름답게 펼쳐졌을까. 형형색색의 불꽃이 터지는 소리는 한 커플이 서로 끌어안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것을 사람들로부터 가려줬을 것이다.
기사는 레이나도 자연스레 보게 되었다. 그녀도 처음엔 믿기지 않는다는듯 놀란 얼굴과 떨리는 손으로 신문을 넘겼지만, 마지막엔 오히려 차분해졌다는듯 스바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신문이나 다큐멘터리에 남아있고. 재방송이나 재방영이 잘 되는 시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활동이 없었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잊혀질 수도 있었을지도. 명문 학교의 클럽활동은 은근히 중요한 편이라고 들었으니. 스바루는 소개로 들었던 곳은 정중하게 탈퇴했었다는 말을 합니다. 앞으로의 경영이나 그런 쪽은 제 적성은 아니었거든요. 라고 말합니다만.. 거기서 들은 경영이 일부분 도움되기는 했으니. 정중한으로 포장했습니다.
"그렇네요. 둘 다 어머니를 닮았어요"
고게를 끄덕이며 그럴거에요라는 말을 하는 레이나를 보며 화사하게 미소짓습니다. 이런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잔을 부딪히면 청량한 소리가 나면서 홀짝이면서.. 끌어안기는 것을 가려주는 불꽃놀이.. 낭만적이었지요.
기사가 난 것을 보면.. 스바루의 의사가 있다.. 라던가 그런 추측될 만한 건 없이. 상대방 측이 원한다는 게 슬쩍 드러나 있겠지요.
"네. 말씀드릴 수 있어요."
본의가 아니었다거나, 해결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이 예의이니만큼. 전화를 받았습니다. 스바루는 침착해보이는 목소리였지만. 좀.. 떨리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금방 올 거라는 레이나를 맞이하기 위해서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려 할까요?
그때부터 인맥을 쌓는건가요... 빡세군요. 사실 보통 학교에서도 같은 동아리 출신인걸로도 학연 지연을 맺는데 명문학교라면은... 레이나는 탈퇴했다는 말에 역시 예술가로서의 피가 더 짙었나봐요. 라며 웃어보였다.
그녀는 그와의 미래를 생각하는 자신을 보며 결혼 생각이 없던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굳이 결혼이 아니더라도 오래오래 만날 수 있길 바랐다. 불꽃놀이는 좋은 이벤트이자 가림막이 되어주었다.
택시를 타고 스바루의 집 앞에 도착한 레이나는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그가 문을 열어주면 의자에 앉아 "물 한 잔만 주시겠어요?" 라고 말할 것이다. 그녀는 스바루의 침착하지만 조금 떨리는 목소리를 기억했다. 본인 의사로 진행된 결혼은 아니라는 뜻이겠지. 그녀는 그가 물 한 잔을 주면 들이킨 뒤, 최대한 닿는 소리가 나지않게 컵을 내려놓곤 말했을 것이다.
"스바루 씨의 의사로 진행된 결혼이 아니라는건 저도 알고 있어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그 상대 측에서 원하나봐요? 그녀는 꽤나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었다.
인맥을 쌓고.. 그런 셈이죠? 학연과 지연.. 거기다가 혈연까지더해지면 상당한 게 될 수 있습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게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들만의 리그. 미래를 생각하는 건 레이나 뿐 아니라 스바루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은 글쎄.. 일지도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걸 생각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긴 것을 내다보는 걸지도요?
문을 두드리자 살짝 확인하고는, 열어줍니다. 기자나 그런 걸 좀 맞이한 적이 있었나 봅니다. 그나마 파파라치는 없는 걸 확인했어서 다행이려나? 물을 달라고 하자 얼음을 담아 건넸습니다
"그런 셈이지요. 그쪽이 사진만 보고 좀 마음에 들어했나 봐요."
저로써는 가장 곤란한 상황이네요. 라고 말하는 스바루는 조금 피곤한 표정입니다. 다만 레이나를 보면서 기뻐지는지 슬쩍 풀리기도 하네요. 스바루도 찬물을 마시고는 좀 진정합니다. 그리고는 레이나를 바라보면서..
얼굴은 봤겠지만 그냥 사진으로 보고 결정이라니. 아무리 집안 신뢰도가 높아도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라는 중얼거림이 덧붙여집니다. 비꼬는 듯한 말투를 말리지 않는 건 자신도 약간은 어처구니 없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선자리를 주선해서 만났는데 설계를 하다니요."
그게 계획되로 되었으면 통속극이 왜 있을까요. 같은 말을 하지는 않고 헛웃음을 짓습니다. 결혼을 해서 선수를 친다는 말을 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저랑 결혼해도 정말 괜찮으신가요? 라고 물어봅니다.
"싫은 건 아니지만요.."
결혼이나 그런 건 신중하게 생각하는 거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약혼만 한다거나 하면 혼담 무마만 하면 파혼같은 것도 가능하다고 염려를 담아서 말합니다. 혼삿길 막혀요? 라는 진지한 담론이 나오기는요. 그래도 괜찮다면 사실..약혼을 제안드리려 했었거든요. 라고 말하면서 약혼용 반지 물려받은 걸 꺼내보이려 합니다. 성채 블랙 사파이어로 만들어진 반지를 보여주다가. 당돌하시지만 그것도 좋으니까요. 라는 말을 하며..
"그럼.. 당장 만나러 갈래요?"
진지하지는 않지만. 약혼이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혼담은 어불성설이다. 라는 시위나 마찬가지라는 것 정도는 명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후회라는 말에 다시 고개를 저었다. 하기야 이렇게 빨리 결혼 이야기가 나올줄은 둘 중 누구도 몰랐을 일이었다. 그녀는 이해한다는듯이 눈을 감고 납득했다. 그런데 스바루 씨, 약혼반지까지 준비한걸 보면 꽤 오랫동안 생각한거 아닌가요? 그럼 후회하지 않겠다는 말로 봐도 되겠죠? 그리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소속사 사장이나 관계자들은 경악하겠지만... 뭐, 어쩌겠어요."
혼인신고는 상대를 속이는데 쓰고, 나중에 하도록 할까요?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는 스바루의 모습에 놀랄 줄 알았는데 웃을 줄은 몰랐다며 되려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후회라는 말에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젓습니다. 뮤즈랑 같이 한다는 것을 거부하는 예술가도 있을까요? 라는 말을 합니다. 오랫동안 생각이라는 말에 사실은 비밀로 하고 주려 했는데요.. 라고 중얼거립니다.
"어쩌겠나요.. 원래대로라면 레이나 양도 혼담이 들어온 거니까요."
쌤쌤이지요? 라고 말하는 스바루는 웃습니다. 혼인신고서는 속이는데 쓴다는 것에 제출하면 되는 거니까 미리 써두기는 해야겠어요. 라고 답하면서 혼인신고서...를 발급받으러 갈까요? 가서 작성은 하지만 제출은 안 했을지도
"돈을 주고 헤어지라니. 너무하네요...."
근데 그럴 만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까요.. 라고 생각합니다.
"아.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하고 레이나 양의 최고수입이랑 제 그림 몇 개 경매가로도 부족하다고 하는 건 어때요?"
라는 농담을 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알기에 그런 걸까요? 물을 끼얹는 건 실례가 맞네요. 그리고는 스바루의 본가로 향하면.. 상당한 대저택이 있을 겁니다. 사실 쓰는 건 2층 정도지만요. 라는 말을 합니다. 다 쓰지는 않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오히려 별관에서 더 자주 지내요. 라고 하면서 아버지를 보러 가야겠다는 것? 먼저 만나고 있다면 바로 해결 가능하려나요? 라는 말로 긴장을 풀어주려 합니다.
저는 독립한 거나 마찬가지라서요. 라는 말을 하면서 기다린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안내에 따르려 합니다. 방 안에는 토우야와 아버님이 계시겠네요.
"저 왔어요."
그리고... 아버님과의 대화는 딱히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토우야가 고생할 뿐 아버님은 그렇게 고생할 것도 아니거든요. 알아서 하던가. 같은 기조입니다. 여기서는 그냥 평범하게 사별한 만큼 집착적인 면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토우야가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지. 라는 말을 하면서 너네가 알아서 떨쳐내.. 우리는 그냥 거절한다. 정도면 되니까.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못했다. 정도면야..라고 중얼거리며 뭔가 경제적인 차트를 넘기는군요.
"약속은 잡아주시겠지요?"
대면해서 내미는 것이 좋겠다는 것은 맞습니다. 원래 큰 건은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는 게 좋으니까요. 어느 정도 말을 전하기는 하겠지만. 아마도 식당의 분리된 방에서 만날 겁니다. 다행히도 찬물 정도만 있네요. 뜨거운 차나 차갑지만 주스 같은 거는 곤란하다고요?
만나지 않겠다면 이쪽에서도 강수를 두는 수 밖에요. 그녀는 단호한 말투로 정말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얼굴만 보고 결혼을 결정할 정도면 얼마나 머릿 속이 꽃밭인 아가씨일까? 라고 생각했다. 그 상대는 결혼 생활에 대해서 나중에 생각하자는 주의였을까. 아무튼 레이나에겐 첫인상이 좋지 못했음은 분명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전 메이오미야 레이나예요."
영화나 연극을 보는 취미는 없으신가 보군요. 그리고 미리 말 해두겠지만 절 당신의 사랑을 빼앗아간 도둑 고양이로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당신 생각보다 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니까요. 처음부터 지지 않겠다는듯 강하게 나가려는걸까. 무겁게 내리깐 목소리로 말을 늘어놓았다.
그냥 완만히 해결되는 게 가장 좋겠지요?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스바루는 상대방 앞에서 조금은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보통 얼굴을 보고 괜찮다 싶은 혼담을 찾아서 선을 보고(이것도 없었다) 마음에 들면 몇 번 만나보다가 약혼한 다음에 좀 이런저런 이권을 조율하는데 그걸 다 넘겨버렸으니 스바루네 집안에서도 많이 당혹했을 겁니다.
"반가워요..." "으....정말로 운명일 거라고 믿었는데..."
반갑다고는 말하지만 절대 반갑지 않은 표정입니다. 그녀는 울먹이는 것처럼 말하면서 사랑을 빼앗아간 도둑고양이라고 하기에는 레이나가 먼저 말해서 움찔합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 정도 조율을 거쳐나가면, 힘겹기는 하지만(대부분은 그녀의 치기어린 행동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합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약혼이 무산되었다. 라는 것을 내본다거나. 보복은 없을 것이다. 라는 것을 구두 말고 문서화로 만들 수 있었을지도요?
"혼인신고서는 안 써도 될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물론 정말로 내고 싶기는 하지만 결혼식 후에 내는 것도 나름 운치있지 않나요? 라고 농담을 합니다.
물을 뿌려지거나 뿌리지는 않아서 다행입니다. 스바루는 맞아줄 생각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물을 좀 맞는다고 해서 미모가 죽는 건 아니잖아요? 상견례를 할 레스토랑은 분리된 방도 있고. 예약도 어렵다는 곳이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해냈다고 하네요. 음식의 코스를 준비하며 그 동안 이야기를 나누기 딱 괜찮은 곳이라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츠이쥬우시 스바루라고 합니다."
스바루는 꽤 긴장했을 겁니다. 연인의 부모님을 보는 것은 처음이고요.(레이나의 어머니가 배우라는 걸 듣고는 찾아보기는 했겠지만요) 반대로 스바루의 아버님은 훨씬 여유롭네요. 하긴 굉장히 많은 업무를 하는 것이나 사람을 만나보았을 거 아닙니까?
"결혼을 결심하기로 한 계기가 비슷한 것은 꽤 인상깊군요."
말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고는 적당히 신혼에 관해서 몇 가지 조율을 해본다거나.. 스바루의 아버님이나 레이나의 부모님이랑 이야기가 은근히 잘 통했다거나요? 언론에 크게 알리지는 않고 적절히 조율할 겁니다.
상견례 무사히 치뤄졌을겁니다. 중간에 웬 아저씨가 나타나 방해하는 일도 없고, 사랑의 라이벌이 나타나 깽판을 놓는 일도 없었겠죠.
레이나의 부모님은 인사를 하는 스바루를 보며 자신들도 잘 부탁한다는듯이 자기소개를 했다. 각각 이름을 밝히고, 레이나의 어머니/아버지 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했을 것이다. 레이나의 어머니는 스바루의 아버지에게 모자란 딸이지만 모쪼록 잘 부탁한다며, 그러면서도 가문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게끔 기본은 되어있는 아이라며 소개했다.
아버지 쪽은 (친부 쪽과는 달리) 얌전한 성격이라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을까. 하지만 예비 장인이 되는 입장인지라 스바루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딸을 잘 부탁합니다. 라는 말을 전했다. 꽤나 애정이 깊어보이는 눈빛으로 레이나와 스바루를 번갈아 본 뒤, 서로 깊이 사랑하는 사이이니 잘 살겠구나. 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제 남은건 결혼식 의상과 예식장, 일정 등등인가. 한창 바쁘게 날을 잡고 예식장 등을 고르고 있다보면 어느새 결혼식 날까지 며칠 안 남은 시점이 되었을지도...?
레이나의 부모님을 만나고 조심스럽게 대합니다. 기본은 되어있는 아이라고 소개하는 걸 듣고는 기본뿐 아니라 정말로 좋은 이인걸요. 라고 애정이 담긴 말을 하는 스바루네요. 여러 붙어있는 말들을 들으면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불초한 자식을 잘 부탁드립니다"
스바루의 아버님 또한 교육을 소홀히 시킨 적은 없다고 말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는 잘 부탁한다거나 하는 말을 건네었습니다. 스바루의 아버님이 이런저런 업무로 인해 상견례 자리는 엄청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만난다는 목적은 충실했습니다
결혼식 날까지 며칠 안 남자. 조금 긴장되던 게 꽤 긴장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걸요. 그리고 어쩌면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곳에 가서 정말 다 예뻐서 다 예쁘다고 하던 일도 있었을지도요?
"긴장되지만. 기쁘네요."
스바루는 딱히 식단관리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레이나는 신부화장이나 마사지나 그런 걸 풀코스로 받고 있을지도요? 불공평하게도 스바루는 기본적인 것만 해도 살아나는 미모였지만. 결혼식의 피로연의 음식이나 결혼식에 놓을 꽃이나 부케 같은 것도 같이 고르고, 결혼하고 나서 살 집은.. 스바루의 아파트 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새롭게 단독주택을 짓고 살 수 있을까요?
결혼식 준비는 생각보다 더 복잡했다. 웨딩드레스는 다 예쁘지만 마음에 드는 것들은 하나같이 몸에 딱 달라붙어 숨쉬기 힘들 정도였다. 그나마 마른 편인 레이나였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곤욕을 치를 뻔했다.
사실 고증을 생각하자면 1920년대에 유행한 웨딩드레스는 플래퍼룩처럼 통이 크고 널널했다니 꽉 조이진 않았겠지만, 여기서 고증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지라...
레이나는 이것저것 관리를 받으며 가만히 앉아서 관리를 받는 입장인데, 여기저기 움직이려면 꽤 피곤하구나. 라며 주변에 있던 종이로 부채질했다. 그리고는 스바루를 슬쩍 보더니 결혼식에서 가장 아름다운건 신부여야 하는데 나는 신랑이 너무 미인이라 주목도 못 받게 생겼네. 라고 생각하며 살짝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곧 자신이 바라왔던 일이 이루어진다며 스바루의 말에 동의하듯 웃었다.
"그러고보니 신혼집... 스바루 씨 집에서 쭉 살아도 괜찮겠네요. 새로 집을 짓고 살아도 괜찮겠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이사를 가는 것도 좋겠지만... 그녀는 스바루에게 물었다. 어떤게 더 마음에 들어요?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거나 하더라고요. 다만 웨딩드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팔이 예쁜 거라고 하던 느낌. 다리가 짧으면 힐을 신거나 긴 걸로 가리거나, 허리는 졸라맬 수 있고, 흉부는 뽕을 넣을 수 있다지만 팔은 가리는 타입 아니면 웬만해선 힘들다나요? 레이나가 입는 건 다 예쁘겠지만... 스바루는 웨딩드레스 입을 때마다 사진사보고 찍으라고 했을 겁니다. 그야.. 다 예쁜데 하나만 입어야 하니까요..(피로연에서는 좀 가벼운 걸 입겠지만) 앨범 하나 뚝딱 만들어지겠네.
여기저기 움직이는 건 피곤합니다. 스바루를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고개를 갸웃하며 희미한 미소를 짓습니다. 살짝 피곤해보이는 표정도 묘하게 퇴폐스러운 미모가 되다니. 불공평하기는. 신혼집이라는 말을 하자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신혼집은 저희 집에 들어오고, 집 짓는 건 어때요?"
신혼일 때 정신없이 집을 지으면 뭔가 빠뜨리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라고 말하면서 같이 살아보며 아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라는 걸 꼭꼭 모아두었다가 설계할 때에 이런저런 걸 만드는 거죠. 라고 웃어봅니다.
사실 단 하루도 아니고 몇 시간 정도지만... 하지만 인생에 단 한번밖에 없는 날이고, 가장 아름다운 날 중 하나로 기억될테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니면 이럴 기회는 앞으로 없을 것이고,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날이 그리워질 정도로 더 바쁜 일이 생길테니까.
"그래요. 아직 아이 계획은 없으니까. 일단 스바루 씨 아파트에서 사는게 좋겠어요."
맞아요... 청첩장. 그녀는 스바루에게 상견례 전에 말했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바루 씨, 식장에서 웬 아저씨가 주책맞게 울거나 째려봐도 너무 놀라진 말아주세요. 그 사람은 제 친아빠일테니까요. 음... 아예 초대하지 말아야하나... 그녀는 스바루에게 의견을 물어보듯 그를 바라봤다.
청첩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에 쏟아진 정성을 보여주듯 아름답게 만들어졌을까. 일단 받는 사람과 보는 레이나 입장에선 감탄이 나올만한 디자인이었을 것이다.
저의 뮤즈와 같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기뻐요. 라고 부드럽게 말하며 손을 맞잡으려 시도합니까? 가장 아름다운 날이 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것은 기쁘고 좋은 일입니다. 스바루와 레이나의 결혼식 준비는 차질없이 잘 나갑니다. 예를 들자면 예식장을 하루종일 대관한다거나, 식사도 좋은 업체를 선정한다거나요. 매우 한국스러운 결혼식 느낌이지만.. 대충 섞어서 브라이드 샤워도 레이나는 했을까요?
"그렇다면 방을 치워놔야겠네요"
환기도 하고요. 라는 말을 합니다. 스바루의 아파트가 좁은 건 절대 아닌 만큼(오히려 4인 가족이 살기 적정크기라는 평이 있는 바이 3개 이상인 공간이다!) 같이 살려면 방청소만 좀 하겠지요.
"짠."
펼치면 유유히 흐르는 빛과 같은 것이 나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이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으로 가지고 있어도 좋을 법한 청첩장이지요. 어쩌면 이 초대장을 기념으로 가지고 있는 이들이 미래에 진품명품 같은 거에 내보낼지도...
뮤즈랑 살며 영감이라는 말에 웃는 스바루네요. 총각파티... 그냥 친구끼리 모여서 건전한 파티를 했겠지요. 하와이에서 사온 술을 좀 돌리거나.. 결혼했던 이를 모아서 이런저런 조언을 들어본다거나요.
"그건 비밀."
사실 스바루주가 생각이 안 나서 그런 거지만요. 물어보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적용하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겠지요. 유명 화가와 유명 배우의 결혼식.. 초청받은 이들은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할지도. 세기의 커플로도 불렸을 겁니다. 작품활동도 이어갈 거고 커리어가 끊기지 않을 거고요.. 음. 스바루는 잠깐 끊기거나 그럴 건 있으려나?
"긴장되면서도... 기쁘네요."
결혼식 전날 밤을 새면 곤란하니까 일찍 자야겠지만요. 식이 아침 일찍부터 하는 건 아니지만 준비는 아침부터 하잖아요? 그래서 스바루는 하루종일 청소를 해서 기력을 뺐습니다. 레이나와 정리가 얼추 다 마쳐진 곳을 볼지도 몰라요.
항상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이 생긴 셈이네요. 그녀는 주는게 많다는 그의 말에 별 말씀은. 이라는듯 작게 웃어보였다. 당신도 내게 준게 얼마나 많은데오.
그거라면 레이나도 안심했겠네요. 과연 스바루답다면 스바루다운 행동입니다(?)
아, 역시 환상의 레시피나 오버 테크놀로지였군요... 그래도 실제로 있는 디자인이니 그렇게 묘사된 것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앞으로 백년해로하며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려하며 속삭였다. 스바루의 작품활동이 왜 잠시 끊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예 붓을 놓아버린건 아닐테니 그가 멋진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라겠습니다.
"먼저 결혼한 친구 말로는 전날 밤엔 긴장감으로 잠이 안온대요."
그래서 결혼식 당일엔 어떻게든 버티다 끝나고 기진맥진해버린다고... 우리도 그럴까요? 최소한 자신은 그럴것 같다며 농담했다. 다 정리된 그의 집을 보며 처음엔 모델로서 들리던 집이 내 신혼집이 되다니,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네요.
준 게 많다는 말이나 손에서 기쁨을 느끼는 스바루였습니다. 작품활동이 잠시 끊기는 건.. 그다지 나쁜 이유는 아니겠지요. 좀 대작을 만드려고 고민하며 구상하는 그런? 그 기간이 좀 길었을 뿐이지요.
"푹 자고 일어나는 거에요. 어차피 알람 있을 거니까요?"
안 그래도 제가 깨우려 하겠지만. 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잘 자라고 해줍니다. 힘들었어서 스바루는 푹 잤겠지만요. 스바루주는 의외로 이런 날 전에도 잠은 나름 자는 편? 결혼식 당일에 신부화장을 하고 한껏 꾸밈받을 레이나를 보지 못하고 신랑 대기실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을 겁니다. 레이나는 따로 다른 손님을 맞이할까요?
그리고 이런저런 손님들이 모이면 버진 로드를 걷는 스바루입니다. 레이나가 들어오면 스바루는 생각보다 훨씬 멋져서 눈이 동그래집니다. 레이나의 들러리는 누구였을까요..
예술가에게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주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겠지요. 스바루에게 그 원천이 영원한 반려자가 되어 늘 곁에 있어준다면 큰 힘이 될까요.
레이나도 결혼하고 난 뒤 잠깐은 휴식기를 가질지도 모릅니다. 아예 쉬고 싶은 것은 아니니 곧바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짧은 공백기를 가지겠죠.
"고마워요. 그럼 자고 내일 봐요?"
그러나 레이나는 긴장하면 잠을 설치는 타입인지라 일어났을땐 조금은 피곤해보였습니다. 그래도 화장의 힘으로 어떻게든 티는 나지 않을겁니다. 신부 화장에 드레스 갈아입기에 벌써부터 혼이 빠지기 직전이지만, 지금이 식이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여유로운 편이라는건 그녀도 잘 아는 일입니다.
신부 대기실에서 친구들과 친척들을 맞이하고, 시간이 다 되었다면 그녀는 아버지(료타 씨)의 손을 잡고 버진 로드를 천천히 걸어왔을겁니다. 신부 측 가족석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는 아저씨가 있긴 하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그는 레이나의 친부입니다.
"잘 부탁해요."
레이나의 아버지가 특유의 온화한 웃음으로 스바루에게 레이나의 손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주례를 듣고, 반지를 나눠끼고, 키스까지 한 다음 퇴장해야 하니까요. 레이나는 아버지를 돌아보며 미소 지은 뒤, 스바루를 보며 입모양으로 잘 부탁해요. 라고 말했다.
서로가 서로의 영감이 된다라, 하기야 배우도 예술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스바루의 예술적이고 지적인 면이 레이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배역을 맡을때 반영될 수 있을겁니다. 만약 화가 역을 맡는다거나 화가의 아내, 뮤즈 역을 맡는다면 커리어 사상 최고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스바루의 모습에 레이나의 아버지는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갔다. 레이나 역시 주례를 들으며 (신랑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던지, 서로 평생 존경하며 살 것이라던지에) 네. 라고 맹세했다. 베일을 쓰고 눈을 내리깔고 있었지만 그 눈빛은 결연해보였다.
반지를 나눠끼며 딱 맞는 것에 안심, 떨어뜨리지 않은 것에 안심, 잘 준비된 것에 안심했다. 이제 서로 인사를 올리고 신부나 신랑이 쓴 편지를 읽거나, 축가를 듣는 일정이 이어졌겠지.
결혼식은 잘 진행되었을 것이다. 혹시 둘이 입장했을때 감동해 우는 사람도 있었을까. 그만큼 정말 아름다운 결혼식이었을 것이다.
이제 남는 건 신랑과 신부의 키스였을까, 주례는 잠시 헛기침하더니 스바루와 레이나를 불렀다. 레이나는 이제 올게 왔다는듯 살짝 긴장한 채로 몸을 작게 풀었다.
배우도 예체능인 만큼.. 화가 역이나 화가의 뮤즈라면 커리어 하이를 보여주겠네요.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커리어 하이가 못 온다는 건 아닐 거에요. 만족스러운 미소에 다행이라고 생각할지도요? 은근히 조심스럽다니까요. 눈빛의 결연함에 주례를 맡은 이는 좋을 때라고 생각하며 축복의 말을 해줍니다.
"신부와 신랑의 맹세의 키스로 결혼은 인정될 것입니다."
주례가 말하듯 신부와 신랑의 키스만이 남았기에 스바루는 긴장했습니다. 입 안이 마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화한 듯한 레몬과 민트의 향이 남아있겠지요. 미묘하게 달콤한 향이 있는 것은 가글에 남은 향이었을까? 사실 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결혼식 때에 곤란하면이라는 두려움이 약간은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레이나."
중얼거리면서 조심스럽게 키스하려 시도합니다. 입술이 가까워지고, 서로의 눈이 마주봐지는 광경이란. 서로의 키스가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해보는데요. 키스의 끝을 맞이라면 신부는 부케를 던지고, 신랑은... 글쎄요. 서양식 결혼이라면 가터 링을 신랑이 물어 빼 던지는 게 있다던데. 그건 넘길 수도 있으려나?
배우의 상황과 매치시키자면 실제 연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메소드지만 메소드가 아닌... 하지만 의외로 헤맬수도 있습니다. 사실 레이나가 스바루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특별히 한것도 없고, 자신과 정반대 성격이 오히려 연기하기 쉽다고 하니까요.
그녀는 살짝 긴장한듯 숨을 푹 쉬더니, 그가 베일을 올리기만을 기다리고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키스할땐 눈을 감는게 덜 어색해서라고 생각해서일까.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일테니 눈을 뜨고 하는것도 좋겠지만, 사실 이것이 이 둘의 첫키스였을테니(볼에 키스는 했어도) 부끄러운 감정이 더 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보고 배운게 있다고, 아예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었다. 고개를 튼다던지 뭐 그런거 말이다. 결혼식의 키스는 무사히 이루어졌을 것이다. 레몬과 민트향. 이것이 키스의 첫인상이었다. 사춘기 소녀가 생각하는 것마냥 폭죽이 터진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순간 가슴이 터질듯 마냥 뛰는건 사실이었다.
그녀는 밝게 웃으며 스바루를 보았다. 이제 모두가 우리 결혼의 증인이에요! 라는 듯이. 부케는 던져도 가터링이라... 레이나라면 무척 부끄러워하겠네요. 신부가 중간에 기절하는걸 보고싶지 않다면 넘어가는게 좋겠네요.
실제를 연기하는 건 어쩌면 조금은 질투할지도 모릅니다. 같은 방향을 원한다는 것은 어쩌면 경쟁자같은 걸로 생각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걸 티를 내거나 반대하지는 않겠지만요. 필요한 것이라던가 레이나가 그런 걸 하고 싶은 걸 보고 싶다가 그 미약한 질투보다 훨씬 클 것이니까요.
키스도 짜릿하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사춘기의 그 폭발적 호르몬의 영향으로 폭죽이 터지는 건 아니었어도 그만큼의 잠재성이 남아있었으니까요. 숨이 엉키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부케를 던지고 받은 건 누구였을진 모르지만 그 사람에게도 축하가 쏟아지고, 가터링은 부끄러우니 넘어갔다면 피로연이 벌어지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둘을 축복했을 거고. 아름다운 나날들만이 예정된 것처럼 사람들이 기뻐한 날로 남을 겁니다.
"정말 기쁘네요."
레이나 양도 기쁘다면 좋겠어요. 피로연 다음 날에는 신혼여행도 떠나거나.. 그럴 거고요. 라고 말합니다. 아마. 휴양여행으로 리조트 같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기만 하는 걸지도?
//조금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야기였지만 레이나랑 돌리면서 즐거웠어요!
하긴 그렇지요... 스바루가 질투해도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일지라도 레이나가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면 연기라도 질투할만 하지요. 레이나도 이를 우려하고 있긴 하겠지만 스바루가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고, 자신도 스바루만을 사랑하니 그도 이해해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녀 역시 감격스러운듯 기쁘게 웃으며 눈앞의 스바루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을 증명하는 일이 앞으로 더 있을거라 생각하니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사랑이란 즐거운 것이니 기대가 되기도 했다.
"나도 기뻐요. 내 사랑."
이렇게 아름다운 날이 오다니. 정말 행복해요. 그녀는 스바루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대려했다. 그리고 팔짱을 살짝 끼려하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이 행복이 너무나 달콤했다.
이 둘은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서로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래에도 세기의 커플로 불리며 서로의 신뢰를 지키고 살아온 부부의 대표적인 예가 되었을까. 물론 다투거나 투닥대는 일도 있겠지만, 그것이 이 둘의 관계에 큰 흠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