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산호 기념품이라... 산호를 서양에서도 장신구를 만들때 많이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좋은 기념품과 추억이 죄겠군요. 레이나 역시 자신이 본 산호군락의 아름다움을 들뜬 목소리로 설명하며 굉장히 즐거워했다. 이런 풍경, 보기 드물어서 더 좋았어요. 라면서 말이다.
"쇠...사슬이네요..."
쇠사슬을 보니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는지 실감이 들었는지 살짝 겁먹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래도 주의를 잘 따르면 안전하다고, 모르는 곳은 가지 않는다니까... 그녀는 긴장을 풀기 위해 일부러 농담하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 조심..."
우와... 색 자체가 다르네... 그녀는 블루홀의 깊은 푸른색을 보자 자신이 한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자연 앞에 선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법한 생각이었다. 주의를 따른다는 곧 자연에게 거스르지 않는다는 뜻. 그녀는 바다에 경의를 표하듯 마음을 다잡고 조심스레 내려갔다.
가이드도 가고 있고 만일을 대비한 것도 있으니까요. 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을 해소시킵니다. 너무 긴장하면 뻣뻣하게 굳어서 오히려 잘 보지 못한다고요? 라는 생각을 합니다. 빛이 좀 덜 들어오는 탓에 좀 창백해 보이는건 어쩔 수 없지만 아름답고 웅장합니다.
"조금 겁먹으셨나요? 사실은 저도요.."
산호초 군락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있어서 다 둘러보려면 하루종일 스쿠버다이빙을 해도 모자란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스바루와 레이나는 초보자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녹초로 다음날 일어나지도 못할 거에요. 게다가 근육통은 덤으로요.
"그래도 여유로우면 해마다 와서 한번씩 변하는 걸 봐도 즐겁겠네요"
해마다 오는 건 힘들지도 모르지만 생각날 때면 한번씩 그리워질 거란 생각을 하며 산호초 군락을 봅니다. 블루홀 주위는 수심이 깊지 않아서, 공기통과 호흡기를 배에 올려놓고 간이 호흡기로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고 나서 숙소로 돌아오면 다음 날까지 뻗어있었을지도?
스바루의 말에 긴장이 조금은 풀린듯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래요. 만일을 대비해서... 확실히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된것 같았다.
"아름다우면서도 무섭다... 자연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거겠네요."
우와... 그만큼 거대하단 말이에요? 그녀는 다 돌아보려면 하루는 걸린다는 말에 신기하다는듯 물었다. 그렇게 거대하다니, 믿겨지질 않아요. 역시 자연의 힘은 위대하네요. 그리고는 그의 말에 정말요. 매년 오면 감회가 더 새로울 것 같아요. 라며 맞장구치다가 살짝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럼 저와 평생을 함께 할거란 이야기인가요?" 라고 물었다.
많이 바빠지면 이 순간이 그리워지겠죠? 그녀는 그와 이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다음 날엔... 아무리 가이드가 인솔했다하더라도 물 속에서 많이 움직이긴 했으니 피곤할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 말이 걸맞다는 말을 하는 스바루입니다. 거대한 산호 군락을 둘러보면서 거북이를 만난다거나. 가오리를 본다거나 할 수 있을지도? 평생이라는 말을 하는 레이나를 바라보며 살짝 표정이 굳었지만.. 고개를 황급히 돌리는 것을 보면 얼굴이 발그레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숨기는 데에는 재능이 많지 않네요..
"그...그렇..죠.."
겨우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푹 숙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의 다음 날에는 뻗어있었습니다. 그래도 가벼운 식사는 해야 하기에 고용인에게 전통음식을 해달라고 부탁했겠지요. 그래도 아마 입맛에 안 맞지는 않았을 겁니다. 마사지사를 불러서 마사지를 받을 수도 있으려나. 그렇게 하루는 푹 쉰 다음에 다른 관광할 만한 곳도 둘러보겠네요.
평생을 같이 하고 싶다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조금 부끄러워하다가.. 저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하면서 정말로 그래요. 라고 답합니다. 전통 음식과 마사지로 푹 쉬고 난 뒤에 용암을 말하는 스바루입니다.
"옷은... 적당히 평상복이면 되겠네요. 너무 얇으면 유황 가스에 알레르기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네요."
그 외에 은제 장신구는 빼고 가는 거라던가요? 용암에 풍덩 빠지지만 않는다면 삽으로 퍼서 그 위에 고기를 구워먹는 이들도 있다네요. 라는 농담을 하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와아... 라는 반응을 보일까요? 과학자들이 용암의 온도는 마그마보다 낮고 철이 녹는 온도보다 낮아서 이런 게 가능하다고 유쾌하게 말하려나요.
"신기하네요..."
그렇지 않나요? 라고 물어보면서 용암이 흐르는 걸 봅니다. 철저하게 계산해서 흐르는 걸 가까이에서 보지만 사고는 일어나지 않도록 했을까?(물론 구경하는 이들의 앞에 해자 같은 걸 파서 그쪽으로 흘러도 해자에 막히도록 하는 조치는 취했다)
물론 이 일상의 끝은 둘의 결혼으로 끝난다는게 기정사실(?)이니 평생을 함께한다는 말은 이루어지겠군요. 잘됐다 잘됐어.
어머나, 그렇군요... 유황 가스와 알레르기라는 말에 레이나는 가만히 납득하며 적당한 옷을 찾다가 스바루에게 말했다. 가만 보면 스바루 씨는 모든걸 다 아는것 같아요. 아까 전의 설명도 그렇고. 꼭 백과사전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는 웃음을 픽 터뜨리며 신기해요. 라고 말을 끝맺었다.
"우와..."
가까이서 용암이 흐르는 걸 보다니, 정말 신기했는지 레이나는 가만히 용암을 바라보며 입만 벌렸다. 스바루 씨, 이런 용암이 바다로 가면 섬이 되기도 하는거겠죠? 그 모래사장의 검은 모래도 되고요. 정말 신기해요. 용암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하기야 살아온 환경은 용암이나 화산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당연한 반응이라면 당연했다.
어머, 그러게요. 스바루의 말에 보안경을 쓰며 말했다. 안썼으면 눈물때문에 하나도 안보일뻔 했네요. 확실히 매운 느낌은 나지 않아서 좋았다. 어? 후후, 저는 신기한걸요? 모르는 것도 없이 척척 설명도 해주시니까요. 그래서 든든하고 좋은걸요. 든든한건 진심이라는듯이 웃어보였다.
"우와, 신기해라."
삽으로 용암을 퍼서 그 위에 고기를 구워먹는걸까요. 그것을 보며 신기하다는듯 말했다. 그리고는 스바루의 농담에 어머, 농담은... 하며 손사래쳤지만, 마찬가지로 궁금한건 궁금하다는듯 얻어먹는 것에 조금 고민한 모양이었다.
"이것도 보기 드문 광경이겠죠?"
저 과학자 분들이 고기를 구워먹는건 관광 코스에 포함되지 않을테니까요. 확실히 코스에 포함되지는 않는 귀한 풍경이긴 할것이다.
정말 귀엽다니까. 자기 앞에서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스바루를 보며 레이나는 무척이나 귀여워했다. 평론가나 기자들한테는 한번도 안그랬으면서.
"어, 정말 먹으려고요?"
그가 정말 먹으려는 기색을 보이자 살짝 당황한듯 스바루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가 정말 고기를 사서 같이 구워먹자 자신도 얼떨결에 한입 먹었다. 맛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세상에, 용암에 고기를 구워먹다니. 이건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인걸. 스스로가 생각해도 매우 신기했다.
"오늘 신기한 구경이랑 경험 많이 해보네요."
다 스바루 씨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스바루의 팔짱을 끼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콩 박으며 행복하게 말했다. 용암을 막연히 무섭게 생각했는데, 규모가 작다면 이렇게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네요.
그랬다면 안타깝게도... 라는 경우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요. 스바루는 스바루대로, 레이나는 레이나대로요. 아니면 그렇게 헤어지고 몇 년인가 지나서 다시 만나는 그런... 게 생긴다거나요?
"아팠다기보다는 숨막힐 것 같아서요?"
미술을 하는 만큼 그다지 체력이나 완력이 나쁘지 않아서 이 숨막힌다는 건 당연히 감정적인 의미였을 겁니다. 하지만 희미한 홍조가 돌고 있는 걸 보면 진실을 숨기지 않는 게 딱 보여요. 바닷가의 산책은.. 적당한 게 좋겠네요. 사오겠다는 레이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레이나가 돌아오면 스바루의 옆에 여자 두어 명이 치근덕대는 게 보이려나요?
"죄송하지만 저는 관심이 없어서요." "어머. 저희는 관심이 많은걸요? 조금 같이 놀다 보면..."
그런 소리가 간간히 들리면서 스바루가 정중한 거절을 몇 번 말하는 것도 들릴지도 모릅니다. 여자들은 꽤 미모가 출중한 편이네요. 스바루는 레이나가 오는 걸 기다리는지 그쪽을 힐끔거렸을 거고...
숨막힌다는 표현의 의미를 알아차려서인지 그녀 역시 얼굴을 붉혔다. 그녀도 그가 꼭 끌어안는다면 비슷한 느낌이겠네요.
주스를 사고 돌아오는 그녀의 눈에 보이는 건 스바루와 여자 두명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레이나는 잠시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다, 여자들이 치근덕거리자 못마땅하다는 듯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곤 성큼성큼 스바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스바루의 팔짱을 끼곤 여자들에게 물었다.
"이미 임자있는 남자인데 무슨 볼 일이라도?"
그다지 정중하다고 느껴지는 말투는 아니었지만 지금 당신들때문에 심기가 불편해졌다-라는 뜻은 잘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녀 특유의 치켜 올라간 눈매도 불편한 심기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여자들은 가는 그들의 뒤에서 그런 말을 하고는 멀어져갑니다. 가자는 말에 스바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따라갑니다. 자기라는 말에 어쩐지 이름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아서요.라고 중얼거립니다. 하지만 가끔 그렇게 불러준다면 좋은 게 아닐까요? 미모의 애인을 혼자 두는 게 불안한 건 스바루도 그렇지만. 스바루는... 굉장한 미모니까 레이나의 걱정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사실 여자건 남자건.. 이잖아요.
"믿어줘서 고마워요."
내가 뮤즈를 놓아두고 어디로 가겠어요? 라고 말하면서 음료수를 받아서 쪽쪽 빨아먹으려 합니다. 느릿느릿하지만 우아한 스바루의 발걸음은 레이나에게 맞춰져 있을까요?
"하와이의 노을도 멋지다고 들었는데요.."
걷다 보면 노을이 지는 광경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저런 말을 한 건 실물을 봐서 기쁘다는 말일 거고. 아직 노을이 지지 않았다면 같이 오붓하게? 보자는 말이었을까?
믿어준다는 말을 하는 레이나를 보며 조심스럽게 별 꼴이야라는 말에 답합니다.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개인 컵을 들고 다녀야겠다는 농담을? 그런 거였죠. 라며 미소짓는 건 묘하게 짖궂은 표정이었을까?
"으음..."
조금 고민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제 연인이니까 접근하지 말아주시죠. 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요? 라고 무해한 얼굴로 웃습니다. 다만.. 속에서는 좀 잔인한 상상을 하긴 했지만요? 수채화 물감이 묻은 붓을 씻은 물을 들이붓는다던가요(?)
"그림을 잘 그리면 사진같다고 하고, 풍경사진이 아름다우면 그림같다고 하는 이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화풍을 가진 제가 좀 더 경쟁력이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면서 농담같은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림으로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건 맞았기 때문에 스바루는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노을의 잔광이 수평선에 남고 하늘이 검푸르게 물들어갑니다
없어야죠! 우리 둘 다! 다른 사람한테 한눈 팔아서 애인 눈에 피눈물 흐르게 할 일은 없어야해요! 그렇지만 스바루는 굳게 믿고 있다는듯 팔짱을 낀 그의 팔에 자신의 팔을 좀 더 단단히 감았다. 그가 불편하다 싶다면 바로 빼겠지만.
"어머, 그래요? 역시..."
조금 거친 사람들은 아예 싸움을 걸거나 주먹질을 한다더라고요. 제 친구들중에 그런 애인을 둔 친구가 있었는데, 한번은 친구가 작업이 걸리자 주먹질부터해서 그날 데이트가 완전히 망했다지 뭐예요. 스바루가 그렇게 대처하지 않을 사람이라 다행이라는듯 이야기했다.
"신기하네요. 잘 그리면 사진같고, 잘 찍으면 그림같고."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여신이라고 부르는거랑 같은 느낌일까. 하지만 여신을 보고 인간같다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 비유는 좀 그러려나. 그녀는 그의 어깨에 편안히 기대 눈을 감았다. 아름다운 하와이의 하늘 아래 그와 함께라니. 이는 정말 행복한 일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검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감상했다.
불편하지 않다는 듯 조심스럽게 꼭 끌어안으려 합니다. 역시.. 그러는 걸 은연중에 바란 게 분명하지요?
"싸움을 걸거나 주먹질을 하면 곤란한걸요. 그러는 걸 원하신다고 하셔도..."
저는 무리인걸요? 라고 농담하듯 말하는 스바루입니다. 다행이라는 듯 말하는 걸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애인을 둔 친구라던가. 그런 말을 들으며 저런.. 데이트가 망한 건 둘째치고 보상이라던가 복잡해졌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만큼 그런 일을 하면 곤란해지는 법이지요. 스바루는... 의외로 괴팍해도 나쁘진 않겠지만.
"인형이랑 사람도 비슷하니까요?"
잘 만들어진 인형을 보고 인간같다거나. 인형같은 외모라던가. 같은 말을 하며 하늘을 감상하며 스바루와 레이나는 하늘을 보며 별들을 구경했을 겁니다. 숙소에 돌아가려면 일어나야 하겠지만? 그렇게 돌아오거나. 밤새 보는 것을 이어간다면..
어떤 사람들은 자길 위해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애인을 로맨틱하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니에요. 친구들 말이, 그런 사람이 로맨틱해보여도 주먹이 아무에게나 나가서 골치 아프다는걸요. 아무래도 레이나의 첫 연애는 스바루와의 연애일테니 타인의 사례를 예를 들었다.
"아하, 그것도 있네요."
잘 만들어진 인형에겐 인간같다, 예쁜 인간에겐 인형같다고 하는건 비교적 흔한 일이죠. 그들은 한참이나 별을 봤을까요. 그러다 숙소로 가서도 별을 구경하고. 달도 구경하고. 하와이로 와서 날씨가 나빴던 적이 한번도 없어 다행입니다. 그러고보니 여행온지도 며칠 꽤 되었지요.
사실은 붓 씻은 물은 끼얹어주고 싶었기는 하지만요? 하는 짖궂은 말을 속삭이듯 하고는 생각뿐이었으니까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 라고 말하며 미소짓습니다. 아무에게나 나가서 골치아픈 건 맞지요. 그 사람하고 미래를 약속하기는 어렵죠. 같은 생각을 하며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스바루는 생각해봅니다
"달도 별도 아름다운데 달이 너무 밝으면 별은 가라앉을 수 밖에 없네요."
여행을 온 지도 며칠이 되어. 지금은 하와이에서 사서 반입할 수 있는 물건을 쇼핑하러 왔을지도요? 하와이에서 꼭 사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하는 물품이 많은 곳이라던가...
"이건 어때요?"
하와이에서 나는 꽃으로만 만드는 거라서 향이 좋대요. 라고 말하면서 에센셜 오일을 들어올려 봅니다. 근데 향이 의외로 스바루에게도 어울려 보일지도 모릅니다.
생각만으로 그치는 게 좋지요. 물론 스바루라면 인맥과 지연과 그런 것들을 이용해서 약점을 잡을수도 있어는 보입니다만, 그런 짓은 웬만해서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약점을 잡을 정도로 심한 짓을 한다면(즉 중대한 약점이 있다면) 레이나도 좋아하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죠. 약속할게요. 붓 씻은 물은 끼얹지 않기로?"
농담같지만 의외로 효과적인 퇴치방법이긴 합니다. 쇼핑을 하러 와서 에센셜 오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구매합니다. 조금 다른 방향의 향들도 맡아보고 좋아하는 향으로구매해보는 거지요. 도자기 인형을 가리키는 걸 보고는 저희가 들고 탈 수 있는 만큼 사야겠네요. 라고 말하는데.
"수하물은 조금.. 깨질 위험이 있으니까요?"
면세점에서 사는 거랑 여기서 사는 거랑 적정히 조율해야 한다면서 자그마한 거라면 꽤 예쁘겠다고 말합니다. 저기 보이는 저게 적당할 것 같나요?
너무 심각한 사람이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지. 폭력은 곤란하니까요. 스바루는 그렇게 생각하며 화사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조심스럽게 새끼손가락을 걸었습니다. 그러고는 기념품같은 걸 파는 곳도 돌아다녔습니다. 하와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보이는 공방이 있어서 믿을 만하죠. 어쩌면 스바루와 레이나도 이런 공방에서 기념품을 만들었을지도요?
"그렇죠? 저 정도면 들고 다닐 수 있고.. "
튼튼해 보이기도 하니까요. 라고 말하며 스바루는 가리킨 것을 사려 합니다. 두 개가 한 쌍이라고 하니까 하나씩 살래요? 라는 농담도 하기는.
"그러게요. 하와이 특산 술이나.. 직물로 만든 거나.. 전통물품 정도가 있지 않을까요? 선인장으로 만든 술이 있다고 해요."
그렇게 다하고 나서, 좀 일찍 가서 구경해보고 사보는 건 어때요? 라고 물어봅니다. 아마 일찍 가야지 구경하고 느긋하게 탑승할 수 있다는 느낌일 겁니다. 아니면 카탈로그를 요청하고 거기서 주문 후에 수하물로 부치는 식이라던가요? 라는 말을 해보네요. 즐겁게 여행을 하고, 돌아갈 날에 면세점에 들를까요?
무엇을 만들었을까요.. 컵? 의외로 스바루가 고운 것을 조심스럽게 토막내서 향로 같은 것도 만들었을지도요? 떠나기 전에 구운 완성품을 받아봤다면 감탄이 나오는 것이 나왔을지도?
"하나씩 둔다니. 로맨틱하네요"
그렇죠? 라고 말하며 스바루는 천천히 도자기 인형들을 바라봅니다. 술이나 면세점에서만 잘 살 수 있는 물건을 살 수 있을지도. 느릿느릿하게 여러가지 사보려 합니다.
"이 술도 괜찮고.."
숙성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선인장으로 만든 술통을 봅니다. 이건 해외배송도 해주네요. 라는 말을 합니다. 검역은 좀 오래 걸리겠지만.. 그 외에는 병에 담긴 술이나. 하와이에서 만든 직물이나 태피스트리같은 것도 있습니다. 화장품이나 산호나 보석 종류도 있네요.
레이나가 그 향로를 봤다면 무척 좋아했겠군요. 역시 스바루 씨! 라면서... 예술가라 그런지 걸작이 나왔다며 정말 좋아했을겁니다.
"반지도 나눠 끼웠는데, 도자기라고 못하겠어요?"
그의 말에 부끄러워하지 말라는듯 그의 어깨를 살짝 툭 치며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그동안 레이나는 태피스트리와 화장품, 보석을 보고 있었을까. 그녀는 태피스트리에 큰 흥미를 보이며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물론 운송 가능한 것)을 고르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태피스트리와 산호 장신구, 화장품 몇개와 직물이었을 것이다. 보석은 이 반지면 됐다는 듯, 그리고 또 오면 된다는 듯 더 이상 고르지 않았다.
"어쩌다보니, 꽤 많이 골랐네요."
태피스트리, 엄청 멋있죠? 그녀는 자신이 고른 태피스트리를 보여주며 물었다. 이거, 만드는데만 엄청난 정성이 들어갔을거예요. 마음에 들어요. 스바루 씨는 뭘 샀어요?
꽤 신경써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가지고 가다가 부서지지 않았으면.. 이라고 기원하겠네요. 아마 그 향로는 들고 타지 않을까요?
"그..그렇죠.."
반지도 나눠끼웠는데 도자기라고 못 나누겠나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부끄러워지고. 간질간질해지는 것은 설렘입니다.
"확실히 멋지군요... 특히 이 직조가 그래요"
저는 간단한 원석(은 자유시간에 나가서 구매해본 것이었겠지요?)이랑 태피스트리나 직물 종류와 산호 장식품 정도를 구매했다고 합니다. 화장품은 그닥 끌리지는 않나 보네요. 아. 그 외에 특산품으로 만든 보관이 좀 오래가는 간식류(말린 과일이나?)나 술 종류도 좀 샀습니다. 독틀한 풍미가 있어서 그런지 칵테일로는 부적합하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엔 꽤 괜찮다네요.
"주위에 나눠줄 용도지만요?"
웃으면서 이제 천천히 탑승할 느낌이네요. 라고 말해봅니다. 다 들고 탈 수 있으려나요. 라고 말하지만 태피스트리나 직물류는 아예 묵직한 걸 사서 부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봅니다.
아마도 용도와 사용법을 알려주고.. 통관 시에 깨뜨리지만 말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깨뜨리면 곤란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겠지만요.
"그럼요. 흔히 보기 힘들다고 하니까요."
태피스트리가 인기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량으로 놓아두기엔 부적합한 편이기도 하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태피스트리를 쓸어봅니다. 상당한 고급품이네요. 추억이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좋아하실 거라는 것에는 그렇죠? 라고 살짝 화색이 돕니다.
"잠시만 안녕인 거지요."
아. 확실히 수하물을 잘 포장해서 보내야합니다. 포장 서비스를 면세점에서 보장해서 다행입니다. 술통이라던가. 그런 것들도 표시해서 넘겨주고는 비행기에 탑승하려 합니다. 날짜가 변하고, 날씨가 변하고... 낯설었지만 익숙해진 곳에서 익숙해진 곳으로 돌아와서.. 공항에 내려오면 익숙한 풍경이 낯설게 눈에 새롭게 보일까요?
많이 산다면 그건 방마다 장식할 용도일까. 레이나도 가격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자신이 태피스트리를 몇개나 장식할 만큼 집이 큰건 아니기에 적당히 하나만 고른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만 사도 충분한 물건이기도 했다.
"그러게요... 아쉽지만 다음에 또 만날때까지 각자 일 열심히 해야겠네요. 그럼 조심히 들어가요."
그의 말에 아쉽다는듯 눈썹과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에게 잠시 귀를 빌려달라는 듯 손짓하고, 그가 귀를 빌려주기 위해 얼굴을 가까이 댄다면 볼에 가볍게 키스했을 것이다. 그럼 나중에 봐요. 그녀도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영화가 개봉한뒤, 그것이 의외의 주목을 받아 흥행을 얻으며 레이나도 자연스레 주목받게 되었다. 은퇴한 유명배우의 딸, 어머니의 재능을 이어받은 신인 여배우, 음악가 아버지의 눈과 배우 어머니의 얼굴, (매서운 눈을 가진 아버지와는 달리)사랑스러운 분홍빛 눈을 가진 여배우 등등으로 소개되었을까.
그녀는 그 이후로도 스바루와 만났지만 앞서 말한대로 일정이 조금 엇갈린지라, 그들이 행사에 함께 참여한 것은 꽤나 우연의 일치였다.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여한 레이나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스바루였다. 그녀는 사람들을 적당히 상대한뒤 그에게로 다가갔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귀를 빌려달라는 듯 하자 흔쾌히 내주었지만 볼키스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한 듯 조금 놀란 눈을 합니다. 하지만 금방 기쁜 표정을 지으며 배웅했겠지요.
스바루는 신인에서 이제는 명성을 쌓고 배경이 슬쩍 알려질 법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명성은 높아졌겠지요. 평론가나 학계에서 여러 러브콜이 오기도 하면서 상당히 바빠졌습니다. 그림은 꾸준히 그리지만 습작으로써 내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치는 높아졌고, 행사에서 조금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슬쩍슬쩍 엇갈리기도 했고요.
지루하네요 라고 생각하던 스바루는 레이나가 다가오자 눈을 크게 뜹니다.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던 걸까요?
레이나의 명성도 높아진 것에 스바루는 기뻐했습니다. 자주 못 만나는 것은 서운했지만 그 감정도 원동력으로 쓰는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개인의 생활에 그렇게 간섭하긴 그렇잖아요?
"정말 신기한 우연이지만.."
좋은 우연이지요? 라고 말하면서 레이나의 차림을 봅니다. 평소보다 공들여 꾸며낸 청초함이 귀여웠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고 그림으로도 남기고 싶을 느낌이네요. 스바루 또한 평소보다 말쑥하게 꾸며진 모습이었습니다. 본래도 외모는 대단했지만. 더 대단한 느낌입니다. 누구에게 꿇리지 않네요.
"레이나 양도 주최자 분의 초청을 받은 걸 보면 대단한걸요?"
부드럽게 웃으면서 먼저 손을 내밉니다. 레이디와의 춤을 받아도 되겠습니까? 라는 속삭임은 그 뒤에 따라왔겠지요. 생애 첫 춤은 못 드리지만 능숙한 춤은 드릴 수 있답니다? 라는 농을 합니다. 하긴.. 스바루 정도라면 파티같은 곳에 많이 참여할 만하지요.
능숙한 척도 좋지만 가끔 교양으로 춰보는 것도 좋다는 말인가요? 스바루의 부드러운 리드입니다.
"평범하게인가요..."
프롬 파티 같은 것도 없었을까요? 물론 거기선 본인 잔 간수 매우 잘해야 하지만요. 라는 말을 하면서 저는 클럽에서 놀았지만요(일종의 사교 클럽. 동호회에 더 가까울 듯) 예술 쪽을 지망하는 이들끼리 모인 곳이었지요. 라고 말하다가 거기 은근 괴짜가 많았죠. 라고 농담하듯 말하며 조용한 테라스로 향합니다.
"확실히 여기가 은근히 조용하니 좋네요."
주최자분도 가끔 이런 테라스에서 여러 사람을 지켜본다고 하더군요. 라고 말합니다.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며 스바루의 얼굴을 비춥니다. 예쁘장한 얼굴에 그림자가 지니 분위기가 나나요?
//스바루가 받아도, 레이나가 받아도 좋지요. 아니면 둘 다 받았는데 한쪽은 확고하게 거절했는데 한쪽은 이미 진행이 되었었다는 그런 것도.. 레이나주가 원하는 대로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