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망념을 회복한 나는 조금 고민에 잠겼다. 이렇게 무식하게 훈련하는게 맞나? 이런 방법으로 언젠간 앗! 하고 깨달을 수 있는건가? 그럴리가. 애초에 그렇게 잘났으면 진작 펑펑 깨닫고 잘나갔겠지. 이러고 있겠어? 생각해보면 OwO 쨩의 조언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부실에 선배들이 나가는 타이밍을 보고 있기도 해야한다. 그리고....그냥 나 혼자 놀거면 수련장에서 허선생이랑 노는 것과 무슨 차이겠는가? 좋아. 한번 진정하고, 차분하게 살펴보자. 누구를? 나랑 비슷한 타입을. 신속을 포기하고 기동성을 떨어트리는 대신 방어력에 극단적으로 치중하는 타입은 전형적인 더 록일 터. 그럼 나랑 비슷한 사람은 이 동아리에 분명 있을거야. 그 사람을 보자.
느린 속도라는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가? 지키고자 하는 아군과의 막고자 하는 적의 위치는 어떻게 자리잡는가? 자신의 장점이라는 방어력을 살리기 위해, 어떤 선택을 취하는가? 적의 공격을 자신에게로 유도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가?
OwO쨩의 조언을 다시 잊을 뻔 했다. 어그로 스킬은 분명 중요한 것이지. 그러나 가지고 싶다고 하루 아침에 뚝딱 하고 나올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야. 현실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자. 내가 익히고 배워볼 수 있을 만한 것을 살피자. 그렇지 않다면, 어그로 스킬이 없는데로 어떻게 임하면 될지 운용을 배우자. 다행히 나는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명확하고, 그걸 인지하고 있다. 그럼 집중해서 관찰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메꿀 방법을 봐라.
#망념 24을 쌓아서(즉 99가 될 때 까지!) 주변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의 방식과 훈련을 관찰합니다!!
하지만 에미리주 의뢰 포기하시는 거면 빨리 포기하는 게 낫지 않아요? 진석주도 의뢰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시는데, 그러면 에미리주께서 빨리 의뢰 포기! <<< 이게 돼야 진석주도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파티 레스면 없는 사람은 캡틴의 재량껏 행동하니 괜찮을 것 같은데
>>677 잠깐... 나 시험 친 거... 맞겠지...? 아니, 쓰는 사람이 흔들려서 헷갈리네.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 아무리 한국인이라도 생각 앞에 아니를 왜 이렇게 많이 붙이는 거야. 아니-! ...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교무실로 쫑쫑따리 가봐요
15 서진석 (C9JFCPc6o6) Mask 2021-06-08 (FIRE!) 22:22:52 "근거라. 조금 긴 설명이 되겠지만, 대충 이런 셈이야."
반말을 하는 인물이므로, 편의상 나도 반말을 하기로 하겠다.
"일단 지금 이 게이트는 원혼의 원념을 해소하기 위한 게이트야. 아니, 최소한 그렇게는 알려져 있지. 하지만 의문점이 있어. '무엇에 대한 원한'이냐는거지."
핑계 없는 무덤도 없고, 이유 없는 원혼따위도 없다. 분명 이 상황을 초래한 녀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자고. 일단 난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봐. 첫번째, 억울하게 죄인이 된 스스로의 모습. 그게 억울하고 원통하다는건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 인물을 변호해주거나 완전히 그 인물에 대한 시점에서 진행하거나 했겠지. 하지만 그런건 없었어. 이미 우리는 잡혀버리고 처형당하기 직전의 모습이었어. 그렇다고 그 '죄'라는게 우리에게도 적용이 되어서, 거기에 대한 것을 풀어나가느냐? 아니었지. 우리 그림자는 그냥 평범한 그림자일 뿐이었어. 하나도 상관 없었다는거야."
물이라도 한모금 마시고 싶군.
"두번째. 자신을 처형한 이들에 대한 원한. 이건 꽤나 심플해. 우리를 잡아뒀던 놈들을 싸그리 죽이고, 촌장마저도 죽였어. 하지만 진행이 된다는 기별도 없었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그런 광신도들을 죽여버려야만 클리어? 그랬다면 게이트의 등급이 달라졌겠지."
혀가 마르는 것 같지만, 할 말은 해야한다.
"마지막 가능성이 바로 내가 내린 결론.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도, 루트도, 그 어떤 대상도 주어지지 않았어. 퀘스트가 있다면 퀘스트 대상이 지정이 되거나, 그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힌트라도 주기 마련이야. 우리에게 해당되는건 하나도 없어. 게임의 법칙이 게이트에도 적용된다는 법은 없어. 하지만... 원한의 해소를 위한 게이트인데도 이렇게까지 꽉 막혀 있다는건 이상하지 않아?"